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저렴한 금액으로, 한국에 많은 엽서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일 우체국에는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한 특별우표 판매창구 직원분에게 내가 필요한 모든 것을 여쭤봤다.

한국으로 보내는 엽서는 90센트가 맞지? 한국으로 보내는 봉투는 얼마야? 봉투 사이즈는 이거도 돼? 이건 너무 커? 어때? 하면서 내가 질문이 많아 지자 ㅋㅋㅋㅋ;; 어떤 종이를 가져오셨다


한국에서도 은행이나 우체국 가면 다양하게 안내되어있는 그런 one of the 찌라시라고 생각했는데....?


펼치니까!!!! 세상에... 독일 우체국 직원분들, 천재...? 한국 우체국은 이런게 제공되던가? 아니면 동그란 엽서니까! 항공서장으로 보내세요!!! 이거 400원에 못보내요!!! 라며 여전히 야단치나? 나는 한국 우체국에서 야단;;;맞았던 경험이 있었다. 이걸 400원 우표만 붙이면 어떻게해요? 지금 생각하면 진짜 씨원하게 욕 잘해줄 수 있는데.... 일 숙지도 제대로 안하고 일하시는거에요? 등등 해줄 말이 많은데 말이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보내는 모든 엽서는 단돈 400원이다. 놀랍도록 저렴하다는걸 새삼 느낌다.)





저 까만 선들이 각각의 최대 사이즈와 관련이 있다.

이 사이즈 사이는 얼마, 이 사이즈 사이는 얼마 등등. 물론 나는 하나 챙겨왔다. 꼭 필요할 테니까! ㅎㅎ






이틀 연속으로 프랑크푸르트 특별우표 판매처(Philatelie)의 직원분께 큰 도움을 받았다.

내가 정신없이 우표를 계속 사겠다고 이거도요 이거도요 하니까...

내게 뭔가를 주시겠다고?? It's a present for you.



세상에.... 저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우표를 많이 사서 주시는거겠지만, 그래도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게 마냥 행복했다


사실 이걸 주시기 전에... 우표를 끝도 없이 사겠다고 이거도 주세요 이거도요 음 이건 열장 다 주세요 이래서 그런지, 우표들을 거의 다 구입해갈 때 쯤. 어떤 우표에 관심있냐고 했다. 음... about Historical? 이라고 대답하니, 내가 좋아할만한게 있다고 하시면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셨다. 음... 제가 좀 돈을 많이 쓰긴 했죠.......



내가 우표에 정신 못차리는 닝겐이라는걸 깨달은건지.... 영업을 시작한다...........

내 돈 다 털어가려고ㅠㅠㅠㅠㅠ



한국에서도 아마 이런거 있을건데, 어떤 우표의 시리즈들을 모아서 그거 한장씩 떼서 단단한 종이에 여러개 붙여두는 것.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Historical에 관심있다고 해서 꺼내온 네 가지 특별우표첩. 휴..... 까딱하면 살 뻔했다.... 잘참았다......

총 네 가지를 보여주셨는데, 1662~1736년의 유물 관련,

그리고 독일인 노벨상 수상자 시리즈 우표 모음집, 마지막이 UN 관련. 내가 고른 것만 29.95...

지금 사진에서 보이는건 오래된 어떤 건축물과 기억안나는 무엇, 그리고 UN 관련.

셋 다 19.95인데 제가 고른 것만 10유로가 비싸.....ㅠ

역시 나는 우표에 관해서는 쓸데없이 눈이 높다....... 나빠......


  


It's a present for you. 라는 말과 함께 주셨던 위의 저 특별우표첩은, 눈돌아가게 멋있던 패키지...를 처음 딱 열어보여주셨을 때 있었던... Postmark를 보자마자, 이렇게 어디서 찍을 수 있어요???? 혹시 너도 갖고 계세요??? 제가 이걸 엄청 좋아해서요ㅠㅠㅠㅠ 라고 정신못차리고 흥분해서 말하니 주셨...다...ㅋㅋㅋㅋ 음... 좀 이상한 사람 같았을 수도 있겠지... 근데 깔끔하게 딱 찍힌 (아마도 프린트된) Postmark를 보니까 정말 너무 좋았다ㅠㅠㅠ




이건 판매용일텐데, 아마 빈 금액은 본인 돈으로 채워넣어야할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냥 입 싹 닫고 갈 수가 없었다. 인간이 어떻게 받기만 하면서 사나. 그저 영어가 통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는데... 이런 큰 호의를 베풀어주시다니ㅠㅠ 놀랍게도! 내게는 한국 우표가 있었다 ㅋㅋㅋㅋㅋ 인천공항에서 느긋하게 엽서와 편지들 쓰면서 예쁜 우표들 붙여서 보내야징 헤헿 이런 마음으로 우표 잔뜩 들고갔는데, 시간에 쫓겨서 예상보다 많이 못쓰고ㅠㅋㅋㅋ 가져오게 된 한국우표.... 그 중 소형시트가 있는게 아닌가... 아... 나의 덜렁거림은 때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펼쳐진다. 이래서 내가 계속 이렇게 사는듭....... 정신없이 드리느라 현장에서의 사진은 따로 못찍고 ㅋㅋㅋ 구글로 검색했다. 어쩜.. 달랑 천원;;이면 1도 안하는건데, 보기엔 안그래보이잖아요....?





내가 구입한 우표가 워낙 많았;;으니 구석에서 잘 정리하고 난 후에, 마침 우표 구입하려는 사람도 없길래, 소형시트를 드렸다. It's a present for you. 똑같은 말을 했다. 왜냐, 저의 영어는 짧으니까요.... 내가 항상 특별 우표를 갖고 다니는건 아닌데 아마 당신을 주기 위해 내가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뭐 나는 아주 드물;;지만, 하고 싶은 말을 전부 다 할 수 있게 되어가고 있다. 너무나 드물지만.... 정말 가끔, 엄청엄청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ㅋㅋ;;; 그래서 몇 번 없었다는게 함정.....


이걸 드리니까, 놀라시면서, 너무 예쁘고 특이하다고, traditional하고 이런 우표는 실제로 처음 본다고, 난리가 났다.

