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저런 박물관에 나들이 삼아, 잡지식 삼아, 발걸음하는걸 좋아한다. 프랑크푸르트에 참 많은 미술관/박물관이 있지만, 입장료가 저렴하지 않다. 자주 갔던 괴테생가&박물관도 입장료가 7유로나 되니, 마음편히 무언가를 보기에도 쉽지는 않다. (가장 유명한 슈태델 미술관의 입장료는 14유로). 하지만 나는 열심히 검색을 할 수 있는 사람이고, 독일 연방은행(Deutsche Bundesbank)에서 무료로 운영하는 박물관인 Geldmuseum(화폐박물관)을 찾았다. 위치는 다소 찾아가기 귀찮지만, 뭐 괜찮다.




오늘 하늘엔 구름이 가득하다




입구




올해 9월까지 독일 연방은행이 갖고 있는 금자랑(문자 그대로의 Gold)을 하는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모르고 간건데 개이득




특별전시장 중앙에는 세계지도와 함께 특정 몇 나라의 금 생산/소비에 대해 알려주고 있다. (한국 없음)




전 세계 최대 금 생산국가는 중국, 전 세계 최대 금 소비국가또한 중국이라고 한다.




독일어라 놀랐다면, 영어로 된 뒷면도 같이-




금자랑(걍 금화라서 안찍음;;)에 이어 금괴자랑





금 특별전은 끝!

이제 상설전시. 유로화에 대해서 알아보는 시간

바티칸/모로코와 같은, 유로를 쓰는 작은 나라에 대한 언급




유로 주화를 본 적이 있는 사람은 누구나 알겠지만, 숫자가 쓰여진 면은 동일하지만 그림은 나라마다 다 다르다. 심지어 한 나라에서도 뭘 기념한다고 자꾸 다른 무늬를 찍어낸다. 참고로, 독일은 현재 지역(바이어른, 바덴뷔르템베르크 등의 주)마다 돌아가면서 찍고 있고, 그 전체는 아직 다 발행되지 않았다. 2유로 동전의 나라별로 다른 모양을 보여주고 있는데, 사진을 제대로 못찍어서 잘 안나왔다. 독일의 2유로 동전 기본형은 독수리이다.




혹시 10, 20, 50센트 동전이 있다면, 그리고 그게 독일이나 프랑스에서 받은거라면(프랑스는 높은 확률로 독일 유로 주화가 돌아다닌다), 한번 저 브란덴부르크 문인지 확인을 해보자. 같은 무늬라면! 그 아래에 정말 작게 적힌 알파벳을 보고 내가 지금 갖고 있는 동전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확인해보자. 내가 가진 모든! 센트들은 다 뮌헨에서 만들어졌다. 항상 확인하는건 아니지만, 확인했던 대부분이 다 D여서 DeutschlandD인줄 알았었다...




독일인의 지갑에 100개의 동전이 있다면, 그 비율은 이렇다고 한다. 당연히 독일 생산 동전이 제일 많고, 그 다음은 이탈리아, 프랑스. 하지만 근소한 차이이다. 난 여태 벨기에 동전은 본 적도 없는데.. 역시 통계는 통계일 뿐이다.




동전은 끝났다. 지폐에 대한 이야기들.


유로 지폐는 한번 디자인이 바뀌었다. 고액권은 디자인이 바뀌지 않았고 많이 쓰는 50유로 이하의 권종만 디자인이 살짝 바뀌었다.




첫번째 유로 지폐는 서로 다른 시기의 건축 양식에서 이미지를 따왔다고 한다.

(아래에 자세한 영어 설명 부분 사진 찍었으니 궁금하신 분들은 자세히 읽으시면 됩니다)

순서대로, 고전 - 로마네스크 - 고딕




르네상스 - 바로크&로코코 - 철기시대&유리시대




마지막으로, 500유로 지폐는 20세기 건축을 나타낸다고 한다.

그리고 2018년을 끝으로 500유로 지폐의 발행은 종료된다고 한다. 500유로짜리 지폐 정도 비상금으로 갖고 있으면 마음이 편할텐데.

마음의 편안함도 안식도 없다.




위에서 말한, 유로 지폐 디자인에 대한 영어/독어로 된 설명




지폐의 곳곳에 담긴 의미들




지금 내가 가진 지폐는 어디서 인쇄되었나!

혹시 다른 곳에서 인쇄됐을까 하는 마음에 가진 지폐를 털어서 확인해봤더니,

100%의 확률로 독일 인쇄 지폐로 확인되었다. 하지만 내가 가진 지폐는 달랑 한 장...




지폐는 오른쪽 위의 솜을 어쩌구 저쩌구 처리해서 종이처럼 납닥하게 만든 후

여러번에 걸친 인쇄와 각종 특수 처리를 하면서 지폐로 만들어진다.




선정되지 못했던, 유로 지폐 디자인 출품작들.

굳이 자세한 설명은 할 필요도 이유도 없고, 총 6세트의 디자인이 전시되어있다.

(6세트 지폐 디자인 사진 후 영어/독어로 된 자세한 설명 사진 첨부)











Have a guess!

왼쪽부터 각각 20센트/1유로/1센트짜리의 동전이 들어있다.

각각 몇 유로인지 맞춰보기!

