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세 자동차 회사. 벤츠, 베엠베, 아우디. 오늘 학원에서 수업하다가 자동차 회사 이름의 유래에 대해서 배우게 됐다. 내가 들은게 맞는지 확인차 다시 찾아봤더니 맞았고, 꽤 신기해서 티스토리에도 올려둔다. 물론 이건 잊지 말기 위한 나의 노력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현대자동차 생산공장하면 광주를 떠올리듯이, 여기도 그건 똑같다. 메르세데스 벤츠는 Stuttgart, 아우디는 Ingolstadt, BMW는 München. 꽤 많은 독일 회사들은 창립자의 이름을 따서 만들었다. 벤츠의 창립자는 Herr Benz (Karl Friedrich Benz), 하지만 BMW와 아우디는 아니다. BMW는 바이에른 자동차공업 주식회사(독일어: Bayerische Motoren Werke AG; BMW 바이에리셰 모토렌 베르케 악티엔게젤샤프트; 독일에서는 베엠베라고 불리며 한국인인 내게는 비엠더블유라고 부르는게 아직 익숙하다.)의 줄임말이다. 뮌헨이 바이에른 주의 주도(Landeshauptstadt)라서 베엠베가 뮌헨에 있는게 이해가 된다.


그리고, 이 두 회사와 달리 꽤 많은 시간을 들여서 선생님이 설명해주신 아우디. 우선 아우디의 창립자 이름은 August Horch, Herr Audi가 아니다. 수업시간에 들은 내용이 흥미로웠지만, 이걸 한국어로 바꾸려니 뭔가 마음이 무거웠는데, 위키피디아에 잘 설명되어있어서 긁어왔다. 


아우구스트 호르히는 쾰른에서 호르히(A. Horch & Cie)사를 설립해 1901년 첫 번째 모델인 호르히 자동차를 츠비카우(Zwickau)에서 생산했다. 1904년 주식회사로 회사를 공개한 호르히는 1910년 다른 경영진과의 마찰로 그가 설립한 회사에서 쫓겨나고 두 번째 회사를 호르히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작했으나 그의 이전 동업자들은 그를 상표법 위반으로 고소하고, 독일 법정은 호르히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는 선고를 내렸다. 아우구스트 호르히는 그의 성(family name)을 회사 이름에 사용하는 것을 포기하고 새로운 이름을 물색하였고, 아우구스트 호르히는 '듣다'의 라틴어인 아우디(audi)를 대신 회사 이름으로 사용했다. 아우디는 아우토 우니온 독일 잉골슈타트(Auto Union Deutschland Ingolstadt)를 의미하는 뜻으로도 사용되었다.


Horch라는 이름의 어원은 Horchen이다. 영어에도 듣다는 표현이 다양하듯이, 독일어에도 듣다는 표현이 다양하다. Horchen은 영어의 listen, (hören은 영어의 hear). 상황상 본인의 독일 성 그 자체를 쓸 수는 없게 되었으니, 본인 성의 라틴어 표현으로 회사 이름을 정한 것. 개인적으로 세 회사 중, 나는 아우디를 제일 좋아한다.



* 독일은 자동차 강국이기 때문에, 각 회사별로 본사가 위치한 도시에 (그 브랜드) 자동차 박물관이 있다.

폴프스부르크에는 폭스바겐 뮤지엄, 슈투트가르트에는 벤츠 뮤지엄과 포르쉐 뮤지엄, 뮌헨에는 BMW는 뮤지엄. 잉골슈타트에는 아우디 뮤지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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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까지 이 학원에서 만난 선생님은 총 다섯 명이다. 다소 정신사납게 왔다갔다 하지만, 선생님들의 다양한 발음을 접할 수 있어서 좋은 점도 분명히 있다. 


