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여행간다고 식재료 소진만 하고 사둔게 없어서 집에 먹을게 초코렛뿐이다.

식재료를 사러 나가야한다. 귀찮지만, 이런 귀찮은 것들 하나하나를 해치우는 것도 일상이다.


신기한 것은, 헬스장에 가기 전도, 마트에 가기 전도, 운동화 신기 전까지가 가장 귀찮을 뿐이고

마트에서도 헬스장에서도 항상 즐겁다. 오늘은 뭘 해먹어 볼까~ 라고 생각하면서 마트를 둘러보는 게 즐거웠고, 이번에는!! 살이 빠질 수 있을거야!!! 라는 생각으로 허벅지 터지도록 스피닝을 하는 것도 즐거웠다. 무엇보다, 냉동식품이어도 먹을 수 있는 상태가 되면 마치 내가 요리한 듯한 착각에 빠져서 엄청난 요리사가 된 듯 했고, 운동 후에 헉헉대며 땀 범벅이 된 상태에서 샤워하면 세상 부러울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주절주절 또 길게 얘기했지만, 냉동피자가 먹고 싶었다는 말이다.


그런데, 또 10유로 이상 구매시에 뭔가 증정된다는 이벤트 포스터를 봤다.

시작 날짜를 꼼꼼히 확인하고, 10유로 구매하려고 사야할 것들을 마트에서 급히 적었다.

피자 우유 감자튀김 식빵에 바르는 샐러드 식빵에 넣을 햄

이 정도로 10유로가 넘지 않을 것 같은데ㅠ



그럴리가. 돈쓰는거 제일 좋아.



Pizza x3 2,89

샌드위치 샐러드 0.99

Bacon 1,49

우유 0,46

고다치즈 1,59

햄 0,99

돼지고기 2,19

웨지감자 1,29

total €10,4 (\13520)





이제 모으게 될 스티커를 중간에 놓고 사진을 한 장 더 찍었다.

무려 아이스 에이지! 무려 종류가 144개!

다 모아보겠다는 말도 안되는 다짐을 해본다.

이번 스티커 이벤트 기간이 한달이니까 가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현재까지 이 학원에서 만난 선생님은 총 다섯 명이다. 다소 정신사납게 왔다갔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다양한 발음을 접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분명히 있다. 


선생님들이 이 티스토리를 볼 일은 전혀 없겠지만, 혹시라도 같은 어학원에 다닌 사람이 보면 누군지는 알 수 있게, 하지만 정확한 이름은 기입하지 않겠다. 나를 가장 오랫동안 가르친 선생님은 M, 93년생.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통번역을 전공했다. 영어를 굉장히 잘해서 본인이 자꾸 영어가 튀어나오는게 내 독일어에 안좋다고 미안해한다. 나도 그게 내 독일어에는 안좋을 수도 있다는거 알고는 있지만, 나의 정신건강에는 굉장히 좋다. 이 선생님은 수요일마다 학교에 가야해서 다른 선생님이 수업을 맡는데, 첫 달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똑같다. 첫 달의 선생님 S는 영어를 전혀 못했다. 독일어 수업을 배운지 8주차 사흘째인 지금은, 영어를 전혀 못하는 선생님과도 힘들지만 수업을 할 수는 있는데, 첫 달에는 수요일마다 정말 힘들었다. 같이 수업듣던 스페인 남자는 수업을 알아듣지 못하겠다며 수요일마다 결석했다. 그래서 나는 수요일마다 혼자 수업을 들었는데, 정말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른 선생님인 Y와 수요일마다 수업하게 됐다. 이 선생님도 영어를 잘 하는데, 내가 영어로 말하려하는걸 제지한다. 무튼 이 선생님과 오늘 첫 수업이었는데, 제목에서 쓴 저 사건이 생겼다.


