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딥펜을 계속 써보고는 싶었는데, 나는 심각한 가격비교 중증이라... 브라우스 닙은 얼마야? 하면 응 얼마부터 얼마까지 있어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가격 비교만 엄청나게 하다가 한국을 떠나게 됐다. 그리고 가진 유로를 다 털릴까봐, 독일 온지 한달간 문구점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고...


독일 문구류가 유명한건 좋지만 그건 비싸다고, 대부분은 정말 구리니까 가급적 한국에서 펜 많이 사가라길래 하이테크 수십자루를 가져왔다. (남의 말은 반만 믿읍시다... 여기 저가펜들 다 살벌하게 좋아요ㅠ) 원래 쓰던 만년필도 있으니 굳이 필기구가 더 필요하지도 않아서 안갔었는데, 시내에서 무료 와이파이 되는 곳 중 한 곳을 구경하다보니 문구코너가 있었다.


들어본 적은 없는 브랜드지만, 펜대와 닙 6개 세트 다 합쳐서 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팔고 있길래 샀다. 펜대의 색상이 여러개였는데, 좀 쌍큼하게 노란색으로 샀다. 다음에는 녹색을 살까, 파란색을 살까?



매일 수고해주시는 킹스맨 만년필과, 내 첫 만년필. 

이제는 친구가 된 딥펜닙과 함께 첫 기념사진!




그리고는 하루종일 글씨 연습을 했다. 다른 사람들 글씨 쓴거 보니까 애국가를 많이 쓰길래 따라 쓰다가, 해물 스파게티가 먹고 싶어졌다. 의식의 흐름... 이 오늘도 열일해주고 있다. 매일매일 열일한다. 이런거 즐겁다. 해물스파게티 다음에 공간이 있었다면, 나는 피자를 썼을 것이다. 그냥 뭔가 느낌이 그렇다.


독일어는 이히리베디히만 알고 와서;(그마저도 발음 다 틀린거라는게 함정) 아동 수준의 독일어를 배우고 있는지라 요즘의 삶은 말 처음 배우는 두 살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처음 써본 딥펜이라 그런지 글씨가 잘 안써져서 한글을 처음 쓰는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했다. 모국어가 낯설다니.. 다소 사치스러웠다 ㅋㅋ;; 외국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농담인듯 너무나 진담처럼 하는 말 중 하나는, 외국에 오래살게 될 수록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0개에 수렴하게 된다는 말이다. 한국어 거의 안써서 말하는거 많이 까먹고, 그 나라에 살아야하니까 그 나라의 언어를 하기는 하는데 굉장히 쉬운 단어만 겨우 하는 수준, 그리고 유럽어권의 언어를 배우면 영어가 혼란스러워지니까. 결과적으로 세 언어 다 상태가 몹시 이상해진다는ㅠ 처음에 무슨 그런 병신같은 소리가 다 있냐고, 나는 독어도 영어도 같이 공부할껀데? 했던 한달 전의 나를 몹시 비웃을 때가 왔다. 요즘의 내가 그렇다. 내 영어에 독어 단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독어가 유창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잘 하지도 못하는 영어인데 이마저도 여기서 더 못하게 된다면, 빠밤- 벙! 어! 리!





(누르시면 재생됩니다. 혹시 아직 한 번도 못들어보신 분은 가사 들으면서 한번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노래를 듣고 혼자 자주 울던 20대의 나, 지금은 좀 무뎌졌는지 이래저래 그냥 찡한 정도?

뭐 굳이 얼굴은 뭐하러 보나.. 괜히 집중 안될텐데; 싶어서 작게 올립니다 ㅋㅋㅋ

- 누르니까 유투브가 뜨네요;; 이 안에서 재생되는거 할 줄 몰라서ㅠㅠㅠ 다른 페이지에 띄워놓고 제 블로그에 계세요!!! ㅋㅋㅋ)


그래도 좀 쓰다보니 손에 익어서 잘 써지길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가사도 한번 주욱 적어봤다. 이수영의 첫 리메이크로 꽤 유명해지고, 이제는 아이유 버전으로 아마 가장 많이 재생되겠지만, 나는 원래 원곡만 듣는다. 유명한 노래는 제발 리메이크 아무도 안했으면... 그런데 유명하지 않은 노래를 굳이 리메이크하는 바보는 없겠지. 근데 내가 좋아하는 콘서트 다녀온 일디보는 유명한 곡들을 리메이크해서 많이 부른다. 그래도 너무 좋다. 잘생겼으니까!! 리메이크는 잘생긴 사람만 하는걸로... 난는 여자가수에게 조금 야박하다. 



앞으로 잉크도 사고 뭐도 사고 또 혼자 나와 놀게 될 일이 많아지겠구나. 지금도 충분히 혼자 잘 노는데... 말을 해야하는데... 타이핑만 치고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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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있을 때도 특별 소인들이 마냥 좋았다. 특별 소인은 창구에서만 찍을 수 있고, 취급하는 우체국이 많지 않기 때문에 시간과 노력을 들여서 나를 위해 이렇게나 신경써준다고 생각되서 좋았다. 나도 웬만하면 우편물을 보낼 때 특별소인을 꼭 찍어서 보내려고 했었다. 운이 좋게도, 대전에 살 때는 충청지방우정청이 가까웠고, 부모님 집에 살 때도 근처 우체국이 기념인 취급우체국이었다. 초일에 새 기념인을 찍는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모른다. 그렇게 취미를 수집하는게 취미인 내 취미가 하나 또 쌓였다. 


독일에서, 어쩌면 너무 쉽게 특별우표 판매처를 찾게 되었다. 심지어 두 곳이나!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특별우표 판매처에서 기념인을 같이 프린트한 우표가 있다는걸 알게 됐다. 이 분께 정말 감사하다. 알려주지 않으셨다면 아마 지금도 이런게 존재한다는거 자체를 몰랐을테니까. 다음에 프랑크푸르트 갈 때 또 한국우표 미니시트 작은거 하나 가지고 가야지-



프랑크푸르트에서 사온 기념인이 프린트된 우표 두 장.




기념인이 인쇄된 우표와 기념인 없는 일반 특별우표. 일반 특별우표라니 이게 또 무슨 말인지.. 

