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부 건물을 지나니, 누가 봐도 엄청 중요해보이는 글자가 있다.

저 건물이 이 대학에서 가장 중요한 건물인가보군. 뭘까.. 입학처? 종합지원동?

물론 나는 전혀 모르니까 그냥 이 글자만 찍어왔다.


앞의 관사까지는 찍을 수 없어서 짤렸고, 원래는 Dem Lebendigen Geist


이제서야 찾아보니 이 건물은 종합강의동, 종합강의동 앞에 가장 중요한 이 글자를 세워놨다니 조금 신기하기도 했다. 

그리고 Dem Lebendigen Geist의 뜻은 살아있는 정신에게. 대학 슬로건이 이렇게 멋있어도 되나... 

이 엄청난 슬로건은 딱 한 번 바뀐 적이 있다고 한다. 


Dem Deutschen Geist 독일의 정신에게 나치가 정권을 장악했던 시절이었다고 한다. 독일의 모든 대학 중 가장 먼저 나치에 협조한 대학이었고, 그 당시 살아있는 정신이었던 학자들은 대학에서 많이 떠났다고 한다. 대학광장에서 나치가 정한 불온서적들이 나치 선동가들에 의해 불태워지는 일도 있었다. 




이 슬로건에 관해서 찾아보다가, 하이델베르그 대학의 분서 사건과 관련해서 대학 어딘가에 G.E Lessing의 시가 적혀있다고 하는데, 나는 학교가 너무 넓어서 못찾았다. 곧 다시 가게 될건데 꼭 찾아서 보고 싶다.


Was einmal gedruckt ist, gehört der ganzen Welt auf ewige Zeiten.

Niemand hat das Recht, es zu vertilgen.


What is printed once, belongs to the world forever.

Nobody has the right to destroy it.


한 번 인쇄된 책은, 세계에 영원히 속하게 된다

누구도 그것을 파괴할 권리는 없다.




한글로 바로 번역기 돌리니 제대로 안되서 영어를 한번 통했더니 깔끔해졌다



굉장하다. 너무 멋있는 문장이라 외울 것이다.





하루의 여유가 더 생겼으니 독일 최초의 대학인, 하이델베르그 대학에 가보기로 했다. 우리가 들어본 많은 학자들이 여기서 공부를 했고, 노벨상 수상자가 7이나 나온거로도 유명하다.


버스를 타도 되지만 나는 가난한 여행자니까, 걷는다. 도보 한시간 정도는 걷기에 충분하니까- 



Heidelberg Bismarckplatz에서 5분 정도 거리의 그저 평범한 도로인데, 뭔가 예뻐서 찍어봤다.






그냥 건물




또 그냥 건물, 개나리와 벽돌색의 조화가 예쁘다.




따로 주차장이 없어서인지 주말엔 이렇게 집앞에 줄줄이 주차를 해둔다.




놀라울만큼 반짝이던 하늘

불과 지난주였던 프랑크푸트르트의 하늘과 너무 달랐다





가정집이 정말 맞는걸까

이렇게 예쁜 집이라니 너무 부러웠다




한국으로 생각하면 빌라 같은건가보다

다 다른 사람들이 계속 들어갔다 나오고 했다

이 건물도 몹시 예뻤다




무슨 건물이 또 이렇게 예쁜가!!! 하면서 찍었고,

저쪽 길로 사람들이 왔다갔다 하길래 나도 따라가봤다




쨘! 성당이다


뾰족한 첨탑 두개까지 다 나오게 찍고 싶었지만

아무리 아무리 바닥에 엎드려도 찍히지 않았다

정말 길고 길었다




학교 건물처럼 생겼네- 하고 생각했는데, 정말 학교 건물이었다 ㅋㅋ 아직 캠퍼스엔 도착하지 않았지만, 거의 모든 독일 대학은 이렇게 도시 곳곳에 건물이 퍼져있다. 한국처럼 이 안에 대학교 짓는다! 인문대학 상경대학 이학대학 공학대학 예체능대학 전부 다 짓는다! 해서 대학이 생긴게 아니라 오래전부터 대학이 조금씩 커진거라, 그렇다고 한다. 하이델베르그는 무려 1386년에 개교했고, 당시에 신학부/법학부/철학부로 출발했다. 그러니 당연히 현재의 종합대학의 모습을 갖추려면 도시 곳곳에 대학 건물이 있는 이유가 이해가 된다. 그래서 대학도시라고 불리는 도시들에 가면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학생들이 수업을 제 시간에 가려면 자전거는 필수라고 한다. 난 자전거 못타는데... 큽... 




반짝반짝이던 하늘에 갑자기 구름이 몰려왔다. 비오면 안돼.. 우산 안가져왔어.. 제발..




시내에서 하이델베르그 대학을 가려면 큰 다리를 건너야한다




볼 때마다 엄청 반가운 우체국




구름이 어째 조금 사라지는 느낌도 든다

우체국 마크도 달팽이마냥 귀엽고 귀엽고 좋다




다리를 건너는건 맞는데... 내가 건넌 다리가 아니라고 한다 ㅋㅋㅋ

길치가! 한 시간 거리를 걸어가려면 두 시간 이상이 걸린다는건 익히 잘 알고 있다

이 때쯤 대략 두 시간이 걸렸다... 우리 존재 화이팅


건넜던 다리를 다시 돌아가면서 다시 시내쪽으로 갔다

꽤 큰 독일 경찰서가 있어서 괜히 또 반가워서 사진 찍었다




헤메고 헤멘다. 그래도 예쁜 건물들이 즐비해서 기분 좋다




구름새끼... 갈 생각 없는가보다. 저를 좋아하지 마시라구요




Volkshochschule

Schule는 딱 봐도 School이다. 까막눈이니까, 눈치껏 사는거지!




주유소가 상큼하다 생각해서 찍은 사진인데, 눈치빠른 필터도 열일해서 힙터지는 사진이 되었다




예쁘다.




학교로 건너가는 다리! 이번엔 제대로 찾은게 맞다





한국의 대학처럼 여기부터 대학교라고!!! 캠퍼스라고!!! 를 나타내는 표식 없이 이래저래 걷다가 어디론가 들어가보니 쨘- 여긴 수학부란다! 라는 글자들이 있어서 조금 당황했다. 나는 수학부부터 보고싶진 않았어... 숫자들 저를 그만 좋아하세요, 사양합니다. 혹시 또 하이델베르그 성처럼 대학교에도 문이 있는데 나 혼자 이상한데로 들어가서 그런거려나...




그렇게 대학교를 들어갔는데, 고요하다. 이상하리만큼 고요해... 젊은 기운을 느끼고 싶어서 온건데, 동네 노인들과 어린이들의 놀이터가 되어있다. 학생들은???? 이상했다. 학교가 맞긴 하지....? 그리고 학생식당도 문닫아있다... 뭔데!!! 뭐냐고ㅠㅠㅠ 나보다 유럽을 조금 더 먼저 경험한 혈육에게 물어보니, 주말엔 애들 다 부모님 계신 집으로간다고... 아니 그럼 유학생들은 어디서 밥먹는데? 집에서 먹지



아 예... 저는 집이 읍네요....





일요일, 대학은 그저 동네사람들의 공원이 된다.

단지 이름이 롯데라 언짢아서 이 곳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몹시 아쉬웠을 정도의, 하이델베르그 숙소 평균 가격에 비하면 굉장히 저렴하고 또 굉장히 작은 규모의 아담아담한 숙소. 저렴하다고 해서 위치가 구린 것도 아니고 위치가 살벌하게 좋다는게 또 엄청난 장점



프랑크푸르트의 숙소는 총 7층에, 45개 객실이었기에 당연히 수십개의 컵이 전부 다 똑같았다. 하지만 이 숙소는 총 2층, 객실 5~6개...? 다양한 컵들을 골라서 사용할 수 있어서 좋았다. 제일 처음 마셨던 컵 Anti-Stress!!!





