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부르크를 왔으니, 꼴마도 당연히 가봐야한다.




프랑스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브라이자흐(Breisach)로 가는 기차를 탔다.




40분 정도 걸려서 도착했다.




그리고 브라이자흐에서 꼴마로 넘어가는 버스를 탔다.

버스번호는 딱히 몰라도 된다. 다들 그 버스를 기다리고 있으니까.

그렇게 한 30분쯤 가니까 꼴마에 도착했다.


Gare de Colmar (꼴마역)




마침 토요일에 오게 되어서, 나의 목적지가 하나 더 생겼다!

목적지를 향해 걷던 중에 뭔가 도시가 한적하니 예뻐서 한 컷-




내가 어디 따로 갈 데가 있냐며... 우체국에 우표 사러 왔을뿐 (구입한 우표는 아래에 따로 사진이 있다)

불어로 어벅거리고 있으니, 유창한 영어로 응대해주시며... 오흐부아가 아닌 굿바이로... 불어를 잘 못해도 Au Revoir는 알아요...

무튼 그렇게 겁나 잘 구입하고! 배고프니까 점심 먹으러~~~




점심으로 주먹밥을 싸왔는데, 주먹밥 사진이 없다... 너무 맛있게 잘 먹었다. 물론 나의 사랑하는 예버와 함께!

인스타용 허세샷도 찍어주고 ㅋㅋㅋㅋ




날씨가 너무 후지지만.. 그래도 좋은 곳에 와있으니까 그저 좋았다.




우연히 들어간 티 하우스에서 너무 예쁜 다기들을 만났다.

심지어 모래시계까지 줬다. 저 시간이 지난 다음에 마시라고. 나도 티 전용 모래시계 갖고 싶어......




까페에는 굳이 왜 왔냐. 엽서 쓰러 왔찌!

이번에 새로 구입한 프랑스 우표들 몇 개와, 꼴마 관광엽서들 몇 장-




예쁜건 자세히!!!!

이번에 구입한 프랑스 우표들 다 너무 예뻐서 뻐렁친다....




티 하우스 들어가면 이런 대형 틴케이스들이 잔뜩 있고, 저 틴 케이스들에는 여기서 파는 잎차들이 들어있다.




꼴마에서 총 네 장의 엽서를 보냈고, 그 중 두 장만 찍었다.

아래의 엽서가 내게 보내는 엽서인데, 멍청하게 상세주소만 적고 만하임을 적지 않았다...

과연 배달이 될 것인가.... 얼마만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인가ㅠㅠㅠㅠ




뭔가 여기서 다 사진 찍길래 따라 찍어봤다. 날씨가 새삼 참 흐렸구나 싶다.




이게 무슨 건물이더라... 암튼 유명한 건물.




스트라스부르와 프라이부르크 표지판이 같이 있어서 뭔가 신기해서 찍었다.




다시 오게된 꼴마역.




날은 참 흐렸는데 중간중간 해가 쨍쨍하기도 했다.

꼴마역을 떠나기 직전에도 이렇게 쨍쩅한 해가 있었다.

뭔가 노란 우체통과의 조화를 생각해서 찍었는데, 그러기엔 역 건물이 너무 크다.





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대성당 전망대.

입장료는 5유로, 스트라스부르 패스를 구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그 가격에 포함된 그런 개념, 사실 무료라고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계단을 올라가는데 새삼 내 체력이 바닥이라는걸 느꼈고, 운동을 다시 꼭 시작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요렇게도 찍어봤다. 예쁘다.





가파른 계단. 모든 계단이 다 이렇다. 나 힘들어쥬그라고....




내려가는 길. 올라갈 땐 어려웠는데, 내려가는건 항상 쉽다.




구름 한 점 없는 끝내주는 날씨. 주말 내내 날씨가 너무 좋아서 그저 행복했다.




성당 옆 부분.




성당의 한 부분에 특별히 꽂혔다. 성당을 옆에서 지지하는 듯이 붙어있는 저 부분. 그래서 마음에 드는 구도에서 여러 필터로 찍었다.










