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히 말하면, 물건을 외국으로 보낼 때, 우표를 쓸 수 없어졌다. (2019년부터 시행)

여태까지는 2kg까지도 우표를 붙여서 보낼 수 있었는데, 이제는 그게 완전히 금지되었다.



독일의 우편 시스템은 한국과 다소 다르고, 달랐었다. 

독일우편 종류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었었다. 편지(Brief), 책(Bücher), 그리고 택배(DHL)

이 편지는 또 네 종류로 나뉘어졌고, 무게에 따라 총 다섯 가지 종류가 있었다.


Standard

 0,90 € 

 ~20 g  

 Kompakt

 1,50 € 

 ~50 g  

 Groß

 3,70 € 

 ~500 g  

 Maxi

 7,00 € 

 ~1.000 g  

 

 17,00 € 

 ~2.000 g  


나는 여기에서 Großbrief를 정말 많이 애용했다. 발포비타민 하나(대략 125g), 카밀 핸드크림 하나(대략 150g), 티백 많이, 편지 이렇게 넣어서 한국으로 정말 많이도 보냈다. 그리고 보낼 때는 항상 보여주고 싶은 예쁜 독일 우표를 최소 네 개씩은 붙여서 보냈었다. 그런데 내가 우표와 잠시 멀어져있던 때에 이런 황당한 조항이 새로 생겼다. "편지(Brief)에만 우표(Briefmarken)을 사용할 수 있다. 물건(Waren)에는 우표(Briefmarken)를 사용할 수 없다." ??????????????? 황당... 그러면 물건 발송의 우편요금은 어떻게 냅니까??? 현금만 결제되나요??? 그거도 아니다 세상에. 인터넷에서 전자우표를 결제해서 출력해서 붙여야만 한단다. 이게 무슨 개떡같은 소리에요 독일우체국 선생님들...... 무튼 그래서, 아직 시행된지 몇 달 안되기도 해서 동네 우체국에 확실히 물어보러 갔다. 친구들에게 작은 선물을 보내려고 하는데 우표를 붙여서 보낼 수 있냐고 했더니 이제 Warensendung이 생겨서 그건 우표를 붙일 수 없다고 했다. 내가 지금 우표를 사서 붙이는게 아니라 나한테 우표가 엄청 많다구 했더니 그럼 그 우표는 편지 보낼 때 쓰라고 한다... 아.. 예... 알...겠습니다..... 아무래도 Großbrief는 무게도 무게고 부피도 부피니 이제 더 이상 Briefsendung으로는 보낼 수 없을거 같아서 Kompaktbrief로 티백만 조금 한국에 보냈다. 두 명에게 보냈고, 보낸지 9일 째와 10일 째에 도착했다는 연락을 받았다. 앞으로 카밀 핸드크림도 발포비타민도 하리보도 더는 보낼 수 없겠지만, 티백은 소소히 보낼 수 있어서 우선은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관련내용 : https://www.deutschepost.de/de/b/briefe-ins-ausland/brief-postkarte-international.html



아파트 공동게시판에는 매일 이런 노란 안내장이 붙어있다.

한국에서 붙이는 택배도착 스티커와 같다. 다른 점이 있다면, "택배 편의점"이라고 씌여진게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인 펜팔 친구가 나의 편지에 감동해서 (농담아님) 빨리 받아볼 수 있게 등기로 보낸다고 했다. 처음에는 사양했다, 왜냐하면 내가 등기로 받으면 나도 등기로 보내줘야하는게 예의니까.. 근데 중국은 우편요금이 싸서 괜찮다길래 그냥 받아들였다. 한국어 공부하는 학생이라 나와 연락하고 지내는 것을 굉장히 고마워하기도 하니까, 나도 뭔가 좀 당당히 받아볼까? 싶은 마음이 조금 있기도 했고. 무튼 그렇게 등기로 보낸 우편물이 무려 보름만에 도착했다. 정말 빨리 도착한 것이다. 다른 국가도 아니고 중국에서 온 우편이 보름이면 엄청난 속도가 맞다. 무튼 그렇게 등기를 보냈고, 당연히 나는 학원에 있었으니 등기를 받을 수 없었다. 게시판에 붙어있는 안내문을 들고, 여권을 갖고 정해진 장소에 가면 받을 수 있다.



특별히 장소를 지정한게 아닌 경우에는 대부분 근처 우편물 취급소(Filiale)에 맡겨진다.




내가 사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우편물 취급소는 여기.




처음 독일와서 좀 신기했던게, 대부분의 문구점은 우표를 팔면서 우편물을 받아주는 업무를 하고 있었다.

내가 갔던 그 문구점들에서 대리하던 작은 우체국과는 달리, 여기는 우편물 창구의 직원만 세 명이었다.




내게 신분증이라고는 여권밖에 없기 때문에 여권을 갖고갔다.




여권과 함께 저 종이를 내밀면, 썬글라스 스티커로 가린 부분의 내 주소를 보고 금방 우편물을 찾아준다.

여권은 복사한 후에 돌려주고, 저 노란 종이는 영수증으로 가져간다. 내게는 우편물만 돌려준다.


중국에서 온 우편물을 잘 수령했다. 수령기는 글쓰는 시점인 오늘(2016/06/29) 새로 만든 Penpal 카테고리에 쓸 예정이다.



그리고 우체국처럼, 이렇게 디양한 포장용품들을 옆에 두고 팔고 있다. 짱 비싸다.




어떤 남자가 가방에서 꺼낸 물건. 내가 엄청 신기하게 쳐다보니까 막 뭐라고 설명해주길래 나도 이런거 사고 싶어서

이걸 독일어로 뭐라고하냐고 물어봤더니 대답을 해줬다. 근데 못알아들음... (독일어로 말을 할 때 이게 가장 큰 문제이다. 어떻게든 이제 내가 할 말을 전달은 할 수 있는데, 상대방이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사진 찍어서 조금 큰 문구점에 가면 어디든 팔거라고 사진 찍으라고 하길래 또 시키는대로 찍어왔다. 근데 보면 볼 수록 정말 탐난다...