곳곳에 재밌는 그림이나 글이 걸려있는데, 이게 정말 웃겼다.

프랑크푸르트의 숙소는 와이파이가 정말 잘 안잡혔다

우선 그게 숙소 탓인지 사람이 많아서인지는 모르겠는데

와이파이를 지칭할때 방 사람들 모두가 Fucking Wi-Fi라고 말하다보니

하이델베르그에 와서도 F-word가 입에 붙어서 조금 곤란했다

하이델베르그의 숙소는 규모가 작아서인지, 이 그림때문인지 와이파이가 상당히 잘 터졌다

여기에서 독일와서 처음으로 카톡 보이스톡을 해봤다

아빠는 굉장히 잘 들린다고 했고, 나도 굉장히 잘 들렸다




비 맞으며 Das Heidelberger Schloss에 올라갔기 때문에 운동화가 폭삭 젖었다. 다른 운동화는 큰 캐리어 안에 있어서 이걸 말려서 신어야했다. 내가 지낸 1층 숙소의 창틀에 바로 말려뒀다. 하지만 다음날에도 습도가 조금 있었는지 바짝 마르진 않았다. 이래서 미니 드라이기를 갖고 다녀야하긴 하는구나ㅠ 이렇게 축축한 신발을 신고 어케 다닌담...




이 사진을 찍은건 Winner보다 Nominee부분이 너무 귀여웠기 때문이다. Best Small Hostel in the World 라니 ㅋㅋ

저런 부문이 있다는거 자체도 귀엽고 그 부분은 Nominee인데도 걸어둔게 그저 귀여웠다. 






하이델베르그 숙소로 검색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프랑크푸르트의 저렴한 숙소들에 비교하면 거의 다 두 배 정도 비싸다. 이 호스텔을 제외하면. 굉장히 친절한 스탭들이 있었고, 사흘 지내는 동안 본 스탭들은 다들 굉장히 친절하고 상냥했다. 또, 응접실과 붙어있는 주방에는 우유/시리얼/커피/차를 하루종일 먹을 수 있었다. 여기서 시리얼 정말 많이 먹었다. 이렇게-



그 와중에 누가 한국 숟가락 하나 갖다놔서 그거 보고 한참을 웃었다 ㅋㅋ


이전 포스팅에 올린, 일본 너네 무시하는거 아니야! 원래 지도에 없었어, 쏘리! 이게 붙어있는 벽면도 재밌다. 다들 어디서 왔는지 자기 집 주소에 핀을 열심히들 꽂아놨다.



숙소의 위치는 얼마나 좋냐면, Das Heidelberger Schloss 케이블카역에서 3분? 2분 거리에 있다. 위치가 정말 대박이다. 그래서 하루 더 뭉갠건 비밀로 해주세요.



원래는 이틀밤을 지내고 일요일인 오늘 체크아웃하는거였는데, 독일은 일요일에 문을 연 상점이 거의 없어서 기쁜 마음으로 하루 더 연장! 대학교는 일요일에도 상관없겠지? 학생식당에서 밥먹기 제일 좋아하는데 +_+ 학교 구경! (일요일에 학생식당 문 안연다는건 가서야 알았다...)



프랑크푸르트는 공항으로 독일 입국한 후에 하루 잠깐 자고 가는 숙박객들이 대부분이었다면

하이델베르그는 독일인들이 여행지로 많이들 찾는 도시라 (독일인에게 물어봄)

내가 지내는 숙소에 독일인들도 절반정도는 있었다

워낙 작은 숙소라 절반이래봐야 몇 명 안된다는게 함정



무튼 그 중에 두 명이 응접실에서 계속 있길래, 물어봤다



사실 나는 독일에서 공부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는데, 내가 독어를 잘 할 수 있을지 전혀 몰라서 우선은 좋아하는 나라 여행온다는 생각으로 독일에 와봤다. 그런데 생각보다 영어가 잘 안통해서 여행은 짧지만 우선은 했으니 독일어를 배워보려고 한다. 추천해줄 도시가 있느냐



그랬더니 나에게 되묻기를,

"그건 네 취미가 뭔지에 따라 다르지, 취미가 뭐니?"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이고, 내 취미와 어학할 도시가 무슨 상관이지 싶어서 의아한 표정을 지으니

독일의 어느 지역은 경사가 거의 없어서 자전거 타기 좋은 도시고

독일의 또 어느 지역은 강이 길게 뻗어있어서 카누를 타기 좋은 도시고

또 어디는 산이 많아서 등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좋은 도시고

이런 식으로 거의 모든 독일 지역을 설명해줬다


나는 단 한번도 이런 식의 생각을 해본 적이 없어서, 이 사람에게 너무 당연한 그 취미라는 부분이 새삼 부러웠다. 한국은 취미라는 것을 가지며 살아가기에 굉장히 힘든 나라였다. 모든 취미는 다 안정적인 직업을 가진 뒤에 해야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는.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은 취미도 무엇도 가져서는 안되는 곳. 그런데, 생각해보면, 대부분의 취미는 어린 시절에 정해진다. 단 한번도 그 자리에 앉아서 책을 읽어보지 않은 사람이 서른 네살이 되어서 책을 진득하니 앉아서 읽을 수 있을까? 난 절대로 아니라고 생각한다.


조금만 유난스러운 취미가 있으면 살기 편해서 그런거나 하고 넌 맘편해서 좋겠다~ 같은 차라리 쌍욕이 나을 수도 있는 얘기들을 들으며 지내온 나에게, 저런 질문이라니 나는 기쁘기도 하고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저 이야기가 너무 고마웠다.


나는 누가 취미에 대해서 물으면, 취미수집이 취미라고 대답하곤 하는데, 이걸 영어로 재치있게 말하기가 어려울 것 같아서 편지쓰고 예쁜 우표 사는거 좋아한다고 했더니. 듣고만 있던 다른 나이 많은 남자분이 그 취미라면 독일의 어디가도 상관 없다며 ㅋㅋㅋ 날씨가 나쁜 도시에 사는 독일인들은 아마 대부분 그 취미를 갖고 있을거라고 했다. 그런건가.... 날씨가 구려서 포크에 많이 계시던거였나요, 독일분들? ㅎㅎ




그렇게 우표에 대한 얘기를 했다. 그들은 우표 잘 몰라~ 라고 말은 했지만, 기본적으로 독일 사람들은 조금은 우편에 대한 지식이 있는 것 같았다. 아직도 꽤 많은 고지서나 영수증이 우편을 통해서 배달된다고 한다. 내가 등대 우표를 직접 꺼내서 자랑을 했더니, 등대 우표의 금액이 미묘하게 다른 이유를 아냐고 내게 되물었다. 동공지진... 모르는데요.... 이건 몇년도 우편엽서 발송금액의 우표, 이건 몇년도 편지 발송금액의 우표, 이렇게 차차 요금이 올라가서 이렇게 다양한 등대우표가 있는거라고 설명해줬다. 생각도 못했는데, 10년간의 우편요금이 은근 야금야금 올랐구나 싶었다.



