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있을 때 기념인, 관광인 따라 여행도 했었다. 기념인 소인하며 관광인 소인하며 그게 그렇게 신났는데, 지금은 말을 못하니 우선은 못하고.. 찍혀오는 소인들 구경하며 지낸다. 그리고 체인카드라는 다소 즐거운 우표놀이를 최근 재미붙여서 하고 있는데, 한지 한달도 채 안되서 이런 엄청난 테러를 당했다. 엽서에 붙어있던 모든 우표에 다 볼펜으로 X표가 쳐있다. 왼쪽 아래쪽 새 우표 두 개는 멀쩡해보이는데, 그건 내가 그 윗부분에 포스트잇으로 주소를 써서 보냈다. 암튼 나는 이 충격적인 사건으로 소인에 대해서 알아봤다. 왜냐, 우체국에 가서 독일어로 따져야하는데, 내가 "소인"에 대해서 모르고 갈 수는 없으니까.






"소인"은 "말소인"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쓴 우표를 못쓰게 만들기 위해서 도장을 찍기 시작했다는 것. 영어로 소인은 cancellation이다. 그런데, 나를 다소 놀라게한 부분이 있었다. 우표 혹은 엽서류의 재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인면을 제거하는 일체의 표시를 의미한다. 그표시는 단지 도장(인)을 사용하는 경우뿐 아니라 펜을 이용하여 손으로 표시하는 경우도 포함되며 우표에 구멍을 뚫는 경우도 있다. 우리 나라에서는 Cancellation을 ‘소인’ 혹은 ‘말소인’이라고 부르고 있지만, Cancellation에는 도장(소인) 뿐 아니라 펜을 사용해서 우표 등의 인면에 말소를 표시하는 경우도 포함되므로 이는 정확한 용어로 보기 어렵다. 따라서 cancellation의 정확한 번역은 ‘소인’이 아니라 ‘말소 표시’ 정도가 적합할 것이다. 그리고 오늘날의 소인(Cancellation)에는 우표를 말소(Obliteration)하는 기능뿐 아니라 우편물의 접수날자를 나타내는 ‘일부인’(date stamp)의 기능도 함께 있는 것이 일반적이다. 즉, 우체국에서 우표가 붙은 우편물에 찍는 소인은 통상 두 가지의 기능이 있다. 그 하나는 우표의 재사용을 방지하는 우표 ‘말소 기능’이고 다른 하나는 우편물의 접수 일자 등을 알리는 ‘문서적 기능 ’이다. 이러한 소인의 두가지 기능중에서 전자인 ‘말소 기능’만이 있는 소인을 특별히 ‘말소인(Obliteration)이라고 부른다.


혹시 너무 길면 이 부분만, 읽어도 된다. "우표 혹은 엽서류의 재사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그 인면을 제거하는 일체의 표시를 의미한다. 그표시는 단지 도장(인)을 사용하는 경우뿐 아니라 펜을 이용하여 손으로 표시하는 경우도 포함되며" 펜을 이용하여 손으로 표시하는 경우가 내가 겪은 특별한 일이 아니라, 일상적인 일이었나보다. 나는 이번이 처음이라 너무 놀랐고, 어떻게 따져야할지 생각하느라 몇시간이나 할 말 생각해야했는데... 이게 잘못된 것이 아니라 당연한거라면, 나는 앞으로 보내는 모든 체인카드에 내 우표를 제외한 모든 공간에 다 종이를 덧입혀서 보내야한다. 으어어어어어어어 번거로워졌다... 나에게 오는 다른 엽서들의 상태로 다 이럴 수 있으려나.. 그러면 좀 걱정인데... 예쁜 우표들 수집하면서 소인도 구경하려고 하는거지, 이렇게 볼펜자국 보려고 쌩돈 들여서 체인카드 하는게 아닌데 말이다ㅠ


거의 매일 온 만하임 우체국인데, 오늘은 창구에서 뭘 좀 보냈다. 이전에 분실된 경험이 있는 주소였고, 이번주 안에 꼭 받아야하는 우편물이라서 등기로 보내야했다. 당연히 등기번호를 받아야하니 창구에서 해야하는 업무고, 등기로 보내는데 2,5유로가 추가된다. 우편요금 정말 살벌하다. 무튼, 사용제 우표를 모으는 사람도 꽤 많다는걸 알게 되서, 일부러 요금을 우표로 맞춰서 붙였다. 근데 주소를 잘못써서, 우표부분을 오려서 새 봉투에 옮겨붙였다. 그리고 창구에서 1차 저지 당했다. 완전히 이해한건 아니지만, 대충 내가 이해한 창구 직원의 말은 이랬다.

"우표는 봉투에 직접 붙여야한다. 이렇게 떼질 수 있게(직접 떼버림...) 붙인 우편물을 우리는 받아줄 수가 없다. 여기서 다시 요금을 내야 새로 보낼 수 있다" / "우표 새로 사오겠다" / "오케이"



그렇게 그 자리에서 확 뜯긴 내 우표들... 당연한 얘기지만, 이거 불려서 어디 보낼 때 써야지. 나는 상당히 억울하다...



