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의 새해결심, 다이어트. 나는 또 2324395875번째 다이어트 중이다. 다이어트 파우더만 먹으면서 다이어트하려고 했는데, 뭔가 자꾸 씹고 싶어져서 이렇게 샐러드를 사오기 시작했다. 이 샐러드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리스식 샐러드가 제일 맛있다. 모두의 입맛은 비슷하니까, 늦게가면 그리스식 샐러드만 다 팔리고 없다. 마트를 매일 가도 되지만, 번거로우니까 이렇게 마트에 갈 때 두 개씩 사오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두 개를 사온 날.




이틀에 한 번 마트 가는 것도 귀찮아졌다. 그래서 세 개를 사왔다. 그리고 그리스식 샐러드의 포인트, 페타 치즈!! 도 샀다. 분명 식사를 간단히 하려고 샐러드를 사는건데, 이렇게 넣는게 추가로 생기면 곤란하지만... 페타 치즈가 아주 조금만 더 있으면 더 샐러드가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페타 치즈 가격을 봤더니, 세상에 69센트!!! 어떻게 사지 않을 수가 있나..




페타 치즈를 아주 조금 더 넣었더니, 풀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더 넣어먹을 풀;;을 또 저렇게 추가로 샀다. 이렇게 무한히 늘어나다가 풀만 먹지만 덩치는 큰 코끼리가 되는건 아니겠지..... 반성, 또 반성. 글구 저탄고지하는 동안 과일이 금지라 과일이 먹고 싶었는데, 마침 사과가 세일을 해서 사과도 샀다. 프랑크푸르트의 동네 유명 술이 사과와인이라 당연히 이 근처 사과일 줄 알았는데, 프랑스산 사과...? 너는 어쩌다 여기까지 온거니. 배달료는 나오는걸까... 사과 61kg에 1.09유로. 1400원.




먹고사니즘 정말 귀찮고, 그냥 배 안고프면 계속 안먹어도 딱히 상관은 없는데 끼니에 맞춰서 한없이 계속계속 배 고프고.. 하.. 그래서 뭐라도 좀 간단하게 먹으면서 살빼보겠다고 요케베를 주식 삼아 샐러드를 곁들이고 있는데, 샐러드에 뭘 자꾸 넣어먹고... 그래도 꾸준히 하다보면 살이 좀 빠지겠징... 그래야할텐데.


다음 주에 여름 휴가로 옆 방에 사는 중국인이 상하이에 다녀온다고 한다. 한달간 못볼거라고 같이 점심 먹자고 하길래, 난 그냥 초대하는건줄 알고 알았다고 했다. 한시간 후에 다른 방 중국인도 요리를 시작하길래, 어...? 하면서 진짜진짜 아껴둔 비빔면을 꺼냈다. 다같이 식사한다고 중국음식들 차리는데, 나는 식사랍시고 식빵이나 피자를 낼 수 없으니... 어울리지도 않고. 약간 기름진 중국음식에 아주 약간 매운 맛이 있는 비빔면이 잘 어울릴거라고 생각했다. 사실 한국에서 50% 추가된 비빔면 특별판;;을 독일 가져오려고 사놨었다. 그런데 캐리어 싸다보니 도저히 넣을 수가 없었고, 동생이 말하길 한인마트가면 전부 다 판다길래 마지막에 뺐었다. 그리고, 한인마트같은건 만하임에 없었고, 동생에게 부탁했었다. 만하임올 때 비빔면 좀 사다줘... 고맙게도 몇 개 사다줬었다. 아끼고 아껴온 내 비빔면ㅠㅠㅠㅠ을 꺼내서 만들었고, 나 이거 안꺼내고 계속 넋놓고 있었으면 진짜 이상한 사람될 뻔 했다....


요리의 이름들을 다 물어봤는데, 중국어가 너무 어려워서 기억할 수 없었다. 하지만, 모든 요리들은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특히 가장 앞쪽의 저 고기요리는, 무려 20시간을 저 상태로 쪘다고 한다. 만두먹을 때만 찜기를 쓰던 나는 고기를 찌니까 이렇게나 부드럽구나... 하고 놀랬었다. 하지만 글을 쓰는 지금, 한국도 갈비찜 있네? 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에서 내가 요리할 때, 고기를 쪄본 적은 없다... 고기는 무조건 직화!!! ㅋㅋㅋ



가장 멀리에 보이는 저 비빔면이 3개 분량이다. 대충 다른 음식들의 양도 가늠될듯... 





