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에서 마트 가는 길에 잡화점처럼 보이는 곳이 있는데, 사람이 바글바글하진 않지만 그래도 항상 네다섯명의 사람들은 있길래 음 저 곳은 어떤 걸 파는 잡화점일까 생각을 했었다. 그리고 연습장이 필요해진 나는 오늘 여기에 들어갔다. 왜 더 빨리 들어갈 용기를 내지 않은거야? 왜??? 독일판 다이소였다. 1짜리 물건들이 즐비하다. 내가 필요했던 연습장을 1,25에 살 수 있었다. 예상한 금액보다 다소 저렴한 가격에 신나서 다른 것들도 구경을 했다. 그리고 이렇게 샀다. 




연습장 1,25

주간계획표 1,25

만년필 카트리지 1,50

총 €4 (약\5000)





컨버터를 안사와서 못쓰고 있는 만년펜이 있다. 제발 그 만년필에 맞길 바라면서 구입했는데, 놀랍게도 딱 맞아서 감동 또 감동.. 만년필에 안맞았다면, 만년필 저렴한거 사려고 했는데(아무말대잔치)...

이렇게 또 강제 절약...

칼라 카트리지 50개에 2천원이요??? 왜요??? 어떻게 그런 가격이 되는데요????


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불어를 배웠다. 명사에 왜 성별이 있어? 이상한 놈들... 하고 언짢았던게 벌써 10년도 더 오래 전인데, 서른이 넘어서 외국어를 새로 배우니 그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이긴 하다. 내가 원해서 하는 공부와 강제로 해야했던 공부의 차이랄까. 고등학생의 싱싱;한 뇌로 불어를 독어를 더 많은 외국어를 배웠으면 지금처럼 고생은 안하고 살텐데, 그게 조금 아쉽다. 모든 공부의 기본, motivation. 나는 그게 부족했던 것 같다.



놀랍게도, 나는 독일어를 단 하나도 모르고 독일에 왔다. 그리고는 수업 사흘 째, 혹시 내가 천재는 아닐까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굉장히 쉽게 느껴지는건 아닌데, 생각보다는 순조롭다. 첫끗발이 개끗발이 아니길 바랄뿐... (퉤퉤퉤)


당연하게도 매일 숙제가 있지만, 그 숙제를 하면서 복습도 또 되서 아직은 마냥 좋다. 어쩌다보니 다른 학생이 사흘째 오지 않아서 나 혼자 수업을 듣고 있어서 더 좋기도 하다. 독과외를 이런 가격에... 이런 행운이 또 있나ㅠ 나보다 어려보이는 선생님은 내가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건지, 엄청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원래 이렇게 많이 배우는 걸수도 있고...;;



우선 독일어는 내게 재밌는 언어다. 독일어는 수학공식같은 부분이 많아서 외울게 많은 언어라는 말을 들었는데, 수학공식 같은 부분이 많아서 숫자와 수학을 좋아하는 내게 굉장히 흥미로운 언어다. 물론 명사와 형용사가 성별을 가지고 있는건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라 그냥 외워야한다. 남성이나 여성이라고 생각한 몇몇 단어들이 중성인 것도 꽤 흥미로웠다. (Auto;자동차. 중성이다) 특정 발음들은 여전히 어렵고 못하지만, 그것조차 흥미롭다. 왜이렇게 어려운 발음이 말에 있어야했을까? 



사흘째니까, 아직은 모든게 그저 재밌고 즐거울 때.


혈육이 인접국가에서 살고 있다. 같은 EU라서 비슷한 물건들이 많다고는 알고 있었는데, 식료품까지 완전히 같은게 있을줄은 몰랐다. 오븐이 있는 집에 사니까 예의상 먹어줘야할 것 같아서 냉동피자를 샀는데, 나 오븐에 피자 굽는다~ 하고 사진을 보내니, 저 피자 진짜 맛없는데 왜 저걸 샀어? 라고 묻는다. 참나... 몰라서 샀다 몰라서... 방금 샀다는 사람한테 그런 말은 왜 하는거야? 가만안둬...