내가 얼마나 암기에 취약하냐면, 삼각함수 특정 각도들 기본으로 암기하는 그걸 고등학교 수학 과정 내내 못외워서 시험 때면 항상 귀퉁이에 삼각형 두 개를 그려놓고 시작했다. 45도 삼각형과 3060도 삼각형... 영어로 생각하면 I my me mine 변화 테이블을 배운지 두 달째에도 헷갈리고 있다는거다. 그런데 나는 좀 할 말도 있는게, 전부 다 달랐다면 오히려 외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격 남자 정관사가 여격에서는 여자라고. 목적격 남자 정관사가 여격 복수 정관사라고.. 미친 사람의 말처럼 들리겠지만 독일어 아시는 분은 이해하시겠죠... 그니까 영어에서는 정관사 the 하나인데, 독일어는 이게 남성/여성/중성/복수형 이렇게 총 네 종류고, 그걸 주격/목적격/여격/소유격으로 각각 달리 변화한다. 변화하면 아예 겹치는거 전혀없이 전부 다 다르게 변화한다면 차라리 외울 수 있겠는데, 같은걸 어느 격에서는 여자고 어느 격에서는 남자고 이렇게 쓰니까 나는 이게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 환장하는 중...


근데 내가 이걸 제대로 못외운다는; 다소 망충한 정보가 선생님들끼리 공유되는 듯한 사건이 오늘 생겼다. 오늘 처음 만난 Y선생님과 처음으로 소유격을 배웠는데, 이전에 배운 격 변화들 다 한번 복습해보자고 해서 나는 음 또 책을 읊어야겠군- 싶었다. 선생님이 책 덮고 말해보라고 해서 나는 멘붕... 근데 배운지 두달됐는데 관사 못외우는거 보면 나도 정말 어지간하다.. 어쩜 이렇게 암기를 못할 수 있지...




말로 설명하려니 쓰는 내가 더 곤란해서 표 하나 찾아왔다. 독일어의 성별+격 변화는 이렇습니다. 오 미친..

제발 다음주 안에는 외울 수 있게 해주세요.........





이번에 대규모! 업데이트한 우표들은 신규발행 우표들이 아니다. 독일 우정청은 우표 세트를 발행하는데, 그 우표 세트에는 바리오가 포함된다. 나처럼 정리는 못하지만 정리를 너무 잘 하고 싶은 성격을 가진 우취인들의 필수품! 바리오!! 한국에서는 바리오를 돈 주고 구입해야해서 사본 적 없는데, 여기서는 우표 세트를 사면 그냥 준다. 그렇다면 우표 세트를 사야한다. (아님)



사실 우표 세트를 계속 사려고는 했었다. 이유는 다양하다. 현재 체인카드라는 신종 유흥;에 빠졌는데, 이걸 하려면 다양한 테마의 우표가 필요하다. 나는 유흥을 우표로 한다. 하.. 너무 슬프지만 울지 않겠어... 다양한 테마의 우표를 어떻게든 구할 수는 있는데, 최소 두 개의 우표를 써야한다. 여기서 좀 막힌다. 왜냐하면, 독일의 특별 발행우표들은 45센트부터 215센트까지 분포되어있는데, 두 개를 붙이면서 쓸데없는 추가요금을 내지 않으려면 45센트짜리 두 개를 붙여야한다. 그런데 45센트 우표의 선택권이 생각보다 많지는 않다. 45센트 다음으로 쉽게 구입할 수 있는 우표들은 2016628일 현재 62센트와 70센트. 90센트를 붙이면 해외로 우편을 발송할 수 있는데 굳이 124(62x2), 140(70x2)센트를 붙일 필요는 없으니까. 나는 많은 종류의 45센트짜리 우표를 구입하고 싶다. 



따란-




감사하게도, 45센트짜리 우표를 모아서 판다. 나를 위해서인가봐!!!는 전혀 아니고, 독일 국내 엽서 발송요금이 45센트이기 때문에, 45센트의 우표가 꽤 다양히 존재해왔다. 45센트짜리 우표 20종류를 모아서 Marken für Ihre Postkarten(당신의 엽서들을 위한 우표들)이라는 이름으로 판매한다. 이 글(누르시면 새 창이 뜹니다)이 바로 그 우표 세트들을 사고 올렸던 글이다.