조금 더 내려오니 내가 꽂힌 그 부분을 정면으로 볼 수 있었다.







성당 바로 옆 건물들.




나는, 같은 악기 여러대로 같이 연주하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

전망대에서 내려온 후, 시내를 걷고 있는데 첼로 네 대의 연주를 발견!

홀리듯이 앞에 서서 한참을 구경했다.




제일 오른쪽 오빠 내 스타일. 동행한테 제일 오른쪽 남자 완전 멋있다고 내 스타일이라고 하니까,

동행이 말하길, "Ria, 우리 같은 도시에 살지 않는게 정말 다행이다. 너랑 나 남자취향이 좀 겹치는거 같아"

그런 말 그렇게 진지하게 하지 마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이건 이들의 연주, 뻐렁쳤다...

https://www.instagram.com/p/BRjOxiFgN1n/?taken-by=root_ria


한국에서도 크로크 무슈를 좋아했었다. 특별히 할리스의 크로크 무슈가 가장 퀄리티가 좋았고, 매장이 많지는 않은 할리스를 굳이 굳이 찾아서 크로크 무슈를 먹기도 했었다. 이름부터 나는 프랑스에서 먹어야한다고 알려주고 있길래, 크로크무슈를 먹을 기회가 생긴다면 먹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저녁을 간단히 먹자며 들어온 펍. 간단히 저녁을 먹지만 와인은 곁들여야하는, 프랑스에서 10년을 살았던 동행.

나는 화이트와인을 주문했고, 동행은 로제 와인을 주문했다.




내가 주문한 크로크 무슈와 동행이 주문한 ***가 나왔다. 이 때 너무 피곤해서 메뉴판 찍는걸 까먹었더니 저 메뉴의 이름을 모른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오는 길에 본, 그라피티. 뭔가 말은 모르지만 알 것 같은 느낌적 느낌.




일요일, 체크아웃을 해야한다. 이틀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정도로 너무 행복하기만 한 주말이었다. 날씨도 너무 좋았고, 모든 순간들이 다 좋았다. 호텔 하농의 어메니티는 무려 NUXE!!! 어메니티라기엔 조금 커서 흐엉 챙기고 싶어 근데 챙기면 안될 것 같아.. 라고 속으로만 생각했는데, 동행이 하우스키퍼한테 뭔가를 물어봤다. 그러고는 저걸 나한테 준다. 나는 아무 말도 안했는데???? 이 브랜드가 비싸고 질도 좋은데, 이 호텔의 어메니티가 이거길래 나한테 수비니어로 주고 싶었다고 한다. 참나, 내 마음이 읽힌건가... 무튼 그래서 고맙게 잘 챙겼다. 당장 쓸 마음은 당연히 없고, 아껴서 똥만들기 전에 쓰긴 써야지.


프랑스 티백일줄 알았는데, 신기하게도 독일 티백. 역시 독일이 물가가 싸지...^^....




일요일 아침, 마지막 날이지만 시간에 쫓기고 그런거 전혀 없다. 느즈막히 호텔에서 나와서, 근처 까페 중에서 와이파이가 있는 곳을 찾아서 들어갔다. 딱히 맛을 찾을 필요도 없이, 다 맛있으니까 그저 와이파이만 확인하면 된다. 불어로 조식은 Petit déjeuner.




커피가 먼저 나왔다.




그리고 오믈렛과 크로크 무슈.

어제의 크로크 무슈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그리고 양도 두 배!

동행이 프랑스 여행에서 푸아그라를 항상 먹듯이, 나는 이제 모든 프랑스 여행에서 크로크 무슈를 꼭 먹어보겠다고 생각했다.




좋은건 크게, 한번 더!





