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가장 큰 서점의 만하임 지점에 갔다.

책들 대충 보고 엽서 보고 딱히 살건 없어서 뭘 계산할건 없었는데, 계산대에 뭐 무료잡지같은거 없나? 하고 쳐다보니 뭔가가 있었다. 



세상에, 이게 무료라니. 저의 남은 7개월을 책임져주세요. 사랑합니다



그리고 또 무료잡지가 있나 살펴보다가 발견한 또 하나의 득템





아래의 세 책을 광고하는 잡지인데, 퀄리티가... 무슨 일이죠......

두께 짱짱한 네임택도 같이 들어있다니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두 개 가져가도 될까요? 네네네 감사합니다





그리고, 역시나 이 곳에 계신 분들은 뭘 좀 아는 사람들이다. 대충 접지 않고 딱딱 월에 맞춰서 각 잡고 접었다.

나는 이걸 안해주는 사람들과는 괴로워서 같이 못지낸다... 저런거 내게는 너무나 기본인데ㅠ 물론 타인의 기본을 내 잣대로 평가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내게는 너무너무 중요한 부분이다. 나는 아마 사소한 부분에 집착하기로 세계 25등 쯤은 될거다.




그리고 뭔가 또 있다.




유럽에 살게 됐으니까 나도 유로2016도 챙겨보고 하려고 대진표도 가져왔다. 사실 걍 공짜니까 가져왔다... 

순간, 여기의 이 국기들을 오려서 포크보낼 때 써볼까 생각도 해봤다 ㅋㅋㅋㅋ 잔머리 짱




이렇게나 무료의 향연이라니. 저런 달력 하나 사려고 했는데, 득템했다.

이 서점이 독일의 교보문고 같은 이미지와 1등 서점이라고 한다.

한국에서도 교보문고에 많은 신세를 지며 살았는데, 독일에서도 신세를 지며 살게 됐구나


남은 올 한해도 잘 부탁해




맛이 없다. 괜한 도전이었어...



수박 2,87

돼지고기 간거 500g 3,48

치즈 1,59

샐러드 0,99

토마토캔 0,39

체리바나나 우유, 세일하길래 0,59

요거트우유, 이것도 세일하길래 0,44

먹던 감자튀김 다 떨어져서 이거로 샀다. 찌끔 더 비싸지만ㅠ 750g 1,09

생크림 0,30x2

파스타 소스 1,39

total €13,43 (\17500)



개이득



자주 가는 드럭스토어 DM, 월 초라서 무료배포 잡지가 있다. 언제나처럼 아는 단어 형광펜으로 칠하기 놀이를 하려고 하나 갖고 왔다. 그리고는 열어보고 으어어어어어 대바아아아악 했다. 독일에서는 뭐든지 공짜는 없다고 생각하랬는데, 여긴 아닌걸까. 




따란- 심지어 용량도 꽤 많다. 가격 확인해보고 너무 비싸지 않으면 다음은 이 샴푸로!

지금 쓰는 샴푸 절반 썼으니까, 이거 샘플로 써보고 괜찮으면 다음 샴푸는 이걸로 사야지.

이렇게 이 샴푸는, 광고의 역할을 톡톡히 해주었다.





이 잡지 거의 안가져가던데... 몇 개 더 가져와도 되려나, 히힣...



단어를 외워갈수록 너무 재밌는 매치들이 많아서 아직은 즐겁다. 초급자니까 할 수 있는 소리겠지만


오늘의 단어는 Rock, 신기하게도 치마와 상의를 뜻하는 단어가 같다.

그리고 그 단어는 락 음악의 Rock이고, 바위의 Rock이기도 하다.

상의는 남자의 상의만을 얘기한다. 여자의 상의는 또 다른 단어로 쓴다. 

여자의 상의는 Blase, 이 단어도 또 신기하게 군사용어로 전투복의 상의를 뜻하기도 한다.

하나만 좀 합시다... 사람 헷갈리니까...


