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미 사파리 하나가 사라졌다. 이틀을 기다렸지만 나오지 않았다. 중요한건 이걸 집에서 잃어버린건지 학원에서 잃어버린건지 모르겠다는 것. 라미 사파리 두 개가 F촉이고, 하나를 필기용으로 쓰는데 필기용으로 쓰는 그걸 잃어버렸다. 원래 잃어버린거 새로 사면 잃어버린게 나오는건 진리. 빨리 필기용 라미 사파리를 다시 만나기 위해 펠리칸을 질렀다. 응...?



사실 내게 펠리칸은 고급 브랜드가 전혀 아니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이유는 딱 하나인데, 한국에서 만년필 잉크를 사려고 하면 펠리칸 잉크는 굉장히 저렴하고 라미 잉크는 비쌌기 때문. 그런데 오늘 구입한 이 펠리칸은.. 한국에서는 대략 16~18만원에 판매된다. 정가는 92유로. 굳이 환산한걸 적진 않겠습니다...



사실 이렇게 바로 살 생각은 없었다. 그런데 시필해보고 와 뭔데 뭔데... 이래서 사람들이 비싼 만년필 쓰는거구나 싶었다. 금촉이 아닌데 이렇게 부드럽게 쓸 수도 있는건가??? 원래는 F을 잃어버렸으니까 F을 사려했다. 그런데 라미의 F과 완전 다른 F... 그래서 내가 아직 한번도 가져보지 않은 B촉도 고가 라인이니까 시도해보려고 B촉을 달라고 했는데, 세상에... 세상에... 길들이지 않은 만년필이 이렇게나 부드러울 수도 있구나... 사야할 것 같은데... 사도 되는걸까... 와 지금 있는 만년필이 몇갠데!!!의 사이에서... 나는 구입을 택했다. 구입했다. 하고야 말았다. 그리고 나는 즐겁게 구속비용을 가뿐히 지불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라미는 종이케이스도 하나 안주고 그냥 펜만 달랑주는데, 역시 좀 비싼건 케이스에 보증서에 쇼핑백에 가죽보관함까지.. 역시 돈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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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내는 기간 1 http://fromde.tistory.com/255

박살내는 기간 2 http://fromde.tistory.com/288


어째서 하루만에 또 이 글을 쓰게 됐을까... 



독일의 창문은 한국처럼 활짝 열리는 부분과, 윗쪽으로 살짝만 열리는 부분이 있다. 보통 한쌍의 창문이 있으면, 양쪽 창문 모두 활짝 열리고, 왼쪽 창문은 윗쪽으로 살짝만 열린다. 내가 뭘 잘못한건지는 모르겠는데, 수직과 수평 모두 다 열리는 왼쪽 창문이 닫히지 않는다. 정확히는 윗쪽 창문이 열린 상태에서 활짝 여는 창문을 열면서 뭔가 잘못된 듯 하다. 창문이 닫히지 않은 채로 저녁시간이 되었다. 그리고 다음날 비 예보가 있어서 저녁이 유난히 추웠다. 밤새 창문이 열린채로 자야했고, 나는 감기기운이 돌았다. 감기에 걸리면 고생할게 뻔하니까 감기차를 마시고 마셨다. 새벽 내내 빗소리에 잠을 설쳤다. 아침에 눈을 뜨니 비가 방안에 들어차있었다. 나한테 대체 왜이러는거야... 싶은 마음만 들었다. 그리고 창문이 열린채로 지내기에는 너무 한기가 돌아서 커텐을 좀 제대로 쳐보려고 했는데, 커텐 고리가 이렇게 우다다 떨어졌다. 한국의 경우, 끝부분은 조금 다른 고리라서 저렇게 쉽게 빠지지 않는데, 여긴 모든 고리가 똑같이 생겨서 나를 또 곤란하게 만든다. 



박살내는 기간 4 는 쓰지 않을 것이다. 혹시나 생기더라도 쓰지 않을 것이다. 나는 더 이상 그 아무것도 박살내지 않는 삶을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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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살내는 기간 http://fromde.tistory.com/255 


So what's next? 라고 적어놔서일까. 정말로 또 박살을 냈다. 이번에는 좀 규모가 컸다. 은근 소소하게 깨진 것도 많고, 평소에 브리타 정수기를 올려두는 곳이라 바닥에 물잔치를 했다. 말로 설명하는 것보다 사진을 보는게 더 이해가 빠르니까. 


