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축제를 하면 주제가 있다. 뮌헨의 옥토버페스트는 맥주, 프랑크푸르트 뮤지엄우퍼페스트는 박물관/미술관.

하지만, 뭐 특별할거 없는 동네에서는 걍 아무 주제도 없이 동네축제!라는 이름으로 축제를 연다. 바로 그 축제에 마실삼아 다녀왔다.



첫해 크리스마스마켓에서 먹어보고 너무 맛있어서 이게 대체 뭔데 이렇게 맛있어!! 했던 바로 그 헝가리 전통 간식, Langos.

그 후로도 종종 먹고 싶었는데 도무지 파는 곳이 없어서 먹지 못했었다.

괜히 이런 트럭 보이면 달려가보곤 했었는데, 2년만에 드디어 다시 먹었다




특별한 것 없지만 맛있다. 이미 맛있다. 

튀긴 빵에 소스 바르고 치즈 얹고 별거 아닌데 정말 맛있다




날씨 좋은 주말, 할 것 없는 동네 주민들이 모두 나와있다.

이미 말했듯이, 이 축제에 딱히 주제는 없다




윗 사진과 정확히 반대편에서 찍은 사진.

아무 주제없는 이 축제에 모두가 나와서 무언가를 먹고 맥주를 마시고 있다.




급수탑 앞에는 Eichbaum에서 협찬하는 공연 무대가 있다.




원래 트람이 다니는 길인데, 이 동네축제로 사흘간 트람이 이쪽으로 다니지 않는다.

그 내용이 안내되고 있는 트람 정류장.




신기했던 부스 하나.

각자의 헤드폰에 음악이 흘러져나오고, 맞춰서 춤을 춘다.

그리고 그 굴려지는 발의 힘으로 에너지가 발생되고, 그 에너지는 옆에 마련되어있는 휴대폰 충전기에 공급되는 전기로 변환된다.




드디어 독일도 이런 축제기간 만이라도 공용 충전기가 생겼구나 싶어서 새삼 지나치게 기뻤다.




해가 넘어가려하지만 사람들은 집에 가지 않는다




과일주를 파는 부스가 세 개정도 있었다. 특별히 맛있진 않았다.




이국적인 음식을 파는 부스. 많이들 사먹지만 나는 아직 그 향신료에 적응이 안됐다.





축제는 언제나 음악과 함께-

이번 동네축제에는 총 네 개의 무대가 설치되었다.

그 중 가장 많이 구경한 RNF 무대


일요일 마지막 Die Dicken Kinder의 무대는 처음부터 끝까지 두시간 내내 서서 봤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술먹고 쓰러져;있어서 그런지 앰뷸런스가 자주 출동했다.

남들 놀때 일하는 직업은 참 여러모로 소명감 없이는 하기 힘들다는 생각을 새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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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처음 만난 사람들과 차로 20분 정도 걸리는 도시의 카네발에 가기로 했다. 카네발에 갔었던 일요일만해도 카네발/파싱/파스트나흐트가 거의 비슷한 뜻이지만 아주 조금의 차이는 있다고 생각했는데, 월요일에 학원에서 독일의 카네발 문화를 배우면서 이 셋의 차이가 전혀 없다는 것도 같이 배웠다. 그저 동네마다 부르는 이름이 다를 뿐이다. 쾰른에서는 카네발이라고 부르고, 만하임에서는 파스트나흐트라고 부르는 차이. 뜻의 차이는 없다.


무튼, 헤펜하임 카네발에 가기로 했고, 감사하게도 한 명이 차를 갖고 간대서 엄청 편하게 갔다. 차를 타고 가는 중에 구름이 너무너무 예뻐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독일에서 거의 1년을 지내다보니 여행갈 때 비오는 것이 걱정인데, 오늘은 아마도 비가 없을 것 같다.




어느 축제든, 사람이 많은 곳에서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바로 이 소방차와 경찰차이다.

제복을 입고 있는 소방관들이 정말 까리했는데, 대놓고 사진을 찍기가 부끄러웠다... 다음에는 같이 사진 찍자고 해야지..