선생님들이 이 티스토리를 볼 일은 전혀 없겠지만, 혹시라도 같은 어학원에 다닌 사람이 보면 누군지는 알 수 있게, 하지만 정확한 이름은 기입하지 않겠다. 나를 가장 오랫동안 가르친 선생님은 M, 93년생. 하이델베르크 대학에서 통번역을 전공했다. 영어를 굉장히 잘해서 본인이 자꾸 영어가 튀어나오는게 내 독일어에 안좋다고 미안해한다. 나도 그게 내 독일어에는 안좋을 수도 있다는거 알고는 있지만, 나의 정신건강에는 굉장히 좋다. 이 선생님은 수요일마다 학교에 가야해서 다른 선생님이 수업을 맡는데, 첫 달에도 그랬고, 이번에도 똑같다. 첫 달의 선생님 S는 영어를 전혀 못했다. 독일어 수업을 배운지 8주차 사흘째인 지금은, 영어를 전혀 못하는 선생님과도 힘들지만 수업을 할 수는 있는데, 첫 달에는 수요일마다 정말 힘들었다. 같이 수업듣던 스페인 남자는 수업을 알아듣지 못하겠다며 수요일마다 결석했다. 그래서 나는 수요일마다 혼자 수업을 들었는데, 정말정말 힘들었다. 그리고 지금은 또 다른 선생님인 Y와 수요일마다 수업하게 됐다. 이 선생님도 영어를 잘 하는데, 내가 영어로 말하려하는걸 제지한다. 무튼 이 선생님과 오늘 첫 수업이었는데, 제목에서 쓴 저 사건이 생겼다.


내가 얼마나 암기에 취약하냐면, 삼각함수 특정 각도들 기본으로 암기하는 그걸 고등학교 수학 과정 내내 못외워서 시험 때면 항상 귀퉁이에 삼각형 두 개를 그려놓고 시작했다. 45도 삼각형과 3060도 삼각형... 영어로 생각하면 I my me mine 변화 테이블을 배운지 두 달째에도 헷갈리고 있다는거다. 그런데 나는 좀 할 말도 있는게, 전부 다 달랐다면 오히려 외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주격 남자 정관사가 여격에서는 여자라고. 목적격 남자 정관사가 여격 복수 정관사라고.. 미친 사람의 말처럼 들리겠지만 독일어 아시는 분은 이해하시겠죠... 그니까 영어에서는 정관사 the 하나인데, 독일어는 이게 남성/여성/중성/복수형 이렇게 총 네 종류고, 그걸 주격/목적격/여격/소유격으로 각각 달리 변화한다. 변화하면 아예 겹치는거 전혀없이 전부 다 다르게 변화한다면 차라리 외울 수 있겠는데, 같은걸 어느 격에서는 여자고 어느 격에서는 남자고 이렇게 쓰니까 나는 이게 지금 너무 혼란스러워서 환장하는 중...


근데 내가 이걸 제대로 못외운다는; 다소 망충한 정보가 선생님들끼리 공유되는 듯한 사건이 오늘 생겼다. 오늘 처음 만난 Y선생님과 처음으로 소유격을 배웠는데, 이전에 배운 격 변화들 다 한번 복습해보자고 해서 나는 음 또 책을 읊어야겠군- 싶었다. 선생님이 책 덮고 말해보라고 해서 나는 멘붕... 근데 배운지 두달됐는데 관사 못외우는거 보면 나도 정말 어지간하다.. 어쩜 이렇게 암기를 못할 수 있지...




말로 설명하려니 쓰는 내가 더 곤란해서 표 하나 찾아왔다. 독일어의 성별+격 변화는 이렇습니다. 오 미친..

제발 다음주 안에는 외울 수 있게 해주세요.........






실제로 같은 집에 남자가 살기도 하지만, 제목의 뜻은 다른 뜻이다.

내가 사는 도시는 만하임, 독일어로 Mannheim이다.

독일어로 Mann = man, Heim = house. 도시 이름이 "남자가 사는 집"이다.

이 근처에 굉장히 큰 화학회사 BASF의 본사가 있고, 만하임뿐 아니라 이 근방이 공업도시로 유명했다고 한다.


만하임 대학교에는 경제 경영분야가 특별히 유명한데,

그 분야는 전통적으로 남자들이 공부하던 분야이기도 하다.

뭐, 어느 분야에 특별히 여자가 공부하던 것이 있겠냐만은...



무튼, Heim이 집이라는 얘기를 선생님에게 듣고 가장 먼저 생각난건, 초코하임은 초코집이야??? 였다.

그리고 또 생각난건, 아- 나는 어쩜 도시를 골라도 이런 이름의 도시를 고르지.. 라는 아무생각 대잔치;





내가 도시 이름에 굉장히 흥미있어하자, 선생님이 하나 더 얘기하주신 지역 이름

Schwarzwald (Schwarz : 검은, wald : 숲)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숲이고, 일주일 독일 일주 코스에 이 숲이 들어갈 정도로(하나투어), 독일을 여행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곳이다.

