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프랑크푸르트에서 지내는 숙소인 five elements hostel에서는 매일매일 뭔가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 이건 숙박객들만 이용하는게 아니라 누! 구! 든! 이용할 수 있어서 더 좋다. 





사실 이미 다른 도시로 이동해야했는데, 사흘 더 연장한 이유가 바로 오늘 파스타 공짜로 준다길래.... 독일에 와서, 한 끼를 해결하는게 몹시 중요해졌다. 그리고 홍등가라서 늦게 다니지 않았기 때문에 노트북을 들고 로비에서 계속 티스토리를 써댔다.



730분이 되기도 전에 이미 로비에는 사람이 바글바글했다. 늦게 왔으면 못먹었겠는걸... 일찍 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공짜로 주는 파스타치고는 양도 꽤 많다고 생각했다.



이만큼 만들어둔게 끝나면 이 행사는 끝난다. 그냥 볼 때는 꽤 많아 보이는데,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이거 먹겠다고 많이들 기다리고 있다. 이 동네?에서 매주 수요일마다 공짜로 파스타 준다는게 꽤 유명한 것 같다.


나는 누구보다 빠르게 줄을 섰다. 그리고 두 개를 각각 많이많이 받았다. 파마산 치즈가루도 준비되어있어서 훅훅 뿌리고, 많이 느끼하진 않지만 아주 약간의 음료가 필요할 것 같아서 아펠바인을 주문했다. 이 호스텔 로비에서는 맥주며 온갖 종류의 음료를 다 파는데, 아펠바인도 꽤 괜찮다.


아펠바인은 프랑크푸르트 지역의 지역술?로 유명한데, 한국의 사과주인 셈이다. 일반적인 사과주보다 살짝 더 센 느낌이 들어서 보통 탄산수에 희석해서 먹는다는데, 나는 그런거 몰라... 스트레이트로 마신다.


아펠바인 250ml, €1.5

훌륭한 가격이다. 물론 원래도 그렇게 비싼 술은 아닌데, 딱 소량으로 저렇게 마시는게 좋았다. 그리고 파스타는 공짜니까... 헤헤헤헤헤




독일에 온 후로 전통적인 독일 음식이라고는 특별히 안먹어봤는데도, 뭔가 입이 계속 짜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매일 티타임을 세번 이상을 가져도 입이 짜다는거 보면 아침마다 먹는 그 햄들이 살벌하게 짠다보다. 이러다 배탈이 날 수도 있겠는데... 싶어서 아펠바인을 마시지 말까 했지만, 네이버에 찾아보니 사과주를 소화제로도 쓴대서. 오예. 감사합니다.



그렇게 약간 배아플듯한 느낌은 사과주 한잔으로 깔끔히 사라졌다. 이렇게 안아프고 그냥 쭉쭉 잘 지내도 괴는건가... 되는거겠지...? 

꽤 많이 피곤했는지, 아주 푹 잘 자고 일어났더니

조식 시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배! 꼽! 시! 계!


이 게스트하우스는 너무 좋은게, 조식시간이 치사하고 째쨰하게 막 7~8시 이런게 아니라, 통 크게! 닝겐들이 커다란 나라는 이렇게 통도 큰가!!! 730~12!!! 12!!!! ㅋㅋㅋㅋ 정오에 먹는 것도 조식이냐구요 ㅋㅋㅋㅋㅋㅋㅋ


낮잠자고 내려와도 충분한 시간.... 이 게스트하우스를 고른 이유...ㅋㅋㅋㅋ


게다가.... 심지어.... 세상에.... 세상에!!!!!!!!!!

저에게 또 이런 행운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게스트하우스 무료 조식의 퀄리티가 대체 왜 이렇죠???????


왜 이게 무료에요???

물론 모두에게 다 무료는 아니고, 이 숙소에서 3박 이상을 한 사람들에게만 무료로 제공되는거긴 한데, 3박 이하는 4.5유로로 먹을 수 있다. 4.5유로가 6천원 조금 안되는걸 감안하면, 엄청난 퀄리티.... 




자 이제 사진이 필요한 시간!







전체 샷이 시작하기 전에, 독일 = 누텔라

소금 후추 꿀과 함께 기본적으로 모든 테이블에 누텔라가 비치되어 있다


처음 봤을 때는 너무 신기했는데, 이젠 굉장히 익숙해졌다.






조식 전체샷, 딱 봐도 뭐가 많아 보인다





대여섯 종류의 빵이 항상 제공된다.