그리고 우표 잘 붙이고 주소 잘 쓴거 사진을 찍고 창구로 갔어야하는데, 우표 뜯긴거에 넋이 나가서 그냥 우표 사서 창구 바로 갔다. 접수하는 중간에 그 사진을 안찍은걸 알게 되서 주소 잘 적은거 확인 사진을 찍으려는데, 바로 저지 당함. 오늘 좀 안되는 날인가본데? 우체국에서 10분 간격으로 다른 두 직원에게 각각 저지당하다니... 근데 아직도 알 수 없는게.. 다른거 찍는거도 아니고 내가 보내는 우편물 사진을 찍는다는데 왜 저지한걸까. 독일어 잘하고 싶다. 마구 따지고 싶다. 하지만 아직 나는 벙어리...



이걸 보낸게 20 월요일이었는데, 보낼 때 내가 몇 일 걸리냐고 물어봤었다. 2~4이면 충분히 간다고 해서 그 날짜면 괜찮으니 수긍했는데, 일주일이 지난 27일 월요일이 되어도 도착을 안해서 정말 걱정이 많이 됐다. 7월이 되면 보낸게 의미가 없어지는 우편물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보낸지 일주일하고도 하루가 더 지난 28일 화요일,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이따위 사진이 왔다.



이 개새끼들이? 독일짓인지 프랑스짓인지 진짜 화났다. 저렇게 다 뜯어진 상태로 봉투만 배달된 줄 알고 진짜 쌍욕이 절로 나왔었다. 왕복 수십시간이 걸려도 그냥 내가 직접 가는게 맞았던건지 혼란스러웠다. 그리고는 황당하게도 저따위로 다 뜯겨있었는데, 물건들은 다 잘 도착했대. 뭐야 이 미친놈들은... 그리고 누가 우표에 저렇게 테이프칠갑을 하는건지... 무식한 새끼들 너무 많아서 화난다. 우표에 테이프 붙이는 놈들은 제발 우체국에서 일하지 말라고..


독일에는 우표의 종류가 많다. 최근 몇 년 간 우편요금이 계속 오르고 있기 때문에, 금액도 다양해서 선택권이 더 많다. 우표 하나+모자란 금액을 보태는 일반 꽃우표의 조합으로 많이 보냈다. 하지만 요즘 거의 정신을 놓고 있는; 체인카드를 하려니, 꽃 우표가 들어가면 안된다. 45센트짜리 우표 두 개가 가장 이상적인데, 그 조합을 생각보다 찾기가 너무 어려웠다. 그런데 이전에도 샀었던 이 우표 모음!에 45센트짜리 우표를 모아둔 시리즈가 있다. (독일 국내 엽서 발송 요금 : 45센트, 독일에서 외국으로 보내는 엽서 발송 요금 : 90센트) 마침 내가 필요한 주제들(기차, 비행기, 만화, 동물, 건축물 등)의 우표도 넉넉해서 다섯 세트 그냥 질러버렸다. 유후-





우표를 사니! 바리오를 주네! 어예!!




한 세트 당 우표 20개씩, 20x45cents9,90유로

9,90 x4set



같은 세트를 샀으니 같은 우표끼리 모아서 보관하는게 편리하다.

오른쪽 아래, 112 아래쪽의 꽃우표는... 일반 우표의 꽃우표보다 후지다. 혹시 독일에는 디자이너가 없는걸까...

디자이너가 없다고 생각하기에 다른 우표들은 평타는 치는데, 유난히 저 꽃우표가 많이 후지다 =_ㅜ


우표 사러간건 정말 아닌데! 정말 아니었는데!!! 체인카드 보내러 간건데, 오늘이 마침 6월 우표 발행일이라고. 어제 우체국 안오고 오늘 딱 간건데 어쩜... 근데 독일은 우표를 좀 어정쩡한 날짜에 발행하는구나. 목요일, 6/2일. 무튼 오늘 새 우표 나오는 날이라 그런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취 잡지로 보이는 뭔가가 있다. 그리고 이런건 대부분 무료니까. 물어봤다. 이거 공짜에요? (이 말 독일어로 할줄 안다 ㅋㅋㅋㅋ 몹시 중요한 말이다.) 응~ 이라고 대답은 하지만 읽지도 못할거 왜 들고가려하지... 라고 눈이 말하는 것 같았다. (혼자 찔림) 그림 보려고 가져갑니다. 그림요. 



우취는 독일에서도 아재들의 취미인걸까. 한국은 이미 아재를 넘어서 할배들의 취미가 되었는데. 독일은 어떨까. 독일도 마찬가지일까. 무튼 표지에 쓸데없는 여자들이 나와야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뜬금없이, 얼마전 한국 우체국 웹사이트에서 본 독일관련된 이미지를 보고 빡친게 생각난다.




정신나간 새끼들이 너무 많다. 물론 이건 공식발행되는 그런 문서는 아니지만, 엄연히 한국 인터넷 우체국에 연재되는 글 중 하나고, 내가 불과 일주일 전에 독일로 검색했을 때 확인했으니 아직도 잘 나올 것이 뻔하다. 누군가 한국에 독일 우편에 대한 글을 쓰는데 이따위 사진을 참고사진으로 같이 넣었다고 도이체포스트에 연락을 한다면 한국 우체국에서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런지. 이거 우리 직원 아니고 외부 기고자라서 그냥 짜르고 말께! 그러겠지. 하지만 이건 너네끼리만 통한다 이거에요... 독일어 빨리 잘하게 되서 메일쓰고싶다. 미친새끼들에겐 약도 필요없다. 그들을 구원치 마시고 악으로 인도하소서.