그리고는 다시 나의 질문으로 돌아가서 얘기를 했다. 표준독일어(고지독일어; Hochdeutsch)라는 것이 있는데, 이건 수도 베를린에서 쓰는 독일어가 아니다. 독일 지도를 살펴보면 베를린은 굉장히 심하게 오른쪽으로 치우쳐있고, 사실상 베를린은 상징적인 수도고 실제적인 수도로서의 기능은 전혀 하지 못한다고도 얘기를 해줬다. 독일인에게 직접 들으니 뭔가 신기하기도 하고, 만약 한국도 통일되면 상징적으로 평양이 수도가 될 수 있을텐데, 그 때 나도 한국에 관심있는 외국인에게 저렇게 담담히 얘기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잠깐 했다. 아까 말했듯이 대부분의 독일 도시들은 이런저런 취미들을 가질 수 있는 지리적인 특징이 존재하는데, 표준독일어를 쓰는 지역은 아~무 것도 없어서 자기들끼리 말만 하면서 지내서 가장 말을 많이, 잘해서 표준독일어가 된거라고 한다. (혹시 이것도 농담이면 어쩌지ㅠ)



그러면서 내게 하노버를 추천해줬다. 그런데 하노버는 날씨가 많이 안좋다고 하면서, 북부 독일의 날씨과 남부 독일의 날씨가 만나는 Shit Weather Line이 독일에는 존재하는데, 그게 딱 하노버를 지난다고 했다. 하노버를 추천하면서 날씨가 진짜 안좋다는 얘기를 반복해서 나는 당황스러웠다... 편지쓰기 좋아하고 우표를 모은다고 해서 날씨가 안좋은 곳에 살고 싶다는 얘긴 아니었는데 혹시 내가 뭔가 잘못 말한걸까ㅠ


무튼 그렇게 하노버 얘기를 잔뜩 하고는, 만하임에 대한 얘기도 했다. 만하임은 우선 날씨가 짱좋지, 하이델베르그처럼 좋지 가까우니까. 프랑크푸르트처럼 그런 크고 드러운 도시는 아니니까 만하임도 좋지. 근데 남부 독일 사투리가 생각보다 꽤 심해, 그걸 배우면 곤란한데... 라고 조금 걱정을 해줬다.



무섭도록 친절한 사람들... 세 시간이 넘게 나의 어학 도시에 대해 토론을 했다. 숙소 응접실엔 세계지도와 독일지도가 있었는데, 그 독일 지도를 세세하게 보면서 얘기를 했다.




너무 커서 한번에 다 찍은 것도 대단하니까 도시 이름을 보는건 무리. 저 핀들이 어디사는지 찍는 핀들이고 오른쪽 상단에 핀이 좀 모여있는 저기가 베를린이다. 하노버와 만하임중에 정말 많이 고민을 했다. 나는 날씨가 안좋은건 사실 크게 상관이 없는데, 그게 비가 오면서 날씨가 안좋은거면 주로 걸어다닐 예정인 내게는 꽤 큰 문제가 된다. 운동화는 자주 젖으면 젖을 수록 상태가 급격하게 떨어지니까. 


그리고 만하임도 어학 많이 하는 도시로 유명은 한데, 가보지도 않고 결정할 수는 없으니까. 두 도시 중 조금 더 먼 도시인 하노버에 먼저 가보고 그 다음에 만하임을 가보려고 생각했다.



나보다 먼저 어학을 한 혈육도 수도에서 어학을 시작한게 아니라 사투리같은건 어떻게 교정했냐고 물어보니까, 누나 영어 호주에서 배웠잖아. 호주 사투리 해? 라고 묻길래 이새끼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영어 호주에서 배운거 아닌데? 한국에서 배웠어!!


동생이 하는 말은, 외국인이 말을 배울 때 사투리를 배울 수 있긴 할까? 라면서 우리가 아무리 열심히해도 사투리까지 배울 수 있는 확률은 거의 없고, 학원에서 사투리로 수업하지 않는데 뭐가 문제냐고... 음, 그렇잖아...? 미리 해본 놈이라 나보다 낫구나... 쳇




그래도 하노버에 가보긴 해야지







독일 지도뿐 아니라 이렇게 세계지도가 있다

딱 어느나라가 그나마 부유한지 잘 알 수 있다

외국여행을 자유롭게 갈 수 있는 재력과 여유가 있는 나라들, 심각하게 한정적이다



이 숙소에 유난히 한국/중국 숙박객이 많아서 이렇게 따로 한/중 지도는 따로 있다

지도가 따로 있는 것도 괜히 좋은데, 아래쪽 문구가 대박이다



일본 너네 무시하는거 아니야!

지도에 원래부터 없었어!



하이델베르그의 야경이 유명하다고 하니, 당연히 야경을 구경해야한다

그리고 내게는 오늘 하루밖에 안남았다 (어제 그냥 숙소에서 뭉개느라...)

일찍 나가서 좀 많이 걸었더니 피곤하네... 

야경보려면 해가 질 때쯤 나가야하니까

잠깐만 누워있다가 해지는 시간 즈음해서 나가야지! 라고 생각하고는

누웠다. 그리고 기절


알람 그런거 맞추지도 못하고 그냥 막 쿨쿨 잔다

눈뜨니까 9:30pm, 아침이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오늘 하이델베르그 일몰시간이 8:30pm인데ㅠ 한시간 지각했다.


밖을 나오니 이미 조금 어둑어둑해져있다.

그래도 나는 가야한다. 오늘 밖에 없으니까

아주 약간 가파른 올라가는 길은 전부 거주지들인지 고요하다

독일 날씨가 그렇듯 아침엔 상상도 못했던 비가 또 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보슬비였지만



그렇게 올라간 Das Heidelberger Schloss. 입장료가 있을거라는 생각조차 안했다

티켓을 검사하는 사람도 티켓판매하는 곳도 아무것도 없었다

더 늦어지면 위험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인지,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성을 향해 올라가서, 10분도 채 안걸렸다. 그 경사길을ㅠㅠㅠㅠ 그 당시엔, 10시에 문을 닫을거라고 생각했다. (한국식 사고방식ㅠ)






이제와서 찾아보니 당연히 그 전에 닫는다고 되어있다.

내가 이 날 본 것은 Das Heidelberger Schloss가 맞긴 할까, 혹시 꿈꾼거 아닐까

몰래카메라라도 찍듯이 성에 딱 다 오르니까 빗줄기가 엄청 거세졌다

지은지 900년 넘은 건물이라 뭔가 더 으스스하고

사람은 아무도 없는게 맞는데 자꾸 어디선가 인기척이 느껴지고

나는 인증샷을 인스타에 올려야하고



16G 아이폰5을 여즉 쓰느라 용량부족에 시달려서 인스타에 올리자마자 지우는데ㅠ

인스타에 올린거만 남아있고, 파일은 없어서 어떻게 올리는지 모르겠다

내가 컴맹이라니...!!!



흐어어어엉 무서워 흐어어어엉하면서 찍은 짧은 동영상


https://www.instagram.com/p/BE2V2LZj-bu/

빗소리를 같이 녹음해서 현장감...!!






사진이 아주 조금 무서울 수도 있어요












그 넓은 곳을 비오는 날 혼자ㅠㅠㅠㅠㅠㅠ 보겠다고 법석을....

근데 친한 친구에게 이 얘기를 해주니까, 내가 간 곳이 거기가 맞긴 한거냐고

막 다른 세계 갔다온거 아니냐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는 이제 내려가야하는데, 살벌하게 넓어서 들어온 문을 못찾는거다....

무서워!!!! 무섭다고!!!! 나 내려가게 해달라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올라온 길이 숙소 바로 앞길이라서 올라온 길로 내려가면 바로 숙소인데ㅠ

도저히 올라온 길을 못찾아서 아무 길로나 내려가기 시작....

왜 아무 길로 내려갔냐고 물으신다면, 무서우니까요..... 진짜 무서웠어요....



그렇게 내려가다보니, 가정집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택시도 다니고 하니까

음, 어떻게든 내려는 가겠구나ㅠㅠ 다행이야... 하면서

숙소는 어떻게 찾아간담... 나는 길치인데.... 흐엉.... 하면서

가고 있는데....!!!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드럼소리가 들린다, 음치가 노래를 하고 있고!

https://www.instagram.com/p/BE1-BsWzDYZ/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기가 분명 시내겠지. 저 소리를 쫒아가는거야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시내, 그리고 비 맞으며 노래를 듣는 사람들

https://www.instagram.com/p/BE2RKbzzDSp/



긴장했던 것이 전부 다 사라지고, 아 맥주... 맥주가 필요해... 하고 있는데

마침 맥주도 너무 저렴히 팔고 있는게 아닌가. 휴, 제 수호천사님 열일해주고 계시고요?





