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에 온 두 번째 이유이자, 암스테르담이 아닌 덴하그에 먼저 온 이유. 바로 이 이준열사기념관에 가기 위해서다. 차이나타운 바로 근처라서 굉장히 찾기 쉬웠다. 하지만, 제대로 안알아보고 다닌 나는 또 큰 실수를 했다. 덴하그에 먼저 온 이유는 일요일에 이 기념관이 문을 닫기 때문인데, 토요일은 여는구나! 까지만 확인하고 너무 당연히 6시까지 열려있는 줄 알았다. 덴하그에 네 시에 도착한 나는 굉장히 바쁘게 기념관에 갔는데... 음? 문이 닫혀있네? 여보세요??? 안계세요???? 설마 문닫은건가... 제발 아니라고 해주세요....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아니길 바랬지만 아닌게 아니었다. 토요일은 오후 네 시까지 연다. 일요일 휴관.




들어가고 싶다... 쿰척대고 싶다... 하지만 나는 들어갈 수 없었다.

명패는 좋았는데, 문에 붙어있는 안내문이 조금 낡아서 괜히 신경쓰였다.

내가 센스가 넘치는 사람이었다면, 대신 디자인 쨘! 해서 쨘!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할텐데

내가 해서 드려봤자, 뭐야 얘는... 이라고 생각하실테니까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정말 바꿔드리고 싶었다.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저는 어차피 흥청망청 잘 못써요... 이런 곳에 돈 드리고 싶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또 돈이 생기면 누구보다 흥청망청 잘 쓸 수도 있을 것 같고? 음= _=



무튼 그렇게, 네덜란드 헤이그에 나를 오게 만든, 이 기념관을 못가게 됐다. 사실 이 기념관을 굳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100년전에 한국에서 이 네덜란드까지 대체 어떻게 왔을까 생각하니 그냥 마음이 뻐렁쳤다. 일본 개객기들의 만행을 알리려고 이 멀고 먼 곳까지 왔는데, 회의장에는 입장도 못하고 그렇게 돌아가야했던 백여년전의 특사들을 괜히 생각해본다. 


나는 모던뽀이-의 그 시기에 막연한 환상이 있다. 쏘-오련으로 자유를 찾아떠난 북한 지식인들과 고종때의 헤이그 특사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시기들과 인물들이다. 언젠가 그들에 대해서 더 자세히 잘 알게 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세상에 궁금한 것은 왜 이렇게나 많고, 공부할 것은 왜 이렇게 많은지. 즐겁고 행복하다가도 또 그 엄청난 것들에 압도당하기도 한다.



이준열사 기념관 공식홈페이지

Wagenstraat 124A, 2512 BA, Den Haag (The Hague), The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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