만하임 근교에 있는 도시이고, 헨젤과 그레텔의 모티브가 된 도시이다.

도시 이름이 검은숲이라니, 너무 예쁘다.


가보고 싶은데, 운전 면허가 없네..

대중교통으로는 거의 못가는 듯하다. 조금 슬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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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도 영어처럼 많은 동사들이 접두사+어근의 형태를 갖고 있다. 그런데 그런 형태의 동사들 중 꽤 많은 동사들이 문장에 들어가면 접두사와 어근을 분리시켜야한다. 나는 이것이 굉장히 흥미로운데, 아직은 당연히 어렵다. 예를 들면, 이렇다. (나의 짧은 독일어 실력이 탄로나면 곤란하니 영어로 바꿔서 예문을 써볼 생각이다. 영어 실력도 탄로나면 곤란한데...)



아 너무하다... 접두사 붙는 동사가 단 하나도 생각이 안나서 I에서 멈춰버렸다. 그냥 삭제하려다 당당하게 써둔 I가 웃겨서 그냥 놔두고 모국어로 예문을 들어야겠다......... 영어실력도 이정도다... 아마 곧 0개 국어 구사자가 되겠네...


그런데 어쩌나, 나의 모국어와 독일어는 어순이 다르네... 휴... 그냥 대충쓰겠어요, 저는 선생님이 아니니까. 큽...



"나는 벙어리로 되돌아갔다" 이걸 영어로 쓴다면, 나는 / 되돌아갔다 / 벙어리로 이런 문장이 될텐데

이걸 독일어로 바꾸면, 나는 / 돌아갔다 / 벙어리로 / "되" 이런 식으로 동사가 활용된다. 혹시 나만 재밌으면 어쩌지.... 저는 정말 이게 너무 재밌는데... 저만 그런거면 조금 당황스러울 것 같아요....



왜 이게 재밌냐면, 마지막 그 접두사를 듣기 전까지는 이 사람이 어떤 말을 하고 있는지 전혀 모를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니까. 그런데, 독일어는 말이 엄청나게 빠르고, 서로 어떻게 그 말을 기다리고 듣는건지 그게 너무 궁금해서... 물론 나는 아직 벙어리라 누구에게 이런 디테일한 것을 물어볼 수가 없어서 조금 답답하다....


아무래도 예문 없이 이런 얘길 하는건 너무 의미없어서 필기 노트를 펼쳐봤다...

umsteigen(to transfer a subway) / aufsteigen(to descend) / absteigen(to ascend)

이 세 동사의 어근은 같다. steigen


만약 이 동사들이 전부 영어였다면 이렇게 쓰였을 것이다.

I umsteigen today. / I aufsteigen today. / I absteigen today.


그런데 이 동사들은 모두 독일어라 이렇게 쓰인다.

Ich steige heute um.

Ich steige heute auf.

Ich steige heute ab.



이렇게까지 썼는데! 나만 신기한거면! 내가 그냥 모든게 다 신기한걸로....



그리고 또 신기한건, 어떤 접두사는 100% 이렇게 쪼개야하고, 어떤 접두사는 절대로 쪼개지지 않는다. 그리고 어떤 접두사는 쪼개질 때도 있고 쪼갤 수 없을 때도 있다. 불! 규! 칙! 변! 화! 요즘 이걸 뇌에 새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당연히 잘 안된다. 이제 한 달 배웠는데 능숙하길 바라는게 잘못된거겠지. 더 열심히 해야겠지.



(원래 이 카테고리에는 독일어 공부하면서 배운 것만 적으려했는데, 딱히 만하임에 대한 얘기는 아니고 오히려 독일에 대한 얘기라 여기다 적어본다. 나중에 카테고리 정비가 되면 카테고리는 옮겨질 수도 있다)



수많은 예거밤으로 정신을 놓아가면서 술을 마셨으면서, 어째서 J로 시작하는 예거마이스터(Jägermeister)가 "예"로 읽어져야하는지 생각해보지 않았을까? 독어를 배우니 Jägermeister를 예거마이스터로 아주 쉽게 읽어낼 수 있다. Meister??? 혹시 내가 생각한 그 Meister?? 진짜 그런가보네.. 혹시 Jäger도 특별한 뜻이 있나? 술 이름이 아닌? 하면서 찾아봤더니, Hunter 그러면 Jägermeister 프로사냥꾼...? 진짜네... "Professional Hunter" 앞으로는 마시는 맥주들도 다 이름을 찾아봐야겠다고 새삼 다짐했다. 이렇게 영원히 까먹을 수 없는 독일어 단어를 하나 또 알게 됐다. 근데 술 이름 이중적으로 참 잘지은 것 같다. 예거밤으로 얼마나 많은 커플이 탄생했을거야..