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대성당 앞길에 있는 디저트 전문점, La Cure Gourmande

프랑스 수제과자 전문점이고, 한국에도 런칭했다고 들었다. (롯데 소공점, 판교 현대)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거주했었던 동행인이 이 가게를 보자마자 너무 좋아하면서 들어가길래, 나도 얼떨결에 따라 들어갔고,

입구에서 커다란 쿠키 하나를 시식하게 해준다. 와, 이미 여기에서 돈이 다 털릴 것 같은 느낌이... 느낌이....


http://www.curegourmande.com/


일행이 강추한 올리브 초콜릿.




틴케이스도 다 너무 예뻐서 하나를 딱 고를 수가 없었다.




포장케이스들이 하나같이 다 너무 예뻤다. 가격은 예쁘지 않았다.




나 앓아누우라고... 틴케이스 어쩌라고...




내일 점심에는 피크닉을 하기로 해서, 수제 소세지 가게에 왔다. 이런 소세지는 생전 처음 먹어봤는데, 이런 소세지와 "햄"을 같은 소세지로 부른다는건 애초에 잘못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예 다른 음식. 그저 은혜롭다.






그렇게 획득한 전리품.




그리고 이건 미니소세지 포장. 어쩜 프랑스 국기로 저렇게 데코할 생각을 했는지-




안에는 이렇게 들어있다.



뭘 사기도 많이 샀고, 먹기도 많이 먹은 여행이라 포스팅이 끝날 생각을 하지 않네...


앞으로 두 개 정도 더 올리면 아마 끝날 듯.



Petit déjeuner à Paul

5,3EUR




아침 먹고 제대로 관광 시작!




분명히 관광을 시작한건데, 동행과 나는 플리마켓에서 멈췄다.....


이런 실험도구 빈티지한척 하면서 플리마켓에서 팔지 말아주세요..........




다 쓸어오고 싶었던 꽃무늬 그릇들. 꾹 참고 참았다. 짐을 늘리면 안돼.. 안돼.... 주문을 외워야했다






환장하는 아이템 중 하나, 커프스 버튼.

정장 차림의 남자에 한없이 약하고, 그 남자가 커프스 버튼도 신경쓰는 남자라면...?

엄마 나 시집가!!!




초일봉피와 오래된 우표를 팔고 있었다. 역시 우표 관련 취미는 높은 확률로 재테크에 이용된다는 사실을 새삼 또 알게 됐다.

(초일봉피 : 우표 발매일의 기념인과 우표를 같이 찍어서 만드는 우편자료)




엽서가 한 장에는 50센트, 세 장에는 1유로라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이죠???

하지만 나를 더욱 놀라게한 것은, 이미 내용이 쓰여진 엽서와 새 엽서의 가격이 같다는 사실이었다.

바꿔말하면, 새 엽서라고 있는 것들의 상태가 썩... 일반적인 "새 엽서"와는 다르다는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뭐라도 발굴할 수 있을까해서 한 줄을 다 체크했다. 그리고는 **장을 구입했다.




1986년, 30년 전의 세계 여성의 날 기념 엽서.

30년 전 독일, 세계 여성의 날에 이렇게 강인한 여자의 그림의 엽서를 발행하고 있었다.



엽서만 샀는데... 왜 이렇게 돈을 많이 쓴거지...


동행이 프랑스 여행 첫 날 저녁에는 항상 푸아그라를 먹어왔다고, 저녁으로 프랑스식 식사를 하러 가도 되냐고 묻는다. 나야 고맙지.. 불어가 모국어와 다름없는 사람과 같이 가면 모르는 것도 다 물어볼 수 있고 하니까. 그렇게 가게 된 프렌치 레스토랑. La Chaîne d'Or à Strasbourg


기본 커틀러리와 와인잔, 물잔




레드와인과 물




기본 빵




스테이크를 주문하니까, 기본 커틀러리의 큰 칼 하나를 가져가고 스테이크용 칼로 바꿔줬다.




저녁시간이 지나니까 사람이 꽤 많이 빠졌다. 나와 동행은 식당이 문닫는 열한시까지 느긋이 먹었다.




나는 에피타이저로 푸아그라를 선택했다.




본 메뉴는 스테이크




미듐!!!! 은혜로운 자태여!!!




디저트는 퐁당 오 쇼콜라.




