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는 명사의 성별에 따라

그 단어를 수식하는 형용사의 어미도 바뀌기 때문에

다양한 형용사를 배워야했다.


주로 반대되는 말들로.

낡은 - 새로운,

비싼 - 저렴한,

차가운 - 따뜻한,

모던한 - 구닥다리의,

그리고 오늘 얘기할 형용사인

"밝은 - 어두운"



독일어로 "밝은"은 hell이다. 

나는 그 단어를 배우는 순간 너무 웃겨서 

Is the Hell hell in Deutschland? 라고 했더니 선생님이 빵터졌다. 

그리고는 "어두운"을 나타내는 단어는 dunkel이다. 

맥주 좋아하는 사람들은 너무 잘 알고 있는 단어. 

흑! 맥! 주!의 Dunkel

이렇게 또 맥주 지식만 늘어난다. 

하지만 나는 이미 알고 있던거니까 늘어난건 아니지! ♬








다 쓰고 나니 몇 줄 없어서 엔터 좀 쳐봤는데, 좀 구린거 같지만 기분탓이겠지...

어제 오랫만에 긴 글 좀 썼다고 오늘 영 뭐가 안써지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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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ttwoch 수요일


어떤 외국어를 습득하든 가장 먼저 배우는 것들은 알파벳 읽는 방법, 숫자, 그리고 아마 요일을 나타내는 표현들일 것이다. 그래서 독일어를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접해본 사람이라면 요일 표현은 다 알 것이다. 영어처럼, 한국어처럼 독일어도 모든 요일에 -tag (=day)이 들어간다. 하지만 수요일은 제외다. 요일 표현을 배우고 나서 다른 요일들은 다 외우고 발음도 할 수 있는데, 수요일만 어려웠다. 헤메는 내게 선생님이 middle of the week라서 Mittwoch라고 말해주신 이후로는 잊을 수가 없다. Mitt(e) + woch 중간 + 주. 한국은 토요일도 일하던 나라니까, 일주일의 중간이 수요일과 목요일이어야 했을텐데, 이 나라는 애초에 아예 토/일요일은 쉬는 날이니까 당당하게 일주일의 중간! 수요일! 한국에서 아직도 주 6일을 근무해야하는 특정직업 종사자들에게 안타까운 마음과 응원을 보낸다. 


학원에 다닌 3주 동안 정확히 두 번의 휴일이 있었던 걸로 생각해보니, 일주일에 4일만 수업(근무)하니까 능률이 훨씬 더 오르는 것 같았다. 물론 정확히 수요일에 딱 쉰 적은 없지만, 목요일에 쉬니까 금요일의 하루가 선물 같았고, 그 주 주말은 더없이 잘 보내고 있는 것 같다. 음, 이건 내가 공휴일인지 모른 상태로 쉬게 되서 그럴 수도 있다...



독일에서 열흘간, 두 도시에서 총 세 군데의 게스트하우스에 있었다. 그들이 어던 비자로 일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많은 사람이 일을 쪼개서 하는걸 새삼 느꼈다. 총 6박 7일을 있었던 Five Elements Hostel에서는 그 기간동안 열명이 넘는 스탭을 본 것 같다. 숙소 규모가 워낙 크기도 했고. 네이버에서 저 호스텔 이름 검색하면 내 글만 다섯갠가 뜬다 ㅋㅋㅋ 이 글도 또 검색에 걸리겠지, 티스토리 검색기능 좀 문제있는거 같긴 하다... 유입 키워드 보면 황당한 것 많다. 나/체가 꽤 긴 기간동안 키워드 1위였다. 굴욕... 지금은 독일치약이 키워드 1위다. 이 키워드도 언젠가 써볼 일이 있으면 좋겠다. 키워드 구경하는거 꿀잼. 하이델베르크의 숙소에서는 사흘 지내는 동안 사흘간 하우스키핑하는 사람이 모두 달랐다. 혹시 이거 파트타임잡이냐고 물어볼 수는 없었지만, 그 셋 모두 주 5일 근무도 안하는거였다, 첫날에 나를 응대했던 직원이 굉장히 친절하길래 둘째날 왔던 다른 하우스키퍼에게 어제 일한 분은 오늘 일안하냐고 했더니 이 작은 숙소는 혼자서 하우스키핑해도 돼! 라고 말하면서 이번주는 내일 지나고 그 다음날에 일하러 온다고 했다. 보통 주 2~3일이라고 했다. 지금 학원에서는 3주간 세 명의 선생님과 수업을 했는데, 메인 선생님이 있고 그 선생님은 수요일에는 수업을 안하신다. 다른 선생님이 수요일에 수업하시는데, 처음에 나는 이게 조금 이상해서 물어봤더니, 독일 사람들은 수요일에 쉬는 근무조건을 좋아한다고 했다. 사람들 생각 다 똑같구나 ㅎㅎ 그리고 이 나라는 그게 선택할 수 있구나