젤라또 찍었던 것처럼 또 그렇게- 필터가 아련아련....

비와서 한손으로 우산들고 한손으로 이거 찍고 참 힘들었다





그렇게 어딘지 모르지만 분명 중심가 근처라고 생각하는 곳에 도착했고, 대충 여기가 어딘지 물으니 숙소와 꽤 가까운 곳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숙소까지 잘 갔다. 이 법석법석을 떨었으니 당연히 기절했다. 원래 내일 이 도시를 떠나려했는데, 이 상태로 내일 어떻게 어딜 움직일 수 있겠냐며... 하루 더 하이델베르그에서 지내기로 급결정.


하이델베르그에서의 하루가 더 생겼으니 독일 최초의 대학으로 유명한 하이델베르그 대학을 가보기로 결심하고 잠들었다. 독일와서 단 하루도 못잔적이 없다. 매일매일 꿀잠꿀잠꿀잠.


마음이 편하다는게 별게 아니구나 싶다. 나는 한국에서도 머리만 대면 잘 자기로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꽤 많이 샀었는데, 여기서는 한국에서 머리대면 자는 것보다 더 심각하게, 눕고 알람을 맞추려고 핸드폰을 손에 든 그 상태로 잠든다....


게으른 여행자이기에 알람을 굳이 맞출 필요가 없는 삶을 살고 있기도 하지만, 알람이 없어도 너무 잘 자서 잘 일어나진다. 한국보다 더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는 느낌까지 든다.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일주일을 생각해보면,

(세상에... 일주일이라니, 나의 뭉기적거림이 새삼스럽게도 대단하다..)

대부분 흐린 날이었고, 비오는 날이 절반, 심지어 우박도 떨어졌었다

4월에!!! 눈도 왔다!!!



5월이 다 되서인지일 수도 있지만, 하이델베르그는 하늘이 반짝반짝했다






하이델베르그는 독일에서 중세의 모습을 가장 잘 간직한 도시라고 한다

멀리보이는 저 성이 바로 하이델베르그의 유명한 그 오래된 성

독일어로는 이렇게 쓴다. Das Heidelberger Schloss




1225년에 요새로 건축되었고, 차차 성새(성+요새)가 되었다고 한다.

1537년에 낙뢰로 파괴된 뒤 지금의 자리로 옮겨졌다.

후기고딕식, 르네상스 양식, 바로크식을 함께 볼 수 있는 유산이다.






시청을 등지고 Das Heidelberger Schloss의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나 가깝다.

그래서 여기에 오는 33번 버스의 정류장 이름은 Rauthaus/Scholss였다.




네카어(Neckar) 강을 따라 예쁜 건물들이 늘어서있다.

Grand Budapest Hotel이 바로 떠오르는 색감의 건물도 있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니까 배가 고파졌다

팁이 있다는걸 알게 되니 밖에서는 앉아서 천천히 먹는 일이 없어졌다

각종 면을 파는 가게가 있어서, 거기서 스파게티를 샀다

Spring Roll을 토핑으로 추가했는데,

이게 춘권이라는건 스파게티 위에 얹어진 춘권을 보고나서야 알았다


아시안 누들도 같이 파는 집이라 춘권이 있었던 것 같다

내가 얼마나 이상해보였을까...


춘권도 스파게티도 다 맛있었다

물론 어울리지는 않았지만, 애피타이저로 춘권을 먹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여기 흑인 직원 잘생김 (중요)












강 건너에 예쁜 집들은 주로 별장이라고 한다.

북부 독일에 비해서 남부 독일이 날씨가 조금 좋은 편이다보니

부자들은 이 곳에 별장을 꽤 갖고 있다고 한다


별장은 없지만 그 근처에서 많이 걸어다녔다

여기도 별장인거 같네!!! 여기도!!! 이러면서 반나절을 걸어다녔다








도시의 양쪽을 많은 다리들이 연결하는데, 그 중 가장 유명한 다리

유명한 이유는 성을 가장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다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특별하게 다리 양쪽에 엄청 큰 장식도 되어있다





반대편, 아마도 누군가의 별장-





비현실적으로 구름이 많아서 사진을 찍었다.





Rauthaus/Schloss가 있는 Altstadt쪽은 대부분 이런 분위기이다.

깔끔 정돈 아기자기







남들 다 찍는 그 위치에서 나도 찍어봤다.

이 다리 위에만 사람들이 바글바글한 이유를 알 것 같다. 

성이 꽤 멀리 있는데도 꽤 잘 보였다.





사람이 좀 적을 때 저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 예쁠 것 같았다.







또 그새 움직였다고 배가 고프다


신기하게도 나는 이 날씨가 전혀 덥진 않았고

아주 살짝 바람이 있어서 아이스크림이 땡기는 그런 날씨는 아니었는데

길거리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젤라또를 들고 다니고 있었다


걷다보니 어떤 젤라또집에 줄이 길게 서있길래

뭐... 맛집이라도 되나? 싶어서 나도 줄을 섰다


더 구경하다보니 대부분의 젤라또집은 줄이 서있었다.

이게 딱히 맛집이라 줄이 서있는게 아니고,

여기보다 추운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이 날씨가 덥게 느껴지는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물어보니 맞다고 했다)


그리고! 젤라또는, 한국에서의 그 이가 시린 아이스크림과 달랐다

그저 입이 살짝 찬 기운이 감돌았고, 상큼해졌다



아주 가끔 독일인의 유머에 웃는 나를 보게 된다

독일인의 유머는, 소문;보다 그렇게까지 심각하진 않다




초코가 들어간 아이스크림과



딸기 아이스크림을 골랐다




따란- 너무 맛있었다





다들 이렇게 길에서 사진 한 컷 찍길래 따라해봤다






너무 예쁘고 좋았던 도시라 다시 또 가볼 생각을 하면서 찾아봤더니,

Old Bridge에는 원숭이 동상이 있다고 한다.

나는 다리 위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성 쪽으로만 보고 사진 찍고 말았는데 어딘가에 있었나보다. 


그 원숭이동상의 손가락을 만지면 다시 하이델베르그로 돌아올 수 있게 해주고,

거울을 만지면 부유해지고, 생쥐를 만지면 자녀를 많이 가지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원숭이 머리 부분에 약간 비어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 안으로 머리를 넣으면 지혜로워진다고 한다.



곧 다시 가볼 예정인데, 생쥐만 피하고 거울과 손가락을 닳도록 만지고

머리를 집어넣고 오겠다





하이델베르크 성에서는 1년에 세 번 불꽃놀이가 열린다. 5월, 하이델베르크 봄 축제, 8월의 성 축제, 9월 가을 축제에 맞춰서 꽤 큰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봄 축제는 성 안의 칼스 광장에서 열린다. 성 축제는 오페라, 뮤지컬, 콘서트 등도 함께 열린다. 가을 축제는 그 해 수확한 포도로 만든 와인이 소개되는 자리이기도 하다 (칼스광장). 2016년의 불꽃놀이는 64일, 79일, 93일이다.


감사하게도, 프랑크푸르트에서 기분 좋은 일들은 많았지만

전체적인 프랑크푸르트의 분위기는 살벌하게 많은 거지 집시 노숙자

너무 많은 길빵하는 사람들 아무도 지키지 않는 보행자 신호등 등등...


누가 독일이 규범을 잘지키고 기본에 충실한 나라랬어...

