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을 보는 날은 보통 한 군데 이상의 마트를 간다. 각 마트마다 저렴하고 품질 좋은 품목들이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느낀바로는, 대체적인 공산품은 Aldi, 신선식품은 REWE, 저가형 공산품은 LiDL)

아래 사진 두 개는 총 세 군데의 마트를 간 것이고, 한 번에 세 군데의 마트를 가기엔 들고오기 힘들기 때문에 주로 두 군데 정도를 하루에 가는 편이다. 그리고 보름 정도에 한 번씩 냉동피자 사는걸 제외하면, 아래의 두 사진으로 일주일 정도를 살 수 있다. 



아보카도의 오른쪽, Aldi

오트밀 500g 0,49

냉동 바게뜨 0,59

(오븐에 10분 돌리면 마늘바게뜨 된다, 개강추)

감자전 1,29

블루베리 125g 1,55


아보카도의 왼쪽, REWE

아보카도 (개당 1유로) 3,00

체리토마토 460g 2,74

(제크랑 똑같은) Club Cracker 0,99

500g 0,59




너무나도 사랑하지만 기숙사와는 다소 멀어서 자주는 못가게되는 LiDL

딸기 500g 0,99

우유 1리터 0,70

저지방우유 1리터 0,62

고다 치즈 250g 1,85

BBQ Steakhouse Salat 0,99

딸기요거트 1kg 1,69

까만 올리브 0,69x4



Aldi 3,92 / REWE 7,32 / LiDL 9,60

이 두 사진 속의 모든 것을 합하면 20,84유로, 한화로 27000원 정도의 금액이다.

이 음식으로 나는 일 주일을 살 수 있다.

음, 그러고보니 이번 주에는 고기를 안샀다...

시험이 얼마 안남아서 저녁에 도서관 근처 빵집에서 샌드위치 사먹다보니 고기 먹을 시간이 없었다.

시험 끝나면 매일 (혼자) 고기파티해야지


(아무말 대잔치보다는 정보성 글이지만, 아직 정보성 글에 대한 정확한 카테고리가 없기에 우선 이 카테고리에 넣어둔다.)


어떤 검색어로 유입되는지 구경하는건 꽤 재밌다.

한 번도 가지 못한 도시인데 그 도시에 관한 우표에 대한걸 썼다가 이 블로그에 와보신 분도 있고

매일 한두명은 꼭 검색해서 들어오게 되는 글은 눈 영양제 관련해서 썼던 것이다.

그 중 내가 다시 이 사이트 링크와 다시 써야겠다고 생각한 것은 칼크 관련된 글이다.



한국에서는 설거지를 하면 굳이 그 물을 다시 닦아내지 않아도 된다. 물이 깨끗하니까

세수는 당연히 물로만 한다. 물이 깨끗하니까

편리함을 위한 가그린은 사용해도 반드시 양치 마지막을 리스테린하지 않아도 된다. 역시나 물이 깨끗하니까.


거의 매일 해야하는 이 세 가지 행동들은 독일을 비롯한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다르게 한다.

설거지를 한 후 자연건조하면 그릇에 석회 얼룩이 진다. 마치 대충 씻은 그릇인 것마냥 아주 찜찜하다.

세수를 물로 한 다음, 마지막에는 클렌징 워터로 얼굴을 닦아낸다. 석회수가 피부에 맞지 않는 사람도 많으니까

(*지성 피부는 석회수가 몹시 잘 맞는다. 지성피부에게 석회수는 자연 피지 컨트롤 기능이 된다)

양치하고 나서 마지막은 꼭 리스테린으로 입을 헹궈야한다.



아, 이미 일상이어야할 이것들이 몹시 피곤하다. 

아직 독일에 도착하지 않았다면, 아니면 이사갈 계획이 있는데 여러 도시들 중 고르고 있는거라면, 이 사이트를 꼭 참고하길 바란다.