La Chaîne d'Or (The Golden Chain) 메뉴판!



맛...? 굳이 말할 필요가 없다. 프랑스 사람들이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지나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사는 곳은 바덴 뷔르템베르크 주의 만하임이라는 도시이다. 나의 도시는 독일 전체 지도로 보면 서남쪽에 위치해있고, 베를린보다 프랑스가 가깝다. 전쟁때 독일령이 되기도 했다가 현재는 프랑스이고 유럽연합의 본부가 있는 관광 도시, 스트라스부르가 이번 여행의 목적지이다. 만하임에서 스트라스부르까지는 플릭스 버스로 2시간 반 정도 걸리고, 가격은 미리 예약하면 9유로.


버스에서 내려서 시내 중심가로 가는 방향에 만난 세계 각국의 도시까지의 거리. 여행 중독인 나는 이 표지판을 굉장히 좋아해서, 어디서 이런 표지판을 만나든 무조건 찍는다. 물론 이 표지판 말고도 사진을 다양히 많이 찍기도 하지만. 서울이 있을거라는 기대는 없었는데, 도쿄도 없는거 보고 뭔가 괜히 기분이 괜찮아졌다. 북경이 아닌 상하이가 적혀있다는 것도 좀 신기했다. 모스크바가 아니라 상트페테르부르크와 블라디보스톡이 적혀있다는 것도 또 특이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너무 가보고 싶다. 올 겨울이 되기 전에 모스크바에 다녀오고 싶은데, 일정이 되려나 모르겠다. 안되면 되게 하는거지!!!!




아직 시내에는 들어서지 않은 상태인데, 이 건물들이 뭔가 프랑스다워서 찍었다.




플릭스버스에서 내리면 바로 실개천; 하나를 건너고, 그리고 두번째 실개천;을 건너면 거기서부터가 스트라스부르 시내인 셈이다. 사실 도시 자체가 엄청나게 큰 편은 아니라서 걸어서 다 다닐 수 있다. 사흘간 스트라스부르에 있으면서 버스나 트람을 한 번도 타지 않았다.


두번째 실개천 바로 맞은편에 있는 스트라스부르 역사박물관




오래된 도시라서 길 폭이 작은 편이다.




관광안내소를 찾아갔는데, 공사중...




그래도 가까운 곳이라 임시 관광안내소를 찾아가는게 어렵진 않았다. 찾아간 이유는, 지도와 여러 정보를 얻으려고. 그런데 스트라스부르는 지도를 1,5유로에 판매한다. 지도가 유료라는 소리를 듣고 잠시 당황했지만, 평정심을 찾고 음 이게 프랑스인가? 싶었다.


프랑스에 와서 가장 먼저 쓴 돈이 바로 우체국에서 우표사기였다. 그리고 조금 많이 샀다고 생각했는데, 역시나 많이 산게 맞았다. 사흘동안 프랑스에서 쓴 돈 중에 제일 많이 쓴게 우표라니... 그리고 내가 예상했던 지출 금액보다 딱 %%유로가 오버됐는데, 우표를 %%유로 구입한거였다... 역시... 나란 인간...




스트라스부르 노트르담 성당. 한컷에 다 담기지도 않는다. 그저 웅장하고 멋있다.




성당 내부 사진들. 추가 코멘트는 없다.







성당의 한쪽에는 천문시계가 있다.









성당 정면. 역시나 한 컷에 다 담기지 않는다.




특별한 인연으로 파리 20구에 위치한 페르 라셰즈 묘지에 가게 됐다. 몇 년을 살았지만 우범지대인 20구에는 단 한번도 가지 않았는데, 굳이 거기를 첫 여행에 가야하냐는 지인의 잔소리를 들어야했지만, 내가 가고 싶다는데! 그렇게 20구로 갔다. 한번에 가는 지하철이 없어서 갈아타야했다. 파리 지하철 너무 복잡하고, 어렵고... 서울 지하철 짱짱. 