5


4


3


2


1


빠밤-




원형이 어떤지도 한번에 파악이 안될 정도의 박살. 이 사진은 다양한 감상포인트가 있는데, 차근차근 적어보겠다.

1. 원래 브리타/커피포트를 올려두는 곳이라 물난리

2. 아침식사로 준비해서 먹으려고 올려둔 야채볶음은 마치 일부러 저기 저렇게 예쁘게 놔둔 듯이 저렇게 딱 착지. 그 와중에 밖으로 튀어나간 콩 한 쪽.

3. 차 내려서 놔두는 밀폐 티팟(뭐라고 번역해야할지 모르겠다. 한국에는 정확히 같은 물건이 없다. 독어로는 테카네 Teekanne)에 감기차가 가득 들어있었는데, 한 방울도 새지 않고 그대로 안착했다. 쓰러져있었어도 한 방울도 새나가지 않았을테지만, 새삼 이런 사소한 물건들의 퀄리티에 감동한다.

4. 구입한 당일에 수난을 겪고 있는 티백들. 하필 티백들이라 물난리 속에서 절반 이상이 젖어서 버려야했다....


더 세세하게 사진보면서 쓰다가는 내 정신건강에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여기까지만-

세번째 박살내는 기간은 부디 없게 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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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들끼리만 모이는 모임이 열린다길래, 참가신청을 했다. 그리고 강건너 걸어가는 길에 노을이 예쁘게 지고 있었다.





동네에서 힙하기로 유명한 펍. 저번에 갔었는데 일요일이라 문닫혀있었고, 아직 못가봤다.




독일은 자전거용 횡단보도와 보행자용 횡단보도가 따로 있다.




오늘 모이는 장소는 여기!




예거 슈니첼. 언제나 슈니첼은 진리.



처음 본 사람들이지만 저녁을 먹으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한없이 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두 시간쯤 지났을 때, 주최자가 갑자기 성인용품을 꺼내서 설명해주기 시작했다. 나는 엄청 당황했는데, 같이 있던 스무명은 아무렇지 않아하는걸로 봐서, 여자들의 모임이라고 말해두면 그건 이렇게 여자들의 섹스토이를 설명하는 그런 자리이려나 싶었다. 어디에 물어볼 데가 없다... 답답하지만 뭐 별 수 없지ㅠ



여러 섹스토이에 이어서 러브젤도 소개했다. 

"여태까지 써왔던 러브젤은 흘러서 쓰기 불편했죠?? 우리 회사 러브젤은 흐르지 않아서 개짱이에요!!" 라고 말하면서 우리 전부 다 직접 확인해야한다고 손에 조금씩 짰다. 전혀 흐르지 않았고, 점도가 독특하긴 했다. 그리고는 이거 피부에 진짜 좋다고 핸드크림처럼 손에 발라보라고 해서 또 시키는대로 착하게 해봤다. 오.. 진짜 좋잖아...




여자들 8명 이상이면 (섹스)토이파티를 개최해준다는 광고. 솔깃하다.




너무 대놓고 딜! 도! 이런건 사진찍기가 좀 그래서 ㅋㅋㅋ 그나마 덜 성인용품스러운 걸로 하나만 찍었다.

무게 80g이라 엄청 가벼워서 소지;하기 편하다고 했다 ㅋㅋㅋ 굳이 이걸 소지해야하는지는 의문... 그냥 집에서만 쓰면 안될까요...?



무튼, 여자들끼리만 모인다고 해서 갔는데, 뜻밖의 성인용품들을 영접했고, 엄청난 뽐뿌를 받았다 ㅋㅋ


우머나이저의 본고장,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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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 천막 하나가 쳐져 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일 때 빼고는 저렇게 정중앙에 천막이 쳐진 것은 처음본다. 사람이 엄청 많아서 뭔지 구경하러 가봤다. 오? 다들 케익을 먹고 있다. 공짜를 직감적으로 느낀 나는, 줄로 보이는 부분에 가서 섰다. 역시나 공짜 케익이 맞았다. 치즈케익이 냉장고에 있지만, 이건 다른 종류의 케익이니까 다른 음식이다. 아무렴. 왜 나눠주는지는 모르지만 우선 받고 본다.