기념인 찍힌 우표는 특별특별우표인가ㅋㅋ;; (독일 개그에 물들고 있다)





여기도 특별우표 판매창구니까 저런 형식의 우표를 팔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독어 배운지 3주차. 아직 스피킹은 너무 당연히 힘들다. 겨우 한 문장 어찌 말한다 해도 상대방이 엄청 빠른 독어로 응대하면 아... 미안해.... 못알아먹겠다 니 말... 이렇게 답해줄 수 없으니ㅠ 뭔가를 독어로 물어보기가 아직은 거의 불가능하다. 그래서 프랑크푸르트에서 사온 우표를 갖고 갔다. 이 우표를 내밀면서 이런거 있냐고 했더니 너무 간단하게 있다고. 당연한걸 왜 물어보지... 하는 표정이었다.


아래의 우표들은 올 5월 발매된 새우표이고, 5월 4일에 프랑크푸르트에서 샀던 새 우표들이다.

한두장씩은 이미 사용해서 남은 우표들은 세 장씩-




그리고 그 우표들의 기념인이 찍힌 우표. 굳이 설명이 필요한가?





한국에 있을 때도 체인카드를 너무 해보고 싶었는데, 국내 유저들끼리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못했다. 외국 체인카드는 짧아야 두달이니까 나는 못하겠구나... 싶었었다. 그리고는 독일에 와서 체인카드 신청을 마구 ㅋㅋㅋ 래봐야 아직은 달랑 두개.. 주제에 맞춰서 우표를 찾아야하다보니 이게 신청한다고 다 되는게 아니다ㅠ 교통수단에 대한 체인카드가 있길래 혹시...? 하면서 우체국에 갔다. 감사하게도 Classic car 우표가 남아있었다. 심지어 기념인이 인쇄된 채로!!!!





그리고는 이거도 사왔다. 작년 발행인데 아직 있는거 보면 몇 장 안남은거 같아서... 카툰 체인카드도 신청해볼까 싶어서 우선 사고 본다.

체인카드 아니어도 이런 소형시트 우표는 언제나 환영ㅠ 통장은 박살






프랑크푸르트에서 우연히 특별우표 판매처를 발견하게 되서 너무 기쁘고 감사했다. 그리고는 내가 다른 도시 어디 있는지 궁금해하니까 처음에는 도이체 포스트 웹사이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어~ 하더니 내가 나 독어 거의 몰라서.. 라고 말했더니, 두꺼운 PhilatelieShop 안내책자를 펼쳐서 이 도시들에 있다고 보여주셨다. 아 이거 인터넷 페이지를 알면 너무 좋겠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내가 복사해줄께! 라면서 두꺼운 안내책자를 들고 가셨다. 그리고는 복사해주셨는데, 제대로 안봤다. 이 PhilatelieShop들 따라서 독일 전국 여행하고 싶을까봐ㅠ 감사하다는 말만 하고 얼른 넣었다.




신기하게도, 만하임에서도 PhilatelieShop을 찾았다. 프랑크푸르트는 얻어걸린거라면; 이건 찾은게 맞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이 작은 도시 규모에 비하면 시내에 꽤 큰 쇼핑센터가 있는데, 그 바로 옆에 우체국이 있다. 별로 커보이지도 않고, 장보러 그 쇼핑센터를 3주간 들락날락했으면서 그 우체국에 들어갈 생각을 안했다. 그리고는 오늘! 정말 우연히, 우체국 규모 좀 볼까~? 하면서 들어간걸로 기억한다. 그리고는 뜨어어어어.... 뭔데... 왜 이렇게 큰데... 그리고 보이는 특별우표 판매창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여기에 특별우표 판매창구가 있는거야??? 수호천사님, 지금은 쉬셔도 되는데...


학원에서 대형마트로 가는 길 방향에 있는 우체국. 3주간 거의 매일 여기를 지나다녔는데, 우체국이 있네~ 하고 지나쳤다. 이렇게 보면 안의 규모가 전혀 예측이 안된다. 너무 당연한 것이.. 여긴 뒷문이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집 - 학원 - 마트 - 집의 방향으로 가서 항상 한 방향으로만 다녔다. 그래서 거꾸로 가는 방향, 그러니까 집에서 마트를 바로 갔을 때의 큰 우체국 정문을 못본 ㅋㅋㅋㅋㅋㅋ 아래 사진이 내가 항상 보던 응~ 우체국이 있네~ 하고 지나다니게 만든 뒷문





들어가는 입구에는 우표 자동판매기가 있다. 혹시라도 이걸 도전해보지는 말길 바란다. 한국식으로 얘기하면 "증지"가 나온다. "우표"가 아니라. 증지는 우표가 아니야... 감히 증지 나부랭이가!!! 어디서 우표인 척을!!! 용서하지 않겠다.... 근데 독일인들 이거 정말 많이 이용한다. 막 줄 엄청 길게 서있기도 해서 나는 조금 당황스럽다. 이게 특별히 가격이 저렴한게 아닌데 대체 왜???? 언젠가 독어를 지금보다는 아주 조금 더 구사할 수 있게 되면, 꼭 물어보고 싶다.





너무 당연하게, 동네!!에서 PhilatelieShop을 발견?한 기념으로 달랑 한 장밖에 안남은 맥주우표 시트를 샀다. 다들 맥주우표를 제일 궁금해해서 맥주우표를 주로 쓰다보니 딱 한 개 남았다. 프랑크푸르트에 공연보러 갔을 때 독일버스회사놈들이 한시간이나 늦게 오지 않았어도 PhilatelieShop에 들렀을텐데ㅠㅠㅠ 언제 또 프랑크푸르트를 가서 맥주우표를 사오나... 하면서 아쉬워하기만 했는데, 이렇게 근처에 있다니... 이렇게 근처에 있는데도 몰랐다니!!!! 눈 좀 뜨고 다녀라!!!!




6월 새 우표가 발행되는 날 일주일 전, 집에서 15분 거리의 PhilatelieShop이 있다는걸 알게 되서 기쁜 마음에 하나 훅훅 써봤다. 그러면서 특별우표 판매처가 독일 전국 어디에 있는지 지도와 함께 보면서, 다음에 어떤 도시로 이사를 하든, 이 26개 도시 안에서만 움직이기로 했다. 이건 내가 우표를 사기 위한 것도 있지만, 더 잘 생각해보면 우체국이 큰 도시는 도시 규모가 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좀 구차했나, 꽃 중의 꽃 자기합리화-




아참, 독일은 실용!적인 나라답게 우체국에 포장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칼 테이프 일절 없다. 매직도 없고 딱 볼펜만 있다. 그리고 한쪽 벽에 엄청 다양한 종류의 포장 테이프 칼 가위 매직 ㅋㅋㅋㅋ을 판다. 너무 다양하게 파니까 좀 얄밉긴 한데, 이런거 다 제공하면서 우편요금이 올라가는 것보다 이게 훨씬 낫다. 한국은 그 저렴한 우편요금에도 칼이며 매직이며 온갖거 다 있는데 역시 민영화는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구나 싶기도 하고. 한국 우체국도 계속 민영화하려고 수쓰고 있던데, 제발 실권자들은 개떡같은 생각 좀 안했으면 좋겠다. 민영은 택배회사 많은데 굳이 우체국을 왜 민영화하겠다는건지. 돈의 노예들. 누구나 돈을 좋아하지만 누구를 좆되게 만들면서까지 돈을 좇으면 그건 정말 개새끼다. ㅅㅁ교회 장로님 개새끼..