독일 지역별 석회가 정확한 수치로 안내되어있는 웹사이트. https://www.wasserhaerte.net

내가 살았던 도시인 Mannheim은 18°dH, 지금 살고 있는 Marburg14°dH, 그리고 자주 놀러가는 Frankfurt25°dH.

프랑크푸르트 근처의 한국분들 많이 사는 동네인 Bad Homburg16°dH, 도시 규모를 감안했을 때 몹시 좋은 편이다.


*참고: 독일 도시 명에 Bad(en)이 들어가면 역사적으로 물이 엄청 좋은 동네라고 생각하면 된다. (필연적으로 부촌이다).

Baden은 독일어로 목욕하다라는 동사고, 독일의 Badenbaden(목욕탕목욕탕??)은 사우나로 굉장히 유명한 도시이다.



압타이 눈 영양제를 먹기 때문에, Abtei 20% 할인 연례행사에 빠질 수는 없다.

많이 사지는 않으려했는데 영양제 하나 추가하려는 그게 마침 또 너무 저렴해서 좀 여러 통 샀다.

그렇게 구입한 오늘의 소박한 것들. 빠밤


로쓰만 감기차 altapharma ErkältungsTee 0.60 x3

로쓰만 면역증진차 altapharma ImmunTee 0.60

압타이 눈 영양제 Abtei Augen Vital €4.95 x2

압타이 비타민B군 복합영양제 B-Komplex Forte €2.65 x3

Teekanne New York Chaitee €1.99

도펠헤르쯔 Magnusium + Calcium + D3 €3.25

Syoss 샴푸 €2.49

체중계용 납작배터리 €2.99

차, 압타이 종류는 이번주 특별 할인기간이라 저 금액에서 20% 할인된다.

그래서 €26.52

10% 추가 할인받아서 €23.87




독일에 처음 와서 개설한 은행은 슈파카쎄(Sparkasse)였다. 만하임에 살 때는 불편함없이 잘 사용했지만, 이제 불편해졌다. 왜냐면, 그 은행은 지역은행이라 같은 이름을 한 마부르크 슈파카쎄에서는 온전히 사용하지 못한다. 정확히 말하면, 출금과 결제를 하는 것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입금을 할 수 없다. (할 수 있지만 하려면 수수료가 꽤 든다). 무튼 전국에서 똑같이 사용할 수 있는 은행으로 바꾸려는데, 마침 이 은행에서 신규가입자에게 현금!을 준다고 해서 냅다 가입했다. 현금 선물은 지점에서 가입하면 받을 수 없으니 꼭 온라인에서 신청해야한다. 온라인도 어디서 신청하냐에 따라 현금 금액이 다른데, 나는 가장 많이 준다는 사이트를 통해서 가입했다. 아직 전부 들어오지는 않은 상태라 전부 들어온 상태인 3개월 후에 이에 대해서 다시 쓰겠다. 무튼, 지점에서 직원과 직접 만나는게 아니니 독어에 대한 부담도 없고 몹시 좋았다. 그리고 가입절차의 가장 마지막은 신분확인(Legitimation) 이다. 지점의 업무를 줄이기 위해서 인터넷에서 현금까지 줘가며 신규 가입을 받는데, 신분확인을 위해서 또 지점에 가는건 얼마나 무의미한가. 그래서 신규가입자 신분확인을 위한 있는데, 한국인은 여권에 출생도시가 기입되어있지 않아서 그 어플을 통해서 할 수 없다. 한국인은 반드시 도이체방크나 Commerzbank에 신규계좌 개설의 마지막 단계인 신분확인을 위해 방문해야한다. 그 과정 후 일주일 동안 하루에 하나씩 내게 도착한 편지들, 총 다섯 통.


내용물은 다 모자이크하기가 번거로워서 봉투 사진만 다같이 찍었다.

카드, 카드 비밀번호, 온라인뱅킹ID, 온라인뱅킹 비밀번호, 지역의 내 담당자 안내문



인들도 너무 많이 따로 보내는게 좀 짜증날거라는걸 아는건지 저 봉투 속으로 비치는 부분에 이렇게 써있다. 이 편지들을 분류해서 하나로 보내는 비용이 더 드니까 이해해달라고. 나는 보안 문제로 다 따로 발송한다고 들었는데, 이것도 카더라인가...


