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크의 ㅈ같음은 이미 한 번 썼었다. http://fromde.tistory.com/189 하지만 그 후로도 당연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나는 몹시 괴롭다. 칼크를 없애기 위해서 구연산으로 물이 닿는 온갖 부분을 다 닦고 닦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아주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어차피 또 물이 닿으면 똑같아졌다. 괴롭고 괴로웠다. 특히 수도꼭지에 하얗게 뭉쳐진 칼크를 보면서, 저걸 통해서 나오는 수도꼭지의 물이 과연 요리에 적합한가라는 생각을 끝없이 해야했다. 그리고, 수도꼭지 칼크와의 나 혼자만의; 전쟁 선포....?



컬러로 찍으니 얼룩덜룩한 주방이 너무 심각하게 드러워서 흑백으로 찍었는데, 흑백으로 찍어도 드러움은 마찬가지다... 이렇게 구연산을 봉지에 넣고 밤새 담궈뒀다. 그런데 크게 달라지지 않아서 나를 몹시 맘상하게 했다. 왜, 대체 뭐가 문제야...




그렇게 칼크 제거제를 사러 뮬러에 갔다. 역시 다들 칼크때문에 힘든거구나. 칼크 제거제의 종류가 상당히 많다.




같은 브랜드에서 다른 용량과 물성으로 이렇게 다양히 팔고 있었다. 아무래도 이런 경우에는 위의 것들보다 이 브랜드의 것들이 신뢰가 가니까, 이걸 샀다. 어차피 내 전기포트도 칼크 제거를 해야하니까. 필요하다. 부디 이번에는 칼크가 제거되길 바라는 마음..




전기포트의 칼크는 놀라울 만큼 사라졌다. 하지만 수도꼭지의 칼크는 아직도 나를 빡치게 한다. 걍 새 수도꼭지를 사는게 맘편할 것 같고 그렇다. 하지만 이런 도전;적인 일이 생기면 나는 또 계속 시도해보는걸 즐긴다. 이렇게 계속 시도하다 해결되면 그 희열감은 상당하니까!




은행 얘기지만 Schreibarbeit 카테고리에 가지 않은 이유는, 딱히 스트레스 받는 서류작업 없이 그냥 간단하게 잘 끝났기 때문이다. 독일에 사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겠지만, 여기는 예약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모든 것들에 예약이 필요하다. 이메일로 미리 예약해뒀고, 약속시간보다 아주 살짝 일찍 도착했다. 내가 도착한 것을 인포메이션에 알리고, 자리에 앉아있었다. 그러자 곧 커피? or 티? 라고 묻는다. 무슨 티냐고 묻기가 어려운; 나는, 그냥 물주세요. 라고 얘기한다. 여기서의 물은, 높은 확률로 탄산수이다. 집에서는 브리타로 정수된 물을 마시기 때문에, 밖에서 물을 마실 일이 있으면 대부분은 돈을 내야하니까 탄산수를 주문한다. 여기는 공짜인데도 탄산수를 주니 개이득... 




독일에서 얼마 살지 않았지만, 이들이 이렇게 탄산수를 마시는 이유를 알 것 같다. 일반 물은 뭔가 좀 다른 나라의 깨끗한 물들보다 퀄리티가 좀 떨어진다. 생수는 덜하지만, 수돗물에 그 엄청난 석회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듯.. 생수를 사다 나르기가 몹시 귀찮아서 브리타로 정수해서 마시고 있는데, 꽤 많은 한국 사람들이 생수로 쌀을 씻고 밥을 한다고 들었다. 게으르고 입이 무딘 내게는 너무 다른 세상 이야기지만, 어느 정도는 이해도 된다. 입이 예민한 사람들은 모두 정수를 하든 안하든 그 수돗물에서는 특정한 향이 난다는 소리를 했다. 몰라 그런거... 나에게는 나지 않아...


먼저 사진부터-



어느 카테고리에 넣어야할지 고민해야했다. 누구나 이렇게 공부해야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에, 위버 도이체에는 넣을 수 없었고, 나의 공부 방법을 굳이 아무말대잔치에 넣기도 조금 신경이 쓰였다. (이런 것조차 너무 유난유난 개유난인 것...)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모습이니까 만하임 카테고리에 넣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해서 넣어본다.


