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재료를 계속 REWE에서 샀다. 그리고는 사람이 세 배 쯤 많아보이는 마트에 들어갔다. 뭔데... 나 여태 제일 싼 마트에서 구입한게 아니었어???? 더 쌀 수 있는거야??? REWE도 충분히 싸다고 생각했는데, 더 싼 곳이 있었다. 근데 분위기가 뭔가 깔끔했던 REWE와는 다소 다르다. 아니 많이 다르다. 우선 이런 광경;은 REWE에서는 볼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런게 곳곳에 너무 많다. 우유 터져있고 밀가루 터져있고 법석이다.



뭘 저렇게 이빨자국까지 내가면서 먹었어야했는지, 그냥 손으로 좀 떼먹은 것도 아니고 너무 무례하잖아... 심지어 이 빵코너는 구석에 있는 곳도 아니고, 입구 바로 앞이다. 







분명 전용잔 이벤트는 한국 특화 이벤트라고 들었는데, 외국은 다 전용잔 사야한다고. 근데 내 눈에 보이는 이건 뭐죠? 여기 혹시 한국인가요? 외국 안가보고 외국얘기 하는 사람 말 이제 믿지 말아야지... 어디 남해 독일마을 갔다와놓고 독일이 어쩌고 저쩌고 하는거 아닌가 몰라... 심지어 내가 완전 좋아하는 바카디!!!! 너무 사고 싶었지만, 살 수 없었다. 이유는 아래에 묶어서 적을 예정




그리고는 과일 코너로 갔다. 마침 딸기가 세일이라길래 딸기를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플라스틱 통에 담겨 있긴 한데, 뚜껑은 없어서 이상한 형태라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하면 진짜 멍청하기 짝이 없는 소리긴 한데, 무게를 달아서 금액이 측정될거라는 생각을 못했다. 한국처럼 무게 달아서 스티커 붙이는게 없이 그냥 사람들이 그 딸기 한통을 가져가길래. 근데 딸기를 사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른 통에서 딸기를 더 담아갔다. 이게 뭐야... 이빨 자국나게 먹은 빵에 이어서 딸기까지... 독일에서 이런 모습을 보니 조금 놀라기도 했다. 지금 생각하면 놀랄 것도 없지, 어차피 다 사람사는 동네일 뿐인데. 딸기를 더 담는데 막 눈치를 보길래, 음 뭔가 해서는 안되는 행동을 저들이 하고 있구나. 그런데 다들 하는구나, 나도 해야지 하는 생각으로 나도 딸기를 한참 더 담았다. 그리고는 REWE보다 여기가 확실히 많이 저렴하길래 주말동안 먹을 식재료들을 샀다. 고기 고기 고기...






손에 드는 장바구니는 따로 없고, 이런 바구니와 한국처럼 동전 넣고 꺼내쓰는 카트가 있다. 카트를 쓰면 더 많이 사게 될게 뻔하니 이걸로 장을 봤는데, 이거 꽤 많이 들어간다.... 돈 적게 쓰겠다고 이거 끌고 다니다니 ㅋㅋㅋ 아이고 의미없다




그렇게 잔뜩 담은 내 주말 식량. 독일와서 한번도 이런 계산대 사진은 찍은 적 없었는데, 이걸 찍은게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바카디를 못산 이유와 함께 제일 아래에 적을 예정) 그 와중에 독일이 확실히 술 소비량이 엄청난 나라라고 느낀게, 계산대 앞에 미니어처 술이 있는데 다 엄청싸다. 병이 아니라 플라스틱에 들어있는 술들이라 그럴 수도 있다. 



그렇게 내 차례가 왔다. 딸기... 이 죽일 놈의 딸기... 계산대에서 무게가 자동으로 측정되서 나는 내가 본 가격의 1.5배를 딸기값으로 내야했다. 제 값을 다 지불하는건데, 딸기 몇개 더 담으면서 눈치는 왜 본걸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독일 온 이후 10유로 이상은 들고다니지 않는데, 이건 내가 내 자신을 몹시 잘 알기 때문이다. 돈이 있으면 있는 족족 써대는 나는, 나를 이렇게라도 컨트롤해야할 필요가 있다. 고기를 좀 사니까 아무래도 가진 돈보다 금액이 초과될 것 같아서 거의 빠듯하게 계산기로 숫자 맞춰가면서 장을 본거라 딸기값이 저렇게 오버되니까 딸기를 빼야했다. 그리고 안되는 독어로 (실은 손짓발짓으로) 딸기는 안산다고 했더니 엄청 이상한 표정을 짓고는 알았다고 옆에 앉은 직원에게 물어본다. 독일은 계산대에서 뭘 빼고 그러지는 않는가보다. 그렇게 딸기를 빼고나니 9,73이라서 휴- 다행이네 하는 마음으로 영수증을 받았다. 원래는 그 자리에서 바로 영수증을 확인하는데 딸기 빼고 어쩌고 하느라 시간을 좀 끌어서 미안해서 영수증은 바로 가방에 넣고 바삐 내가 산 물건들을 장바구니에 넣었다. (불행의 시작)







잘려진 베이컨 1,55

양파 0,79

왕 소세지 1,59

칠면조 스테이크 1,59

해시포테이토 1,39

딸기?????????? 딸기???????????