한국 누들이라고 하니, 국물이 있는 라면을 생각한건지, 아니면 비빔면이 아직 독일에 없어서 얘네가 모르는건지 물 없는 한국 누들은 처음 본다고 했다. 색과 향이 약간 매운거 같다길래, 하나도 안매워~~ 라고 대답해줬다. 나의 말을 너무 신뢰한건지 중국인 두 명이 한입 크게 먹고 맨밥과 물을 계속 먹는걸 봐야했다... 미안... 이정도의 매운건 중국인에게 맵지 않다고 생각했어.. 같은 동북아시아니까...? 하지만 이내 맵지만 땡기는 맛이라는걸 알아챈건지 인기 폭발이었다. 씬나게시리... 비빔면을 밥 반찬 삼아서 먹는걸 보게 될 줄이야 ㅋㅋㅋ


부엌이 그렇게 넓은 편은 아니라 모든 인원이 다 요리를 할 수는 없었고 어쩌다보니 여자 세 명이 요리를 했는데, 중국 남자도 요리를 잘한다는건 알고 있었다. 이 누들 어떻게 만들었냐고, 본인도 이걸 만들어 먹고 싶다고 물어서 나는 몹시 당황했다... 그냥 끓이면 되는데... 라는 대답밖에 할 수 없었다. 소스는? 이라고 묻길래 소스는 패킹에 다 들어있어...... 미안... 이런 대답밖에 못해줘서ㅠㅠㅠ 하지만 정말이란다... 이렇게까지 인기있을 줄이야. 너무 즐겁다. 역시 같은 문화권에 있다는건 종종 이렇게 즐거운 일을 만들어준다.



중국인들에게 이 얘기 해주는거 언제나 인기 폭발이라 10년;만에 또 하게 됐다. (호주에서도 중국 학생과 식사할 일 있었을 때 이 얘기 해준 적 있었는데, 그 때도 인기 폭발이었다.) 중국 유학생이 올린 글이었는데, 가끔 중국인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처음 식사를 하게 되면, 본인도 모르게 한국 식사 예절대로 음식을 전부 다 먹게 되고, 중국인들은 그들의 식사 예절에 따라 음식이 부족했나봐ㅠ 라고 생각하게 된다고. 오늘도 이 얘기 해줬더니 중국인들 다들 너무 좋아한다. 한국 테이블 매너는 준비된 모든 음식을 다 먹는거라고 했더니, 엄청 놀란다. "어떻게" 이렇게 많이 준비한 음식을 다 먹냐며 놀란다. 그것이 한국 식사 예절이란다... 물론 중국 식사 예절은 그렇지 않은거 알고 있어서, 한국인 유학생이 중국에서 유학하면서 중국 친구를 사귈 때 오해를 많이 받는다고 했더니 막 웃는다. 한국은 중요한 식사자리에서 잘 먹는걸 보여주려고 소화제를 미리 먹고 식사자리에 간다는 말도 해주고 싶었는데, 나의 영어는 너무 짧은거지.. 그리고 한국에서 먹듯 엄청 빨리; 막 신나서 급하게 30분쯤 먹고 내가 좀 지쳐보이니까, "한국 예절 지키지 않아도 괜찮아! 여긴 독일이고, 우린 중국인/이탈리아인이야!" 라고 했다 ㅋㅋ (옆방 중국인의 남자친구가 이탈리아인이다.) 유쾌한 중국인들이다. 저런 호방함 좋아... 준비된 음식을 모두 먹어야하는 한국인의 식사 예절과 초대받은 사람이 모든 음식을 먹지 않도록 넉넉히 요리를 만들어야하는 중국인의 식사 예절이 만나면...? 방패에 창이 꽂혀야한다....... 큽.......


그렇게 두 시간 넘;게 점심을 먹고, 식사를 마칠 때 쯤 이탈리아인이 얘기한다. 우리는 모두 한숨 자야해. 그래서 내가 거들어줬다. 당연하지! Because stomach will work! 이런 어이없는 영어에 다 웃어준다. 역시 우리는 모두 영어가 짧고, 짧은 영어에 모두 행복할 수 있다. 세계인은 하나... (한숨 자고 바로 쓰는 글, 글쓰는 현재 독일 시간 2016/06/26 4:47pm)



3개에 2,89유로니까, 한 판에 1250원짜리 냉동피자를 샀다.