치즈 1,59 

버거용 빵 0,85 

계란 1,19 

냉동피자 2,69 

레모네이드 0,69 

(페트 보증금 0,25)

€7,26 (약\9500)




너무 당연하게도 막입인 내 입엔 피자가 그저 맛만 좋았다




피자가 다소 작아보이지만, 나이프와 포크가 지나치게 큰 탓.

반만 먹을랬는데, 먹다보니 남은게 없네... 3500원짜리 한끼라고 생각하니까 간단해졌다.


잘 먹고 잘 지내 보겠다며 야심차게 마트에서 구입해온게 불과 토요일인데, 주말을 나기에는 종류가 너무 적었다. 독일인들이 항상 먹는 치즈나 햄같은 것들도 좀 구비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햄/치즈가 있을거라고 예상되는 냉장고 앞에서 나는 꽤 당황스러웠다. 이렇게나 많은 햄과 치즈가 인간에게 필요한가... 햄은 뭐 맛이 다른거 나도 알긴 아는데, 저 많은 치즈들이 다 다른 맛을 낸다고...? 어떻게...? 왜??


우선 나는 까막눈이기 때문에 전부 다 사진을 찍어야했다. 아직도! 핸드폰을 개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고, 집에 와서 뭐가 뭔지 다 찾아야했으니까... 1~2유로여도 괜히 돈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렴. 















햄과 치즈를 실컷 봤지만, 아무것도 알아볼 수 있는게 없어서 

파스타면, 라자냐, 통밀식빵만 샀다.




스파게티면 0,49

라자냐 1,45

통밀식빵 1,65

총 €3,59 (약\4700)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나를 당황하게 했다. 라자냐 정말 좋아해서 저 안에 만드는 재료가 다 들어있는줄 알고 구입했다. 흔들어봤을 때 뭔가 흔들리는 소리도 났고, 뭔지 전혀 읽을 수는 없었지만 뒤에 파마산 가루 어쩌고가 써져있기도 했고 (요리법 예시쯤되는거였나보다ㅠ)... 그래서 산건데!! 라자냐에 들어가는 그 밀가루부분만 달랑 있었다. 뭔지 찾아봐도 도저히 와닿지가 않는다. 나 화딱지나 죽으라고ㅠㅠㅠㅠㅠ 속에 든거 고기며 소스며 다 사다가는 파산하는거 아닌가... 어쩌지... 이래서 역시 모르는건 그냥 사는게 아니다. 치즈며 햄이며 아낀다고 사진 몽창 찍어오면 뭐하는거냐... 이렇게 뻘짓을 펑펑 하는데ㅠ 그래도 1,45유로라서 정말 다행이었다. 더 비쌌으면 정말 슬펐을거야....  


그리고 집에 와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며 뭔지 찾고 있었는데, 단어 두 개 합쳐서 하나의 긴 단어 만드는게 독일어의 특징이라는거 들어본 적은 있다. 굳이 그렇게 세네단어까지 다 붙여야하는지 나는 잘 모겠지만. Salami는 영어로도 Salami라고. 저는 Salami가 뭔지 모르는데요.... 와인과 진한 양념으로 훈제해서 만든 이탈리아식 소세지(Salami), 포도주와 버섯으로 만든 프랑스식 소세지(Jadwurst), 뭔지 찾아봐도 도저히 와닿지가 않는다. 하나씩 먹어보기엔 게스트하우스 조식으로 먹었던 햄들이 살벌하게 짰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당장은 햄을 사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치즈는, 잘 몰라서 그냥 Butterkase 샀다. 고다치즈 이런거 들어는 봤지만 나는 뭐가 뭔지 잘 몰라서; Butter는 Butter니까...? 뭐 치즈는 삭힌; 치즈만 아니면 다 비슷할테니까 (아닐 수도 있음) 무던한 입이 이럴 때 엄청 좋다. 인생의 3복은 막입 막귀 막눈이라고 했다. 나는 막입과; 막귀; 그리고 막눈 보유자라 뭘 먹어도 행복하고 뭘 들어도 그저 좋고 뭘 봐도 즐겁다. 그리고 머리 대면 3분만에 꿀잠자는 유전자도 갖고 있다. 좋은건 다 갖고 있지롱 ;)