바로 앞의 초코렛 모형은, 만하임의 유일한 랜드마크, 급수탑이다.




내 케잌, 옆에는 70대 할머니 두 분. 내 바로 앞에서 받으셨는데, 나보다 빨리 클리어하고 한조각씩 더 받아오셨다.




공짜케익의 이유는 Die neuen Planken (도로 정비)




현재 다니는 트람이 대부분 다 공사에 들어가고, 그에 대한 안내문들이 있다. 한 10% 정도 되는 사람들이 어디선가 받은듯한 빨간 장바구니를 들고다니길래, 어디서 받는지 좀 잘 살펴봐야겠다 싶었다. 그리고 받아가는 장소는 찾았는데, 다들 어떤 쿠폰을 내밀면서 교환해갔다. 나는 그 쿠폰이 없네... 쿠폰은 어디서 받냐고 물어볼 수도 없고ㅠㅋㅋ


받고 싶다! 빨간 장바구니! 이렇게 생각하며 시내를 돌아다니고 있었는데, 만하임 지역신문을 나눠주고 있었다. 판매하는 분량의 신문은 아니고 이번 공사와 관련된 내용들만 담겨있는듯한 아주 얇은 신문이었다. 원래도 길에서 뭐 나눠주면 에지간한거 다 받는 편이라 별 생각없이 그 신문도 받았다. 그리고, 그 쿠폰을 만났다.


오른쪽 아래의 빨간 부분이 장바구니 쿠폰! 어예




예쁘다. 공짜라 더 죠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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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헤메던 겨울이 거의 다 지났고, 1월부터 다니기 시작한 만하임 대학 부설 어학원의 수업도 다음 주 화요일에 세 번째 레벨이 시작된다. 두 달이 지났으니 적응도 끝났다. 처음에는 이전 학원과 달리 숙제도 너무 많고 나 빼고 다들 말도 너무 잘하고 시험도 너무 자주 봐서 학원가기 너무 싫었는데, 이제는 조금씩 오르는 작문 점수 확인하는 것도 기쁘고, 조금씩 내가 늘고 있다는게 느껴져서 그저 다 좋다. 


그간 딱히 여유는 없었지만 찾지 못하고 있는 인스타그램이 아쉬워서 더 열심히 거의 매일 티스토리에 강박적으로 뭔가를 올려왔다. 나의 근황은 없이. 걍 그렇게 매일 뭔가 올리면, 조금 더 빨리 안정될 것 같았다. 그리고 놀랍게도 나는 그런 인간이었다. 티스토리 계정에 다시 로그인할 수 있게 된 후, 처음 다시 글을 쓴 날이 131일, 한달하고 일주일 정도밖에 지나지 않았는데도 그 때보다 나는 훨씬 더 상태가 좋아졌다. 역시 나는 타이핑이든 손으로든 뭔가를 쓰지 않으면 존재할 수 없는 나약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무튼- 요즘 나는 정말 잘 지낸다. 이렇게 잘 지내다가 또 무너지면 나는 어쩌지 하는 세상에서 가장 쓸데 없지만 나에게는 정말 중요한 걱정을 하면서, 그렇게 지낸다.



지난 일요일, 정말 오랫만에 여유롭게 티타임을 가졌다. 한번 치즈케익을 입에 들이고 나니, 월요일 내내 케익이 엄청 땡겼다. 물론, 커피나 차는 그간 많이 마셨지만, 내가 생각하는 티타임에는 핑거푸드가 없으면 안된다... 물론 과자나부랭이 핑거푸드 말고 내게는 "케익"만 핑거푸드다. 손가락으로 먹을 수 없는 핑거푸드라니 뭔가 이상하게 들리지만, 내가 그렇다면 그런거지 뭐- 치즈케익을 마트에서 많이 파는걸 봤지만, 홀케익 사이즈로만 판매해서 구입해본 적은 없었다. 홀케익이 한 6천원 정도밖에 안하니까, 한국에 비하면 정말 저렴한 가격이긴 한데, 집에 딱히 사람 더 없으니 그거 나 혼자 다 먹는거고, 내가 그걸 잘 컨트롤하면서 먹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니 나는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나는 무절제의 화신- 그런데 나는 케익이 먹고 싶은데! 어쩌란 말인가.


