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의 새해결심, 다이어트. 나는 또 2324395875번째 다이어트 중이다. 다이어트 파우더만 먹으면서 다이어트하려고 했는데, 뭔가 자꾸 씹고 싶어져서 이렇게 샐러드를 사오기 시작했다. 이 샐러드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그리스식 샐러드가 제일 맛있다. 모두의 입맛은 비슷하니까, 늦게가면 그리스식 샐러드만 다 팔리고 없다. 마트를 매일 가도 되지만, 번거로우니까 이렇게 마트에 갈 때 두 개씩 사오겠다고 생각을 했다.


그렇게 처음으로 두 개를 사온 날.




이틀에 한 번 마트 가는 것도 귀찮아졌다. 그래서 세 개를 사왔다. 그리고 그리스식 샐러드의 포인트, 페타 치즈!! 도 샀다. 분명 식사를 간단히 하려고 샐러드를 사는건데, 이렇게 넣는게 추가로 생기면 곤란하지만... 페타 치즈가 아주 조금만 더 있으면 더 샐러드가 맛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페타 치즈 가격을 봤더니, 세상에 69센트!!! 어떻게 사지 않을 수가 있나..




페타 치즈를 아주 조금 더 넣었더니, 풀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 들더라.... 그래서 더 넣어먹을 풀;;을 또 저렇게 추가로 샀다. 이렇게 무한히 늘어나다가 풀만 먹지만 덩치는 큰 코끼리가 되는건 아니겠지..... 반성, 또 반성. 글구 저탄고지하는 동안 과일이 금지라 과일이 먹고 싶었는데, 마침 사과가 세일을 해서 사과도 샀다. 프랑크푸르트의 동네 유명 술이 사과와인이라 당연히 이 근처 사과일 줄 알았는데, 프랑스산 사과...? 너는 어쩌다 여기까지 온거니. 배달료는 나오는걸까... 사과 61kg에 1.09유로. 1400원.




먹고사니즘 정말 귀찮고, 그냥 배 안고프면 계속 안먹어도 딱히 상관은 없는데 끼니에 맞춰서 한없이 계속계속 배 고프고.. 하.. 그래서 뭐라도 좀 간단하게 먹으면서 살빼보겠다고 요케베를 주식 삼아 샐러드를 곁들이고 있는데, 샐러드에 뭘 자꾸 넣어먹고... 그래도 꾸준히 하다보면 살이 좀 빠지겠징... 그래야할텐데.


작년 5월부터 만하임에 살기 시작했고, 사설 어학원을 반년간 다녔다. 그 시간을 완전히 의미없는 시간이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다른 선택을 했더라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요즘 자주 하게 된다. 올해부터 만하임 대학 부설 어학원을 다니고 있고, 지금 정확히 한달 반을 다녔다. 사설 어학원인 E는 월 370유로씩을 냈고(올해는 390유로로 올랐다고 한다), 만하임 대학 부설 어학원은 한달에 550유로를 냈다(작년에는 530유로였다고 한다). 같은 기간의 금액으로 비교해야하니까, 160유로의 차이가 난다고 했을때, 과하게 비싼거 아닌가 싶을 수는 있는데, 수업의 질이 완전히 다르다. 완전히. 


나는 반년간 사설 어학원에서 다니면서 단 한 번의 쪽지시험도 본 적이 없다. 그냥 수업에 앉아만 있으면 한 달 후 다음 수업으로 가는건 당연한 일이었다. 하지만 대학부설 어학원에서 지난 달에 같이 수업을 듣고, 이번 달에 승급을 하지 못한 몇몇 학생들이 있다. 크게는 두 번의 시험이 있다. 쯔비쉔 테스트(중간시험) 압슐루스 테스트(종강시험). 이 시험을 독일식 학점 시스템으로 다 변환시켜서 전부 다 학점을 받게 된다. 하루에 모든 영역을 다 보는건 비효율적이고 실력을 평가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기에, 시험은 두 과목씩 나눠서 본다. 단어시험은 모든 시험보다 살짝 일찍 본다.