유럽 대부분의 은행들은 계좌 보관료가 있다. 아 뭐래... 내 돈을 은행에 넣어만 두는데도 돈을 내야한다고??? 내야합니다. 은행마다 현재의 신분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알고는 있었다. 그래서 학원 선생님 몇에게 물어보니 Deutsche Bank가 제일 낫지 않을까? 물론 나는 그 은행 겁나 싫어해- 이런 소리나 하고ㅠㅋㅋㅋ 젊은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나는 Sparkasse 쓰는데, 뭐 특별히 좋은건 없어- 네... 제가 직접 다녀보겠습니다...


먼저 Deutsche Bank에 갔다. 두려워하면서 더듬더듬 Termin... 하고 말끝을 흐리니까 영어는 할 수 있니?라고 묻는다. 물론, 영어할 수 있어? 로 물어본거지만, 내가 받아들이기는 영어"는" 할 수 있니? 였다. 그럼! 영어는 할 수 있어!!! 하고 은행 계좌를 열고 싶다. 했더니 너 학생이니? 아니.. 지금은 독일어 어학원 다니고 있어. 라고 대답하니까 한달에 5유로씩 계좌보관료를 내야하고, 정식 학생;이 되면 계좌보관료가 없게 전환해준다고. 크엉... 5유로면 한달에 6500원씩 떼간다는건데. 아 너무해ㅠㅠㅠ 뭐 그래도 아쉬운건 나니까. 그래 나 안멜둥 서류랑 여권이랑 다 가져왔어, 내일 예약할 수 있어? 라고 물었더니 오늘은 월요일인데! 이번주는 예약이 전부 다 잡혀있어서 다음주로 해야한다고. 와... 그래... 근데 또 다음주 월요일은 공휴일이래!!! 아이고 ㅁ;ㅇ니라먼ㅇㄹ;ㅏㅇ ㄻㅇㄴ ㅁㄴ링ㅁ날;ㅇ 러ㅏㅇ ㅊㄹ ㅁ 그래... 화요일... 그래... 그리고는 이런 예약종이를 받았다. 




그리고는 혹시 니가 예약시간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려고 하면 꼭 전화를 해달라고. 저는 아직 전화기가 없는데....... 뭐 별 일 있겠나요...





아직 이 도시 적응중이라 시내를 돌아다녔다. 돌아다니다가 젊은 선생님이 쓴다고 했던 Sparkasse가 보였다. 여기가 계좌 보관료가 조금 더 싸면 여기서 계좌 열어야지! 하면서 은행에 들어갔는데, Deutsche Bank와 완전 다른 분위기. Deutsche Bank가 한국의 일반적인 은행에 가까웠다면, Sparkasse는 일반 은행의 VIP 창구같은 느낌? 서서 업무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다 넓은 개별 공간에서 개인 데스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냥 계좌보관료만 물어보고 싶어서 인포메이션에 계좌 수수료를 물었더니, 우리 직원이 안내해줄꺼야- 라는 말과 함께 어떤 직원에게 인계되었다.