참고로 사진은, 도이체 포스트가 후원하는 스포츠들의 치어리더들로 추측된다. 어디까지나 추측. 상식적으로 저런 옷 입고 배달할 수는 없잖아.



휴. 요즘 아무말 대잔치 너무 안써서 또 손가락이 근질근질한다... 히힣...



무튼, 우체국 구석에 서서 - 독일 우체국엔 의자가 없더라 - 잡지의 그림을 열심히 봤다. 그리고 내가 안산 우표들 중에 기념인이 까리한게 또 보인다. 하.. 그만 사야하는데... 오늘은 그냥 새로 발행된 우표 사러 나온건데ㅠ 그만 사는건 우리에게 있을 수가 없어.. 한번 수집가는 영원한 수집가. 절대로 그 버릇을 버릴 수 없다. 



(글자만 있는 체인카드 합시다. 이 우표 붙여드릴께요. 헤헿)



그리고 이건 오늘 새로 나온 우표 중 하나! 알프스! 

기념인 짱귀엽다 ㅋㅋㅋ 근데 30센트씩 총 1,2유로 뜯겼다... 거 기부되는 금액도 좀 잘보이게 적어주십시오... 몰랐잖아ㅠ

그리고 그 바로 위의 유럽 성당 우표, 이미 샀는데 기념인 찍힌 우표는 안샀다.

아니 기념인이 저렇게 까리한 줄 몰랐다. 이것도 사야하긴 하겠다... 우선 당분간은 보류ㅠ




저 알프스 우표와 이 페이지에 있는 우표들이 오늘 나온 우표 전부이다. 다 사고 싶었지만, 꾹 참으며... 국립공원과 알프스만 샀다. 폴란드 청소년 교류 25주년 기념 우표도 살까 했지만, 생각보다 좀 실물이 덜 나온듯 해서 과감히 패스!!! 이제!! 새 우표라고 전부 다 주세요!!! 하는 일은 없다. 한달 사이에 좀 어른이 된 것 같고... 그리고 왼쪽은 딱봐도 현미경 어쩌고인데... 이런데서까지 전공관련된 것을 사고 싶진 않다. 마이크로 세계는 그냥 그들끼리 연구하게 두세요. 그저 예쁘게만 보이는 저 우표의 이미지에 수천명의 뼈가 갈려있는게 나는 보인다... 




독일인의 미적감각이 영 후지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페이지들 보면 또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저 상태로 배달이 될 순 없겠지만, 꽤 예쁘다




까막눈이라 아직 이해를 못했지만, 5월에 저런 기념인들이 새로 풀렸다는 것 같다. 기간이 정해져있는건지 좀 확인을 하고 가까운 곳이 있으면 다녀와야겠다. 기념인따라 여행하는건가, 뭐 아무렴 어때. 몹시 즐겁겠다. 히히




그리고 이건 마지막 페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많이 이것저것 사라고... 잡지 안에 들어있는 모든 우표들을 다 우편으로 구매할 수 있게 저렇게 상세하게 나와있다

너무나 친절한 당신. 이렇게까지 친절하지 않아도 됩니다만...




마지막 페이지의 뒤쪽 ㅋㅋㅋㅋ 깨알같다. 무려 세 번이나 살 수 있다... 



독일은 모든 우편함에 자물쇠가 있기 때문에, 우편으로 배송된다고 해서 한국처럼 분실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날 수가 없다. 물론, 뭔가 조금 부피가 있는 물건을 보냈고, 그걸 우편함에 대충 꽂아놓고 갔고, 누가 집어갔다면 분실될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거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렇게 우편으로 우표를 구매하는 일이 굉장히 빈번하다고 했다. 또, 독일 전역에 26개만 있는 그 특별우표 창구가 있는 도시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특별우표를 인터넷 우체국에서 구매하고, 우편으로 배달된다. 한국 우체국의 경우, 일반우편이 일주일이면 도착하니까, 배송이 늦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편인데, 도이체 포스트는 일반우편이 대부분 2일 안에 도착한다. 이 넓은 독일 땅을! 어떻게? 독일이 우취강국일 뿐 아니라, 화물을 포함한 운송 전체의 인프라가 세계 1위이다. 2위가 일본. (물론 군수물자와 관련이 있었겠지만서도) DHL의 나라. 우표를 좋아하는 내가 우취강국에서 지내게 되다니 뭔가 좀 신기하기도 하다. 이런거 하나도 생각 안하고 왔으니 더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한국에 있을 때도 특별 소인들이 마냥 좋았다. 특별 소인은 창구에서만 찍을 수 있고, 취급하는 우체국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나를 위해 이렇게나 신경써준다고 생각되서 좋았다. 나도 웬만하면 우편물을 보낼 때 특별소인을 꼭 찍어서 보내려고 했었다. 운이 좋게도, 대전에 살 때는 충청지방우정청이 가까웠고, 부모님 집에 살 때도 근처 우체국이 기념인 취급우체국이었다. 초일에 새 기념인을 찍는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게 취미를 수집하는게 취미인 내 취미가 하나 또 쌓였다. 