원피스는 Kleid, 셔츠는 Hemd이다. 그런데 잠옷은 Nachtkleid가 아니라 Nachthemd다.

일관성을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잘 때 셔츠 입고 자죠???


바지는 Hose, 스타킹은 Strumpfhose

스타킹이 왜 바지냐구요... 이 단어 만든 사람 남자겠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동사도 살벌해... 그리고 그 동사들을 뿌개서 사용하고.. 후...

동사변화 너무 살벌해서, 내가 다 뿌개버리고 싶지만 이런 명사들 보면서 좀 웃고 하면 또 동사도 할만하고 그렇게 된다



아직은 그렇게 놀면서 즐겁게 독어 공부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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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사갈 집을 보고 왔다. 위치도 괜찮고, 다 괜찮았다. 방은 좀 작았지만, 현재 세입자가 아기자기하게 방을 잘 꾸미고 살아서, 그대로 다 두고 짐만 들고 간다고 했다. 위버네멘(übernehmen, 집 거래할 때 이전 세입자가 쓰던 가전이나 가구를 새 세입자에게 중고로 넘기는 것)으로 다 넘기고 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주방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있긴 있지만, 너무너무 작았다. 그리고 같이 살게 될 플랫메이트가 조금 날서있는 느낌이었다. 겉으로는 친절한 척을 했지만, 속으로는 약간 나를 무시하는 듯한. 물론 이건 내가 아직 독일 사람들을 잘 모르기도 해서 악의가 없는 걸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느끼기엔 그랬다. 


(독일인 플랫메이트, 나)

독일에서는 얼마나 지낼거야? 

우선은 1년이야

왜 기간이 정해져있어? (일부러 다 들리라고 하는 혼잣말) 1년은 너무 짧은데...

(아이고 시발... 외국인이라 그런다 왜!!!)

나는 비자가 있어야 독일에 있을 수 있으니까. 내가 가진 비자가 1년짜리 워홀비자야.

- 여기서 워킹 홀리데이 못알아들음... 찌밤........... -

우리는 1년보다 더 오래 살 사람이 저 방의 새 세입자가 됐으면 좋겠어

사실 기간은 상관없지만, 매년마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는건 번거로워

같이 사는 공간의 룰을 알려줘야하고, 익혀야하고 이런거 좀..

독일이 비자를 주면 나야 독일에서 영원히 살고 싶지~ (시발)



마지막 말의 내 시발이 들린건지 더는 개같은 소리 안했다. 와 진짜 집 뿌수고 싶은거 참았네.

대체 저런 아무말대잔치는 왜 하는거야... 싫으면 싫다고 하던가. 이 겉과 속이 다른 새끼들...



그리고 집 다 보고 나오는데도 또 내 속을 쳐 긁어댄다



영어 못해서 미안해~~~

너 영어 잘하면서 그런 얘기 하지마~ 라는 말은 절대 해주지 않았다.

아니야, 내가 독일에서 독일어를 못해서 미안하지~ 까지가 내 선의의 한계. 와 진짜 개! 새! 끼! 고! 자! 나! 되! 라!


돈까스와 거의 비슷한 요리가 독일에도 있다, 슈니첼(Schnitzel).

애초에 튀기는 용도의 고기도 팔지만, 그건 일이 너무 커지니까 이미 다 튀겨진, 냉장식품을 구매했다. 두 덩이 400g2,19




이건 그냥 고기, 스테이크용으로 된거 구매




하지만 다시 슈니첼(Schnitzel)으로 복귀




스파게티 장인이 빠질 순 없다. 만능오일 만든 첫 날. 내가 만들었지만, 너무 맛있어서 감동...




이런 스파게티 면도 구입했었다. 만능오일 짱짱맨

역시 데코가 있어야 사진이 잘나오는구만?




스테이크는 겉면을 살짝 익힌 후에 오븐에 넣어야한대서

겉면을 살짝 익혔다




오, 고기가 바짝 구워졌어!!