거의 매일 온 만하임 우체국인데, 오늘은 창구에서 뭘 좀 보냈다. 이전에 분실된 경험이 있는 주소였고, 이번주 안에 꼭 받아야하는 우편물이라서 등기로 보내야했다. 당연히 등기번호를 받아야하니 창구에서 해야하는 업무고, 등기로 보내는데 2,5유로가 추가된다. 우편요금 정말 살벌하다. 무튼, 사용제 우표를 모으는 사람도 꽤 많다는걸 알게 되서, 일부러 요금을 우표로 맞춰서 붙였다. 근데 주소를 잘못써서, 우표부분을 오려서 새 봉투에 옮겨붙였다. 그리고 창구에서 1차 저지 당했다. 완전히 이해한건 아니지만, 대충 내가 이해한 창구 직원의 말은 이랬다.

"우표는 봉투에 직접 붙여야한다. 이렇게 떼질 수 있게(직접 떼버림...) 붙인 우편물을 우리는 받아줄 수가 없다. 여기서 다시 요금을 내야 새로 보낼 수 있다" / "우표 새로 사오겠다" / "오케이"



그렇게 그 자리에서 확 뜯긴 내 우표들... 당연한 얘기지만, 이거 불려서 어디 보낼 때 써야지. 나는 상당히 억울하다...



그리고 우표 잘 붙이고 주소 잘 쓴거 사진을 찍고 창구로 갔어야하는데, 우표 뜯긴거에 넋이 나가서 그냥 우표 사서 창구 바로 갔다. 접수하는 중간에 그 사진을 안찍은걸 알게 되서 주소 잘 적은거 확인 사진을 찍으려는데, 바로 저지 당함. 오늘 좀 안되는 날인가본데? 우체국에서 10분 간격으로 다른 두 직원에게 각각 저지당하다니... 근데 아직도 알 수 없는게.. 다른거 찍는거도 아니고 내가 보내는 우편물 사진을 찍는다는데 왜 저지한걸까. 독일어 잘하고 싶다. 마구 따지고 싶다. 하지만 아직 나는 벙어리...



이걸 보낸게 20 월요일이었는데, 보낼 때 내가 몇 일 걸리냐고 물어봤었다. 2~4이면 충분히 간다고 해서 그 날짜면 괜찮으니 수긍했는데, 일주일이 지난 27일 월요일이 되어도 도착을 안해서 정말 걱정이 많이 됐다. 7월이 되면 보낸게 의미가 없어지는 우편물이었기 때문에. 






그리고 보낸지 일주일하고도 하루가 더 지난 28일 화요일,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 그리고 이따위 사진이 왔다.



이 개새끼들이? 독일짓인지 프랑스짓인지 진짜 화났다. 저렇게 다 뜯어진 상태로 봉투만 배달된 줄 알고 진짜 쌍욕이 절로 나왔었다. 왕복 수십시간이 걸려도 그냥 내가 직접 가는게 맞았던건지 혼란스러웠다. 그리고는 황당하게도 저따위로 다 뜯겨있었는데, 물건들은 다 잘 도착했대. 뭐야 이 미친놈들은... 그리고 누가 우표에 저렇게 테이프칠갑을 하는건지... 무식한 새끼들 너무 많아서 화난다. 우표에 테이프 붙이는 놈들은 제발 우체국에서 일하지 말라고..


  일주일에 세 번 이상 우체국을 가고 있다. 한국에 우편을 보낼 때면, 여전히 한국과 닿아있다는 느낌이 들어서 좋고, 또 내게 올 답장이 기다려져서 좋기도 하다. 답장을 약속받은 우편물이 아닐 경우에는 나 혼자만의 일방통행일 경우도 있지만, 그런 것은 오래 지속되지 않기에. 내가 보낸 것과 거의 동일하게 받고 있다. 독일은 우편요금이 한국의 약 세 배 정도이기때문에, 항상 한국에서 뭔가를 많이 보내줘서 내가 조금 미안하지만, 나 역시 이 곳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하고 있다고는 생각한다 (공짜인 에어메일 스티커 열장씩 보내주기 같은? ㅎㅎ)


  보통은 숫자, 월, 요일 같은건 다 달달 외워서 외국에 가던데, 나는 무슨 생각으로 단 하나도 외우지 않은 채로 독일에 왔을까. 그래서 여전히 숫자가 너무 어렵다. 오늘은 서수(1st, 2nd, ~)를 배웠고 날짜 표현을 배웠는데, 나 혼자 자꾸 3016년을 말해서 곤란했다. 처음에 입력될 때 2와 3이 잘못 입력되어 계속 고생을 하고 있는 듯 하다. 나는 그 숫자를 뜻밖의 장소인 우체국에서 교정받고 있다. 내가 가진 우표들 중에 예쁜 것들이 대부분 62센트인데, 이건 우편요금이 오르기 전, 독일 내의 우편요금이다. 그리고 외국으로 보내는 우편요금은 90센트이다. 나는 62센트짜리 우표를 붙이고, 28센트짜리 우표를 추가로 구입해야한다. 특별우표들은 제일 저렴한 것이 엽서 발송 금액인 45센트이기때문에, 28센트짜리 우표를 살 때엔 특별우표를 살 때처럼 사진을 찍어서 이거 주세요! 를 할 수 없다. 나는 내가 직접 말을 해서 기본우표인 28센트짜리 우표를 사야한다. 물론 영어로 twenty-eight cents, please.라고 할 수도 있지만 나는 숫자 2가 아직 입력이 제대로 안된 상태라 일부러 여러장을 사두지 않고 갈 때마다 저 우표 하나씩 달라는 말을 연습하고 있다. 그리고 우표의 가격은 다양해서 다양한 숫자를 연습하는데 참 좋다. 


