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도 딥펜을 계속 써보고는 싶었는데, 나는 심각한 가격비교 중증이라... 브라우스 닙은 얼마야? 하면 응 얼마부터 얼마까지 있어 라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가격 비교만 엄청나게 하다가 한국을 떠나게 됐다. 그리고 가진 유로를 다 털릴까봐, 독일 온지 한달간 문구점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고...


독일 문구류가 유명한건 좋지만 그건 비싸다고, 대부분은 정말 구리니까 가급적 한국에서 펜 많이 사가라길래 하이테크 수십자루를 가져왔다. (남의 말은 반만 믿읍시다... 여기 저가펜들 다 살벌하게 좋아요ㅠ) 원래 쓰던 만년필도 있으니 굳이 필기구가 더 필요하지도 않아서 안갔었는데, 시내에서 무료 와이파이 되는 곳 중 한 곳을 구경하다보니 문구코너가 있었다.


들어본 적은 없는 브랜드지만, 펜대와 닙 6개 세트 다 합쳐서 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으로 팔고 있길래 샀다. 펜대의 색상이 여러개였는데, 좀 쌍큼하게 노란색으로 샀다. 다음에는 녹색을 살까, 파란색을 살까?



매일 수고해주시는 킹스맨 만년필과, 내 첫 만년필. 

이제는 친구가 된 딥펜닙과 함께 첫 기념사진!




그리고는 하루종일 글씨 연습을 했다. 다른 사람들 글씨 쓴거 보니까 애국가를 많이 쓰길래 따라 쓰다가, 해물 스파게티가 먹고 싶어졌다. 의식의 흐름... 이 오늘도 열일해주고 있다. 매일매일 열일한다. 이런거 즐겁다. 해물스파게티 다음에 공간이 있었다면, 나는 피자를 썼을 것이다. 그냥 뭔가 느낌이 그렇다.


독일어는 이히리베디히만 알고 와서;(그마저도 발음 다 틀린거라는게 함정) 아동 수준의 독일어를 배우고 있는지라 요즘의 삶은 말 처음 배우는 두 살 같다는 생각을 하면서 살고 있다. 처음 써본 딥펜이라 그런지 글씨가 잘 안써져서 한글을 처음 쓰는 사람이 된 것 같기도 했다. 모국어가 낯설다니.. 다소 사치스러웠다 ㅋㅋ;; 외국에서 공부하는 사람들이 농담인듯 너무나 진담처럼 하는 말 중 하나는, 외국에 오래살게 될 수록 구사할 수 있는 언어가 0개에 수렴하게 된다는 말이다. 한국어 거의 안써서 말하는거 많이 까먹고, 그 나라에 살아야하니까 그 나라의 언어를 하기는 하는데 굉장히 쉬운 단어만 겨우 하는 수준, 그리고 유럽어권의 언어를 배우면 영어가 혼란스러워지니까. 결과적으로 세 언어 다 상태가 몹시 이상해진다는ㅠ 처음에 무슨 그런 병신같은 소리가 다 있냐고, 나는 독어도 영어도 같이 공부할껀데? 했던 한달 전의 나를 몹시 비웃을 때가 왔다. 요즘의 내가 그렇다. 내 영어에 독어 단어들이 등장하고 있다. 독어가 유창한 것도 아닌데, 어째서...??? 잘 하지도 못하는 영어인데 이마저도 여기서 더 못하게 된다면, 빠밤- 벙! 어! 리!





(누르시면 재생됩니다. 혹시 아직 한 번도 못들어보신 분은 가사 들으면서 한번 들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이 노래를 듣고 혼자 자주 울던 20대의 나, 지금은 좀 무뎌졌는지 이래저래 그냥 찡한 정도?

뭐 굳이 얼굴은 뭐하러 보나.. 괜히 집중 안될텐데; 싶어서 작게 올립니다 ㅋㅋㅋ

- 누르니까 유투브가 뜨네요;; 이 안에서 재생되는거 할 줄 몰라서ㅠㅠㅠ 다른 페이지에 띄워놓고 제 블로그에 계세요!!! ㅋㅋㅋ)


그래도 좀 쓰다보니 손에 익어서 잘 써지길래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 가사도 한번 주욱 적어봤다. 이수영의 첫 리메이크로 꽤 유명해지고, 이제는 아이유 버전으로 아마 가장 많이 재생되겠지만, 나는 원래 원곡만 듣는다. 유명한 노래는 제발 리메이크 아무도 안했으면... 그런데 유명하지 않은 노래를 굳이 리메이크하는 바보는 없겠지. 근데 내가 좋아하는 콘서트 다녀온 일디보는 유명한 곡들을 리메이크해서 많이 부른다. 그래도 너무 좋다. 잘생겼으니까!! 리메이크는 잘생긴 사람만 하는걸로... 난는 여자가수에게 조금 야박하다. 



앞으로 잉크도 사고 뭐도 사고 또 혼자 나와 놀게 될 일이 많아지겠구나. 지금도 충분히 혼자 잘 노는데... 말을 해야하는데... 타이핑만 치고 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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