그냥 줄줄 늘여쓰면 잘 안와닿으니까. 이번 달의 시험 일정을 날짜와 함께 쓰면 간단하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2017 2월 만하임 대학 부설 어학원, 내가 듣는 코스의 일정은 이렇다. (당연히 이건 반마다 다르다)


2월 07 화요일 개강

210일 금요일 미니 문법시험 : 지난 과정에서 배운 것들을 다 잘 기억하고 있는지

2월 15 수요일 단어시험

2월 17 금요일 문법시험 / 작문시험

2월 20 월요일 듣기시험 / 읽기시험



이런 시험 스케쥴이 한 달에 두 번씩 있다. 공부를 안할 수가 없다. 안하면 다음 과정은 못듣는거다. 그리고 이 시험들은 두 영역씩 묶어서 쪼이그니스에 학점이 기입된다. 이전에 올린 글(http://fromde.tistory.com/244)에 지난 달의 내 학점이 적혀져있다. 이번달에도 2점대는 유지해야할텐데, 지난 주에 봤었던 미니문법시험을 너무 못봐서 그걸 만회하려면 정말 잘 봐야한다. 그런데 오늘 문법 시험도 딱히 희망적이진 않다... 너무 속상하네. 잘하고 싶지만 잘해지지 않는 이 속상한 마음. 내가 더 열심히 해야하는거겠지 싶으면서도 그렇게 열심히 한다고 머리에 들어오지도 않는데!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아이고 잘하고 싶다. 잘하고 싶다!!! 도서관 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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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약속이 생겼다. 원래 평일에는 움직이지 않는게 나와의 약속이지만, 가끔은 약속을 깨도 되니까-


해가 반짝반짝하던 평일 오후, 학원 수업 마치자마자 반홉으로 갔다.

물론 기차는 비싸니까 버스를 탄다. 만하임 버스터미널은 만하임 중앙역 바로 옆에 있다. 



오후 한 시 반, 이렇게 해가 난게 대체 얼마만인지.  




언제나 늦는 플릭스부스인데, 오늘 출발시간보다 전에 도착해있다. 뭐지 이 상황은. 그저 좋다! 신난다!




보통 목적지에 도착하면 반홉 사진 찍고 그러는데, 없다. 맥주가 나를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계속 다른 맥주를 마셔줘야한다. 이건 크롬바허 바이즌인데, 바이즌 둥클이 있는줄은 몰랐다.

(Krombacher Weizen, dunkel)




Edelstoff 왜 이 맥주는 전용잔이 없는걸까. 언젠가부터 맥주잔과 짝이 맞지 않으면 언짢아졌다.

EXPORTBIER라고 되어있어서 음 외국 맥주인가봐 했는데 지금 찾아보니 뮌헨에서 만든다고. 나 지금 수입이랑 수출이랑 헷갈린거야?




그리고 다른 맥주들은 다 마셔본거길래, 마지막은 칵테일로-




나초, 그리고 뭔가 해장국같은 느낌이 조금 들었던 빨간 국물. 뭔지는 모른다.. 맛있으면 된거지!




나를 만하임으로 데려다줄 버스.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부터 만하임까지 오는 버스라니. 오늘 몇 시간을 달려온거니?




나는 분명 다이어트중인데.. 이렇게 또 아가리다이어터 레벨업을 한다.

내일부터 다시 또 하는거지 뭐. 언제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아니었냐며..


비활성화해뒀던 포스트크로싱 계정과 포스트카드유나이티드 계정을 활성화시켰다. 그리고 새 주소를 받았다. 주소는 열 개를 받았지만, 원하는 엽서를 매치시킨건 다섯개. 그래서 다섯개의 엽서를 썼다. 우선 주소와 엽서를 먼저 붙여두는게 1순위. 이번에는 벨기에, 홍콩, 마카오, 리투아니아, 이태리 이렇게 다섯 나라에 보낸다. 제일 위에 Bergtheim은 독일인데, 독일어로 엽서 쓰려다 같이 보내지는 못했다. 그리고 이탈리아로 보내는 엽서는 왜 이 사진에 없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제 우표를 매치할 시간! 여러 우표를 늘어뜨려놓고 엽서에 어울리는 우표를 매치해본다.

독일로 보내는건 우표 하나면 되니까 간단한데, 외국으로 보낼 때는 항상 산수와 함께 우표끼리의 매치도 고려해야한다.