  내가 처음 작문하고 외운 문장이 바로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 I want to buy stamps) 이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저 말을 하면 대부분 How many?라고 직원이 되물었지만, 이제는 Wie viele?라고 묻는다. 발음이 조금 나아졌나봐... 히힣... 저 문장 하나만큼은 이제 완벽하게 말할 수 있다. 그리고 나는 저 문장을 작문하기 위해서 혼자 많은 문법 공부를 했어야 했다. 어째서 구매하다라는 동사인 kaufen이 가장 뒤에 오는지, 조동사로서의 möchte의 용법같은 것들. 독일 우체국에 가기 전에 이미 이 한 문장을 작문하려고 다 찾아봤었다. 그리고 이제 학원에서 이 정도의 문법은 전부 다 배웠다. 내가 저 한 문장을 작문하기 위해, 세세하게 찾아봤던 문법들을 다 정리하면서 배우게 되니 이런게 배우는 즐거움이구나 하고 더 뿌듯하고 기뻤다. 이제는 분명히 그 때보다 조금 더 독일어를 알게 됐다. 오늘이 학원 수업들은지 딱 4주째 되는 날이니. 조금 더 빨리 배우고 싶지만, 나는 이제 독일어 배운지 딱 한 달째라는걸 잊지 말고 기초를 탄탄히 다져서 좋은 건물을 쌓았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독일어를 공부하지 않고 온건 잘한 일 같다. 다른건 몰라도 발음 만큼은 깔끔하게 하고 싶었으니까. 영어를 쓰면서 항상 이 죽일 놈의 발음이 신경쓰였다. 누구도 내 발음에 대해서 얘기하지는 않았지만, 나 혼자 신경쓰이는건 신경쓰이는거니까. 아무리 영어로 긴 말을 해도 내 영어는 잘하는 영어로 들리지 않았다. 발음탓을 해본다. 부디 독일어는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 


우표 사러간건 정말 아닌데! 정말 아니었는데!!! 체인카드 보내러 간건데, 오늘이 마침 6월 우표 발행일이라고. 어제 우체국 안오고 오늘 딱 간건데 어쩜... 근데 독일은 우표를 좀 어정쩡한 날짜에 발행하는구나. 목요일, 6/2일. 무튼 오늘 새 우표 나오는 날이라 그런건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우취 잡지로 보이는 뭔가가 있다. 그리고 이런건 대부분 무료니까. 물어봤다. 이거 공짜에요? (이 말 독일어로 할줄 안다 ㅋㅋㅋㅋ 몹시 중요한 말이다.) 응~ 이라고 대답은 하지만 읽지도 못할거 왜 들고가려하지... 라고 눈이 말하는 것 같았다. (혼자 찔림) 그림 보려고 가져갑니다. 그림요. 



우취는 독일에서도 아재들의 취미인걸까. 한국은 이미 아재를 넘어서 할배들의 취미가 되었는데. 독일은 어떨까. 독일도 마찬가지일까. 무튼 표지에 쓸데없는 여자들이 나와야하는 그런 개념이 아니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뜬금없이, 얼마전 한국 우체국 웹사이트에서 본 독일관련된 이미지를 보고 빡친게 생각난다.




정신나간 새끼들이 너무 많다. 물론 이건 공식발행되는 그런 문서는 아니지만, 엄연히 한국 인터넷 우체국에 연재되는 글 중 하나고, 내가 불과 일주일 전에 독일로 검색했을 때 확인했으니 아직도 잘 나올 것이 뻔하다. 누군가 한국에 독일 우편에 대한 글을 쓰는데 이따위 사진을 참고사진으로 같이 넣었다고 도이체포스트에 연락을 한다면 한국 우체국에서는 뭐라고 대답할 수 있을런지. 이거 우리 직원 아니고 외부 기고자라서 그냥 짜르고 말께! 그러겠지. 하지만 이건 너네끼리만 통한다 이거에요... 독일어 빨리 잘하게 되서 메일쓰고싶다. 미친새끼들에겐 약도 필요없다. 그들을 구원치 마시고 악으로 인도하소서.


참고로 사진은, 도이체 포스트가 후원하는 스포츠들의 치어리더들로 추측된다. 어디까지나 추측. 상식적으로 저런 옷 입고 배달할 수는 없잖아.



휴. 요즘 아무말 대잔치 너무 안써서 또 손가락이 근질근질한다... 히힣...



무튼, 우체국 구석에 서서 - 독일 우체국엔 의자가 없더라 - 잡지의 그림을 열심히 봤다. 그리고 내가 안산 우표들 중에 기념인이 까리한게 또 보인다. 하.. 그만 사야하는데... 오늘은 그냥 새로 발행된 우표 사러 나온건데ㅠ 그만 사는건 우리에게 있을 수가 없어.. 한번 수집가는 영원한 수집가. 절대로 그 버릇을 버릴 수 없다. 



(글자만 있는 체인카드 합시다. 이 우표 붙여드릴께요. 헤헿)



그리고 이건 오늘 새로 나온 우표 중 하나! 알프스! 

기념인 짱귀엽다 ㅋㅋㅋ 근데 30센트씩 총 1,2유로 뜯겼다... 거 기부되는 금액도 좀 잘보이게 적어주십시오... 몰랐잖아ㅠ

그리고 그 바로 위의 유럽 성당 우표, 이미 샀는데 기념인 찍힌 우표는 안샀다.

아니 기념인이 저렇게 까리한 줄 몰랐다. 이것도 사야하긴 하겠다... 우선 당분간은 보류ㅠ




저 알프스 우표와 이 페이지에 있는 우표들이 오늘 나온 우표 전부이다. 다 사고 싶었지만, 꾹 참으며... 국립공원과 알프스만 샀다. 폴란드 청소년 교류 25주년 기념 우표도 살까 했지만, 생각보다 좀 실물이 덜 나온듯 해서 과감히 패스!!! 이제!! 새 우표라고 전부 다 주세요!!! 하는 일은 없다. 한달 사이에 좀 어른이 된 것 같고... 그리고 왼쪽은 딱봐도 현미경 어쩌고인데... 이런데서까지 전공관련된 것을 사고 싶진 않다. 마이크로 세계는 그냥 그들끼리 연구하게 두세요. 그저 예쁘게만 보이는 저 우표의 이미지에 수천명의 뼈가 갈려있는게 나는 보인다... 




독일인의 미적감각이 영 후지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페이지들 보면 또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저 상태로 배달이 될 순 없겠지만, 꽤 예쁘다




까막눈이라 아직 이해를 못했지만, 5월에 저런 기념인들이 새로 풀렸다는 것 같다. 기간이 정해져있는건지 좀 확인을 하고 가까운 곳이 있으면 다녀와야겠다. 기념인따라 여행하는건가, 뭐 아무렴 어때. 몹시 즐겁겠다. 히히




그리고 이건 마지막 페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많이 이것저것 사라고... 잡지 안에 들어있는 모든 우표들을 다 우편으로 구매할 수 있게 저렇게 상세하게 나와있다

너무나 친절한 당신. 이렇게까지 친절하지 않아도 됩니다만...




