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제2외국어로 불어를 배웠다. 명사에 왜 성별이 있어? 이상한 놈들... 하고 언짢았던게 벌써 10년도 더 오래 전인데, 서른이 넘어서 외국어를 새로 배우니 그 때와는 다른 마음가짐이긴 하다. 내가 원해서 하는 공부와 강제로 해야했던 공부의 차이랄까. 고등학생의 싱싱;한 뇌로 불어를 독어를 더 많은 외국어를 배웠으면 지금처럼 고생은 안하고 살텐데, 그게 조금 아쉽다. 모든 공부의 기본, motivation. 나는 그게 부족했던 것 같다.



놀랍게도, 나는 독일어를 단 하나도 모르고 독일에 왔다. 그리고는 수업 사흘 째, 혹시 내가 천재는 아닐까하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굉장히 쉽게 느껴지는건 아닌데, 생각보다는 순조롭다. 첫끗발이 개끗발이 아니길 바랄뿐... (퉤퉤퉤)


당연하게도 매일 숙제가 있지만, 그 숙제를 하면서 복습도 또 되서 아직은 마냥 좋다. 어쩌다보니 다른 학생이 사흘째 오지 않아서 나 혼자 수업을 듣고 있어서 더 좋기도 하다. 독과외를 이런 가격에... 이런 행운이 또 있나ㅠ 나보다 어려보이는 선생님은 내가 열심히 한다고 생각하는건지, 엄청 많은 것들을 알려준다. 원래 이렇게 많이 배우는 걸수도 있고...;;



우선 독일어는 내게 재밌는 언어다. 독일어는 수학공식같은 부분이 많아서 외울게 많은 언어라는 말을 들었는데, 수학공식 같은 부분이 많아서 숫자와 수학을 좋아하는 내게 굉장히 흥미로운 언어다. 물론 명사와 형용사가 성별을 가지고 있는건 여전히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분이라 그냥 외워야한다. 남성이나 여성이라고 생각한 몇몇 단어들이 중성인 것도 꽤 흥미로웠다. (Auto;자동차. 중성이다) 특정 발음들은 여전히 어렵고 못하지만, 그것조차 흥미롭다. 왜이렇게 어려운 발음이 말에 있어야했을까? 



사흘째니까, 아직은 모든게 그저 재밌고 즐거울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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