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먹고 잘 지내 보겠다며 야심차게 마트에서 구입해온게 불과 토요일인데, 주말을 나기에는 종류가 너무 적었다. 독일인들이 항상 먹는 치즈나 햄같은 것들도 좀 구비해놔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햄/치즈가 있을거라고 예상되는 냉장고 앞에서 나는 꽤 당황스러웠다. 이렇게나 많은 햄과 치즈가 인간에게 필요한가... 햄은 뭐 맛이 다른거 나도 알긴 아는데, 저 많은 치즈들이 다 다른 맛을 낸다고...? 어떻게...? 왜??


우선 나는 까막눈이기 때문에 전부 다 사진을 찍어야했다. 아직도! 핸드폰을 개통하지 않았기 때문에 인터넷 연결을 할 수 없고, 집에 와서 뭐가 뭔지 다 찾아야했으니까... 1~2유로여도 괜히 돈 낭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다. 아무렴. 















햄과 치즈를 실컷 봤지만, 아무것도 알아볼 수 있는게 없어서 

파스타면, 라자냐, 통밀식빵만 샀다.




스파게티면 0,49

라자냐 1,45

통밀식빵 1,65

총 €3,59 (약\4700)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이 나를 당황하게 했다. 라자냐 정말 좋아해서 저 안에 만드는 재료가 다 들어있는줄 알고 구입했다. 흔들어봤을 때 뭔가 흔들리는 소리도 났고, 뭔지 전혀 읽을 수는 없었지만 뒤에 파마산 가루 어쩌고가 써져있기도 했고 (요리법 예시쯤되는거였나보다ㅠ)... 그래서 산건데!! 라자냐에 들어가는 그 밀가루부분만 달랑 있었다. 뭔지 찾아봐도 도저히 와닿지가 않는다. 나 화딱지나 죽으라고ㅠㅠㅠㅠㅠ 속에 든거 고기며 소스며 다 사다가는 파산하는거 아닌가... 어쩌지... 이래서 역시 모르는건 그냥 사는게 아니다. 치즈며 햄이며 아낀다고 사진 몽창 찍어오면 뭐하는거냐... 이렇게 뻘짓을 펑펑 하는데ㅠ 그래도 1,45유로라서 정말 다행이었다. 더 비쌌으면 정말 슬펐을거야....  


그리고 집에 와서 찍어온 사진들을 보며 뭔지 찾고 있었는데, 단어 두 개 합쳐서 하나의 긴 단어 만드는게 독일어의 특징이라는거 들어본 적은 있다. 굳이 그렇게 세네단어까지 다 붙여야하는지 나는 잘 모겠지만. Salami는 영어로도 Salami라고. 저는 Salami가 뭔지 모르는데요.... 와인과 진한 양념으로 훈제해서 만든 이탈리아식 소세지(Salami), 포도주와 버섯으로 만든 프랑스식 소세지(Jadwurst), 뭔지 찾아봐도 도저히 와닿지가 않는다. 하나씩 먹어보기엔 게스트하우스 조식으로 먹었던 햄들이 살벌하게 짰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당장은 햄을 사지 않기로 했다. 




그리고 치즈는, 잘 몰라서 그냥 Butterkase 샀다. 고다치즈 이런거 들어는 봤지만 나는 뭐가 뭔지 잘 몰라서; Butter는 Butter니까...? 뭐 치즈는 삭힌; 치즈만 아니면 다 비슷할테니까 (아닐 수도 있음) 무던한 입이 이럴 때 엄청 좋다. 인생의 3복은 막입 막귀 막눈이라고 했다. 나는 막입과; 막귀; 그리고 막눈 보유자라 뭘 먹어도 행복하고 뭘 들어도 그저 좋고 뭘 봐도 즐겁다. 그리고 머리 대면 3분만에 꿀잠자는 유전자도 갖고 있다. 좋은건 다 갖고 있지롱 ;)






어디든 마트든 쇼핑센터든 돈쓰는 장소는 귀신같이 잘 찾아낸다. 지도같은거 없어도 잘 찾는다. 대형마트를 찾게되서 신나게 장을 봤다. 파스타를 식사처럼 먹는다니까 나도 파스타를 만들어봐야겠다! 하면서 이것저것 샀다. 파스타에 토마토를 직접 넣으면 더 맛있다고 언젠가 들은거 같아서 토마토도 종류별로 샀다.


계란과 빵은 아침, 중간에 보이는 딸기 그림과 옆에 요플레같은건 잘생긴 남자가 사길래 따라샀다. 딸기우유와 생크림이었다. 요플레가 아니라 아쉬웠지만, 생크림은 까르보나라 만들 때 잘 사용했다. 저렇게 큰 딸기우유가 600원.



하지만, 독일에서 마트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든 웃길 사진이기도 하다. Ja! 라는 브랜드는 마트 PB상품이라 유난히 더 싸다. 아무리 그렇다해도 계란 열개짜리 €1,19는 대박.




식빵 1,29

방울토마토보다 조금 큰 토마토 500g 1,49 x2

큰 토마토 다섯알 0,99

계란 열개짜리 1,19 x2

딸기우유 0,59

생크림 0,30

Penne 0,49

파스타소스 1,35

TOMATEN 0,39


€10.76 (약\13000)




어제 신세진 것 갚으려고 일반적으로 냉장고에 항상 구비되어있는 계란과 토마토를 더 사기로 하고 마트에 가기도 한거였다. 마트에서 직접 가격을 보니 토마토와 계란이 너무 저렴해서 별 의미없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무겁게 짊어지고 왔으니 각자 냉장고에 반씩 넣어놨다. (이런거 좋아함)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