퍼레이드 근처로 걸어가는 중. 일반 참가자들도 이렇게 다들 차려입고 나오는 줄 알았으면 토끼 머리띠라도 샀을텐데.

내년엔 나도 거창하게 준비해보겠다.




이런 문화를 매년 즐기면서 커온 독일의 10대들, 완전히 다른 추억을 갖고 크는 한국의 10대들.

처음에 이 어린 남자가 이미 SWAT이라고??? 하면서 놀랐는데, 한없이 쏟아지는 SWAT들을 보면서 아, 오늘 카네발이지 ㅎㅎ 했다.




서있었을 때 찍고 싶었지만, 걸음이 너무 빨라서 찍지 못했던 풀더미. 앉아서 신발끈 정리하고 있을 때 재빠르게 찍었다.




사진이 너무 많아서 일일히 뭐라고 달기가 어려울 것 같다. 설명이 필요한 사진들에만 한두줄씩 적겠다.





진짜 경찰들이다. 워낙 경찰복장이 많아서 좀 헷갈렸지만 저분들은 진짜 경찰들 ㅎㅎ






퍼레이드가 끝나는 지점에서 보기로 했다.




즈그들 찍는거 아닌데 자꾸만 야리던 독일 십대들. 관광지가 아닌 동네의 카네발이라, 아시안을 찾을 수가 없었다. 거의 유일한 아시안인 내가, 또 다른 외국인들과 영어로 대화하니 뭐 뭐야 저것들? 할 수는 있지만, 이렇게 야리고 있는 사진이 남으면 곤란하네...




퍼레이드는 이미 시작한 시간이지만, 내가 있는 곳은 끝나는 부분이라 시간이 조금 남아서 이 근처의 성당을 가봤다.

비록 작은 마을이어도, 독일의 성당은 대부분 이렇게 크고 웅장하다.




성당 구경 다 하고 퍼레이드 보러 갔다.




맥주 한 잔씩 손에 들고!




퍼레이드 시작-







사진이 후진 이유는, 이 때 내가 첫 줄이 아니라 줌을 땡겨서 찍었기 때문에.











앞쪽의 사진들과 다른 점이 보이려나. 길에 뭔가가 떨어져있기 시작했다.

카네발에서는 퍼레이드 카에서 간식들을 던진다. 주로 사탕/초콜렛이고, 아이스크림과 휴지도 던진다.

아이스크림은 무려 매그넘을 던져서 다이어트의 본분을 잊고 또 열심히 먹었다.






앞으로의 사진 중 몇 개가 퍼레이드 카의 네임택이 보일지는 모르겠지만, 꽤 많은 네임택에서 Jugend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어린이" 축구단, "어린이" 소방관 의 "어린이"부분이 바로 Jugend.




오. 주전부리 던지는 모습이 이렇게나 잘 찍히다니. 놀랍다. 뿌듯.






잠깐 퍼레이드 행렬에 쉬는 시간이 생겨서 반대편을 찍었다. 저 박스들은 왜 있는거냐면 사탕이나 초콜렛은 작으니까 던질 때 받기가 생각보다 어렵다. 그래서 주전부리를 던지면 머리 위에 저 박스를 올려놓고, 그 안에 들어가길 기다리는 것... 세상에는 천재들이 너무 많다.











나를 가장 뻐렁치게 만들었던 아가들.




아이고 아가 오구오구









오늘의 최고 귀여운 참가자.





유전자... 무슨 일들이죠... 다리 길이... 왜죠...









웃기게 들리겠지만, 독일의 모든 마을에는 왕/왕비가 있다고 한다. 매년 선발하고, 그들은 1년 내내 병원이며 각족 사회시설들에 가서 봉사하고 사진 찍고 그런걸 한다고 한다. 이들은 올해의 헤펜하임 왕/왕비





옆에 서있던 십대 후반으로 추정되던 분은, 가방에서 보드카를 꺼내더니 행렬이 두시간 쯤 지났을 때 다 마셨다.




저 바구니에는 주전부리가 담겨있다.






어린이 소방관들이 소방차를 타고 입장한다.












제일 웃겼던 퍼레이드는 이건데,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다.