하...이.... 정말 다행히도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었고, 나도 유창하지 않으니 서로가 유창하지 않다는건 몹시 좋았다. 앉자마자 계좌 보관료를 묻는건 너무 없어보이니까ㅠ 이런저런 설명을 들은 후에 물어봤다. 많이들 궁금해하는건지 이미 인쇄된 것이 있었다. 사용할 때마다 수수료가 붙긴 하지만 계좌 보관료가 없는 계좌도 있단다. 혹시 내가 잘못 이해한걸까봐 몇번이고 다시 물었다. 돈 안내는거 맞지? 맞지??? 맞다고 두 번 대답해주고는 세 번은 묻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예약없이는 아무 행정처리도 못한다고 알고 있는데, 심지어 병원도 예약해야해서 아파 죽을것 같아도 내일 예약을 잡고 그래야한다고 알고 있는데, 나는 어째서 예약없이 거주자등록도 계좌 개설도 다 되는거지. 다 나의 수호천사님이 열일해주고 계시기 때문인 것 같다. 집 구한 후에 쉬시라고 했는데도 이렇게 저를 생각해주시고.. 어디로 어떻게 답례를 해야할지.. 독일로 한번 놀러와주세요, 제가 맥주를 사겠습니다. 무튼 그렇게 계좌 개설이 순조롭게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인이면 TIN이 필요하다고 한다. TIN이 뭔데... Tax Identification Number???? 저는 그런게 없는데요???? 모든 한국인은 이게 다 있다는데? 라고 하는데 그럴리가 없잖아. 세금 내는 번호가 한국인에게 다 있다고? 나는 한국에서 세금 낸 기록이 거의 없는데, 혹시 계좌 개설에 문제가 생긴걸 수도 있어서 조금 겁이 났다. 이렇게 주구장창 장기 백수로 지내온 한국에서의 내 비루한 인생이 독일에서의 삶도 태클을 거는구나ㅠ 휴.. 싶었다. 그리고는 동료에게 물어본다고 전화를 몇 번 하고는 어떤 안내문을 뽑는다.






이 안내문 보고서는 어이가 없어서... 주민등록번호가 영어로 Tax Identification Number라니 ㅋㅋㅋ 영어인척 하지 마시라구요... 영어는 Social Security number라고... 내가 어이없어하면서 저기 안내된 칸에 내 주민번호를 차곡차곡 쓰니, 이렇게 긴걸 외워??? 하길래 응 그냥 앞은 내 생일이고, 한국에선 이 번호가 정말 중요해서 대부분 자기 번호는 다 외우고 있어. 이 번호인줄 알았더라면 네가 덜 고생을 했을텐데, 내가 이걸 TIN이라고 부르는 줄 몰랐네. 라고 했더니 자기도 한국인은 처음이라 이 문서가 없었다고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한다. 걱정한거 보였나봐... 그렇게 계좌를 열 수 있게 되고, 엄청난 양의 문서;를 계속 프린트한다. 저게 다 뭔데? 하니까 응, 내가 한 장 보관하고 너한테 한 부 줄거야. 하길래 그걸 물은게 아니지만 뭐.. 그리고는 마치 출국할 때 공항에서 면세점 픽업하면서 싸인회를 할 때처럼, 수없이 싸인을 했다. 너무 많아서 내가 아직도 남았어? 하니까 응, 독일인들은 그렇잖아- 뭐야.. 당신도 독일인이잖아ㅠㅋㅋㅋ 그렇게 많이 싸인을 하고 나도 받은 문서들.




영어 버전따윈 없ㅋ엉ㅋ 독일에 왔으니까 독어로 된 문서 더미를 받거라!!!




독일에서 문서를 보관하는건 중요하단다. 이 보관함을 같이 줄께! 여기에 보관해둬! 라면서 준 은행 파일. 그리고 독일의 은행은 내 계좌를 열어준 사람이 내 담당이 되니 명함을 꼭 챙겨두는게 좋다는 팁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명함을 챙기려하니 저기에 딱 꽂아준다. 원래 그런 용도로 나온 듯

 




내가 또 막 신나하면서 받으니까, 뭘 더 줘야하지? 하면서 꺼내준 것. Kontoauszüge.

한국의 은행과 달리 독일 은행은 실물 통장이 없다. 그래서 특정 기간에 한번씩 은행에 들려서 거래내역을 뽑아가야한다. 은행 웹사이트에서 PDF로도 받을 수 있다는데, 아직까지 독일인들은 직접 은행에 들리는걸 더 선호한다고 한다. 이걸 안하면, 은행에서 그 거래내역을 뽑아서 집주소로 우편을 보내는데, 이 발송비용을 계좌에서 빼간다. 많은 돈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푼돈이라도 아껴야하니까 잘 챙겨야지. 그리고 카드 받은 후에 카드를 분실하게 되면 꼭 저기 적힌 번호로 연락해야한다고 신신당부를 한다. 거의 한시간 넘게 계좌 개설하는 작업;을 했다. 이렇게나 한 사람에게 할당된 시간이 많으니 당장 예약하기가 어려운거구나... 독일은행은 예약없이는 업무가 거의 어렵다던데, 오늘 바로 계좌 열게되서 너무 다행이야! 했더니, 원래 이 시간에 예약해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안온거라고. Lucky!! 라고 얘기한다. 세상에, 또 Lucky야? 