정답은 괄호 속을 긁으면 나옵니다 (모두 다 같은 금액, 15유로가 들어있다고 한다)




둘러보던 중, 신기한 장소에 방명록이 있네?? 하면서 달려갔다




방명록...이... 아니네... 이렇게 두꺼운걸 이런 곳에 놔두면 누가 읽긴 하는걸까




하지만 그들은 관련 법전;까지 놔두었다. 독일 인터넷 서점 구매 1위는 언제나 법전이라는 얘기가 우스개가 아니라 사실이기에.




각국의 화폐에 대한 마지막 전시장에는 이런 이야기가 짧게 적혀있다.

그 옛날, 부잣집 도련님이었던 괴테가 해외 여행을 하다가 겪었던 어려움에 대해서.

어려움 - 나라마다 화폐가 달라서 지갑에 다양한 나라의 돈이 있어서 힘들었다

팍씨... 진짜... 욕욕욕




이렇게 각국의 지폐가 전시되어있다. 한국돈 본지 2년이 되서 그런가 바로 안찾아지는거다...

설마 혹시 한국돈 없나??? 하면서 전투모드 변신 준비하고 있었다




나처럼 못찾는; 사람을 위해서 어느 위치에 있다고 알려주는 장비가 있다.





요깄넹! 이걸 왜 못찾았을까 싶다... 평생을 봐온 한국지폐인데 한눈에 왜 안들어오지?

지폐 디자인이 변했으니까! 라는 하나마나한 소리를 해본다




북한 지폐와 나란히 전시되어있다.




방명록이 있으면 언제나 끄적거려야한다. 끄적끄적




전시장을 둘러보는 내내 굿즈.. 굿즈.. 정말 깔끔한 굿즈를 기대했다. 하지만 Shop & Cafeteria라는 지도상의 설명이 살짝 불안했다.

그리고 깔끔한 Cafeteria가 나를 반겼다. Shop은 구석 한 켠의 세 걸음 정도의 규모가 전부였다...

왜... 이런 귀한 재료들로 굿즈를 못만드는겁니까... 독일 연방 은행이여...




독일 연방은행 바로 옆의 작은 아파트 단지. 아파트 사이의 거리가 넓고, 그 사이에 이렇게 고기 꿔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다




당신들의 그 안락한 삶, 참으로 부럽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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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이 끝도 없이 좋던 날, 프랑크푸르트 마인강 근처에서 피크닉을 했다.

바리바리 싸들고 간 피크닉이 아니라, 즉흥적으로 간거라 맥주 한병씩에 감자칩뿐이었지만

햇살이 한없이 좋아서 모든게 그저 다 좋았다.


남친이 맥주와 감자칩을 사러 간 사이에, 쇼핑한 것들을 주섬주섬 널어놓았다.

별거 안샀다고 생각했는데, 참 많이도 샀다... 참 많이도...

향수와 러쉬 배쓰밤, 그리고 너무 사랑하는 로네펠트




JEVER!! 영원히 사랑해!!! 

독일 오시는 분 중에 맥주를 좋아하는 분들은 예버를 꼭 드셔주세요......... 부탁드립니다




프푸 백화점은 이용 금액이 아예 정해져있다. 1유로를 줘도 50센트를 자동적으로 막 거슬러줌..

여자칸이 딱 두개라서 줄이 한없이 길다. 근데 돈을 주고도 갈 수 있는 화장실이 많지는 않아서 다들 여기를 많이 간다. 우선 깨끗하기도 하고.

하지만 나는 합바헤의 맥도날드 화장실을 간다! 거긴 걍 30센트만 줘도 되니까.




라멘을 먹고 싶다고 노래하길래 라멘집에 왔다. 국물 찐한거 봐...

하지만 이럴수록 오사카를 가고 싶어서 병이난다는 것도 또한 사실이다.



주말에 재외투표하러 가려고 했는데, 이래저래 고민되는 사항이 워낙 많아서 더 고민하기 싫은 마음에, 평일에 무리해서 다녀왔다. 투표하기 직전의 한 시간이라도 좀 더 생각해볼까 해서 날씨도 선선하고 터벅터벅 걸었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프랑크푸르트 대사관까지 도보로 한 시간정도 걸리는 거리에 위치해있다. 


쭈욱 마인강변을 따라 걷다가 슥슥 들어가면 되는군! 하고 간단히 생각했지만, 당연하게도 간단하지 않았다.




강 위의 다리를 건너는 일은, 언제나 즐겁다.

그 이유로 나는 서울에서 지낼 때 합정에 살았고, 합정 - 당산 이 구간을 굉장히 좋아했다.







한참을 걷다보니, 알디가 보였다.




그리고는 레베와 리들. 세 마트가 다 옹기종기 모여있었고, 세 마트의 규모가 모두 다 컸다. 동네 정말 짱이네...




재외국민 투표 안내문에 "쌍둥이건물"이라고 씌여있었다.

그래서 처음 본 이 쌍둥이 건물을 보고 와 대사관이 이렇게 좋은 건물에 있다니 와.. 했는데, 그럴 리가 없었다.




이 건물에는 LG가 있다. 새삼 겁나 부럽네...




쌍둥이 건물이긴 한데 뭔가 음... 할말않하.... 태극기로 대사관 건물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비 좀 제발 오지 마라... 독일 날씨로는 드물게, 보슬비가 내리고 있었다.




외국에서 보는 한글은 몹시 반갑다. 그것이 비록 정부기관일지라도.




아무래도 평일이다보니 대기없이 바로바로 투표할 수 있었다.