독일어만 이렇게 공부한 것은 아니고, 영어도 심취해있을 때는 이렇게 공부했었다. 동사원형을 확인해야하는 동사들은 모두 특정색(주황색)으로 다 분류한다. 그리고 조동사들은 모두 녹색으로 분류해서 그 문장의 시제와 태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한다. 전치사는 핑크색, 부사는 파란색, 특정 구문은 노란색. 이렇게 다 특정색으로 구분을 해두면, 저 색으로 머리에 들어오는 그림이 생긴다. 그렇게 나는 부족한 암기력을 온갖 방법을 동원하여 메꾸면서 공부하고 있다.


사실 편하게 그냥 대충 읽고 단어 뜻도 다 유추되고 굳이 이런 필사가 필요없으면 참 좋겠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다는걸 내 자신이 더 잘 안다. 반드시 손으로 베껴쓰면서 공부를 해야하고, 이런 온갖 색의 형광펜이 필요하다. 형광펜뿐 아니라 쓰는 펜들의 색도 다 특정한 의미를 갖고 있다. 그래서 볼펜 한 자루 들고다니는 다른 사람들 보면 참 신기하다... 종종 부럽기도 하고. 하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걸 굳이 부러워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기에, 내가 가진 것을 스스로 더 아끼면서 잘 보듬어주면서 살아나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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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바람이 굉장히 부는 날에는 초코향이 온 도시에 흐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나는 이것이 실제라는 것을 전혀 예측하지 못했고, 그저 내가 핫초코가 너무 먹고 싶지만 먹지 못하고. 특정 까페 근처에서만 그 찐한 핫초코향이 나를 감싼다고 생각했다. 언젠가는 그 까페 안에서 꼭 저 찐한 핫초코를 마셔보겠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게 바람에 실려서 온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 그런데 어떤 날, 방에서 창문을 열었는데, 초콜렛 향이 방 안으로 들어왔다. 그 까페는 내 방에서 거리가 있는데...? 뭐지... 이상했다.


그리고는 평범하고 평범한 수업의 어느 날, 내가 이 얘기를 했더니 선생님이 사실을 알려주었다. 내가 사는 이 도시에서 150km 정도 되는 지역에 Ritter Sport 초콜렛 공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바람이 유난히 많이 부는 날에, 그 도시의 초코향이 나의 도시까지 흘러 들어온다고. 아니, 그정도의 위치인데도 그렇게나 초코향이 자주, 많이 나는거면, 30km 거리의 슈투트가르트는 얼마나 초코향이 자주 나는건지 궁금해졌다. 멀지 않은 미래에 꼭 그 공장의 견학을 해야겠다. 너무너무 가고 싶다.



 

7~8월에는 대부분의 독일 사람들은 여름 휴가를 떠난다. 학원 선생님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대부분 2~3주를 떠나게 되서 학원에 임시선생님도 오고 그렇게 된다. 내가 있던 반의 선생님은 대학생이라서, 일주일만 휴가를 가기로 했고, 일주일을 다른 선생님이 가르치게 되었다. 그런데... 아예 이 선생님과 만나지 않았다면 모를까... 이 프로페셔널한 선생님(A)께 일주일 배우고 나니, 그 대학생 선생님에게는 더는 배우고 싶지 않았다. 대학생(B)에게 배운다고 저렴한 것도 아니고, 똑같은 돈을 내고 그럴 수는 없었다. A 선생님께 계속 배우고 싶다고 얘기를 건넸는데, 선생님은 곤란해하셨다. 뭐 어쩔 수 없지... 그래서 일주일이 끝나는 날에 엽서를 써서 드렸다. 





내가 직접 찍어서 제작한 엽서! 경주 설명도 짧게 적었다. 그리고 한복 주소스티커에 내 이름과 선생님 이름을 같이 적었다. 수업 너무너무 좋아서, 처음부터 쭈욱 선생님께 배웠으면 정말 좋았을 것 같다고 적었다. 엽서를 드리니 선생님이 엄청 좋아하셨다. 앞으로도 이렇게 선생님과의 이별이 있을 때마다 엽서 한 장씩 써서 건네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파스타 종류별로 다 사서 해먹어보고 있다. 숟가락으로 퍼먹기 좋아서 이것도 꽤 오래 해먹었다.




파스타가 소량 남아서 돈까스를 사다 굽고 계란후라이도 했다.

계란후라이를 저렇게 못나게 만들 수도 있는건가 반성.




꽤 오랫동안 볶음밥에 심취해있다. 우선 이렇게라도 야채를 먹고 있다고 스스로를 위로해야했고, 치즈가 너무 싸니까 볶음밥 위에 올리는 치즈가 또 꿀맛이다. 그리고 아래에 깔려서 잘 안보이지만 반숙 후라이도 슥슥 섞으면 꽤 그럴듯하다.




