만하임 멕시칸 음식점, 아즈테카

Mannheim, Azteca Mexicana

Stadthaus, N1, 68161 Mannheim


외식을 거의 안하지만, 시내 중심에 위치한 이 음식점에 세 번을 갔다. 엄청나게 맛있어서라기 보다, 위치 좋고 테이블 많아서 (대부분은) 기다리지 않아도 되고, 가격도 합리적이고 (마냥 싸다는 얘기 아님, 가성비타령 극혐), 채식메뉴 많아서 채식하는 사람들도 같이 갈 수 있고, 평일에는 런치메뉴 있어서 더 저렴하고, 기타 등등의 이유로 각각 다른 사람(들)과 세 번이나 간 식당이다.



주말이라 안타깝게 런치메뉴는 주문할 수 없었고, 퀘사디아 메뉴로 주문했다.

알고서 주문한건 아니지만, 내 메뉴는 감튀가 없이 샐러드가 있는 퀘사디아였고, 동행인은 감튀가 있는 퀘사디아였다.

모르고 주문한거지만 어쨌든 성공. (다이어트 중입니다....)




가격은 메뉴당 9.xx유로씩. 음료를 같이 주문하는게 예의고, 탄산수를 같이 주문했다.

그렇게 두 명이 먹은 가격은 26유로 가량 나왔고, 4유로 팁을 더해서 30유로를 계산했다.



접시까지 닳아없어질 정도로 싹싹 다 먹었다. 다 먹은 사진은 비위상하니까 찍지 않는다.




뭔가 아쉽다. 뭔가 아쉽다. 술을 마셔야한다. 다이어트 중이라매.........

외식을 거의 하지 않아서 어딜 가야할지 몰랐는데, 대충 걷다가 사람 많은 은식점에 들어갔다.


Dionysos(Διόνυσος), 그리스 레스토랑 (체인)

우리가 아는 그 디오니소스 맞다. 고대 그리스 신화의 술과 풍요의 신.


뭔가 그리스와 맥주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나는 와인을 주문했다.

웰컴 드링크로 유추되는 어떤 작은 샷잔을 두 개 받았고, 솔직히 별로였다...

그리고 와인. 그리스 와인 이렇게 맛있는거였나????


내가 레드와인을 딱히 찾지 않는 이유는 텁텁함 때문인데, 그리스 와인은 어떨지 모르니까 우선은 드라이하지 않은 와인으로 주문했다. 와인은 공기와 만나게해야해서 그런지 저렇게 작은 병에 250ml를 담아서 주고, 두세모금 분량을 높게 따라주는데 너무 좋았다.




두번째 와인. 뭔가 드라이한 와인도 그렇게까지 심각하게 드라이할 것 같지 않아서 주문했다. 세미드라이. 오? 아주 약간 텁텁한데 맛있어...




더 마시면 주정부릴 것 같아서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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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우체국에서는 항상 미리 도안을 이렇게 상세히 공개해준다. 




그리고 이건 오늘 직접 구입한 실사! 기념인을 이렇게 귀엽고 특색있게 만드는거 정말 대단한 능력이라고 생각한다.



주방세제 화장실 청소 세제 창문닦는 세제 등등 얼마나 많은 세제들이 필요한지 이런거에 드는 돈이 의외로 많다.

그러니 또 가격비교를 해서 구입해야한다.



내가 대부분의 식재료를 구입하고 있는 리들(LiDL), 아마 이게 정가인가보다.




그리고 뮬러(Müller), 크기 차이가 있는데 가격이 똑같아??????? 이건 무슨 계산법이야????? 했는데,

두 세제의 종류가 아주 미묘하게 다르다. Kraft GelOriginal, 무슨 차이인지는 모른다. 차이가 있겠지 뭐...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로즈만(Rossmann), 분명 로즈만에서 가격표와 함께 찍어둔 사진이 있는데 보이질 않는다. 

그래서 씽크대에 있는 세제를 가져와서 찍었다. 화질 무슨 일이지... 나한테 왜 이러는거지...

빠른 시일내에 로즈만에 가서 사진을 다시 찍어올 예정.


로즈만은 가끔 이렇게 추가로 몇퍼센트 더 들어있는 행사를 한다.

그리고 가격도 이 중에서 제일 쌌다.

앞으로는 계속 로즈만에서 꾸준히 구입하는걸로-




걸어서.... 하하하하하하하....