마지막 페이지의 뒤쪽 ㅋㅋㅋㅋ 깨알같다. 무려 세 번이나 살 수 있다... 



독일은 모든 우편함에 자물쇠가 있기 때문에, 우편으로 배송된다고 해서 한국처럼 분실되거나 하는 일은 일어날 수가 없다. 물론, 뭔가 조금 부피가 있는 물건을 보냈고, 그걸 우편함에 대충 꽂아놓고 갔고, 누가 집어갔다면 분실될 수는 있겠지만, 일반적으로는 거의 없는 일이다. 그래서 이렇게 우편으로 우표를 구매하는 일이 굉장히 빈번하다고 했다. 또, 독일 전역에 26개만 있는 그 특별우표 창구가 있는 도시에 살지 않는 사람들은, 특별우표를 인터넷 우체국에서 구매하고, 우편으로 배달된다. 한국 우체국의 경우, 일반우편이 일주일이면 도착하니까, 배송이 늦다고 얘기할 수는 없는 편인데, 도이체 포스트는 일반우편이 대부분 2일 안에 도착한다. 이 넓은 독일 땅을! 어떻게? 독일이 우취강국일 뿐 아니라, 화물을 포함한 운송 전체의 인프라가 세계 1위이다. 2위가 일본. (물론 군수물자와 관련이 있었겠지만서도) DHL의 나라. 우표를 좋아하는 내가 우취강국에서 지내게 되다니 뭔가 좀 신기하기도 하다. 이런거 하나도 생각 안하고 왔으니 더 놀랍고 감사한 일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우연히 특별우표 판매처를 발견하게 되서 너무 기쁘고 감사했다. 그리고는 내가 다른 도시 어디 있는지 궁금해하니까 처음에는 도이체 포스트 웹사이트에서 자세히 볼 수 있어~ 하더니 내가 나 독어 거의 몰라서.. 라고 말했더니, 두꺼운 PhilatelieShop 안내책자를 펼쳐서 이 도시들에 있다고 보여주셨다. 아 이거 인터넷 페이지를 알면 너무 좋겠는데.. 라고 생각하면서 사진 찍어도 되냐고 물어보니까 내가 복사해줄께! 라면서 두꺼운 안내책자를 들고 가셨다. 그리고는 복사해주셨는데, 제대로 안봤다. 이 PhilatelieShop들 따라서 독일 전국 여행하고 싶을까봐ㅠ 감사하다는 말만 하고 얼른 넣었다.




신기하게도, 만하임에서도 PhilatelieShop을 찾았다. 프랑크푸르트는 얻어걸린거라면; 이건 찾은게 맞다. 서울만큼은 아니지만, 이 작은 도시 규모에 비하면 시내에 꽤 큰 쇼핑센터가 있는데, 그 바로 옆에 우체국이 있다. 별로 커보이지도 않고, 장보러 그 쇼핑센터를 3주간 들락날락했으면서 그 우체국에 들어갈 생각을 안했다. 그리고는 오늘! 정말 우연히, 우체국 규모 좀 볼까~? 하면서 들어간걸로 기억한다. 그리고는 뜨어어어어.... 뭔데... 왜 이렇게 큰데... 그리고 보이는 특별우표 판매창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세상에... 여기에 특별우표 판매창구가 있는거야??? 수호천사님, 지금은 쉬셔도 되는데...


학원에서 대형마트로 가는 길 방향에 있는 우체국. 3주간 거의 매일 여기를 지나다녔는데, 우체국이 있네~ 하고 지나쳤다. 이렇게 보면 안의 규모가 전혀 예측이 안된다. 너무 당연한 것이.. 여긴 뒷문이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집 - 학원 - 마트 - 집의 방향으로 가서 항상 한 방향으로만 다녔다. 그래서 거꾸로 가는 방향, 그러니까 집에서 마트를 바로 갔을 때의 큰 우체국 정문을 못본 ㅋㅋㅋㅋㅋㅋ 아래 사진이 내가 항상 보던 응~ 우체국이 있네~ 하고 지나다니게 만든 뒷문





들어가는 입구에는 우표 자동판매기가 있다. 혹시라도 이걸 도전해보지는 말길 바란다. 한국식으로 얘기하면 "증지"가 나온다. "우표"가 아니라. 증지는 우표가 아니야... 감히 증지 나부랭이가!!! 어디서 우표인 척을!!! 용서하지 않겠다.... 근데 독일인들 이거 정말 많이 이용한다. 막 줄 엄청 길게 서있기도 해서 나는 조금 당황스럽다. 이게 특별히 가격이 저렴한게 아닌데 대체 왜???? 언젠가 독어를 지금보다는 아주 조금 더 구사할 수 있게 되면, 꼭 물어보고 싶다.





너무 당연하게, 동네!!에서 PhilatelieShop을 발견?한 기념으로 달랑 한 장밖에 안남은 맥주우표 시트를 샀다. 다들 맥주우표를 제일 궁금해해서 맥주우표를 주로 쓰다보니 딱 한 개 남았다. 프랑크푸르트에 공연보러 갔을 때 독일버스회사놈들이 한시간이나 늦게 오지 않았어도 PhilatelieShop에 들렀을텐데ㅠㅠㅠ 언제 또 프랑크푸르트를 가서 맥주우표를 사오나... 하면서 아쉬워하기만 했는데, 이렇게 근처에 있다니... 이렇게 근처에 있는데도 몰랐다니!!!! 눈 좀 뜨고 다녀라!!!!