(글을 쓰는 현재 530일, 이미 새 대통령이 정해진 시간에 이 글을 쓰니까 기분이 이상하지만, 쓸 건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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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라는 물건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서점도 필연적으로 좋아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프랑크푸르트는 국제도서전이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한 도시. 그런 도시의 가장 큰 서점에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들어와서 일주일을 프랑크푸르트에 있었는데, 왜 서점갈 생각을 안했는지는 모르겠다. 엽서 사러 갈 생각만 했지... 큽...


무튼, 찾아보니 시내에 있는 후겐두벨(Hugendubel)이라는 서점이 가장 크다길래 결정!



프랑크푸르트 후겐두벨 서점은 합바헤(Hauptwache) 역에서 내리면 가장 가깝다.




역의 벽 한켠.




후겐두벨 서점 입구.




직원 개개인의 추천작품들로 한쪽 벽이 꽉 채워져있었다.




이걸 자세히 보면 이렇게 일일히 다 손으로 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직원마다 글씨체가 다 다르니까 이걸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서점 지하에는 까페가 있다. 구매하지 않은 책도 까페에 들고 들어갈 수 있다는게 조금 신기했다.






그리고 너무 좋아하는 조지 오웰의 1984. 새 직관적인 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의 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굳이 이런 책까지 필요한가? 싶었던, 누텔라 레시피 요리책.




고교 시험 기출문제집. 레알슐레/합슐레 학생들 전용.




왼쪽의 아비투어는 한국의 수능과 같은 시험. 김나지움(한국의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만 아비투어를 볼 자격이 있고, 레알슐레나 합슐레에 다니는 학생은 아비투어를 보려면 한 해 학교를 더 다녀야한다. 김나지움은 13학년까지 있고, 레알슐레/합슐레는 12학년까지이기 때문.




일본만화만 따로 구역이 있어서 그 앞에서 한참을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음...? 제가 아는 그것이 맞나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리터스포츠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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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에 있는 갤러리아 백화점 옥상이다. 한국의 그 갤러리아와는 상관이 없을 것 같다. (체인일 수도 있긴 하다)

사진 속의 이 장소는 푸드코트와 연결되어있고, 대부분 푸드코트에서 뭔가를 사와서 이 곳에서 먹는다. 물론 안에서 먹을 수도 있다.

뷰가 끝내준다.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날은 선선하게 여기서 일광욕하듯이 소파에 늘러붙어있어도 괜찮았다.




백화점에서 나를 반겨주는 007 퍼즐




마침 미니 잡페어가 백화점 앞 공원에서 열리고 있었다. 나는 뭔지 전혀 감도 못잡고 얼씬거렸다가 뭔가를 주길래 그냥 차례차례 구경했다. 공짜는 좋은거니까- 불가사리 모양의 저 것은 형광펜인데, 막쓰기에 좋을 것 같아서 동생꺼랑 내꺼 하나씩 두개를 가져왔다. 동생은 그런거(싸구려)는 안쓴다고 해서 두 개 다 내꺼다. 개이득.

여기서는 뭐만 하면 다 하리보를 저렇게 준다. 내 얘기 좀 들어줘! 하리보 줄께! 이런 느낌이랄까. 한국에서는 굳이 비교하자면 나눠주는 작은 휴지정도..? 뭔가가 많이 필요한데 또 필요하지는 않은 느낌이랄까. 왼쪽 상단에 있는  독일 국기 색의 막대기는 페이스페인팅 용 크레용이다. 국기가 이렇게 간단하니까 이런 제품들도 파는구나 싶어서 새삼 부러웠다. 




이건 독일에서 처음 만난, 정시에 도착한 버스.

이걸 타고 만하임에서 프랑크푸르트를 갔다.




반가운 것은 자세히! 한 번 더!



그리고는 2부가 시작되기 직전에 같은 구역 안에서 앞자리로 옮기길래 (당연히 내가 앉은 구역은 자리가 조금 비어있었다)

나도 앞자리로 옮겨서 내 구역에서는 가장 첫 줄에 앉을 수 있었다


그리고는 시작된 공연-




내 가수 너무 멋있다. 


댄서들도 몸선이 와...ㅠㅠㅠ


난 가장 저렴한 좌석이라 땡기면 픽셀 다 깨져서 줌을 안땡긴 채로 녹화했지만,


당연히 제일 비싼 자리에서 녹화한 영상을 유투브에서 업어왔다. 영국 공연



언니들 몸매 뭐에요.... 불법....................




Hymne a L'Amour (Seb solo)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곡이라 녹화할 정신도 없었다. 확실히 댄서들 의상 선택도 탁월했다. 뭐 하나 지적할 부분 없이 공연 전체가 완벽!! 내한공연 때에는 이 노래 시작하면 전부 다 무대 앞으로 달려나가서 춤췄는데, 히히. 너무 멀어서 무대 앞으로 달려나갈 수가 없다... 

La Vida Sin Amor!!!







Nessun Dorma (David solo)




공연은 1049분;에 끝났다. 공연 끝나고 나와서 찍은 공연장 사진

밤에 혼자 무섭게 봤던 하이델베르크 성같네...




이제 집까지 가야한다. 다행히 자정 직전에 만하임에 가는 버스가 있다는걸 확인은 하고 왔다. 그런데 언제 마치는지 정확히 몰라서 예약은 안하고 왔다. 15분 전까지는 예약되니까 뭐... 그리고 와이파이가 되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맥도날드에서 버스 예매! 11:45 버스인데 또 한시간 늦으면 가만안둬... 심야버스는 안늦나? 3분만 늦었다. 한시간 늦는 일이 너무 많다보니, 이정도는 너무 감사하다.