Unforgettable event라며 또 막 좋은 단어 써주시고ㅠㅠ



봉투 조금 더 줄 수 있어? 라고 물었더니 Why not! 라고 하시면서 몇 장 필요하냐길래,

나는 또 짧은 영어로 조크를 해보겠다고 as much as you can이라고 했더니,

이만큼을 뭉텅이로 주셨다... 혹시 더 필요하니? 라는 말과 함께...


글구 엽서를 미리 써놓고 나중에 우표와 에어메일 스티커를 붙이려니, 생각보다 우표도 큰 게 많고, 에어메일 스티커도 엽서 크기에 비해 큰 편이라, 미리 붙이는게 나을 것 같아서 엽서 보내면서 에어메일 스티커 달라고 했더니 그 롤에 남은게 얼마 안되길래, 나 이거 몇개 가져가도 돼? 하니까 혹시 더 필요하냐길래 ㅇㅇㅇㅇㅇㅇ!! 했더니 롤 한개를 새 거로.... 참나....



그렇게 받은 봉투와 에어메일 스티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다시 사진 찍으려고 꺼내봤는데, 볼 때마다 너무 웃김....

누가 독일인이 쌀쌀맞댔죠....? 제게는 너무 친절한 독일인 ;)





그렇게 좋은 기억만 가지고, 프랑크푸르트 괴테 광장 우체국 특별우표 판매창구에 당분간은 안오기로...

제발 안오기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스타와 트위터와 활동하는 까페에 이미 올려서

(아마도 제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와주시는 분들은)

봐도 별 감흥없을 사진



검색으로 오신 분들은 환영합니다 !

은근 독일우체국 키워드가 떠서 신기했어요



사실 한국에서 환전할 때, €100 지폐는 잃어버리면 너무 속상할테고, 10만원이 넘는 그렇게 큰 돈을 독일까지 가서 대체 어디서 쓰겠냐며.. 그냥 작은 돈들로만 잔뜩 가져가는게 낫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5 스무 장 두께 보니까 그냥 뭐 안잃어버리면 되지 뭐가 문제람.. 하는 생각으로 €100 지폐를 소량 바꿔왔었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하기 3급 보유자답게, 예상치 못했던 장소인 우체국에서 탕진잼.... 독일이 우취대국이라고 하길래 그냥 웃고 말았는데... 꽃우표 말고도 우표가 이렇게나 많았다니 새삼 그간 받은 독일에서 온 엽서들 전부 다 다시 정리하고 싶어졌다. 꽃 우표를 제외한 우표를 대체 몇 장이나 받았을런지 ㅋㅋ;; 어제에 이어 오늘도 또 와서, 심지어 오늘은 €100 지폐를 들고 정신없이 우표를 고르고 있으니, 이렇게 우표를 많이 사야하냐고 직원분이 걱정해주신다.... 



구입한 우표들을 하나하나 디테일샷으로 찍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이 샀다는걸 새삼 깨닫고, 떼샷 몇 개만 올리는 점을 이해해주세요

사진을 다 보고 나면 제 마음을 이해해주실거라 믿어요....




등대 우표가 마침 45짜리라, 두 개 붙이면 딱 국제우편이군! 했는데, 우표가 커서... 저 두개를 붙이면 주소를 쌀알만하게 적어야하는 괴로움.... 


그리고 유명한 사람들, 유럽 112 25주년 기념, 토끼, 루카스 크라나흐의 그림 우표, 이렇게나 다양한 우표들이 발행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제 더 이상 만들지 않는, 사이에 끼우는 종이

물론 독일도 매 장마다 끼워있는건 아니고, 50장인가 100장의 단위에 한 장이 들어있다

난 한 개만 줄 수 있냐고 물었는데, 나의 영어는 짧기에 그게 다 달라고 이해하셨는지, 얘기한 이후로 다 챙겨주셨다... 고맙게도ㅠ


각각 독일의 유명 관광지들이다.

저 관광지를 모두 가서 그 동네에서 구입한 엽서로 저 우표들을 붙여서 소인도 저 동네의 소인을 찍어서 보내고 싶어졌다. (정신나감ㅠ) 특히 저 Kassel은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딱히 멀지 않은 도시다. 





너무 예뻐서 시트로 산 우표들... 시트가 10장짜리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프치히에 꼭 가서 저 우표로 붙여서 보내야지. 또 뭔가 어딘가 할 수 있는게 있겠지. 독일 맥주순수령 500주년 기념우표도 디자인 깔끔하게 딱 잘빠졌다. 페런하이트 300주년 기념 우표도 뭔가 색상이 예쁘게 나왔다. 아무튼 여기는 도저히 자를 수가 없어서 다 열개 묶음짜리인 한장을 샀다. 이것만 12장... 마음의 양식......




금액이 소액 모자랄 때 붙이는 우표들이다. 2/3/8센트짜리 우표고, 다른 금액은 발행되지 않는다. 이걸 1~9센트 금액별로 만들어주시면 독일 우체국은 더 번성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우표를 독일인들은 엄청 안좋아했다. 차라리; 꽃우표가 낫다고...




그렇게 계산할 것들을 잔뜩 모았는데, 등대 우표만 모아둔 이 우표세트가 너무 갖고 싶은거다. 그런데 10년에 걸쳐서 모아둔건데 당연히 비싸겠지 해서 안사려다 뭔가 금액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표 가격들을 계산해봤다. 그런데 안내된 금액과 거의 비슷은 하지만, 똑같지는 않았다. 당연히 계산한 것이 48센트 작았다. 이 푼돈 아끼려다 뒤의 일정을 날리겠구나 싶어서 걍 안사려다가, 창구 직원분께 여쭤봤다. Same price냐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가격이 같은데 왜 내가 세 번이나 계산했는데 다르죠....?