계란이 보이지 않아서 계란이 보이게도 얹어서 찍어봤다. 물론 다른날이다.

맨날 거의 같은 음식을 먹는다. 음식에 질리고 어쩌고 할만큼 한가하고 여유롭지는 않다.




좀 안어울리게 보이지만, 이런 조합도 괜찮다. 바게뜨를 오븐에 꾸웠다. 하.. 역시 밀가루는 신의 은총.




햄버거 패티로 나온 소고기를 마치 스테이크마냥 구워서 밥반찬으로 먹는다.

아스파라거스는 냉동으로 된걸 샀는데 생각보다 양이 너무너무 많아서 처치곤란.

쌀은 딱봐도 별로 맛없게 생겼지만 걍 먹는다. 뭐 어쨌든 밥이긴 하니까!





매일 하루 세 끼를 만든다는건 정말정말 엄청난 시간이 드는 일이다. 그렇다고 밖에서 사먹을 순 없다. 너무 비싸니까... 직접 다 해먹고살아야겠지. 귀찮지만 해먹어야겠지. 한국이 생각나고 그리운 일은 거의 없는데, 편의점 도시락이 너무 생각난다... 그렇게 싸고 간단하고 맛있는 식사가 세상 어디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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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에 처음 간 날을 올리려 했지만, 하루만 가고 안가면 뭔가 의미없을 것 같았다. 이틀 연속으로 갔기에 혼자 감동받아서 이렇게 올려본다. 원래 공부할 때 유난떨면서 하는 것을 몹시 좋아하기에, 이렇게 또 도서관에 있는 모든 사전의 도움을 받을 기세로 사전을 끌어모았다. 아래쪽에 보이는 내 소지품 왼쪽부터, 만년필 케이스, 단어카드, 필통. 




이렇게 잔뜩 펼쳐두고 공부한다. 내 방의 책상이 넓지만 넓게 사용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미 책상에 뭔가가 많아서... 하지만 도서관의 책상은 내가 온전히 사용할 수 있어서 좋다. 넓게 넓게 온갖 필요한 책들 다 펼쳐놓고 쌓아놓고 좋다좋다. 공부할 때 여러 펜을 사용하는 것도 내게는 굉장히 중요한 일이다. 문구류가 갖춰져있지 않으면 공부할 수 없어...!!




매일 단어가 부족한 것을 느끼고 있다. 그래서 단어를 이렇게 독독사전으로 검색해서 정리하고 있다. 오늘 첫 날이라 쉬운 단어들도 많다. 사실 쉽다기보다 숙제에서 나온 단어들을 우선 정리했다. 영어와 비슷하지만 아주 조금 다른 단어들이 많은데, 그 다른 철자들을 항상 헷갈려서 그게 조금 곤란하다. 




위의 내용에는 없지만, 독일어로 "커피를 만든다"에 쓰이는 동사는 kochen을 쓴다. "점심을 준비하는 요리를 하는 것"도 kochen. 하지만 "고기나 빵을 만드는 것"은 braten. 독일어로 스푼/포크/나이프를 나타내는 말의 성별은 각각 남성/여성/중성이다. 약간.. 외국인에게 어려움을 주고 싶고 그랬었을까? 대체 왜 이런 이상하고 알 수 없는 성별이 생긴건지는 모르겠다. (der Löffel 스푼/die Gabel 포크/das Messer 나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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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하임에서 단 한번도 외식을 해보지 않았다. 외식비가 비싸기도 하고, 팁 주는 문화에 익숙하지 않기도 하고. 같이 수업듣는 분들이 점심 같이 먹자고 해서 오게 된 곳. 여기 버거와 고구마 튀김이 끝내준다고... 사진에서 보이는 저게 감자가 아니라 고구마다. 역시 다른 사람들이 추천해주는 곳은 한번쯤 와볼만하다. 너무 맛있고 맛있고 맛있었다. 그릇에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채로 싹싹 다 긁어먹었다;


Mannheimer Burger 6,9

Süßkartoffel Pommes 2,7


고구마 튀김은 단품만 주문하면 3,7, 버거랑 같이 주문하면 1유로가 할인된다.

10유로가 안되는 가격에 외식을 하다니.. 놀랍다.