나를 만하임으로 데려다줄 버스. 밀라노로 가는 버스. 심야버스를 나타내는 N.





한달 전의 나는 여기에 내렸지. 비행기에 여권 놓고 내려서 입국수속 못하고 경찰서에 있었던 일이 불과 한달전이라니. 한달간 이렇게나 많은 일이 생겼다니. 




한시간 반 걸려서 만하임에 도착했다. 중앙역에서 집까지 걸어서 20분 정도 걸리니, 오늘 돈 많이 쓴 나는 걷기로 한다. 독일 입성 한달 기념 선물로는 조금 과하긴 했지만 너무 행복한 하루였다. 당분간 돈을 많이 아껴써야겠다. 





돈을 아껴쓰겠다는 다짐과는 달리, 뜬금없이 한국으로 우편을 보내고 싶어서 (거의 매일 보내고 있긴 하지만) 퀴즈!

일 디보는 총 네 명인데요, 제가 누구를 가장 좋아할까요....?

여기 비밀댓글도 괜찮고, 제 인스타 계정을 아시는 분은 디엠도 괜찮고, 네이버 까페 쪽지도 괜찮고

어떤 방법으로든 제게 연락해주세요!! 엽서 한 장에 제 예쁜 글씨(자랑)를 담아서 독일에서 한국으로 보내드립니다 :)


누가 읽고 계신지는 모르지만 늘어나는 방문자수 보며 나 혼자 떠드는건 아니구나, 라는 생각에 괜히 기쁘고 그래서요! ♡



감사하게도 응모하신 분이 계셔서 그 분께 보내드리기로 했어요 ;)


2012년, 2014년 두 번의 내한공연을 다녀오면서, 아 이런게 사는 재미구나, 이러려고 버티고 살고 있는구나 싶었다. 이번 월드투어에서도 내한공연(2016/04/09,10)에 가려고 했었는데, 내한 일정을 너무 늦게 알게되서ㅠ 내 일정과 꼬이다보니 결국 못갔었다. 출국 직전이라 저 때 공연간다고 하면 집에서 얼마나 난리법석이 날까 생각하니 이번 내한 공연은, 처음부터 몰랐던 셈으로 치자ㅠㅠㅠㅠ 슬프지만...


너무 당연히 이번 월드투어는 못보는건가... 싶었는데, "월드투어"니까 다른 나라에서도 볼 수 있다는거 아니야....? 혹시 독일에서도 공연이 열릴까...? 하면서 찾아봤는데, 세상에... 보름도 채 안남은거다....ㅋㅋ 그리고 이 넓은 독일에서 버스로 한 시간거리... 마치 나를 위해 공연이 있는 것처럼 너무 기뻤다. 하지만 아직 독어 까막눈인 나는, 예매를 못해서 한참을 헤메고... 아 그래서!! 돈을 낸다니까!! 어디서 어떻게 내라는거냐구!! 왜 구글 번역은 막아놨는데??? 하... 개로와... 역시 못가겠구나... 보름밖에 안됐지만 한국에서든 어디서라도 독어 공부를 좀 더 일찍, 열심히 했어야하는데ㅠ 어쩔 수 없지ㅠ 하면서 안가려고 마음 먹은게 불과 일주일 전.


뜻밖의 예매링크를 찾게 된건, 구글 광고ㅋㅋㅋㅋ 일디보 프랑크푸르트 공연이 닷새전인데 예매했니? 나흘전인데 예매했니? 사흘전인데 예매했니? ㅋㅋ 앞으로 구글 광고를 귀찮아하지 않기로... 고맙기도 해라... 심지어 그 광고 누르니까 공연 직전이라고 13%쯤?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할 수 있는 링크가 나오고....ㅋㅋ;; 혹시 내가 예매링크 못찾아서 포기한거 알고 있니....? 뜻밖의 할인으로 프랑크푸르트까지의 왕복 버스비는 없어진 셈! 개이득



독일 버스놈들 또 지각을 이따위로 하지.... 오늘 너무 행복할 날이니까, 웬만하면 좋게좋게 하고 싶은데, 한시간거리의 버스가 한시간을 지각하면 어쩌자는건지... 이게 처음이 아니고 예전에도 내내 이러더니.. 하... 가만안둬... (하지만 벙어리에 까막눈ㅠ)



비오는 날, 터미널에서 한시간을 서서 기다려서 겨우 프랑크푸르트에 도착! 프랑크푸르트에 일주일이나 있었고, 이 공연장은 예전에 본 적 있으니까 잘 찾아갈 수 있겠군! 하지만 길치는 출발장소가 달라지면 방향을 전혀 못잡습니다... 알면서도... 지냈던 게스트하우스가 홍등가라 저녁시간에 혼자 가기 조금 불편해서 그냥 중앙역에서 출발했더니, 못찾고요? 시간 얼마 안남았는데ㅠㅠㅠㅠ 왜때문에 중앙역에서 걸어서 15분 거리라는 오페라 극장을 못찾죠....? 제발 나와주시겠어요? 어디계세요?





따란- 30분을 헤멨으니, 이정도면 선방했다고 생각... 길치에게 길찾기란 정말 어려운 퀘스트... 부디 길찾기 기능이 지원되는 구글글래스가 나왔으면ㅠㅠㅠ 제가 일등으로 구입하겠습니다.