까보니 이해했다. 이렇게 소액 우표들이 몇 장 들어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딱 금액 맞춰서 들어있는데다가, 10년간 모아진 한 테마의 우표들을 팔면서, 추가금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게 마냥 신기했다. 지이이이인짜 예쁘다. 쓰기 아까울 정도로. 그리고 편하게 우표정리할 수 있는 종이도 같이 들어있어서 내 돈을 주고 구매했어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100유로의 영수증은 이렇습니다.

네, 얼마 안남았어요. 지폐는 한 장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건 1부로 해야할 느낌? 







프랑크푸르트에서 태어났다는 괴테

한국에서 독일어를 배우려고 여러 곳들을 알아볼 때 항상 있던 이름, 괴테어학원

무려 독일문화원에서 진행되는 수업이니 국가가 보장하는 학원의 이름이 괴테어학원


독일인의 괴테 사랑은 실로 엄청났다

특히 프랑크푸르트는 괴테에 대한 애정이 곳곳에서 드러났는데

괴테 생가 근처의 광장 이름도 괴테광장, 길도 괴테길, 그 광장의 대부분의 상점의 지점 이름은 괴테지점



하지만 나는 첫번째에서 막혔다

괴테의 독일어 발음은 괴테가 아니니까..

일부러 발음을 흘리면서 괴테인듯 괴테아닌 발음을 했는데도 못 알아들어서

내가 가진 지도를 보여주면서 여기!!! 여기!! 했더니 현지인의 발음은

"고터"에 가까운 정도... 뜬금없이 3,7,9호선이 지나는 고터가 생각났다...




그렇게 고터; 생가에 도착했다

생가 구경하기도 전에 엽서들을 팔길래 샀다. 어딜가든 뭘 하든 남는건 엽서와 사진뿐이다.

입장료는 7, 9원인 셈이다.

사실 한국의 천원 이천원 입장료에 불만이 굉장히 많기에 이정도의 입장료는 제발 가져가줬으면 마음이 있다. 그리고 관리 확실히 된다면 그게 모두에게 더 좋은 일이라 생각한다.

내 가방을 보더니 음? 너 가방이 커서 저기에 보관해야겠는데? 라고 한다

락커가 있고 €1를 넣어야한다. 공항에서도 삥뜯더니, 여기서도 또 삥뜯네...

삥도 막 1300원씩 뜯어가네... 라고 생각하면서

남들보다 €1씩을 더 보려고 의미없는 노력을 했다 (이건 돌려준다. 멍충돋네...)




1층부터 4층까지가 집. 괴테가 1749~1832년에 살았던 걸걸 감안하면, 살벌하게 부자였다. 나는 글을 읽으면서 막연히 대부분의 작가들은 가난뱅이라고 생각하며 읽게 되는데, 괴테의 생가를 보면서 나의 무지함이 또 얼마나 큰지 새삼 느꼈다.



위키백과에 나온 내용 중 일부이다.

왕실고문관인 아버지 요한 카스파르 괴테와 , 프랑크푸르트암마인 시장의 딸인 어머니 카타리네 엘리자베트 텍스토르 사이에서 태어났다. 어려서부터 그리스어, 라틴어, 히브리어, 불어, 영어, 이탈리아어 등을 배웠고, 그리스 로마의 고전 문학과 성경 등을 읽었다. 북독일계 아버지로부터는 '체격과 근면한 생활 태도'를, 남독일계의 어머니로부터는 예술을 사랑하는 '이야기를 짓는 흥미'를 이어받았다.


그냥 잘사는게 아니라 그 당시 몇 안되는 최고 부유층이었을듯. 

그저 많고 많은 가난뱅이 작가 중 한 명이라 생각해서 미안...




생가 들어가는 입구, 문 손잡이마저 뭔가 특이하다




이 때 이미 눈치챘어야한다. 부엌과 조리도구가 저렇게 크고 많을 필요가 있나?

막연히 생각했는데... 생가 구경하다 다리가 아파졌을 때쯤 그래 부엌도 짱컸었지... 하고 생각이 났다.




가족들이 같이 저녁을 먹는 방이었다고 하는 "Blue Room"

괴테 생가는 그 당시 치고는 꽤 세련된 벽지색들을 자랑하는데,

그 벽지색으로 그 방의 이름을 딴 것들이 있다.

이 방도 그 방들 중 하나이다.

부자... 부자... 




손님 맞는 "Yellow Parlour"




"Southern Wing Cabinet"




"Peking(북경)"

18세기의 부유층들 사이에서는

중국풍(chinoiserie)으로 꾸미는 것이 유행이었다고 한다.




"Northern Wing Cabinet"



Music Room called "Grey Room"

피아노의 위엄이 엄청나다.




괴테가 태어났다고 하는 방




"Cabinet of Paintings"




"Cabinet of Paintings"

다른 쪽 벽면, 방 전체가 그림으로 빼곡히 차있다. 




"Library"

2천권의 도서가 있다고 한다.




"Library"

다른 쪽 벽면. 사방이 전부 다 이렇게 책으로 둘러쌓여있다.




"Mother's Room"

벽지도 아기자기, 소품도 아기자기




"Cornelia's room"

여동생 코넬리아의 방. 코넬리아가 결혼하기 전까지 이 방에서 살았다고 한다.

이 방도 벽지가 몹시 예뻤다. 거의 모든 방의 벽지가 다 다르다. 역시 부잣집....

 



"Puppet Theatre Room"

여동생과 함께 인형극을 하면서 놀았던 그 기구?가 전시되어있다.

이걸로 어떻게 놀았다는거지... 했는데 바로 뒤에 친절히 설명되어있다.




이렇게 여러개의 배경을 만들어두고 등장인물들은 따로 저렇게 만들었나보다.

인터넷이 없던 시대의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하긴 내가 중학생 때 딱 하이텔;;이 보급되던 시기이니 멀리 생각할 것도 없다.

그 때도 사람들은 잘 살았다. 이들도 잘 살았겠지.




"Western Attic Room"

또 그림들이 전시되어있다




"Poet's Room" 괴테가 집필한 것으로 알려진 책상이 있는 방.

다들 이 책상 앞에만 하도 몰려있어서

멀리서 줌을 땡기고 땡겨서 찍은 뒤 잘라냈더니 화질이 구리다.