물론 전부 다 마음에 들 수는 없다. 특히 물고기 두 마리, 너무 사실적이라 아예 바리오에서 빼놨다. 어딘가 문서를 보낼 일이 생기면 저 우표를 쓸 생각이다. 이미 새 집 계약서 요청 편지에 물고기 우표를 두 개 썼다. 그래도 아직 8개나 남아있다ㅠ 또 신기한건 40번의 장미우표인데, 독일은 보통우표가 전부 꽃으로 통일되어있어서 특별 우표에는 꽃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보통우표 말고도 우표에서 꽃을 좀 보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저거보고 바로 마음 접었다. 1993년이 아니라 2013년 발행 우표. 디자이너분, 왜 이러셔야했을까...





이전의 우표의 이미지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얘기를 듣고, 그럴 순 없지! 라면서 PDF 파일로도 변환했다. 역시 나는, 일을 만들어하는데 능통하다. 


자세히 보실 분들은

요거↓ 눌러서 다운받으세요!

Briefmarken_28062016.pdf



만하임 중앙역 바로 앞에 Kim ha라는 아시아마트가 있는데, 이름이 너무 한인마트 같아서 엄청 기뻐하며 들어갔었던 기억이 있다. 당연히 한인마트 아니고, 중국식재료도 아닌 동남아쪽 식재료만 가득했었다. 그 엄청난 향신료 냄새에 엄청 놀랬던 기억이 있다. 그 곳 말고 다른 아시아마트가 있다는 정보를 입수해서 오늘 가봤다. 한국 식품들이 굉장히 많았다. 부탁받은게 있어서 이런저런 것들을 좀 샀다. 




이런저런 것들을 구경하다가 한국맥주가 있는거 보고 몹시 당황했다. 독일에서 한국맥주를 찾는 멍청이가 있단 말이야??? 소맥이겠지.. 싶었지만 카스가 아니라 하이트뿐이었다. 뭘까.. 독일의 정말 맛있는 맥주들이 대부분 1유로 이하인데, 330ml 하이트를 1,29유로에 대체 누가 사는걸까....




소주를 굳이 이까지 와서 마셔야해? 그것도 3,95유로나 하는데? 싶었는데, 한국인들끼리 마시면 소주를 꼭 마신다는 얘기를 들었다. 음, 나는 아는 한국인이 없어서 그런거였구나... 소주 마실 일 없었고, 앞으로도 없었으면... 청하는 좋아하는데, 저 가격에 마실 수는 없다. 




막걸리는 또 왜 있는거지... 옆에 아침햇살도 있었다. 



새우깡이며 온갖 라면들 다 있었지만, 내가 필요한 딱 하나의 물건인 비빔면은 팔지 않았다.



한국에 있을 때 기념인, 관광인 따라 여행도 했었다. 기념인 소인하며 관광인 소인하며 그게 그렇게 신났는데, 지금은 말을 못하니 우선은 못하고.. 찍혀오는 소인들 구경하며 지낸다. 그리고 체인카드라는 다소 즐거운 우표놀이를 최근 재미붙여서 하고 있는데, 한지 한달도 채 안되서 이런 엄청난 테러를 당했다. 엽서에 붙어있던 모든 우표에 다 볼펜으로 X표가 쳐있다. 왼쪽 아래쪽 새 우표 두 개는 멀쩡해보이는데, 그건 내가 그 윗부분에 포스트잇으로 주소를 써서 보냈다. 암튼 나는 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소인에 대해서 알아봤다. 왜냐, 우체국에 가서 독일어로 따져야하는데, 내가 "소인"에 대해서 모르고 갈 수는 없으니까.






"소인"은 "말소인"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쓴 우표를 못쓰게 만들기 위해서 도장을 찍기 시작했다는 것. 영어로 소인은 cancellation이다. 그런데, 나를 다소 놀라게한 부분이 있었다. 우표 혹은 엽서류의 재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인면을 제거하는 일체의 표시를 의미한다. 그표시는 단지 도장(인)을 사용하는 경우뿐 아니라 펜을 이용하여 손으로 표시하는 경우도 포함되며 우표에 구멍을 뚫는 경우도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Cancellation을 ‘소인’ 혹은 ‘말소인’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Cancellation에는 도장(소인) 뿐 아니라 펜을 사용해서 우표 등의 인면에 말소를 표시하는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정확한 용어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cancellation의 정확한 번역은 ‘소인’이 아니라 ‘말소 표시’ 정도가 적합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소인(Cancellation)에는 우표를 말소(Obliteration)하는 기능뿐 아니라 우편물의 접수날자를 나타내는 ‘일부인’(date stamp)의 기능도 함께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우체국에서 우표가 붙은 우편물에 찍는 소인은 통상 두 가지의 기능이 있다. 그 하나는 우표의 재사용을 방지하는 우표 ‘말소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우편물의 접수 일자 등을 알리는 ‘문서적 기능 ’이다. 이러한 소인의 두가지 기능중에서 전자인 ‘말소 기능’만이 있는 소인을 특별히 ‘말소인(Obliteration)이라고 부른다.