집 - 학원 - 마트 - 집의 방향으로만 항상 다녀서 이 우체국이 얼마나 큰지 전혀 모르고 다녔었는데, 우연히 들어가보고 큰데다가 특별우표까지 판매한다는걸 알게되서 급하게 집에 다시 갔다. 보낼 우편물들 써둔거 몽창 가지고 나왔다. 근데.... 학원에서 마트로 가는 방향이 아니라 집에서 마트로 가는 방향이라 길을 못찾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길치의 삶... 엽서 몇 개 더 쓰고 온다고 문닫는 시간 거의 다 되서 도착할 것 같아서 불안불안했는데ㅠㅠㅠㅠㅠㅠ



6:37에 도착. 문 닫았다........... 길치로 사는건 힘든 일이다. 그래도 동네에서 쉽게 특별우표 살 수 있으니까 그저 기쁘다 XD


이틀 전의 우표 카테고리까지 만들려던건 아니었는데... 에 이어서 만년필(Füllfederhalter) 카테고리까지 만들려던건 아니었다. 만년필을 독어로 발음할 수도 없는데... 움라우트 너무 어렵다ㅠ 그런데 만들지 않을 수 없었던 일이 생겨서 만들었다. 이미 한국에도 지워지는 펜이라는게 존재하는데, 그게 만년필도 가능하다는걸 알게 되서 나는 엄청 놀랐다. 만년필의 잉크가 지워지다니? 이게 무슨 소린지 대체... 특이하게도 파란색 잉크만 된다고 한다. 이건 분명 어딘가 사기가 있을거야... 하고 구글을 검색한다. 원리가 나왔다...!!! 화학이야... 나는 내 전공을 취미로서 너무 좋아한다. 요리에도 화학이 필요하고, 만년필의 잉크에도 화학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로서도 좋아했다. 매일 실험을 하면서 뭔가 조금씩 바꿔가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건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화학회사들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덕분에 이렇게 독일까지 와있지만. 감사합니다 ;)


영문 위키피디아에는 잉크지우개에 대한 항목이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Ink_eraser 그 항목 중, 내가 필요한 부분. 그냥 잉크라고 하지 않는구나. Chemical ink!!! 내 전공에 대한 자부심이 또 쑥쑥 커진다. 화학 회사분들도 저를 좀 좋아해주셨으면... 독일에 화학회사 많으니까 어디 제 자리 하나만 좀...




세상에... 또 독일에서 제일 먼저 만든거라고? 이 나라를 어떻게 안좋아할 수 있을까. 직접 글씨쓰는걸 좋아하는 내게, 만년필과 잉크는 정말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혼자 사각거리면서 만년필로 글씨를 쓰다보면 세상근심 다 잊고 혼자만의 시간을 잘 즐길 수 있었으니. 당연하게도, 잉크를 지우는게 아니다! 그럼 그렇지, 잉크를 어떻게 지운단 말인가? 이건 화학에 대한 모독이야!!! 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렴, 지우는게 아니라 그냥 안보여지게 만들뿐이라고. 파란색만 작동되는건, 파란색을 나타내는 분자구조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잉크지우개를 통해서 지웠어도 다시 보이게도 할 수 있다고 ;) 이것이 화학입니다! 자부심 쩌는 내 전공. 마지막 줄에 파란색 잉크만 작동된다고 되어있다. 검은 잉크에 시도하면, 갈색이 살짝 남게 된다고. 휴- 파란색 분자 구조 확인하러 가야지, 유후- 이런게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화학과 졸업해서 뭐해? 백수한다, 왜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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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이다. 우표 카테고리까지 만들 생각은 없었다. 독일 우체국 사이트에 가면 지금 판매중인 모든 우표를 다 볼 수 있게 굉장히 잘 해두었지만, 독어를 모르면 우선 두려우니까.. 나도 그랬고. 그리고 생각보다 이런저런 검색어로 많이 들어온다는걸 확인하게 됐고, 독일 우체국의 키워드도 항상 상위권에 있어서 카테고리를 따로 만들어봤다. 내가 갖고 있는 독일 우표를 궁금해할 사람들에게는 이 포스트 링크를 바로 줘도 되고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하다. 한국의 누군가에게 뭘 보내려하는데, 가급적 받고 싶은 우표로 받는게 서로에게 좋으니까-)


혹시 독일 우체국 우표판매 페이지에서 직접 보실분은 여기서 보시면 됩니다. 왼쪽 카테고리를 차례로 누르면 현재 판매 우표 전부 다 보실 수 있어요! https://www.efiliale.de/briefversand/klassische-briefmarke 제가 못찾는 걸수도 있지만, 영문페이지 그런건 없어요...



원래 한국에서도 소소하게 우표수집을 해왔기 때문에, 한국에서도 우표를 이렇게 정리해두긴 했었다. 방정리 책정리 아무것도 안하면서 우표만 한다. 이유는 모르겠다. 돈과 직결되서 그런가...



우표는 크게 두 파일로 정리한다. 현재 보유분량을 나타내야하는 엑셀파일, 우표 모양을 바로 볼 수 있는 우표 그림들 다 갖다붙인 파일. 엑셀파일은 곱하기와 더하기 수식 정도는 쓴다. 얼마짜리 우표를 몇 장 가지고 있고, 내가 가진 우표는 총 얼만큼의 돈인가. 요즘 우편 좀 보내서 우표 좀 썼는데... 여전히 100유로 이상 보유하고 있다. 아무렴... 