기름없이 바짝 구워낸 감자튀김은 정말 맛있다.

감자튀김을 밥처럼 먹고 있다. 어차피 같은 탄수화물이니까?




또띠아로 무슨 피자를 만든다고... 라 생각했는데

이거 처음 만들어서 먹고 연달아 네 끼를 또띠아 피자 해먹음

소스? 하! 인! 즈! 케! 찹! 야호 ԅ( `ิิ ∇ `ิิ ԅ)ԅ( `ิิ ౪ `ิิ ԅ)




만능오일로 또 파스타 뚝딱뚝딱




감자튀김 얼마 안남아서 사러가니까 품절!!!

어쩔 수 없이 조금 비싼 다른 감자튀김을 샀다

뭔데 이거도 이렇게나 맛있지...


맛없는게 있긴 한건가...

닭날개 네 개는 애피타이저 느낌으로 ԅ( `ิิ ౪ `ิิ ԅ)




내 식량선반. 하인즈케찹이 놀라운 속도로 닳고 있어서 찍어봤다.

목이 길어 슬픈 케찹이여, 조금만 짧았어도 딱 안정적으로 들어갔을텐데 아쉽...





그리고, 나의 백번째 포스팅을 자축!

히히 맛있는거 또 먹어야지 ԅ( `ิิ ∇ `ิิ ԅ)ԅ( `ิิ ౪ `ิิ 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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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꽤 많은 사람들이 한국을 떠났다. 한국을 떠나서도 한국과 특별히 다르지 않게 살고 있는 그들이 이상하게 느껴졌다. 한국처럼 공부에 치여살고,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를 단 한번도 떠나지 못한 채 몇 해를 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좀 의아했다. 왜 즐기지 못하고 저렇게 살아야할까, 저런 삶이 싫어서 한국을 떠났을 텐데 왜 한국에서 사는 것과 별 다르지 않은 삶을 살고 있을까?



나는 교만했다. 내가 겪지 않은 것을 내 기준으로만 생각했다. 유학생들은 현지 월급에 맞춰진 그 물가에 맞춰서 살기에는 가난했다. 어디든 가려면 돈이었고, 숙박비는 한국보다 최소 두 배는 비싸다. 숙소의 상태는 돈값을 제대로 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떻게든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당일치기 여행이라도 한다고 하는데, 당일치기는 온전한 여행이라고 말하기에 힘든 점들이 많다. 


심지어 나는 짧지만 1년의 교환학생 경험이 있음에도 이 정도로 오해를 했는데, 아예 여권도 없는 사람들은 이들을 얼마나 부럽기만 한 눈으로 바라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고작 어학원을 다니는 나도 부럽다는 얘기를 듣는데, 무엇이 사람을 부럽게 만드는가. 나의 인터넷에 기록된 삶은 내 삶 중에 가장 좋은 삶일뿐이다. 나는 인종차별도 이 한 달 간 여러차례 겪었고, 마트에서는 잔돈을 집착적으로 확인해야한다. 독일어 못하는 외국인이라고 잔돈을 덜 주는건 어느정도의 일상이다. 그런 것을 굳이 장황하게 남기고 싶지는 않았다. 뭐 언젠가 한번 올려볼까? 하는 마음은 있었지만. 아직은 행복하고 좋은 얘기만 쓸 것도 차고 넘치기에 그런 것들을 남기고 싶지는 않않다.




어학원에서 배우는 것들은 매일매일 예습복습하니, 주말에는 항상 시간이 있을거라 생각했다. 그리고는 매주 주말마다 어디라도 나가는 삶을 살아보려했다. 여행을 일상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들고 싶었다. 하지만 이런저런 경비 계산을 해보고는, 살인적인 물가에 그냥 포기하고 만다. 집에서 세 끼를 다 해먹을 때는 식비에 대한 부담이 전혀 없는데, 12일이라도 가게 되면 식비가 가장 부담스럽다. 어떤 것이든 사람의 손을 거친 것은 다 비싸지는 나라, 인건비에 대한 부분이 명확하다. 그래서 이번 주말도 그저 집에만 있을 예정이다.