그리고 비밀번호 부분을 혹시 모를 멍청이;들을 위한 친절한 안내. 걍 살살 긁으면 되는건데 홀로그램이라 떼고 어쩌구 법석할까봐 저렇게 또 안내가 되어있다. 생각보다 문맹자들이 많으니까... 



그렇게 독일에서의 두 번째 계좌를 개설했다. 독일에서는 은행 계좌 닫는 것도 다소 번거로워서, 새 계좌를 열 때 이전 계좌의 모든 것을 다 넘겨받는 계좌이동(Kontoumzug) 서비스가 있고 나는 그걸 신청했는데, 신청한지 한달 반이 지난 지금도 아직 이전 계좌는 닫히지 않고 나는 쓰지도 않는 계좌 수수료를 여전히 내고 있다. 아이고 처리 좀 해주라 진짜...



(https://fromde.tistory.com/332 에서 연결됩니다)

만하임에서 살던 집의 세입자를 구하는 일은 너무 쉬웠다. 방을 구하려는 사람은 차고 넘치고 방을 내놓는 사람은 드물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할 수 있는 사람만 연락달라고 했는데, 한국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메일 왔고... 뭐 그랬다. 무튼 그렇게 빠르게 새 거주자를 구할 수 있었다. 사실 나는 이 방의 주인이 아니기에 새 거주자와는 상관없이 미리 고지한 계약기간이 종료되면 걍 나가면 된다. 그런데 내가 왜 새 거주자를 구해서 집 관리회사와 연결을 해주냐하면, 내 이전의 거주자가 나에게 했듯, 나도 새 거주자에게 내가 쓰던 가구와 가전 등을 헐값에 넘기고 가기 위해서다. 이삿짐 센터를 부를 것도 아니고 가구와, 작긴 해도 가전을 다 짊어지고 이사다닐 수는 없으니까. 내가 넘기는 것들은 책상 두 개, 서랍장, 거울, 각종 수납장(한국에서도 유명한 그 이케아 철제 수납장!!), 화장실 수납장, 각종 그릇, 컵 등등 이었다. 전부 다 해서 소박하게 150유로에 넘겼다. 나는 200유로에 넘겨받지만, 내가 2년간 사용했으니 더 받기도 뭣하고 암튼 그랬다. 새 거주자가 확정되자 나는 빠르게 새 집을 구해야했다. 독일의 모든 대학도시가 그렇듯, 방 구하는 것은 거의 전쟁이다. 대학도시가 아닌 도시(ex.프랑크푸르트, 쾰른)는 너무 비싸서 문제인거고, 매물은 꽤 있다. 하지만 대학 도시는 매 학기마다 들어오는 사람이 언제나 많으니 매물 자체가 씨가 말랐다. 혼자 사는 방을 구하지 못할거라는건 당연했다. 그래서 WG(Flatshare)를 구하려고 했는데, 당연하게도 다들 인터뷰를 원했고.... 당연히 내 독어는.... 흠... 이러다간 입학허가가 있지만 비자 신청을 못하게 될 지도 모른다. 그럴 수는 없다, 그래서는 안된다. 


마부르크 대학 기숙사에 대한 온갖 글을 다 검색해서 읽기 시작했다. 작은 도시이고 아직 한국인이 그렇게 막 많지는 않은 도시라 한국인들이 쓴 글은 많지 않았다. 그나마 한국인이 마부르크에 대해 쓴 글은 90% 이상이 교환학생이다. 교환학생은 학교에서 그들을 위해 따로 기숙사를 어느정도 확보해둔다. 그 서비스?에 선정이 안되서 방을 급하게 구하는 교환학생들 글을 페북에서 보는데 걍 내가 다 안타깝고... 뭐 그렇다. 방을 구하기가 살벌하게 어려우니까. 무튼,