뭘 좀 많이 샀을때나 쇼핑샷을 찍지, 이렇게 피자 하나 달랑 사왔을 때는 정말 배고픈데 아무 것도 요리하고 싶지 않을 때라는 거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괴물처럼 찢어제껴서 치즈 팡팡 뿌리고 오븐에 쳐넣어서 박스 사진은 없다.



진화 1단계. 모짜렐라 치즈를 소박하게 뿌려봤다. 




진화 2단계. 모짜렐라 치즈를 넘치게 뿌려봤다. 좀 과했다...




진화 3단계. 죽기전에 꼭 먹어봐야하는 치즈 중 하나라는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뿌렸다.

모짜렐라는 이미 다 가루에 가까운 상태라 뿌리기 편했는데, 그라나 파다노 치즈는 블럭이라서 갈다가 내 손가락까지 갈아버릴뻔했다.

나 정도면 팔이 꽤 튼튼한데도 이렇게나 아프다니... 연약한 여자는 요리를 할 수 없겠구나.



사진 세 개 올리고 나니 기본이 없네... 피자 사진 보니까 배도 고프고, 오늘 저녁은 이 피자로 먹어야겠다. 오늘 사와야지. 

(글 쓰는 오늘, 2016/06/30, 6월 글은 6월에 좀 끝내려고 마지막날에 몰아서 써제끼는 중. 나도 참 나다..)



나는 구황작물이 싫다. 부유한 적은 없었어도, 특별히 가난하게는 살아보지 않았던 탓에, 나는 가난함을 모르고 자랐다. (혹시나해서 붙이자면, 문장 그대로이니 오독하면 곤란하다. 글자 그대로일뿐이다. 가난을 폄하하지고, 나의 삶을 자랑하지도 않았다. 자랑할 만한 삶을 살지도 못했다.) 무튼, 그래서 나는, 경험하지는 않았지만 강렬했던 특정 기억들이 가난함과 닿아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많은 소설들에서 읽은, 구황작물인 감자와 옥수수로 기근을 버틴 그 이야기들이었다. 


나는 책을 읽을 때 몰입을 잘 하는 편인데(쉽게 잘 빠지는 장점이자 단점이 있다), 감자와 옥수수를 특별히 많이 먹어보지 않았었던 어린 나이에 이미 감자와 옥수수는 전쟁이 생각나는 그런 먹거리로 받아들이게 됐다. 이상한 일이다. 지금 생각하면 그 나이에 왜 전쟁소설을 좋다고 그렇게 읽었는지 모르겠다. 어릴 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너무 다른 사람이다. 너무 다른 존재지만, 어릴 때의 내가 현재의 나를 만들긴 했다. 무튼, 구황작물은 맛있을 수는 있는데 살을 찌우고 배부르다. 너무 싫은 존재들이다.



그런데, 그랬던 내가, 요즘 매일 감자를 주식으로 먹고 있다. 특별한 이유는 아니고, 그냥 밥은 하기 싫은데, 뭔가 조금은 속이 든든해야하니 탄수화물은 섭취해야할 것 같아서 뭘 먹어야할지 마트를 둘러보니, 독일인들은 감자를 굉장히 다양하게 먹고 있었다. 크뇌델은 날이 살짝 쌀쌀할 때 아침에 그거 한두개 먹고 학원가면 세네시간은 거뜬히 든든했었다. 요즘은 감자튀김;을 주식으로 먹으며 지내고 있다. 감자튀김인데 당연히 맛있는거 아니야??? 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한국에서도 감자튀김은 특별히 즐기지 않았다. 맥주 마시러 가서 안주로 감자튀김 주문하면 내게 결투신청하는거였다고... 뭐 맥런치는 봐줌, 싸니까.



나를 먹여살리고 있는 REWE의 저가 브랜드 Ja! 총 세 종류의 감자튀김을 만들어낸다. 맥도날드 감자튀김과 같은 그 감자튀김은 1키로에 0.79유로, 다른 두 종류는 1키로/750g1.09유로씩. 이 큰 용량들의 가격이, 약 1500원정도라는 셈이다. 맥도날드 감자튀김은 1000!!! 어떻게 주식이 안될 수가 있냐 이거에요... 집에 진짜 좋은 오븐도 있어서 기름 하나도 안넣고 매일 감자튀김을 오븐에 구워낸다.