6월 새 우표가 발행되는 날 일주일 전, 집에서 15분 거리의 PhilatelieShop이 있다는걸 알게 되서 기쁜 마음에 하나 훅훅 써봤다. 그러면서 특별우표 판매처가 독일 전국 어디에 있는지 지도와 함께 보면서, 다음에 어떤 도시로 이사를 하든, 이 26개 도시 안에서만 움직이기로 했다. 이건 내가 우표를 사기 위한 것도 있지만, 더 잘 생각해보면 우체국이 큰 도시는 도시 규모가 클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좀 구차했나, 꽃 중의 꽃 자기합리화-




아참, 독일은 실용!적인 나라답게 우체국에 포장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칼 테이프 일절 없다. 매직도 없고 딱 볼펜만 있다. 그리고 한쪽 벽에 엄청 다양한 종류의 포장 테이프 칼 가위 매직 ㅋㅋㅋㅋ을 판다. 너무 다양하게 파니까 좀 얄밉긴 한데, 이런거 다 제공하면서 우편요금이 올라가는 것보다 이게 훨씬 낫다. 한국은 그 저렴한 우편요금에도 칼이며 매직이며 온갖거 다 있는데 역시 민영화는 이런 결과를 가져오는구나 싶기도 하고. 한국 우체국도 계속 민영화하려고 수쓰고 있던데, 제발 실권자들은 개떡같은 생각 좀 안했으면 좋겠다. 민영은 택배회사 많은데 굳이 우체국을 왜 민영화하겠다는건지. 돈의 노예들. 누구나 돈을 좋아하지만 누구를 좆되게 만들면서까지 돈을 좇으면 그건 정말 개새끼다. ㅅㅁ교회 장로님 개새끼..




집 - 학원 - 마트 - 집의 방향으로만 항상 다녀서 이 우체국이 얼마나 큰지 전혀 모르고 다녔었는데, 우연히 들어가보고 큰데다가 특별우표까지 판매한다는걸 알게되서 급하게 집에 다시 갔다. 보낼 우편물들 써둔거 몽창 가지고 나왔다. 근데.... 학원에서 마트로 가는 방향이 아니라 집에서 마트로 가는 방향이라 길을 못찾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길치의 삶... 엽서 몇 개 더 쓰고 온다고 문닫는 시간 거의 다 되서 도착할 것 같아서 불안불안했는데ㅠㅠㅠㅠㅠㅠ



6:37에 도착. 문 닫았다........... 길치로 사는건 힘든 일이다. 그래도 동네에서 쉽게 특별우표 살 수 있으니까 그저 기쁘다 XD


나는 더 저렴한 금액으로, 한국에 많은 엽서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일 우체국에는 영어가 가능한 직원이 없었기 때문에, 

나름 친해졌다고 생각한 특별우표 판매창구 직원분에게 내가 필요한 모든 것을 여쭤봤다.

한국으로 보내는 엽서는 90센트가 맞지? 한국으로 보내는 봉투는 얼마야? 봉투 사이즈는 이거도 돼? 이건 너무 커? 어때? 하면서 내가 질문이 많아 지자 ㅋㅋㅋㅋ;; 어떤 종이를 가져오셨다


한국에서도 은행이나 우체국 가면 다양하게 안내되어있는 그런 one of the 찌라시라고 생각했는데....?


펼치니까!!!! 세상에... 독일 우체국 직원분들, 천재...? 한국 우체국은 이런게 제공되던가? 아니면 동그란 엽서니까! 항공서장으로 보내세요!!! 이거 400원에 못보내요!!! 라며 여전히 야단치나? 나는 한국 우체국에서 야단;;;맞았던 경험이 있었다. 이걸 400원 우표만 붙이면 어떻게해요? 지금 생각하면 진짜 씨원하게 욕 잘해줄 수 있는데.... 일 숙지도 제대로 안하고 일하시는거에요? 등등 해줄 말이 많은데 말이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보내는 모든 엽서는 단돈 400원이다. 놀랍도록 저렴하다는걸 새삼 느낌다.)





저 까만 선들이 각각의 최대 사이즈와 관련이 있다.

이 사이즈 사이는 얼마, 이 사이즈 사이는 얼마 등등. 물론 나는 하나 챙겨왔다. 꼭 필요할 테니까! ㅎㅎ






이틀 연속으로 프랑크푸르트 특별우표 판매처(Philatelie)의 직원분께 큰 도움을 받았다.

내가 정신없이 우표를 계속 사겠다고 이거도요 이거도요 하니까...

내게 뭔가를 주시겠다고?? It's a present for you.



세상에.... 저한테 왜 이렇게 잘해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





내가 우표를 많이 사서 주시는거겠지만, 그래도 이런 선물을 받을 수 있다는게 마냥 행복했다


사실 이걸 주시기 전에... 우표를 끝도 없이 사겠다고 이거도 주세요 이거도요 음 이건 열장 다 주세요 이래서 그런지, 우표들을 거의 다 구입해갈 때 쯤. 어떤 우표에 관심있냐고 했다. 음... about Historical? 이라고 대답하니, 내가 좋아할만한게 있다고 하시면서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셨다. 음... 제가 좀 돈을 많이 쓰긴 했죠.......



내가 우표에 정신 못차리는 닝겐이라는걸 깨달은건지.... 영업을 시작한다...........

내 돈 다 털어가려고ㅠㅠㅠㅠㅠ



한국에서도 아마 이런거 있을건데, 어떤 우표의 시리즈들을 모아서 그거 한장씩 떼서 단단한 종이에 여러개 붙여두는 것. 뭐라고 부르는지 모르겠다.



Historical에 관심있다고 해서 꺼내온 네 가지 특별우표첩. 휴..... 까딱하면 살 뻔했다.... 잘참았다......

총 네 가지를 보여주셨는데, 1662~1736년의 유물 관련,

그리고 독일인 노벨상 수상자 시리즈 우표 모음집, 마지막이 UN 관련. 내가 고른 것만 29.95...

지금 사진에서 보이는건 오래된 어떤 건축물과 기억안나는 무엇, 그리고 UN 관련.

셋 다 19.95인데 제가 고른 것만 10유로가 비싸.....ㅠ

역시 나는 우표에 관해서는 쓸데없이 눈이 높다....... 나빠......