기본 하나도 안지키는구만? 싶었다



내 숙소가 홍등가에 있어서 더 그랬겠지

그래도 특별우표 판매창구의 좋은 직원분과 게스트하우스에서 만난 다양한 사람들 덕분에 최악이야! 절대 가지마!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는 입국도 하지마! (제가 독일 오기 전에 검색하면서 본 많은 의견들 ㅋㅋㅋ;;)의 의견을 갖고 있진 않다


어디서 어떻게 지내는건 그 지역이 50, 사람이 50

사람이 싫어서 떠난 여행에, 사람이 있어서 좋았다





예정된 버스 시간보다 한시간이 지나서야 도착한 FlixBus

한국 고속버스보다 뭔가 크다. 음, 이 커다람이 전해지려나.. 하면서 버스 사진을 찍고 있는데, 표 확인해주시는 분이(이분들은 FlixBus 색인 형광녹색과 같은 색의 점퍼를 입고 있어서 알아보기 편하다. 버스가 안오거나 물어볼거 있으면 그분들을 찾으면 된다) 버스 사진 찍으면 안된다고 나한테 뭐라고 하신다... 왜요... 왜 또 안되는데요ㅠㅠㅠ 나는 왜 뭐만 하면 이렇게 혼이 나지ㅠㅠㅠ 라고 연신 죄송하다고 하는데, It's just a joke. 아, 저는 농담을 구분할 수 없다구요.... 그래도 농담이라고 말해줘서 감사합니다. 



뜬금없이 생각난건, 누텔라가 독일꺼라고 했던 게스트하우스 스탭.

어제(2016/05/12) 수업에서 독일 사람들 누텔라 엄청 좋아한다고, 독일꺼라 그런가봐요! 했더니 선생님 동공지진. 독일꺼 아니야! 이탈리아꺼야! 페레로로쉐알지? 그 회사랑 같은 회사야! 하는데 내가 동공지진. 제가 그 스탭의 말을 듣고,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누텔라가 독일꺼라고 했는데ㅠ 선생님이 아마 농담이었던 것 같다고 하시는데 아 영어 못하는게 이렇게 또 뽀록이 나는구나 싶어서 당황스럽고... 그래서 그 환경론자 쾰른 주민이 내게 독일산 누텔라는 쓔레기야!!! 이탈리아산을 먹어야해!! 라고 했구나.. 이제야 뭔가 이해가 된다ㅠ




이 커다란 2층버스를 찍고 있었는데, 사진 찍으면 안된다는 얘기를 들었다ㅠㅋㅋ

너무 커서 좀처럼 한 컷에 사진이 나오지 않았다





의자도 없는 버스정류장에서 나를 그저 한시간이나 기다리게 만든 그 버스

유럽에서의 버스는 이렇게 목적지가 다양하고 중간에 내리고 타고 내리고 타고 한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가격이 놀랄 정도로 차이가 있고, 

예약으로 좌석을 확약할 수 있으니 반드시 해야한다.

버스회사는 굳이 여기가 아니어도 되는데, 나는 이 버스가 색이 예뻐서 자주 탔다

버스/기차/비행기 모든 유럽의 교통수단을 한꺼번에 검색해주는 사이트

http://www.goeuro.de/

은근 많은 도움을 받았다. 앞으로도 받을 예정


내가 타는 버스는 스위스 쮜리히까지 가는 버스라서 80%는 채워졌다

다행히 나의 많은 짐 덕분인지 내 옆자리엔 가방이 앉아서 갔다

지금 생각해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노트북이 들어있는 백팩을 안고 한시간 가는거 너무 힘드니까ㅠ








버스 기다리다 본 광경?;;

직업이라 운전에 능숙하실 줄 알았는데, 이런걸 꽤 보게 됐다

처음 본 이 날은 음... 운전이 능숙하지 않은건가.. 했는데

몇번 보고 나니; 버스가 너무 크니까 그럴 수도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그렇게 한시간을 기다려서 타게된 하이델베르그로 떠나는 FlixBus

익히 들어왔던대로 버스 안에서는 와이파이가 된다

음, 겁나 잘된다고 들었는데, 되다말다 되다말다한다

화가난다 화가나!!!


뭐 한 시간이니까 그냥 잠깐 눈붙이니 도착했다.



뭐야... 맥도날드 앞에 세워주는거야....? 위치선정 굿....

그리고 내리자마자 너무 잘 보이는 곳에 Tourist Information Center가 있다

너무 행복합니다... 감사하고요?


여기만큼은!!! 영어가 잘 통하겠지!!! 당연하지!

버스안에서 숙소 위치 찾을랬는데 인터넷이 안됐으니까...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내가 갈 숙소를 물어봤다

이건 마치 서울역 Tourist Information Center가에서 혹시 "리아 게스트하우스가 어딘지 아시나요?"라고 묻는 것과 별 다를거 없어서 정말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물어본건데, 아예 그 숙소의 안내물을 찾아서 주신다. 그리고 너무 많은 사람들이 물어봤는지 굉장히 잘 안내를 해주신다


내가 하이델베르그에서 이틀간 지낼 숙소는 Lotte Backpackers

보자마자 면접에서 떨어진 회사의 이름과 같아서 화가 났지만, 여기는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나라. 이 숙소말고도 앞으로 곳곳에서 Lotte를 보게 됐다. 롯데가 아닌 로테-


그 숙소는 Rauthaus 바로 근처에 있고, 33번 버스를 타고 Rauthaus에서 내리면 돼. 33번 버스는 방향이 하나뿐이니까, 잘못 타는 일은 없을꺼야. 곧 도착하니까 얼른 저기 정류장으로 가.



여기서 언어습득에 능숙한 사람들은 저 단어를 바로 찾아봤을거다. 하지만 나는? 아 몰라 그런거... 그냥 지금은 딱 기본 인사만 할 줄 알고 아무것도 모르는 이 외계같은 곳에서의 귀머거리 생활도 조금 낭만적이라고 생각했다. (아무말대잔치) 영어 통하는 아주 소수의 곳에서 가끔 말하고 듣고 하고, 대부분은 벙어리/귀머거리로 지내고 있다. 그리고는 혹시 내가 버스에서 여기가 여기 맞나요? 라고 물어봐야할 일이 생길까봐, 발음 좀 다시 해주시겠어요? 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한국어로 쓰니까, 음 너네 나라 글자로 쓰면 아무도 못알아들을거야- 라는 친절한 코멘트. 예, 감사합니다... 그냥 제가 읽어보려고 쓰는거에요...


(다른 도시인 Mannheim에 와서도 Rauthaus가 있길래, 뭐여.. 동네마다 있는건가봐? 뭔가 유명한 건물인가봐? 하고 그제야 찾았는데, TownHall. Tourist Information Center에서 왜 그 뜻은 알려주지 않은건지 조금 생각해야했다. 알려줬으면 좋았잖아...)




그렇게 33번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 기사 아저씨가 교대하는 시간이었다. 그러고보니 독일에선 시내버스를 탈 때 미리 돈을 내는건지 내릴 때 내는건지도 모르는구나. 앞으로 타는건지 뒤로 타는건지도 모르고ㅠ 뭐 아는게 없다... 미리 알아본 것도 없다. 그래도 나는 이렇게 산다.


앞으로 타면서 교대한 아저씨한테 돈 지금 내냐고 물으니 우선 앉으란다. 음 제가 짐이 좀 많아 보이시겠지만, 더 큰 짐은 프랑크푸르트에 있어요! 이건 정말 가볍고 가벼운 저의 캐리어랍니다... 라고 말해주고 싶었지만 운전하시느라 바쁘실테니까. 절대 나의 영어가 부족해서는 아니다.




버스로는 금방 간댔는데, 생각보다 좀 오래가는거 같아서 Rauthaus라고 적힌 쪽지를 들고 정차중일 때 운전석에 가서 물어봤다. 그랬더니 맞다고 하길래 나는 그게 이 노선이 맞다는 뜻이라고는 생각 안하고 다음 정류장이라는줄 알고 부랴부랴 짐을 둘러메고 일어나서 버스비를 내려고 갔는데, not now라고 하신다. 짧은 영어에 저도 감사합니다. 


