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아하는 몇몇 장소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기찻길이다.

실내에 있는 기찻길보다 이렇게 외부에 있고 저 멀리 보이는 부분이 곡선이면 금상첨화.

마침 그런 역에 우연히 가게되어 사진을 엄청 찍어왔다.


도착하는 열차







정류장 방향





떠나는 열차






열차들은 정해진 선로만 다니니까 좋겠다는 생각을 꽤 어릴 적부터 했었다. 지금도 그 때와 같은 이유로 좋아하고 있다.


너는 좋겠구나, 정해진 길이 있어서

나는 여전히 나의 길을 모르겠고, 이 길이 맞는지도 모르겠는데

나도 정해진 길이 있었다면 헤메는 삶을 살지 않았을까



사진 찍은 장소 : Frankfurt West Bahnhof


햇살이 끝도 없이 좋던 날, 프랑크푸르트 마인강 근처에서 피크닉을 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피크닉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간거라 맥주 한병씩에 감자칩뿐이었지만

햇살이 한없이 좋아서 모든게 그저 다 좋았다.


남친이 맥주와 감자칩을 사러 간 사이에, 쇼핑한 것들을 주섬주섬 널어놓았다.

별거 안샀다고 생각했는데, 참 많이도 샀다... 참 많이도...

향수와 러쉬 배쓰밤, 그리고 너무 사랑하는 로네펠트




JEVER!! 영원히 사랑해!!! 

독일 오시는 분 중에 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은 예버를 꼭 드셔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프푸 백화점은 이용 금액이 아예 정해져있다. 1유로를 줘도 50센트를 자동적으로 막 거슬러줌..

여자칸이 딱 두개라서 줄이 한없이 길다. 근데 돈을 주고도 갈 수 있는 화장실이 많지는 않아서 다들 여기를 많이 간다. 우선 깨끗하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합바헤의 맥도날드 화장실을 간다! 거긴 걍 30센트만 줘도 되니까.




라멘을 먹고 싶다고 노래하길래 라멘집에 왔다. 국물 찐한거 봐...

하지만 이럴수록 오사카를 가고 싶어서 병이난다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주말에 재외투표하러 가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고민되는 사항이 워낙 많아서 더 고민하기 싫은 마음에, 평일에 무리해서 다녀왔다. 투표하기 직전의 한 시간이라도 좀 더 생각해볼까 해서 날씨도 선선하고 터벅터벅 걸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프랑크푸르트 대사관까지 도보로 한 시간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있다. 


쭈욱 마인강변을 따라 걷다가 슥슥 들어가면 되는군! 하고 간단히 생각했지만, 당연하게도 간단하지 않았다.




강 위의 다리를 건너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 이유로 나는 서울에서 지낼 때 합정에 살았고, 합정 - 당산 이 구간을 굉장히 좋아했다.







한참을 걷다보니, 알디가 보였다.




그리고는 레베와 리들. 세 마트가 다 옹기종기 모여있었고, 세 마트의 규모가 모두 다 컸다. 동네 정말 짱이네...




재외국민 투표 안내문에 "쌍둥이건물"이라고 씌여있었다.

그래서 처음 본 이 쌍둥이 건물을 보고 와 대사관이 이렇게 좋은 건물에 있다니 와.. 했는데, 그럴 리가 없었다.




이 건물에는 LG가 있다. 새삼 겁나 부럽네...




쌍둥이 건물이긴 한데 뭔가 음... 할말않하.... 태극기로 대사관 건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 좀 제발 오지 마라... 독일 날씨로는 드물게,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외국에서 보는 한글은 몹시 반갑다. 그것이 비록 정부기관일지라도.




아무래도 평일이다보니 대기없이 바로바로 투표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현재 530일, 이미 새 대통령이 정해진 시간에 이 글을 쓰니까 기분이 이상하지만, 쓸 건 써야지!)

토일월 사흘을 프랑크푸르트에 있었다. 뭐, 있었던건 잘못된게 없다. 다만 과음을 했고, 필름이 끊겼고. 예...