오븐에 구워내면, 원래 있는 기름들이 오히려 빠진다. 그래서 저 베이킹용 종이를 깔고 오븐에 굽는다. 감자튀김 각각도 다 맛있고, 하인즈 케챱도 열일한다. 원래는 가장 싼 맥도날드용 감자튀김만 한 달간 사먹었는데, 동생이 오는 기념으로 조금 비싼, 그래봐야 1500원정도인 다른 감자튀김도 샀더니 너무 맛있는거다. 오천원도 아니고 오백원 정도는 쓸 수 있으니까, 오백원 더 들여서 감자튀김 세 종류를 다 구비해놓기로 했다. 이 푼돈에 삶의 질이 이렇게 달라지다니... 씨리얼 섞어서 먹어야 맛있다고 알려주신 선생님, 감사합니다. 알려주신 삶의 팁을 응용해서 저는 감자튀김도 섞어먹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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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크무슈에 들어가는 그! 하얀 소스가 베사멜 소스라고 해서, 라자냐 만들고 남은 베사멜 소스로 샌드위치를 만들었다. 베사멜 소스로 만든 샌드위치인데 베사멜 소스가 안보이는 이유는! 내 베사멜 소스는 하얗지 않기 때문에... 까막눈이라 밀가루가 아닌 호밀가루를 샀기 때문에^^.... 마침 살라미도 있고, 고다 치즈는 냉장고에 항상 있으니, 순식간에 슥슥슥 얹어서 한끼를 또 해결했다. 하루 세 번 뭔가 만들어서 먹어야하는거 너무너무 고단하다. 설거지 너무 싫고, 그래서 뭘 만들려다가도 그냥 식빵에 치즈 살라미 샌드위치 소스 넣어서 간식맨에 넣고 치즈만 딱 녹여서 먹는 끼니가 늘어난다. 이것도 결코 복잡하게 먹는건 아니지만, 더 간단하게 먹고 싶다. 근데 더 간단할 수는 없겠지... 휴- 아마 하루 세 끼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시간과 하루에 공부하는 시간이 꽤 비등할 것도 같다. 물론 오븐 30분 돌리는데 그 옆에 내내 붙어있는건 아니지만. 




요즘 냉동피자에 좀 맛들렸다. 냉동피자 3개에 3유로라서 한끼에 1유로라고 생각하니 개이득.

냉동피자에 내가 가진 온갖 치즈들 다 얹어서 오븐 돌리면 1유로의 행복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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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생기게 마련이니까 나 혼자 부엌을 쓸 수가 없다. 오른쪽 두 개는 내 라구소스와 루, 왼쪽 두개는 옆 방 중국인들의 점심 준비. 이렇게 네 개가 같이 돌아가면 사람은 최소 두 명이 부엌에 있으니까 부엌이 엄청 복잡하다. 다시는 오리지널 라자냐를 만든다고 주접떨지 않으리... 그 와중에 라구소스는 오래 끓여야해서 금방 끝나지 않고, 루는 눌러붙지 않게 옆에서 저어줘야한다. 결국 나는 오랜 시간동안 부엌에 서 있어야한다는 얘기. 아이고...




모든 일의 원흉. 라자냐 판때기. 많이도 들었다. 질소포장같은거 좀 배우고 그랬으면... 이렇게 꽉꽉 채울 필요는 없잖아...?




제대로 끝내지 않았어도 어쩔 수 없다. 라구 소스가 자꾸 졸아서 더 끓이면 안될 것 같았다. 그리고 라자냐 판때기를 하나씩 익히기 시작했다. 한꺼번에 다 물에 넣어버리면 다 붙어서 법석이 될 것 같은 강한 느낌이 왔다. 하지만 하나씩 다 따로 끓이는 것도 상 노가다였다. 요리는 노가다가 맞다. 그래서, 남자가 하는 것도 맞다... 요리하고 싶지 않다... 내 평생 부엌을 쓰는 일이 없는 삶이 내 꿈이다.


라구 소스를 가장 아래에 한 층 깔고, 라자냐 판때기 세 장을 각각 따로 끓여서 올려줬다. 노! 가! 다!




거의 기계처럼 해서 중간 과정은 이게 끝. 한장씩 따로 끓이는거 정말 엄청난 짓이었다. 다시는 하고 싶지 않아...


라구 소스 - 라자냐 판 - 베사멜 소스, 그리고 다시 라구 소스로 반복되는 이 것을 총 네 번 반복했다.

그리고는 위에 그라나 파다노 치즈 블럭과 고다치즈 블럭을 팔이 떨어져나갈 듯이 치즈를 갈았다.

음식점에서 남자 서버들이 쉽게 갈아주던데, 내가 하니까 팔이 왜 이렇게 사라질 듯이 아픈거지..

역시 요리는 남자가 해야한다.