거의 20분쯤 버스를 타고 난 후에야 나도 알아들을 수 있는 Rauthaus가 안내방송에서 나왔고, 내지 않은 버스비를 내려하니 (버스에 앉아서 보니 다들 탈 때 냈다. 앞으로 타고) "Enjoy Heidelberg! You don't need to pay" 나는 순간 이해를 못해서 어버버하고 있는데, 영어가 아주 조금 되는 듯한 어떤 나이 많은 독일 여자분이 "He want to pay for you!"라고 하신다. 몇 유로 안되는 돈이지만, 어쩌면 사소한 이런 것들이 여행할 때는 새삼 더 고맙다. 



내리고나서 이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서 사진을 찍었는데, 햇살이 너무 좋아서 친절하셨던 기사아저씨의 얼굴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내가 사진 찍으려하니 그거마저 기다려주셨는데ㅠ






숙소는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걸어서 5분 안에 도착한다고 안내되어있었다.

흔히 보는 부동산 광고인 역세권 도보 5분 그런 개념인가...

빨리 찾을 수 있으면 좋겠다! 싶었는데

찾고 말고 할 것도 없이 정말 아무리 헤메도 5분이었다

헤메지 않으니 2분? ㅋㅋㅋㅋㅋ



버스 정류장 딱 내려서 그 블록까지만 딱 가면 보인다, 숙소가


Lotte Backpackers




32kg짜리를 같이 끌다보니 나름 가볍다고 생각하지만

모두가 여행자라고 알 수 있는, 누가봐도 작지만은 않은 캐리어

프랑크푸르트에서와는 달리 정말 쉽게 숙소를 찾아서, 너무 행복했다






하이델베르크에는 저렴한 숙소가 거의 없다.

대부분 독일인이나 다른 유럽인들이 여행오는 곳이고

한국의 유럽 여행 블로그들을 보면, 하이델베르그는 당일치기해도 충분하다고들 한다


그런데 나는 의아하다, 하이델베르그는 야경이 예쁘기로 유명한 도시인데

야경을 봐야하는데 어떻게 당일치기를 하지....



물론 40일에 11개국을 찍는 그런, 시간에 쫓겨가면서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반나절만에 유명한 곳만 딱딱 사진 남기고 가려면 하이델베르그같이 작은 도시에서 1박을 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혹시 독일에서 최소 3일 이상을 지낼 수 있는 여행 스케쥴이 된다면, 나는 정말 강추한다. 이 도시, 너무 고요하고 아기자기하고 내가 생각한 독일과 딱 알맞는 도시. 이 도시에서 꼭 하루를 온전히 보낼 수 있기를




숙소 오는 버스가 거의 만차였는데, 이 휠체어 전용 좌석을 아무도 내려서 앉지 않았다. 한국은 저상버스를 도입해도 휠체어 전용좌석에 항상 의자가 내려져 있는 것과는 몹시 다르다. 드디어 기본에 충실한 독일을 0.01g 만난 것 같아서 기뻤다.











숙소 도착하고 뭐했냐고... 아무것도 안했는데요... 밀린 티스토리를 밤새 썼습니다. 말 그대로 밤새...ㅋㅋ;; 여기 응접실? 거실?이 굉장히 아늑하고 잘 되어있어서, 새벽 내내 쓰다보니 해가 떴고요? 저는 종종 밤새도 체력에 크게 무리는 안가서, 그렇게 밀린 티스토리를 쓴다고 썼었는데, 지금도 또 한참 밀려있어서ㅠ 개롭...



아늑하고 아담한 응접실, 그리고 반대쪽에는 식탁이 하나 있다. 나는 이 숙소에 있는 동안, 주로 그 식탁을 전세낸 듯이 거의 혼자;; 사용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하이델베르그 가는 버스안에서 찍은 하늘 사진.

독일에서 이렇게나 맑은 하늘을 본게 많지 않아서 연신 셔터를 눌렀다.

그리고는 그 이후 거의 매일 이렇게 맑은 하늘을 보고 있다.



(체크인 직후 상황)

내가 생각해왔고, 호주 기숙사에서는 옆방을 썼던 딱 전형적인 Shy Canadian이 같은 방, 그것도 내 바로 위 침대...

혼자 너무 낯가리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다른 사람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줘서 조금 괜찮아진 듯 했다

이거 유럽에서는 안파는건데 마셔볼래? 로 시작된 Root Beer 시음.

호주에서 진짜 많이 마셨던거고, 진짜 좋아했던건데 뜬금없이 독일에서 캐나다인에게 받을 줄이야

어쩌다보니, 분위기상 완전 맛있다! 이런거 처음 마셔봐! 이렇게 해야했고....

나는 10년 전에서의 호주가 생각나서 반가운 동시에 순간 울컥했다.

그 때는 모든게 다 너무 좋기만 했었다. F를 받아도 그저 기뻤다......



무튼 그렇게 서로 안면트고 말도 붙이고 하고는

여행자답게 전부 다 각자 일정에 맞춰서 따로 움직이고

Pub Crawl을 위해 8~9시 언저리에 모두 방에 모였다.



다들 나이는 굳이 안묻고 얼굴에서 알려주는 나이로 대충 나보다 많군 적군 또래겠군을 생각하고 있는데, 유난히 어려보이는 캐나다인이, 나와 다른 한국 사람의 나이를 묻는다. 친구냐고. 음, 아니야. 내가 아마 얘보다 다섯살은 많을거야. 라고 하니, 지금 자기가 아시안들 나이 잘 모른다고 장난치는거냐고.. 장난이 아닌데요....


누가봐도 스물둘 이상은 되어보이지 않는 캐나다인이 나이를 공개하자 다들 역시 그럴 줄 알았다고. 네가 오늘 우리 그룹(=방)에서 가장 어리다고. 근데 넌 누가봐도 어려보인다고. 음 하긴 그렇긴 했어...


다른 한국 여자분이 스물넷?이라고 먼저 나이를 밝히고 나니까 내 나이를 말하기가 조금 더 곤란해졌다... 다섯살보다 더 많다니ㅠ 내 나이를 쨘! 하고 얘기하니 또 못믿고... 내가 나이를 증명할까? 맞으면 어떻게 할래? 근데 내가 가진 ID가 여권뿐이야....... 휴... 여권사진 어떻게하죠....... 내 나이가 맞으면 샷을 사는거다. 어?? 진짜네... 예, 진짜입니다만...


그리고는 본인의 운전면허증을 굳이 보여준다. 96년생, 잘 알겠다... 




8명 방에서 총 6명이 같이 갔다.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안마시는 두 명은 같이 술을 못즐기니 자연히 어디론가 없어졌고,

다른 둘은 뭔가 서로 자꾸 추파를 던지고 있는게 눈에 보이고,

그리고 남는건, 너와 나



술을 주로 집에서 혼자 즐기는 편인데,

특별한 이유랄건 없지만 취하면 꼭 사람들한테 깝쳐서...

술을 거하게 마시고 오면 항상 남자친구가 생겨있었다.

여태까지 쭈욱 그래왔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러겠지.


지금 내가 별 일 없는건 아마 내 영어가 후져서겠지,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기억에는 전혀 없지만 그 와중에 인스타에 올리겠다고 사진을 찍어놔서

음 어제 또 보드카로 장난쳤구만... 여전하구만? 하는 사진이 아이폰에 있었다





역시 까불 때는 보드카지, 암






그리고 다음날 체크아웃하고 나서, 나는 하이델베르크로 간다고 했다. 어제 밤에 너무 재밌게 잘 놀아서 고맙기도 하고, 뭐 궁금하기도 해서 언제 어디로 떠나냐고 물었더니, 나흘 후에 더블린으로 간다고 한다. 하...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너무 좋아하는 책인데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몰라... 이제 영문 제목도 다 알아놔야겠다. 언제 어떻게 얘기하게 될지 모르니까. 영어 제목은 모르겠는데, 더블린 피플이라는 뜻의 책을 참 좋아해. 그 작가 이름도 아는데 아마 내 발음이 안좋아서 못알아들을 수도 있어. 그러니 별거 아닌 제임스 조이스를 또 발음교정을 받아야하고!!! 당당하게 영어하고 싶다. 아직은 너무 멀고도 멀다. 무튼 더블린 사람들은 더블리너라고. 황당. 런더너 베를리너 더블리너. 네


나도 더블린 가보고 싶었는데! 하니까 오라고, 나 하이델베르크 가야한다구. 거기 사흘 있는다며~ 그러면 내가 더블린 가는 날짜랑 같아지잖아! 혼자 여행하는거보다 같이 여행하는게 더 재밌어! 그거야 그렇지만... 무튼 이런저런 얘기들이 뭐 농담이겠지 하면서 그냥 여행 재밌게 해! 더블린은 나중나중에 가게 될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 "그 때는 내가 없잖아!"



