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그의 야경이 유명하다고 하니, 당연히 야경을 구경해야한다

그리고 내게는 오늘 하루밖에 안남았다 (어제 그냥 숙소에서 뭉개느라...)

일찍 나가서 좀 많이 걸었더니 피곤하네... 

야경보려면 해가 질 때쯤 나가야하니까

잠깐만 누워있다가 해지는 시간 즈음해서 나가야지! 라고 생각하고는

누웠다. 그리고 기절


알람 그런거 맞추지도 못하고 그냥 막 쿨쿨 잔다

눈뜨니까 9:30pm, 아침이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오늘 하이델베르그 일몰시간이 8:30pm인데ㅠ 한시간 지각했다.


밖을 나오니 이미 조금 어둑어둑해져있다.

그래도 나는 가야한다. 오늘 밖에 없으니까

아주 약간 가파른 올라가는 길은 전부 거주지들인지 고요하다

독일 날씨가 그렇듯 아침엔 상상도 못했던 비가 또 내리고 있었다, 다행히 보슬비였지만



그렇게 올라간 Das Heidelberger Schloss. 입장료가 있을거라는 생각조차 안했다

티켓을 검사하는 사람도 티켓판매하는 곳도 아무것도 없었다

더 늦어지면 위험할 것 같다고 생각해서인지, 숙소에서 나오자마자 엄청난 속도로 성을 향해 올라가서, 10분도 채 안걸렸다. 그 경사길을ㅠㅠㅠㅠ 그 당시엔, 10시에 문을 닫을거라고 생각했다. (한국식 사고방식ㅠ)






이제와서 찾아보니 당연히 그 전에 닫는다고 되어있다.

내가 이 날 본 것은 Das Heidelberger Schloss가 맞긴 할까, 혹시 꿈꾼거 아닐까

몰래카메라라도 찍듯이 성에 딱 다 오르니까 빗줄기가 엄청 거세졌다

지은지 900년 넘은 건물이라 뭔가 더 으스스하고

사람은 아무도 없는게 맞는데 자꾸 어디선가 인기척이 느껴지고

나는 인증샷을 인스타에 올려야하고



16G 아이폰5을 여즉 쓰느라 용량부족에 시달려서 인스타에 올리자마자 지우는데ㅠ

인스타에 올린거만 남아있고, 파일은 없어서 어떻게 올리는지 모르겠다

내가 컴맹이라니...!!!



흐어어어엉 무서워 흐어어어엉하면서 찍은 짧은 동영상


https://www.instagram.com/p/BE2V2LZj-bu/

빗소리를 같이 녹음해서 현장감...!!






사진이 아주 조금 무서울 수도 있어요












그 넓은 곳을 비오는 날 혼자ㅠㅠㅠㅠㅠㅠ 보겠다고 법석을....

근데 친한 친구에게 이 얘기를 해주니까, 내가 간 곳이 거기가 맞긴 한거냐고

막 다른 세계 갔다온거 아니냐고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는 이제 내려가야하는데, 살벌하게 넓어서 들어온 문을 못찾는거다....

무서워!!!! 무섭다고!!!! 나 내려가게 해달라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올라온 길이 숙소 바로 앞길이라서 올라온 길로 내려가면 바로 숙소인데ㅠ

도저히 올라온 길을 못찾아서 아무 길로나 내려가기 시작....

왜 아무 길로 내려갔냐고 물으신다면, 무서우니까요..... 진짜 무서웠어요....



그렇게 내려가다보니, 가정집들도 보이기 시작하고, 택시도 다니고 하니까

음, 어떻게든 내려는 가겠구나ㅠㅠ 다행이야... 하면서

숙소는 어떻게 찾아간담... 나는 길치인데.... 흐엉.... 하면서

가고 있는데....!!! 가고 있는데!!!!


어디선가 드럼소리가 들린다, 음치가 노래를 하고 있고!

https://www.instagram.com/p/BE1-BsWzDYZ/

뭘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저기가 분명 시내겠지. 저 소리를 쫒아가는거야


그리고 마침내 도착한 시내, 그리고 비 맞으며 노래를 듣는 사람들

https://www.instagram.com/p/BE2RKbzzDSp/



긴장했던 것이 전부 다 사라지고, 아 맥주... 맥주가 필요해... 하고 있는데

마침 맥주도 너무 저렴히 팔고 있는게 아닌가. 휴, 제 수호천사님 열일해주고 계시고요?





젤라또 찍었던 것처럼 또 그렇게- 필터가 아련아련....

비와서 한손으로 우산들고 한손으로 이거 찍고 참 힘들었다





그렇게 어딘지 모르지만 분명 중심가 근처라고 생각하는 곳에 도착했고, 대충 여기가 어딘지 물으니 숙소와 꽤 가까운 곳이라 감사한 마음으로 숙소까지 잘 갔다. 이 법석법석을 떨었으니 당연히 기절했다. 원래 내일 이 도시를 떠나려했는데, 이 상태로 내일 어떻게 어딜 움직일 수 있겠냐며... 하루 더 하이델베르그에서 지내기로 급결정.


하이델베르그에서의 하루가 더 생겼으니 독일 최초의 대학으로 유명한 하이델베르그 대학을 가보기로 결심하고 잠들었다. 독일와서 단 하루도 못잔적이 없다. 매일매일 꿀잠꿀잠꿀잠.


마음이 편하다는게 별게 아니구나 싶다. 나는 한국에서도 머리만 대면 잘 자기로 다른 사람들의 부러움을 꽤 많이 샀었는데, 여기서는 한국에서 머리대면 자는 것보다 더 심각하게, 눕고 알람을 맞추려고 핸드폰을 손에 든 그 상태로 잠든다....


게으른 여행자이기에 알람을 굳이 맞출 필요가 없는 삶을 살고 있기도 하지만, 알람이 없어도 너무 잘 자서 잘 일어나진다. 한국보다 더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는 느낌까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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