혹시 너무 길면 이 부분만, 읽어도 된다. "우표 혹은 엽서류의 재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인면을 제거하는 일체의 표시를 의미한다. 그표시는 단지 도장(인)을 사용하는 경우뿐 아니라 펜을 이용하여 손으로 표시하는 경우도 포함되며" 펜을 이용하여 손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내가 겪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었나보다. 나는 이번이 처음이라 너무 놀랐고, 어떻게 따져야할지 생각하느라 몇시간이나 할 말 생각해야했는데... 이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당연한거라면, 나는 앞으로 보내는 모든 체인카드에 내 우표를 제외한 모든 공간에 다 종이를 덧입혀서 보내야한다. 으어어어어어어어 번거로워졌다... 나에게 오는 다른 엽서들의 상태로 다 이럴 수 있으려나.. 그러면 좀 걱정인데... 예쁜 우표들 수집하면서 소인도 구경하려고 하는거지, 이렇게 볼펜자국 보려고 쌩돈 들여서 체인카드 하는게 아닌데 말이다ㅠ


다음 주에 여름 휴가로 옆 방에 사는 중국인이 상하이에 다녀온다고 한다. 한달간 못볼거라고 같이 점심 먹자고 하길래, 난 그냥 초대하는건줄 알고 알았다고 했다. 한시간 후에 다른 방 중국인도 요리를 시작하길래, 어...? 하면서 진짜진짜 아껴둔 비빔면을 꺼냈다. 다같이 식사한다고 중국음식들 차리는데, 나는 식사랍시고 식빵이나 피자를 낼 수 없으니... 어울리지도 않고. 약간 기름진 중국음식에 아주 약간 매운 맛이 있는 비빔면이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한국에서 50% 추가된 비빔면 특별판;;을 독일 가져오려고 사놨었다. 그런데 캐리어 싸다보니 도저히 넣을 수가 없었고, 동생이 말하길 한인마트가면 전부 다 판다길래 마지막에 뺐었다. 그리고, 한인마트같은건 만하임에 없었고, 동생에게 부탁했었다. 만하임올 때 비빔면 좀 사다줘... 고맙게도 몇 개 사다줬었다. 아끼고 아껴온 내 비빔면ㅠㅠㅠㅠ을 꺼내서 만들었고, 나 이거 안꺼내고 계속 넋놓고 있었으면 진짜 이상한 사람될 뻔 했다....


요리의 이름들을 다 물어봤는데, 중국어가 너무 어려워서 기억할 수 없었다. 하지만, 모든 요리들은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특히 가장 앞쪽의 저 고기요리는, 무려 20시간을 저 상태로 쪘다고 한다. 만두먹을 때만 찜기를 쓰던 나는 고기를 찌니까 이렇게나 부드럽구나... 하고 놀랬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지금, 한국도 갈비찜 있네? 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내가 요리할 때, 고기를 쪄본 적은 없다... 고기는 무조건 직화!!! ㅋㅋㅋ



가장 멀리에 보이는 저 비빔면이 3개 분량이다. 대충 다른 음식들의 양도 가늠될듯... 





