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신기한 것이, 하이델베르크를 그렇게 많이도 왔는데 매번 참 다르다. 오늘은 또 조금 다른 하이델베르크를 만났다. 그리고, 인스타그램에서의 새 기능을 배운걸 오늘 하루종일 써봤다. 원래 사진 찍은 시간은 사진 그 자체의 정보에 저장이 되지만, 이렇게 위치와 온도와 시간을 사진에 같이 넣을 수 있는 것도 꽤 괜찮은 것 같다. 물론 사진 그 자체의 훼손은 아주 조금 되지만, 이런 정보들이 적혀있는 것도 꽤 좋은 것 같다.



1. 만하임 중앙역에서 하이델베르크 가는 S반 기다리는 중. 만하임에서 하이델베르크는 S반(기차)을 타면 14~18분 정도 걸린다. 한 도시에서 한 도시를 가는데 이정도 거리라는건 독일에서 믿기 힘든 정도의 거리. 만하임에서 사는건 딱히 좋지도 싫지도 않은데, 하이델베르크가 근처라는건 항상 조금 신난다.




2. 하이델베르크 중앙역 도착. 도착은 1050분에 했는데, 열차들 다 보내고 빈 선로를 찍고 싶어서 조금 앉아있었다.

그런데도 저 쪽의 기차는 갈 생각이 없어서 이대로 찍어야했다. 




3. 중앙역에서 동행을 기다리다가 벽에 있는 시계와 그림과 함께-

인스타그램에 이런 기능이 있다는걸 알기 전에는, 메타 정보 없이 사진 찍은 시간을 알고 싶어서 시계를 자주 찍었다. 특히 아날로그 시계

평소처럼 아날로그 시계를 찍고 보니, 아차-




4. 중앙역에서 구시가지로 건너왔다. 중앙역에서 관광센터 옆의 정류장에서 버스 33번을 타면 한 번에 간다.

멀리 보이는 것이 바로 하이델베르크 성.




5. 일본 라멘이 먹고 싶다는 동행때문에 라멘을 파는 가게에 왔다.

가게 이름은 Moschmosch (모시모시)




6. 맥주로 입가심- 헤헿




7. 어쩌다보니 같은걸 시켰는데, 라멘에서 느껴지는 김치찌개의 느낌... 뭘까...?

맛이 없는건 아닌데 오묘했다. 면은 일본식 면인데, 국물이 너무 김치찌개의 그것이었다.

소주.. 소주를 주세요...

Glücksgefühle, 32번. 9,25유로




8. 이제 20도가 넘기 시작했다! 구시가지에서 칼 테오도르 다리를 건너가다가 포토존에서 한 컷-




9. 칼 테오도르 다리




10. 구시가지 건너편, 칼 테오도르 다리가 끝나는 부분에는 막스베버 하우스가 있다.

하이델베르크 대학 입학예정자 중 독일어 공부를 해야하는 학생들을 위한 독일어 수업이 있는 곳.

그렇게 입학 예정자로 수업 인원을 먼저 채운 후, 남는 자리는 일반인들에게 배정된다. 그래서 일반인들이 신청을 해도 대부분은 떨어지는걸로 유명하다. 대학부설이니 당연히 수업 퀄리티는 좋고, 애초에 입학예정자들을 위한 수업이니, 수업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으로도 또 유명하다.




11. 구시가지 건너편의 잔디밭에 앉아서 하이델베르크 성을 바라보면 이렇게 보인다.




12. 유람선을 타보려고 어슬렁거려봤다.




13. 하이델베르크 대학교 까페테리아. 아무리 주말이지만 이렇게나 사람이 많을 일인가...




14. 생맥주를 먹고 싶었는데 없다고 해서, 하이델베르크 이름이 찍힌 맥주를 샀다. 그새 온도가 또 올라서 22도!!




15. 구시가지에서 비스마르크 플랏츠쪽으로 걸었다. 해가 많이도 길어졌다. 저녁 6시가 넘어도 밝다.




16. 걷다가 예쁜 곳이 나오면 또 찍어야한다.




17. 일요일이라 문 닫은 곳이 많아서 선택권이 딱히 없었고, PASTA BAR라는 곳에 들어왔다. 




18. 주방쪽도 괜히 찍어봤다.