나의 부족한 미적감각이 받는 당신께 해가 되지 않길 바라며.. 나의 부족한 미적감각이 부디 조금이나마 이해받길 바라며..




에이씽... 결정 못하겠다! 그렇게 오늘의 소일거리를 엽서 발송 봉투에 우루루 담아둔다. 별걸 다 샀다.

근데 이거 엽서나 우표 손상되지 않게 밖으로 들고다닐 수 있어서 정말 유용하다. 독일에서 샀다. 700원.




그리고 하루를 방에서 꼬박 묵힌 후, 다시 꺼냈다.


나름 내용을 빼곡히 적는다. 할 말이 없어도 말을 만드는건 나의 재주라면 재주.

이 두 유저는 세계의 관광도시에 관심이 있다길래 우표도 독일의 유명 관광지로 붙였다.




나는 대부분, 엽서의 테마에 맞춰서 우표를 붙여왔다. 그렇게 매치된 엽서를 받으면 기분이 좋으니까. 그런데 이 마카오에 사는 유저는, 자동판매기에서 인쇄된 우표를 모은다고 적혀있었고, 나는 처음으로 자동판매기에서 우표를 구입했다. 구입하는 방법을 몰라서 헤멨다. 그냥 금액 선택하고 돈넣으면 끝이었다. 버튼 누르고 그런거 없어... 우표에 보이는 저 건물은 Bonn에 있는 도이체 포스트 빌딩이라고 한다. 명동에 있는 서울중앙우체국과 정확히 같은 역할을 하는 건물로 보인다.


그리고 리투아니아로 보내는 저 우표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우표 중 하나, 드레스덴의 야경. 두 장의 우표를 떼서 사용할 수도 있고 붙여서 하나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두 장을 붙이면 딱 외국으로 보내는 엽서금액과 동일하기 때문에 저 우표는 정말 많이, 다양한 곳으로 보냈다. 




그리고 이 유저는 꽃을 좋아한다고 해서 엽서도, 마테도, 주소스티커도, 우표도 꽃으로 깔맞춤을 잔뜩 했다. 독일의 기본 우표에 대해서 썼는지 기억이 또 안나지만.. (찾아보니 쓰지 않았다. 이렇게 또 올릴 내용이 늘어나고..) 독일의 기본 우표는 저렇게 꽃모양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다른 우표들보다 작다. 한국도 기본우표 생각해보면 유난히 작았던 것 같기도 하고.. 무튼, 기본 우표들은 꽤 종류가 다양하다. 독일 우표에 적혀있는 모든 숫자들은 센트라고 생각하면 된다. 28센트짜리, 62센트짜리 이렇게 두 우표를 같이 붙여서 외국으로 보내는 엽서 90센트의 금액을 맞춘 것이다. 꽃 우표의 종류는 5/10/20/28/35/45/55/60/62/70/80/85/90/100 헥헥 이후 460까지 드문드문 있다. 왜 이렇게 다양하고 이상한 숫자들로 있는 이유는 민영화... 민영화... 무튼 조만간 독일 기본 꽃우표에 대해서 포스팅하겠다.




따란- 그렇게 오늘 보낼 다섯 장의 엽서가 완성되었다. 오늘은 마침 우체국에 나랑 친한 직원이 근무하는 시간에 내가 우체국을 가서, 도장 예쁘게 찍어주세요!!를 했다. 그리고 모든 우표에 환상적인 만월을 찍어주셨다. 자주 부탁드리고 싶은데 뭔가 죄송하기도 하고, 귀찮게하는 것 같아서.. 근데 매번 정말 잘 찍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자- 이제 나에게 올 엽서를 기다리는 시간. 기다리는 시간은 언제나,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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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 여자를 그린 그림들은 워낙에 많아서 내가 모르는 작품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알고 있는 좋은 그림은 같이 나누고 싶은 마음, 그리고 한번 쭉 정리해보고 싶은 마음에 이 포스팅을 올리게 됐다. (후자가 훨씬 더 큰 이유지만). 물론 내가 얼마전에 구입한 주간달력이 책읽는 여자의 그림이나 사진이 담긴 달력이라 더 빨리 올리게 되기도 했고.