사실 집 안에서도 혼자 할 것은 많다. 하지만 조금 다른 것을 해보고 싶었을뿐이다. 나의 교만함을 또 다시 반성한다. 이번 주말은 대청소를 해야겠다.



주말에 어디라도 가보려다가 대충 경비 계산하고 혼자 울적해져서 쓰는 글

그리고는 주말 내내 독일 전역에 폭풍우를 동반한 천둥번개가 몰아쳐서 어디 안가길 잘했다고 또 좋아했다.



나는 작문 숙제를 좋아한다. 이건 영어공부할 때도 그랬다. 아무말대잔치를 외국어로 할 수 있다니! 넘나 좋은 것. 이번 작문 숙제는 친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는거다. 이런거 또 내가 잘하지, 없는 사람 가상의 인물 만들어내서 설명하기. 마치 있을 듯 하지만 실제로는 없는 사람을 만든다. 한국의 어느 도시에 살고, 우표 수집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게 됐다. 남편도 있고 아이도 한 명 있다. 그리고 티 타임을 갖는걸 좋아하는데, 특별히 홍차를 좋아한다. 뭐 대충 이정도의 짧은 숙제였다. 이런 작문숙제는 매일 받아도 너무 기쁠 것 같아! 라며 기세등등하게 제출했는데,


나를 괴롭히는 형용사 명사 성별 일치가 "홍차"라는 단어에서 잡혔다. 홍차는 영어로 Black tea, 독일어로도 똑같다. 그래서 나는 당당하게 썼다. "schwarz Tee"라고. 그런데 틀렸다네. Tee는 남성 명사이고, 그에 맞춰서 "검은"을 뜻하는 형용사도 바꿔줘야한다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명사만 성별이 있는게 아니라 형용사도 바꿔줘야하는 이거 너무 개로와.... 그래서 독일어로 홍차는 "schwarzer Tee


그나저나 차는 또 왜 남자야, 차 마시는 남자는 바로 안떠오르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다인(茶人)이 생각났다. 커다란 차 밭을 직접 일구는 튼튼한 남자. 참나, 상상 속의 남자들은 왜 다 젊고 커다란 남자인지. 내 상상 속의 남자들, 몹시 바람직하다. 그저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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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피아노는 피아노가 아니다. 원래 피아노라는 악기의 이름은 피아노포르테, 이걸 뒤의 포르테를 날리고 피아노만 쓰던 말이 널리 알려지게 된거라고 언젠가의 상식책에서 본 것 같다. 독일에서는 피아노를 클라비에(Klavier)라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피아노와 clavier라는 단어가 같이 쓰인다. c와 k, 딱 하나만 다르지만 발음이 완. 전. 다르다. 불어는 도저히 발음의 벽을 넘지 못했었는데, 독어는 현지라서 좀 가능할 수도 있을까? 


이런 단어들이 꽤 많다. 안경, glasses. 누가봐도 영어에서 아주 조금의 변형만 있는 형태면 수긍할 수 있지만, 아예 상태가 다르다. Brille, 그리고 안경은 여자다. 남성 명사와 여성 명사를 구분할 수 있는 100%의 방법은 없기 때문에, 나는 이걸 사람을 붙여서 생각하고 있다. 안경쓴 여자, 피아노 치는 남녀, 볼펜으로 뭔가를 쓰는 남자, 프린터기를 고치는 남자, 이런 식으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는 이걸 외울 수가 없다.


독일 펜팔 친구들에게 어쩌다보니 독일에 1년간 가게 됐다고, 독어를 공부해야한다고 했더니, 다들 엄청 걱정해줬었다. 그러면서 내가 모두에게 다 물었었다. 어째서 사물에 성별이 있는거야? 볼펜이 왜 남자야? 잉크는 왜 여자야? 이걸 어떻게 구분해? 라고 했더니, 독일인은 외우지 않아도 알 수 있어, 모국어잖아. 하... 그보다 더 정확한 답이 없겠지. 모국어 사용자에게 외국어로서의 그 언어를 묻는다는건 정말 멍청한 짓이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친한 독일인은 농담삼아 내게 Poor you! 라고 했다. 나도 대답해줌, Yes, please poor me



그게 세 달 전의 일, 종종 독일어로 내게 대화를 걸고, 나는 영어로 답을 한다.