독일에 살게 되면서, 특별히 밥을 챙겨먹어야겠다는 생각을 한 적은 없다. 그래서 이전 집에 사는 두 달 반동안, 밥을 한 번도 하지 않았다. 밥통이 없기도 했고. 그런데 이사를 하면서 미니밥솥을 중고로 구입했다. 구입하면서도 이렇게 작은 밥솥으로 무슨 밥이 제대로 되겠어... 라고 생각했었지만, 한 번 밥해보고 왜 유학생들이 다 이 밥솥을 하나씩 갖고있는지 알게 됐다. 엄청 작고 장난감같은데, 생각보다 밥이 잘 된다. 그래서 나는 요즘 거의 매일 밥을 한다. 하루 세 끼 모두 불 앞에서 요리를 하는, 한국에서는 상상도 못할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런데 밥의 가장 큰 문제는, 반찬이 있어야한다는 것. 하지만 나는 반찬을 따로 만들기도 귀찮으니 다 섞어버리는 볶음밥을 택했다. 매일 볶음밥을 만든다. 갈 수록 실력이 늘어나고 있다.



처음에 만들었던 볶음밥은 차마 사진을 찍을 수 없을 정도로 처참했다. 꼴은 처참했으나 맛있었다. 그리고 역시 볶음밥에는 치즈지! 하면서 치즈를 얹기 시작하면서 사진을 찍었다.




냉동야채를 먼저 버터에 볶는다. 야채 손질 그런거 귀찮아서 못합니다... 그냥 가위로 봉지 잘라서 부어주면 끗.




야채가 좀 익으면 돼지고기를 투하. 참나.. 생고기 너무 사랑하고 사랑하고 사랑합니다.

이제 냉동고기 먹고싶지 않아...




훌륭한 자태로 잘 익어가고 있다.

여기에 밥을 넣으면 끝! 너무 간단.. 이것은 요리가 아니다. 그냥 전자렌지 뎁히는거랑 뭐가 달라...




필터가 너무 과하게 끼얹어졌네. 밥이 뜨거워서 항상 치즈가 금방 잘 녹아준다.




인스타용 사진으로 찍어봤다. 밥 양이 많아보이는건 기분탓입니다. 진짜에요...




그리고 최종 진화 버전! 볶음밥에 계란후라이를 잊다니!!! 잊을걸 잊어야지!!

사진 찍으려고 테이블 매트로 옮기다가 노른자가 터졌다... 맘아픔...



이렇게 과하게 잘 챙겨먹으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살이 빠지지 않는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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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랑은 아니지만, 나는 숫자도 못세는 상태로 독일에 왔다. 그리고 정확히 12주가 지났고,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았다. 특별히 내가 공부하는 것을 좋아해서라기보다(물론 좋아하기도 한다), 나는 돈을 지불하면 그 지불한 것을 100% 누리지 못하는 상황이 만들어지는 것이 싫다. 물론 헬스장은 예외... 학원의 경우 서른 넘게 살면서 단 하루도 빠져본 적 없다. 그런데 이게 여기서는 좀 특별한 일인가보다. 단 하루도 결석하지 않은 내가 조금 신기한듯.


당연하게도, 결석하지 않고, 나는 학생으로서는 꽤 성실하니까 총 16주가 걸리는 초급반이 12주에 끝났다. 사실 더 빨리 끝낼 수도 있었는데, 나 혼자만 안다고 넘어갈 수 있는게 아니라 어쩔 수 없었다. 답답했지만 뭐 어쩔 수 없지, 혼자듣는 수업이 아니니까. 한번 더 들으면서 확실히 할 수 있어서 나쁘진 않았다. 특별히 좋을 것도 없었지만.



그리고 내일, 어쩌면 날짜도 딱 81일인지. 중급반 수업을 듣게 된다. 이렇게 빨리 중급반으로 가도 되는지 조금 의아하지만, 나는 분위기를 많이 타는 성격이라, 중급반에 갖다두면 중급이 되고 초급반에 갖다두면 초급이 된다는거 내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나는 항상 쥐의 머리가 되기 보다 소의 꼬리가 되는 삶을 살았다. 그래서 비교하며 속상한 일도 많았었다. 하지만 이제는 비교하는 삶은 버렸고, 소의 꼬리에서 소의 몸통들과 놀면서 지적유희를 즐기는 쪽을 선택했다. 내가 될 수 없는 소의 몸통은 부러워하지 않기로 했다.



이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 시간을 꽤 행복했었던 시간으로 기억할 듯하다. 매일 원없이 공부하고 매일 먹고 싶은거 잔뜩 먹고 충분히 자고 좋은 사람들 만나고 주말에는 멀리든 가까이든 어디로든 놀러가고. 이렇게 행복해도 되나 싶을 정도의 행복감. 그저 좋다. It can not be better than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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