너무 당연히 지하철역이 있지만, 가난뱅이는 뚜벅이로 살아야합니다. 한 정거장에 지하철을 타다니 그런 사치는 우리에게 있을 수가 없어



공연 시작 한 시간 전이라 공연장 근처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공연장이 너무 예뻐서 어떻게 사진을 찍어도 너무 잘나와....




정면




보정을 한건 아니고 건물이 어둡게 나오길래 구름이 이렇게나 많은 날씨였다는걸 남기려고 구름에 포커스 맞추고 찍은 사진.

이 사진들 아무것도 보정한거 없이 다 쌩사진. 쌩사진이 이렇게나 나오다니.. 역시 사진은 피사체가 훌륭해야..




전체샷은 아니어도, 이런 구도의 사진도 좋아한다. 




공연 한시간 전에 티켓창구 오픈한다고 써있어서 안에서 기다리면서 내부 사진도 한 장- 아무도 없다. 내가 일등이야!!!




딱 일곱시 되니까 티켓창구 오픈. 바우처 내미니까 티켓으로 바꿔줬다. 입구에서 티켓 인증사진도! 휴, 인스타 중독자...




티켓을 받았으니 밖에도 잠깐 나와본다- 아까 외관을 좀 찍다만 느낌이라... (아님, 충분히 많이 찍음 ㅋㅋㅋ;;)





그리고 공연 30분 전, 입장을 했다. 원래 팬심은 관련된 뭐라도 다 남기고 싶은 것...




외투와 가방도 맡아주길래 나도 줄 섰다가 돈내는거 보고 그냥 짊어지고 보기로...

저런 외투 안에 드레스가 뙇!!!!




공연장이 3층이라길래 3층에 내렸는데, 생각보다 좌석이 너무 앞인데!!!!???? 나는 제일 싼 좌석인데... 이게 무슨 일이지... 하면서 갔는데, 역시나 아니었다ㅠㅋㅋㅋ 잘못 안내받은대로 갔으면 여긴데... 이렇게나 앞인데ㅠㅠㅠㅠㅠ 그럴리는 없었다... 나는 제일 저렴한 자리니까ㅠ




공연장은 3~6층이었다. 충격과 공포. 당연히 3/4/5/6층 각각 돈이 다르다.... 나는 6층!!! 세상에... 이럴 줄 알았으면 엽서 스무장 정도 덜 보내고 5층이라도 갈껄ㅠㅋㅋ 독일어 까막눈이라 층에 대한 안내는 못봤으니. 이렇게나 멀다.......... 어쩌지........ 그래도 생각보다 각도가 잠실의 면봉석보다는 나았다. 면봉석은 더 싸니까 그런가...? 그래도 내 좌석 근처에 막 나처럼 거렁뱅이들만 있으면 어쩌지 싶었는데, 아시안을 찾기가 힘들었고 주변에 전부 독일인들. 내 가수가 이렇게나 유명하구나 새삼 느꼈다.



그리고 공연이 시작됐는데, 음향이 예술이었다. 두 번의 내한 공연을 잠실체육관에서 봤었고, 음향 딱 하나가 정말 조금 아쉬웠었다. 그런데, 그게 완전히 채워졌다. 제일 안좋은 자리여도 정말 오길 잘했구나. 다음 월드투어에는 꼭 3층에서 봐야지. 더 열심히 독어 공부를 해야겠다 싶었다. 한국 공연에는 당연히 있는 스크린이 없어서, 표정은 하나도 못봐서 그거 하나가 딱 아쉬웠지만, 음향이 이렇게 뒤까지 다 잘 전달되다니 엄청나다고 생각했다. 나는 이번 공연에서, 인트로의 셋리스트 짧게 연주해주는 그 부분을 굉장히 좋아한다. 매일 아침마다 유투브로 그걸 세네번 반복해서 듣고 하루를 시작하는데 공간감이 채워진 현장의 연주를 듣고 나니 이제 유투브로는 못들을 것 같다ㅠㅠㅠㅠ (역시나 또 아님, 여전히 매일 아침 마다 잘 듣고 있다)




이게 바로 내가 매일 아침마다 듣는 그 인트로. 오케스트라는 항상 뻐렁친다... 이번 월드투어에는 댄서들이 많아서 오케스트라가 좀 줄었는데, 다음 공연에는 부디 풀 오케스트라였으면 한다. 물론 댄서도 있으면 좋은데.. 다음 앨범은 아마 이번 앨범과는 다르지 싶어서. 하, 중간에 탱고 음악 부분 나오면서 전조되는 부분에서 진짜 막 통장을 다 갖다바치고 싶은 마음. (통장 잔고 200원인게 함정)



1부는 사진도 하나도 못찍고 그냥 넋놓고 감상만 했다. 그리고 25분의 인터미션에 독일인들은 다들 와인을 많이 마신다. 간간히 맥주를 마시는 사람도 있던데, 공연 보다가 화장실 가고 싶지는 않은지 괜히 쓸데없는 걱정도 하고 ㅋㅋㅋ;; 인터미션이 끝나고 2부가 시작되니 조금 긴장이 풀려서 1부 녹음하는거 까먹었다ㅠㅠ 하면서 2부는 녹음도 했다. 녹음이 중간에 끊기니 상태 확인은 못하고 그냥 녹음했는데, 생각보다 상태가 좋아서 감동. 간간히 동영상도 찍었는데, 댄서들의 화려한 몸매에 아.. 다이어트를 하긴 해야겠구나.. 하는 의외의 결심을 하게 됐다 ㅋㅋ



숙소에 도착해서는 거의 기절하듯 잠들었다.