뭔가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 꽤 높은 확률로 내 눈 앞에 나타나는 경험을 자주 했었다. 모르겠다, 어쩌다보니 아다리가 그렇게 맞게 된건지는. 집에서 가장 가까운 마트가 네토(Netto)지만, 물건이 다양하지가 않아서 어쩌다보니 가장 먼 리들(LiDL)로 장보러 다닌다. 물론 멀다고 해서 막 엄청나게 먼 것은 아니고, 네토와 리들은 걸어서 한 5~7분 거리에 있다. 어제, 괜히 네토에 한 번 들리고 싶었다. 그리고 네토에서 이렇게 장을 봐왔다. 



너무 사랑하는 냉동야채, 샐러드야채, 샐러드 드레싱(50%할인이라 평소 안사던거 한번 사봄),

그리고!!! 220g짜리 치즈케익!!!!

치즈케익 220g이라고 하면 감이 안오니까 스타벅스 홀케익이 몇그람인지 확인해보려했는데, 불친절한 스타벅스. 공식 사이트의 검색이 왜이렇게 구린지.. 홀케익에 대한 정보를 찾을 수가 없네... 조각 케익은 찾긴 했다. 스타벅스 치즈케익 한 조각 145g. 근데 또 이게 완전히 비교하기는 어려운게, 스타벅스 치즈케익은 아래의 딱딱한? 치즈가 아닌? 부분이 있다. 내가 산 치즈케익은 그게 없다. 무튼, 작지도 크지도 않고 딱 적당한 크기의 치즈케익 판매처를 알아냈다는 사실을 이렇게 길고 장황하게 쓴다. 


중요한 것은 가격! 은혜롭기도 해라.. 0,99유로.



그렇게, 정말정말 오랫만에 약차;가 아닌 홍차를 아침에 내렸다. 아침마다 감기차를 그렇게 주구장창 마셔댔는데, 지난 주에 살짝 따뜻해졌다고 감기차 사흘 안마셨더니 바로 감기걸리고... 물론 갑자기 날씨가 추워지긴 했다. 무튼, 감기차가 딱히 나쁘다는건 아니고 그냥 저냥 맹맹한 맛이라 특색없는 차인데, 존재감을 뿜뿜하는 홍차를 아침에 마시니 뭔가 기분이 좋아졌다. 밀크티를 마시고 싶었는데, 집에 우유가 없다. 설탕도 없지만 꿀은 있어서; 설탕 대신 꿀을 조금 넣었다. 오- 설탕보다 더 나은거 같은데...?



그렇게, 오늘 오전 530분의, 꽤 이른 티타임. 내가 제일 좋아하는 등대컵! Unser Norden (Our North)

치즈케익이 다소 작아보이는 건 기분 탓이 아닙니다. 220g을 한번에 퍼먹지 않기 위한 나의 몸부림. 덜어먹기. 저 그릇은 참 유용히 잘 쓰고 있다. 올리브 그릇이 되기도 하고, 계란후라이 그릇이 되기도 하고, 이제는 치즈케익용 미니 접시까지. 아, 나 주방저울 있어서 저 치즈케익 무게 잴 수도 있었는데 왜 안쟀지... 대략 40g 정도 될 것이다. 6등분 했으니까.




방 형광등이 노란 불이라.. 방에서 뭘 찍어도 이렇게 누렇게만 나온다.


티타임은 원래 아침 먹고 하는거니까, 아침도 이미 먹었다는걸 적어본다... 감기 때문에 요즘 내내 일찍 잠들고 있고, 배고파서;;; 다섯시 전에 깬다. 연금 받으며 살아가는 할머니가 된 느낌으로, 해뜨기 전이지만 창문을 열어서 환기시키고, 아침을 먹고, 영양제 일곱알을 먹고, 홍차에 치즈케익을 먹는다. 그러고 나니 이 시간이다. 늦잠을 잔 적은 없지만, 언제나 학원가기 참 바쁘다. 아침마다 뭔가를 쓰고 싶은 이 생각에. 무튼, 그렇게 오늘도 잘 보낼 것 같은 하루다.


요즘 근황, 끝-




평소와 다른 건물에서 수업을 하게 됐다. 대학교 건물이라서 신나는 마음으로 학원을 갔다. 오, 뭔가 대학생이 된 것 같고 신나!!




