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가져온 엽서들이 슬슬 소진되고 있다. 왜! 왜냐고! 많이 가져왔는데! 이유를 난 알고 있지. 살벌하게 보내고 있으니까...;; 엽서들을 사려고 돌아다녀봤는데, 대부분 한 장당 1유로가 넘는다. 왜죠... 그런 가격은 내 통장이 용납할 수가 없어... 그래서 엽서를 거의 구입 못하고 있었는데, 책 좋아하는 인간이니 서점에 그냥 구경만 하러 들어갔다. 그리고 뜻밖의 득템! 오? 엽서북? 어예... (이 때는 그냥 장당 계산만 하고 오! 싼데!! 하고 샀는데, 100장짜리 엽서북이 훨~~~씬 싸다는걸 나중에 알고 울었다고 한다... 그래도 예쁘니까 괜찮아...)


그림을 전혀 모르지만,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들을 그저 동경하기에, 엽서들 중에서도 명화 엽서를 좋아하는 편이다. 작가들 이름을 세세히는 모르지만, 고흐와 르누아르를 좋아한다. 고흐도 그렇고 르누아르도 이미 이름부터 나! 는! 예! 술! 가!라고 쓰여있는 듯한 이름. Re/noir라니.. 이름부터 너무 까리해서 그저 좋다. 그런 르누아르의 엽서북을 샀다. 30장짜리였으면 더 좋았을텐데, 20장짜리여도 뭐.. 유명한 그림들은 거의 다 들어가있는 듯 하다. 그렇게 뜻밖의; 지출을 하고 서점 계산대에 줄을 서있는데, 아 저건 무료겠구나! 싶은 책자가 보인다. 이런 책자들 대충 보면서 아는 단어 찾는게 얼마나 뿌듯한지 모른다. 만지작거리고 있으니까 (혹시라도 돈내는걸까봐 ㅋㅋ;;) 직원이 유창한 영어로 응대한다! 하나 가져도 돼! / 알고 있었단다, 히힣. 그리고 내 차례가 되고 계산을 하는데 또 어? 이거도 무료겠는데? 싶은 것을 발견하고 또 만지작... 그거도 가져도 돼! 아싸.... 




그렇게 무료로 가져온 책 잡지와 미니 노트, 내가 구입한 르누아르 엽서북.

르누아르 그림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




구입 안하고 집어가는건, 독일 정서상 어떤지는 모르겠다. 아직 독일 경험이 많지는 않으니까, 사람들의 정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당연하게도) 훨씬 많다. 혹시 독일 서점에서 뭔가 살 일이 있다면, 그리고 그 때 독일 서점에서 저런 미니노트를 무료로 주는 시기라면, 꼭! 가져가야한다. 

이유1. 독일은 저런 미니노트가 최소 1유로는 한다. 표지가 좀 예쁘면 다 2유로. 

이유2. 독일은 저런 무료 노트여도 종이 질이 살벌하게 좋다. 세상에.. 만년필이 안비치는데요???? 



이렇게 나의 뜻밖의 지출을 합리화해야한다... 근데 진짜 노트 짱짱이라구. 엽서 퀄리티도 생각보다 좋아서 좀 놀라웠다. 가끔 어떤 엽서들은 종이가 지나치게 얇아서 해외로 보내기에 좀 걱정스러웠는데, 이 엽서는 전혀 얇지 않은데다 종이 질도 좋다. 역시 만년필 산업/문화가 잘 되어있는 나라는, 종이의 질이 나쁠 수가 없다. 돈쓰고 뿌듯해하기.


숙소의 직원에게 가까운 우체국을 묻거나, 길에서 DHL man이나 경찰(둘 다 가장 최소한의 영어가 통한다는걸 체득했다)에게 물으면, 외국인인 네가 우체국을 왜??? 라는 표정으로 우선은 가려는데가 우체국이 맞는지 물어보고 알려준다.


여태 꽤 높은 확률로 점빵;일 확률이 있지만, 오늘 안내받은 곳은 정식? 우체국이라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도 물론 특별우표는 없었고, 오늘 꼭 보내고 싶은 우편물이 있어서 특별히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독일 우표들을 여러장 보여주고 싶어서 독일의 보통우표인 꽃우표로 보내기로 했다. 엽서가 아닌 봉투에 넣은 우편물은 최소 우편요금이 1.50. 이 금액으로 몇 그람까지 보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서 엽서 여러장과 티백 몇 개를 넣었다.


굳이 티백을 보내는 이유는, 한국의 저렴한 티와 독일의 저렴한 티의 월등한 차이를 알려주고 싶어서... 비싼 티백이 아닌 가장 저렴한 카모마일티와 루이보스티를 마셨는데도 그 차이가 너무 커서 놀랍고 또 놀라웠다. 아마 곧 독일에서 마셔본 티에 대한 것들을 따로 포스팅할 예정인데 (밀린 일기가 많아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허브에서 약효를 뽑아내 약을 만드는 기술이 독일이 최고인데다, 심각하지 않은 병은 굳이 약을 쓰지 않고 차로 치료한다는 것도 신기하고 새삼 부러웠다. 



무튼, 티백 몇개와 독일 광고엽서 몇 장을 넣어서 물어보니 53g이라서 3g이 초과됐다고 한다. 음, 50g 이하인가보네... 광고엽서 몇 장을 빼고 다시 쟀더니 47g. Okay! 이렇게 보낸다. 하지만 다양한 우표를 붙이고 싶었던 나의 계획은... 융통성 없는 독일인 덕분에 빠이- 아니, 왜 1.50어치의 우표를 붙이는데, 다양한 우표가 필요하다고 하면 상식적으로 종류가 달라야하는거 아닌가... 왜 €0.75어치 두 세트를 주시는거죠...? 그렇게 한국으로 처음 보내게 된 우편.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공식 엽서의 난해함... 너희가 보여주고 싶은 프랑크푸르트는 저렇다는거 잘 알겠다. 하지만 전혀 저렇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나도 딱히 미적감각이 훌륭하진 않지만, 여러모로 독일인의 미적 감각은 곤란할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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