  


It's a present for you. 라는 말과 함께 주셨던 위의 저 특별우표첩은, 눈돌아가게 멋있던 패키지...를 처음 딱 열어보여주셨을 때 있었던... Postmark를 보자마자, 이렇게 어디서 찍을 수 있어요???? 혹시 너도 갖고 계세요??? 제가 이걸 엄청 좋아해서요ㅠㅠㅠㅠ 라고 정신못차리고 흥분해서 말하니 주셨...다...ㅋㅋㅋㅋ 음... 좀 이상한 사람 같았을 수도 있겠지... 근데 깔끔하게 딱 찍힌 (아마도 프린트된) Postmark를 보니까 정말 너무 좋았다ㅠㅠㅠ




이건 판매용일텐데, 아마 빈 금액은 본인 돈으로 채워넣어야할거라고 생각하니까, 그냥 입 싹 닫고 갈 수가 없었다. 인간이 어떻게 받기만 하면서 사나. 그저 영어가 통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감사했는데... 이런 큰 호의를 베풀어주시다니ㅠㅠ 놀랍게도! 내게는 한국 우표가 있었다 ㅋㅋㅋㅋㅋ 인천공항에서 느긋하게 엽서와 편지들 쓰면서 예쁜 우표들 붙여서 보내야징 헤헿 이런 마음으로 우표 잔뜩 들고갔는데, 시간에 쫓겨서 예상보다 많이 못쓰고ㅠㅋㅋㅋ 가져오게 된 한국우표.... 그 중 소형시트가 있는게 아닌가... 아... 나의 덜렁거림은 때로 생각지도 못한 방향으로 펼쳐진다. 이래서 내가 계속 이렇게 사는듭....... 정신없이 드리느라 현장에서의 사진은 따로 못찍고 ㅋㅋㅋ 구글로 검색했다. 어쩜.. 달랑 천원;;이면 1도 안하는건데, 보기엔 안그래보이잖아요....?





내가 구입한 우표가 워낙 많았;;으니 구석에서 잘 정리하고 난 후에, 마침 우표 구입하려는 사람도 없길래, 소형시트를 드렸다. It's a present for you. 똑같은 말을 했다. 왜냐, 저의 영어는 짧으니까요.... 내가 항상 특별 우표를 갖고 다니는건 아닌데 아마 당신을 주기 위해 내가 갖고 있었던 것 같다고. 뭐 나는 아주 드물;;지만, 하고 싶은 말을 전부 다 할 수 있게 되어가고 있다. 너무나 드물지만.... 정말 가끔, 엄청엄청 내가 필요하다고 생각할 때ㅋㅋ;;; 그래서 몇 번 없었다는게 함정.....


이걸 드리니까, 놀라시면서, 너무 예쁘고 특이하다고, traditional하고 이런 우표는 실제로 처음 본다고, 난리가 났다.

Unforgettable event라며 또 막 좋은 단어 써주시고ㅠㅠ



봉투 조금 더 줄 수 있어? 라고 물었더니 Why not! 라고 하시면서 몇 장 필요하냐길래,

나는 또 짧은 영어로 조크를 해보겠다고 as much as you can이라고 했더니,

이만큼을 뭉텅이로 주셨다... 혹시 더 필요하니? 라는 말과 함께...


글구 엽서를 미리 써놓고 나중에 우표와 에어메일 스티커를 붙이려니, 생각보다 우표도 큰 게 많고, 에어메일 스티커도 엽서 크기에 비해 큰 편이라, 미리 붙이는게 나을 것 같아서 엽서 보내면서 에어메일 스티커 달라고 했더니 그 롤에 남은게 얼마 안되길래, 나 이거 몇개 가져가도 돼? 하니까 혹시 더 필요하냐길래 ㅇㅇㅇㅇㅇㅇ!! 했더니 롤 한개를 새 거로.... 참나....



그렇게 받은 봉투와 에어메일 스티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금 다시 사진 찍으려고 꺼내봤는데, 볼 때마다 너무 웃김....

누가 독일인이 쌀쌀맞댔죠....? 제게는 너무 친절한 독일인 ;)





그렇게 좋은 기억만 가지고, 프랑크푸르트 괴테 광장 우체국 특별우표 판매창구에 당분간은 안오기로...

제발 안오기로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인스타와 트위터와 활동하는 까페에 이미 올려서

(아마도 제 블로그에 주기적으로 와주시는 분들은)

봐도 별 감흥없을 사진



검색으로 오신 분들은 환영합니다 !

은근 독일우체국 키워드가 떠서 신기했어요



사실 한국에서 환전할 때, €100 지폐는 잃어버리면 너무 속상할테고, 10만원이 넘는 그렇게 큰 돈을 독일까지 가서 대체 어디서 쓰겠냐며.. 그냥 작은 돈들로만 잔뜩 가져가는게 낫지 않을까- 싶으면서도 €5 스무 장 두께 보니까 그냥 뭐 안잃어버리면 되지 뭐가 문제람.. 하는 생각으로 €100 지폐를 소량 바꿔왔었다.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하기 3급 보유자답게, 예상치 못했던 장소인 우체국에서 탕진잼.... 독일이 우취대국이라고 하길래 그냥 웃고 말았는데... 꽃우표 말고도 우표가 이렇게나 많았다니 새삼 그간 받은 독일에서 온 엽서들 전부 다 다시 정리하고 싶어졌다. 꽃 우표를 제외한 우표를 대체 몇 장이나 받았을런지 ㅋㅋ;; 어제에 이어 오늘도 또 와서, 심지어 오늘은 €100 지폐를 들고 정신없이 우표를 고르고 있으니, 이렇게 우표를 많이 사야하냐고 직원분이 걱정해주신다.... 



구입한 우표들을 하나하나 디테일샷으로 찍고 싶었지만

생각보다 더 많이 샀다는걸 새삼 깨닫고, 떼샷 몇 개만 올리는 점을 이해해주세요

사진을 다 보고 나면 제 마음을 이해해주실거라 믿어요....




등대 우표가 마침 45짜리라, 두 개 붙이면 딱 국제우편이군! 했는데, 우표가 커서... 저 두개를 붙이면 주소를 쌀알만하게 적어야하는 괴로움.... 


그리고 유명한 사람들, 유럽 112 25주년 기념, 토끼, 루카스 크라나흐의 그림 우표, 이렇게나 다양한 우표들이 발행되고 있었다. 





한국에서는 이제 더 이상 만들지 않는, 사이에 끼우는 종이

물론 독일도 매 장마다 끼워있는건 아니고, 50장인가 100장의 단위에 한 장이 들어있다

난 한 개만 줄 수 있냐고 물었는데, 나의 영어는 짧기에 그게 다 달라고 이해하셨는지, 얘기한 이후로 다 챙겨주셨다... 고맙게도ㅠ


각각 독일의 유명 관광지들이다.