독일에서, 어쩌면 너무 쉽게 특별우표 판매처를 찾게 되었다. 심지어 두 곳이나!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특별우표 판매처에서 기념인을 같이 프린트한 우표가 있다는걸 알게 됐다. 이 분께 정말 감사하다. 알려주지 않으셨다면 아마 지금도 이런게 존재한다는거 자체를 몰랐을테니까. 다음에 프랑크푸르트 갈 때 또 한국우표 미니시트 작은거 하나 가지고 가야지-



프랑크푸르트에서 사온 기념인이 프린트된 우표 두 장.




기념인이 인쇄된 우표와 기념인 없는 일반 특별우표. 일반 특별우표라니 이게 또 무슨 말인지.. 

기념인 찍힌 우표는 특별특별우표인가ㅋㅋ;; (독일 개그에 물들고 있다)





여기도 특별우표 판매창구니까 저런 형식의 우표를 팔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독어 배운지 3주차. 아직 스피킹은 너무 당연히 힘들다. 겨우 한 문장 어찌 말한다 해도 상대방이 엄청 빠른 독어로 응대하면 아... 미안해.... 못알아먹겠다 니 말... 이렇게 답해줄 수 없으니ㅠ 뭔가를 독어로 물어보기가 아직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에서 사온 우표를 갖고 갔다. 이 우표를 내밀면서 이런거 있냐고 했더니 너무 간단하게 있다고. 당연한걸 왜 물어보지... 하는 표정이었다.


아래의 우표들은 올 5월 발매된 새우표이고, 5월 4일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샀던 새 우표들이다.

한두장씩은 이미 사용해서 남은 우표들은 세 장씩-




그리고 그 우표들의 기념인이 찍힌 우표. 굳이 설명이 필요한가?





한국에 있을 때도 체인카드를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국내 유저들끼리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외국 체인카드는 짧아야 두달이니까 나는 못하겠구나... 싶었었다. 그리고는 독일에 와서 체인카드 신청을 마구 ㅋㅋㅋ 래봐야 아직은 달랑 두개.. 주제에 맞춰서 우표를 찾아야하다보니 이게 신청한다고 다 되는게 아니다ㅠ 교통수단에 대한 체인카드가 있길래 혹시...? 하면서 우체국에 갔다. 감사하게도 Classic car 우표가 남아있었다. 심지어 기념인이 인쇄된 채로!!!!





그리고는 이거도 사왔다. 작년 발행인데 아직 있는거 보면 몇 장 안남은거 같아서... 카툰 체인카드도 신청해볼까 싶어서 우선 사고 본다.

체인카드 아니어도 이런 소형시트 우표는 언제나 환영ㅠ 통장은 박살






정말이다. 우표 카테고리까지 만들 생각은 없었다. 독일 우체국 사이트에 가면 지금 판매중인 모든 우표를 다 볼 수 있게 굉장히 잘 해두었지만, 독어를 모르면 우선 두려우니까.. 나도 그랬고. 그리고 생각보다 이런저런 검색어로 많이 들어온다는걸 확인하게 됐고, 독일 우체국의 키워드도 항상 상위권에 있어서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봤다. 내가 갖고 있는 독일 우표를 궁금해할 사람들에게는 이 포스트 링크를 바로 줘도 되고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누군가에게 뭘 보내려하는데, 가급적 받고 싶은 우표로 받는게 서로에게 좋으니까-)


혹시 독일 우체국 우표판매 페이지에서 직접 보실분은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왼쪽 카테고리를 차례로 누르면 현재 판매 우표 전부 다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efiliale.de/briefversand/klassische-briefmarke 제가 못찾는 걸수도 있지만, 영문페이지 그런건 없어요...



원래 한국에서도 소소하게 우표수집을 해왔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우표를 이렇게 정리해두긴 했었다. 방정리 책정리 아무것도 안하면서 우표만 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돈과 직결되서 그런가...



우표는 크게 두 파일로 정리한다. 현재 보유분량을 나타내야하는 엑셀파일, 우표 모양을 바로 볼 수 있는 우표 그림들 다 갖다붙인 파일. 엑셀파일은 곱하기와 더하기 수식 정도는 쓴다. 얼마짜리 우표를 몇 장 가지고 있고, 내가 가진 우표는 총 얼만큼의 돈인가. 요즘 우편 좀 보내서 우표 좀 썼는데... 여전히 100유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아무렴... 






이렇게 진한 선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데, 그림 파일로 변환다보니 좀 디테일이 구려졌다. 멋쟁이는 디테일이 생명이랬는데.. 나는 멋쟁이가 아니니까 괜찮아... 등대우표, 맥주순수령 500주년 우표, 112 몇주년 기념 우표, 엄청 유명한 사람들 추모우표-


첫번째 캡쳐의 우표들도 다 엄청 좋아하지만, 두번째 이 부분에 내가 뻐렁치게 좋아하는 우표들이 많다. 특히 Fahrenheit 300주년은 색감이 예술이다. 이렇게 작은걸로 보니까 별 감흥이 없어서 속상하다. 독일의 몇몇 관광도시들로 만든 우표들은 저 도시에 직접 가서 저 도시 소인들로 소박한 맥시카드를 만들어보고도 싶다. 소박한 맥시카드라니, 청순하고 섹시한 여자가 이상형 뭐 이런건가.. LEIPZIG 1000년! 기념 우표 디자인 깔끔하고 정말 까리하다. 독일어에 I가 많이 들어가는데, 그걸 저렇게 별거 아닌 듯 엄청 멋쁨터지게 디자인해낼 수 있다는 것도 창의성이고 능력이겠지. LEIPZIG 1000년! 기념 우표LEIPZIG에 가서 도시 소인과 함께 소박한 맥시카드;를 완성하고 싶다. 