한국 누들이라고 하니, 국물이 있는 라면을 생각한건지, 아니면 비빔면이 아직 독일에 없어서 얘네가 모르는건지 물 없는 한국 누들은 처음 본다고 했다. 색과 향이 약간 매운거 같다길래, 하나도 안매워~~ 라고 대답해줬다. 나의 말을 너무 신뢰한건지 중국인 두 명이 한입 크게 먹고 맨밥과 물을 계속 먹는걸 봐야했다... 미안... 이정도의 매운건 중국인에게 맵지 않다고 생각했어.. 같은 동북아시아니까...? 하지만 이내 맵지만 땡기는 맛이라는걸 알아챈건지 인기 폭발이었다. 씬나게시리... 비빔면을 밥 반찬 삼아서 먹는걸 보게 될 줄이야 ㅋㅋㅋ


부엌이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라 모든 인원이 다 요리를 할 수는 없었고 어쩌다보니 여자 세 명이 요리를 했는데, 중국 남자도 요리를 잘한다는건 알고 있었다. 이 누들 어떻게 만들었냐고, 본인도 이걸 만들어 먹고 싶다고 물어서 나는 몹시 당황했다... 그냥 끓이면 되는데... 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소스는? 이라고 묻길래 소스는 패킹에 다 들어있어...... 미안... 이런 대답밖에 못해줘서ㅠㅠㅠ 하지만 정말이란다... 이렇게까지 인기있을 줄이야. 너무 즐겁다. 역시 같은 문화권에 있다는건 종종 이렇게 즐거운 일을 만들어준다.



중국인들에게 이 얘기 해주는거 언제나 인기 폭발이라 10년;만에 또 하게 됐다. (호주에서도 중국 학생과 식사할 일 있었을 때 이 얘기 해준 적 있었는데, 그 때도 인기 폭발이었다.) 중국 유학생이 올린 글이었는데, 가끔 중국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처음 식사를 하게 되면, 본인도 모르게 한국 식사 예절대로 음식을 전부 다 먹게 되고, 중국인들은 그들의 식사 예절에 따라 음식이 부족했나봐ㅠ 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오늘도 이 얘기 해줬더니 중국인들 다들 너무 좋아한다. 한국 테이블 매너는 준비된 모든 음식을 다 먹는거라고 했더니, 엄청 놀란다. "어떻게" 이렇게 많이 준비한 음식을 다 먹냐며 놀란다. 그것이 한국 식사 예절이란다... 물론 중국 식사 예절은 그렇지 않은거 알고 있어서, 한국인 유학생이 중국에서 유학하면서 중국 친구를 사귈 때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했더니 막 웃는다. 한국은 중요한 식사자리에서 잘 먹는걸 보여주려고 소화제를 미리 먹고 식사자리에 간다는 말도 해주고 싶었는데, 나의 영어는 너무 짧은거지.. 그리고 한국에서 먹듯 엄청 빨리; 막 신나서 급하게 30분쯤 먹고 내가 좀 지쳐보이니까, "한국 예절 지키지 않아도 괜찮아! 여긴 독일이고, 우린 중국인/이탈리아인이야!" 라고 했다 ㅋㅋ (옆방 중국인의 남자친구가 이탈리아인이다.) 유쾌한 중국인들이다. 저런 호방함 좋아... 준비된 음식을 모두 먹어야하는 한국인의 식사 예절과 초대받은 사람이 모든 음식을 먹지 않도록 넉넉히 요리를 만들어야하는 중국인의 식사 예절이 만나면...? 방패에 창이 꽂혀야한다....... 큽.......


그렇게 두 시간 넘;게 점심을 먹고, 식사를 마칠 때 쯤 이탈리아인이 얘기한다. 우리는 모두 한숨 자야해. 그래서 내가 거들어줬다. 당연하지! Because stomach will work! 이런 어이없는 영어에 다 웃어준다. 역시 우리는 모두 영어가 짧고, 짧은 영어에 모두 행복할 수 있다. 세계인은 하나... (한숨 자고 바로 쓰는 글, 글쓰는 현재 독일 시간 2016/06/26 4:47pm)


브렉시트! 통과! 이런 날엔 읽지 못하는 독어 신문이어도 기념삼아 사둬야 할 것 같아서 서점에 갔다. 그런데, 독일분들.. 영국이 꺼지든 있든 상관없다는거 너무 대놓고 표현해주시는거 아닌지... 6/24 당일 신문에는 브렉시트가 1면에 실린 독일 신문이 하나도 없었다. 적어도 바덴 뷔르덴베르크주 만하임에서는 그랬다. 딱 하나, 르몽드 디플로마티크에서는 1면에 다루고 있었는데, 불문판도 독문판도 있었지만, 너무 비싼 그대.. 그냥 사진만 찍어왔다... 한국에서도 르몽드는 이렇게 비싼가?