문을 찾아서 들어간게 아니고 걍 여행자로 보이는 사람들이 어디론가 들어가길래 나도 따라들어갔고, 거기가 쪽문정도 되는 곳이었다. 정문은 나올 때만 봤다; 쪽문 앞에 전체 지도를 보니, 규모가 엄청나다는게 느껴졌다. 다 보는건 불가능해보였고, 쇼팽 에디트 피아프 오스카 와일드를 찍어두고 몇몇 화학자들의 무덤의 위치도 체크했다. 가장 가까워보이는 쇼팽부터 찾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나는 방향치... 심각한 방향치..... 찾을 수가 없었다.......... 뭔가 같은 곳을 뱅뱅 돌고 있는 느낌... 그 때 관리하시는 분으로 보이는 분이 쇼팽? 쇼팽? 이러면서 따라오라고 ㅋㅋㅋㅋ 나같은 사람 많았나보다 싶었다. 그렇게 많이많이 헤메다 겨우 도착한 쇼팽 무덤. 여기만 설명해주는 가이드인지 아니면 파리 가이드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무리가 설명을 듣고 있길래 귀 쫑긋.



쇼팽의 무덤은 이 곳과, 폴란드에 있다고 한다. 심장만 따로 분리해서 바르샤바에 묻혔다고... 사람들 왜 그렇게 잔인해... 그냥 하나면 안되는건가.. 뭐 이유가 있겠지 싶었다. 무덤이라서일 수도 있지만, 뭔가 처연했다. 이 무덤에서 가장 많은 방문객이 찾아오는 무덤일 것 같았다. 시들지 않은 생화가 있었고, 누군가 화분에 계속 물을 주는 듯 했다.




워낙에 넓어서 이렇게 구역구역 나뉘어져있지만, 길치는 이렇게 나뉘어진 구역 안내를 보고도 찾아가지 못한다.




일반인의 가족묘. 대부분은 저 문에 자물쇠가 채워져있었지만, 이 가족묘는 자물쇠가 없었다.

하지만 타인의 무덤에 막 들어가고 그러는건 실례일 것 같아서 그냥 사진만 찍었다.




에디트 피아프. 특별하지 않아서 뭔가 놀라웠고 주변에 사람들이 없었다면 못찾을 뻔했다. 일반인의 묘지보다 더 소박했다. 그렇지만 많은 꽃들과 소박한 묘지가 어딘가 묘하게 어울렸다. 장미와 몹시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Jean-Antoine Chaptal (쟝 샤프탈), 화학자. 뭔가 화학자의 기운을 받고 싶었다.

저 내년에 학교 잘 합격하게 해주세요!! 공부 계속 이어나갈 수 있게 해주세요!!!

기복신앙의 나라에서 나고 자라서 이럴 수 밖에 없는 저를 부디 이해해주세요...




오스카 와일드. 자신의 머리를 바치고 있는 하늘을 나는 스핑크스를 상징하는 묘비. 그를 기리는 립스틱 자국 가득한 사진으로 유명한 바로 그 무덤. 이제는 그 립스틱 자국은 없다. 립스틱의 기름이 돌에 흘러들어가서 문제가 꽤 되었고, 이 유리 보호벽이 설치된게 2011년. 그 전에 방문했던 사람들은 꽤 다른 무덤을 보고 갔을 것이다. 비단 립스틱 자국뿐 아니라, 옆의 무덤들은 이 무덤으로 인해서 피해가 크다고 한다.




바로 옆 무덤의 부러진 십자가. 왜 저렇게까지 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보수하지 않고 저렇게 둔지도 좀 되었다고 한다.




키스세례를 잔뜩 받은 오스카 와일드의 이전 무덤.

오스카 와일드는 작품으로도 유명하지만, 삶도 참 기구하다. 오스카 와일드를 탐미주의 리더로만 알고 있다면, 그를 반밖에 모르는 것이다. 누가 누구의 삶을 기구하다고 말할 자격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특별하다는 단어는 조금 어울리지 않는 듯하다. 그 당시, 귀족 미소년과의 열애라니. (알프레도 정말 잘생겼다...) 그리고 "동성애 금지법 판결 제 1호 인물"이 되었고, 모국에서 배척되었다. 그 후, 파리의 이 무덤에 끝없이 찾아오는 팬들의 키스세례를 받았다. (지금은 유리벽으로 보호받고 있지만.)