문을 들어가면 이렇게 되어있다. 건물 구조는 왜 이런걸까.




그리고 여기는 Mannheimer Antikensaal이라고 한다.

걍 대충 몇 개 가져다두고 앤틱잘이라고 부를 필요까지는 있나.. 싶었는데, 전혀 아니었다.




대강당 벽면




내가 수업들은 강의실, O128




그리고 O135 강의실은 Saal der starken Marken. 직역하면 유명상표의 강의실

Unternehmen der Region. 지역 기업




LAMY가 지역 기업. 뻐렁치네...




건물 구조는 계속 특이점이 있다.

이렇게 밝지 않은데... 아이폰 힘내!!




이렇게 어둡지도 않은데... 실제 색감은 이 중간 어디쯤에 있다.




집 근처 뮤지엄에서 5월 말부터 열릴 전시. 당연히 가봐야지!




별거 없는거 같은데 왜 Antikensaal이지? 싶었던 나의 의문을 한방에 날려준-

따로 뭐 유리로 가려져 있는 것도 아니고 걍 저렇게 덩그러니... 아무도 깨부수지 않고 낙서하지 않는다니..

공중도덕 없는 동아시아의 나라에서 나고 자란 나로서는 너무 신기한 광경이었다.




독어 잘하고 싶다!!! 이해 안된다!!!!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사이트가 따로 있어서 링크를 걸어둔다.

https://www.antikensaal-mannheim.com/about/



영화관에서만 영화를 본다는 내 나름의 규칙이 있다. 영화는 영화관에서 보라고 만들어진거니까, 큰 스크린과 짱짱한 사운드로 듣지 않으면 아무 의미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과거의 영화들 중에서 꼭 보고 싶지만 보지 못한 것들이 많았다. 언젠가 인연이 되면 재개봉을 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으로 살았고, 한국에서는 꽤 많은 영화들이 재개봉되어서 봤다. 티파니에서의 아침을/카사블랑카/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같은 고전 영화들도, 목동 CGV에서 특별전 할 때 굳이굳이 찾아가서 봤었다.


내가 보지 못했지만 너무 보고 싶었던 영화 트레인스포팅, 이완 맥그리거(요즘은 유안 맥그리거라고 부르는 듯. 앞으로는 유안 맥그리거로 씀)가 가장 반짝반짝하던 때의 모습이 담긴 영화. 21년 만에 두 번째 이야기가 나오면서, 독일에서는 1995년의 영화도 같이 재개봉했다. 너무 감사한 일. 정말 보고 싶었던 영화를, 독일에서 이렇게 보게 되다니 무척이나 설렐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독일 영화관은 독일어 더빙이고, 영어로 상영되는 95년의 트레인스포팅은 딱 한 번 밖에 없었다. 꽤 늦은 시간이었지만, 선택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에 그 늦은 시간에 영화관으로 갔다.


그리고, 나는 독어로 더빙된 1995년 트레인스포팅을 봤다. 몹시 당황스러웠다. 독일 영화관도 꽤 광고가 길기 때문에, 보통 상영시간의 15분 후에 본 영화가 시작되는 편이다. 15분이 지나고 트레인스포팅인 듯한 영화가 시작된 것 같은데 계속 독어가 나와서 음.. 뭐지.. 뭐지.. 하고 넋놓고 있었는데 제목이 떴다. 중간에 나가기도 좀 그렇고, 3시간짜리 영화가 아닌 한시간반짜리니까, 어떻게든 집중해서 독일어를 들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10%도 채 못들었던 것 같다. 그저 유안 맥그리거의 그 반짝반짝하던 시절의 병약미를 큰 스크린으로 보는 것에 만족해도 나쁘지 않다고 최면을 걸면서 90분을 앉아있었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직원을 찾았다. 자정즈음이라 모두 퇴근하고 없었다. 정말... 대단들 하다...는 생각 밖에 할 수 없었다.



그냥 돈 버린셈 치려고 했는데, 뭔가 억울해졌다. 비록 뭔가 되진 않더라도 할 말은 해야겠다 싶어서, 티켓을 들고 다시 영화관을 찾았다. 상황을 얘기했더니, 당일이 아니면 환불은 불가능하다고 했다. 당일에 직원을 찾았지만 다들 퇴근하고 없었어!! 라고 했더니, 아니야, 2층에 사무실이 있고, 거기엔 사람이 있었어. 라는 답변.