 가장 큰 실수는, 바로 제목의 행동. 프랑크푸르트에서 만하임 오는 고속버스에서 캐리어는 버스 짐칸에 그대로 냅두고 내 몸만 달랑 내렸다. 불행중 다행이게도, 내가 탄 버스가 쮜리히나 어디 헝가리까지 가는 노선이 아니라 정말 다행. 내가 탄 버스의 운행도시는 함부르크 - 칼스루에. 최종 목적지인 칼스루에는 만하임에서 차로 한시간 반 정도의 거리에 있다. 아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알고 있는 거의 모든 사람에게 SOS를 보냈고, 직접적으로는 알지 못하고 건너건너 아는 사람의 도움을 받게 됐다. 그리고 보내온 사진들.



1. 내가 이런 모양의 캐리어라고 보낸 사진. 하이델베르크 로테 게스트하우스 문 앞.




2. 버스에서 찾은 직후




3. 트람타고 집에 가는 중




4. 손님 침대에서 자는 캐리어



정신 좀 제발 챙기고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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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물건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서점도 필연적으로 좋아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프랑크푸르트는 국제도서전이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한 도시. 그런 도시의 가장 큰 서점에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들어와서 일주일을 프랑크푸르트에 있었는데, 왜 서점갈 생각을 안했는지는 모르겠다. 엽서 사러 갈 생각만 했지... 큽...


무튼, 찾아보니 시내에 있는 후겐두벨(Hugendubel)이라는 서점이 가장 크다길래 결정!



프랑크푸르트 후겐두벨 서점은 합바헤(Hauptwache) 역에서 내리면 가장 가깝다.




역의 벽 한켠.




후겐두벨 서점 입구.




직원 개개인의 추천작품들로 한쪽 벽이 꽉 채워져있었다.




이걸 자세히 보면 이렇게 일일히 다 손으로 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직원마다 글씨체가 다 다르니까 이걸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서점 지하에는 까페가 있다. 구매하지 않은 책도 까페에 들고 들어갈 수 있다는게 조금 신기했다.






그리고 너무 좋아하는 조지 오웰의 1984. 새 직관적인 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의 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굳이 이런 책까지 필요한가? 싶었던, 누텔라 레시피 요리책.




고교 시험 기출문제집. 레알슐레/합슐레 학생들 전용.




왼쪽의 아비투어는 한국의 수능과 같은 시험. 김나지움(한국의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만 아비투어를 볼 자격이 있고, 레알슐레나 합슐레에 다니는 학생은 아비투어를 보려면 한 해 학교를 더 다녀야한다. 김나지움은 13학년까지 있고, 레알슐레/합슐레는 12학년까지이기 때문.




일본만화만 따로 구역이 있어서 그 앞에서 한참을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음...? 제가 아는 그것이 맞나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리터스포츠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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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약속이 생겼다. 원래 평일에는 움직이지 않는게 나와의 약속이지만, 가끔은 약속을 깨도 되니까-


해가 반짝반짝하던 평일 오후, 학원 수업 마치자마자 반홉으로 갔다.

물론 기차는 비싸니까 버스를 탄다. 만하임 버스터미널은 만하임 중앙역 바로 옆에 있다. 



오후 한 시 반, 이렇게 해가 난게 대체 얼마만인지.  




언제나 늦는 플릭스부스인데, 오늘 출발시간보다 전에 도착해있다. 뭐지 이 상황은. 그저 좋다! 신난다!




보통 목적지에 도착하면 반홉 사진 찍고 그러는데, 없다. 맥주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계속 다른 맥주를 마셔줘야한다. 이건 크롬바허 바이즌인데, 바이즌 둥클이 있는줄은 몰랐다.

(Krombacher Weizen, dunkel)




Edelstoff 왜 이 맥주는 전용잔이 없는걸까. 언젠가부터 맥주잔과 짝이 맞지 않으면 언짢아졌다.