다 만든 라자냐는 이렇다. 아직 오븐에 넣기 전이다. 시판되는 라자냐들처럼 옆이 깔끔하지 않다. 아니 깔끔할 수가 없다. 나는 인간이니까!!!




팔이 갈리는 듯이 치즈를 혼신의 힘을 다해서 갈았다. 그렇게 열심히 갈아제꼈는데도 치즈블럭은 거의 줄지 않았다. 혹시 저 치즈블럭들 막 1년안에 겨우 하나 다 쓰고 그런거 아닌가... 그런거면 난 그런 치즈블럭을 지금 종류별로 세개를 산거네? 우리 존재 화이팅!




저 난리법석을 했는데, 라자냐 판은 절반도 못썼다. 앞으로 족히 두 번은 더 해먹을 수 있는 분량이 남았다. 이거 잘라서 파스타 면으로 쓸 수는 없는건가... 라자냐를 또 만들 생각을 하니 식욕 감퇴의 효과가 2분쯤은 지속되는 것 같다.




오븐에 들어갔다 나오셨다. 치즈들이 퐁퐁하니 잘 녹았다. 더 맛있게 먹고 싶어!!! + 사진 좀 예쁘게 찍고 싶은데 녹은 치즈는 정지 사진에서는 별로 예쁘게 안나오니까ㅠ라며 치즈를 더 갈았는데, 표면에 닿는 족족 온도때문에 녹아서 사라졌다...




첫 라자냐 식사. 그간의 고생이 전부 사라졌다. 두 번쯤 더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이렇게 맛있어도 되는거냐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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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잘못 구입한 라자냐 판때기를 사용;하고자, 라자냐를 직접 만들어보기로 도전했다. 우선 여기는 다양한 치즈를 쉽게 구할 수 있으니까. 그리고 한국에 비하면 저렴하기도 하고. 하지만 이게 얼마나 노가다였는지 나는 이틀이 지나서야 알게 됐다. 


내가 그간 먹은 라자냐가 몇십키로그람은 족히 될텐데, 그 라자냐에 빨간 소스가 아니라 흰 소스가 들어간다는걸 이제야 알았다. 역시 직접 요리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것이 너무 당연한걸까, 내가 무딘걸까.. 정통! 라자냐를 만들어보겠다며 레시피를 찾아봤는데, 지금이라도 손떼는게 나은거 아닐까? 라자냐 많이 해먹을거라고 간 돼지고기 1kg 사왔는데... (결국 나름 엄청 열심히 써보려고 했으나, 500g밖에 못씀)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 만들어서 그 안에 돼지고기 넣으면 간단하게 라자냐를 만들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베사멜 소스? 루? 글구 토마토 스파게티 소스의 원형인 그 소스의 이름은 라구 소스? 으어어어어어 해낼 수 있을까...



요리에는 전혀 관심이 없이 살던 내가, 꼭 외국만 나오면 요리에 심취한다. 사실 요리가 너무 좋아!!!서 요리를 한다기 보다, 교환학생으로 갔었던 호주에서는 고기를 비롯한 식재료가 너무 싸서 요리를 했었다. 독일에서는 식재료가 싸기도 싸고 밖에서 사먹는게 비싸기도 해서 매일 요리를 하고 있다. 세 끼 다 챙겨먹는건 너무 힘든 일이다. 하루에 세 번 이상의 설거지를 해야한다는건 어쩌면 무간지옥의 형벌일지도 모르겠다. 기혼 여성분들의 편리한 삶을 위해서라도 한국에도 식기세척기가 널리 보급되면 좋겠다. 하지만 우리 집에는 식기세척기가 있긴 한데, 이게 한국 음식에는 세척이 잘 안된다고 들었다. 그래서 항상 아빠가 설거지를 하신다. 나는 이게 너무 당연한 집에서 자랐는데, 정말 희귀한 아빠였다는걸 요즘 새삼 알게 된다.


무튼, 오늘 구입해야할 것들을 아래에 적고는 슈퍼에 갔다.

치즈 세 종류, 밀가루, 버터, 토마토, 버섯, 양파, 식빵, 포리지(이건 아침식사로 추천받아서 구입하려고 적어둔 것)

그리고 포리지만 못사고 다 사왔다. 밀가루는 중력분을 쓰면 된다고 했는데, 중력분과 강력분의 가격이 거의 비슷하길래 강력분으로 샀다 ㅋㅋㅋ;; 언제나 구매는 가격이 결정한다. 