다들 어떤 빵을 주식으로 먹는지 궁금해서 이른 시간부터 일부러 계속 지켜봤는데,

특정인이 먹는 빵은 항상 같았다.

먹는 빵이 정해져 있는 것 같은데, 뭐가 다른지는 잘 모르겠다.

그저 취향 탓인가...


딱 봐서 만만해보이는 빵들은 이미 다 먹어봤고,

(휴.. 빵이 원래 이런 맛이라니..)

사진상에서 가장 왼쪽에 있는 것은 빵인데 빵같은 식감이 아니었다

약간 찌덕거리는? 저것도 다른 이름이 있겠지

하지만 알 필요 없다. 별로 안땡기는 맛...



그리고 사진상에서 가장 앞에 있는 것은

초! 코! 파! 운! 드!

찌! 덕! 거! 리! 는! 초! 코!


어쩐지... 다들 처음엔 아무도 안가져가고 다 먹을 때쯤에 저거 가지러 오더라...

뭔지도 모르고 그냥 안먹다가 한번 먹고는 또 5키로쯤 가볍게 찌는 상상을 했다

악몽이야.......................

상상 속에서는 부디 행복하자....


왼쪽에 Ricotta cheese, Quark cheese

그 뒤로 또 치즈, 땅콩버터 with cheese, 버터

가장 뒤에는 토마토와 오이






삶은 계란, 짜먹는 햄, 떠먹는 햄;;; 잼 3






그 때 그 때 바뀌는 과일바구니의 과일들, 우유, 요거트





다양한 종류의 씨리얼들,

견과류 등의 각종 토핑들,

쌍큼한 요거트, 뭔가 좀 꾸덕거리는 요거트




쇠통?;;;에는 치즈가 담겨 있다! 가운데에는 다른 종류의 치즈





햄과 소세지의 나라답게 아까 짜먹는 햄 떠먹는 햄에 이어

슬라이스 햄도 항상 세 종류씩 있다.

햄 종류만 5개 이상... 항상 비치...


독일... 너는 러브...





초코렛으로만 만든 씨리얼 좀 너무하는거 아니냐구....

살찌는 방법을 미국만 아는 줄 알았는데

누텔라와 하리보의 독일을 내가 너무 간과했구나, 미안






그렇게 Five Elements Hostel에서의 첫 조식을 정말 간단히 먹었다

쓰고 있는 현재인, 오늘(4/28) 먹은 사진과 비교하니

반도 채 안먹었구나....


난 혹시 내가 뭔가가 입에 안맞을까봐

탈나거나 할까봐 걱정되서 저렇게 조금씩 맛만 보는 것처럼 퍼온건데

그런건 우리에게 있을 수가 없어... (허경영짤)



배탈이 뭐죠? 입에 안맞는게 뭐죠?

독일 사람들은 수돗물 그냥 마신다면서요?

그럼 저도 수돗물 그냥 마시면 되나요?

물갈이가 뭐죠? 도착한 첫 날부터 수돗물 그냥 마셨습니다만....






그렇게, 행복하고 행복한 아침식사가 끝났다.

커피, 오렌지쥬스, 홍차 세 종류를 번갈아 마시면서

느긋이 한 시간쯤 먹고나니

내가 무슨 귀족이라도 된 것 같았다.

언제 이렇게 느긋하게 아침을 먹어봤나...


길어야 20분의 식사 시간에도 밥을 누가 그렇게 천천히 먹냐는 얘기를 하던 사람들.

5분의 식사 시간, 그게 과연 식사였던가. 사료 아닌가?



그저 행복한 시간들

내가 이렇게 행복함을 온전히 누릴 자격이 있는가?

혹시라도 여태까지 없었던 거라면

그 자격이 있을 수 있도록 조금이라도 나아지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침 한 번 거하게 잘 먹었다고 이렇게 자아반성이 되다니

역시 나는 배부른 소크라테스가 체질이야...... - ㅁ-....

배고픈데 무슨 소크라테스가 어떻게 되냐 이거에요....

배고프면 짜증부터 난다 이거에요....



ps.

처음에 이 숙소 이름을 본 순간, 예약을 꽤 진지하게 고민해야했다

이름 이렇게 짓기 있냐구요.... 원소 다섯 개??????? 뭐야... 하면서

혹시 다른 뜻이 있나해서 검색했는데 음양오행 = Five Elements ?????????

뭐지.... 어째서 프랑크푸르트 게스트하우스 이름이 음양오행인거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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