그만큼 사람들은 이 책상을 다들 만져보려고 했다.

만진다고 제가 괴테가 되는건 아니니까 쿨하게 만지지 않았습니다.




"Cabinet Exhibition"

괴테와 관련된 설명이 나오는 오디오룸이 있고, 

그 당시에 가족들이 함께 연주했다는 음악들도 순서대로 흐른다. 

모두 독일어로만 제공되서 그냥 음악처럼 듣고만 있었다. 

앉을 수 있는 의자도 있어서 편히 감상했다. 




내가 갔던 2016년 4월 28일에는 옆에 어떤 공사를 하고 있었다.

괴테 관련된거 공사해서 볼 수 있는건 적은데 입장료는 똑같이 받는건가??? 싶었다.

다행히 아니었다, 안내문이 있었다




상관없는 다른 박물관/미술관 공사때문에 시끄러워서 미안하다는 것 같다.

미안하면 1유로라도 깎아주지.... 그런거 얄짤없다.

언제 끝나는지 궁금했는데, 숫자가 안적혀있으니 아마 안적혀있는거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엄청 소박하게 찍혔지만, 딱 꽃이 있는 부분만 찍어서 그렇다.

뭐 무슨 궁궐 뜰처럼 넓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정도 규모의 집에 작게나마 정원이 있는게 어딘가 싶다.

나는 한국에서 평생 정원이 있는 집에 살아볼 생각조차 못했으니.. 




이런데 와주면 꼭 방명록 달라고 해서 쓴다. 내 글씨 남기고 왔다.

데스크에 있는 모두가 나의 싸인이 겁나 멋있다고 한다.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근데 단지 내 Family name일 뿐이지만.

저걸 싸인으로 쓰기 시작한 후부터 더 느긋해진 것 같다.

저 한자의 뜻은, 천천히 '서'




1유로 삥뜯어간다고 투덜댄거 사과한다. 가방 보관함의 1유로는 돌려준다.

혹시 공항 카트의 1유로도 돌려주는건 아니겠지... 아니어야한다....

내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지내는 숙소인 five elements hostel에서는 매일매일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 이건 숙박객들만 이용하는게 아니라 누! 구! 든! 이용할 수 있어서 더 좋다. 





사실 이미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했는데, 사흘 더 연장한 이유가 바로 오늘 파스타 공짜로 준다길래.... 독일에 와서, 한 끼를 해결하는게 몹시 중요해졌다. 그리고 홍등가라서 늦게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노트북을 들고 로비에서 계속 티스토리를 써댔다.



730분이 되기도 전에 이미 로비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늦게 왔으면 못먹었겠는걸... 일찍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공짜로 주는 파스타치고는 양도 꽤 많다고 생각했다.



이만큼 만들어둔게 끝나면 이 행사는 끝난다. 그냥 볼 때는 꽤 많아 보이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거 먹겠다고 많이들 기다리고 있다. 이 동네?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공짜로 파스타 준다는게 꽤 유명한 것 같다.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줄을 섰다. 그리고 두 개를 각각 많이많이 받았다. 파마산 치즈가루도 준비되어있어서 훅훅 뿌리고, 많이 느끼하진 않지만 아주 약간의 음료가 필요할 것 같아서 아펠바인을 주문했다. 이 호스텔 로비에서는 맥주며 온갖 종류의 음료를 다 파는데, 아펠바인도 꽤 괜찮다.


아펠바인은 프랑크푸르트 지역의 지역술?로 유명한데, 한국의 사과주인 셈이다. 일반적인 사과주보다 살짝 더 센 느낌이 들어서 보통 탄산수에 희석해서 먹는다는데, 나는 그런거 몰라...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아펠바인 250ml, €1.5

훌륭한 가격이다. 물론 원래도 그렇게 비싼 술은 아닌데, 딱 소량으로 저렇게 마시는게 좋았다. 그리고 파스타는 공짜니까... 헤헤헤헤헤




독일에 온 후로 전통적인 독일 음식이라고는 특별히 안먹어봤는데도, 뭔가 입이 계속 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매일 티타임을 세번 이상을 가져도 입이 짜다는거 보면 아침마다 먹는 그 햄들이 살벌하게 짠다보다. 이러다 배탈이 날 수도 있겠는데... 싶어서 아펠바인을 마시지 말까 했지만, 네이버에 찾아보니 사과주를 소화제로도 쓴대서. 오예. 감사합니다.



그렇게 약간 배아플듯한 느낌은 사과주 한잔으로 깔끔히 사라졌다. 이렇게 안아프고 그냥 쭉쭉 잘 지내도 괴는건가... 되는거겠지...? 

Yes, I am. I totally agree with you.


짧은 영어와 짧은 영어가 만나면 생각보다 말이 겁나 잘통한다. 거기서 느껴지는 내가 영어를 잘 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착각...





어제 괴테 생가를 보려했는데, 생가 바로 앞에 딱 도착했을 때 오후 6시. 문닫는 시간에 딱 도착해주는 뭐 그런... 그래요...


그래서 오늘은 어딘지 위치도 정확히 알았겠다! 괴테 생가를 향해 가는데 음 조금 규모가 큰 듯해보이는, 그리고 위치도 겁나게 좋은 (괴테 생가는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있다) 우체국이 보였다. 이제 노란 간판만 보면 자동으로 반갑다





설레는 마음이 너무 커서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다. 실제로 보면 정말 크다. 정말이다.

그리고는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처럼 줄을 섰다.

오늘도 또 해야하는 한마디 독일어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오늘은 꼭 해야지, 저번의 점빵처럼 버버거리지 말아야지. 다행히 줄이 겁나게 길어서 계속 연습하며 차례를 기다릴 수 있었다

내 차례가 됐고, 나는 외운 한 문장을 당당히 말했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그리고는 그 뒤의 말은 할 줄 모르니까 핸드폰 화면을 내밀었다.




Reinheitsgebot 500주년 기념 우표라고 한다. Reinheitsgebot는 독일맥주순수령ㅋㅋㅋㅋ

세계사 같은 시간에 누구나 들어봤을 그 맥주순수령이 올해가 딱 500주년이라니, 나의 기가막힌 타이밍이란....