조식시간이 되기 전부터 노트북으로 티스토리에 이것저것 쓰면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외국인 한 명이 내게 묻는다. Are you Canadian? 예??? 뭐라구요????

이젠 저정도는 농담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다, Are you kidding me?

뭐? 농담이 아니라구? 뭔소리야 그건 또... 

그나저나 그건 알겠네, 네가 캐나다인이라는건... 그랬더니 또 대답을 해준다. 맞다고, 자기 캐나다인이라고

캐나다 남자들은 대체로 샤이하던데, 여자는 이렇게 또 다른가 싶고...

왜 내가 캐나다인이라고 생각했어? 라고 물으니

내 노트북이랑 똑같아서! 란다... 뭐... 내 노트북은 중국산이야.....

그리고 영어를 잘하잖아! 아 거짓말하지마ㅠㅠㅠㅠㅠㅠ 내 영어 후진거 잘 알고 있다고ㅠㅠㅠ

대부분의 동양인들은 영어 잘 못하잖아, 라길래 좀 쏴주려다가 아 내 에너지... 됐다 그래... 하고는 말았다. 내 정도의 영어는 정말 많이들 할텐데, 당연하게도 나는 아직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온전히 다 못한다. 한 40%정도는 말할 수 있으려나... 확실한건 50% 이하라는 점이다.




혹시 니 핸드폰이 삼성이면 넌 한국인이니... 하니까 어? 내 핸드폰 삼성인데! 이러고 있다. 음...



무튼 나는 한국인이란다, 이 노트북은 중국회사 제품이고, 내 핸드폰은 애플이란다

나는 Korean Chinese American일 수도 있겠어. 하니까 엄청 웃는다.

웃기지...? 네가 한 얘기가 그런거였어...



무튼 그 캐네디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이 숙소 위치 진짜 이상하지 않냐는 얘기를 했다. 내 두 번째 숙소인 United Hostel in FrankfurtFive elements Hostel처럼 홍등가에 있다. 어떤 노숙자가 나한테 S/EX!!!!!! 라고 말하면서 달려왔어!! 난 Hot하지도 않은데! 정말 이상한 곳이야...라길래, 나도 질 수 없지. 나 처음 Frankfurt 중앙역에 도착했을 때 어떤 노숙자가 나한테 손가락질하면서 꺼지라고 소리쳤다? 다른 사람이 나 그 노숙자 없는 곳까지 데려다줬었어. 했더니 너무 놀라서 뭐라구? 대체 왜?? 라고 묻길래 들은대로 얘기해줬다. 동양여자라고- 하니까 너 지금 나한테 농담하는거지? 라길래 No, I am serious.라고 했더니 어떻게 동양인이라고 싫어할 수 있어? 라면서 뜬금없이 빅뱅 팬이라고 한다 ㅋㅋㅋ 빅뱅팬이면서 지금 나한테 캐네디언이냐고 물은거니.... 



무튼 그렇게 거의 같이 아침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두 시간이 지나갔고...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서 나한텐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Mannheim간다고 하니까, 혹시 독일어 배우러 가냐고 ㅋㅋㅋㅋ 아 대체 그 도시는 관광하러는 아무도 안가는거야... 그런거야...


그리고는 뜬금없이 또 나의 영어를 칭찬... 아 그거 매너 아니에요... 누구도 나한테 너 한국어 정말 잘하는구나! 는 하지 않잖아. 영어를 정말 잘 하는 사람한테 너 영어 정말 잘하는구나~ 이런 얘기는 아무도 안하는데, 누가봐도 내가 어버버하고 있으니까 그런 얘기를 하는거지... 저런 얘기 정말 듣고 싶지 않다ㅠ 근데 자꾸만 한다... 그거 무례하다고 얘기하려해도, 또 나의 짧은 영어가 그 무례하다는 말을 무례하게 전하게 될까봐 그냥 응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더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 하고 만다.


(체크인 직후 상황)

내가 생각해왔고, 호주 기숙사에서는 옆방을 썼던 딱 전형적인 Shy Canadian이 같은 방, 그것도 내 바로 위 침대...

혼자 너무 낯가리고 있었는데, 감사하게도 다른 사람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해줘서 조금 괜찮아진 듯 했다

이거 유럽에서는 안파는건데 마셔볼래? 로 시작된 Root Beer 시음.

호주에서 진짜 많이 마셨던거고, 진짜 좋아했던건데 뜬금없이 독일에서 캐나다인에게 받을 줄이야

어쩌다보니, 분위기상 완전 맛있다! 이런거 처음 마셔봐! 이렇게 해야했고....

나는 10년 전에서의 호주가 생각나서 반가운 동시에 순간 울컥했다.

그 때는 모든게 다 너무 좋기만 했었다. F를 받아도 그저 기뻤다......



무튼 그렇게 서로 안면트고 말도 붙이고 하고는

여행자답게 전부 다 각자 일정에 맞춰서 따로 움직이고

Pub Crawl을 위해 8~9시 언저리에 모두 방에 모였다.



다들 나이는 굳이 안묻고 얼굴에서 알려주는 나이로 대충 나보다 많군 적군 또래겠군을 생각하고 있는데, 유난히 어려보이는 캐나다인이, 나와 다른 한국 사람의 나이를 묻는다. 친구냐고. 음, 아니야. 내가 아마 얘보다 다섯살은 많을거야. 라고 하니, 지금 자기가 아시안들 나이 잘 모른다고 장난치는거냐고.. 장난이 아닌데요....