이렇게 진한 선으로 사용하지는 않는데, 그림 파일로 변환다보니 좀 디테일이 구려졌다. 멋쟁이는 디테일이 생명이랬는데.. 나는 멋쟁이가 아니니까 괜찮아... 등대우표, 맥주순수령 500주년 우표, 112 몇주년 기념 우표, 엄청 유명한 사람들 추모우표-


첫번째 캡쳐의 우표들도 다 엄청 좋아하지만, 두번째 이 부분에 내가 뻐렁치게 좋아하는 우표들이 많다. 특히 Fahrenheit 300주년은 색감이 예술이다. 이렇게 작은걸로 보니까 별 감흥이 없어서 속상하다. 독일의 몇몇 관광도시들로 만든 우표들은 저 도시에 직접 가서 저 도시 소인들로 소박한 맥시카드를 만들어보고도 싶다. 소박한 맥시카드라니, 청순하고 섹시한 여자가 이상형 뭐 이런건가.. LEIPZIG 1000년! 기념 우표 디자인 깔끔하고 정말 까리하다. 독일어에 I가 많이 들어가는데, 그걸 저렇게 별거 아닌 듯 엄청 멋쁨터지게 디자인해낼 수 있다는 것도 창의성이고 능력이겠지. LEIPZIG 1000년! 기념 우표LEIPZIG에 가서 도시 소인과 함께 소박한 맥시카드;를 완성하고 싶다. 


대충 보고 저 금박 우표는 비잔틴 1200주년인가봐!! 했는데, 아니라는게 조금 속상하지만 우표는 살벌하게 까리하다. 특정 교구가 1200주년이 되었다고 한다. 특정교구의 이름이 Bistum Hildesheim, 당황스럽지만 당황하지 않은 척 해야한다.. 우표가 예뻐서 정말 다행이야..



그리고 세번째 페이지도 물론 있지만, 페이지가 채워지지 않았으므로- 페이지가 채워지면 이 카테고리의 두 번째 포스팅이 올라오겠죠. 너무 가까운 미래는 아니길 바라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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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대부분의 은행들은 계좌 보관료가 있다. 아 뭐래... 내 돈을 은행에 넣어만 두는데도 돈을 내야한다고??? 내야합니다. 은행마다 현재의 신분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고 알고는 있었다. 그래서 학원 선생님 몇에게 물어보니 Deutsche Bank가 제일 낫지 않을까? 물론 나는 그 은행 겁나 싫어해- 이런 소리나 하고ㅠㅋㅋㅋ 젊은 선생님에게 물어보니 나는 Sparkasse 쓰는데, 뭐 특별히 좋은건 없어- 네... 제가 직접 다녀보겠습니다...


먼저 Deutsche Bank에 갔다. 두려워하면서 더듬더듬 Termin... 하고 말끝을 흐리니까 영어는 할 수 있니?라고 묻는다. 물론, 영어할 수 있어? 로 물어본거지만, 내가 받아들이기는 영어"는" 할 수 있니? 였다. 그럼! 영어는 할 수 있어!!! 하고 은행 계좌를 열고 싶다. 했더니 너 학생이니? 아니.. 지금은 독일어 어학원 다니고 있어. 라고 대답하니까 한달에 5유로씩 계좌보관료를 내야하고, 정식 학생;이 되면 계좌보관료가 없게 전환해준다고. 크엉... 5유로면 한달에 6500원씩 떼간다는건데. 아 너무해ㅠㅠㅠ 뭐 그래도 아쉬운건 나니까. 그래 나 안멜둥 서류랑 여권이랑 다 가져왔어, 내일 예약할 수 있어? 라고 물었더니 오늘은 월요일인데! 이번주는 예약이 전부 다 잡혀있어서 다음주로 해야한다고. 와... 그래... 근데 또 다음주 월요일은 공휴일이래!!! 아이고 ㅁ;ㅇ니라먼ㅇㄹ;ㅏㅇ ㄻㅇㄴ ㅁㄴ링ㅁ날;ㅇ 러ㅏㅇ ㅊㄹ ㅁ 그래... 화요일... 그래... 그리고는 이런 예약종이를 받았다. 




그리고는 혹시 니가 예약시간을 변경하거나 취소하려고 하면 꼭 전화를 해달라고. 저는 아직 전화기가 없는데....... 뭐 별 일 있겠나요...





아직 이 도시 적응중이라 시내를 돌아다녔다. 돌아다니다가 젊은 선생님이 쓴다고 했던 Sparkasse가 보였다. 여기가 계좌 보관료가 조금 더 싸면 여기서 계좌 열어야지! 하면서 은행에 들어갔는데, Deutsche Bank와 완전 다른 분위기. Deutsche Bank가 한국의 일반적인 은행에 가까웠다면, Sparkasse는 일반 은행의 VIP 창구같은 느낌? 서서 업무를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모두 다 넓은 개별 공간에서 개인 데스크에서 일을 하고 있었다. 나는 그냥 계좌보관료만 물어보고 싶어서 인포메이션에 계좌 수수료를 물었더니, 우리 직원이 안내해줄꺼야- 라는 말과 함께 어떤 직원에게 인계되었다.



하...이.... 정말 다행히도 유창하지는 않았지만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었고, 나도 유창하지 않으니 서로가 유창하지 않다는건 몹시 좋았다. 앉자마자 계좌 보관료를 묻는건 너무 없어보이니까ㅠ 이런저런 설명을 들은 후에 물어봤다. 많이들 궁금해하는건지 이미 인쇄된 것이 있었다. 사용할 때마다 수수료가 붙긴 하지만 계좌 보관료가 없는 계좌도 있단다. 혹시 내가 잘못 이해한걸까봐 몇번이고 다시 물었다. 돈 안내는거 맞지? 맞지??? 맞다고 두 번 대답해주고는 세 번은 묻지 않았다.


독일에서는 예약없이는 아무 행정처리도 못한다고 알고 있는데, 심지어 병원도 예약해야해서 아파 죽을것 같아도 내일 예약을 잡고 그래야한다고 알고 있는데, 나는 어째서 예약없이 거주자등록도 계좌 개설도 다 되는거지. 다 나의 수호천사님이 열일해주고 계시기 때문인 것 같다. 집 구한 후에 쉬시라고 했는데도 이렇게 저를 생각해주시고.. 어디로 어떻게 답례를 해야할지.. 독일로 한번 놀러와주세요, 제가 맥주를 사겠습니다. 무튼 그렇게 계좌 개설이 순조롭게 되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한국인이면 TIN이 필요하다고 한다. TIN이 뭔데... Tax Identification Number???? 저는 그런게 없는데요???? 모든 한국인은 이게 다 있다는데? 라고 하는데 그럴리가 없잖아. 세금 내는 번호가 한국인에게 다 있다고? 나는 한국에서 세금 낸 기록이 거의 없는데, 혹시 계좌 개설에 문제가 생긴걸 수도 있어서 조금 겁이 났다. 이렇게 주구장창 장기 백수로 지내온 한국에서의 내 비루한 인생이 독일에서의 삶도 태클을 거는구나ㅠ 휴.. 싶었다. 그리고는 동료에게 물어본다고 전화를 몇 번 하고는 어떤 안내문을 뽑는다.