사실 이 단어는 사고나서 찾아본거고, 그냥 딱 보면 Bier가 맥주일거고 그림도 맥주고 하니까





내 핸드폰 화면을 보고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반대편을 손짓하신다

세상에........ 반대편에.............. "Philatelie (특별우표판매처)"

그저 나는 너무 행복해서 아 이렇게 나에게 좋은 일들만 생겨도 되는지 행복하고 또 행복했다


그리고 줄을 섰고, 나는 저 문장을 또 외워야했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한 문장을 열번 이상 외우면 외워진다. 그 언어가 무슨 언어든간에, 된다. 확실하다.

난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도 할 줄 모르는데, '나는 우표를 사고 싶습니다'는 할 줄 안다.

(2016/07/12 유입키워드에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 이게 뜨길래, 이런걸 언제 썼지? 하고 클릭해보니 이 글이 떠서 엄청 웃었다.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는 Ich bin hungrig. Ich(I) bin(am) hungrig(hungry) 발음은 헝그리를 엄청 콩글리쉬처럼 발음하면 가장 비슷할 듯. 이히 빈 홍그리ㅎ 이정도?)


나의 어버버한 독어를 바로 알아들으시고는 영어로 응대해주셨다.

영어가 통하다니... 특별우표 창구라서 외국인들이 종종 오는건가...

그리고 꽤 영어가 능숙하셨다. 나의 짧은 영어보다 훨씬 더ㅠㅠㅠㅠㅠ




그리고는 그 앞에 펼쳐진 수많은 특별우표들을 보고 그저 또 행복...





이렇게 예쁜 우표들이 차고 넘치는데.... 여태까지 독일인들은 그렇게 꽃모양의 우표만 보내준거지...

그런거지.... 음.... 여러모로 밉구나....

계산이 잘 안되서 아주 조금만... 원래 사려던 것 중에 아주 조금만 샀다. 그 중 하나인 맥주 순수령 500주년 기념 우표




휴... 자태며 때깔이며 어찌나 고운지... 글구 뒤에 보이는 봉투는 우표를 구입하면 저기에 넣어주는데

저기 쓰인 독일어도 엄청 귀엽다 ㅋㅋㅋ "Meine neuen Briefmarken!" 직역하면 "내 새 우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우체국에서 사진 찍다가 혼났으니까; 여기서는 물어봤다. (사실 이 분은 찍게 해주실 줄 알았다. 엄청 친절하고 외국인인 내가 이렇게 우표를 많이 사니까 엄청 신기해하셨다 ㅋㅋㅋ 말끝마다 엄청 잘한다고 막 칭찬도 해주시고 ㅎㅎ) 내가 요기만 딱 사진 찍어도 되냐고, 딴데는 안찍겠다고, 안된다면 안찍을테니까 괜찮다고. 그니까 음.. 원래는 안되는데 찍게 해줄께! 라고 하셨다. 고맙기도 하지ㅠ




우편물 발송창구와 따로 운영된다. 딱 내가 생각했던 전형적인 독일인. 커다란 느낌? ㅎㅎ

물론 독일에서 많은 독일인을 보니, 저기서 배가 짱 많이 나옴이 추가되야하긴 한다.



커다랗고 귀여운 분들이 짱이야....+_+




맥주 우표만 산게 아니고 이것저것 사면서 영어도 할 줄 아는 분이라 대화를 좀 하게 됐는데

내가 여길 찾아서 온게 아니라, 정말 괴테 생가를 찾다가 여길 보게된거면

You are LUCKY girl이라고, 이 곳은 독일 전역에 몇 개 안된다고.

그래서 난 또 대답했지. Yes, I am lucky. I totally agree with you.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숙소로 귀가. 받은 우표들을 꺼내서 또 확인하고 보고 하면서 어찌나 행복하던지...





행복하고 또 행복하고.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예정이고 :)









이렇게 뜻밖에 특별우표 판매처를 만날 줄 알았으면,

오전에 숙소 근처의 일반 우체국에서 꽃우표를 붙여서 보내지 않는건데ㅠ 아쉽다...

아무것도 한게 없이 우체국만 매일 한번씩 갔을 뿐인데 독일에 도착한지도 사흘이 지났다. 사흘동안 이렇게 아무것도 안하고 빈둥거리며 지낼 수 있다니 나의 빈둥거림에는 누군가의 희생이 따르겠지, 엄마 미안.. 아빠도 미안..


어쨌든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시차적응기간을 사흘로 잡고 상대적으로 비싼 4인실에 지냈는데, 시차적응이고 뭐고 내겐 하나도 필요 없었던 일... 해지면 잘 자고 해뜨면 잘 일어날 수 있는, 나는 몹시 좋은 신체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체크아웃이지만 체크아웃이 아닌 그저 방을 옮기는 오늘, 짧은 영어로 또 나의 상황을 설명해야했다. 뭐 자세히 얘기할 필요는 없으니 간단히. 놀랍게도 내 말을 이해했고, 나는 8인실로 옮기게 됐다. 바로 옆방이 8인실이라는거 난 몰랐다. 옮기기 편하게 바로 옆방으로 배정해준대서 새삼 독일인의 이해함에 고마웠다. 독일인이 무뚝뚝하다는 얘기를 자주 하지만, 다 어딘가 이상한 소리로 들린다. 한국인이 지나치게 오지랖이 넓은거라고 얘기한다면 이해할 수 있다.