????????? 내가 그걸 어떻게 아는데??? 황당했지만, 별 권한이 없어보이는 직원이라 알았다고 하고 집에 와서 메일을 썼다. 컴플레인한 메일을 그대로 붙여넣기엔 나의 허접한 영어실력이 뽀록나므로... 대충 뭐라고 썼냐면.

안녕? 만하임 씨네플렉스에서 영어버전으로 영화를 상영해주는 것에 감사하고 있어. 내가 지난 목요일 트레인스포팅 영어버전을 보러 갔는데, 독어버전이 나오더라? 왜그런거야? 영어로 상영하는 회차가 많았다면 다른 회차를 다시 봤으면 되었을텐데, 그게 딱 한번뿐인 영어버전이었어. 1995년 영화라 언제 다시 영화관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구. 그 날 무슨 일이 있었던거야? 나는 지금 독어를 배우는 중이라 그 날 영화를 전혀 이해 못해서 그런데, 환불해줄 수 있니? 나도 너를 귀찮게하기 싫은데, 너네가 영어로 상영했으면 나도 이런 메일을 쓸 필요는 없었을거라는 걸 꼭 알아줬으면 좋겠어. 그리고 나는 1995년의 그 영화를 영어버전으로 다시 볼 수 있다는 것이 참 기대됐는데, 이젠 그러지 못한다는게 너무 아쉬워.

대충 이정도. 그리고는 답변이 왔다.

환불 못해줘!!!! 근데 트레인스포팅2를 보여줄 수 있어. 괜찮아?


오? 솔깃... 내가 이러려고 트레인스포팅2를 아직 안본건가 싶고...ㅎㅎ

그래서 트레인스포팅2 영어버전을 무료로 보고 왔다. 나는 진상인가, 컴플레인 능력자인가?

이메일에도 썼듯이, 너네가 영어로 상영했으면 나는 이 메일을 쓰지 않아도 됐잖아?


I am really pleased to Mannheim Cineplex to provide the Film in English, but what happened at 22/02? Why did you provide in German version? I want to refund my Money back. I had heard, the refund is only at the same day. But if Cineflex provided in English version, I don't need to ask to refund my money back. And I am too sad, that's the only one time to watch the Film in English version.




영어로 상영되는 줄 알고 설레서 찍었던, 1995년 트레인스포팅 입장 사진.




티켓 초점은 어디갔나... 그래서 다시 찍어서 올림!

원래 7유로짜리 특가 티켓인데(정상가 13유로 가량), 나는 이 영화관 회원카드가 있어서 1유로 추가할인 받음




공짜로 보게 된, 2017년 트레인스포팅

영어버전은 하루 한 번, (주로) 굉장히 늦은 시간에 상영된다. 선택권이 없다. 독어가 빨리 늘길 바라는 수 밖에




원래 이렇게 포스터에서도 사진을 찍는다. 항상 영화보고 나올 때.

1995년 트레인스포팅에 이 사진이 없는건, 왜 영어상영이 아닌 독어상영이었냐고 말할 사람을 찾아야했기 때문에. 못찾았다는게 문제.

가격 0,00유로!!! 당당하다! 뿌듯하다!!




6,00유로에 본 1995년 트레인스포팅 티켓과,

0,00유로에 본 2017년 트레인스포팅 티켓




그리고 독일와서 처음 봤던 영화 엑스맨 아포칼립스.

할인가격이 있을거라고 전혀 생각 못하고 당당하게 13,40유로에 봤다.

영어로 볼 수 있다니!!! 감사합니다!!! 하면서...


그리고 스타트렉 비욘드, 저 때 영화관 회원카드를 만들면 영화를 6유로에 볼 수 있다길래 당연히 만들었었다. 




5월 초, 만하임에서 살기 시작하면서 한국에서만큼은 아니어도 매달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면서 지내고 싶었다.

하지만 영어로 상영되는 영화를 70%도 이해할 수 없고, 또, 대사가 많고 빠른 영화들은 더더욱 힘들었다.