그리고는 독일어 공부 열심히 해서 다음에 볼 때는 독일어로 대화하자! 라고 하길래 순간 괜히 찡해져서 막 그 당시 내 기분을 독일어로 말해주고 싶은데, 나는 독일어를 할 줄 아는게 안녕 고마워 다시 봐 이런거밖에 없고... 휴... 벙어리의 심정이란 이런걸까.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은 겨우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예약 하나도 없이 거주자등록한 날에 계좌까지 열게 된, 엄청나게 운 좋은 독일 행정처리들이었다. 당분간 공식?업무들은 없으니 이 두 개로 이미 나는 다 이룬 느낌.


(글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왜 이거 쓰는걸 까먹었지ㅠ 이유는 알고 있다. 돈 쓴걸 쓰는게 재밌으니까....ㅋㅋ)


Bürgeramt(줄여서 암트로 보통 말한다. 한국에는 이것만 하는 곳은 없어서 뭔가 어렵지만, 영어로 Citizens Registration Office)에 Anmeldung(거주자등록)을 하러 갔다. 예약없이는 아무것도 안된다고 들었지만, 그것도 대도시의 얘기인지 내가 있는 동네에서는 딱히 예약이 필요 없었다. 암트에 도착한게 9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Anmeldung을 하러 왔다고 하니 여권 가져왔니? 서류 작성해왔니? 집 계약서 가져왔니?를 물어봤고 응! 응! 응! 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의 흔한 대기표처럼 생긴 것을 줬고, 대기인수는 서른명쯤. 서른명이면 한시간쯤 걸리려나... 그래도 오늘 바로 되니까 다행이네... 라고 생각했다. 까막눈이라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지만, 대기표에 적힌 10 Min. 설마 10분 걸린다는건가... 그럴리가... 10분이 채 안되서 내 차례가 왔다. 독일어가 전혀 안되니까 당연히 학원 선생님이 같이가주셨다. 혼자 수업들으니 이런게 될지도. 


암트까지 오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왔고, 선생님이 생각;한 것보다 내가 독일어를 조금 더 안다고 생각했는지 암트에 앉아서 계속 이런저런 단어들을 서로 묻고 대답하고 했다. 내 차례가 됐고, 게르만족은 아닌 공무원이 내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담당자의 이름에 움라우트가 있어서 이건 어떻게 발음하냐고 손짓하니, 선생님이 "아마 전형적인 독일사람 이름은 아닌 것 같아"라고 말해서 나는 순간 엄청 놀랬다. 한국에서라면 이런 말은 분명히 굉장한 실례이고 무례일텐데 독일은 이민자 국가라서 이런 얘기가 괜찮은가보다. 담당 공무원은 직접 터키 이름이라고 말해줬고, 터키 말로 "Black Eyes"라는 뜻이라고 해줬다. 그러면서 본인의 까만 눈동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나도 내 눈을 가리키면서 나도! 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많이 접해왔던 불친절하고 깐깐하고 등등의 암트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이민자로 살면서 공무원까지 되기는 상당히 어려웠을텐데, 한달도 채 안되었지만 독일에서 지내보니 게르만족의 독일인보다 이민자들이 더 친절한 느낌이 있다. 그들도 처음에 독일에 와서 고생하고 그랬을 때가 생각나는거려나- 무튼 그렇게 예약도 없이 방문했던 암트에서 30분도 걸리지 않아서 Anmeldung이 끝났다. 이게 정말 끝이야? 라고 "Black Eyes"에게 물었고, 응 다 했어! 라는 답을 들었다.








작은 종이는 대기표, 큰 종이는 내가 작성한 서류의 뒤에 붙어있던 종이. 첫번째 종이는 안멜둥에 필요한 정보들을 빼곡히 기입했는데, 붙어있는 종이(첫번째 종이에 씌여진 부분이 따라써지는 그 형식의 서류이다)에 이미 이런 개인정보 보호 처리가 되어있는지는 몰랐다. 내가 기입한 첫번째 종이는 암트에서 가져가고, 이 종이를 확인증으로 받았다.