그렇게 페르 라셰즈 묘지 전역을 두 시간쯤 걸었다. 내내 걸어다닌건 아니고 틈틈히 무덤 앞에서 멍하니 서있기도 했지만, 은근 이것도 운동이라고 다리가 아팠다. 정 중앙에 있는 의자에서 잠깐 앉아서 쉬었다. 파리 전경을 볼 수 있는 곳은 아니지만, 뭔가 탁 트인 시야가 그저 좋았다.





나를 이 곳으로 안내해준, 라디오를 들었던 날에 적어둔 일기.


나는 중2병을 라디오로 앓았다. 사람의 목소리에 신경쓰기 시작한 것은 그 때 즈음이었다. TV와 달리 라디오는 개인적으로 친밀하다는 감정이 더 높아서인지, 오래 방송한 디제이와 청취자는 만난 적 없지만 서로 잘 알았다. 몇몇 청취자의 이름은 내게도 익숙했고, 지금도 종종 그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나조차 궁금하다. SBS 라디오 FMzine을 듣게된 건 최다은 피디님과 김혜리 기자님이 다시 같은 방송을 한다고 하셔서였다. 남자 아나운서분이 라디오를 맡으셨다고 해서 내심 더 좋았다. 라디오는 내게 약간 짝사랑하는 느낌이 드는 매체라서 그런지 여태 들었던 모든 라디오는 전부 남자 디제이였다.


이동진 평론가님이 진행하셨던 "그럼에도 불구하고"에 사연을 썼었고, 구남친과는 그 사연으로 사귀게 되었다. 그리고 헤어지게 되었을 때, 그 방송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 방송이었다. 하지만 같은 피디님이 만드는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어서 첫 사연을 그렇게 보냈다. 라디오 덕분에 좋은 사람과 연애할 수 있었고, 헤어졌다는 것도 알려드리고 싶었다고.


그리고는 내내 바빴다. 독일에 와서 매일매일이 정신없었고 새로웠다. 어제 낮에 갑자기 라디오가 생각나서 여기 시간으로 알람을 맞춰놓고 FMzine을 기다렸다. 한국 시간 새벽 네 시에 방송되는 라디오라 한국에서보다 독일에서 본방을 듣기 좋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보름 후에 파리로 여행갈 계획이 있는데, 이번 주의 테마가 "음악으로 떠나는 세계여행"이고, 마침 내가 듣는 날의 여행지가 "파리"라니. 가끔 이럴 때 정말 삶의 순간들이 감사하다. 내가 좋아하는 샹송이 거의 다 나왔고, 그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Edith Piaf의 이 곡. 독어 공부한다고 샹송 안들었더니 첫 마디 듣자마자 괜히 찡...

.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Ni le bien qu'on m'a fait, ni le mal

Tout ça m'est bien égal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C'est payé, balayé, oublié,

je me fous du passé


Avec mes souvenirs j'ai allumé le feu

Mes chagrins, mes plaisirs

Je n'ai plus besoin d'eux

Balayé les amours avec leurs trémolos

Balayé pour toujours

Je reparts a zéro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Ni le bien qu'on m'a fait, ni le mal

Tout ça m'est bien égal

Non, rien de rien,

non, je ne regrette rien

Car ma vie, car mes joies

Aujourd’hui ça commence avec toi

.

아무것도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겠다.


사진에 맞춰서 조각글들 전부 다 적었었는데, 저장되지 않았다. 이미 지나간 것은 내가 어찌할 수 없는거니까. 나는 그냥 이 게시글은 사진만 덩그러니 남긴채 둘 예정이다. 지나간 것을 다시 되살릴 수는 없는 것이다. 


"지나간 짜장면은 다시 돌아오지 않아."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