트레인스포팅의 경우는, 심각한 스코틀랜드 억양이라 더더욱 힘들었고, 영화를 본 사람은 알겠지만 독백이나 상황설명이 워낙 많아서 화면으로 유추해낼 수 없는 그런 말들이 굉장히 많았다. 물론 1995년 트레인스포팅의 경우는 90분간 독어 듣기연습 한다고 생각하면서 앉아있었고. 그래서 총 10개월의 기간동안, 영화관에서 영화는 딱 다섯개밖에 보지 못했다. 겨울에 헤멘거 감안해도 한 달에 하나가 채 안된다. 그렇게나 좋아하는 영화인데, 언어의 장벽이라는게 새삼 너무나 높고도 높구나 싶어서 속상하다.



독일에는 현재 히든 피규어가 개봉해있다. 한국은 아직 미개봉이고, 3월 말에 개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너무너무 보고 싶은데, 전문적인 용어가 대부분인 대사들을, 굉장히 많이, 빠르게 하는 것을 예고편에서 보고 볼 마음을 접었다. 독어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 영어도 좀 해야할텐데, 언제 독어를 해결하고 영어를 하나.. 싶다. 멀고도 먼 외국어의 길-


이전에 주구장창 썼지만, 나는 현재 영양제를 여러개 챙겨먹고 있다. 총 6종류이고, 브랜드별로 함량을 따져서 가장 적합한 브랜드의 제품을 먹고 있다. 그 중 압타이 제품은 Augen Vital/Mariendistel (눈/마리엔디스텔) 이 두 제품을 먹고 있다. 지난주에 마리엔디스텔을 미리 구입해뒀기 때문에, 사실 한달간은 전혀 필요없지만, 영양제 챙겨먹은지 몇 달만에 처음보는 풍경이라 구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브랜드 20% 할인과, 로즈만 회원 10% 할인은 중복 적용된다. 개이득.




웰믹스 파우더도 20% 할인하는걸 처음봤다. 지금은 요케베(Yokebe)를 몹시 잘 먹고 있지만, 가끔 파우더를 먹을 때 아 초코맛 파우더 먹고 싶다!!! 싶을 때도 있었다. 그래서 쪼 아래쪽의 카푸치노 맛 쉐이크와 딸기맛 쉐이크를 샀다. 맛이 어떻게 구현되었을 지는 모르지만 한 방에 두 통을 걍 사버렸다. 요케베가 얼마나 비싼 제품인지 새삼 알 수 있었다... 요케베는 한 통에 15유로, 웰믹스는 한 통에 5.5~6.5유로.




여태까지 로즈만에서 두유 파는걸 몰라서 REWEDM에서 구입했었다. 좀 잘 보이는데 두지 싶지만, 이렇게 1유로도 안되는 서비스성 제품을 잘보이는데 어떻게 두겠나 싶다. REWE의 경우엔 두유 1리터에 1.35유로였고, DM1유로였는데, 로즈만은 0.99유로! 역시 나의 사랑하는 로즈만. 그리고 회원 10% 할인도 된다. 역시나 개이득.




세계 어디를 가든 세일 품목은 누군가가, 혹은 모두가, 살벌하게 털어가기 마련이다. 하나 남은 리스테린이 외로워보인다. 뭔가 사야할 것 같은 느낌이지만, 나는 저 보라색 리스테린을 쓰지 않아서 사진 않았다.




- 아래 두 사진에서 틀린 점을 찾으시오 -



위의 사진은 어제(금요일)에 찍은 사진이고, 아래 사진은 2월 중순에... 화장실 청소를 하겠다고 의지에 불타있을 때 로즈만에서 찍은 사진. 물론 사왔다... 무려 46센트!!나 저렴해졌고, 내가 산건 다행히 용량이 같지만, 옆에 칼크 제거제는 용량도 20% 더 주고... 바로 화장실 청소 안할거 뭐더러 미리 사고 법석. 다시는 그러지 않겠습니다... 이참에 이번 주말에 꼭 화장실 청소해야지.


그렇게, 나는 오늘도 또 엄청난 양을 사왔다.

다이어트 파우더 2통, 두유 2통, 화장솜, 부착용 거울, 물비누, 닦아내는 토너, 변기에 걸어두는거, 그리고 압타이 영양제 5통; 




들고오느라 힘빠져서 바닥에 걍 방치해뒀다. 내일쯤 정리하지 뭐...