그리고 다음 날인 오늘, 드디어 1면에 브렉시트가 깔렸다. 그 중에서 가장 신나보이는 이 신문을 샀다. 간단한 디자인인데, 굉장하다. 




그리고 이건 어제 신문 찾아다니다가 본 샤를리 엡도. 파리 테러로 처음 알게 됐는데, 꽤 유명하다고 한다. 독일에서도 불문판을 꽤 쉽게 구할 수 있었다. 미국 대통령으로 트럼프가 될 날을 프랑스도 기다리고 있는듯? ㅎㅎ



리들에서는 매주 다섯품목을 정해서 특가세일을 한다. 뭐 특가라고 해도 공산품이라 반값! 이런건 아니고 한 20% 정도.

이번주의 특가세일 중 하나는 매그넘이었다. 2,45유로에 판매 하던걸 1,88에 할인판매. 마침 어제그제 이틀 온도가 33도를 찍기도 했고, 이 날씨에 에어콘 없이 산다는 게, 심지어 선풍기도 없다는게 힘들었지만 뭐 다들 이렇게 사는거라니까.. 아이스크림이라도 먹어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아이스크림 코너에서 얼쩡대다가 매그넘 할인 딱지를 보고 오? 하면서 자세히 봤다. 내가 독일어를 잘 못하니까, 이런 할인딱지가 붙어있어도 종종 정가를 다 내고 살 때가 있었다. 



당연히 저 할인딱지를 보니 저 맛만 할인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보니 저 맛만 없었다. 안돼!!




옆에 내 또래의 독일 여자도 음, 할인해서 사고 싶은데 저 맛이 안남았나보네.. 라는 듯이 서있었다.

오지랖+주접의 콜라보로 내가 찾아줄께! 여기 아몬드 남았어! 라면서 저만큼이나 아래쪽;의 아몬드를 파냈다.

근데 같은 맛이 아니었다... 그림속의 아몬드는 화이트 아몬드, 내가 파낸건 그냥 아몬드... 아이고 찌밤...



근데 그 여자분이... 내게 독어로 막 머라머라 하면서 저거만 할인되는게 아니고 전부 다 할인되는거야~~~ 라며

Versch. Sorten 이 부분을 가리키면서 말했다. 그리고는 요거트 프레시 맛을 하나 들고는 갔다.

나는 지금 독일인에게 주접을 떤 것이다. 이 죽일 놈의 오지랖...


독일어를 못하면서 내가 아이스크림 찾아줄께!! 이런 소리나 하고... 휴... 모를...



그래서 나도 내 또래의 독일여자가 산 그 같은 맛을 샀다. 사실 종류가 너무 많아서 결정 못하기도 했고...




결제 다 하고 나오는데, 남에게 피해 안주는 독일인의 이미지는 누가 만든 것입니까?

독일에서 직접 열심히 낸 소문 아닙니까...?


장을 보고 종이박스 저렇게 예쁘게 다 까서 쌓아놓고 간다.

바로 앞의 쓰레기통 옆에 종이 분리수거함도 있는데 꼭 저래둔다.

저 사람도 매그넘을 두 박스 샀구나; 싶어서 뭔가 웃겨서 찍은 사진




매그넘 4개들이 1,88 ( \2450)



3개에 2,89유로니까, 한 판에 1250원짜리 냉동피자를 샀다.

뭘 좀 많이 샀을때나 쇼핑샷을 찍지, 이렇게 피자 하나 달랑 사왔을 때는 정말 배고픈데 아무 것도 요리하고 싶지 않을 때라는 거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괴물처럼 찢어제껴서 치즈 팡팡 뿌리고 오븐에 쳐넣어서 박스 사진은 없다.



진화 1단계. 모짜렐라 치즈를 소박하게 뿌려봤다. 




진화 2단계. 모짜렐라 치즈를 넘치게 뿌려봤다. 좀 과했다...




진화 3단계. 죽기전에 꼭 먹어봐야하는 치즈 중 하나라는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뿌렸다.