EXPORTBIER라고 되어있어서 음 외국 맥주인가봐 했는데 지금 찾아보니 뮌헨에서 만든다고. 나 지금 수입이랑 수출이랑 헷갈린거야?




그리고 다른 맥주들은 다 마셔본거길래, 마지막은 칵테일로-




나초, 그리고 뭔가 해장국같은 느낌이 조금 들었던 빨간 국물. 뭔지는 모른다.. 맛있으면 된거지!




나를 만하임으로 데려다줄 버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부터 만하임까지 오는 버스라니. 오늘 몇 시간을 달려온거니?




나는 분명 다이어트중인데.. 이렇게 또 아가리다이어터 레벨업을 한다.

내일부터 다시 또 하는거지 뭐. 언제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아니었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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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소에 도착해서는 거의 기절하듯 잠들었다.




조식시간이 되기 전부터 노트북으로 티스토리에 이것저것 쓰면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외국인 한 명이 내게 묻는다. Are you Canadian? 예??? 뭐라구요????

이젠 저정도는 농담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다, Are you kidding me?

뭐? 농담이 아니라구? 뭔소리야 그건 또... 

그나저나 그건 알겠네, 네가 캐나다인이라는건... 그랬더니 또 대답을 해준다. 맞다고, 자기 캐나다인이라고

캐나다 남자들은 대체로 샤이하던데, 여자는 이렇게 또 다른가 싶고...

왜 내가 캐나다인이라고 생각했어? 라고 물으니

내 노트북이랑 똑같아서! 란다... 뭐... 내 노트북은 중국산이야.....

그리고 영어를 잘하잖아! 아 거짓말하지마ㅠㅠㅠㅠㅠㅠ 내 영어 후진거 잘 알고 있다고ㅠㅠㅠ

대부분의 동양인들은 영어 잘 못하잖아, 라길래 좀 쏴주려다가 아 내 에너지... 됐다 그래... 하고는 말았다. 내 정도의 영어는 정말 많이들 할텐데, 당연하게도 나는 아직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온전히 다 못한다. 한 40%정도는 말할 수 있으려나... 확실한건 50% 이하라는 점이다.




혹시 니 핸드폰이 삼성이면 넌 한국인이니... 하니까 어? 내 핸드폰 삼성인데! 이러고 있다. 음...



무튼 나는 한국인이란다, 이 노트북은 중국회사 제품이고, 내 핸드폰은 애플이란다

나는 Korean Chinese American일 수도 있겠어. 하니까 엄청 웃는다.

웃기지...? 네가 한 얘기가 그런거였어...



무튼 그 캐네디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이 숙소 위치 진짜 이상하지 않냐는 얘기를 했다. 내 두 번째 숙소인 United Hostel in FrankfurtFive elements Hostel처럼 홍등가에 있다. 어떤 노숙자가 나한테 S/EX!!!!!! 라고 말하면서 달려왔어!! 난 Hot하지도 않은데! 정말 이상한 곳이야...라길래, 나도 질 수 없지. 나 처음 Frankfurt 중앙역에 도착했을 때 어떤 노숙자가 나한테 손가락질하면서 꺼지라고 소리쳤다? 다른 사람이 나 그 노숙자 없는 곳까지 데려다줬었어. 했더니 너무 놀라서 뭐라구? 대체 왜?? 라고 묻길래 들은대로 얘기해줬다. 동양여자라고- 하니까 너 지금 나한테 농담하는거지? 라길래 No, I am serious.라고 했더니 어떻게 동양인이라고 싫어할 수 있어? 라면서 뜬금없이 빅뱅 팬이라고 한다 ㅋㅋㅋ 빅뱅팬이면서 지금 나한테 캐네디언이냐고 물은거니.... 



무튼 그렇게 거의 같이 아침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두 시간이 지나갔고...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서 나한텐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Mannheim간다고 하니까, 혹시 독일어 배우러 가냐고 ㅋㅋㅋㅋ 아 대체 그 도시는 관광하러는 아무도 안가는거야... 그런거야...