무튼 그렇게 내가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버스 정류장을 잘 모른다고 하니까, 직접 데려다주겠다면서, 짐도 엄청 많네!!! 하길래 더 큰 짐(32kg 캐리어)은 여기 luggage room에 맡겨두고 하이델베르크 다녀올거라고 했더니 그 때 같이 저녁 먹자! 하길래 그래 그러자! 너 페북해? / 아니, 너 인스타 해? / 아니


그러면 어떻게 연락해? 연락할 수는 있어? 이러면서 또 농담농담




독일에 처음 와서 영어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말이 안트였던거라면,

술마시면서 다시 입이 틔였으니, 그 후에 어려운 것은 이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하는 것.

리액션 큰 외국인들은 이게 딱 농담이라는걸 알아채기 쉬운데,

별 몸짓없고 표정없는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이게 지금 농담인지 진담인지 전혀 구분이 안된다.

무튼 그렇게 너는 페북을 안하고 너는 인스타를 안하니, 우린 인터넷으로는 못만나겠구나.. 하면서

나는 페북의 그 이상한 사람 추천이 너무 싫어 / 나는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이라 인스타에 사진 올릴게 없어

뭐 이런 각자의 입장에 맞는 얘기들을 했다




그렇게 버스정류장 앞에서 마지막 셀피!를 찍고 바바잉

내 버스는 한시간을 쳐 늦게와서 나를 화나게 했다

(프랑크푸르트 - 하이델베르크가 한시간 걸리는데, 버스가 한시간을 늦게 왔다...)





감사하게도, 이 날 이후로 딱히 영어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물론 듣는 사람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내가 말하는데는 딱히...

은행에 가기 전까지는요.......... (글쓰고 있는 현재는 2016/05/09, 오늘 은행에 다녀왔습죠..)


'aus Deutschland > Frankfu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먹 부 림  (0) 2017.02.17
Are you Canadian?  (0) 2016.05.03
프랑크푸르트 마지막 밤, Pub Crawl  (0) 2016.04.29
괴테 생가 (사진 전부 다 찍음, 데이터 주의)  (0) 2016.04.28
FREE pasta night  (0) 2016.04.27

Pub Crawl에 가고 싶은 마음과 가서 괜히 쭈뼛거릴까봐 그냥 가지 말까 하는 마음

하지만 역시 술마시며 늘었던 영어는, 술마시면서 해주면 다시 떠오르는 법...


마침 방에 한국인 여자 여행객도 들어와서 같이 가기로 했다


4인실에서 8인실로 옮긴게 잘한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ub Crawl은 사전에서 찾으면 간단하게 알려준다, "술집 순례"

하지만 crawl만 찾으면, 기어다니다.... 음, Pub을 기어다니는건가... 라고 생각했다; 술취한 사람을 부르는 말은 전세계적으로 공통인가보다. 한국에서도 네 발로 긴다는 얘기가 있으니


꽤 많은 나라, 꽤 많은 게스트하우스에서 Pub Crawl Event를 진행한다.

내가 지냈던 Five elements Hostel에서는 Free Pub Crawl이 매주 목요일마다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두번째 숙소 - United Hostel Frankfurt City Center - 에서도 Pub Crawl이 있는데, 여기는 참가비가 12라고 적혀있었다. 대신 술이 무료라고 한다. 술을 많이 마실거라면 이게 나을 수도 있다. 근데 얼마만큼이 무료인지는 안가봐서 모른다)


목요일 밤 10시에 숙소에서 다같이 출발한다. 생각보다 처음에 많이 같이 가서 놀랬다. 거의 스무명쯤 갔던걸로 기억한다. 오래된 Pub들이 있는 Sachsenhausen으로 걸어갔다. 갈 때는 신나기도 하고 맨정신이기도 해서 그냥 마냥 걸어서 따라갔는데, 가는 내내 올 때가 걱정됐다. 이정도 거리라면 나는 지도를 보고도 분명 못찾아갈텐데 술을 거의 안마셔야하나 걱정됐다. 하지만 역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올 때는 택시타고 왔다. 택시비 갹출.


그렇게 한 20분쯤 걷다가, Sachsenhausen으로 건너가는 보행자용 다리 위에서 작은 샷잔을 나눠준다. 안그래도 밤이고, 어제는 우박;; 오고 해서 추운데다, 하필 다리 위라니... 강바람이 쩔게 추웠다. 샷잔에 뭔지 모를 술을 채워주고, tradition이라면서 뭘 알려준다. 다 마시고, 폴짝 뛰기. 아... 도가니에 무리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나눠준 와인으로 추정되지만 그냥 포도주스같기도 한 그 음료인지 술을 마시고 폴짝 뛰었다. 거 대충 그냥 한걸로 합시다...


그리고 또 걸었다. 아 언제 나와!!! 왜이렇게 멀어!!!! 할 때 쯤, 도착했다. 처음 도착한 곳의 이름은 Tequila baby. 이 작명센스는 어쩌지...




얼마나 먼지 직접 지도로 찾아왔다 ㅋㅋㅋㅋ

누구나 걸어서 29분 걸리는 거리라면, 나는 40분은 걸린다....





그리고 이건 찾아가는 길 ㅋㅋㅋㅋㅋ

너무하잖아요....... 이렇게 멀면 멀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그냥 술집 순례라길래 근처에 널리고 널린 술집 가는줄 알았는데...




하지만 Pub Crawl에 다녀온 후 다시 꼼꼼히 본 Pub Crawl 관련 안내에는 Old Pub들이 있는 Sachsenhausen으로 다같이 걸어갈꺼야! 이런 내용이 다 적혀있었다 ㅋㅋ;;




그렇게 도착한 첫 순례;지, Tequila baby.

만약 한국 Bar였다면, 나는 당연히 Tequila를 주문했을텐데, 여긴 어떤식으로 어떻게 주문을 하고 계산하는지 잘 몰라서 우선 가만히 있었다. 다들 맥주를 시키는 분위기라 나도 500ml 짜리 Pils를 주문. 그리고 Pub Crawler들에게는 샷 하나가 무료. 하지만 우리는 이게 정말 샷인지 음료인지를 두고 계속 토론해야했다. 이게 술이라면 그 술 정말 문제있는거 아니야???? 라면서...ㅋㅋ;; 음료잖아! (너네가 취한거란다...)




한 시간마다 한 곳을 가야한다네...?

500ml를 한 시간에 마시려니 배불렀지만... 샷도 하나 마셨고.... 기분 좋고... 샷 하나 더 마실까? 하고 메뉴판을 봤는데, 여기 샷 이름들이.. Orgasm, Blowjob ㅋㅋㅋㅋㅋ 작업하기 좋은 펍이라고 아주 잠깐 생각했다. 





두번째 펍은 얼마나 멀려나.. 하면서 귀찮음으로 겨우 나갔는데,

몇걸음 안가서 도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가까운데로 가는거면 굳이 옮길 필요가 있어.....? 그래... 뭐...