이 안내문 보고서는 어이가 없어서... 주민등록번호가 영어로 Tax Identification Number라니 ㅋㅋㅋ 영어인척 하지 마시라구요... 영어는 Social Security number라고... 내가 어이없어하면서 저기 안내된 칸에 내 주민번호를 차곡차곡 쓰니, 이렇게 긴걸 외워??? 하길래 응 그냥 앞은 내 생일이고, 한국에선 이 번호가 정말 중요해서 대부분 자기 번호는 다 외우고 있어. 이 번호인줄 알았더라면 네가 덜 고생을 했을텐데, 내가 이걸 TIN이라고 부르는 줄 몰랐네. 라고 했더니 자기도 한국인은 처음이라 이 문서가 없었다고 걱정하게 해서 미안하다고 한다. 걱정한거 보였나봐... 그렇게 계좌를 열 수 있게 되고, 엄청난 양의 문서;를 계속 프린트한다. 저게 다 뭔데? 하니까 응, 내가 한 장 보관하고 너한테 한 부 줄거야. 하길래 그걸 물은게 아니지만 뭐.. 그리고는 마치 출국할 때 공항에서 면세점 픽업하면서 싸인회를 할 때처럼, 수없이 싸인을 했다. 너무 많아서 내가 아직도 남았어? 하니까 응, 독일인들은 그렇잖아- 뭐야.. 당신도 독일인이잖아ㅠㅋㅋㅋ 그렇게 많이 싸인을 하고 나도 받은 문서들.




영어 버전따윈 없ㅋ엉ㅋ 독일에 왔으니까 독어로 된 문서 더미를 받거라!!!




독일에서 문서를 보관하는건 중요하단다. 이 보관함을 같이 줄께! 여기에 보관해둬! 라면서 준 은행 파일. 그리고 독일의 은행은 내 계좌를 열어준 사람이 내 담당이 되니 명함을 꼭 챙겨두는게 좋다는 팁을 읽었던 기억이 있어서 명함을 챙기려하니 저기에 딱 꽂아준다. 원래 그런 용도로 나온 듯

 




내가 또 막 신나하면서 받으니까, 뭘 더 줘야하지? 하면서 꺼내준 것. Kontoauszüge.

한국의 은행과 달리 독일 은행은 실물 통장이 없다. 그래서 특정 기간에 한번씩 은행에 들려서 거래내역을 뽑아가야한다. 은행 웹사이트에서 PDF로도 받을 수 있다는데, 아직까지 독일인들은 직접 은행에 들리는걸 더 선호한다고 한다. 이걸 안하면, 은행에서 그 거래내역을 뽑아서 집주소로 우편을 보내는데, 이 발송비용을 계좌에서 빼간다. 많은 돈은 아니겠지만 그래도 푼돈이라도 아껴야하니까 잘 챙겨야지. 그리고 카드 받은 후에 카드를 분실하게 되면 꼭 저기 적힌 번호로 연락해야한다고 신신당부를 한다. 거의 한시간 넘게 계좌 개설하는 작업;을 했다. 이렇게나 한 사람에게 할당된 시간이 많으니 당장 예약하기가 어려운거구나... 독일은행은 예약없이는 업무가 거의 어렵다던데, 오늘 바로 계좌 열게되서 너무 다행이야! 했더니, 원래 이 시간에 예약해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안온거라고. Lucky!! 라고 얘기한다. 세상에, 또 Lucky야? 


그리고는 독일어 공부 열심히 해서 다음에 볼 때는 독일어로 대화하자! 라고 하길래 순간 괜히 찡해져서 막 그 당시 내 기분을 독일어로 말해주고 싶은데, 나는 독일어를 할 줄 아는게 안녕 고마워 다시 봐 이런거밖에 없고... 휴... 벙어리의 심정이란 이런걸까. 너무너무 고맙다는 말은 겨우 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예약 하나도 없이 거주자등록한 날에 계좌까지 열게 된, 엄청나게 운 좋은 독일 행정처리들이었다. 당분간 공식?업무들은 없으니 이 두 개로 이미 나는 다 이룬 느낌.


(글 순서가 뒤죽박죽이다. 왜 이거 쓰는걸 까먹었지ㅠ 이유는 알고 있다. 돈 쓴걸 쓰는게 재밌으니까....ㅋㅋ)


Bürgeramt(줄여서 암트로 보통 말한다. 한국에는 이것만 하는 곳은 없어서 뭔가 어렵지만, 영어로 Citizens Registration Office)에 Anmeldung(거주자등록)을 하러 갔다. 예약없이는 아무것도 안된다고 들었지만, 그것도 대도시의 얘기인지 내가 있는 동네에서는 딱히 예약이 필요 없었다. 암트에 도착한게 9시 조금 넘은 시간이었고, Anmeldung을 하러 왔다고 하니 여권 가져왔니? 서류 작성해왔니? 집 계약서 가져왔니?를 물어봤고 응! 응! 응! 이라고 대답했다. 한국의 흔한 대기표처럼 생긴 것을 줬고, 대기인수는 서른명쯤. 서른명이면 한시간쯤 걸리려나... 그래도 오늘 바로 되니까 다행이네... 라고 생각했다. 까막눈이라 무슨 뜻인지 하나도 모르지만, 대기표에 적힌 10 Min. 설마 10분 걸린다는건가... 그럴리가... 10분이 채 안되서 내 차례가 왔다. 독일어가 전혀 안되니까 당연히 학원 선생님이 같이가주셨다. 혼자 수업들으니 이런게 될지도. 