처음에 집 구하고 할 땐 택시타라는 얘기 일절 안하던 엄마가 짐 다 정리되고 했으면 택시타라고 하길래,

"나는 가난해서 택시타면 안돼. 튼튼해서 한 두세번 왔다갔다하면 이사 다 할 수 있어"라고 했더니

너는 맨날 가난하니... 라는 답이 돌아왔다.... 그러게요, 저는 항상 가난하고, 엄마는 항상 부자죠...





썬글라스 쓰고 찍었더니 이렇게 어둡게 찍힌줄 몰랐다. 새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만하임에서 제일 큰 성당. 앞으로 성당을 다녀볼까 한다. 성당도 새벽기도 있으면 매일 새벽에 기도하고 싶은 마음. 뭔가 기도할 거리가 많다.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 나는 어떻게 될지. 보통 새벽기도까지는 거의 하지 않지만, 절대자에게 말을 건다고 생각하면 한없이 할 수 있는 것이 기도라고 생각한다. 나는 고등학생 때도 교회 새벽기도를 꽤 잘 다녔다. 그리고 대학생이 되어서 방탕한 삶을 살았지.





집 현관문을 나서서 바라보면 성당이 이렇게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전에 살던 집 앞을 흐르는 강변 위를 떠있는 구름을 파노라마로 찍어봤다. (사진을 클릭하면 원본으로 뜹니다) 독일은 이렇게 예쁜 구름이 있는 나라가 아닌데, 걸어서 이사하는 나를 보호라도 하듯, 축복이라도 하듯 이런 구름들이 이사하는 내내 떠있었다. 




새 집에서는 부디 이전 집에서보다 더 좋은 일들이 많이 생겼으면, 청소 잘 하고 살기를.

좋은 사람들과 좋은 일들을 잘 해내며 살아가기를.

이 곳에 온 목적을 잊지 말고 매일 열심히 묵묵히 내 할 일을 잊지 말고 해나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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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은 하나도 안쌌지만 욕조목욕은 해야한다, 암만.



어차피 짐은 닥치면 다 하게 되있고, 목욕은! 급하게 할 수 없으니까! 빻은 소리지만 그럴듯 하지 않습니까?



이 집은 정말 좋았다. 욕조마저 넓은 화장실, 넓은 부엌, 뷰도 좋았고 개인 베란다도 있었다. 보안도 확실했고, 우체통도 흰 색이라 예뻤다. 전기세를 따로 내는 것도 아니라 매일매일 오븐으로 온갖 요리를 도전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감자튀김은 단 한번도 기름으로 튀겨본 적 없고 항상 오븐으로 구워냈다. 1유로짜리 냉동피자여도 오븐으로 구우면 맛있었다. 같이 사는 중국인들도 뭐 썩 좋을건 없었지만 특별히 나쁠 것도 없었다. 학원에서 걸어서 5분 거리.


하지만 너무 비쌌다. 정말 단 하나의 단점이었다. 그런데 정해진 돈으로 생활해야하는 내게는 그 비싼 집값을 부담하기가 어려웠다. 일을 하지 않고 공부만 하는 기간을 줄여서 그 후는 일을 하면서 돈을 충당해도 되지만, 내 독일어 실력으로 일을 구하기는 당연히 쉬울리가 없다. 미래의 언젠가 독일어가 확 늘었을 때를 가정하고 지금 현재 가진 돈을 펑펑 써버리면, 나는 도살장에 끌려가는 소처럼 한국으로 다시 압송되야한다. 그렇게 되서는 안된다.


싼 집을 찾고 찾고 또 찾았다. 꽤 많은 집을 봤지만, 마땅치가 않았다. 그렇게 세 달씩이나 저 비싼집에서 살게 되는건가, 혹시 그게 네 달이 되고 다섯 달이 되면 어쩌지- 했는데, 다행히 두 달 보름만 살고 이사할 수 있게 됐다.




이전 집과 새 집을 비교하자면, 욕조가 없는 좁은 화장실, 거의 없다시피한 좁은 부엌, 뷰는 도로가 바로 보이고, 베란다는 없다. 보안은 확실하지만, 우체통이 검은색이다. 전기세 별도. 학원까지 걸어서 25분 거리.


대체 왜 이사를 해야해???? 싶겠지만, 돈! 돈! 돈때문이다!!!!!!!!!!!!!!! 이렇게 아낀 돈으로 나는 우표를 사고 여행을 할 것이다. 내가 무슨 옷을 사는 것도 아니고 가방을 사는 것도 아니니, 집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더 아낄 부분이 없었다. 그래서 집을 아꼈다. 예산안에서 잘 해결되서 비자 기간동안 문제없이 잘 지낼 수 있으면 좋겠다.