Mannheim에 온 첫날, 이 광고를 보게 됐다. 역시 나는 복이 많군. 오자마자 축제라니. 무슨 축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가야겠다, 고맙군. 그리고는 검색을 한다고 했는데 왜 별거 안나오는거지... 그리고 두 개 정도의 포스팅이 겨우 나왔는데, 가을의 맥주축제는 OktoberFest, 봄의 맥주축제는 Volkfest라고 한다. 이렇게 기쁠수가....




당연히 가봐야지! 당연하지!



입구, 음.. 맥주축제랬는데...




맥주 축제지만 신발도 팔 수도 있지 뭐...




어른들 맥주마셔야하니까, 애들은 이런거 타고 노는건가...?







이렇게 많을 필요가 있나...




이건 야시장에서 보던 그거 같은데...




정말 너무 오래전이긴 한데, 에버랜드인지 어디인지 모를 놀이공원에

캐리비안의 해적인가 뭔가 하는 이름으로 있었던... 그런거 같았다

통통배같은거 타고 간간히 어두운데 들어가서 놀래키기도 하는데 비명 종종 들리고



드디어 맥주 파는 곳을 발견!



저 맥주가 약간 오비나 하이트같은 그런 만만함이려나. 자주 보인다. 





(동영상이 부디 잘 올라가줬으면 하는 마음)

이게 정말 맥주축제냐고... 낮에도 하는 야시장 아니냐고....




이거도 언젠가의 놀이동산에서 분명 탄 적이 있는데....




이건 에버랜드에 있다. 렛츠 트위스트!!!



거의 같은 위치에서 두시간 뒤에 해지고 나서 찍은 것, 다소 기괴하다....

https://www.instagram.com/p/BFLy4Oaj-ei/








이쯤되니 맥주축제 아닌거 같고 그냥 날씨 좋으니까

놀이기구 타러 멀리 갈 수는 없고 놀이기구 소유자;들을 동네로 초청한 느낌..







하지만 나는 이 엄청난 광경 하나로 다 이루었다고 생각했다.




맥주축제가 아니면 어때?




7월에 있는 맥주순수령 500주년 대축제에 갈텐데!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



상상만해도 너무 즐겁다





숙소까지 예약 미리 다 해뒀다. 놀 때는 누구보다 빠르게-

독일은 마트에서 장보는 가격과 영양제 등은 정말 저렴하지만,

집값이 가장 큰 부분이고 가장 부담인 것 같다.


나처럼 독일어를 하나도 못하는데다(무슨 생각으로 독일까지 온걸까...), 학생도 아니고 직업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어렵고 부담된다. 하지만 괜찮다. 이러려고 학원을 등록한건 아니지만, 학원에 등록하러 가면서 집을 물어봤더니, 하나 남았다고 하는데, 몹시 비쌌다. 하지만 집이 후지고 비싼게 아니라, 집이 굉장히 좋고 비싸기 때문에, 지금은 그 집을 계약해서 살고 있다. 감사하게도 언제든 더 싼 방을 구하면 나가도 된다고 해서, (집값 이외의 다른) 큰 부담은 없이 살고 있다.





우선 독일은 집이 비싸서 그런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집 전체를 혼자 쓰는 것보다 한 집에서 여럿이 쓰는 것이 꽤 일반적이다. (WG - Wohnegemeinschaft)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들도 이렇게 많이 하는듯 하다. 그걸 찾는 아마 가장 유명한 사이트. 영어지원도 되니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매일 열심히 검색해보고 있다. http://www.wg-gesucht.de/




나처럼 독일의 거주문화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Miete : 월세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월세가 관리비 포함이 있고, 관리비 별도가 있고, 관리비는 포함인데 전기세는 따로 내고 그런게 복잡했다. 독일도 똑같다.