암트까지 오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면서 왔고, 선생님이 생각;한 것보다 내가 독일어를 조금 더 안다고 생각했는지 암트에 앉아서 계속 이런저런 단어들을 서로 묻고 대답하고 했다. 내 차례가 됐고, 게르만족은 아닌 공무원이 내 서류를 검토하고 있었다. 담당자의 이름에 움라우트가 있어서 이건 어떻게 발음하냐고 손짓하니, 선생님이 "아마 전형적인 독일사람 이름은 아닌 것 같아"라고 말해서 나는 순간 엄청 놀랬다. 한국에서라면 이런 말은 분명히 굉장한 실례이고 무례일텐데 독일은 이민자 국가라서 이런 얘기가 괜찮은가보다. 담당 공무원은 직접 터키 이름이라고 말해줬고, 터키 말로 "Black Eyes"라는 뜻이라고 해줬다. 그러면서 본인의 까만 눈동자를 손으로 가리켰다. 나도 내 눈을 가리키면서 나도! 라고 했다. 



인터넷에서 많이 접해왔던 불친절하고 깐깐하고 등등의 암트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였다. 이민자로 살면서 공무원까지 되기는 상당히 어려웠을텐데, 한달도 채 안되었지만 독일에서 지내보니 게르만족의 독일인보다 이민자들이 더 친절한 느낌이 있다. 그들도 처음에 독일에 와서 고생하고 그랬을 때가 생각나는거려나- 무튼 그렇게 예약도 없이 방문했던 암트에서 30분도 걸리지 않아서 Anmeldung이 끝났다. 이게 정말 끝이야? 라고 "Black Eyes"에게 물었고, 응 다 했어! 라는 답을 들었다.








작은 종이는 대기표, 큰 종이는 내가 작성한 서류의 뒤에 붙어있던 종이. 첫번째 종이는 안멜둥에 필요한 정보들을 빼곡히 기입했는데, 붙어있는 종이(첫번째 종이에 씌여진 부분이 따라써지는 그 형식의 서류이다)에 이미 이런 개인정보 보호 처리가 되어있는지는 몰랐다. 내가 기입한 첫번째 종이는 암트에서 가져가고, 이 종이를 확인증으로 받았다.

독일은 마트에서 장보는 가격과 영양제 등은 정말 저렴하지만,

집값이 가장 큰 부분이고 가장 부담인 것 같다.


나처럼 독일어를 하나도 못하는데다(무슨 생각으로 독일까지 온걸까...), 학생도 아니고 직업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상황이라면 더더욱 어렵고 부담된다. 하지만 괜찮다. 이러려고 학원을 등록한건 아니지만, 학원에 등록하러 가면서 집을 물어봤더니, 하나 남았다고 하는데, 몹시 비쌌다. 하지만 집이 후지고 비싼게 아니라, 집이 굉장히 좋고 비싸기 때문에, 지금은 그 집을 계약해서 살고 있다. 감사하게도 언제든 더 싼 방을 구하면 나가도 된다고 해서, (집값 이외의 다른) 큰 부담은 없이 살고 있다.





우선 독일은 집이 비싸서 그런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는 아직 모르지만, 집 전체를 혼자 쓰는 것보다 한 집에서 여럿이 쓰는 것이 꽤 일반적이다. (WG - Wohnegemeinschaft) 학생뿐 아니라 직장인들도 이렇게 많이 하는듯 하다. 그걸 찾는 아마 가장 유명한 사이트. 영어지원도 되니 정말 감사한 마음으로, 매일 열심히 검색해보고 있다. http://www.wg-gesucht.de/




나처럼 독일의 거주문화에 대해 하나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Miete : 월세라고 생각하면 된다. 그런데 한국에서도 월세가 관리비 포함이 있고, 관리비 별도가 있고, 관리비는 포함인데 전기세는 따로 내고 그런게 복잡했다. 독일도 똑같다.


Kaltmiete 

KM

 관리비는 포함되지 않은 임대료만

 Warmmiete

 WM

 관리비가 포함된 임대료

 Nebenkosten

 NK

 리비 (건물관리비, 난방비, 쓰레기수거비)


특히 쓰레기 수거 관련해서 꽤 자주 클레임이 들어온다고 한다, 내게도 이거 주의해달라고 했다. (한국에서 이미 분리수거를 하던터라 크게 복잡하진 않았지만, 여기서 나누는 기준이 한국과 조금 달라서 아직은 헤메고 있다. 그리고 꽤 많은 나라들이 분리수거를 하지 않는다는걸 새삼느낀게, 같이 사는 중국인들이 분리수거를 너무 귀찮아한다. 그래도 하긴 하고 있다.) 관리비 비포함 사항은 전기세, 인터넷 정도.


보증금은 보통 3개월치 KM(3Monatsmiete Kaution = 3MM Kautoin)을 미리 내는게 관례라고 한다. 나가기 두 달 전에 얘기하는 것도 관례니, 나처럼 짧게 사는 사람들은 조금 어려운 부분이 많을 것 같다. 




내 계약서를 보면, 이렇게 나와있다. 독일어를 하나도 못하는데, 독일어로만 적혀있는 계약서에 겁도 없이 싸인하고.... 뭐... 그래도 학원 원장인데 사기를 치겠냐며...

1 Zimmer mit Einrichtung, 1 Küche mit Einrichtung (Mitbenutzung), 1 Bad (Mitbenutzung), 1 Flur


영어로는 이렇다. (이 글을 쓰는 지금에야 찾아봄 ㅋㅋ;;)

1 room with Equipment, 1 Kitchen with Equipment (Co-use), 1 Bathroom (Co-use), 1 Corridor




지금 살고 있는 이 집이 조금 비싸서, 다른 집들을 알아봐야했다.
다들 간단히 어떻게 표현하는지 알아야했다.


1Z. - 1 Zimmerwohnung 방 1개 짜리집 (한국식 원룸)


Küche 

 K

부엌 

Flur

 F

복도 

 Bad+WC

 

욕실+화장




욕실/화장실은 한국도 그렇듯이 종류가 여러개이다


욕조가 있는 욕실

Bad(Wanne) 

 샤워부스만 있는 욕실 

Bad(Dusche) 

손님화장실 

Gäste WC 

 

 

이 정도면 어느정도 집 구할 때 알아야할 단어들은 대충 정리된 것 같다


발음은 알아서 찾아주세요............ '미ㅌ'라고 쓸 수도 있었지만, 그게 또 장음인 '미-ㅌ'라서 직접 한번씩 독일어사전에서 발음 들으시는게 나을거라서 굳이 발음은 기입하지 않았습니다 :)



ps.


독일에서 부동산을 통해 집을 구하는 것도 알아봤다. 하지만, 고정수입이 없거나 재정보증인이 없으면 거의 불가능하고, 우선 부동산에 매물로 나와있는 집들은 당장 입주 가능한 집들이 아니다. 한국과 몹시 다르다. 보통 1~2개월 후에 입주 가능한 집들이 부동산에 나와있다. 부동산이나 주택협동조합이나 기본적으로 3개월의 Kündigung이(해약고지 의무기간) 있다. 