예거마이스터를 위키백과에서 검색해봤더니, 재밌는게 나왔다. 원래는 "기침약"으로 개발된거라니. 독일 사람들 정말 멋있는 사람들이야.. 35도짜리 기침약이라니! 궁금해져서 좀 더 찾아봤더니, "독일에서는 식사 후 소화를 위해, 감기 기운이 있을 때 '예거마이스터'를 즐겨 마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거마이스터에는 허브·계피·생강·꽃잎·과일 등 총 56가지 재료가 들어간다. 처음 이 음료를 만든 목적은 천식, 위장병 등의 치료 목적이었다" 이런게 나왔다. 나도 독일사람처럼 살기 위해서 감기 기운이 있을 때마다, 배가 더부룩할 때마다 예거마이스터를 마셔줘야겠다.


예거마이스터가 혹시 독일 술인가?라고 생각을 하게 된건, 마트 계산대 앞의 20ml짜리 예거마이스터가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찍었을 때이다. 분명 내가 아는 그 예거가 맞는데, J로 시작하네? 원래도 J였나.. 독일이라 이름을 바꾼건가.. 여태 예거를 어떤 영문 철자로 만났는지조차 전혀 기억이 안나다니. 기억력 어쩌지...ㅠㅋㅋ



미니어처 집착증이 있는 나는, 이걸 보자마자 사야해!!! 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너무 저렴한 가격에, 한국에 갈 때 이걸 기념품으로 열댓새쯤 사가는건 어떨까? 라고도 생각했다. 




20ml1,19유로, 오늘자 환율로 1600원. 왜 쓸데없이 이렇게 작은 용량을 파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앉아서 주구장창 먹는 용도가 아니라 "휴대용"이고 딱 싱글샷 하나만 하고 싶을 때 최고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호주머니에 이걸 기침약이자 소화제로서 들고 다녀볼까 하고. 스벅에 앉아서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이거 타먹으면 죽이겠는데??? 라는 생각이 바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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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를 외워갈수록 너무 재밌는 매치들이 많아서 아직은 즐겁다. 초급자니까 할 수 있는 소리겠지만


오늘의 단어는 Rock, 신기하게도 치마와 상의를 뜻하는 단어가 같다.

그리고 그 단어는 락 음악의 Rock이고, 바위의 Rock이기도 하다.

상의는 남자의 상의만을 얘기한다. 여자의 상의는 또 다른 단어로 쓴다. 

여자의 상의는 Blase, 이 단어도 또 신기하게 군사용어로 전투복의 상의를 뜻하기도 한다.

하나만 좀 합시다... 사람 헷갈리니까...


원피스는 Kleid, 셔츠는 Hemd이다. 그런데 잠옷은 Nachtkleid가 아니라 Nachthemd다.

일관성을 좀 가져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누가 잘 때 셔츠 입고 자죠???


바지는 Hose, 스타킹은 Strumpfhose

스타킹이 왜 바지냐구요... 이 단어 만든 사람 남자겠지?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동사도 살벌해... 그리고 그 동사들을 뿌개서 사용하고.. 후...