짐을 옮기는데, 어제 그 팜유얘기를 하던 독일사람을 만났다. 방을 옮기는거야???? 라고 얼굴에 표정이 이상한 채로 묻길래, 아 오해하는구나.. 싶어서, 응! 더 싼방으로 옮기려구ㅠㅠ 하니까 그제서야 이해한다는 듯이... 본인도 본인이 말이 많으신거 알죠? 그래서 언짢았던거죠....? - _-




그렇게 방을 옮기는데, 휴... 환기 좀 하고들 사세요...... 뭣들 하시는거에요ㅠㅠㅠㅠ 4명이 뿜어내는 숨과 8명이 뿜어내는 숨은 절대로 같을 수가 없었고, 살벌하게 드러운 공기가 나를 감쌌다. 하... 설국열차 꼬리칸이 이런 기분이었을까ㅠㅠㅠㅠㅠ


4인실은 너무 상쾌했는데ㅠㅠㅠㅠ



돈이 막 수십유로가 차이나는 것도 아니고 사흘치 해봐야 10유로 정도 차이나는데, 굳이 왜 옮겼을까... 그냥 4인실에 있을껄...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뭐 이미 옮겼으니까... 그 차액은 세탁기에 쓸거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난한 여행자여....




사흘간 풀었던 짐을 옮기는 것도 이렇게 빡센데, 이사는 어떻게 하지.... 못하겠다....



짐들 다 무슨일인지.... 머리가 아프다. 


여전히 내가 누군가에게 뭘 묻고, 그 사람이 내게 대답해주고 하는 것이 낯설기 때문에 우선은 구글 지도로 찾아본다. 그것이 특히 특정인만 알고 있을 경우에는 더더욱. 나는 독일 사람들이 PostCrossing을 많이 하길래, 대부분의 독일인이 우편에 호감을 갖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근처 우체국 어딨는지 알아? 했을 때 음, 모르겠네... 라고 대답하는 독일인이 더 많다는걸 알고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겐 구글 지도가 있으니까! 


그렇게 구글지도가 안내해준 우체국을 찾아갔다. 길치에게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것은 역시나 어려운 일이다. 영어가 통하는 사람을 길에서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오늘은 어떤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중국계로 보이는 학생이 내가 딱 헤메고 있는 길 근처의 횡단보도를 기다리길래, Entshuldigung(=excuse me), can you speak English? 라고 물었는데, No, I speak Deutsh only. 라는 대답을 들었다. 참나 German도 아니고 Deutsch라니 부러워서 눈물이... 응 미안... 하고는 다시 누군가에게 물어야 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던 차에, 독일 입국 후 처음 만나게 된 독일 사람인 (엄밀히 말하면 입국도 못한 상태긴 하지만ㅠ) 경찰을 보게 된다. 심지어 경찰차도 있는거 보니 혹시 저 사람이 영어를 못하면 그 안의 누군가가.... 할 수 있겠지... 제발요 감사합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경찰들은 모두 조금의 영어는 구사할 수 있다는 답을 했고, 그 조금은 내 영어보다 잘했으며... 예... 무튼 그렇게 바빠보이는 경찰들에게 길을 물었고ㅠ 그들은 내게 길안내를 해준 뒤 거의 바로 차를 돌려서 어디론가 갔다. 제가... 뭔가 잘못한건 아니죠? 괜찮죠???



한 번 봤다고 조금 친근해진 POLIZEI



경찰의 감사한 도움으로 쉽게 찾았다. 우체국!


이젠 멀리서 봐도 반가운 그 노란 표시! 야호!!!



음... 근데 우체국 아닌거 같은데...

저 노란 간판은 우체국이 맞긴 한데...

뭔가 좀 이상한 느낌적 느낌


이 날은 비가 추적추적 와서 유난히 사진이 더 아련터진다

비오는 날에 굳이 또 우표를 사러 가는 우리 존재.. 화이팅!!!



들어갔더니, 음, 점빵인데...?




혹시 우표를 살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니

(너무 당황해서 어제 외운 독일어 문장을 쓴다는걸 까먹었다)

영어가 유창한 아랍계 직원이 살 수 있다고 나름 친절히 대답했다.

오? 영어가 통한다! 휴.. 다행이야...

우표 좀 볼 수 있을까요? 했더니


보여주는데 꽃꽃꽃꽃꽃!!!!!!!!

휴... 


혹시 다른건 없니...? 라고 물으니

있는데 이것도 네 맘에 들진 않을거야 ㅋㅋㅋ 라고

아이고... 그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안사죠... 우표 두 장을 샀다

장사 잘하시네요....


나중에 이 곳을 다시 자세히 찾아보니 우체국은 맞는데 "filiale"라는게 붙어있었다. 뭐 별거겠어? 싶었는데, 저 단어가 붙은 곳들은 저렇게 점빵에서 우표도 팔고 우편도 대신 받아주는 그런 "지점"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한 지점은 동네 우체국들이 지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직영 개념과 이런 개념은 또 다른가보다. 


독일 우체국을 한국어로 찾으면 항상 기사 검색에 "민영화"라는 키워드의 기사들이 뜬다. 시스템이 꽤 깔끔하길래 위키에서 찾아봤는데, 창립이 1995년부터라고 되어있어서 ??? 했었다. 민영화가 1995년에 된거구나, 한국과 20년 이상 차이나는구나 싶은 마음. 그래도 국제우편 기준으로 우편요금이 세 배나 비싼건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도 민영화되면 이렇게 되겠지, 부디 민영화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무튼 그렇게 우표를 구입하고, 비가 와서 보내지 않을까 몇 번이나 생각하다가, 독일의 우편 시스템을 믿어보기로 했다. 심지어 만년필로 쓴건디ㅠ 부디 번지지 않았으면...




언제나처럼 특별한 일 없이 또 다이어리를 쓰고 밀린; 일기를 티스토리에 쓰고 (일기는 미루지 않으면 써지지 않는 것 같다. 04/25 일기를 쓰는 현재는 05/04) 하면서 숙소의 로비에서 노트북을 두들기고 있는데, 50대? 60대쯤 되어보이는 독일 여자분이 앞에 앉아도 되냐고 묻는다. 네! 앉으세요!


니가 아마 나랑 같은 방을 쓰고 있을거야- 라고 운을 떼길래, ???? 했더니, 방에서 니 "특이한" 슬리퍼 봤어 라길래 그냥 웃었다. 내 슬리퍼가 좀... 예쁘지? 헤헿



호주에서 사온 해변용; 슬리퍼가 독일 게스트하우스 생활에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몹시 유용하다. 슬리퍼 안가져왔으면 또 와서 괜히 돈쓸뻔 했다.