일하는 것에 대해서 말하다보니 생각난게, 철저하게 7~8시간 근무를 지키고 있는 것도 흥미로웠다. 한국에서 독일로 취업하는 것을 알아봤을 때, 9시 이전에 출근하는 조건의 직장들이 많다는걸 알게됐다. 몇 시에 출근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야근까지 모두 함께 멍청하게 사무실 의자에 앉아있어야했던 한국을 생각하면서 미쳤어? 퇴근시간은 똑같을텐데 누가 미리 출근해...? 라고 생각했는데, 동네의 Bürgeramt(Citizens Registration Office)에 처음 갔을 때가 생각난다. 수업시간ㅠ에 거주자등록을 하러 가라고 해서 이렇게 수업 꽁으로 먹으려고... 라고 몬난 생각을 했는데, 월요일은 암트가 오후 2시에 문을 닫는다. 업무 시작 시간은 7시. 정확히 7시간 근무만 한다. 물론 중간에 점심시간도 있다. 공무원은 한국도 시간 다 지킨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개인의 가게도 마찬가지다. 내가 사는 아파트의 1층에는 잡화점 + 빵집이 있는데, 여기는 주로 아침에 회사가는 사람들이 커피와 빵을 사들고 가는 역할을 한다. 처음에는 이 곳이 열린걸 볼 수가 없었다. 장사 안되서 망한줄로만 알았다. 이 가게의 영업시간은 7시 ~ 3시. 하루 8시간의 근무를 하는 셈이다. 학원은 9시부터 12시, 학원 마치면 두세시간은 시내에서 살거 사느라 돌아다니기 때문에 나는 이 가게가 매일 내가 그 앞을 지나는 시간과는 달라서 보지 못했을 뿐 매일 영업하고 있다는걸 새삼 알게 됐다. 엄마 가게의 영업시간이 오전 9시 ~ 오후 9시라는걸 잘 알고 있는 내게, 퇴근같은거 없이 주 7일을 거의 밤샘을 하면서 일해왔던 내게, 너무 부러운 근무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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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hweinhaxen


한국의 족발이 이 요리에서 변형된 것이라는 얘기를 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도 먹어본 적은 있는데, 우선 어떻게 쓰는지도 몰랐을 뿐더러 그냥 외국음식요리 이름을 굳이 분석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다. "김치"같은 단어라고 생각했다. 나눌 수 없어보였다. 그런데 독일어를 공부한지 3주째인 지금, 왜 저게 두 단어로 보이지 않았었는지 의아하다.



Schwein + Haxen 돼지 + (구어) 사람; 다리


뭐 사람 다리여도 돼지 다리로도 쓰고 그런거겠지. 그리고, 저 단어를 떨어뜨려서 쓰게 되면 schweine Haxen으로 써야한다. 왜 그런지는 독일어를 공부하시면 아시겠죠... 독일어 전공자가 이 글 보면 어처구니없을 듯... 네, 독어 배운지 3주째인 학생입니다. 


첫 단어로 이걸 쓰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한국 사람을 만나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서로 가본 식당을 추천 비추를 날리고 있었다. 그러다가 내가 슈바인학센을 먹었는데, 식당이 아니라 추천을 못한다고 했더니 그게 독일식 족발 맞죠? 슈바인학센이 무슨 뜻이에요? 라고 내게 질문했다. 머리가 딩- 


독일에서 사는 것은, 영어권 국가에서 사는 것과 가장 큰 차이가 하나 있다. (물론, 독일어를 못한다는 경우에 한해서.) 하나도 모르는 외국어를 쓰는 나라에서 사는건, 어딘가 불시착한 외계인이 된 것 같은 느낌이다. 지구별여행자 같은 단어 굉장히 오글거려서 싫어하는데, 불시착한 외계인이라는 단어 말고는 어떻게 설명해야할지 모르겠다. 혹시 영화 중에 Lost in translation (사랑도 통역이 되나요?), 이 영화를 봤으면 내가 하는 말이 바로 이해될텐데.. 설명을 못하는 병에 걸렸다ㅠ 치료제가 필요하다



스칼렛 요한슨한테 처음 빠진 영화가 이거로 기억한다. 내게는 여전히 이 영화에서의 스칼렛 요한슨이 최고. 순간 Her의 사만다가 떠올라서 고민했지만, 그래도 Her에서는 목소리만 나왔으니까 이게 더 좋은걸로- 매치포인트에서의 스칼렛 요한슨도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영화에서 자주 볼 수 있어서 더 좋다.