대충 보고 저 금박 우표는 비잔틴 1200주년인가봐!! 했는데, 아니라는게 조금 속상하지만 우표는 살벌하게 까리하다. 특정 교구가 1200주년이 되었다고 한다. 특정교구의 이름이 Bistum Hildesheim, 당황스럽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해야한다.. 우표가 예뻐서 정말 다행이야..



그리고 세번째 페이지도 물론 있지만, 페이지가 채워지지 않았으므로- 페이지가 채워지면 이 카테고리의 두 번째 포스팅이 올라오겠죠. 너무 가까운 미래는 아니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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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와 트위터와 활동하는 까페에 이미 올려서

(아마도 제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와주시는 분들은)

봐도 별 감흥없을 사진



검색으로 오신 분들은 환영합니다 !

은근 독일우체국 키워드가 떠서 신기했어요



사실 한국에서 환전할 때, €100 지폐는 잃어버리면 너무 속상할테고, 10만원이 넘는 그렇게 큰 돈을 독일까지 가서 대체 어디서 쓰겠냐며.. 그냥 작은 돈들로만 잔뜩 가져가는게 낫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5 스무 장 두께 보니까 그냥 뭐 안잃어버리면 되지 뭐가 문제람.. 하는 생각으로 €100 지폐를 소량 바꿔왔었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하기 3급 보유자답게, 예상치 못했던 장소인 우체국에서 탕진잼.... 독일이 우취대국이라고 하길래 그냥 웃고 말았는데... 꽃우표 말고도 우표가 이렇게나 많았다니 새삼 그간 받은 독일에서 온 엽서들 전부 다 다시 정리하고 싶어졌다. 꽃 우표를 제외한 우표를 대체 몇 장이나 받았을런지 ㅋㅋ;; 어제에 이어 오늘도 또 와서, 심지어 오늘은 €100 지폐를 들고 정신없이 우표를 고르고 있으니, 이렇게 우표를 많이 사야하냐고 직원분이 걱정해주신다.... 



구입한 우표들을 하나하나 디테일샷으로 찍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이 샀다는걸 새삼 깨닫고, 떼샷 몇 개만 올리는 점을 이해해주세요

사진을 다 보고 나면 제 마음을 이해해주실거라 믿어요....




등대 우표가 마침 45짜리라, 두 개 붙이면 딱 국제우편이군! 했는데, 우표가 커서... 저 두개를 붙이면 주소를 쌀알만하게 적어야하는 괴로움.... 


그리고 유명한 사람들, 유럽 112 25주년 기념, 토끼, 루카스 크라나흐의 그림 우표, 이렇게나 다양한 우표들이 발행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제 더 이상 만들지 않는, 사이에 끼우는 종이

물론 독일도 매 장마다 끼워있는건 아니고, 50장인가 100장의 단위에 한 장이 들어있다

난 한 개만 줄 수 있냐고 물었는데, 나의 영어는 짧기에 그게 다 달라고 이해하셨는지, 얘기한 이후로 다 챙겨주셨다... 고맙게도ㅠ


각각 독일의 유명 관광지들이다.

저 관광지를 모두 가서 그 동네에서 구입한 엽서로 저 우표들을 붙여서 소인도 저 동네의 소인을 찍어서 보내고 싶어졌다. (정신나감ㅠ) 특히 저 Kassel은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딱히 멀지 않은 도시다. 





너무 예뻐서 시트로 산 우표들... 시트가 10장짜리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프치히에 꼭 가서 저 우표로 붙여서 보내야지. 또 뭔가 어딘가 할 수 있는게 있겠지. 독일 맥주순수령 500주년 기념우표도 디자인 깔끔하게 딱 잘빠졌다. 페런하이트 300주년 기념 우표도 뭔가 색상이 예쁘게 나왔다. 아무튼 여기는 도저히 자를 수가 없어서 다 열개 묶음짜리인 한장을 샀다. 이것만 12장... 마음의 양식......




금액이 소액 모자랄 때 붙이는 우표들이다. 2/3/8센트짜리 우표고, 다른 금액은 발행되지 않는다. 이걸 1~9센트 금액별로 만들어주시면 독일 우체국은 더 번성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우표를 독일인들은 엄청 안좋아했다. 차라리; 꽃우표가 낫다고...




그렇게 계산할 것들을 잔뜩 모았는데, 등대 우표만 모아둔 이 우표세트가 너무 갖고 싶은거다. 그런데 10년에 걸쳐서 모아둔건데 당연히 비싸겠지 해서 안사려다 뭔가 금액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표 가격들을 계산해봤다. 그런데 안내된 금액과 거의 비슷은 하지만, 똑같지는 않았다. 당연히 계산한 것이 48센트 작았다. 이 푼돈 아끼려다 뒤의 일정을 날리겠구나 싶어서 걍 안사려다가, 창구 직원분께 여쭤봤다. Same price냐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가격이 같은데 왜 내가 세 번이나 계산했는데 다르죠....?