내가 더 놀란 것은 복비였다. 지역마다 아주 조금의 차이가 있다고는 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두달치 월세라고 한다. 이곳의 방값을 감안했을 때 두 달치 월세는 지금 내가 가진 돈보다 더 많다...


나는 더 저렴한 금액으로, 한국에 많은 엽서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일 우체국에는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한 특별우표 판매창구 직원분에게 내가 필요한 모든 것을 여쭤봤다.

한국으로 보내는 엽서는 90센트가 맞지? 한국으로 보내는 봉투는 얼마야? 봉투 사이즈는 이거도 돼? 이건 너무 커? 어때? 하면서 내가 질문이 많아 지자 ㅋㅋㅋㅋ;; 어떤 종이를 가져오셨다


한국에서도 은행이나 우체국 가면 다양하게 안내되어있는 그런 one of the 찌라시라고 생각했는데....?


펼치니까!!!! 세상에... 독일 우체국 직원분들, 천재...? 한국 우체국은 이런게 제공되던가? 아니면 동그란 엽서니까! 항공서장으로 보내세요!!! 이거 400원에 못보내요!!! 라며 여전히 야단치나? 나는 한국 우체국에서 야단;;;맞았던 경험이 있었다. 이걸 400원 우표만 붙이면 어떻게해요? 지금 생각하면 진짜 씨원하게 욕 잘해줄 수 있는데.... 일 숙지도 제대로 안하고 일하시는거에요? 등등 해줄 말이 많은데 말이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보내는 모든 엽서는 단돈 400원이다. 놀랍도록 저렴하다는걸 새삼 느낌다.)





저 까만 선들이 각각의 최대 사이즈와 관련이 있다.

이 사이즈 사이는 얼마, 이 사이즈 사이는 얼마 등등. 물론 나는 하나 챙겨왔다. 꼭 필요할 테니까! ㅎㅎ






이틀 연속으로 프랑크푸르트 특별우표 판매처(Philatelie)의 직원분께 큰 도움을 받았다.

내가 정신없이 우표를 계속 사겠다고 이거도요 이거도요 하니까...

내게 뭔가를 주시겠다고?? It's a present for you.



세상에.... 저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우표를 많이 사서 주시는거겠지만, 그래도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게 마냥 행복했다


사실 이걸 주시기 전에... 우표를 끝도 없이 사겠다고 이거도 주세요 이거도요 음 이건 열장 다 주세요 이래서 그런지, 우표들을 거의 다 구입해갈 때 쯤. 어떤 우표에 관심있냐고 했다. 음... about Historical? 이라고 대답하니, 내가 좋아할만한게 있다고 하시면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셨다. 음... 제가 좀 돈을 많이 쓰긴 했죠.......



내가 우표에 정신 못차리는 닝겐이라는걸 깨달은건지.... 영업을 시작한다...........

내 돈 다 털어가려고ㅠㅠㅠㅠㅠ



한국에서도 아마 이런거 있을건데, 어떤 우표의 시리즈들을 모아서 그거 한장씩 떼서 단단한 종이에 여러개 붙여두는 것.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Historical에 관심있다고 해서 꺼내온 네 가지 특별우표첩. 휴..... 까딱하면 살 뻔했다.... 잘참았다......

총 네 가지를 보여주셨는데, 1662~1736년의 유물 관련,

그리고 독일인 노벨상 수상자 시리즈 우표 모음집, 마지막이 UN 관련. 내가 고른 것만 29.95...

지금 사진에서 보이는건 오래된 어떤 건축물과 기억안나는 무엇, 그리고 UN 관련.

셋 다 19.95인데 제가 고른 것만 10유로가 비싸.....ㅠ

역시 나는 우표에 관해서는 쓸데없이 눈이 높다....... 나빠......


  


It's a present for you. 라는 말과 함께 주셨던 위의 저 특별우표첩은, 눈돌아가게 멋있던 패키지...를 처음 딱 열어보여주셨을 때 있었던... Postmark를 보자마자, 이렇게 어디서 찍을 수 있어요???? 혹시 너도 갖고 계세요??? 제가 이걸 엄청 좋아해서요ㅠㅠㅠㅠ 라고 정신못차리고 흥분해서 말하니 주셨...다...ㅋㅋㅋㅋ 음... 좀 이상한 사람 같았을 수도 있겠지... 근데 깔끔하게 딱 찍힌 (아마도 프린트된) Postmark를 보니까 정말 너무 좋았다ㅠㅠㅠ




이건 판매용일텐데, 아마 빈 금액은 본인 돈으로 채워넣어야할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냥 입 싹 닫고 갈 수가 없었다. 인간이 어떻게 받기만 하면서 사나. 그저 영어가 통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는데... 이런 큰 호의를 베풀어주시다니ㅠㅠ 놀랍게도! 내게는 한국 우표가 있었다 ㅋㅋㅋㅋㅋ 인천공항에서 느긋하게 엽서와 편지들 쓰면서 예쁜 우표들 붙여서 보내야징 헤헿 이런 마음으로 우표 잔뜩 들고갔는데, 시간에 쫓겨서 예상보다 많이 못쓰고ㅠㅋㅋㅋ 가져오게 된 한국우표.... 그 중 소형시트가 있는게 아닌가... 아... 나의 덜렁거림은 때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펼쳐진다. 이래서 내가 계속 이렇게 사는듭....... 정신없이 드리느라 현장에서의 사진은 따로 못찍고 ㅋㅋㅋ 구글로 검색했다. 어쩜.. 달랑 천원;;이면 1도 안하는건데, 보기엔 안그래보이잖아요....?





내가 구입한 우표가 워낙 많았;;으니 구석에서 잘 정리하고 난 후에, 마침 우표 구입하려는 사람도 없길래, 소형시트를 드렸다. It's a present for you. 똑같은 말을 했다. 왜냐, 저의 영어는 짧으니까요.... 내가 항상 특별 우표를 갖고 다니는건 아닌데 아마 당신을 주기 위해 내가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뭐 나는 아주 드물;;지만, 하고 싶은 말을 전부 다 할 수 있게 되어가고 있다. 너무나 드물지만.... 정말 가끔, 엄청엄청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ㅋㅋ;;; 그래서 몇 번 없었다는게 함정.....


