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는 조금만 기다려주면 안되니? 내가 지금 한국에서 왔는데, 20시간 비행하고 또 여길 못찾아서 두시간을 헤멨거든. 맥주는 진짜 1분만 후에 마시면 안되니? 꼭 그렇게 맥주를 줘야하는거니....?
내가 기필코 영어공부를 하고야 만다..... 는 다짐을 독일에 와서 하게 된다.... 아이고 염병.... 저 말을 하고 싶었는데 못해서!!!!! 못해서!!!!!!! 체크인 하다말고 탭맥주(=한국의 생맥주 개념) 따라달라는 닝겐한테 맥주 한 잔을 거품 예쁘게 빰빰해서 따라주고 있다....
그렇다, 이 숙소는 1층에서 맥주를 판다. 그것도 굉장히 다양한 종류의 탭맥주와 병맥주, 그리고 간단한 식사까지!
죽을 것 같은 나를 리셉션에 내버려두고 맥주 따르러 갔다. 나는 지성인이다... 지성인이다.... 이런 것에 화내지 말자... 길어야 5분이야.... 그 5분에 나는 죽을 것 같은데요??????
그렇게 잘 기다렸다. 잘 기다린 나에게 그저 감동....
잘 기다리고 내 방에 들어갔더니
헤헤헿........ 아무래도 내 눈앞에 있는 니가 천사같은데.........
촌스럽게 왜 이래요... 같은 침대를 쓴다는 것도 아니고....
10년 전에 호주 여행할 때도 혼숙 많이 했는데, 촌스럽게... '')
한국에서만 없거나 드문 문화, Backpacker Mixed Dormitory
몰카 작작 좀 찍으라 이거에요. 외국 나와서 남자 목소리의 한국어 들리면 짜증부터 난다구....
휴, 고생 좀 하면 어때 ^^.... 4명짜리 도미토리에 저만 여자네요 헤헤헿....
그렇게 스물 두살이라는 ㅋㅋㅋㅋㅋ 헐벗고 다니는 어린이들을 그저 흐뭇하게 바라보며 늙은이는 좀 누워야겠습니다.....
음...? 근데 제 캐리어가 좀 이상한 것 같네요....
설명까지 하긴 너무 어렵고.... 그냥 보고 아시는 분들은 아시고... 모르시면 말구요....
개그하러 독일까지 왔냐 이거에요............... 처음 개시한 캐리어인데.... 휴...
그래도 뭐 캐리어 안부서지고 잘 도착한게 어디냐 싶다며....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당
그렇게 프랑크푸르트에서의 첫 밤을 기절하듯 잠들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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