그리고는 뜬금없이 또 나의 영어를 칭찬... 아 그거 매너 아니에요... 누구도 나한테 너 한국어 정말 잘하는구나! 는 하지 않잖아. 영어를 정말 잘 하는 사람한테 너 영어 정말 잘하는구나~ 이런 얘기는 아무도 안하는데, 누가봐도 내가 어버버하고 있으니까 그런 얘기를 하는거지... 저런 얘기 정말 듣고 싶지 않다ㅠ 근데 자꾸만 한다... 그거 무례하다고 얘기하려해도, 또 나의 짧은 영어가 그 무례하다는 말을 무례하게 전하게 될까봐 그냥 응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더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 하고 만다.


(체크인 직후 상황)

내가 생각해왔고, 호주 기숙사에서는 옆방을 썼던 딱 전형적인 Shy Canadian이 같은 방, 그것도 내 바로 위 침대...

혼자 너무 낯가리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다른 사람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줘서 조금 괜찮아진 듯 했다

이거 유럽에서는 안파는건데 마셔볼래? 로 시작된 Root Beer 시음.

호주에서 진짜 많이 마셨던거고, 진짜 좋아했던건데 뜬금없이 독일에서 캐나다인에게 받을 줄이야

어쩌다보니, 분위기상 완전 맛있다! 이런거 처음 마셔봐! 이렇게 해야했고....

나는 10년 전에서의 호주가 생각나서 반가운 동시에 순간 울컥했다.

그 때는 모든게 다 너무 좋기만 했었다. F를 받아도 그저 기뻤다......



무튼 그렇게 서로 안면트고 말도 붙이고 하고는

여행자답게 전부 다 각자 일정에 맞춰서 따로 움직이고

Pub Crawl을 위해 8~9시 언저리에 모두 방에 모였다.



다들 나이는 굳이 안묻고 얼굴에서 알려주는 나이로 대충 나보다 많군 적군 또래겠군을 생각하고 있는데, 유난히 어려보이는 캐나다인이, 나와 다른 한국 사람의 나이를 묻는다. 친구냐고. 음, 아니야. 내가 아마 얘보다 다섯살은 많을거야. 라고 하니, 지금 자기가 아시안들 나이 잘 모른다고 장난치는거냐고.. 장난이 아닌데요....


누가봐도 스물둘 이상은 되어보이지 않는 캐나다인이 나이를 공개하자 다들 역시 그럴 줄 알았다고. 네가 오늘 우리 그룹(=방)에서 가장 어리다고. 근데 넌 누가봐도 어려보인다고. 음 하긴 그렇긴 했어...


다른 한국 여자분이 스물넷?이라고 먼저 나이를 밝히고 나니까 내 나이를 말하기가 조금 더 곤란해졌다... 다섯살보다 더 많다니ㅠ 내 나이를 쨘! 하고 얘기하니 또 못믿고... 내가 나이를 증명할까? 맞으면 어떻게 할래? 근데 내가 가진 ID가 여권뿐이야....... 휴... 여권사진 어떻게하죠....... 내 나이가 맞으면 샷을 사는거다. 어?? 진짜네... 예, 진짜입니다만...


그리고는 본인의 운전면허증을 굳이 보여준다. 96년생, 잘 알겠다... 




8명 방에서 총 6명이 같이 갔다.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안마시는 두 명은 같이 술을 못즐기니 자연히 어디론가 없어졌고,

다른 둘은 뭔가 서로 자꾸 추파를 던지고 있는게 눈에 보이고,

그리고 남는건, 너와 나



술을 주로 집에서 혼자 즐기는 편인데,

특별한 이유랄건 없지만 취하면 꼭 사람들한테 깝쳐서...

술을 거하게 마시고 오면 항상 남자친구가 생겨있었다.

여태까지 쭈욱 그래왔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러겠지.