베니스 비치는 플랜카드에도 써있지만, 독일에서 가장 유명하고 지점이 많은 피트니스 센터이다.




너무 친근한 스피닝 자전거를 열심히 타고 있는 사람과, 사진에서 놓쳤지만, 저 자전거 전체를 어떤 남자가 어깨로 끌고 있다 ㅋㅋㅋㅋ

사진 못찍은거 너무 아쉬워....

















퍼레이드가 끝났고, 엄청난 양의 쓰레기가 길바닥에 있었다. 그리고 나는 또 세상에서 가장 쓸데없는 걱정을 했다. 청소하시는 분들 힘들겠네... 그랬더니 옆에 있던 독일 친구가 청소차가 다 해주는거라 그렇게 많이 힘들지 않아! / 청소차가 뭘 할 수 있는데? / 저걸 다 빨아들여!!

세상에... 세상에... 한국도 그런...가? 우린 인간이 다 직접 주웠던거 같은데ㅠ




퍼레이드가 끝났고, 도로에는 사람들이 쏟아져있다.




주황색 형광 옷을 입은 분들이 청소하시는 분들. 화단에 있는 쓰레기를 도로로 끌어내고 있었다.




하이델베르크보다 우리 동네가 더 큰데! 왜 우리 동네 이름은 없지! 싶었던 표지판.



거의 다섯시간을 서있었더니 다리가 너무 아팠지만, 충분히 재밌었다. 그리고 롱샴 미듐을 갖고 간건 정말 좋은 선택이었다. 가방 가득히 주전부리를 담아왔다. 나는 다이어터니까 이 주전부리는 한 반년쯤 걸려서 먹으면 딱 좋겠네- 라고 생각했었는데, 글 쓰는 현재(불과 사흘 지난 수요일) PMS와 함께 전부 다 먹어치우고 없다. 세상만사 참 의미없다.


부활절 6주 전. 사순절(Fastnacht)의 시작 직전에 사육제(Fasching/Karneval)가 열린다. 이 6주는 예수님이 황야에서 40일간 단식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한다. 이 사순절이 시작하는 첫 날은 부활절에서부터 거슬러 올라가면 7주째의 수요일이 된다. 이 날은 성회일(Arschermittwoch)이라고 하며, 참회하는 날이다. 하지만 그런 것들은 사실상 거의 남아있지 않고, 사순절이 시작하기 전에 먼저 신나게 놀고 단식재를 시작하자는 뜻에서 카네발이 생겼다고 한다. 성회일 이틀 전 월요일, 로젠몬탁(Rosenmontag)에는 몇몇 도시에서 굉장한 규모의 퍼레이드가 있다. 다들 코스튬을 챙겨입고, 평소에는 몹시 조용하기로 유명한 독일인들 모두의 꽤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날이라고 한다. 그래서, 이 로젠몬탁이 지난 이틀 후의 성회일에는 술이 과하게 취한 것을 참회하는 날이라고도 한다.


올해의 로젠몬탁은 227일이고, 로젠몬탁은 휴일이 아니기 때문에 내가 있는 만하임에서는 일요일에 퍼레이드가 있다. 그리고 퍼레이드와 축제가 있으니 너무 당연히 시내와 급수탑 앞에 각종 먹거리 판매 부스가 들어서있다.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던 바로 그 장소, 글뤼바인은 없지만 다른 것들로 다 채워져있다. 


목요일 낮, 먹거리 판매부스들이 하나씩 설치되고 있다.





목요일 오후, 영업시작!




만하임의 유일한 관광명소(라고 하기에 정말 별 것 없는), 급수탑

크리스마스 마켓도, 사육제도, 항상 급수탑은 핫플레이스다.

이번에는 관람차가 멋있게 들어서있다. 사이즈가 애들용이던데, 어른은 탈 수 없는걸까...