그리고 엄청 유명한 치즈라고 적어둔 그라나 파다노 치즈, 저 치즈가 있을거라고는 생각도 안하고 있으면 사고 싶다고 막연히 생각했다. 라자냐에서는 치즈가 엄청 중요하다고,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사용하면 라자냐의 풍미가 달라진다고 블로그들에서 법석을 하길래... 그리고 놀랍게도 마트에서 그라나 파다노 치즈를 판매중이었고, 바로 구입했다. 


강력분 중력분 박력분의 차이는 이미 많이들 알고 계시겠지만, 나처럼 몰랐던 사람을 위해서 : 간단히 말해서 글루텐 함량에 따라 밀가루를 구분하는 것이다. 글루텐이 많을 수록(강력분) 쫀쫀한 식감의 것들을 만들 수 있고(ex.빵) 글루텐이 적을 수록(박력분) 바삭한 식감의 것들을 만들 수 있다(ex.쿠키)



한국에서는 밀가루를 세 종류로 구분하는데, 독일에서는 총 5개로 구분한다. 명칭으로 구분하는 한국과는 달리 숫자로 구분해서 더 이해하기 쉽다. 숫자가 작을 수록 글루텐의 함량이 적다. 하지만 마트에서 모든 밀가루를 다 판매하는 것은 아니었다. 가장 저렴한 마트(LiDL)에 갔더니 405짜리밖에 팔지 않았다. 그리고 REWE에 가니, 405, 550, 1150을 판매중이었다. 인터넷에서 찾아본 종류보다 더 많은건가? 적어둔 종이에는 1150짜리는 없다. (내가 사온건 밀가루가 아니라 호밀가루였다... 어쩐지 내 베사멜 소스는 하얀색이 아니라 갈색이라 당황스러웠다ㅠㅋㅋ 만들수록 ㄸ 같아서...)



그리고 라구소스는 한번에 만드는게 아니었다. 뭉근하게 몇시간을 끓여야한다고... 공동으로 부엌을 이용중인데 혼자 몇 시간을 쓰는건 민폐니까 오늘은 두 시간만 끓였다. 그리고 한 이틀 더 두 시간 끓이고 오븐에 넣을 생각이다. 이렇게까지 오래 걸릴 줄은 몰랐는데... 뭐 그래도 글쓰는 지금(2016/06/22)은 라자냐를 먹고 있으니, 괜찮다. 한 사흘 고생하고 보름 행복하면 됐지 뭐.






식은 라자냐는 오븐에 다시 뎁혀서 먹으면 간단하다. 오븐에 넣기 전에 모짜렐라 치즈를 이렇게 또 조금 넣고 오븐에 넣는다.

다이어터 양심상 많이 넣을 수는 없었다. 라자냐 먹는 다이어터라니, 단어 조합이 엄청나다.



돈까스와 거의 비슷한 요리가 독일에도 있다, 슈니첼(Schnitzel).

애초에 튀기는 용도의 고기도 팔지만, 그건 일이 너무 커지니까 이미 다 튀겨진, 냉장식품을 구매했다. 두 덩이 400g2,19




이건 그냥 고기, 스테이크용으로 된거 구매




하지만 다시 슈니첼(Schnitzel)으로 복귀




스파게티 장인이 빠질 순 없다. 만능오일 만든 첫 날. 내가 만들었지만, 너무 맛있어서 감동...




이런 스파게티 면도 구입했었다. 만능오일 짱짱맨

역시 데코가 있어야 사진이 잘나오는구만?




스테이크는 겉면을 살짝 익힌 후에 오븐에 넣어야한대서

겉면을 살짝 익혔다




오, 고기가 바짝 구워졌어!!

기름없이 바짝 구워낸 감자튀김은 정말 맛있다.

감자튀김을 밥처럼 먹고 있다. 어차피 같은 탄수화물이니까?




또띠아로 무슨 피자를 만든다고... 라 생각했는데

이거 처음 만들어서 먹고 연달아 네 끼를 또띠아 피자 해먹음

소스? 하! 인! 즈! 케! 찹! 야호 ԅ( `ิิ ∇ `ิิ ԅ)ԅ( `ิิ ౪ `ิิ ԅ)




만능오일로 또 파스타 뚝딱뚝딱




감자튀김 얼마 안남아서 사러가니까 품절!!!

어쩔 수 없이 조금 비싼 다른 감자튀김을 샀다

뭔데 이거도 이렇게나 맛있지...


맛없는게 있긴 한건가...

