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에서 계좌를 개설한게 5월 9일, (글 쓰는 지금은 독일시간 6월 1일 오후 7시) 그리고 총 두 개의 우편물이 집으로 배달될테니 우편함을 잘 확인하라고 한다. 첫번재 배달은 핀넘버가 왔다. 이게 뭔지 모르고 그냥 다 오면 은행에 와서 확인하면 된대서 나는 그러려고만 했지, 이게 그렇게 중요한건지 몰랐다. 


보통 일주일 정도 걸린다고 하는데, 나는 이틀만에 왔다. 이렇게 빨리 오다니!!! 하면서 카드만 오면 바로 사용할 수 있겠네,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카드는 핀넘버와 같은 주에는 오지 않았다. 역시... 하면서 속상해했는데 딱 일주일이 되었을 때 카드가 왔다. 뭐가 이렇게 빨라.. 오래 걸린 사람은 몇 달이 지나도 핀넘버며 카드며 못받았다던데 ㄷㄷ 나 왜이렇게 운이 좋은거지.. 그렇게 은행에서의 행정이 전부 다 끝났으니 이제 다 훅훅 넘어갈 줄 알았다.



은행에서 편지 두 개를 받았으니 이제 돈을 넣어놔야하는구나! 한국의 남은 잔고를 탈탈 털어서 송금해달라고 했다. 그렇게 송금한게 지난주. 글쓰는 날 바로 전인 어제! 이제나 돈이 들어왔을까해서 은행에 갔고 처음으로 카드를 ATM기기에 넣었다. Personnal Nummer를 넣으라길래 계좌 만들때 받은 종이에서 그 번호를 찾아서 넣었다. 열자리의 조금 긴 번호. 그래서 이상하네.. 매번 이렇게 쓸데없이 긴 번호를 적어야하는거야? 자꾸만 번호가 다르다고 나온다. 너네가 준 종이에 씌여진 번호인데 대체 왜... 계속계속 넣다가 너무 많이 틀려서 이 카드로는 거래를 더 못한대... 염! 병!


돈뽑아야한다고! 월세내야한다고....

그래서 어찌된건지 물어보러 들어갔다.


나 : 안녕, 나한테 문제가 있어..... 담당자와의 예약을 잡을 수 있을까? 빠르면 빠를 수록 좋아.

직원 : 내가 도와줄 수 있는지 들어볼께. 무슨 문제인데?

나 : 카드에서 돈을 뽑고 싶거든. Personnal Nummer를 넣으라길래 넣었는데 틀렸다고 나와도 계속 시도했더니 카드가 정지됐다고 하네. 혹시 여권이 필요한거니? 그러면 집에 다녀와야해서..

직원 : 은행 카드 줘볼래? 조회해볼께.

(조회)

직원 : 은행에서 너한테 편지가 간게 있을텐데, 카드 받기 전에

나 : 있지!!! 

직원 : Personnal Nummer는 거기에 있는거야, 혹시 거기서 번호를 못찾은거면 오늘이나 내일 그거 들고오면 도와줄께. 카드 정지는 여기서 해제할 수 있어서 해제했는데, 또 틀리면 안되니까 꼭 그 편지에 있는 번호를 써야해

나 : 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ㅇ 고맙습니다ㅠㅠㅠㅠㅠ



영어로 안옮기는게 아니라 제대로 된 문장을 말 못한거 같아서... 찌밤...

그리고 홀로그램이 붙어있는 그 편지를 집에 와서 확인했다

아 뭐라고 적혀있는지 너무 길어... 약간, 느낌에.. 홀로그램 안에 뭔가 숫자가 있을 것 같았다



네???????????????? 비밀번호 어디????????????? 여보세요????????????????????



나는 망충하게도 이걸 줘뜯었다. 뜯으면서.. 왜이렇게 쓸데없이 안떼지게 만든걸까?? 무슨 다른 이유가 있을까.. 싶었는데, 다 뜯었는데 안에 아무것도 없는걸 보고는 어이없어서 ㅋㅋㅋ 뭘까요... 어디계세요...? 그리고 이거 통째로 은행에 들고갔더니, 엄청 놀래면서.. 아니 그냥 동전으로 긁으면 되는거였어........ 아 그래...? 동전으로 긁으니까 네 자리 숫자가 나왔다. 그리고 처음으로 돈을 뽑았다. 돈뽑는 수수료는 0.20유로. 아까워 쥬글거 같았지만, 나름 계산해서 이 통장으로 발급받은거라 괜찮다. 거의 모든 독일 은행은, 계좌이용료라고 해서 월 몇유로씩 내야한다. 도이체방크(Deutsche Bank)의 경우에는 일괄 5유로, 내가 계좌를 만든 슈파카세(Sparkasse)의 경우에는 세 종류의 계좌 종류가 있었다. 




온갖거 다 무료로 해주는 월 계좌유지비 7,95짜리, 중간의 3,90, 그리고 내가 가입한 계좌유지비가 무료인 계좌까지. 음 나는 잘 모르니까 그리고 막 체크카드를 쓰고 그렇게 지낼건 아니라 걍 계좌비 무료인걸로 계좌를 열었었다. 그리고 오늘 돈 뽑으면서 수수료 0,20를 냈다. 한국에서라면 출금수수료를 내라고???????? 내가 돈 저금해주는데 뭔 개같은 소리들이야??? 했을텐데, 여기서는 예.. 2가 아니라 그저 감사합니다... 하면서 굽신거리면서 돈을 뽑았다... 아무래도 현금을 보유하고 있는건 좀 미련하기도 하고, 위험하기도 하니까. 독일에서 아시아 여자로 살면서 소매치기나 범죄 걱정을 안하고 살 수는 없다. 무튼 그렇게 망충했던 내가 은행 계좌 만들고 한달이 채 안되서 우찌우찌 현금도 뽑고 그랬다. 이제 집 구할 수 있는 보증금이 생겼으니! 집을 좀 더 적극적으로 구해야겠다. 이렇게까지 지나치게 좋은 집에 살지 않아도 되니까. 아낀 월세로 Chaincard하고 놀아야한다!!!


아마 Postcrossing에 대해서도 카테고리를 만들지 싶다... 요 몇일 전부터 Chaincard에 푹 빠져갖고 아주...ㅠㅋㅋㅋ 체인카드에 대한 설명이 아마 그 카테고리의 첫 글이 될 듯! Chaincard에 대해서 쓰고 싶지는 않았는데ㅠㅋㅋㅋㅋ 싫어서가 아니라, 너무 좋아서. 내게는 너무 할 말이 많은 주제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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