19. 맥주!!! 이제 밥먹을 때 맥주 한 잔은 너무 당연하다. 이렇게 살이 무럭무럭찌겠지... 어쩐담.




20. 중앙역에 다시 왔다.




21. 동행이 타고 가야할 버스가 연착됐다는 문자를 받았다. 연착됐다는데 나만 쏠랑 가버리기도 그렇고.. 걍 가는거 보는게 내 맘도 편하고..




22. 850분에 출발하는 버스였는데, 920분에서야 버스가 왔다. 그리고 나는 S반을 타러 내려왔다.

하이델베르크와 만하임이 새삼 가깝다는게 느껴진다. S반이 너무 많아!!!




23. 944분에 하이델베르크에서 출발한 S반은 만하임에 10시에 도착했다. 그리고 집 앞까지 가는 시내버스를 기다리러 정류장에 갔다가, 중앙역 앞에서 도착 사진 안찍은게 생각나서 다시 돌아왔다... 나... 뭐하는거지 ㅋㅋㅋ




이렇게, 오늘 오전 1035분부터, 오후 105분까지의 하루.

Moments in Heidelberg.



날씨가 너무너무 좋은 주말, 하이델베르크로 피크닉을 가기로 했다. 출발 전, 동네 스벅에 당 충전하러 들렀다.




스벅 근처 도이체방크 앞의 꽃밭. 언제나 예쁘다.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트람이 고장났는지 다 내리라고 했고 화나려고 했는데, 이 꽃나무를 보고 행복해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 단어가 적힌 곳에서 대체되는 교통편을 이용한다.

Ersatzhaltestelle (교체 정류장)




드디어! 피크닉이다!!!!!!!!!!!!!!!!!!!!!!!!!!!! Frost!!!!!!!!!!!!!!!




드디어 궁디붙이고 앉았다! 참 다양한 종류의 먹을거리를 샀고, 너무나 옳은 선택이었음을 깨닫는다.




바게뜨에는 딸기쨈을 살짝 바르고, 치즈를 얹어먹는다. 천국이 별건가?




거짓말 같은 풍경, 거짓말 같은 시간.




+ 보정 2g




일부러 푸른 칵테일을 챙겨온 것도 아닌데, 파란 하늘과 깔맞춤-




오늘의 첫번째 모먼트




그리고 두번째 모먼트




피크닉 마치고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구름이 너무 예뻐서 한 컷-



다- 이루었다. 정도의 말 외에는 더 할 말이 없는, 오늘 하이델베르크의 피크닉-


정말 많이 왔던 하이델베르크지만, 단 한번도 철학자의 길을 걸어본 적은 없었다. 그냥, 어쩌다보니 그랬다. 언어교환 모임에서 친해진 브라질 언니가 철학자의 길 같이 가보겠냐고 해서 나야 좋지! 싶어서 바로 콜했다. 그렇게 일요일 오전 11시, 하이델베르크 중앙역에서 만났다. 만나자 마자 묻기를, 점심 먹고 온거 아니지? 나를 뭘로 보고... 아침은 먹었지만, 늦은 아침이 아니라 아침 일찍 먹었어, 혹시 점심 이미 먹었어? 같이 점심 먹는거 아니야? 라고 되물었더니 같이 먹어야지 당연히!!!


앞으로는 그런 쓸데없는 질문 하지 말기로 해요... 오전 11시에 만났는데 점심을 같이 안먹는다는건 싸우자는거야 뭐야..



그런데, 독일은 일요일에 대부분의 상점이 다 문을 닫는다. 관광도시인 하이델베르크도 마찬가지. 그나마 하이델베르크는 관광도시라서 일요일 오후에는 문을 연다. 즉, 오전 11시에 이른 점심을 먹을 곳은 없다는 이야기. 예전에 포스트크로싱 밋업에서 왔었던 까페가 케익세트가 5유로였고 일요일에도 문을 열었던게 기억나서 거기로 가자고 했다. 그 때는 오후였던건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여기는 조식 뷔페가 있다. 조식 뷔페라고 하지만, 오후 두시까지니까 조식이라기보다는 브런치에 가까운 듯. 그리고 생각보다 퀄리티가 너무너무 좋았다. 다만, 주말/공휴일은 10.95유로, 평일은 8.95유로라서 온다면 평일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태까지 이 언니와 같이 식사를 여러번 했는데, 너무 잘 못먹어서 뷔페는 비효율적일 것 같았다. 이 얘기를 건넸더니,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잘 못먹는 사람하고 같이 먹는건 내가 불편해서 그래요.... 