그나저나 이사가면 욕조 목욕은 더는 못하는걸까... 목욕탕 문화는 독일에 없는건가-



나... 이사할... 수는 있는걸까....? 



방 사진이 두 개를 찍어봤다. 사진이 뜨기 전에 미리 말하자면, 이 두 부분은 내 방에서 가장 깨끗한 부분이다. 책상과 탁자. 뭐 어쨌든 위에 뭐 올려놓고 하는 곳인데, 아무것도 찾지 못할 것 같지만, 저 혼란된 것들 속에서 다 잘찾아낸다. 저렇게 다 널부러져있어야 찾기도 쉽고 좋은데 다들 좀 곤란해하는 눈치...


뭐 나도 책상 위에 아무 것도 없는 채로 살 수도 있지만(사실 불가능), 이것들을 다 종류별로 정리하려면 그 정리함들을 사는 데만해도 돈이 상당히 들 것이다. 아마 이사하면서 내 온전한 공간이 생긴다면, 그것들도 하나씩 사야겠지. 우선은 이 방에 내 가구는 단 하나도 없으니 빨래하고 나면 옷을 접어둘 수납장도 없어서 저 탁자위에 막 쌓아놓고 그랬다.



방이 많이 혼란스러울 수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또 주절주절했다.






5



4



3



2



1





책상. 오른쪽 아래에는 사용된 마테가 잔뜩 붙어있다. 저 중에서 아직 접착이 되는 것들은 다시 사용한다. 막 사용할 마테가 없어서 이러는 것 맞다... 내가 가진 마테들은 다 예쁘고 비싼 마테들이라 막마테가 좀 필요한데 딱히 구할 방법이 없다. 우표 엽서 편지 뭐 법석인거 잘 알고 있는데, 놀랍게도 내 나름의 구분이 다 잘 되어있는 모습이다.




이건 탁자. 직접 앉아서 쓰는 책상과 달리 탁자는 주로 책상에서 작업한 것들을 옮겨둔다. 그냥 선반처럼 쓰는 탁자. 원래는 여기에도 의자를 놔두고 뭔가 앉아서 했는데, 언젠가부터 이렇게 선반처럼 쓰고 있다. 나는, 오늘 이사해야한다. 그런데 지금 상태는 이렇다.


최근 갑자기 시내 곳곳에 특정 조형물이 세워지길래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글자가 눈에 들어와서 봤는데, 세상에 모차르트? 내가 아는 그 모차르트? 모차르트랑 만하임이랑 무슨 상관이야...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찾아봤더니 모차르트가 만하임에 잠시 살았다고 한다. 아이고 뭐 한 두달 살았던걸로 관광에 써먹고 싶은가보네... 싶었다.


독일어로 설명이 뭔가 많이 되어있는거 봐서는 그렇게 간단한게 아닌가본데? 싶었고, 자세히 찾아보니, 모차르트의 부인인 콘스탄체 모차르트가 만하임에서 어릴 때부터 쭈욱 살았다고! 그래서 매년 여름, 만하임에서는 "모차르트의 여름"이라는 큰 축제가 열린다. 매일 다른 음악회가 열리고 까페나 바에서도 매일매일 공연이 열린다. 




만하임 번화가의 조형물




집 바로 앞 국립극장의 조형물




여전히 집 바로 앞의 국립극장.

색감을 전혀 못잡아내는 아이폰님. 아프지 마세요... 제가 새로 핸드폰을 살 형편이 안된답니다... 제발 좀 더 버텨주세요..




이건 집 뒤의 옥외 광고판과, 광고용으로 제작된 엽서

엽서 공짜로 나눠주는 곳은 이제 직감적으로 딱 느낌이 온다.





어째서 이사가게 되는 딱 그 주에 이 축제가 시작되는건지 나는 알 수가 없네... 한 주만 더 빨리 시작됐으면 매일매일 국립극장 야외음악당에서 하는 공연볼텐데, 밤 열시에 시작되는 그 무료공연을 보고 10분 걸어서 집에 도착한다면 정말 좋을텐데. 새 집은 국립극장과 많이 멀다... 슬프네...





새벽 다섯시에 까르보나라를 만들면서 보게 된 장관. 이 집이 비싸지 않다면 나는 이 집에서 계속 살텐데, 여럿이 살아서 불편한 점이 물론 있지만, 그걸 다 상쇄할 만큼 이 집은 정말정말 좋으니까. 엄청 큰 욕조도 있고. 부엌도 크고 다 좋은데, 월세가 너무 비싸다는게 문제.