까보니 이해했다. 이렇게 소액 우표들이 몇 장 들어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딱 금액 맞춰서 들어있는데다가, 10년간 모아진 한 테마의 우표들을 팔면서, 추가금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게 마냥 신기했다. 지이이이인짜 예쁘다. 쓰기 아까울 정도로. 그리고 편하게 우표정리할 수 있는 종이도 같이 들어있어서 내 돈을 주고 구매했어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100유로의 영수증은 이렇습니다.

네, 얼마 안남았어요. 지폐는 한 장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건 1부로 해야할 느낌? 






Yes, I am. I totally agree with you.


짧은 영어와 짧은 영어가 만나면 생각보다 말이 겁나 잘통한다. 거기서 느껴지는 내가 영어를 잘 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착각...





어제 괴테 생가를 보려했는데, 생가 바로 앞에 딱 도착했을 때 오후 6시. 문닫는 시간에 딱 도착해주는 뭐 그런... 그래요...


그래서 오늘은 어딘지 위치도 정확히 알았겠다! 괴테 생가를 향해 가는데 음 조금 규모가 큰 듯해보이는, 그리고 위치도 겁나게 좋은 (괴테 생가는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있다) 우체국이 보였다. 이제 노란 간판만 보면 자동으로 반갑다





설레는 마음이 너무 커서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다. 실제로 보면 정말 크다. 정말이다.

그리고는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처럼 줄을 섰다.

오늘도 또 해야하는 한마디 독일어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오늘은 꼭 해야지, 저번의 점빵처럼 버버거리지 말아야지. 다행히 줄이 겁나게 길어서 계속 연습하며 차례를 기다릴 수 있었다

내 차례가 됐고, 나는 외운 한 문장을 당당히 말했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그리고는 그 뒤의 말은 할 줄 모르니까 핸드폰 화면을 내밀었다.




Reinheitsgebot 500주년 기념 우표라고 한다. Reinheitsgebot는 독일맥주순수령ㅋㅋㅋㅋ

세계사 같은 시간에 누구나 들어봤을 그 맥주순수령이 올해가 딱 500주년이라니, 나의 기가막힌 타이밍이란....



사실 이 단어는 사고나서 찾아본거고, 그냥 딱 보면 Bier가 맥주일거고 그림도 맥주고 하니까





내 핸드폰 화면을 보고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반대편을 손짓하신다

세상에........ 반대편에.............. "Philatelie (특별우표판매처)"

그저 나는 너무 행복해서 아 이렇게 나에게 좋은 일들만 생겨도 되는지 행복하고 또 행복했다


그리고 줄을 섰고, 나는 저 문장을 또 외워야했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한 문장을 열번 이상 외우면 외워진다. 그 언어가 무슨 언어든간에, 된다. 확실하다.

난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도 할 줄 모르는데, '나는 우표를 사고 싶습니다'는 할 줄 안다.

(2016/07/12 유입키워드에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 이게 뜨길래, 이런걸 언제 썼지? 하고 클릭해보니 이 글이 떠서 엄청 웃었다.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는 Ich bin hungrig. Ich(I) bin(am) hungrig(hungry) 발음은 헝그리를 엄청 콩글리쉬처럼 발음하면 가장 비슷할 듯. 이히 빈 홍그리ㅎ 이정도?)


나의 어버버한 독어를 바로 알아들으시고는 영어로 응대해주셨다.

영어가 통하다니... 특별우표 창구라서 외국인들이 종종 오는건가...

그리고 꽤 영어가 능숙하셨다. 나의 짧은 영어보다 훨씬 더ㅠㅠㅠㅠㅠ




그리고는 그 앞에 펼쳐진 수많은 특별우표들을 보고 그저 또 행복...





이렇게 예쁜 우표들이 차고 넘치는데.... 여태까지 독일인들은 그렇게 꽃모양의 우표만 보내준거지...

그런거지.... 음.... 여러모로 밉구나....

계산이 잘 안되서 아주 조금만... 원래 사려던 것 중에 아주 조금만 샀다. 그 중 하나인 맥주 순수령 500주년 기념 우표




휴... 자태며 때깔이며 어찌나 고운지... 글구 뒤에 보이는 봉투는 우표를 구입하면 저기에 넣어주는데

저기 쓰인 독일어도 엄청 귀엽다 ㅋㅋㅋ "Meine neuen Briefmarken!" 직역하면 "내 새 우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우체국에서 사진 찍다가 혼났으니까; 여기서는 물어봤다. (사실 이 분은 찍게 해주실 줄 알았다. 엄청 친절하고 외국인인 내가 이렇게 우표를 많이 사니까 엄청 신기해하셨다 ㅋㅋㅋ 말끝마다 엄청 잘한다고 막 칭찬도 해주시고 ㅎㅎ) 내가 요기만 딱 사진 찍어도 되냐고, 딴데는 안찍겠다고, 안된다면 안찍을테니까 괜찮다고. 그니까 음.. 원래는 안되는데 찍게 해줄께! 라고 하셨다. 고맙기도 하지ㅠ




우편물 발송창구와 따로 운영된다. 딱 내가 생각했던 전형적인 독일인. 커다란 느낌? ㅎㅎ

물론 독일에서 많은 독일인을 보니, 저기서 배가 짱 많이 나옴이 추가되야하긴 한다.