누가봐도 스물둘 이상은 되어보이지 않는 캐나다인이 나이를 공개하자 다들 역시 그럴 줄 알았다고. 네가 오늘 우리 그룹(=방)에서 가장 어리다고. 근데 넌 누가봐도 어려보인다고. 음 하긴 그렇긴 했어...


다른 한국 여자분이 스물넷?이라고 먼저 나이를 밝히고 나니까 내 나이를 말하기가 조금 더 곤란해졌다... 다섯살보다 더 많다니ㅠ 내 나이를 쨘! 하고 얘기하니 또 못믿고... 내가 나이를 증명할까? 맞으면 어떻게 할래? 근데 내가 가진 ID가 여권뿐이야....... 휴... 여권사진 어떻게하죠....... 내 나이가 맞으면 샷을 사는거다. 어?? 진짜네... 예, 진짜입니다만...


그리고는 본인의 운전면허증을 굳이 보여준다. 96년생, 잘 알겠다... 




8명 방에서 총 6명이 같이 갔다.

종교적인 이유로 술을 안마시는 두 명은 같이 술을 못즐기니 자연히 어디론가 없어졌고,

다른 둘은 뭔가 서로 자꾸 추파를 던지고 있는게 눈에 보이고,

그리고 남는건, 너와 나



술을 주로 집에서 혼자 즐기는 편인데,

특별한 이유랄건 없지만 취하면 꼭 사람들한테 깝쳐서...

술을 거하게 마시고 오면 항상 남자친구가 생겨있었다.

여태까지 쭈욱 그래왔고, 아마 앞으로도 계속 그러겠지.


지금 내가 별 일 없는건 아마 내 영어가 후져서겠지,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다

기억에는 전혀 없지만 그 와중에 인스타에 올리겠다고 사진을 찍어놔서

음 어제 또 보드카로 장난쳤구만... 여전하구만? 하는 사진이 아이폰에 있었다





역시 까불 때는 보드카지, 암






그리고 다음날 체크아웃하고 나서, 나는 하이델베르크로 간다고 했다. 어제 밤에 너무 재밌게 잘 놀아서 고맙기도 하고, 뭐 궁금하기도 해서 언제 어디로 떠나냐고 물었더니, 나흘 후에 더블린으로 간다고 한다. 하... 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 너무 좋아하는 책인데 영어로 뭐라고 하는지 몰라... 이제 영문 제목도 다 알아놔야겠다. 언제 어떻게 얘기하게 될지 모르니까. 영어 제목은 모르겠는데, 더블린 피플이라는 뜻의 책을 참 좋아해. 그 작가 이름도 아는데 아마 내 발음이 안좋아서 못알아들을 수도 있어. 그러니 별거 아닌 제임스 조이스를 또 발음교정을 받아야하고!!! 당당하게 영어하고 싶다. 아직은 너무 멀고도 멀다. 무튼 더블린 사람들은 더블리너라고. 황당. 런더너 베를리너 더블리너. 네


나도 더블린 가보고 싶었는데! 하니까 오라고, 나 하이델베르크 가야한다구. 거기 사흘 있는다며~ 그러면 내가 더블린 가는 날짜랑 같아지잖아! 혼자 여행하는거보다 같이 여행하는게 더 재밌어! 그거야 그렇지만... 무튼 이런저런 얘기들이 뭐 농담이겠지 하면서 그냥 여행 재밌게 해! 더블린은 나중나중에 가게 될 수 있으면 너무 좋겠다. "그 때는 내가 없잖아!"



무튼 그렇게 내가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버스 정류장을 잘 모른다고 하니까, 직접 데려다주겠다면서, 짐도 엄청 많네!!! 하길래 더 큰 짐(32kg 캐리어)은 여기 luggage room에 맡겨두고 하이델베르크 다녀올거라고 했더니 그 때 같이 저녁 먹자! 하길래 그래 그러자! 너 페북해? / 아니, 너 인스타 해? / 아니


그러면 어떻게 연락해? 연락할 수는 있어? 이러면서 또 농담농담




독일에 처음 와서 영어를 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이, 말이 안트였던거라면,

술마시면서 다시 입이 틔였으니, 그 후에 어려운 것은 이게 농담인지 진담인지 구분하는 것.

리액션 큰 외국인들은 이게 딱 농담이라는걸 알아채기 쉬운데,

별 몸짓없고 표정없는 외국인들의 경우에는 이게 지금 농담인지 진담인지 전혀 구분이 안된다.

무튼 그렇게 너는 페북을 안하고 너는 인스타를 안하니, 우린 인터넷으로는 못만나겠구나.. 하면서

나는 페북의 그 이상한 사람 추천이 너무 싫어 / 나는 특별할 거 없는 일상이라 인스타에 사진 올릴게 없어

뭐 이런 각자의 입장에 맞는 얘기들을 했다




그렇게 버스정류장 앞에서 마지막 셀피!를 찍고 바바잉

내 버스는 한시간을 쳐 늦게와서 나를 화나게 했다

(프랑크푸르트 - 하이델베르크가 한시간 걸리는데, 버스가 한시간을 늦게 왔다...)





감사하게도, 이 날 이후로 딱히 영어에 어려운 점은 없었다.

물론 듣는 사람은 어려움이 있을 수 있었겠지만, 내가 말하는데는 딱히...