이 영화의 내용은 대략 이렇다. 네이버 영화에서 긁어옴


일상이 무료하고 외로운 밥 해리스(빌 머레이)와 샬롯(스칼렛 요한슨)은 도쿄로 여행온 미국인이다. 영화배우인 밥은 위스키 광고 촬영차 일본을 방문했지만 일본의 낯선 문화와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 소외감을 느낀다. 또한 이제 갓 결혼한 샬롯은 사진작가인 남편을 따라 일본에 왔지만, 남편에게도 안정을 얻지 못하고 외로움과 불확실한 앞날에 대해 번민한다. 같은 호텔에 머무르고 있던 밥과 샬롯은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이던 중 호텔바에서 우연히 마주친다. 두 사람은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외로움을 느끼는 서로의 모습속에서 공통점을 발견하고 서로에게 이끌리게 된다. 이 둘은 도쿄 시내를 함께 구경하고, 얘기를 나누면서 급속도로 가까워지는데...



물론 크게 보면 불륜인데, 영화에서 그 상황적인 묘사가 엄청났다. 특히 신혼인데 남편놈이 얼마나 부인을 내버려두는지 보는 내가 다 화날 정도였다. 모두가 일본어를 써서 사람 속에 있다는 생각이 전혀 안드는 "일본"에서, 서로만 서로의 말을 들을 수 있는, 로맨틱. 음 이 단어도 너무 오염됐네.. 낭만적이다. 




슈바인학센 단어뜻을 찾아보지 않은걸 설명하려고 이렇게나 심각한 설명충이 되어야한다니 개롭네... 


나는 영화 Lost in translation에서의 그 둘처럼, 독일에 와서 엄청난 소외감을 느꼈다. 그런데 나는 소외감이라는 느낌을 싫어하지는 않는다, 온전히 혼자라는 생각에 행복할 때도 있다. 관광지의 상점들을 제외하면 아주 쉬운 영어도 일반인에게 거의 안통한다는걸 알고는 아주 조금의 안도감도 들었다. 거의 같은 감정의 Lost in translation. 독일에 와서 6일을 프랑크푸르트에서 뭉개면서 그 느낌이 극대화 되었고, 내 가장 친한 친구와 하루에도 몇시간씩 잘 놀 수 있었다. 내 가장 친한 친구는 나 자신.





일주일에 한 번씩은 열리는 것 같은 동네축제의 길거리 음식들. 말이 축제지 정말 이 음식만 있다.... 나는 슈바인학센을 이 동네축제에서, 서서 먹었다. 슈바인 학센 얘기할 때마다 서서 먹었다면 다들 엄청 놀라던데, 슈바인학센 하나의 양이 꽤 큰 편이라 혼자서 식당을 가기에는 무리ㅠ 


멀리 보이는 역이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프랑크푸르트의 저렴한 숙소는 홍등가에 밀집되어 있어서 걱정했지만, 위치가 너무 좋아서 홍등가임에도 아무 문제없이 잘 지낼 수 있었던거겠지.




전통 슈바인학센은 껍데기에 맥주를 발라가면서 구워내는 것이다. 그래서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럽다. 판매트럭 바로 앞에서 먹길 잘했다 싶었던게, 포장하면 1회용 플라스틱 나이프 포크를 준다. 나는 아래 상태의 슈바인학센을 먹어보고 너무 좋았다. 그리고 혼자서 거의 발골하는 수준으로 뜯어먹고 있으니까, 주인아저씨가 콜라를 그냥 주셨다. 음료 시키려니 마트의 두 배라 안시켰는데(그래봐야 2유로) 내가 목이 메여보였나...ㅠ




속은 촉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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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카테고리 설명들 글을 썼는데 굳이 또 카테고리를 늘리다니. 역시 일 크게 벌리기 1급 자격증 보유자답다. 독일어를 배우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과 얘기를 하게 되는데, 그 때마다 피아노가 피아노가 아니야??? 같은 당황스러움을 갖게 되기도 했다. 보름밖에 안배웠는데, 배운 것보다는 잘하고 있는 것 같다는 자뻑에 빠졌다.


그리고 수업시간에 다이얼로그를 읽는데... 수십번은 넘게 발음했을 이 발음을 알아듣지 못하신다. Brötchen 내 독어는 어디로 가는가... 



그래서 카테고리를 하나 또! 만들었다

독일어에서 신기한 부분이나 특별한 단어들이나 그런 것들을 여기에 적어볼 생각.


뿌숴지는 동사, 뿌술 수 없는 동사, 같은 접두사인데 뿌숴지기도 못뿌수기도 하고

시간 읽는 것도 영어와는 다르다.



무튼, 거의 3주치를 밀린 셈이지만 뭐 매일 신기한게 있진 않았으니까 금방 따라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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