동사변화 너무 살벌해서, 내가 다 뿌개버리고 싶지만 이런 명사들 보면서 좀 웃고 하면 또 동사도 할만하고 그렇게 된다



아직은 그렇게 놀면서 즐겁게 독어 공부 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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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문 숙제를 좋아한다. 이건 영어공부할 때도 그랬다. 아무말대잔치를 외국어로 할 수 있다니! 넘나 좋은 것. 이번 작문 숙제는 친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는거다. 이런거 또 내가 잘하지, 없는 사람 가상의 인물 만들어내서 설명하기. 마치 있을 듯 하지만 실제로는 없는 사람을 만든다. 한국의 어느 도시에 살고, 우표 수집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게 됐다. 남편도 있고 아이도 한 명 있다. 그리고 티 타임을 갖는걸 좋아하는데, 특별히 홍차를 좋아한다. 뭐 대충 이정도의 짧은 숙제였다. 이런 작문숙제는 매일 받아도 너무 기쁠 것 같아! 라며 기세등등하게 제출했는데,


나를 괴롭히는 형용사 명사 성별 일치가 "홍차"라는 단어에서 잡혔다. 홍차는 영어로 Black tea, 독일어로도 똑같다. 그래서 나는 당당하게 썼다. "schwarz Tee"라고. 그런데 틀렸다네. Tee는 남성 명사이고, 그에 맞춰서 "검은"을 뜻하는 형용사도 바꿔줘야한다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명사만 성별이 있는게 아니라 형용사도 바꿔줘야하는 이거 너무 개로와.... 그래서 독일어로 홍차는 "schwarzer Tee


그나저나 차는 또 왜 남자야, 차 마시는 남자는 바로 안떠오르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다인(茶人)이 생각났다. 커다란 차 밭을 직접 일구는 튼튼한 남자. 참나, 상상 속의 남자들은 왜 다 젊고 커다란 남자인지. 내 상상 속의 남자들, 몹시 바람직하다. 그저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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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어로 피아노는 피아노가 아니다. 원래 피아노라는 악기의 이름은 피아노포르테, 이걸 뒤의 포르테를 날리고 피아노만 쓰던 말이 널리 알려지게 된거라고 언젠가의 상식책에서 본 것 같다. 독일에서는 피아노를 클라비에(Klavier)라고 한다. 프랑스에서는 피아노와 clavier라는 단어가 같이 쓰인다. c와 k, 딱 하나만 다르지만 발음이 완. 전. 다르다. 불어는 도저히 발음의 벽을 넘지 못했었는데, 독어는 현지라서 좀 가능할 수도 있을까? 


이런 단어들이 꽤 많다. 안경, glasses. 누가봐도 영어에서 아주 조금의 변형만 있는 형태면 수긍할 수 있지만, 아예 상태가 다르다. Brille, 그리고 안경은 여자다. 남성 명사와 여성 명사를 구분할 수 있는 100%의 방법은 없기 때문에, 나는 이걸 사람을 붙여서 생각하고 있다. 안경쓴 여자, 피아노 치는 남녀, 볼펜으로 뭔가를 쓰는 남자, 프린터기를 고치는 남자, 이런 식으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나는 이걸 외울 수가 없다.


독일 펜팔 친구들에게 어쩌다보니 독일에 1년간 가게 됐다고, 독어를 공부해야한다고 했더니, 다들 엄청 걱정해줬었다. 그러면서 내가 모두에게 다 물었었다. 어째서 사물에 성별이 있는거야? 볼펜이 왜 남자야? 잉크는 왜 여자야? 이걸 어떻게 구분해? 라고 했더니, 독일인은 외우지 않아도 알 수 있어, 모국어잖아. 하... 그보다 더 정확한 답이 없겠지. 모국어 사용자에게 외국어로서의 그 언어를 묻는다는건 정말 멍청한 짓이다. 


그리고 그 중에 가장 친한 독일인은 농담삼아 내게 Poor you! 라고 했다. 나도 대답해줌, Yes, please poor me



그게 세 달 전의 일, 종종 독일어로 내게 대화를 걸고, 나는 영어로 답을 한다.

더 이상 나를 불쌍히여기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나는 생각보다 더, 잘,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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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우체국을 가고 있다. 한국에 우편을 보낼 때면, 여전히 한국과 닿아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고, 또 내게 올 답장이 기다려져서 좋기도 하다. 답장을 약속받은 우편물이 아닐 경우에는 나 혼자만의 일방통행일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기에. 내가 보낸 것과 거의 동일하게 받고 있다. 독일은 우편요금이 한국의 약 세 배 정도이기때문에, 항상 한국에서 뭔가를 많이 보내줘서 내가 조금 미안하지만, 나 역시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공짜인 에어메일 스티커 열장씩 보내주기 같은? ㅎㅎ)