총 €6,91 (약\9000)



집에 와서 영수증을 확인해보니 딸기가 계산되있고, 바나나가 없다. 아 진짜... 왜 영수증 확인을 안했을까, 독일 와서 영수증 확인 안한 적 처음인데 그 처음에 이렇게 또 몇 유로를 날리게 되는건가.. 물론 큰 돈은 아닐 수 있지만, 그 푼돈도 내게 너무 소중한데.. 20분 전의 내가 너무 싫었다. 그리고는 과감히! 독일어는 못하지만 가서 얘기는 해보기로 결심했다. 오늘은 마트 문닫은 시간이니까 내일 가야지. 근데 내일이라 직원이 날 기억못하고 그러면 어쩌지.. 제발 그러지 않아야할텐데ㅠ



그리고 다음날 마트에 갔다. 독일어 몇 일 배웠다고 작문도 해갔다. 아마 말로하면 내가 말하고 싶은거 다 전달 못할테니까, 구글 번역기가 도와주셨다. 이 여자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어제 이 직원이 내 계산을 잘못했습니다. 나는 딸기를 사려고 했다가 계산대에서 뺐는데, 그 딸기가 계산이 되있습니다. 번거롭겠지만, 다시 확인해주실 수 있을까요? 독일어를 잘 못해서 미안합니다. 이걸 다 독일어로 작문했다구... 발음도 계속 연습하고 정말 그 몇 유로 돌려 받겠다고 쌩쑈... 그리고는 어제 찍었던! 그 계산대의 사진의 캐셔만 확대해서 보여주면서 외운 말을 했다. 하지만 이 여자분을 만나고 싶습니다. 까지만 했는데, 오늘 얘 근무 안하는 날이야~ 아이고...... 근데 계산 잘못된게 금요일이었고, 다시 간게 토요일, 그리고 일요일은 휴무, 월요일도 휴무, 그래서 내가 화요일에 다시 와서 그 직원을 만나게 된다해도 그 직원이 나를 기억할 수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었다. 그래서 외운 뒤의 말을 했다. 어제 이 직원이 내 계산을 잘못했어. 그러니까 저쪽 가서 말해보라고 한다. 가라고 한 곳에 가서 내가 외운 말을 했더니, 독일어 못하니? 라고 한다. 네.. 못해요... 영어 하는 직원 누구야? 라고 말하면서 두리번거린다. 하.. 아무도 없나봐.. 찌밤.. 나는 이렇게 거금; 3유로를 날리게 되는가. 구석에 쭈구려져서 혹시 영어 할 수 있을 것 같은 사람이 나타나지 않을까 기다렸는데, 오!!! 터키쪽인 듯한 남자 직원이 교대한다!! 잽싸게 그 계산대에 가서, 혹시 영어 할 줄 아니? 라고 하니까 할 줄 안다고.. 감사합니다.. 그리고는 어차피 내가 독일어랍시고; 말해봐야 짜증만 낸다는거 알았으니까 적어둔 부분을 보여줬다. 그걸 읽고서는 오 알겠어 이해했어 하면서 근데 이건 내가 처리 못하고 저기 있는 저 사람한테 말해야해. 라고 하면서 매니저인듯한 여자를 가리키는데, 아까 영어할 줄 아는 직원 없냐고 얘 지금 뭐라는거냐고 하던 그 여자.. 응 알았어! 하고 다시 그 매니저에게 갔서 쟤가 너한테 가랬어. 라고 했더니 근데 난 니 말을 못알아들어. 라길래 그 남자직원에게 가서 다시 도움 요청. 내가 독일어를 못해서 이 상황을 네가 좀 설명해줄 수 있을까? 했더니, 줄서있던 사람들도 있었는데 카운터를 잠시 닫고 매니저에게 같이 가줬다. 그리고는 통역을 해줬다. 아직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지만 너무 고마워서 연신 배꼽인사를 했다. 매니저는 고작 이 3유로로 나를 귀찮게 하는거야? 싶은 표정을 계속 보였다. 하지만 내게는 그 3유로가 몹시 큰 돈이란다. 나는 그 돈을 반드시 되돌려 받아야한다. 더 위에 전화를 해봐야한다고 좀 기다리라고 해서 알았다고 하고 난 기다렸다. 사실 그 직원이 기억하면 바로 돌려받을 수 있겠지만, 직원이 없거나 기억 못하면 CCTV를 돌려봐야하는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었다. 그러면 좀 번거로울텐데.. 라는 생각과 함께. 전화를 여러번 하고 나를 부른다. 그리고는 3유로, 정확히는 2,82유로를 환불해줬다. 그러면서 환불 영수증에 뭘 적으라고 주는데, 뭘 적어야하는지 몰라서 그냥 이름만 적었다. 그리고는 내 영수증은 본인이 필요하다고 줄 수 없단다. 응응 괜찮아 돈만 있으면 돼. 이렇게 돈은 돌려받았는데, 애초에 딸기를 빼겠대놓고 바나나를 뺀게 너무 황당하다. 내가 독일어를 못한다고 일부러 이런식으로 계산한건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들었다. 이 푼돈 받겠다고 독일어 못하면서 그 법석을 부리는 사람은 아마 많지 않을테니까. 이런 식으로 말 못하는 외국인들 삥뜯어간 돈이 얼마나 될까. 혼자 괜히 씩씩대게 만들었다. 그리고 뭔가 할 말이 많아서 누락된듯한, 바나나. 남자 직원에게 딸기를 뺐는데, 바나나가 계산이 안됐다고 분명 말했었는데, 통역하면서 그 부분이 빠졌나보다. 바나나 공짜로 먹었다. 결과적으로는 개이득인데, 중간 과정이 너무 고됐다. 일주일 지난 지금이야 그냥 웃으면서 쓸 수 있지만, 만약 돈 못돌려받았으면 진짜 슬펐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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