커다랗고 귀여운 분들이 짱이야....+_+




맥주 우표만 산게 아니고 이것저것 사면서 영어도 할 줄 아는 분이라 대화를 좀 하게 됐는데

내가 여길 찾아서 온게 아니라, 정말 괴테 생가를 찾다가 여길 보게된거면

You are LUCKY girl이라고, 이 곳은 독일 전역에 몇 개 안된다고.

그래서 난 또 대답했지. Yes, I am lucky. I totally agree with you.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숙소로 귀가. 받은 우표들을 꺼내서 또 확인하고 보고 하면서 어찌나 행복하던지...





행복하고 또 행복하고.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예정이고 :)









이렇게 뜻밖에 특별우표 판매처를 만날 줄 알았으면,

오전에 숙소 근처의 일반 우체국에서 꽃우표를 붙여서 보내지 않는건데ㅠ 아쉽다...

숙소의 직원에게 가까운 우체국을 묻거나, 길에서 DHL man이나 경찰(둘 다 가장 최소한의 영어가 통한다는걸 체득했다)에게 물으면, 외국인인 네가 우체국을 왜??? 라는 표정으로 우선은 가려는데가 우체국이 맞는지 물어보고 알려준다.


여태 꽤 높은 확률로 점빵;일 확률이 있지만, 오늘 안내받은 곳은 정식? 우체국이라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도 물론 특별우표는 없었고, 오늘 꼭 보내고 싶은 우편물이 있어서 특별히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독일 우표들을 여러장 보여주고 싶어서 독일의 보통우표인 꽃우표로 보내기로 했다. 엽서가 아닌 봉투에 넣은 우편물은 최소 우편요금이 1.50. 이 금액으로 몇 그람까지 보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서 엽서 여러장과 티백 몇 개를 넣었다.


굳이 티백을 보내는 이유는, 한국의 저렴한 티와 독일의 저렴한 티의 월등한 차이를 알려주고 싶어서... 비싼 티백이 아닌 가장 저렴한 카모마일티와 루이보스티를 마셨는데도 그 차이가 너무 커서 놀랍고 또 놀라웠다. 아마 곧 독일에서 마셔본 티에 대한 것들을 따로 포스팅할 예정인데 (밀린 일기가 많아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허브에서 약효를 뽑아내 약을 만드는 기술이 독일이 최고인데다, 심각하지 않은 병은 굳이 약을 쓰지 않고 차로 치료한다는 것도 신기하고 새삼 부러웠다. 



무튼, 티백 몇개와 독일 광고엽서 몇 장을 넣어서 물어보니 53g이라서 3g이 초과됐다고 한다. 음, 50g 이하인가보네... 광고엽서 몇 장을 빼고 다시 쟀더니 47g. Okay! 이렇게 보낸다. 하지만 다양한 우표를 붙이고 싶었던 나의 계획은... 융통성 없는 독일인 덕분에 빠이- 아니, 왜 1.50어치의 우표를 붙이는데, 다양한 우표가 필요하다고 하면 상식적으로 종류가 달라야하는거 아닌가... 왜 €0.75어치 두 세트를 주시는거죠...? 그렇게 한국으로 처음 보내게 된 우편.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공식 엽서의 난해함... 너희가 보여주고 싶은 프랑크푸르트는 저렇다는거 잘 알겠다. 하지만 전혀 저렇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나도 딱히 미적감각이 훌륭하진 않지만, 여러모로 독일인의 미적 감각은 곤란할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굳이 공항에서 우편물을 보내야했던 이유는,

특별소인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는데

그 당시에 너무 정신없고 넋이 나가서 그냥 보내기만 했다....


28인치(32kg) + 20인치(12kg) + 면세품 + 쇼핑백 등등등

이만큼을 끌고 우체국을 찾아서 헤메는건 정말 빡센 일이었다


하지만 공항에서 꼭 보내고 싶었고,

시내에 우체국이 어느정도 있을지 모르니 있는 곳에서 보내는게 가장 나을 것 같았다



탑승동/입국장과는 다른 건물에 우체국이 있다는 안내를 받았고,

캐리어들 끌고 끌고 끌고 우체국을 찾아 헤멨다


공항인데도 영어가 이렇게도 안통하면,

밖은 대체 어떻다는건 조금 막막해졌다

뭐 대충 눈치로, 손짓발짓으로....



나는 1유로를 기꺼이 쓰고 카트에 담아서 끌고 다녔는데,

꽤 많은 중국인들은 그 1유로를 아끼려는건지 두세개의 캐리어를 묘기하듯 끌고 다니는걸 볼 수 있었다. 중국인이 보기에 내가 약간 중국인 같은건지, 자꾸만 내게 중국어로 뭔가를 물었다. "워쓰한궈런"을 이럴때 한 번 써먹어 본다...... 



이 카트가 없으면 나는 정말 몇발짝도 못움직이는데, 이런 안내장을 봤다.