입학허가서를 받은게 725일, 그리고 처음 마부르크에 오게 된 게 8월 초였다. 처음 학생 기숙사 사무실에 도착한 날은 간발의 차로 문을 닫아있었다. 무슨 근무시간이 이 지경인지... 그 어떤 사무실이 정오에 문을 닫는게 가능한가, 독일에서는 가능하다. 무튼 그렇게 첫 날은 그냥 도시 구경만 했다. 걍 작은 도시네- 기숙사에서 살게 되면 좋을텐데.. 라고 생각하면서. 그리고는 페북 그룹에 올라온 글을 보았다.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새 거주자를 구한다고. 이걸 왜 그 사람이 올렸는지는 모르겠지만 빠르게 페메를 보냈다. 내일 기숙사 사무실에 가서 @@기숙사 ###호에 살고 싶다고 말하면 된다고 했다. 그렇게 그 사람과 페메를 했을 때가 오후 4시, 그 사람이 그걸 그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보냈을거라고는 생각 안하고 나는 다음날 오전이 되길 기다렸다. 오전이 되고 떨리는 마음으로 전화를 했는데, 이미 그 방은 다른 사람이 계약했다고 한다. 황당... 대체 몇 명한테 얘기했니...? 근데 같은 기숙사 건물에 방이 하나 더 있다고 했다. 내가 직접 가서 계약해야한다고도 했다. 알겠다고 간다고 얘기한 후에 이메일을 하나 받았다. 학생 등록증이 필요하다고. 음, 못받았는뎀... 학교에 연락하니 닷새 정도 걸린다고 한다. 여보세요... 그게 뭐라고 그렇게 오래 걸리는 건가요....? 무튼 기숙사 사무실에 이런 사정을 적어서 메일을 보냈다. 다음주 화요일에 학생 등록증 들고 바로 사무실로 갈께요. 괜찮다고 해주세요. 이렇게. 그랬더니 답이 없었다. 만약 거절이라면 거절의 답이 왔을거라고 생각하고 나는 다음 주 화요일에 다시 마부르크로 갔다. 다들 막 몇 달 씩 기다린다는데 보름 기다리고(사실상 보름 기다린 것도 아니지만) 기숙사 방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내 방에는 큰 문제가 있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5층짜리 건물의 5층이라는 점이고, 또 하나는 화장실 바로 앞 방이라는 것이다. 두 가지는 살면서 다소 큰 문제가 되지만, 그래도 어떻게든 기숙사에 들어오게 되었고, 비자를 새로 받을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감사한 일이다. 


새 도시에 오게 된 지 벌써 7개월이 지났지만, 아직 비자가 완전히 발급되지는 않은 상태다. 마부르크 외국인청은 이미 악명 높지만, 내가 직접 비자 업무를 해보니 왜 악명 높은지 아주 잘 알 수 있었다. 아직 내 손에 비자가 나온건 아니지만, 보름 안으로 비자 나왔다는 편지가 온다고 하니 그걸 기다린 후에 "새로운 도시, 이미 반 년 (3)"을 써볼까 한다. 



마부르크에 살면 살 수록 만하임이 참 좋은 도시였고, 이전에 살던 내 방이 얼마나 좋은 방이었는지 새삼 깨닫게 된다. 엘리베이터도 당연히 있었고, 해도 잘 들었고, 시끄럽지도 않았고, 계획도시라 산 같은건 시내에 없었었다. 여기는 엘리베이터는 당연히 없고, 해는 거의 안들고, 바로 옆이 차가 꽤 많이 다니는 차도이다. 도시 곳곳에 작은 동산이 있고. 내가 사는 기숙사는 그 동산 중 하나의 중턱;에 위치한다. 매일 조금씩 운동하는 기분으로 산 중턱 + 5층계단을 잘 오르내리고 있다.