모짜렐라는 이미 다 가루에 가까운 상태라 뿌리기 편했는데, 그라나 파다노 치즈는 블럭이라서 갈다가 내 손가락까지 갈아버릴뻔했다.

나 정도면 팔이 꽤 튼튼한데도 이렇게나 아프다니... 연약한 여자는 요리를 할 수 없겠구나.



사진 세 개 올리고 나니 기본이 없네... 피자 사진 보니까 배도 고프고, 오늘 저녁은 이 피자로 먹어야겠다. 오늘 사와야지. 

(글 쓰는 오늘, 2016/06/30, 6월 글은 6월에 좀 끝내려고 마지막날에 몰아서 써제끼는 중. 나도 참 나다..)



나는 구황작물이 싫다. 부유한 적은 없었어도, 특별히 가난하게는 살아보지 않았던 탓에, 나는 가난함을 모르고 자랐다. (혹시나해서 붙이자면, 문장 그대로이니 오독하면 곤란하다. 글자 그대로일뿐이다. 가난을 폄하하지고, 나의 삶을 자랑하지도 않았다. 자랑할 만한 삶을 살지도 못했다.) 무튼, 그래서 나는,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강렬했던 특정 기억들이 가난함과 닿아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많은 소설들에서 읽은, 구황작물인 감자와 옥수수로 기근을 버틴 그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몰입을 잘 하는 편인데(쉽게 잘 빠지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 감자와 옥수수를 특별히 많이 먹어보지 않았었던 어린 나이에 이미 감자와 옥수수는 전쟁이 생각나는 그런 먹거리로 받아들이게 됐다. 이상한 일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나이에 왜 전쟁소설을 좋다고 그렇게 읽었는지 모르겠다. 어릴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 다른 사람이다. 너무 다른 존재지만, 어릴 때의 내가 현재의 나를 만들긴 했다. 무튼, 구황작물은 맛있을 수는 있는데 살을 찌우고 배부르다. 너무 싫은 존재들이다.



그런데, 그랬던 내가, 요즘 매일 감자를 주식으로 먹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 그냥 밥은 하기 싫은데, 뭔가 조금은 속이 든든해야하니 탄수화물은 섭취해야할 것 같아서 뭘 먹어야할지 마트를 둘러보니, 독일인들은 감자를 굉장히 다양하게 먹고 있었다. 크뇌델은 날이 살짝 쌀쌀할 때 아침에 그거 한두개 먹고 학원가면 세네시간은 거뜬히 든든했었다. 요즘은 감자튀김;을 주식으로 먹으며 지내고 있다. 감자튀김인데 당연히 맛있는거 아니야???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한국에서도 감자튀김은 특별히 즐기지 않았다. 맥주 마시러 가서 안주로 감자튀김 주문하면 내게 결투신청하는거였다고... 뭐 맥런치는 봐줌, 싸니까.



나를 먹여살리고 있는 REWE의 저가 브랜드 Ja! 총 세 종류의 감자튀김을 만들어낸다. 맥도날드 감자튀김과 같은 그 감자튀김은 1키로에 0.79유로, 다른 두 종류는 1키로/750g1.09유로씩. 이 큰 용량들의 가격이, 약 1500원정도라는 셈이다. 맥도날드 감자튀김은 1000!!! 어떻게 주식이 안될 수가 있냐 이거에요... 집에 진짜 좋은 오븐도 있어서 기름 하나도 안넣고 매일 감자튀김을 오븐에 구워낸다.




오븐에 구워내면, 원래 있는 기름들이 오히려 빠진다. 그래서 저 베이킹용 종이를 깔고 오븐에 굽는다. 감자튀김 각각도 다 맛있고, 하인즈 케챱도 열일한다. 원래는 가장 싼 맥도날드용 감자튀김만 한 달간 사먹었는데, 동생이 오는 기념으로 조금 비싼, 그래봐야 1500원정도인 다른 감자튀김도 샀더니 너무 맛있는거다. 오천원도 아니고 오백원 정도는 쓸 수 있으니까, 오백원 더 들여서 감자튀김 세 종류를 다 구비해놓기로 했다. 이 푼돈에 삶의 질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씨리얼 섞어서 먹어야 맛있다고 알려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알려주신 삶의 팁을 응용해서 저는 감자튀김도 섞어먹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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