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 다녀온 기념으로 뭘 살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그 무엇을 사도 지금의 나에게는 그저 짐이 될 뿐이었다. 그래서 산게 튤립 구근. 원래도 식물을 뭔가 키워보고 싶긴 했었다. 사실은 고양이지만, 따뜻한 생명체를 온전히 거두기에 지금 나는 내 몸도 건사하기 어렵다. 그래서 아쉬운대로 식물을 선택하긴 했는데, 많고 많은 식물들 중에서 마음에 드는건 딱히 없었다. 네덜란드에서 튤립들을 보고 나니, 튤립을 키워야겠다!로 생각이 발전되었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튤립은 생각보다 잘 자란다는 말들이 많았다. 과연 나에게도 생각보다 잘 자란다고 한다는 튤립을 키워낼 재주가 있을런지.


굉장히 예쁜 색 두 종류의 튤립 구근을 선물받았고, 같은 날짜에 같이 심기로 약속했다. 누가 먼저 꽃을 피우는지 내기를 했다. 이번 내기에는 뭘 걸어야하려나? 저번처럼 등대 우표 세트를 걸었다가 가산 탕진의 지름길로 가면 곤란한데.. 내기 좋아하는 성격이라 뭐든 내기가 걸리면 거의 목숨걸고 한다.


이틀 후, (왜 이틀 후냐면, 내일은 화분이며 이것저것 보러 다녀야하기 때문에) 튤립 구근을 심을 것이다. 아마 튤립 성장일지 카테고리가 또 생길 듯 싶다. 카테고리 자꾸 늘어나는거 숨막히지만, 그게 편한데 어쩌겠어..  (2016/07/13 작성)





(추가로 수정하며 공개하게 되는 날짜인 2016/07/26) 이사하느라 바쁜 것보다, 매일 새로운 가드닝샵을 찾아다니면서 화분을 찾으러 다니는 게 더 힘들었다. 화분은 정말 많은데, 전부 물빠짐 구멍이 없는 화분들뿐이다. 튤립 구근을 심을 때 물빠짐 하나만 생각하면 된다는데, 그 물빠짐이 되는 화분을 찾지 못해서 지금 이렇게 고생중이다. 빨리 심고 싶은데, 빨리 심어서 매일매일 조금씩 물주면서 싹이 트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싶은데, 어째서 어쩌면 간단한 그 화분을 찾는 것조차 이렇게 뭔가 막혀있는건지. 튤립구근을 구입한지 이제 곧 한 달이 되는데, 그 전에는 심어야할텐데 걱정이 많다. 빨리 예쁜 색의 튤립을 보고 싶은데, 이렇게 안도와주네... 이 상태라면, 그냥 일반 화분을 사서 그 아래에 구멍을 뚫는 노가다를 해야하는데... 아 괴롭다. 부디 구멍이 있는 화분을 이번 주 안으로 구매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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