까르보나라를 만드는 동안 해가 떴다. 구름도 오늘따라 유난히 예뻐보이는 것 기분탓이겠지.

오늘은 이 (비싸고) 좋은 집에서 보내는 마지막 주말이다.




평화롭다. 나도 이 평화에 끼이고 싶다.




Collini center in Mannheim


5년 전인 2011년의 내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유로2012를 직접 보는거였으니까. 그 때는 한국에서 유럽시간으로 살았는데, 요즘은 왜 독일에서 한국 시간으로 살고 있지.. 내 바이오리듬 왜 이러는건지. 지역확인 좀 해주시라며.. 한때 세리에 리그를 즐겨봤던 나이기 때문이어서가 아니라, 유로 2016이 내게 중요한 다른 이유가 또 있었다. 축구없이 못사는 독일이니까, 결승전에 가게되면 그걸 기념해서 하는 세일들이 많을거기 때문에 누구보다 준결승전에서 이기길 바랬다. 실제로 준결승 진출 기념으로 고속버스 50% 할인도 했었는데, 난 당연히 결승전에 갈 줄 알고 내 미래의 여행들을 예약하지 않는 빙구짓을 했다. 아이고 내 뮌헨 아이고 내 암스테르담 아이고... 다음 유로2020은 어디서 개최되지. 독일이었으면... 그리고 그 때도 내가 독일에 있을 수 있었으면.



축구 시작 두 시간 전의 야외 술집. 이미 만석. 중간에 비어보이는 자리는 예약석이라고.



오늘 같은 날은 당연히 모든 술집이 꽉꽉꽉 찬다. 거의 모든 독일 술집은 커다란 티비가 있다. 당연하다, 맥주마시면서 축구보는게 삶의 낙인 이들에게 맥주만 있고 축구를 못보는건 뭔가 잘못된걸테지. 이 술집은 집에서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곳인데, 처음에는 엄청 신기했다. 술집 이름은 City Beach. 내가 사는 만하임에서는 어느 방향으로 가도 바다가 없다. 그래서인지 이런 종류의 술집이 있다. 바닥에는 바다모래를 깔아두고, 해변가에서 태닝할 때 눕는 그 의자도 곳곳에 있고, 파라솔도 있는 그런 술집. 이런 곳에서 큰 티비로 다 같이 축구 경기보면 꽤 재밌겠지.


사실, 학원에서 친해진 스페인 사람에게 오늘 준결승전 같이 보러 술집 가자고 했더니 축구에 관심이 없다고 한다. 내가 귀찮은건 아니지? 정말 축구 안좋아하는거지...? 나는 그 분위기를 같이 느끼고 싶었기 때문에, 혼자라도 가야겠다고 했다. 집에 티비가 없기도 하고. 아시아 여자가, 혼자, 독일에서 국가대항 축구를 본다고??? 그것도 상대가 프랑스인데? 아니, 절대로 해서는 안되는 일이야. 위험해. 라는 조언을 들었다. 내가 ????? 어차피 독일이 이길건데 뭐가 문제야~라고 했더니, 이기면 신난 기분에 너무 많이 취해서 위험하고, 지게 되면 프랑스 나부랭이에게 졌기 때문에 기분 나빠서 엄청 취해서 위험하다고 한다. 그리고 독일에서 가장 위험한 남자는, 축구광팬이라는 조언;;도 해줬다. 아 그래.. 두 달 넘게 지내며 이제 적응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르는 부분이 많다. 너무너무 가고 싶었지만, 결승전에 같이 갈 친구를 찾기로 하고, 준결승전은 집에서 느리고 작은 화면으로 봤다. 와... 홈어드밴티지... 화가난다 화가나. 경기 내내 독일이 월등히 잘했는데, 결국 개최국이기도 하고 독일이 살짝 느슨해졌던 때를 잘 노렸기도 하고. 1:0도이면 정말 아까운 경기였다고 할텐데, 2:0이라 아쉬워 죽겠다는 표현도 맞지 않는 듯.