독일에서 살면서 짜증나는 부분은 참 다양한 부분이 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이 바로 각종 문서작업 없이는 진행되지 않는 많은 것들이다.... 예를 들면, 외국인청에 비자를 신청하러 가야하는데, 비자 신청하는 날짜의 약속을 잡기 위해 문열기 전의 새벽부터 줄서서 기다려야한다... 비자 신청일을 얘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날짜를 잡기 위해 줄서서 기다리는... 직접 방문해서 줄을 서고 면대면으로 담당자를 만나면서 예약 날짜를 잡는다. 그리고 예약된 시간과 날짜가 적힌 종이를 받는다. 인터넷으로 할 수 있으면 참 간단할텐데^^... 라는 생각을 할 때마다 이 아날로그적인 나라에 대체 내가 뭘 바라나 싶고...


무튼 거주적으로 짜증나는 부분 말고, 학생으로서 힘들고 짜증나는 부분은 당연하게도 돈과 관련된 것이다. 일을 하지 않고도 살아는 갈 수 있는 최저생계비용을 갖고 있어야 학생비자를 신청할 수 있다. 가끔 자비로운 도시들에서는 이 재정에 관한 증명을 다양한 방법(그냥 잔고에 1년치 금액인 8640유로 넣어두기, 부모님 소득증명서로 재정보증 등)을 받아주지만, 내가 살게된 이 악명높은 도시에서는 무조건 슈페어콘토를 만들어야한다.


슈페어콘토란? Sperrkonto, 영어로는 blocked account. 돈을 1년치든 2년치든 아무튼 넣어두고, 그 후 매달 정해진 금액만 뺄 수 있는 특수계좌이다. 외국 국적의 학생들이 독일에서 사용하게 되는 슈페어콘토는 월 지출 금액이 720유로로 정해져있다. (도시마다 다를 수 있는데, 대부분의 도시에서 720유로로 정해두었다.)  이 금액으로 살아야한다는 얘기는, 저 금액으로 내가 하는 모든 지출을 다 해야한다는 얘기이다. 기숙사비 학원비 보험 핸드폰 등 모든 것을 다 저 금액으로 살아야한다.......... 720유로, 한화로 약 90만원. 물론 적은 돈은 아니다. 학원비가 들지 않았다면 적당히 살 만 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학원비를 한 과정당 495유로씩 내야한다......... 다행히 학원은 한 과정에 6주과정이라 이래저래 겨우 살아갈 수는 있다.


고정지출

마부르크 대학 기숙사 220유로 / 보험 35유로 / 핸드폰 9.99유로

월 고정지출 총 265유로.

학원비 6주 한 과정이 495유로니까 4주로 계산하면 330유로인 셈.

이렇게 595유로가 월 고정지출이다. 나는 앞으로 한 달 125유로로 살아야한다.

슈페어콘토를 올해 1월에 만들었고, 1월에 이전에 살던 집의 보증금이 들어와서 2월까지는 엄청 빠듯하진 않았었다. 그리고 3월 24일 오늘, 나는 개그지....ㅠ 세상 이런 그지가 따로 없다. 그래도 기숙사에 살고 있고, 보험도 사보험이라 어느정도는 괜찮다고 생각하면서 살 수 있다. 만약 내가 기숙사가 아닌 원룸에서 산다면? 공보험을 내야한다면? 도시에 따라 방값은 차이가 있겠지만, 그 두 개로 이미 6~700유로 순삭..


무튼, 한 달 720유로로 살아간다는건 참 힘든 일이다. 다시 가계부를 쓰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이번달 말일 즈음에는 3월 가계부를 공개해볼 예정이다. 그게 어떤 것이든 어떤 계획이 미래에 있다는 것은 조금은 좋은 것 같다. 항상 무계획자로 살아왔는데 요즘은 종종 내일 뭐할지 이번 달에는 뭐할지 다음 달에는 뭐할지 생각해보는게 즐겁기도 하다. 물론 항상은 아니다. 계획한대로 되는건 많지 않기 때문에.




아니 정확히는 7개월이나 됐다.



7개월 전의 나는 쫓기듯이 이사를 했었다.