개인적으로 엄청나게 좋아하는 작가, 르누아르 (Pierre-Auguste Renoir). 르누아르가 책읽는 여자의 그림을 유난히 많이 그려서 더 좋아하게 된건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는 모르겠다. 무튼 너무너무 좋아하는 르누아르의 책읽는 여자를 그린 그림들. 개인적으로 그림에 대한 사적인 코멘트는 의미없다고 생각해서 그림 제목과 년도, 소장미술관만 적는다. 감상은 개인의 것.



Camille Monet Reading, Pierre-Auguste Renoir, 1873

Clark Art Institute, Massachusetts




La Liseuse (Jeune Fille lisant un Livre), Pierre-Auguste Renoir, 1876

Musée d'Orsay, Paris




Girl Reading, Pierre-Auguste Renoir, 1885

Museum of Fine Arts, Houston




Jeunes Filles lisant, Pierre-Auguste Renoir, 1891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Jeune Fille lisant, Pierre-Auguste Renoir, 1886

Städel, Frankfurt am Main




Portrait of Misia Sert, Pierre-Auguste Renoir, 1904

Tel Aviv Museum of Art, Israel





별거 아닌데 소장 미술관 찾는거 왜이렇게 귀찮지...


르누아르의 여섯 작품, 그리고 책읽는 여자가 담겨진 모든 그림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이 블로그의 인장이기도 한, 모네의 그림. 이 그림에서처럼 유유자적하게 나무그늘 아래에서 예쁜 옷 입고 책읽는 삶이 내 인생 전체의 목표.


La liseuse, Claude Monet, 1871

The Walters Art Gallery, Baltimore





집에서 걸어서 10분도 채 안걸리는 곳에 만하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성당이 있다. 


Jesuitenkirche

A4,2

68159 Mannheim




유명한 이유는, 이 성당에 모차르트가 다녔기 때문. 이렇게 적혀있다. 하지만 너무 높게 붙어있어서 사진 찍기가 어려웠다.




별 말은 필요없을 듯, 사진만 주욱-


성당 문을 열면 이렇게 보이고,




왼쪽




제단




오른쪽




저기 보이는 저 오르간이 바로, 모차르트가 연주했다는 파이프 오르간이다. 오늘 미사에서도 감사하게도 들을 수 있었다.

혹시 매주 연주되는건가. 그렇다면 너무 좋을 것 같다. 자주자주 와야지.




멋있는건 자세히 한번 더-




입장 방향에서 오른쪽 한켠에 있는 성모상. 뭔가 다양한 표정이라 한참을 바라봤다.

그리고 나도 초 하나를 켰다. 잘되게 해주세요. 독어 좀 잘하게 해주세요. 




공부를 더 하면 독어를 잘해지겠지.......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왜 안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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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도 마찬가지지만, 독일의 학생거주공간은 대체로 몹시 작다. 그나마 나는 좀 큰 원룸(약 7평)에 사는 편이고, 대부분은 3.5정도의 공간에 산다. 그러다보니 욕실과 부엌은 그 공간을 또 쪼개야하니 얼마나 작은지 말로 다 할 수 없다. 내 방은 부엌이라고 부를 수 있는 곳이 따로 구분된게 아니라, 그냥 복도 한켠에 씽크대만 있는 구조라서 설거지를 하고 그릇을 놔둘 곳이 마땅히 없다. 그래서 저기 보이는 저 신발장 옆의 공간에 전자렌지와 그릇들을 놔두는데, 그릇 놔둘 공간도 부족해서 그릇 건조대를 조금 불안하게 놔두긴 했다. 그걸 잘못 건드려서 우당탕탕하면서 대박살. 이 와중에 튼튼한 스벅컵이 너무 사랑스럽다.




그리고는 한 열흘 쯤 지난 어제, 요리할 때 앉아있는 이케아 간이의자가 박살났다. 어떻게 이렇게 박살이 나는거지... 그냥 박살도 아니고 무슨 저렇게 철제프레임이 다 떨어지고 난리람. 내가 과체중이라고 해도 이건 너무하잖아... 그래서 지금 꼬리뼈가 겁나 아프다. 




