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아무런 정보도 없이, 그저 독일에 대한 환상 하나로 오게되다보니 다들 기본 상식처럼 알고 있는 것들을 모르는 것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아마도 Made in Germany에 대한 것들이다. 나는 그렇게나 내가 좋아하던 문구회사들이 다 독일제품이라는 것을 독일 와서야 알았다. 원래 다들 좋아하는 브랜드가 어느 나라 제품인지 잘 아는건지.. 나만 이렇게 기본 상식도 없는 사람인건지ㅠ 내가 아는 독일제품이라고는 그저 고가의 수입자동차들뿐이었다. Mercedes-Benz, VolksWagen, BMW. 이게 내가 아는 독일 제품의 전부였다. 어째 글이 아무말 대잔치로 흘러가지만, 이번 글은 독일 치약 얘기를 해야한다.


많은 사람들이 아이허브에 이어서 독일 구매대행으로 다양한 제품들을 사용하고 있었다. 그 중 가장 인기제품은 치약인 것 같다. 아무래도 휘슬러나 쌍둥이칼은 무게때문에 직접 여행와서 많이들 사가는 품목 중 하나인 듯 하고, 치약은 (상대적으로) 가벼우니 그런듯. 나는 유전적으로 유난히 잇몸과 치아가 좀 약한 편이다. 몸 다른 부분은 튼튼함을 떠나서 건장한데 입속은 아주 엉망진창이다. 그리고 나는 입자체도 좀 작은 편인데, 치아의 크기도 작다. 양치 좀 하다보면 항상 잇몸에서 피가 나는 것은 당연하다. 또 아무말 대잔치가 되어야겠는데... 호주에서 유난히 잇몸이 많이 부어서 피가 좀 자주 심해졌을 때, 약국가서 영어가 안되니까. I have some problems. My teeth are bleeding! 했다가 약국에서 난리법석이 난 적이 있다... 잇몸이 아니고 치아에서 피가 난다니... 지금 다시 떠올려도 병신같아서 참을 수가 없다. 물론 아직도 잇몸이 영어로 뭔지는 모르는데, 예의상 찾아는 봐야할 것 같다. 잇몸은 영어로 gum...? 뭔데 껌이랑 영어 단어가 같냐... 아 가끔 영어 만든 사람 가서 엄청 패주고 싶을 때가 있다. 하지만 단어에 성별이 있는 독일어를 배우면서 새삼 영어의 위대함을 느끼게 된다. 영어마저 못했으면 나는 정말 말 한마디 못하고 완전 쌩벙어리였을테니까....



무튼, 치약이 다양하게 나오는 것으로 유명한 나라니까 나도 치약을 좀 좋은걸 사볼까 싶어서 드럭스토어에 갔다. 치약(독일어: Zahnpasta) 종류가... 살벌하게 많았다. 하나하나 다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뭐가 어디에 어떻게 좋은지 독일어 사전으로 단어 뜻을 다 찾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이 올린 후기들도 보면서 대충은 결정하고 갔다. 그래도 조금씩 가격변동은 있으니까 찾아본 가격에 비해 1센트라도 올랐으면 사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구질구질)



잇몸에 특별히 좋다고 유명한 Parodontax(파로돈탁스). 독일어의 어려운 발음이 전부 빠진 브랜드라니, 너무 감사하다. 잇몸이 안좋은 나는 이 브랜드를 사야하나 정말 많이 고민했다. 잇몸이 안좋으면 가장 힘든게, 이가 시리다는 것. 아직은 젊은 나이라고 생각하는데 찬거 입에 넣자마자 아 이시려! 라는 생각이 드는건 꽤 슬픈 일이다. 치약 형태의 잇몸치료제/의약품이라고도까지 하더라. 안써봐서 모르지만