은행에 가기 전까지는요.......... (글쓰고 있는 현재는 2016/05/09, 오늘 은행에 다녀왔습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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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ub Crawl에 가고 싶은 마음과 가서 괜히 쭈뼛거릴까봐 그냥 가지 말까 하는 마음

하지만 역시 술마시며 늘었던 영어는, 술마시면서 해주면 다시 떠오르는 법...


마침 방에 한국인 여자 여행객도 들어와서 같이 가기로 했다


4인실에서 8인실로 옮긴게 잘한 일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ub Crawl은 사전에서 찾으면 간단하게 알려준다, "술집 순례"

하지만 crawl만 찾으면, 기어다니다.... 음, Pub을 기어다니는건가... 라고 생각했다; 술취한 사람을 부르는 말은 전세계적으로 공통인가보다. 한국에서도 네 발로 긴다는 얘기가 있으니


꽤 많은 나라, 꽤 많은 게스트하우스에서 Pub Crawl Event를 진행한다.

내가 지냈던 Five elements Hostel에서는 Free Pub Crawl이 매주 목요일마다 있다.

(프랑크푸르트의 두번째 숙소 - United Hostel Frankfurt City Center - 에서도 Pub Crawl이 있는데, 여기는 참가비가 12라고 적혀있었다. 대신 술이 무료라고 한다. 술을 많이 마실거라면 이게 나을 수도 있다. 근데 얼마만큼이 무료인지는 안가봐서 모른다)


목요일 밤 10시에 숙소에서 다같이 출발한다. 생각보다 처음에 많이 같이 가서 놀랬다. 거의 스무명쯤 갔던걸로 기억한다. 오래된 Pub들이 있는 Sachsenhausen으로 걸어갔다. 갈 때는 신나기도 하고 맨정신이기도 해서 그냥 마냥 걸어서 따라갔는데, 가는 내내 올 때가 걱정됐다. 이정도 거리라면 나는 지도를 보고도 분명 못찾아갈텐데 술을 거의 안마셔야하나 걱정됐다. 하지만 역시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올 때는 택시타고 왔다. 택시비 갹출.


그렇게 한 20분쯤 걷다가, Sachsenhausen으로 건너가는 보행자용 다리 위에서 작은 샷잔을 나눠준다. 안그래도 밤이고, 어제는 우박;; 오고 해서 추운데다, 하필 다리 위라니... 강바람이 쩔게 추웠다. 샷잔에 뭔지 모를 술을 채워주고, tradition이라면서 뭘 알려준다. 다 마시고, 폴짝 뛰기. 아... 도가니에 무리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그렇게 나눠준 와인으로 추정되지만 그냥 포도주스같기도 한 그 음료인지 술을 마시고 폴짝 뛰었다. 거 대충 그냥 한걸로 합시다...


그리고 또 걸었다. 아 언제 나와!!! 왜이렇게 멀어!!!! 할 때 쯤, 도착했다. 처음 도착한 곳의 이름은 Tequila baby. 이 작명센스는 어쩌지...




얼마나 먼지 직접 지도로 찾아왔다 ㅋㅋㅋㅋ

누구나 걸어서 29분 걸리는 거리라면, 나는 40분은 걸린다....





그리고 이건 찾아가는 길 ㅋㅋㅋㅋㅋ

너무하잖아요....... 이렇게 멀면 멀다고 말을 해줬어야지.........

그냥 술집 순례라길래 근처에 널리고 널린 술집 가는줄 알았는데...




하지만 Pub Crawl에 다녀온 후 다시 꼼꼼히 본 Pub Crawl 관련 안내에는 Old Pub들이 있는 Sachsenhausen으로 다같이 걸어갈꺼야! 이런 내용이 다 적혀있었다 ㅋㅋ;;




그렇게 도착한 첫 순례;지, Tequila baby.

만약 한국 Bar였다면, 나는 당연히 Tequila를 주문했을텐데, 여긴 어떤식으로 어떻게 주문을 하고 계산하는지 잘 몰라서 우선 가만히 있었다. 다들 맥주를 시키는 분위기라 나도 500ml 짜리 Pils를 주문. 그리고 Pub Crawler들에게는 샷 하나가 무료. 하지만 우리는 이게 정말 샷인지 음료인지를 두고 계속 토론해야했다. 이게 술이라면 그 술 정말 문제있는거 아니야???? 라면서...ㅋㅋ;; 음료잖아! (너네가 취한거란다...)




한 시간마다 한 곳을 가야한다네...?

500ml를 한 시간에 마시려니 배불렀지만... 샷도 하나 마셨고.... 기분 좋고... 샷 하나 더 마실까? 하고 메뉴판을 봤는데, 여기 샷 이름들이.. Orgasm, Blowjob ㅋㅋㅋㅋㅋ 작업하기 좋은 펍이라고 아주 잠깐 생각했다. 





두번째 펍은 얼마나 멀려나.. 하면서 귀찮음으로 겨우 나갔는데,

몇걸음 안가서 도착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렇게 가까운데로 가는거면 굳이 옮길 필요가 있어.....? 그래... 뭐...





달랑 네다섯시간의 Pub Crawl이라 간단히 쓸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술마셨을 때는 별 일이 다 생기죠... 안되던 영어도 엄청 유창하게 되는 듯한 착각도 들고... 그래서 글을 나눠서 쓰려한다. 제 나이를 안믿어서 여권으로 나이를 깠다던지 하는 뻘소리가 여전히 이어질 계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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