무튼 그렇게 그 독일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는데, 오늘은 Free Crepe Day라고? 물론 알고 있었다. 뭐라도 공짜로 먹어보려는 나의 심뽀.... 사실 한국에서 크레페를 먹어본 적은 있지만, 그게 크레페라고 딱히 생각해본 적은 없다. 한국에 있는 대부분의 디저트들은 일본을 거쳐서 들어오면서 원래의 형태와는 많이 달라진다. 크레페가 아마 가장 심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 크레페 처음 먹어봐서 그러는데, 추천해줄 수 있어? 라고 크레페를 만드는 사람에게 물어보니, 처음인데다 그게 독일이면 당연히 누텔라지! 라고 하길래, 오케이!! 하고 누텔라를 발라서 자리에 앉았다. 독일에 사흘 있어서 느낀 점이 딱 하나 있다면, 한국인이 외국인 김치 먹는거 보고 괜히 좋아하듯이, 독일인도 외국인(특히 아시안)이 누텔라를 좋아한다고 하면 그걸 그렇게 좋아하더라. 시야가 좁으신 유럽인들이시여, 아시아에도 초콜릿 있어요... 여러분만 그런걸 먹는게 아니랍니다... 겨울에는 스위스미스도 마시는데, 놀랍죠?



독일인과 둘이 대화하다 뭔가 괜히 어색하거나 내 영어가 끊;기면 누텔라 얘기를 해주면 겁나게 좋아했다. 모두에게 통할거라고 생각한 내가 잘못.... 이 독일인에게도 한국인들 누텔라 진짜 좋아한다고 해줬더니, 엄청 진지한 얼굴로 "이 누텔라가 너의 마지막 누텔라가 되길 바랄게" 읭.... 제가 뭘 잘못했죠... 모르겠지만 뭔가 잘못했다면 죄송합니다.....


내가 어딘가 곤란한 표정을 짓긴 했는지, 심각한건(serious) 아닌데, 또 한 편으로는 심각하다며 누텔라에 팜유가 들어간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누텔라를 먹을 수록, 밀림이 파괴되고 있다고.... 미안... 이럴 때 어떤 표정을 지어야할 지 모르겠어.... 당신... 환경론자군요... 그런데 그거 아세요? 한국의 초콜렛은 팜유의 선택권이 없답니다



한참을 얘기하다가 또 독일인의 자부심, 동네에 대한걸 물어봤다. 내가 만난 모든 독일인은 본인이 나고자란 동네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이 있었고, 그게 나는 참 부러웠다. 길든 짧든 대화를 하고 나서, 나 독일 여행을 좀 오래할건데, 내가 꼭 가야할 도시 다섯개만 추천해줄 수 있어? 라고 물어보면 항상 네 개는 좀 심각하게 고민하고, 다섯번째는 본인이 살고 있는 도시를 추천했다.


비행기에서 만난 독일인도 그랬고, 이 여자분도 똑같은 대답을 했다. 물론 다른 독일인도 마찬가지.... 본인의 고향은 쾰른이라고 했다. 한국어로 쓰면 쾰른이지만, 이거 독일발음 상당히 어렵다. 내가 아무리 쾰른쾰른이라고 해도 그 어떤 독일인도 나의 발음을 이해하지 못한다. 막 대성당이!!! 이런식으로 하면 아아아아 하면서 "쾰-은" 뭐 이런 비슷한 발음을 한다... 뒷 발음은 절대 "른"이 아니다.



본인의 동네는 이미 유명해서 꼭 갈거라고 생각하지만 (자부심 장난없다) 혹시라도 안가려 했다면 꼭 가야한다고. 대성당에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꽤 높은 곳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도 했다. 네... 혹시 50년대의 쾰른이 궁금하지 않냐면서, 본인의 페북에 업로드한 동영상을 내게 보여줬다. 40분짜리 동영상을 선택권없이 봐야했다.... 이미 많이 보셨는지, 나는 외울거 같아서 담배나 피고올께~ 마저 잘 보렴~ 음....? 그래요....



그리고는 심각할 정도로 나의 많은 시간을 빼앗았다. 흠, 같이 어울리는 것도 좋지만 나는 내 시간이 꼭 보장되어야하는데, 이러면 좀 곤란하네... 싶었다. 그래도 내일이 마지막 4인실이니까 뭐, 별 일 없겠지



무튼 팜유 얘기 듣고나니까 누텔라가 조금은 불편해졌다.

독일뿐 아니라 거의 모든 여행에서 항상 다인실을 이용해왔다

뭐 특별한 이유는 없고, 단지 가격이 가장 저렴하니까

한국은 대부분 여성전용이 있을 정도이도로 조금 기형적이긴 하지만

그건 한국의 특수성때문이고...


이번 독일 여행에도 너무나 당연히 다인실을 예약했는데

20시간의 비행은 처음이라 피곤할거라 생각하고 4인실로 예약했다

다인실중에 가장 적인 숫자가 보통 4인실이다


내 나름은 비행하느라 고생했다고 4인실을 예약했는데

비행하느라 한 고생같은거 없고요....? 넘나 쌩쌩한 것...

마취총 좀 주시겠어요?


어쩌다보니 나 빼고 세 명이 다 남자다.

그것도 내가 좋아하는 그런 스타일의 외국인들

휴, 좋은 일과 나쁜 일이 아주 업다운이 심하네....

거 적당히 좀 합시다....


왜이렇게들 고운지 원... 아이고 도련님들...




그렇게 둘째날의 아침이 밝았다.

딱히 시차적응을 못한건 아닌데, 잠도 습관이라고 최근 몇 일을 몇 시간만 자도 쌩쌩한 탓인지, 오늘도 그렇다. 또 얼마 안자고 일어나서 이것저것 하느라 바쁘다. 뭐 노느라 바쁜 것도 꽤 좋은 삶이란 생각이 든다.