So, what's 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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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포스팅은 2016816일의 집중력 향상 보조제였다. 그리고 제목이나 키워드나 사진만 올려서 비공개 미완성으로 올려둔 27개의 포스팅. 또 새로운 달이 시작되면 더 늦어질까봐 1월 마지막날, 드디어 새 글도 같이 시작했다. 티스토리 이메일이 다음 이메일과 연동되서 내가 헤메고 헤멘 방법과는 달리 너무 간단히 비밀번호가 풀어진게 1월 말이었으니, 너무 오래 걸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하고 싶다. 무튼 그렇게 밀린 포스팅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올리면서 새 포스팅도 조금씩 올렸고, 210일, 드디어 밀린 포스팅 끝!! 이제 즉각적으로 포스팅을 바로 올릴 수 있다는게 좋다. 


사실 특별한 일은 없다. 매일 학원가고, 세 끼 다 집에서 혼자 해먹고,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고, 특별히 만나는 사람도 없다. 그냥 그렇게 소소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주 가끔 포스트크로싱 사이트에서 엽서를 보내고, 그보다는 조금 더 자주 사람들에게 이런저런 편지를 보낸다. 가끔 답장이 없는 편지들도 있지만, 뭐 반드시 답장이 온다는걸 생각하고 쓰는건 아니니까. 마치 바다에 던진 편지가 담긴 유리병처럼, 이미 내 손에서는 떠났으니 분실없이 잘 도착되어서 읽히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분실되어도 사실 어쩔 수는 없는 일이고, 또 읽힌 후에 그냥 잊혀져도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잘 도착되어 읽힌 후에 답장이 온다면 기쁘고 감사한 일이고. 세상에 당연한 것은 없으니까, 그 무엇도 당연해하지 않기로 한다.



요즘에는 다들 비자 1년밖에 못받으니까 1년만 받아도 잘 해결된거라고 생각했지만, 1년 반을 받았을 때의 그 기쁨. 그런 기쁨을 느낄 수 있는 몽캉몽캉한 상태로 지내고 싶다. 너무 다 익숙해지고 당연해지면, 그렇게 정신이 늙는거 아닐까. 몸이 하루하루 늙어가는걸 막을 수는 없지만 정신은 늙지 않은채로 지내고 싶다. 그렇게 나의 소녀다움을 잊지 않고 살아가고 싶다.

   

슈페어콘토(Sperrkonto). 한글로는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고, 영어로 Blocked account.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정말 그렇다. 그래서 지난주에 비자청에 가서 할 말을 작문해서 학원 선생님한테 수정받았을 때, 선생님이 Sperrkontoopen할 수 없다고, Girokonto(일반계좌)겠지! 라고 하시길래, 아니에요. 이게 외국인이 학생비자 받는데 필요한 특수 계좌에요. 독일인들은 모를거에요. 그랬더니 바로 구글에 찾아보시더니, 오! 계좌 이름이 이상하잖아... Sperren(차단시키다/동결시키다)라며 혼잣말... 


* 그리고 내가 신청한건 어학비자가 아닌 유학준비비자, 많이들 이 두 비자를 통용하는데, 어학비자는 원칙적으로 최대 1년이고, 유학준비비자는 2년까지 가능하다. 그냥 어학비자가 입에 붙어서 제목에만 어학비자로 기입. 



암튼, 슈페어콘토가 마치 기본인 것처럼 알려져있지만, Ausländerbehörde(이후 비자청으로 통칭)에서 받은 필요서류에 의하면 슈페어콘토가 반드시 재정에 관련된 기본적인 서류는 아니었다 (도시마다 다르니까 주의). 우선 테어민을 잡으러 비자청에 가서 받아온 안내서류. 도시에 따라 테어민을 인터넷으로 잡을 수 있는 곳도 있는데, 만하임은 직접 가야했다. (인터넷으로 할 수 있을지도 모르지만, 나는 직접 갔다. 관청에 가는건 항상 겁나지만, 어떻게든 강제적으로라도 공식적으로 독일어를 조금이라도 말할 기회를 늘려야한다). 