지금 내가 별 일 없는건 아마 내 영어가 후져서겠지,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기억에는 전혀 없지만 그 와중에 인스타에 올리겠다고 사진을 찍어놔서

음 어제 또 보드카로 장난쳤구만... 여전하구만? 하는 사진이 아이폰에 있었다





역시 까불 때는 보드카지, 암






그리고 다음날 체크아웃하고 나서, 나는 하이델베르크로 간다고 했다. 어제 밤에 너무 재밌게 잘 놀아서 고맙기도 하고, 뭐 궁금하기도 해서 언제 어디로 떠나냐고 물었더니, 나흘 후에 더블린으로 간다고 한다. 하...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너무 좋아하는 책인데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몰라... 이제 영문 제목도 다 알아놔야겠다. 언제 어떻게 얘기하게 될지 모르니까. 영어 제목은 모르겠는데, 더블린 피플이라는 뜻의 책을 참 좋아해. 그 작가 이름도 아는데 아마 내 발음이 안좋아서 못알아들을 수도 있어. 그러니 별거 아닌 제임스 조이스를 또 발음교정을 받아야하고!!! 당당하게 영어하고 싶다. 아직은 너무 멀고도 멀다. 무튼 더블린 사람들은 더블리너라고. 황당. 런더너 베를리너 더블리너. 네


나도 더블린 가보고 싶었는데! 하니까 오라고, 나 하이델베르크 가야한다구. 거기 사흘 있는다며~ 그러면 내가 더블린 가는 날짜랑 같아지잖아! 혼자 여행하는거보다 같이 여행하는게 더 재밌어! 그거야 그렇지만... 무튼 이런저런 얘기들이 뭐 농담이겠지 하면서 그냥 여행 재밌게 해! 더블린은 나중나중에 가게 될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 "그 때는 내가 없잖아!"



무튼 그렇게 내가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버스 정류장을 잘 모른다고 하니까, 직접 데려다주겠다면서, 짐도 엄청 많네!!! 하길래 더 큰 짐(32kg 캐리어)은 여기 luggage room에 맡겨두고 하이델베르크 다녀올거라고 했더니 그 때 같이 저녁 먹자! 하길래 그래 그러자! 너 페북해? / 아니, 너 인스타 해? / 아니


그러면 어떻게 연락해? 연락할 수는 있어? 이러면서 또 농담농담




독일에 처음 와서 영어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말이 안트였던거라면,

술마시면서 다시 입이 틔였으니, 그 후에 어려운 것은 이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하는 것.

리액션 큰 외국인들은 이게 딱 농담이라는걸 알아채기 쉬운데,

별 몸짓없고 표정없는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이게 지금 농담인지 진담인지 전혀 구분이 안된다.

무튼 그렇게 너는 페북을 안하고 너는 인스타를 안하니, 우린 인터넷으로는 못만나겠구나.. 하면서

나는 페북의 그 이상한 사람 추천이 너무 싫어 / 나는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이라 인스타에 사진 올릴게 없어

뭐 이런 각자의 입장에 맞는 얘기들을 했다




그렇게 버스정류장 앞에서 마지막 셀피!를 찍고 바바잉

내 버스는 한시간을 쳐 늦게와서 나를 화나게 했다

(프랑크푸르트 - 하이델베르크가 한시간 걸리는데, 버스가 한시간을 늦게 왔다...)





감사하게도, 이 날 이후로 딱히 영어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물론 듣는 사람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내가 말하는데는 딱히...

은행에 가기 전까지는요.......... (글쓰고 있는 현재는 2016/05/09, 오늘 은행에 다녀왔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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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 Crawl에 가고 싶은 마음과 가서 괜히 쭈뼛거릴까봐 그냥 가지 말까 하는 마음

하지만 역시 술마시며 늘었던 영어는, 술마시면서 해주면 다시 떠오르는 법...


마침 방에 한국인 여자 여행객도 들어와서 같이 가기로 했다


4인실에서 8인실로 옮긴게 잘한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ub Crawl은 사전에서 찾으면 간단하게 알려준다, "술집 순례"

하지만 crawl만 찾으면, 기어다니다.... 음, Pub을 기어다니는건가... 라고 생각했다; 술취한 사람을 부르는 말은 전세계적으로 공통인가보다. 한국에서도 네 발로 긴다는 얘기가 있으니


꽤 많은 나라, 꽤 많은 게스트하우스에서 Pub Crawl Event를 진행한다.