누워서 인스타그램을 하다 트위터를 하다 한국 신문기사도 좀 읽다가 뭉개고 있는데, 나머지 세 명이 전부 다 체크아웃을 한다고 한다. 음, 그래? 뭐 너네가 가면 더 훈남이 오겠지. 바이바이- 셋 중 두 명은 친구라, 두 명이 먼저 체크아웃을 했고 방에는 나와 다른 한 명만 있었다. 특별히 별 생각 없었고, 여태 모르는 남자와 둘만 넓은 도미토리를 쓴 적도 꽤 있었기 때문에 아무렇지 않은 척하고 있었다. 두 명이 나가면서 다시 자라며 불을 끄고 갔고, 다른 남자는 다시 침대에 누웠다. 불이 꺼진 채 커텐도 걷지 않은 상태의 방은 몹시 캄캄했다.


그렇게 한시간 넘게 인스타그램에 트위터에 뭉개고 있다보니 배가 고파져서 일어났는데, 뭔가 실루엣이 이상했다. 아무것도 입지 않은 상태였다. 뭐 외국인의 수면스타일;을 정말 많이 고려해서 잘 때는 나체로 잘 수 있다쳐도 왜 저러고 방을 활보하는건지 모를.....


못본 척을 하려했지만, 너무 방끝에서 끝까지 활보하고 다니는 바람에 못본 척이 될 수 없었고, 열시 쯤 바로 방에서 나와서 로비에 있었다. 그리고는 두 시간이 지난 후 체크아웃했겠지 싶어서 방에 다시 올라왔는데, 여전히 나체 상태로 짐을 싸고 있다. 세상... 너 혼자 사니?????



분명 동양인 여자라고 일부러 골려주려고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두 시간동안 나체 상태로 옷을 쌌다는거에서 혹시 정말 나체의 상태를 좋아하는건 아닐까... 하고 생각했다.





도착하자마자 본게 이따위거라니....-_-

아침을 그렇게 배불리 먹고 나니 졸음이 온다.

너 정말 여행자 맞는거야?

아 몰라 한숨 잘래.... - _-......



그러고 눈뜨니 양심상 햇살도 좀 봐야할 것 같고

조식 먹고 자러 이 숙소 온 것도 아니니까 ㅋㅋㅋㅋ


나간다! 씻기 귀찮지만 씻는다!


샤워기 중에 빼서 쓸 수 있는거 말고

아예 천장에 매달려서 머리로 물이 바로 떨어지는 샤워기가 있다


이 숙소에 그 샤워기가 있는데, 닝겐들이 키가 크니까 천장도 높고,

그 샤워기도 높이 매달려있어서....

그거 좀 썼더니 머리통이 왜이렇게 아프니.......




아침을 나름 거하게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몇 걸음 걸었다고 배고프다니.... 여보세요 위새끼 장새끼... 양심 좀 있으세요.........


뭐든 밖에서 먹으면 돈이니까 간단하게 먹어야지!

일요일에 슈퍼가 문 닫는구나............

여보세요? 문 여는 곳은 없나요?

오늘 일요일이라구요? 한국은 24-7 오픈인데요? 네? 그건 한국이 잘못된거라구요?


그렇지... 그게 잘못된거지....

이렇게 된 이상! 처음이자 마지막 외식을 하기로 한다!!!!

(뜬금도 없고 연관성도 없고....)



내가 외식을 하겠다는데... 돈을 쓰겠다는데도.... 문 연 곳이 없어ㅠㅠㅠㅠㅠㅠ

아이고 여러분들.... 제가 배가 고파요.... 낮잠자는데도 칼로리가 소모됩디다???


문 연 곳이 제발 있어주세요............




문 연 곳은 아시안 식당 / 케밥 / 끗



아이고 염병....



문 연 곳이 한 군데 있는데, 음 너무 비싸진 않을까....?

다행히 메뉴판이 밖에도 있다!

이 정도면 괜찮을 것 같은데....? 

배고파.... 힘이 없어.... 염병....




뭔지 잘 모르지만 9번으로 선택!

너무 싼거 고르면 딱 돈값해서 돈쓰고도 기분나쁘더라고....





그리고는 자꾸 음료를 묻는데, 아 왜 귀찮게 뭐 마실거냐고 묻는건데....

비싸서 안마신다고... 못마신다고!!!!!!

근데 나중에 이거 찾아보니까, 메인 요리 주문할 때 음료를 같이 주문하는게 예의라네...

예의없는 닝겐될 뻔 했다....ㅠ


계속 나중에 시킨다고 말하다가, 음식이 딱 나오는 순간,

아 이거 탄산 없이 곤란하겠다 싶어서 바로 슈웹스 주문 ㅋㅋㅋㅋ





쨔쟌 - 






특별히 맛집 나부랭이를 찾아서 간게 아닌데도 이 정도면 엄청 훌륭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나는 립 주변에 원래 저렇게 살이 많이 붙어있는지도 처음 알았다.

립만 뜯었는데도 배가 불러........



난 원래 감자나 고구마같은 배부른 식량작물은 먹는거 딱 질색인데

그냥 뭔가 고기반찬에 곁들이는 소량의 밥처럼; 먹어주니 딱 좋았다



어떻게 계산하는지 전혀 몰랐던 나는, 주방 근처에 가서 기웃거림;;;;

자리에 앉아있으면 계산서 갖다준다길래 응!!! 하고는 자리로 돌아갔다

그리고 계산서를 가져왔는데................

니맘대로 팁???????? 팁은 내가 주는거 아닌가요??????

니맘대로 팁을 붙여서 계산서를 줘?????

내가 존나 호구상인가..... 나 지금 독어못한다고 무시하는거지??? 쒸익,,,,, 쒸익,,,,



하지만 뭐 어쩌겠어... 독어는 하나도 못하고, 영어로도 딱히 따지고 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데.... 그냥 20유로 주고 나옴.... 팁은 2유로 정도 받아갔는데 뭐... 2유로로 배웠다고 생각하면 되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이고 내 2유로 아까워죽는다....


근데 이것도 나중에 찾아보니 독일은 팁 문화가 있대서.... 그냥 짜지기로 했다

아는게 하나도 없잖아......... 우리 존재 용감하게 아무것도 모른 채 독일 왔구나? 멋있다 - _-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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