케익 세트, 4.85유로.




나는 까페오레, 동행은 과일차.

(케익세트 음료는 다양한 커피와 티 중에서 선택 가능)



Cafe Extrablatt, Heidelberg

Hauptstraße 53, 69117 Heidelberg



잘 먹고 뭉갰으니 이제 철학자의 길로 올라가볼 차례-

철학자의 길은 이쪽이라고 알려주는 표지판




이런 경사의 계단을 오르면서 그 많은 철학자들이 상념에 빠졌다고? 음... 저는 전혀 동의할 수 없네요...




중간쯤에서 찍은 사진. 경치는 좋다. 좋은데, 이건 상념에 빠질 수 있는 길은 전혀 아니다.

동행과 나는, 계속 이건 철학자의 길이 아니라 운동하는 길인데...? 라고 서로 계속 말하고 계속 웃었다.

물론 둘 다 30대의 운동부족 인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벚꽃은 아닌데, 이런 꽃을 독일에서 본게 처음이라 너무 신기해서 찍었다. 




그리고 이 꽃을 찍는 나를, 동행이 찍었다. 그 사진은 개인적이라 올릴 수가 없네.. 물론 빙구같이 나와서이기도 하다.

사실 그런 사진이 정말 내 모습 그대로인데, 너무 셀카 속의 나와만 친해서 그런지.. 누가 찍어준 내 사진을 보면 히익 한다.



올라갈 땐 너무 힘들었는데, 내려오는건 참 금방이다. 내려와서 네카어 강변을 따라 걸었다.

비 예보가 있어서 하늘에는 구름이 많지만, 아직 빗방울은 떨어지기 전이라 그저 좋다.




네카어 강변으로 튤립들이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이걸 또 무릎 대고 유난떨며 찍고 있는데, 동행이 그러고 있는 나를 또 찍었다. 뭐가 그렇게 신나고 좋은지 입 벌리고 웃으면서 튤립을 찍고 있는 나의 모습을.




이제 배고프다!!! 밥먹자!!! 어딜 가야할지 모를 땐 가본데를 가는게 맞는거다. 식사도 예전 포스트크로싱 밋업에서 갔었던 거기로 갔다.

오늘 축구 경기가 많은 날이네-




저번에 독일 사람들하고 왔을 때는 영어메뉴 있냐고 묻지 않았는데..

누가봐도 독일어 못하게 생긴 아시아 여자랑 남미 여자가 같이 오니까 영어메뉴 필요하냐고 묻는다. 네!! 너무요!!!



안비싸서 더 좋다.




동행이 주문한 커리 부어스트.




내가 주문한 Baked Potatoes, Blue-Mohr!-Potato

가끔 파란 치즈를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동행이 주문한 라들러(Radler), 내가 주문한 쾰쉬(Kölsch)




비스마르츠 플랏츠에서 중앙역으로 가려는데, 이런 버스도 있어서 신기해서 찍었다.

주말 공휴일에는 아예 운행을 안하는 버스라니, 여러모로 멋있다 진짜...




하이델베르크 중앙역의 저 부분을 정말 좋아한다. 뭔가 갱장히 황량한 느낌.

하이델베르크에 저런 느낌이 나는 곳은 중앙역의 저 곳 뿐이다. 모두 다 아기자기하고 귀엽기만 하다.




하이델베르크에서 만하임은 기차로 16분 걸린다. 기차 요금은 5.6유로.



별거 안했는데 철학자의 길 그거 좀 걸었다고 겁나게 피곤하다. 학원 숙제 해야하는데- 안하고 그냥 자고 아침에 하지 뭐!

이래서 나의 아침이 항상 바쁜 것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는데 왜 맨날 830분에 시작하는 수업에 가는게 그토록 바쁜지.

아침에 숙제를 해야하니까 바쁘지... 미리 하고 그런거 나는 모른다... 저는 그런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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