  보통은 숫자, 월, 요일 같은건 다 달달 외워서 외국에 가던데, 나는 무슨 생각으로 단 하나도 외우지 않은 채로 독일에 왔을까. 그래서 여전히 숫자가 너무 어렵다. 오늘은 서수(1st, 2nd, ~)를 배웠고 날짜 표현을 배웠는데, 나 혼자 자꾸 3016년을 말해서 곤란했다. 처음에 입력될 때 2와 3이 잘못 입력되어 계속 고생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나는 그 숫자를 뜻밖의 장소인 우체국에서 교정받고 있다. 내가 가진 우표들 중에 예쁜 것들이 대부분 62센트인데, 이건 우편요금이 오르기 전, 독일 내의 우편요금이다. 그리고 외국으로 보내는 우편요금은 90센트이다. 나는 62센트짜리 우표를 붙이고, 28센트짜리 우표를 추가로 구입해야한다. 특별우표들은 제일 저렴한 것이 엽서 발송 금액인 45센트이기때문에, 28센트짜리 우표를 살 때엔 특별우표를 살 때처럼 사진을 찍어서 이거 주세요! 를 할 수 없다. 나는 내가 직접 말을 해서 기본우표인 28센트짜리 우표를 사야한다. 물론 영어로 twenty-eight cents, please.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숫자 2가 아직 입력이 제대로 안된 상태라 일부러 여러장을 사두지 않고 갈 때마다 저 우표 하나씩 달라는 말을 연습하고 있다. 그리고 우표의 가격은 다양해서 다양한 숫자를 연습하는데 참 좋다. 


  내가 처음 작문하고 외운 문장이 바로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 I want to buy stamps) 이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저 말을 하면 대부분 How many?라고 직원이 되물었지만, 이제는 Wie viele?라고 묻는다. 발음이 조금 나아졌나봐... 히힣... 저 문장 하나만큼은 이제 완벽하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저 문장을 작문하기 위해서 혼자 많은 문법 공부를 했어야 했다. 어째서 구매하다라는 동사인 kaufen이 가장 뒤에 오는지, 조동사로서의 möchte의 용법같은 것들. 독일 우체국에 가기 전에 이미 이 한 문장을 작문하려고 다 찾아봤었다. 그리고 이제 학원에서 이 정도의 문법은 전부 다 배웠다. 내가 저 한 문장을 작문하기 위해, 세세하게 찾아봤던 문법들을 다 정리하면서 배우게 되니 이런게 배우는 즐거움이구나 하고 더 뿌듯하고 기뻤다. 이제는 분명히 그 때보다 조금 더 독일어를 알게 됐다. 오늘이 학원 수업들은지 딱 4주째 되는 날이니. 조금 더 빨리 배우고 싶지만, 나는 이제 독일어 배운지 딱 한 달째라는걸 잊지 말고 기초를 탄탄히 다져서 좋은 건물을 쌓았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독일어를 공부하지 않고 온건 잘한 일 같다. 다른건 몰라도 발음 만큼은 깔끔하게 하고 싶었으니까. 영어를 쓰면서 항상 이 죽일 놈의 발음이 신경쓰였다. 누구도 내 발음에 대해서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나 혼자 신경쓰이는건 신경쓰이는거니까. 아무리 영어로 긴 말을 해도 내 영어는 잘하는 영어로 들리지 않았다. 발음탓을 해본다. 부디 독일어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독일어는 명사의 성별에 따라

그 단어를 수식하는 형용사의 어미도 바뀌기 때문에

다양한 형용사를 배워야했다.


주로 반대되는 말들로.

낡은 - 새로운,

비싼 - 저렴한,

차가운 - 따뜻한,

모던한 - 구닥다리의,

그리고 오늘 얘기할 형용사인

"밝은 - 어두운"



독일어로 "밝은"은 hell이다. 

나는 그 단어를 배우는 순간 너무 웃겨서 

Is the Hell hell in Deutschland? 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빵터졌다. 

그리고는 "어두운"을 나타내는 단어는 dunkel이다.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은 너무 잘 알고 있는 단어. 

흑! 맥! 주!의 Dunkel

이렇게 또 맥주 지식만 늘어난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던거니까 늘어난건 아니지! ♬








다 쓰고 나니 몇 줄 없어서 엔터 좀 쳐봤는데, 좀 구린거 같지만 기분탓이겠지...

어제 오랫만에 긴 글 좀 썼다고 오늘 영 뭐가 안써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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