내가 가진 비자 기간 내에 독일어 시험에 통과할 수 없다는건 너무 당연했고,

남은 돈도 없었다. 또 돈을 보내달라고 하기엔 나는 염치있는 사람이었다.

말하자면 길지만 뭔가 다 잘 안되고 있었다.

나는 이제 한국 돌아가면 아무것도 다시 할 수 없는데, 여기서도 그렇게 되버리니 내 자신이 너무 한심했었다.



비자기간이 얼마 남지 않아서 새로운 비자를 신청하러 가는 약속을 잡아두었었는데, 나는 받은 대학 합격증서도 없고 뭣도 없어서 어학원 등록증이라도 내야 3개월짜리 임시비자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었다. 나는 여전히 만하임을 좋아하지만, 그 때의 나는 더 이상 만하임에 정도 없었고,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데 떠날 곳은 없는 상황이었었다. 그렇게 정이 남지 않은 도시에서, 임시비자를 위해 학원을 등록해야한다니 너무 싫었었다.


그 당시의 내가 등록할 수 있는 학원은 애초에 몇 개 안됐었는데,


1. 이전에 다녔었던 한국인이 많은 그 학원 - 비자 신청때문에 한 달 등록하고 싶다고 메일 보내니, 너는 이미 독일에 꽤 오래 살았는데, 합법적으로 더 살 수 있니? 이따위 답메일이 왔다. 하, 역시 괜히 연락했어. 돈만 밝히는.... 어휴. 처음 만하임으로 결정하고는 독어도 영어도 할 수 없었던 나는 거기서 운영하는 WG에 살았었다. 그런데, 세상에 나중에 그 집 전체 월세 가격 듣고 황당해서 말도 안나왔다. 나는 500유로를 냈고, 옆방의 커플은 둘이 합쳐서 900유로를 냈고, 그 옆방의 여자도 500유로를 냈는데, 그 집 전체 월세는 1100유로(현재), 2년 전에는 그보다 조금 저렴했겠지... + 전기세도 별도!! 뭣도 모르고 집도 구해주고 고맙다고 생각했는데, 고맙기는 개뿔... 멍청하면 이렇게 독일까지 나와서 호구가 된다. 인터넷 요금을 네 명한테 각각 15유로씩 뜯어가기도 했다. 당연히 500유로 월세에 미포함. 네 명씩 15유로면 이미 60유로고 대부분의 독일 인터넷은 월 30~35유로면 가능하다. 참 군데군데 많이도 남겨먹는구나 싶었다.

2한국의 평생교육원 같은 개념의 학원 ; 이 곳은 웬만하면 가고 싶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난민들의 정부지원코스가 있기 때문이다. 같은 반인데 난민들은 공짜로 다니고 나는 거금을 내고 다니고... 나는 왜 돈 내!! 이런 말이 아니다. 난민들은 대학을 위한 독일어가 아니라 최소한의 생존을 위한 독일어라 최소한의 언어 능력만 필요하니까 공부를 하지 않는다. 선생님은 매일 똑같은걸 설명해야하니 배우는게 많을 수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기밖에 등록할 학원이 없어서 등록하려 했는데, 두 달 코스의 두번째 달에 등록하는건 불가능하다고 했다. 내 비자 테어민이 725일이고, 학원들을 찾아돌아다닌건 그 한 주 전인데, 내가 등록할 수 있는 VHS 독일어 수업은 10월에 시작하는거라고 한다. 저랑 지금 장난하세요?


됐다. 나에게 임시비자를 주지 않는다면, 나는 뭐 또 발등에 불 떨어져서 다른 무언가를 해야하겠지. 설마 당장 출국명령을 내리기야 하겠어... 라는 다소 나이브한 생각으로 전날도 푹 잘 잤다. 하필 비자 테어민도 왜 오전 8시인지, 7시에 일어나서 바삐 준비하다가 이메일을 체크했는데, 입학허가서가 이메일로 도착해있었다.............!!!!!!!!!!! 메일 보낸지는 15분 정도 되었을 때였다. 이 대학교가 조건부 입학허가를 남발;한다는 것은 익히 알려져있었다. 그래서 나도 그 꼼수에 올라타보았다.