내가 지냈던 Five elements Hostel에서는 Free Pub Crawl이 매주 목요일마다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두번째 숙소 - United Hostel Frankfurt City Center - 에서도 Pub Crawl이 있는데, 여기는 참가비가 12라고 적혀있었다. 대신 술이 무료라고 한다. 술을 많이 마실거라면 이게 나을 수도 있다. 근데 얼마만큼이 무료인지는 안가봐서 모른다)


목요일 밤 10시에 숙소에서 다같이 출발한다. 생각보다 처음에 많이 같이 가서 놀랬다. 거의 스무명쯤 갔던걸로 기억한다. 오래된 Pub들이 있는 Sachsenhausen으로 걸어갔다. 갈 때는 신나기도 하고 맨정신이기도 해서 그냥 마냥 걸어서 따라갔는데, 가는 내내 올 때가 걱정됐다. 이정도 거리라면 나는 지도를 보고도 분명 못찾아갈텐데 술을 거의 안마셔야하나 걱정됐다. 하지만 역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올 때는 택시타고 왔다. 택시비 갹출.


그렇게 한 20분쯤 걷다가, Sachsenhausen으로 건너가는 보행자용 다리 위에서 작은 샷잔을 나눠준다. 안그래도 밤이고, 어제는 우박;; 오고 해서 추운데다, 하필 다리 위라니... 강바람이 쩔게 추웠다. 샷잔에 뭔지 모를 술을 채워주고, tradition이라면서 뭘 알려준다. 다 마시고, 폴짝 뛰기. 아... 도가니에 무리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나눠준 와인으로 추정되지만 그냥 포도주스같기도 한 그 음료인지 술을 마시고 폴짝 뛰었다. 거 대충 그냥 한걸로 합시다...


그리고 또 걸었다. 아 언제 나와!!! 왜이렇게 멀어!!!! 할 때 쯤, 도착했다. 처음 도착한 곳의 이름은 Tequila baby. 이 작명센스는 어쩌지...




얼마나 먼지 직접 지도로 찾아왔다 ㅋㅋㅋㅋ

누구나 걸어서 29분 걸리는 거리라면, 나는 40분은 걸린다....





그리고 이건 찾아가는 길 ㅋㅋㅋㅋㅋ

너무하잖아요....... 이렇게 멀면 멀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그냥 술집 순례라길래 근처에 널리고 널린 술집 가는줄 알았는데...




하지만 Pub Crawl에 다녀온 후 다시 꼼꼼히 본 Pub Crawl 관련 안내에는 Old Pub들이 있는 Sachsenhausen으로 다같이 걸어갈꺼야! 이런 내용이 다 적혀있었다 ㅋㅋ;;




그렇게 도착한 첫 순례;지, Tequila baby.

만약 한국 Bar였다면, 나는 당연히 Tequila를 주문했을텐데, 여긴 어떤식으로 어떻게 주문을 하고 계산하는지 잘 몰라서 우선 가만히 있었다. 다들 맥주를 시키는 분위기라 나도 500ml 짜리 Pils를 주문. 그리고 Pub Crawler들에게는 샷 하나가 무료. 하지만 우리는 이게 정말 샷인지 음료인지를 두고 계속 토론해야했다. 이게 술이라면 그 술 정말 문제있는거 아니야???? 라면서...ㅋㅋ;; 음료잖아! (너네가 취한거란다...)




한 시간마다 한 곳을 가야한다네...?

500ml를 한 시간에 마시려니 배불렀지만... 샷도 하나 마셨고.... 기분 좋고... 샷 하나 더 마실까? 하고 메뉴판을 봤는데, 여기 샷 이름들이.. Orgasm, Blowjob ㅋㅋㅋㅋㅋ 작업하기 좋은 펍이라고 아주 잠깐 생각했다. 