그리고 센소다인. 이건 찾아보니 독일 제품은 아닌가 보다. 영국계 제약회사 GSK (GlaxoSmithkline) 제품이라고. 세계 3위의 제약회사인데 화학과 졸업생인 나는 처음 들어봤다. 더 어릴 때 외국계 기업 입사 준비를 했으면 지금 뭐라도 되있지 않았을까.. 하다못해 직장인이라도 됐을텐데ㅠ 이 나이에 백수라니.. 큽.. 내가 독일 화장품으로 알고있는 피지오겔도 이 회사 제품이라고 하니, 조금 당황스럽다. 나의 무지함을 채워나가면서 살아야한다. 그런데 나는 게으르다... (깊은 한숨)




유아용 저불소 치약으로 더 유명한 독일 브랜드 Elmex. 어쩌다보니 다 Sensitive 치약들만 찍어왔다. 내 손도 이미 내가 시린이를 갖고 있다는걸 아는걸까. 독일에서 사는 사람들이 한국 들어갈 때 선물로 이 브랜드 치약을 많이 뿌리던데, 아마 이게 제일 싸서 그런거 같다. 얼마 차이 안나는 것 같아도 여러개사면 꽤 차이가 나니까. 그리고 그냥 유아용으로만 분류하는게 아니라 유아용/주니어용 이렇게 아이들 나이에 따라 또 나누어지니까 요즘 아이들 키우는 분들이 이 브랜드의 치약을 많이 직구하는듯.




당연하게도 시린이 치약만 있을리는 없다. 다양한 치약이 있다.



 

이 치약의 이름은 '아조나'가 아닙니다. '아요나'에요.. 독일와서 아조나 치약 찾으면 아마 아무도 못찾아줄듯. 한국에서 굉장히 유명한 Ajona. 이 치약이 유명한건 1. 가격 2. 고농축이라 작음. 이 두가지 이유일 것 같아서 아직 나는 이걸 사야할 생각은 못느꼈다. 이미 1유로 이하의 제품이니 딱히 세일을 하는 것도 아니고 항상 저 가격이라 언젠가 누가 한국에서 오거나 내가 한국으로 뭔가 보내야한다면 이걸 보내겠지만. 유럽여행하다가 독일에 들르게되면 이 치약을 사는건 괜찮은 선택인 것 같다. 큰 치약 들고다니기 은근 번잡스럽고, 여행 중에는 뭐라도 짐을 줄여야하니까.




이렇게 몽창 다 찾아보고는, 나는 뜬금없이 Aronal & Elmex 치약에 꽂혔다. 짧은 독어지만, 밤에 쓰는 치약과 낮에 쓰는 치약이 한 세트! 밤/아침의 단어 말고 더 아는 단어가 있을지도 모르니까 열심히 꼼꼼히 본다. 있다... 세상에... mit Zink, mit Aminflourid 이렇게 타국에서 전공 단어를 만나게 되네요. 화학 원소들을 미국식이 아니라 독일식으로 읽게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얘기가 학부시절 내내 있었는데, 이런 도움을 받게 되다니. 정확히 저것들이 치아와 잇몸에 어떤 효과를 주는지 치과의사가 아니니까 모르지만, 상식적으로 자기 전에 쓰는 치약과 생활하는 시간에 쓰는 치약의 성분이 다르다는건 굉장히 전문적인 제품이라는 느낌이 온다. (물론 나만 그렇게 느낄 수도 있다) 이걸 선택해야지. 가격도 두개 가격 감안하면 그렇게 비싼 것도 아니니까!





따란- Aronal & Elmex 치약과 과하게 크지만 겁나 편해보이는 화장솜을 샀다.




이건 생필품이니까 산거라며 애써 합리화중. 독일 치과가서 돈깨지는 것보다 이런 치약으로 조금이나마 효과가 있으면 이득인거라며 또 꽃중의 꽃 자기합리화를 꽃피우고 있다. 엄마도 아빠도 잇몸 안좋으신데, 이걸 보내드리고 싶지만 보내는 돈이 더 많이 들겠지. 혈육이 한국 들어갈 때 들려보내야지. 귀찮아해도 들려보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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