그리고 로즈만 앱에서는 이런 지나치게 친절한 정보를 제공한다. 그동안 얼마나 아꼈는지 보여준다. 내가 그 동안 22,22유로를 아꼈다는건, 222,2유로를 샀다는 말이지.... 나는 모른다, 나는 아무것도 보지 않았다. 나 이 앱 올 1월에 깔았단 말이야.... 그리고 나는 오늘 35유로를 질렀지... 괜찮아, 압타이 다섯통과 웰믹스 두 통을 20% 할인받아서 샀으니까! 좋은 구매였어!! (라고 또 합리화)



라미 두 자루 질렀으니까 긴축정책 해야한다고 불과 어제 쓴 것 같은데 말이다... 역시 할 필요가 없는 말이었다.


저가형으로 분류되는 세일러 만년필을 거의 5년쯤 썼고, 지나치게 멀쩡했다. 이렇게 저렴한데, 역시나 내가 길을 잘 들인 모양이군! 이라고 생각하면서 정말 잘 썼다. 영원히 쓸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리고 잉크를 컨버터에 넣은 날, 힘이 넘쳤는지 어쨌는지는 모르겠지만 바디 부분을 돌리다가 부러뜨렸다. 이제 더 이상 쓸 수 없는 상태가 되었다는 것만으로도 억울한데, 이상한 상태로 부러져서 컨버터가 만년필 바디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미 부러진 세일러는 살릴 수 없다지만 컨버터는 다른 만년필에서 다시 쓸 수 있는데 뺄 수가 없다. 어떻게 빼내야할지 매일 궁리하는데 아직은 모르겠다. 무튼, 이 사단이 난게 바로 내 생일 전, 24일이었다. 


꽃중의 꽃, 자기합리화. 생일이니까! 선물을 사라는거 아닐까? 라는 생각에, 세일러 만년필이 고장난 기념;으로 세필 만년필을 구입하기로 생각하고 검색을 했다. 하지만, 일본 필기구 회사의 제품들은 세필이 너무 당연히 존재하는데, 여기는 세필이 딱히 필요하지 않다. 이걸 한국에서는 그저 말로만 들었고 왜 그런지 알 수 없었다. 만년필로 영문과 국문을 같이 쓰면서 느끼는건, 확실히, 영문의 경우에는 두꺼운 촉이어도 딱히 문제될 것이 없다는 것이다. 국문의 경우에는 세필로 쓰면 몇몇 부분들이 뭉그러진다. 무튼, 나는 굳이 영문/국문때문이 아니라도 가늘게 필기하는걸 좋아해서 세필이 꼭 필요하기에 세필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했다. 하지만, 백화점에서는 팔지 않기 때문에 이전에 라미 다크라일락을 샀을 때처럼 시필해보고 살 수는 없었다. 만년필만큼은 인터넷 쇼핑을 하지 않는다고 다짐해왔는데, 인간의 다짐이란 참 하찮다.




그렇게 독일 아마존에서 라미를 구입했다. 한 자루 아니고 두 자루. 왜 두 자루를 샀는지는 모르겠다, 혹시 한 자루만 샀는데 뽑기에 실패한거면 속상하니까? 그리고 나는 두 자루 다 뽑기에 성공했다. 세일러만큼의 세필은 아니지만, 이정도면 내가 기대한 것보다 더 괜찮다. 




한국에서는 라미를 전혀 쓰지 않았었다. 그냥 누구나 다 갖고 있는 만년필이라 굳이 나까지 갖고 있을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었다. 다크라일락을 구입하기 전까지만 해도 그 생각은 변함없었다. 하지만 한정판이고 내가 좋아하는 보라색이라서 잉크와 함께 처음으로 라미를 구입했고, 다른 만년필들이 뽀각뽀각 박살날 동안 튼튼함을 자랑해주었다. 독일제가 역시 튼튼하네.. 일제보다! 라는 생각까지 갖게 되었고, 두 자루를 한 방에 걍 구입했다. 아마도 이제 한동안 만년필을 새로 구입할 일은 없을 것 같다.


PS. 지난 금요일 밤에 독일 아마존에서 라미 사파리 두 자루와 컨버터를 구입했다.

    그런데 글쓰는 목요일 오전인 오늘까지, 만년필은 왔는데 컨버터가 오지 않았다... 이참에 어쩔 수 없이 카트리지를 써보는거지 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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