외국인청 약속시간(Termin, 테어민)이 8시여서 인쇄할 수 있는 곳을 찾지 못했고, 아이패드에 저장해서 갔다. 이메일을 완전 직전에 받아서 인쇄할 수 없었다는 얘기를 다소 쫄리는 마음으로 해야만 했다. 그런데 쭐라숭(Zulassung, 입학허가서)이 있어서 그런지 너무 빠르고 간단하게 일이 해결되었다. 만하임 대학 아니네. 이사갈꺼지? 그럼 새 도시에서 비자 신청해. 우리는 임시비자 줄께. 그렇게 3개월짜리 임시비자를 빠르게 획득했다. 임시비자의 효력은 외국인청에 방문한 날(725일)부터 시작되어 1025일에 종료된다. 휴, 이렇게 또 3개월을 벌었다. 이제는 새 도시에서 방을 구해야 거주지 전입신고(안멜둥, Anmeldung)를 할 수 있고, 그 도시에 안멜둥된 사람만 비자 업무는 진행할 수 있다. 1025일 전에 새로운 방을 반드시 구해야한다. (운 좋게 빠르게 집을 구할 수 있었던 이야기는 연결해서 계속 쓸 예정)


한국에서는 이사가려면 어떻게 했더라, 걍 집주인에게 전화 걸어서 언제 이사 나가고 싶다고 한 달 전 정도만 미리 얘기해도 됐던 것 같다. 그런데 독일은 너무나 당연하게 편지를 보내야한다. 그것도 최소 3개월 전에. 첨부한 사진은 625일에 보냈었던 퀸디궁 브리프. 뭐 별 어려운 내용이 들어가야하는 것도 아니고 간단하다. 대부분 부동산 회사와 계약하지 집주인과 직접 계약할 일은 많지는 않으니까, 내가 사는 곳 적은 후 내 집계약을 몇 일자로 해지하려고 하며 오늘 날짜는 몇 일이다. 계약해지가 잘 됐다는 확인편지 보내주세요. 이렇게만 쓰면 된다. 앞뒤에 주렁주렁 붙은 것들은 걍 공식적인 편지에 쓰는 앞/뒤 문구들. 그리고 이걸 보낸 다음날 바로 계약해지 편지를 받았다. 그러고 7월 중순이 되었고, 새로 들어올 입주자를 연결해주려고 부동산 회사에 연락을 했다. 그랬더니.. 계약해지는 편지로 해야하는데 넌 편지 안보냈잖아? 계약해지 당장 못해, 3개월전에 편지 보내야해. 이따위 이메일이 와서, 나 6월 25에 계약해지 편지 보냈고, 너네 회사직원 중 한 명인 **한테서 계약해지 컨펌 편지도 받았어. 이렇게 이메일 보냈더니 답 없음 ^^... 독일회사는 몇 명 안되는 소규모 회사여도 업무 사항 공유가 이렇게도 안되는구나 또 한 번 깨닫게 되었달까....


독일 편지 양식,

왼쪽 상단에 보내는 사람의 주소가 들어가고, 그 아래에 받는 사람의 주소가 들어간다.

(주소부분이 비닐로 처리된 편지봉투의 경우 그 받는 사람의 주소가 보이게 접어서 편지를 보낸다)

그 아래에는 편지 보내는 위치(보통 도시), 보내는 날짜

그리고 영어의 To whom may it concern, 에 해당하는, Sehr geehrte Damen und Herren,

그 아래의 문장은 소문자로 시작해야한다. 대문자로 쓰면 문법적으로 틀렸다고 한...다.... (편지 쓰는거 배울 때 엄청 중요하게 알려줌)

오늘 몇 일이고, 몇 일 자로 계약해지를 하려고 합니다. 계약해지 확인 편지 보내주세요.

친애하는, (내 이름) 서명


이렇게 해서 보내면 된다. 이메일이 되는 곳도 있지만, 아직까지도 대부분 편지를 쓰는 편.