닭날개 네 개는 애피타이저 느낌으로 ԅ( `ิิ ౪ `ิิ ԅ)




내 식량선반. 하인즈케찹이 놀라운 속도로 닳고 있어서 찍어봤다.

목이 길어 슬픈 케찹이여, 조금만 짧았어도 딱 안정적으로 들어갔을텐데 아쉽...





그리고, 나의 백번째 포스팅을 자축!

히히 맛있는거 또 먹어야지 ԅ( `ิิ ∇ `ิิ ԅ)ԅ( `ิิ ౪ `ิิ 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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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마트에서 가장 큰 또띠아를 샀다. 보통의 또띠아들은 좀 작아서 아 조금만 크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항상 남았었기에. 넉넉한 또띠아를 샀다. 이 넉넉함이라면 케밥 안에 원하는 재료를 실컷 다 넣을 수 있을테지! 그리고는 다들 이 사이즈 또띠아로 뭘 만드는지 검색해봤는데, 이 사이즈로는 피자만 만드네....... 왜죠? 케밥 만들라고 나온게 또띠아인데!!! 나는 제품의 원래 목적에 충실한 사람이다. 나는 케밥만 만들 것이다. 1,59유로에 구입한 통통한 소세지 다섯개. 예전에 샀을 때는 아낀다고 하나씩 먹다가, 나중에 두 개가 상해서 버렸었다. 어찌나 슬프던지. 그래서 이번엔 걍 한방에 구워버렸다. 이 날이 아마 내가 처음 오븐 사용한 날이었던걸로 기억한다. 이사온 첫 날, 플랫메이트가 세탁기 청소기 등을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줄 때, 오븐 사용법을 알려준다길래, 나 요리 안좋아해 오븐 아마 안쓸껄? 이라고 말했는데, 요즘 하루 2회씩 이용중이다.. 오븐이 이렇게나 좋은 요리 장비인줄 몰랐다. 너무 좋고, 특히 감자튀김 매일 먹고 있는데, 기름 하나도 없이 빠짝하게 구울 수 있어서 최고다. 사랑해요 오븐




소세지 하나를 탕탕탕 잘라서 첫번째 케밥에 넣었다. 별거 넣은건 없고 양상추 양파 토마토 칠리소스 치즈 그리고 소세지.




첫번째 케밥인데 생각보다 비쥬얼이 좋다. 예쁜게 짱이야




몇 입 베어물고는 소세지가 또 나왔다면서 좋아하면서 찍었다




두 번째 케밥. 이미 소세지를 다 오븐에 익혀놨기 때문에, 이제는 소세지를 후라이팬에 살짝 굽기만 한다.

이번에도 들어가는 것들은 똑같다. 토마토 소세지 치즈 양상추 양파 칠리소스




좀 더 두툼해진 것 같은건 기분탓이다




세 번째 케밥. 이 날부터 케밥은 밖에 들고나가게 됐다.

산더미처럼 요리한 토마토 파스타가 있어서, 볶음밥을 또띠아로 싸듯이 이거도 같이 넣으면 맛있을 것 같았다

역시나 예상대로 살벌하게 맛있었다. 개이득


근데... 나가자마자 먹기 시작해서 나간지 10분도 안되서 다 먹을거면 왜 들고나가는거야...?

바로 먹을거면 제발 그냥 집에서 먹고 가....ㅠ



밖에서 사먹는건 비싸니까 어떻게든 요리를 하긴 하는데, 정말 귀찮다.

그래서 한번 할 때 좀 많이 해서 그걸로 다른 요리에 투합?시키는 방법으로 먹어가고 있다.

그 중 가장 성공적이었던, 케밥에 넣은 토마토 파스타


토마토 파스타 얼마만큼 만든지 보여주고 가겠다



별로 안많아보이는 사진

이 사진을 보고, 역시 사진에서 각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느꼈다

각도에 숨어있는 사기의 실태!!! 빠밤




실제는 이마이 많다. 사이즈 비교로 놔둔 옆의 진빔은 뚱캔....




그러니 이런 케밥도 탄생한다. 양파고 토마토도 다 칼질하기 귀찮아!




역시나 좀 버거워보이는건 기분탓이다




이건 번외; 아침에 식빵으로 간단히 샌드위치 해먹고 나가는 편인데,

이 파스타와 잘 어울릴 것 같길래 아침에 빵에 이거 넣어먹고 학교 갔다 ㅋㅋㅋ





마요네즈?는 아닌데 약간 그에 가까운 어떤 샐러드 소스를 샀다. 햄까지 들어있는걸로. 