이걸 드리니까, 놀라시면서, 너무 예쁘고 특이하다고, traditional하고 이런 우표는 실제로 처음 본다고, 난리가 났다.

Unforgettable event라며 또 막 좋은 단어 써주시고ㅠㅠ



봉투 조금 더 줄 수 있어? 라고 물었더니 Why not! 라고 하시면서 몇 장 필요하냐길래,

나는 또 짧은 영어로 조크를 해보겠다고 as much as you can이라고 했더니,

이만큼을 뭉텅이로 주셨다... 혹시 더 필요하니? 라는 말과 함께...


글구 엽서를 미리 써놓고 나중에 우표와 에어메일 스티커를 붙이려니, 생각보다 우표도 큰 게 많고, 에어메일 스티커도 엽서 크기에 비해 큰 편이라, 미리 붙이는게 나을 것 같아서 엽서 보내면서 에어메일 스티커 달라고 했더니 그 롤에 남은게 얼마 안되길래, 나 이거 몇개 가져가도 돼? 하니까 혹시 더 필요하냐길래 ㅇㅇㅇㅇㅇㅇ!! 했더니 롤 한개를 새 거로.... 참나....



그렇게 받은 봉투와 에어메일 스티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다시 사진 찍으려고 꺼내봤는데, 볼 때마다 너무 웃김....

누가 독일인이 쌀쌀맞댔죠....? 제게는 너무 친절한 독일인 ;)





그렇게 좋은 기억만 가지고, 프랑크푸르트 괴테 광장 우체국 특별우표 판매창구에 당분간은 안오기로...

제발 안오기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스타와 트위터와 활동하는 까페에 이미 올려서

(아마도 제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와주시는 분들은)

봐도 별 감흥없을 사진



검색으로 오신 분들은 환영합니다 !

은근 독일우체국 키워드가 떠서 신기했어요



사실 한국에서 환전할 때, €100 지폐는 잃어버리면 너무 속상할테고, 10만원이 넘는 그렇게 큰 돈을 독일까지 가서 대체 어디서 쓰겠냐며.. 그냥 작은 돈들로만 잔뜩 가져가는게 낫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5 스무 장 두께 보니까 그냥 뭐 안잃어버리면 되지 뭐가 문제람.. 하는 생각으로 €100 지폐를 소량 바꿔왔었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하기 3급 보유자답게, 예상치 못했던 장소인 우체국에서 탕진잼.... 독일이 우취대국이라고 하길래 그냥 웃고 말았는데... 꽃우표 말고도 우표가 이렇게나 많았다니 새삼 그간 받은 독일에서 온 엽서들 전부 다 다시 정리하고 싶어졌다. 꽃 우표를 제외한 우표를 대체 몇 장이나 받았을런지 ㅋㅋ;; 어제에 이어 오늘도 또 와서, 심지어 오늘은 €100 지폐를 들고 정신없이 우표를 고르고 있으니, 이렇게 우표를 많이 사야하냐고 직원분이 걱정해주신다.... 



구입한 우표들을 하나하나 디테일샷으로 찍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이 샀다는걸 새삼 깨닫고, 떼샷 몇 개만 올리는 점을 이해해주세요

사진을 다 보고 나면 제 마음을 이해해주실거라 믿어요....




등대 우표가 마침 45짜리라, 두 개 붙이면 딱 국제우편이군! 했는데, 우표가 커서... 저 두개를 붙이면 주소를 쌀알만하게 적어야하는 괴로움.... 


그리고 유명한 사람들, 유럽 112 25주년 기념, 토끼, 루카스 크라나흐의 그림 우표, 이렇게나 다양한 우표들이 발행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제 더 이상 만들지 않는, 사이에 끼우는 종이

물론 독일도 매 장마다 끼워있는건 아니고, 50장인가 100장의 단위에 한 장이 들어있다

난 한 개만 줄 수 있냐고 물었는데, 나의 영어는 짧기에 그게 다 달라고 이해하셨는지, 얘기한 이후로 다 챙겨주셨다... 고맙게도ㅠ


각각 독일의 유명 관광지들이다.

저 관광지를 모두 가서 그 동네에서 구입한 엽서로 저 우표들을 붙여서 소인도 저 동네의 소인을 찍어서 보내고 싶어졌다. (정신나감ㅠ) 특히 저 Kassel은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딱히 멀지 않은 도시다. 





너무 예뻐서 시트로 산 우표들... 시트가 10장짜리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프치히에 꼭 가서 저 우표로 붙여서 보내야지. 또 뭔가 어딘가 할 수 있는게 있겠지. 독일 맥주순수령 500주년 기념우표도 디자인 깔끔하게 딱 잘빠졌다. 페런하이트 300주년 기념 우표도 뭔가 색상이 예쁘게 나왔다. 아무튼 여기는 도저히 자를 수가 없어서 다 열개 묶음짜리인 한장을 샀다. 이것만 12장... 마음의 양식......




금액이 소액 모자랄 때 붙이는 우표들이다. 2/3/8센트짜리 우표고, 다른 금액은 발행되지 않는다. 이걸 1~9센트 금액별로 만들어주시면 독일 우체국은 더 번성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우표를 독일인들은 엄청 안좋아했다. 차라리; 꽃우표가 낫다고...




그렇게 계산할 것들을 잔뜩 모았는데, 등대 우표만 모아둔 이 우표세트가 너무 갖고 싶은거다. 그런데 10년에 걸쳐서 모아둔건데 당연히 비싸겠지 해서 안사려다 뭔가 금액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표 가격들을 계산해봤다. 그런데 안내된 금액과 거의 비슷은 하지만, 똑같지는 않았다. 당연히 계산한 것이 48센트 작았다. 이 푼돈 아끼려다 뒤의 일정을 날리겠구나 싶어서 걍 안사려다가, 창구 직원분께 여쭤봤다. Same price냐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가격이 같은데 왜 내가 세 번이나 계산했는데 다르죠....?






까보니 이해했다. 이렇게 소액 우표들이 몇 장 들어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딱 금액 맞춰서 들어있는데다가, 10년간 모아진 한 테마의 우표들을 팔면서, 추가금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게 마냥 신기했다. 지이이이인짜 예쁘다. 쓰기 아까울 정도로. 그리고 편하게 우표정리할 수 있는 종이도 같이 들어있어서 내 돈을 주고 구매했어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100유로의 영수증은 이렇습니다.

네, 얼마 안남았어요. 지폐는 한 장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건 1부로 해야할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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