더 이상 나를 불쌍히여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나는 생각보다 더, 잘,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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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가져온 엽서들이 슬슬 소진되고 있다. 왜! 왜냐고! 많이 가져왔는데! 이유를 난 알고 있지. 살벌하게 보내고 있으니까...;; 엽서들을 사려고 돌아다녀봤는데, 대부분 한 장당 1유로가 넘는다. 왜죠... 그런 가격은 내 통장이 용납할 수가 없어... 그래서 엽서를 거의 구입 못하고 있었는데, 책 좋아하는 인간이니 서점에 그냥 구경만 하러 들어갔다. 그리고 뜻밖의 득템! 오? 엽서북? 어예... (이 때는 그냥 장당 계산만 하고 오! 싼데!! 하고 샀는데, 100장짜리 엽서북이 훨~~~씬 싸다는걸 나중에 알고 울었다고 한다... 그래도 예쁘니까 괜찮아...)


그림을 전혀 모르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을 그저 동경하기에, 엽서들 중에서도 명화 엽서를 좋아하는 편이다. 작가들 이름을 세세히는 모르지만, 고흐와 르누아르를 좋아한다. 고흐도 그렇고 르누아르도 이미 이름부터 나! 는! 예! 술! 가!라고 쓰여있는 듯한 이름. Re/noir라니.. 이름부터 너무 까리해서 그저 좋다. 그런 르누아르의 엽서북을 샀다. 30장짜리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20장짜리여도 뭐.. 유명한 그림들은 거의 다 들어가있는 듯 하다. 그렇게 뜻밖의; 지출을 하고 서점 계산대에 줄을 서있는데, 아 저건 무료겠구나! 싶은 책자가 보인다. 이런 책자들 대충 보면서 아는 단어 찾는게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만지작거리고 있으니까 (혹시라도 돈내는걸까봐 ㅋㅋ;;) 직원이 유창한 영어로 응대한다! 하나 가져도 돼! / 알고 있었단다, 히힣. 그리고 내 차례가 되고 계산을 하는데 또 어? 이거도 무료겠는데? 싶은 것을 발견하고 또 만지작... 그거도 가져도 돼! 아싸.... 




그렇게 무료로 가져온 책 잡지와 미니 노트, 내가 구입한 르누아르 엽서북.

르누아르 그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




구입 안하고 집어가는건, 독일 정서상 어떤지는 모르겠다. 아직 독일 경험이 많지는 않으니까, 사람들의 정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당연하게도) 훨씬 많다. 혹시 독일 서점에서 뭔가 살 일이 있다면, 그리고 그 때 독일 서점에서 저런 미니노트를 무료로 주는 시기라면, 꼭! 가져가야한다. 

이유1. 독일은 저런 미니노트가 최소 1유로는 한다. 표지가 좀 예쁘면 다 2유로. 

이유2. 독일은 저런 무료 노트여도 종이 질이 살벌하게 좋다. 세상에.. 만년필이 안비치는데요???? 



이렇게 나의 뜻밖의 지출을 합리화해야한다... 근데 진짜 노트 짱짱이라구. 엽서 퀄리티도 생각보다 좋아서 좀 놀라웠다. 가끔 어떤 엽서들은 종이가 지나치게 얇아서 해외로 보내기에 좀 걱정스러웠는데, 이 엽서는 전혀 얇지 않은데다 종이 질도 좋다. 역시 만년필 산업/문화가 잘 되어있는 나라는, 종이의 질이 나쁠 수가 없다. 돈쓰고 뿌듯해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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