Kaltmiete 

KM

 관리비는 포함되지 않은 임대료만

 Warmmiete

 WM

 관리비가 포함된 임대료

 Nebenkosten

 NK

 리비 (건물관리비, 난방비, 쓰레기수거비)


특히 쓰레기 수거 관련해서 꽤 자주 클레임이 들어온다고 한다, 내게도 이거 주의해달라고 했다. (한국에서 이미 분리수거를 하던터라 크게 복잡하진 않았지만, 여기서 나누는 기준이 한국과 조금 달라서 아직은 헤메고 있다. 그리고 꽤 많은 나라들이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는걸 새삼느낀게, 같이 사는 중국인들이 분리수거를 너무 귀찮아한다. 그래도 하긴 하고 있다.) 관리비 비포함 사항은 전기세, 인터넷 정도.


보증금은 보통 3개월치 KM(3Monatsmiete Kaution = 3MM Kautoin)을 미리 내는게 관례라고 한다. 나가기 두 달 전에 얘기하는 것도 관례니, 나처럼 짧게 사는 사람들은 조금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내 계약서를 보면, 이렇게 나와있다. 독일어를 하나도 못하는데, 독일어로만 적혀있는 계약서에 겁도 없이 싸인하고.... 뭐... 그래도 학원 원장인데 사기를 치겠냐며...

1 Zimmer mit Einrichtung, 1 Küche mit Einrichtung (Mitbenutzung), 1 Bad (Mitbenutzung), 1 Flur


영어로는 이렇다. (이 글을 쓰는 지금에야 찾아봄 ㅋㅋ;;)

1 room with Equipment, 1 Kitchen with Equipment (Co-use), 1 Bathroom (Co-use), 1 Corridor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이 조금 비싸서, 다른 집들을 알아봐야했다.
다들 간단히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아야했다.


1Z. - 1 Zimmerwohnung 방 1개 짜리집 (한국식 원룸)


Küche 

 K

부엌 

Flur

 F

복도 

 Bad+WC

 

욕실+화장




욕실/화장실은 한국도 그렇듯이 종류가 여러개이다


욕조가 있는 욕실

Bad(Wanne) 

 샤워부스만 있는 욕실 

Bad(Dusche) 

손님화장실 

Gäste WC 

 

 

이 정도면 어느정도 집 구할 때 알아야할 단어들은 대충 정리된 것 같다


발음은 알아서 찾아주세요............ '미ㅌ'라고 쓸 수도 있었지만, 그게 또 장음인 '미-ㅌ'라서 직접 한번씩 독일어사전에서 발음 들으시는게 나을거라서 굳이 발음은 기입하지 않았습니다 :)



ps.


독일에서 부동산을 통해 집을 구하는 것도 알아봤다. 하지만, 고정수입이 없거나 재정보증인이 없으면 거의 불가능하고, 우선 부동산에 매물로 나와있는 집들은 당장 입주 가능한 집들이 아니다. 한국과 몹시 다르다. 보통 1~2개월 후에 입주 가능한 집들이 부동산에 나와있다. 부동산이나 주택협동조합이나 기본적으로 3개월의 Kündigung이(해약고지 의무기간) 있다. 


내가 더 놀란 것은 복비였다. 지역마다 아주 조금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두달치 월세라고 한다. 이곳의 방값을 감안했을 때 두 달치 월세는 지금 내가 가진 돈보다 더 많다...


식량을 사러 시내에 나온건데, 또 동네 축제가 열리고 있다. 몹시 배고프지만 또 구경을 조금 한다. 구글에서 찾아봐도 특별히 어떤 축제라고는 찾기 힘들지만, 내가 직접 보고 구글에서 독일어로 설명된 몇몇 페이지를 보니 이슬람쪽의 경제적인 어려움을 돕는? 극복하는? 그런 취지의 축제인 것 같았다. 행사장의 여자들은 거의 다 차도르를 입고 있었다. 불 앞에서 음식을 만드는데 차도르라니... 부디 덥지는 않았으면 한다.




하이델베르그에서 열렸던 축제에서도, 이곳에서도, 축제에는 항상 이렇게 아이들이 노는 곳이 반드시 있어야하나보다. 무료는 아니었지만 꽤 저렴한지, 많은 아이들이 놀고 있었다. 자세히보면 물이 있는 것도 아니고 공이 있는 것도 아니고 아무것도 아닌데, 애들이라서 즐거울 수 있는 그런 놀이공간.