약속한 날에 가져와야할 것들이 체크된 안내서류. 이 종이 한 장으로 배우자 비자도 블루카드도 신청할 수 있는 폼으로 바꿀 수 있다. 이 종이 한장으로 돌려쓰겠다는 의지. 내가 체크받은건 유학준비비자에 필요한 서류들. 여기서 자세히 봐야할 것은 재정에 관련된 sontige Einkommensnachweis 부분. 반드시 슈페어콘토를 개설하는게 필수는 아니라고 적혀있다. formal obligation이어도 된다고 적혀있다. 



만약, 내가 한국에서 공부하는 외국인 학생이었으면 문제없이 슈페어콘토를 개설했을거다. 아마 계좌개설 수수료도 없을 것이고, 오늘 은행을 방문하면 오늘 바로 종이로 된 실물통장을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긴 독일이다. 계좌개설 수수료도 있고, 계좌를 여는데는 최소 4주가 걸린다. 처음에 내가 슈페어콘토가 아닌 다른 방법을 생각해야했던건, 미리 해두는걸 성격상 전혀 하지 못하는 나는; 유학준비비자 서류도 급하게 준비했다. 그러다보니 4주 후에 계좌가 개설되면 물리적으로 시간이 부족했다. 아 시발 돈이 있는데 왜 계좌를 빨리 안만들어주냐고!!!! 그래서 지난주 목요일에 이 부분을 물어보러 비자청에 다녀온 것이다.




그 때 받았던 재정과 관련된 자세한 서류는 이것이다. 이것또한 도시마다 다를 수 있으니 비자를 신청할 도시의 이민국에 각자 확인하시길 바란다며. 아래부분에는 영어 설명도 있으니 필요하신 분은 각자 읽으시길 바라며... 저 다섯가지 중에서 한가지로 재정에 대한 증명을 하면 되는 것이다. 슈페어콘토는 1번이 아니다. 4번이다. 비자청의 담당직원이 나에게 말한 것은 1번, 1번의 저 독일어와 직원이 써준 알파벳이 거의 같은 것인데.. 알아볼 수가 없다... 필기체 개롭다.




지난주에 비자청에 가서 문의한 것을 자세히 이야기하자면, 나는 지금 슈파카세에 계좌가 있고 슈파카세에서 슈페어콘토를 만들려고 했다. 그런데 슈파카세에서 슈파렌을 하려면, 비자청에서 직접 발급받은 서류가 필요하다고 해서 그것이 필요없다고 알려진 도이체방크에 갔다. 작년까지는 도이체방크 창구에서 슈페어콘토를 개설할 수 있었는데, 올해부터는 인터넷으로만 개설할 수 있다고 한다. (엄밀히 말하면, 인터넷에서 관련 서류를 뽑고 기입해서 포스트방크(*도이체방크 아님)에 현금과 함께 가져가면, 여권으로 신분확인을 한 후에 개설 절차가 진행된다고 했다). 이 과정이 아주 짧게 걸려도 3주, 게다가 나는 도이체방크의 일반계좌도 없기 때문에 그것보다 더 오래걸릴 수 있다고 했다.


한없이 게으른 자여!!! 비자 기간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어찌하여 아무 준비도 없이 이렇게 천하태평한가...



내가 한 길고 긴 상황설명의 독어작문을 한 문장만 남기고 다 없애버리면 바로 이 문장만 남는다.

Ich habe nicht bedacht, dass wenn jemand kein Konto bei der Deutschen Bank hat, es länger als 6 Wochen dauern kann.

I didn't thought, that when someone have no bank account at Deutsche Bank, it could take 6 weeks longer.

한국어로 바꾸면 너무 의역이 되니까, 영어로 그대로 바꿨다. (독어작문 선생님께 교정받은거고 제 실력은 아닙니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이거였던거다. 나 돈 있거든! 내가 돈이 없어서 이러는게 아니야! 근데 도이체방크에서 계좌 여는데 6주가 걸린대!!! 나 비자예약 잡은게 2주전이고, 다음 주에 예약일이니까 나는 3주안에 슈페어콘토를 만들 수가 없었어!!! 그니까 다른 방법 다른방법 알려줘봐!! 랄까... 물론 내 이 마음은 전달되지 않았겠지......... 하지만 조금은 전달된 듯...? 저렇게 서류를 주면서 부모님이 재정적인 지원을 해준다는 서류와 부모님 여권 사본을 갖고 오라고 했다. 그리고 나의 부족한 독일어는 우선 이거 재정서류로는 임시비자를 받게 해줄 수 있고, 슈페어콘토가 개설되면 그 때 다시 유학준비비자를 신청받는걸로. 나의 부족한 독일어는 왜 없는 얘기를 지어내는걸까... 소설쓰지 말았으면..