저 관광지를 모두 가서 그 동네에서 구입한 엽서로 저 우표들을 붙여서 소인도 저 동네의 소인을 찍어서 보내고 싶어졌다. (정신나감ㅠ) 특히 저 Kassel은 프랑크푸르트에서도 딱히 멀지 않은 도시다. 





너무 예뻐서 시트로 산 우표들... 시트가 10장짜리라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라이프치히에 꼭 가서 저 우표로 붙여서 보내야지. 또 뭔가 어딘가 할 수 있는게 있겠지. 독일 맥주순수령 500주년 기념우표도 디자인 깔끔하게 딱 잘빠졌다. 페런하이트 300주년 기념 우표도 뭔가 색상이 예쁘게 나왔다. 아무튼 여기는 도저히 자를 수가 없어서 다 열개 묶음짜리인 한장을 샀다. 이것만 12장... 마음의 양식......




금액이 소액 모자랄 때 붙이는 우표들이다. 2/3/8센트짜리 우표고, 다른 금액은 발행되지 않는다. 이걸 1~9센트 금액별로 만들어주시면 독일 우체국은 더 번성할 것입니다. 그런데 이 우표를 독일인들은 엄청 안좋아했다. 차라리; 꽃우표가 낫다고...




그렇게 계산할 것들을 잔뜩 모았는데, 등대 우표만 모아둔 이 우표세트가 너무 갖고 싶은거다. 그런데 10년에 걸쳐서 모아둔건데 당연히 비싸겠지 해서 안사려다 뭔가 금액이 생각보다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우표 가격들을 계산해봤다. 그런데 안내된 금액과 거의 비슷은 하지만, 똑같지는 않았다. 당연히 계산한 것이 48센트 작았다. 이 푼돈 아끼려다 뒤의 일정을 날리겠구나 싶어서 걍 안사려다가, 창구 직원분께 여쭤봤다. Same price냐고. 그렇다는 대답을 들었다. 가격이 같은데 왜 내가 세 번이나 계산했는데 다르죠....?






까보니 이해했다. 이렇게 소액 우표들이 몇 장 들어있었다. 이유는 모르지만, 딱 금액 맞춰서 들어있는데다가, 10년간 모아진 한 테마의 우표들을 팔면서, 추가금액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게 마냥 신기했다. 지이이이인짜 예쁘다. 쓰기 아까울 정도로. 그리고 편하게 우표정리할 수 있는 종이도 같이 들어있어서 내 돈을 주고 구매했어도 선물 받은 기분이었다.




그리고 100유로의 영수증은 이렇습니다.

네, 얼마 안남았어요. 지폐는 한 장도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아직 끝나지 않았으니 이건 1부로 해야할 느낌? 






Yes, I am. I totally agree with you.


짧은 영어와 짧은 영어가 만나면 생각보다 말이 겁나 잘통한다. 거기서 느껴지는 내가 영어를 잘 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착각...





어제 괴테 생가를 보려했는데, 생가 바로 앞에 딱 도착했을 때 오후 6시. 문닫는 시간에 딱 도착해주는 뭐 그런... 그래요...


그래서 오늘은 어딘지 위치도 정확히 알았겠다! 괴테 생가를 향해 가는데 음 조금 규모가 큰 듯해보이는, 그리고 위치도 겁나게 좋은 (괴테 생가는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있다) 우체국이 보였다. 이제 노란 간판만 보면 자동으로 반갑다





설레는 마음이 너무 커서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다. 실제로 보면 정말 크다. 정말이다.

그리고는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처럼 줄을 섰다.

오늘도 또 해야하는 한마디 독일어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오늘은 꼭 해야지, 저번의 점빵처럼 버버거리지 말아야지. 다행히 줄이 겁나게 길어서 계속 연습하며 차례를 기다릴 수 있었다

내 차례가 됐고, 나는 외운 한 문장을 당당히 말했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그리고는 그 뒤의 말은 할 줄 모르니까 핸드폰 화면을 내밀었다.




Reinheitsgebot 500주년 기념 우표라고 한다. Reinheitsgebot는 독일맥주순수령ㅋㅋㅋㅋ

세계사 같은 시간에 누구나 들어봤을 그 맥주순수령이 올해가 딱 500주년이라니, 나의 기가막힌 타이밍이란....



사실 이 단어는 사고나서 찾아본거고, 그냥 딱 보면 Bier가 맥주일거고 그림도 맥주고 하니까





내 핸드폰 화면을 보고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반대편을 손짓하신다

세상에........ 반대편에.............. "Philatelie (특별우표판매처)"

그저 나는 너무 행복해서 아 이렇게 나에게 좋은 일들만 생겨도 되는지 행복하고 또 행복했다


그리고 줄을 섰고, 나는 저 문장을 또 외워야했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한 문장을 열번 이상 외우면 외워진다. 그 언어가 무슨 언어든간에, 된다. 확실하다.

난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도 할 줄 모르는데, '나는 우표를 사고 싶습니다'는 할 줄 안다.

(2016/07/12 유입키워드에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 이게 뜨길래, 이런걸 언제 썼지? 하고 클릭해보니 이 글이 떠서 엄청 웃었다.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는 Ich bin hungrig. Ich(I) bin(am) hungrig(hungry) 발음은 헝그리를 엄청 콩글리쉬처럼 발음하면 가장 비슷할 듯. 이히 빈 홍그리ㅎ 이정도?)


나의 어버버한 독어를 바로 알아들으시고는 영어로 응대해주셨다.

영어가 통하다니... 특별우표 창구라서 외국인들이 종종 오는건가...

그리고 꽤 영어가 능숙하셨다. 나의 짧은 영어보다 훨씬 더ㅠㅠㅠㅠㅠ




그리고는 그 앞에 펼쳐진 수많은 특별우표들을 보고 그저 또 행복...





이렇게 예쁜 우표들이 차고 넘치는데.... 여태까지 독일인들은 그렇게 꽃모양의 우표만 보내준거지...

그런거지.... 음.... 여러모로 밉구나....