독일에서 쉽게 먹을 수 있는 빵들, 이런건 마트에서 자주 봤으니까 굳이 사먹지 않아도 된다. SPAJU 아래의 독일어를 해석해보려고 찍은 사진인데, 별 뜻이 없어서 당황스러웠다. 대체 무슨 축제였을까...




히잡을 쓴 여자가 팔던 음식, 부르카가 아니라 히잡이라 그나마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찾아보니 Gözleme은 터키식 빵, Lahmacum은 터키식 피자. 뭐지... 아랍계 아니고 터키인들이었던걸까... 당연하게도 아직 출신국가의 구분을 잘 못한다. 그리고 터키사람처럼 생겼어도 독일 이주 3세쯤 되서 터키와는 큰 상관없는 경우도 꽤 있다. 




Gözleme은 아래에 깔려있다, 바로 보이는게 Lahmacum.

오른쪽은 다들 같이 사는거 같아서 따라 샀다. 0,50




그렇게 먹고나니 음, 내가 배고파서 마트에 장보러 나온거지... 가 생각났다. 나란 인간...



마트의 위치도 모른다. 뭐 어딘가에 가면 마트가 있겠지? 하고 나온거라, 위치를 알아보지도 않고 왔다. 뭐 이 도시에 마트가 하나뿐이겠어... 하는 마음. 그리고 나는 마트를 찾았다! 마트에 들어가서 구경을 하는데, 뭔가 물건도 많고 뭔가 다 좋은데 게르만족의 독일인은 한 명도 보이지 않는 느낌적 느낌...



뭘까....


또띠야가 이렇게 종류별로 있어야할 필요가 있는걸까. 다문화 국가라서...?




식빵을 사러 빵코너에 왔는데, 식빵은 없고 이런 터키빵들뿐이다.




Ahmand tea...? 원래 아마드티에 저렇게 꼬부랑글씨 적혀있던가...

내가 직구한 아마드들은 다 영어뿐이었다. 





마트 찾았다고 씬나서 들어온 곳이 터키마트였다. 식빵도 안파는 마트에서 뭘 사야한단 말이야... 하고 그냥 나와야했다. 주말 식량을 확보해야하는데 걱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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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든 마트든 쇼핑센터든 돈쓰는 장소는 귀신같이 잘 찾아낸다. 지도같은거 없어도 잘 찾는다. 대형마트를 찾게되서 신나게 장을 봤다. 파스타를 식사처럼 먹는다니까 나도 파스타를 만들어봐야겠다! 하면서 이것저것 샀다. 파스타에 토마토를 직접 넣으면 더 맛있다고 언젠가 들은거 같아서 토마토도 종류별로 샀다.


계란과 빵은 아침, 중간에 보이는 딸기 그림과 옆에 요플레같은건 잘생긴 남자가 사길래 따라샀다. 딸기우유와 생크림이었다. 요플레가 아니라 아쉬웠지만, 생크림은 까르보나라 만들 때 잘 사용했다. 저렇게 큰 딸기우유가 600원.



하지만, 독일에서 마트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웃길 사진이기도 하다. Ja! 라는 브랜드는 마트 PB상품이라 유난히 더 싸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계란 열개짜리 €1,19는 대박.




식빵 1,29

방울토마토보다 조금 큰 토마토 500g 1,49 x2

큰 토마토 다섯알 0,99

계란 열개짜리 1,19 x2

딸기우유 0,59

생크림 0,30

Penne 0,49

파스타소스 1,35

TOMATEN 0,39


€10.76 (약\13000)




어제 신세진 것 갚으려고 일반적으로 냉장고에 항상 구비되어있는 계란과 토마토를 더 사기로 하고 마트에 가기도 한거였다. 마트에서 직접 가격을 보니 토마토와 계란이 너무 저렴해서 별 의미없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무겁게 짊어지고 왔으니 각자 냉장고에 반씩 넣어놨다. (이런거 좋아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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