달랑 네다섯시간의 Pub Crawl이라 간단히 쓸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술마셨을 때는 별 일이 다 생기죠... 안되던 영어도 엄청 유창하게 되는 듯한 착각도 들고... 그래서 글을 나눠서 쓰려한다. 제 나이를 안믿어서 여권으로 나이를 깠다던지 하는 뻘소리가 여전히 이어질 계획.... 

'aus Deutschland > Frankfurt' 카테고리의 다른 글

Are you Canadian?  (0) 2016.05.03
너보다 열 살은 더 많단다.  (0) 2016.04.29
괴테 생가 (사진 전부 다 찍음, 데이터 주의)  (0) 2016.04.28
FREE pasta night  (0) 2016.04.27
4인실에서 8인실로 옮겼다  (0) 2016.04.26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는 괴테

한국에서 독일어를 배우려고 여러 곳들을 알아볼 때 항상 있던 이름, 괴테어학원

무려 독일문화원에서 진행되는 수업이니 국가가 보장하는 학원의 이름이 괴테어학원


독일인의 괴테 사랑은 실로 엄청났다

특히 프랑크푸르트는 괴테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드러났는데

괴테 생가 근처의 광장 이름도 괴테광장, 길도 괴테길, 그 광장의 대부분의 상점의 지점 이름은 괴테지점



하지만 나는 첫번째에서 막혔다

괴테의 독일어 발음은 괴테가 아니니까..

일부러 발음을 흘리면서 괴테인듯 괴테아닌 발음을 했는데도 못 알아들어서

내가 가진 지도를 보여주면서 여기!!! 여기!! 했더니 현지인의 발음은

"고터"에 가까운 정도... 뜬금없이 3,7,9호선이 지나는 고터가 생각났다...




그렇게 고터; 생가에 도착했다

생가 구경하기도 전에 엽서들을 팔길래 샀다. 어딜가든 뭘 하든 남는건 엽서와 사진뿐이다.

입장료는 7, 9원인 셈이다.

사실 한국의 천원 이천원 입장료에 불만이 굉장히 많기에 이정도의 입장료는 제발 가져가줬으면 마음이 있다. 그리고 관리 확실히 된다면 그게 모두에게 더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내 가방을 보더니 음? 너 가방이 커서 저기에 보관해야겠는데? 라고 한다

락커가 있고 €1를 넣어야한다. 공항에서도 삥뜯더니, 여기서도 또 삥뜯네...

삥도 막 1300원씩 뜯어가네... 라고 생각하면서

남들보다 €1씩을 더 보려고 의미없는 노력을 했다 (이건 돌려준다. 멍충돋네...)




1층부터 4층까지가 집. 괴테가 1749~1832년에 살았던 걸걸 감안하면, 살벌하게 부자였다. 나는 글을 읽으면서 막연히 대부분의 작가들은 가난뱅이라고 생각하며 읽게 되는데, 괴테의 생가를 보면서 나의 무지함이 또 얼마나 큰지 새삼 느꼈다.



위키백과에 나온 내용 중 일부이다.

왕실고문관인 아버지 요한 카스파르 괴테와 , 프랑크푸르트암마인 시장의 딸인 어머니 카타리네 엘리자베트 텍스토르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불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을 배웠고,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학과 성경 등을 읽었다. 북독일계 아버지로부터는 '체격과 근면한 생활 태도'를, 남독일계의 어머니로부터는 예술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짓는 흥미'를 이어받았다.


그냥 잘사는게 아니라 그 당시 몇 안되는 최고 부유층이었을듯. 

그저 많고 많은 가난뱅이 작가 중 한 명이라 생각해서 미안...




생가 들어가는 입구, 문 손잡이마저 뭔가 특이하다




이 때 이미 눈치챘어야한다. 부엌과 조리도구가 저렇게 크고 많을 필요가 있나?

막연히 생각했는데... 생가 구경하다 다리가 아파졌을 때쯤 그래 부엌도 짱컸었지... 하고 생각이 났다.




가족들이 같이 저녁을 먹는 방이었다고 하는 "Blue Room"

괴테 생가는 그 당시 치고는 꽤 세련된 벽지색들을 자랑하는데,

그 벽지색으로 그 방의 이름을 딴 것들이 있다.

이 방도 그 방들 중 하나이다.

부자... 부자... 




손님 맞는 "Yellow Parlour"




"Southern Wing Cabinet"




"Peking(북경)"

18세기의 부유층들 사이에서는

중국풍(chinoiserie)으로 꾸미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Northern Wing Cabinet"



Music Room called "Grey Room"

피아노의 위엄이 엄청나다.




괴테가 태어났다고 하는 방




"Cabinet of Paintings"




"Cabinet of Paintings"

다른 쪽 벽면, 방 전체가 그림으로 빼곡히 차있다. 




"Library"

2천권의 도서가 있다고 한다.




"Library"

다른 쪽 벽면. 사방이 전부 다 이렇게 책으로 둘러쌓여있다.




"Mother's Room"

벽지도 아기자기, 소품도 아기자기




"Cornelia's room"

여동생 코넬리아의 방. 코넬리아가 결혼하기 전까지 이 방에서 살았다고 한다.

이 방도 벽지가 몹시 예뻤다. 거의 모든 방의 벽지가 다 다르다. 역시 부잣집....

 



"Puppet Theatre Room"

여동생과 함께 인형극을 하면서 놀았던 그 기구?가 전시되어있다.

이걸로 어떻게 놀았다는거지... 했는데 바로 뒤에 친절히 설명되어있다.




이렇게 여러개의 배경을 만들어두고 등장인물들은 따로 저렇게 만들었나보다.

인터넷이 없던 시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긴 내가 중학생 때 딱 하이텔;;이 보급되던 시기이니 멀리 생각할 것도 없다.

그 때도 사람들은 잘 살았다. 이들도 잘 살았겠지.




"Western Attic Room"

또 그림들이 전시되어있다




"Poet's Room" 괴테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책상이 있는 방.

다들 이 책상 앞에만 하도 몰려있어서

멀리서 줌을 땡기고 땡겨서 찍은 뒤 잘라냈더니 화질이 구리다.

그만큼 사람들은 이 책상을 다들 만져보려고 했다.

만진다고 제가 괴테가 되는건 아니니까 쿨하게 만지지 않았습니다.




"Cabinet Exhibition"

괴테와 관련된 설명이 나오는 오디오룸이 있고, 

그 당시에 가족들이 함께 연주했다는 음악들도 순서대로 흐른다. 

모두 독일어로만 제공되서 그냥 음악처럼 듣고만 있었다.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있어서 편히 감상했다. 




내가 갔던 2016년 4월 28일에는 옆에 어떤 공사를 하고 있었다.

괴테 관련된거 공사해서 볼 수 있는건 적은데 입장료는 똑같이 받는건가??? 싶었다.

다행히 아니었다, 안내문이 있었다




상관없는 다른 박물관/미술관 공사때문에 시끄러워서 미안하다는 것 같다.

미안하면 1유로라도 깎아주지.... 그런거 얄짤없다.

언제 끝나는지 궁금했는데, 숫자가 안적혀있으니 아마 안적혀있는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엄청 소박하게 찍혔지만, 딱 꽃이 있는 부분만 찍어서 그렇다.

뭐 무슨 궁궐 뜰처럼 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 규모의 집에 작게나마 정원이 있는게 어딘가 싶다.

나는 한국에서 평생 정원이 있는 집에 살아볼 생각조차 못했으니.. 




이런데 와주면 꼭 방명록 달라고 해서 쓴다. 내 글씨 남기고 왔다.

데스크에 있는 모두가 나의 싸인이 겁나 멋있다고 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근데 단지 내 Family name일 뿐이지만.

저걸 싸인으로 쓰기 시작한 후부터 더 느긋해진 것 같다.

저 한자의 뜻은, 천천히 '서'




1유로 삥뜯어간다고 투덜댄거 사과한다. 가방 보관함의 1유로는 돌려준다.

혹시 공항 카트의 1유로도 돌려주는건 아니겠지... 아니어야한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