에스컬레이터에 카트를 끌고 들어갈 수 있어????????

독일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애만 안태우면 된다는거지? 하면서 카트를 에스컬레이터에 실었는데, 생각보다 경사가 더 되서 좀 많이 불안했다. 그리고 그냥 얕은 경사의 평평한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왜 끝부분에는 카트를 땡겨주는 사람이 있는지 알게 됐다.... 코스트코 너희들 정말... 똑똑하구나....


에스컬레이터 계단 끝에서, 카트가 헛돌고 에스컬레이터는 계속 돌고, 내 발은 곧 끼일 예정이고, 이런 상태가 되었다. 엄청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비명 한 번 질러지지 않았고, 그냥 어어어어어어 라는 말만 입밖으로 나왔다. 너무 감사하게도, 남자들 여럿이 와서 내 카트를 바로 딱 땡겨줬고, 넋나간 나를 에스컬레이터에서 평지;로 데려다놨다. 그리고는 내가 땡큐를 하기도 전에 그냥 사라졌다. 누군가 곤란하거나 어려워하는 것을 보면 도와주는게 당연한 곳이구나. 그런 호의 거의 못받아봐서... 그냥 고마웠다. 심지어 사례나 그런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감사인사도 하기 전에 다 사라졌어....




세 사람에게 더 물어봐서야, 우체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Post Office라는 말을 모를 수도 있는거구나... 싶어서 새삼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독일어로도 우체국이 Post라는걸 알았을 때는, 그 때 그 사람은 뭐였지...? Office를 몰라서였던걸까....



무튼 공항 우체국에 도착을 했고, 인도사람이 직원이라 영어가 몹시 잘 통했다. 그리고 귀찮을 수도 있는 나의 이런저런 부탁을 다 들어줬다. 이 우체국 이후 세 군데의 우체국이 모두 영어가 단 하나도 통하지 않았기에, 지금 생각하면 새삼 이 직원에게 너무 고맙다.





PostCrossing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독일에서 우편을 받아봤을 것이다. 그만큼 독일은 우취대국이고, 공과금이나 매달 배송되는 모든 우편물에도 아직 우표를 붙인다. 낭만적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보통우표는 너무 많이 봐서 조금 지겹다. 물론 독일의 우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 우표가 굉장히 예쁘게 느껴질 수도 있긴 한데, 나는 집에 이런게 수십 장이 있어요..........ㅋㅋㅋㅋ






독일의 보통우표. 금액별로 꽃의 색이 다 다르다. 적힌 숫자들은 센트를 나타내고, 5라고 적힌 보라색 꽃 우표는 5센트짜리 우표이다. 


외국으로 보내는 모든 엽서는 90센트,

외국으로 보내는 모든 항공서장(봉투에 담긴 우편물)은 50g 이하에 한해 1.50유로(=약1950원)이다.

우편보내는 가격이 내 예상보다 더 비싸서 충격과 공포... 동시에 한국은 얼마나 우편요금이 저렴한지 새삼 알게됐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보내는 엽서는 400원,

같은 조건을 독일에서 보내면 90센트(=약1170원)

무려 세 배나 된다. 세상에....



놀랍지만 별 수 있나ㅠ 이게 이 곳의 물가 차이라면 받아들여야지...

한국에서처럼 자주는 못 보낼 것 같다. 조금 슬프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꽃우표 말고 혹시 다른 우표는 있냐고 물어보니

얼마짜리를 찾느냐고 묻는다

90센트짜리를 찾는다고 했더니 이런저런 우표들을 꺼내주다가

어 나 그거 할래!!!! 하고 딱 선택했다.





오른쪽에 보이는 우표를 먼저 보여줬는데, 총 일곱개를 사겠다고 하니까 왼쪽의 우표를 꺼내길래 이거 열 개로 사도 돼? 했더니 된다고 한다. 변지가 꽤 예쁜 우표였다. 오른쪽으로 있을 때보다 변지와 함께 있는 우표가 더 예뻤다. (우표는 아니지만, 우표 옆에 붙은 종이를 변지라고 한다. 보통 이 우표처럼 변지가 예쁠 때 변지를 자르지 말고 붙여서 보내면 괜히 더 서로가 즐거운 느낌에 변지가 있는 우표는 변지를 함께 보내는 편이다)



한국 우체국에서는 발행하지 않는 에어메일 스티커도 일곱개 얻었다. 이미 주소와 엽서를 다 적어둔 상태였기 때문에 변지가 위치할 자리가 없는 엽서는 어쩔 수 없이 변지를 조금 잘라내기도 해야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워낙 예쁜 우표라 보내는 나의 입장에서는 그저 즐거웠다. 





이미 써둔 엽서에 변지의 공간을 맞춰보고 있다. 그리고 독일 에어메일 스티커, 특별한 것은 없지만 괜히 붙이고 싶다. 따로 돈드는 것도 아니니까 ;)



독일에서 한국은 우편도 빨리 가는 편이라, 길어야 보름이면 다 받을텐데 받는 사람들이 모두 다 즐거운 마음으로 받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비록 우편요금이 비싸서 마냥 행복하기만은 할 수 없지만ㅠ




비행기에서 쓴 일곱 장의 엽서들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무사히 잘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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