계산이 잘 안되서 아주 조금만... 원래 사려던 것 중에 아주 조금만 샀다. 그 중 하나인 맥주 순수령 500주년 기념 우표




휴... 자태며 때깔이며 어찌나 고운지... 글구 뒤에 보이는 봉투는 우표를 구입하면 저기에 넣어주는데

저기 쓰인 독일어도 엄청 귀엽다 ㅋㅋㅋ "Meine neuen Briefmarken!" 직역하면 "내 새 우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우체국에서 사진 찍다가 혼났으니까; 여기서는 물어봤다. (사실 이 분은 찍게 해주실 줄 알았다. 엄청 친절하고 외국인인 내가 이렇게 우표를 많이 사니까 엄청 신기해하셨다 ㅋㅋㅋ 말끝마다 엄청 잘한다고 막 칭찬도 해주시고 ㅎㅎ) 내가 요기만 딱 사진 찍어도 되냐고, 딴데는 안찍겠다고, 안된다면 안찍을테니까 괜찮다고. 그니까 음.. 원래는 안되는데 찍게 해줄께! 라고 하셨다. 고맙기도 하지ㅠ




우편물 발송창구와 따로 운영된다. 딱 내가 생각했던 전형적인 독일인. 커다란 느낌? ㅎㅎ

물론 독일에서 많은 독일인을 보니, 저기서 배가 짱 많이 나옴이 추가되야하긴 한다.



커다랗고 귀여운 분들이 짱이야....+_+




맥주 우표만 산게 아니고 이것저것 사면서 영어도 할 줄 아는 분이라 대화를 좀 하게 됐는데

내가 여길 찾아서 온게 아니라, 정말 괴테 생가를 찾다가 여길 보게된거면

You are LUCKY girl이라고, 이 곳은 독일 전역에 몇 개 안된다고.

그래서 난 또 대답했지. Yes, I am lucky. I totally agree with you.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숙소로 귀가. 받은 우표들을 꺼내서 또 확인하고 보고 하면서 어찌나 행복하던지...





행복하고 또 행복하고.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예정이고 :)









이렇게 뜻밖에 특별우표 판매처를 만날 줄 알았으면,

오전에 숙소 근처의 일반 우체국에서 꽃우표를 붙여서 보내지 않는건데ㅠ 아쉽다...

여전히 내가 누군가에게 뭘 묻고, 그 사람이 내게 대답해주고 하는 것이 낯설기 때문에 우선은 구글 지도로 찾아본다. 그것이 특히 특정인만 알고 있을 경우에는 더더욱. 나는 독일 사람들이 PostCrossing을 많이 하길래, 대부분의 독일인이 우편에 호감을 갖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근처 우체국 어딨는지 알아? 했을 때 음, 모르겠네... 라고 대답하는 독일인이 더 많다는걸 알고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겐 구글 지도가 있으니까! 


그렇게 구글지도가 안내해준 우체국을 찾아갔다. 길치에게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것은 역시나 어려운 일이다. 영어가 통하는 사람을 길에서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오늘은 어떤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중국계로 보이는 학생이 내가 딱 헤메고 있는 길 근처의 횡단보도를 기다리길래, Entshuldigung(=excuse me), can you speak English? 라고 물었는데, No, I speak Deutsh only. 라는 대답을 들었다. 참나 German도 아니고 Deutsch라니 부러워서 눈물이... 응 미안... 하고는 다시 누군가에게 물어야 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던 차에, 독일 입국 후 처음 만나게 된 독일 사람인 (엄밀히 말하면 입국도 못한 상태긴 하지만ㅠ) 경찰을 보게 된다. 심지어 경찰차도 있는거 보니 혹시 저 사람이 영어를 못하면 그 안의 누군가가.... 할 수 있겠지... 제발요 감사합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경찰들은 모두 조금의 영어는 구사할 수 있다는 답을 했고, 그 조금은 내 영어보다 잘했으며... 예... 무튼 그렇게 바빠보이는 경찰들에게 길을 물었고ㅠ 그들은 내게 길안내를 해준 뒤 거의 바로 차를 돌려서 어디론가 갔다. 제가... 뭔가 잘못한건 아니죠? 괜찮죠???



한 번 봤다고 조금 친근해진 POLIZEI



경찰의 감사한 도움으로 쉽게 찾았다. 우체국!


이젠 멀리서 봐도 반가운 그 노란 표시! 야호!!!



음... 근데 우체국 아닌거 같은데...

저 노란 간판은 우체국이 맞긴 한데...

뭔가 좀 이상한 느낌적 느낌


이 날은 비가 추적추적 와서 유난히 사진이 더 아련터진다

비오는 날에 굳이 또 우표를 사러 가는 우리 존재.. 화이팅!!!



들어갔더니, 음, 점빵인데...?




혹시 우표를 살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니

(너무 당황해서 어제 외운 독일어 문장을 쓴다는걸 까먹었다)

영어가 유창한 아랍계 직원이 살 수 있다고 나름 친절히 대답했다.

오? 영어가 통한다! 휴.. 다행이야...

우표 좀 볼 수 있을까요? 했더니


보여주는데 꽃꽃꽃꽃꽃!!!!!!!!

휴... 


혹시 다른건 없니...? 라고 물으니

있는데 이것도 네 맘에 들진 않을거야 ㅋㅋㅋ 라고

아이고... 그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안사죠... 우표 두 장을 샀다

장사 잘하시네요....


나중에 이 곳을 다시 자세히 찾아보니 우체국은 맞는데 "filiale"라는게 붙어있었다. 뭐 별거겠어? 싶었는데, 저 단어가 붙은 곳들은 저렇게 점빵에서 우표도 팔고 우편도 대신 받아주는 그런 "지점"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한 지점은 동네 우체국들이 지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직영 개념과 이런 개념은 또 다른가보다. 


독일 우체국을 한국어로 찾으면 항상 기사 검색에 "민영화"라는 키워드의 기사들이 뜬다. 시스템이 꽤 깔끔하길래 위키에서 찾아봤는데, 창립이 1995년부터라고 되어있어서 ??? 했었다. 민영화가 1995년에 된거구나, 한국과 20년 이상 차이나는구나 싶은 마음. 그래도 국제우편 기준으로 우편요금이 세 배나 비싼건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도 민영화되면 이렇게 되겠지, 부디 민영화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무튼 그렇게 우표를 구입하고, 비가 와서 보내지 않을까 몇 번이나 생각하다가, 독일의 우편 시스템을 믿어보기로 했다. 심지어 만년필로 쓴건디ㅠ 부디 번지지 않았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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