새삼 엄마가 항상 나에게 하는 말이 생각났다. "한국 사람은 과정같은건 아무도 생각 안해줘, 결과만 말해. 엄마도 니 과정같은건 안궁금해, 결과만 말해. 어찌됐든 너는 지금 그 나이에 땡전 한 푼 없는 백수야" 예... 뭐 하도 많이 들어서 그런가보다.. 싶지만 워딩 자체는 상당한 워딩이지. 내가 뭘 하든 부자만 되면 된다. 불법이어도? 과정같은건 필요 없이? 싫어 나는, 그런거. 목적지를 향해 앞으로 걸어가면서 주변 구경도 하고 샛길로도 빠지고 그렇게 여행하면서 지낼래. 빙빙 돌아가도 어쨌든 나는 계속 걷고 있으니가 어디론가 도착할 수 있겠지. 그 곳에 부디 나를 위한 자리가 있길. 도망친 곳에 천국은 없다지만, 애초에 천국을 기대한 적은 없고 그냥 내가 앉을 자리 하나를 찾아다니는 길이니까, 어딘가에 나를 위한 자리가 하나는 제발 있길.




믿기 힘들게 축구가 졌고, 새벽 내내 잠을 잘 수 없을 정도로 밖은 소란스러웠다. 집 바로 옆에 큰 도로가 있는데, 새벽 내내 자동차 굉음이 들렸고, 빵빵소리가 마치 초시계처럼 내내 울렸다. 울부짖는 듯한 소리도 엄청나게 올라왔다. 내가 사는 집이 5층인데도;; 말 그대로 광란이었다. 안나가길 정말 잘한 것 같다.


만하임의 이 좋은 아파트에서 산지는 65일째


두 달 딱 지내니까 이제 거의 완벽히 이 집과 주변에 적응했는데, 다음 주에 이사를 앞두고 있다. 독일의 집값은 상상을 초월하게 비싸다. 얼마인지는 말할 수 없지만 비싸다는 말은 할 수 있다. 그래서 저렴한 집을 찾고 찾았다. 그리고 혼자 살고 싶기도 했고. 똥싸야하는데 화장실에서 누가 안나오면 너무 괴롭다. 대전에 살 때는 변기 막혔을 때 죽을 힘을 다해서 집 앞 롯데백화점에 뛰어갔었는데, 여기는 근처에 화장실이 있지도 않을 뿐더러 있다해도 유료화장실일테니 갈 수가 없다. 그리고 사람의 식사시간은 거의 비슷하니까, 하우스메이트가 점심 먹을 준비를 할 때, 나도 해야한다. 그런데 여럿이서 부엌을 쓰기엔 너무 복잡하다. 부엌이 꽤 큰 편인데도, 한 명이 아닌 여러명이 움직이면 정신없다. 물론 오븐이 한 개이기도 하고. 먼저 식사준비를 시작한 사람이 끝낼 때까지 다음 사람은 그냥 기다리는게 예의처럼 되버렸는데, 배가 고프면 사나워지는 나에게 너무 괴로운 시간들이었다.


이래저래 한달 고정지출을 줄이려고 하니, 집세밖에 줄일게 없었다. 운좋게도 꽤 저렴한 (하지만 웬만한 서울 월세는 거뜬히 되는) 방을 구했다. 화장실도 부엌도 다 혼자 쓴다! 화장실도 부엌도 다 혼자 쓰면서 저렴하기까지 하니 방은 엄청 작다. 부엌도 거의 없는 수준에 화장실에 욕조도 없다. 원하는걸 갖지 못하는걸 배워가는게 어른이라고 했다. 나는 그 방에서 살기로 결정하면서, 또 조금 어른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지금 집에 비하면 너무너무 작고 건물도 후지고 주변도 황량하고, 무엇보다 우편함이 검은색이다. 이 집의 우편함은 흰색이라 예쁘고 깔끔했는데.. 무튼, 오늘이 독일에서 지낸지 76째, 만하임의 이 좋은 아파트에서 지낸지는 65일째가 된다. 나는 내가 아직 독일에서 지낸지 3개월도 채 안됐다는게 여전히 신기하다.


한국에서도 어딜가든 적응잘하기 세계 20위안에는 든다고 자부했는데, 조금 더 순위를 높여도 될 듯. 이것도 장점이라면 큰 장점이다. 지나간 것은 그냥 흘러가게 놔둔다. 어차피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과거에 얽메여봤자, 나만 힘드니까. 즐거운 기억만 생각만 갖고 앞으로 가다보면 뭐라도 나오겠지, 안나와도 할 수 없다. 어쨌든 걸어가기만 하면 된다. 중간에 좀 쉬어가기도 하고 누워있기도 하지만, 어쨌든 처음보다 조금이라도 나아진 상태면 된다. 그것만으로도 나는 만족할 수 있다. 안빈낙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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