무튼, 내 딸이 독일에서 공부하는 특정기간동안 재정적인 지원을 해줄 것이라는 비공식적인 서류를 직접 만들고, 아빠한테 여권 사본을 이메일로 받고 온갖 법석법석을 떨면서 슈페어콘토 없이 재정증명을 하는데 성공했다.



물리적으로 슈페어콘토를 개설할 수 있는 시간이 부족해서 다른 방법을 열심히 찾기도 했지만, 슈페어콘토 계좌 개설비는 2017년 현재 무려 200유로. 26만원!!!! 도이체방크 너네가 회사 사정이 어려운건 알겠는데, 아무리 그래도 작년에 150유로였던걸 올해 200유로로 올리는건 좀 너무한거 아닌가 싶고. 독일에서 공부하려는 외국인들이 호구인건 잘 알겠지만 150유로도 충분히 비싼 금액인데 그걸 또 올리다니 뭔가 삥뜯기는 기분. 정말 감사하게도 결과적으로 잘 해결되었고, 나의 합법적인 독일 체류기간은 201888일(16개월)까지로 늘어났다.




* 슈페어콘토(Sperrkonto) : 각 주별로 정해진 금액은 다르지만, 정해진 금액 x12개월 만큼의 돈을 은행에 동결시킨 채, 매달 정해진 금액만 출금할 수 있는 특수계좌. 만하임(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경우 글 쓰는 20172월 현재, 최소 월 720유로의 돈이 있다는걸 증명해야한다. 8640유로 (720유로x12개월)를 들고 도이체방크에 가서 콘토를 슈페어런하고 싶다고 문의하면 해줄 것이다. 하지만, 이 계좌의 가장 큰 문제는, 정해진 금액 이상을 쓸 수 없다는 것이다. 사실 어학원과 집만 왔다갔다하면서 사는 대부분의 어학생들에게 목돈이 필요하지는 않지만, 사람일은 또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월 720유로 이상을 뽑을 수가 없다. 구동독 지역을 제외한 거의 모든 독일의 도시들의 방값은 대부분 4~500유로쯤 되니까, 월 2~320유로로 생활해야하는데 이거 은근 빡빡한 일이다.. 여행? 그런거 꿈도 꿀 수 없는 금액. 또,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혹시 신변이나 일정에 문제가 생겨서 이 계좌를 닫아야할 때, 내 맘대로 닫을 수가 없다 ㅋㅋㅋㅋ 내 계좌인데! 내 맘대로 닫을 수가 없다니!! 진짜 그렇다. 정해진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슈페어콘토를 닫아야할 때, 비자청에서 어떤 서류를 받아가야 슈페어런된 콘토를 해지할 수 있다... 내 돈인데 내꺼가 아니야... 



암튼, 슈페어콘토 검색으로 들어오신 모든 분들이 각자 살고 있는 도시의 외국인청(비자청)에서 부디 좋은 담당자 만나서 원하는 기간만큼 비자 받으실 수 있길 바라며-


개인적인 사정으로 네 달씩이나 새 우표를 구입하지 못했다. 당연히 기념인이 인쇄된 특별우표도 구입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간 올려오던 것이 있으니까 이렇게 도이체포스트에서 공개한 기념인 정보들을 올려둔다. 다들 참 예쁘다. 특히 크리스마스 관련 우표과 기념인 전부가 정말 뻐렁치게 예쁘다. 



10월 새 우표들





11월 새 우표들





12월 새 우표들




1월 새 우표들





크리스마스 기념우표 두 종류와 1월에 나온 우표들이 다 내 스타일이다.

특히 베르메르 그림이 독일에서 우표로 나오다니, 너무 신나고 좋아서 할 말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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