여기도 추천받은 바르셀로나 맛집.

한 번은 해변가의 식당에서 해산물을 먹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여기가 가장 가격도 적당하고 맛도 괜찮다고 해서 여기로 오게 됐다.

가게 이름은 El Rey de la Gamba, 번역하면 "새우왕"



음료도 추천받은걸 마셨는데 이게 뭔지 기억이 안난다.... 와인이었는데... 달았는데....




이베리코 하몽을 곁들인 멜론 (17)




코스 메뉴가 존재하는데, 양이 정말 푸짐하다고 했다.

2인 메뉴로 묶여있는데 이걸 절반만 주문하는게 가능하다고 한다.

2인 메뉴는 둘이서 먹기엔 너무 많다고 해서, 대식가인 나와 지인은 속는 셈치고 절반만 주문했다.

그리고 먼저 나온 홍합찜.

흠, 이게 절반의 양이라는거지....?




그리고 나온 Parrillada(그릴구이) 절반 (53)

둘 다 정말 잘먹는 편인데도 정말 배터지는 줄 알았다.




메뉴 옆의 숫자는 이 한국어 메뉴판의 번호를 적어두었다.

(http://demo1.belenzuela.com/wp-content/uploads/sites/6/2018/07/11-Korean.jpg)

놀랍게도 이 식당은 총 열 가지나 되는 각국 언어로 된 메뉴판이 존재한다.

그리고 메뉴판의 설명이 꽤 직관적이고 친절하다. 예를 들면 어부들이 먹는 국물이 있는 쌀요리(89)같은 것.



무튼 이렇게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날까지 아주 잘 먹었다.

독일은 해산물을 먹기가 거의 불가능해서, 스페인에는 해산물 먹으러만 와도 너무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원나잇 푸드트립 권혁수 맛집으로 익히 유명한 바르셀로나 Vinitus.

1호점은 줄이 너무 기니까 여행자에게 적절하지 않고, 2호점도 똑같이 맛있으니까 가급적 2호점을 가는걸 추천한다.

사실 이 곳의 모든 메뉴는 다 대 존 맛인데, 그 중 추천받은 네 가지를 주문했다.

여기는 식사시간에 오면 더 많이 기다려야한대서 일부러 식사시간 피해서 온건데도 기다려야했다.

식사 시간이 아니니까 이건 우리에게 식사가 아니었다. 간식으로 타파스 네 개 소박하게 먹었다.


식사로라면 타파스를 둘이서 최소 여섯 개 정도는 주문했을텐데, 간식이니까, 그것도 야식이니까 나름 소박하게 네 개만 주문했다.



어쩌구 해물 샐러드. 다른 메뉴들은 시간이 걸리니까 그걸 기다리면서 애피타이저로 주문했다.

몹시 훌륭한 선택이었다. 미리 한가득 만들어져있어서 바로 퍼담아서 주는데

소스가 미미한듯 재료와 잘 어우러져 특색이 잘 살아있었다.




맛조개 구이. 이건 11타파스를 추천. 네 개 나오는데 두 개씩 나눠 먹으니 어찌나 감질나던지.




이건 정말 별거 아닌거 같아서 이 메뉴를 추천받았을 때 의아했는데, 왜 추천했는지 잘 알 수 있었다.

감튀 + 계란 반숙을 섞어 먹는건데, 이게 또 맛이 꽤 특이하다.

익숙한 감자튀김과 익숙한 계란 반숙이 만난게 아니라 소스가 뭔가 잘 어우러져서 또 다른 맛이 난다.

여기의 모든 메뉴는 다 이런 느낌이다... 재료는 다 익숙한데 맛이 새로워.....




왕조개 볶음밥. 넘나 배우신 분들....




꼭 여럿이 가서 많이많이 시켜서 쪼끔씩 다 먹어보면서 뭐가 제일 맛있는지 찾아내는게 베스트라고 생각.

물론 혼자가서도 많이 시킬 수 있는게 가장 최선이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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