식빵에 들어간 그 하얀 소스. 토마토 파스타 소스랑 꽤 잘 어울리길래 케밥에도 넣어봤다.



와구와구




1.3kg짜리 하인즈케찹 샀으니까, 토마토 파스타에 응용해볼 예정이다.

만약 성공하면, 1인 가구가 하인즈케찹을 얼마만에 다 먹어버릴 수 있는지 ㅋㅋㅋㅋ 적어보고도 싶다.







LiDLREWE에 비해 신선식품이 저렴하다. 그러다보니 항상 고기 한 팩, 과일 한 팩, 이렇게 해서 €5 언저리로만 사게 된다. 한 번도 €10조차 넘어본 적 없었다. 그런데 REWE에 이어서 여기서도 얼마 이상사면 뭐 주는 행사가 시작됐다. REWE의 이번 독일 국가대표팀 수집카드에 대해서도 아직 포스팅은 안했는데, 이것도 언젠가 하겠지. 이 기세로 가다가는 아마 카드덱을 다 모으게 될지도? ;;; 대체 뭘 사서 €15를 넘기란건지?? 너네는 공산품은 비싸서 신선식품으로만으로는 €15를 넘기기 어렵단 말이야ㅠ 하지만 아무의미없는 생각을 했었다. 돈을 왜 못써, 돈이 없어서 못쓸뿐이지... 혹시 너무너무 살거 없으면 우유나 사과주스 쟁여놔도 되니까.. 라고 생각했지만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힘자랑 좀 했다. 대충 보이는 것들 무게만 더해도 5kg...


아리조나 티들은 물통으로 쓰려고 샀다. 어차피 좀 쓰다가 다시 갖다주면 페트보증금 주니까 좀 쓰다가 다시 반환하면 되고, 거의 매일 감자튀김 먹는데 케찹이 없다는건 감자튀김한테 실례같아서 하인즈 케찹도 사고, 알리오 올리오 해보겠다고 올리브 오일이랑 마늘도 샀다. 장보고 나서 만능오일 만드느라 오일 벌써 반을 썼다는게 함정... 바질과 파슬리도 사고 마늘과 양파 냉동 닭날개도 샀다. 


Arizona Tee 0,88x2

Oliveöl 750ml 3,79

Basilikum 0,69

Petersilie 0,99

Chickenwings 2,89

Heinz 1170ml 1,99

마늘 Knoblauch 0,99

양파 Zweibeln 0,99

페트 보증금 0,25x2

€15 넘음


이렇게나 많이 샀는데, 2만원이라... 근데 하인즈케찹은 한국에서도 그렇게 비싼거 아니네, 여태 왜 오뚜기 케찹만 먹은거지.. 안알아보고 너무 당연히 오뚜기만 먹었던 과거의 나를 규탄한다. 거의 매일; 파스타를 해먹고 있는데, 여기 올리겠다고 항상 사진을 찍어둔다. 하지만 게으름으로 사진은 올라오지 않고. 16기가 아이폰5S는 용량 부족하다고 맨날 팝업뜨고. 그 당시에는 너무 맛있어보였는데, 지나고 보면 이게 뭐여.. 싶은 사진들만 가득. 특히 파스타에 파슬리가루가 없어서 그런거라는 이상한 결론;을 내고는 파슬리와 바질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향신료 코너로 갔는데, 요리에 쓰는 허브들이 이렇게 많을 필요가 있을까... 독일어도 모르겠고... 그래서 사진을 다 찍어온 후에 네이버 독일어 사전 검색을 했다.



바질이 없어????????? 고조선이야 뭐야........



이게 아마 바질이라고 90% 이상 확신 했지만, 아주 작은 확률로 아닐 수도 있으니까.. 근데 이게 뭐야 ㅋㅋㅋㅋ

네이버는 사전부분은 아예 버린거야???



나륵이 뭐냔 말이야ㅠㅠㅠㅠㅠㅠ 조선시대야 뭐야...




무튼 나륵은 바질이 맞는걸로 확인됐고, 이것이 바로 15유로 이상 사면 주는 것!

15유로 넘어도 말 안하면 안준다. 꼭 말을 해야 준다.



아직 안뜯어봄. 이건 미니피규어처럼 안뜯어도 뭔지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당장 뜯지는 않을 생각.





그리고 만능오일이 도와주신 나의 알리오 올리오

뭔데 이렇게 맛있고 난리야....

또 일주일동안 매일 알리오 올리오 먹겠는걸




이렇게 파스타 장인이 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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