두번째 펍은 얼마나 멀려나.. 하면서 귀찮음으로 겨우 나갔는데,

몇걸음 안가서 도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가까운데로 가는거면 굳이 옮길 필요가 있어.....? 그래... 뭐...





달랑 네다섯시간의 Pub Crawl이라 간단히 쓸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술마셨을 때는 별 일이 다 생기죠... 안되던 영어도 엄청 유창하게 되는 듯한 착각도 들고... 그래서 글을 나눠서 쓰려한다. 제 나이를 안믿어서 여권으로 나이를 깠다던지 하는 뻘소리가 여전히 이어질 계획....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는 괴테

한국에서 독일어를 배우려고 여러 곳들을 알아볼 때 항상 있던 이름, 괴테어학원

무려 독일문화원에서 진행되는 수업이니 국가가 보장하는 학원의 이름이 괴테어학원


독일인의 괴테 사랑은 실로 엄청났다

특히 프랑크푸르트는 괴테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드러났는데

괴테 생가 근처의 광장 이름도 괴테광장, 길도 괴테길, 그 광장의 대부분의 상점의 지점 이름은 괴테지점



하지만 나는 첫번째에서 막혔다

괴테의 독일어 발음은 괴테가 아니니까..

일부러 발음을 흘리면서 괴테인듯 괴테아닌 발음을 했는데도 못 알아들어서

내가 가진 지도를 보여주면서 여기!!! 여기!! 했더니 현지인의 발음은

"고터"에 가까운 정도... 뜬금없이 3,7,9호선이 지나는 고터가 생각났다...




그렇게 고터; 생가에 도착했다

생가 구경하기도 전에 엽서들을 팔길래 샀다. 어딜가든 뭘 하든 남는건 엽서와 사진뿐이다.

입장료는 7, 9원인 셈이다.

사실 한국의 천원 이천원 입장료에 불만이 굉장히 많기에 이정도의 입장료는 제발 가져가줬으면 마음이 있다. 그리고 관리 확실히 된다면 그게 모두에게 더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내 가방을 보더니 음? 너 가방이 커서 저기에 보관해야겠는데? 라고 한다

락커가 있고 €1를 넣어야한다. 공항에서도 삥뜯더니, 여기서도 또 삥뜯네...

삥도 막 1300원씩 뜯어가네... 라고 생각하면서

남들보다 €1씩을 더 보려고 의미없는 노력을 했다 (이건 돌려준다. 멍충돋네...)




1층부터 4층까지가 집. 괴테가 1749~1832년에 살았던 걸걸 감안하면, 살벌하게 부자였다. 나는 글을 읽으면서 막연히 대부분의 작가들은 가난뱅이라고 생각하며 읽게 되는데, 괴테의 생가를 보면서 나의 무지함이 또 얼마나 큰지 새삼 느꼈다.



위키백과에 나온 내용 중 일부이다.

왕실고문관인 아버지 요한 카스파르 괴테와 , 프랑크푸르트암마인 시장의 딸인 어머니 카타리네 엘리자베트 텍스토르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불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을 배웠고,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학과 성경 등을 읽었다. 북독일계 아버지로부터는 '체격과 근면한 생활 태도'를, 남독일계의 어머니로부터는 예술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짓는 흥미'를 이어받았다.


그냥 잘사는게 아니라 그 당시 몇 안되는 최고 부유층이었을듯. 

그저 많고 많은 가난뱅이 작가 중 한 명이라 생각해서 미안...




생가 들어가는 입구, 문 손잡이마저 뭔가 특이하다




이 때 이미 눈치챘어야한다. 부엌과 조리도구가 저렇게 크고 많을 필요가 있나?

막연히 생각했는데... 생가 구경하다 다리가 아파졌을 때쯤 그래 부엌도 짱컸었지... 하고 생각이 났다.




가족들이 같이 저녁을 먹는 방이었다고 하는 "Blue Room"

괴테 생가는 그 당시 치고는 꽤 세련된 벽지색들을 자랑하는데,

그 벽지색으로 그 방의 이름을 딴 것들이 있다.

이 방도 그 방들 중 하나이다.

부자... 부자... 




손님 맞는 "Yellow Parlour"




"Southern Wing Cabinet"




"Peking(북경)"

18세기의 부유층들 사이에서는

중국풍(chinoiserie)으로 꾸미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Northern Wing Cabinet"



Music Room called "Grey Room"

피아노의 위엄이 엄청나다.




괴테가 태어났다고 하는 방




"Cabinet of Paintings"




"Cabinet of Paintings"

다른 쪽 벽면, 방 전체가 그림으로 빼곡히 차있다. 




"Library"

2천권의 도서가 있다고 한다.




"Library"

다른 쪽 벽면. 사방이 전부 다 이렇게 책으로 둘러쌓여있다.




"Mother's Room"

벽지도 아기자기, 소품도 아기자기




"Cornelia's room"

여동생 코넬리아의 방. 코넬리아가 결혼하기 전까지 이 방에서 살았다고 한다.

이 방도 벽지가 몹시 예뻤다. 거의 모든 방의 벽지가 다 다르다. 역시 부잣집....

 



"Puppet Theatre Room"

여동생과 함께 인형극을 하면서 놀았던 그 기구?가 전시되어있다.

이걸로 어떻게 놀았다는거지... 했는데 바로 뒤에 친절히 설명되어있다.




이렇게 여러개의 배경을 만들어두고 등장인물들은 따로 저렇게 만들었나보다.

인터넷이 없던 시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긴 내가 중학생 때 딱 하이텔;;이 보급되던 시기이니 멀리 생각할 것도 없다.

그 때도 사람들은 잘 살았다. 이들도 잘 살았겠지.




"Western Attic Room"

또 그림들이 전시되어있다




"Poet's Room" 괴테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책상이 있는 방.

다들 이 책상 앞에만 하도 몰려있어서

멀리서 줌을 땡기고 땡겨서 찍은 뒤 잘라냈더니 화질이 구리다.

그만큼 사람들은 이 책상을 다들 만져보려고 했다.

만진다고 제가 괴테가 되는건 아니니까 쿨하게 만지지 않았습니다.




"Cabinet Exhibition"

괴테와 관련된 설명이 나오는 오디오룸이 있고, 

그 당시에 가족들이 함께 연주했다는 음악들도 순서대로 흐른다. 

모두 독일어로만 제공되서 그냥 음악처럼 듣고만 있었다.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있어서 편히 감상했다. 




내가 갔던 2016년 4월 28일에는 옆에 어떤 공사를 하고 있었다.

괴테 관련된거 공사해서 볼 수 있는건 적은데 입장료는 똑같이 받는건가??? 싶었다.

다행히 아니었다, 안내문이 있었다




상관없는 다른 박물관/미술관 공사때문에 시끄러워서 미안하다는 것 같다.

미안하면 1유로라도 깎아주지.... 그런거 얄짤없다.

언제 끝나는지 궁금했는데, 숫자가 안적혀있으니 아마 안적혀있는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엄청 소박하게 찍혔지만, 딱 꽃이 있는 부분만 찍어서 그렇다.

뭐 무슨 궁궐 뜰처럼 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 규모의 집에 작게나마 정원이 있는게 어딘가 싶다.

나는 한국에서 평생 정원이 있는 집에 살아볼 생각조차 못했으니.. 




이런데 와주면 꼭 방명록 달라고 해서 쓴다. 내 글씨 남기고 왔다.

데스크에 있는 모두가 나의 싸인이 겁나 멋있다고 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근데 단지 내 Family name일 뿐이지만.

저걸 싸인으로 쓰기 시작한 후부터 더 느긋해진 것 같다.

저 한자의 뜻은, 천천히 '서'




1유로 삥뜯어간다고 투덜댄거 사과한다. 가방 보관함의 1유로는 돌려준다.

혹시 공항 카트의 1유로도 돌려주는건 아니겠지... 아니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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