측면에서 봤으니까, 정면에서도 한 번 더-




만하임에도 분명 퍼레이드가 있을 것 같아서 나름 인터넷 검색으로 찾아봤는데 나오지 않았다. 독어 말하기 연습도 할 겸 투어리스트 인포메이션 센터로 갔다. 하지만 역시 나의 독어를 이해하지 못했고, 영어로 대화해야했다... 그리고는 공식문서인 이걸 보여주면서 손으로 안내해주길래, 사진 찍어도 될까? 했더니 맘껏 찍으라고 건네줬다. 그리고 난 여기에 올리면서 다시 확인하게 된 것은, 만하임은 공식 문서에도 사투리를 쓴다는 점.. 저기 적혀있는 Manne'mMannheim의 사투리로 만하임을 부르는 말이다. 마넴정도로 발음된다.




스타벅스 앞 시샤 까페에서도 외부 의자를 치우고 놀이기구가 설치됐다.




독일 스타벅스의 이런 행사는 처음 본다. 원두 구매시 톨사이즈 음료 무료! 솔깃하면서 오랜만에 스벅에 들어가봤다




그런데, 자주 있는 행사가 아니라 그런지 대부분의 원두는 다 털려있었다. 그래 잘됐어.. 커피 맛도 모르면서 굳이 스벅 원두를 살 필요는 없으니까...!! 그리고는 만하임도 스벅 시티머그가 있어서 사진을 찍어봤다. 독일 국가 머그도 만하임 시티머그도 심지어 카네발 기념머그도 다 너무너무 후지고 구려... 폰트부터 이미 틀려먹은 느낌적 느낌.




여기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렸던 위치는 아니고 그냥 시내의 길인데 여기에도 먹거리 노점이 생겼다.

저 빵 얹어져있는 저 커다란 틀 너무 뻐렁치게 멋있다.




같은 틀, 다른 가게. 저 아래에 아마 불이 있는 느낌.




MVV는 충남도시가스 정도 되려나. 만하임의 전기공급 회사이다. 나도 이 회사와 전기계약을 했다.

그리고 오늘 전기세 내러 서비스 센터 방문했는데, 사순절 화요일에 우리 일찍 문닫는다!는 공지가 붙어있다.




주말 식량을 장만해놔야하기 때문에 마트에 갔다.

밀카에서 계란이?????




그럴리가 없잖아... Löffel Ei (스푼으로 떠먹는 계란)

초콜렛을 계란 모냥으로 만들어놨으니까 걍 수저로 먹으라는거

이것뿐이 아니다. 온갖 토끼모양의 초콜렛들이 난리가 나있다.




바로 이렇게.




초코렛은 꾹 참고 꾹 참고 꾹 참고, 내가 살 것만 사서 나왔다.

그리고 제일 처음에 올렸던 그 두 사진의 해질 때쯤의 모습.




거의 매일 가는 만하임 중앙우체국 바로 앞. 힙한 인형뽑기 기계가 들어와있다.




급수탑 반대쪽에 시내 광장이 있고, 그 광장쪽에서 급수탑을 바라보면 이런 느낌이다. 길가 곳곳에 온갖 먹거리 상점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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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갑자기 시내 곳곳에 특정 조형물이 세워지길래 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런데 오늘 우연히 글자가 눈에 들어와서 봤는데, 세상에 모차르트? 내가 아는 그 모차르트? 모차르트랑 만하임이랑 무슨 상관이야...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찾아봤더니 모차르트가 만하임에 잠시 살았다고 한다. 아이고 뭐 한 두달 살았던걸로 관광에 써먹고 싶은가보네... 싶었다.


독일어로 설명이 뭔가 많이 되어있는거 봐서는 그렇게 간단한게 아닌가본데? 싶었고, 자세히 찾아보니, 모차르트의 부인인 콘스탄체 모차르트가 만하임에서 어릴 때부터 쭈욱 살았다고! 그래서 매년 여름, 만하임에서는 "모차르트의 여름"이라는 큰 축제가 열린다. 매일 다른 음악회가 열리고 까페나 바에서도 매일매일 공연이 열린다. 




만하임 번화가의 조형물




집 바로 앞 국립극장의 조형물




여전히 집 바로 앞의 국립극장.

색감을 전혀 못잡아내는 아이폰님. 아프지 마세요... 제가 새로 핸드폰을 살 형편이 안된답니다... 제발 좀 더 버텨주세요..




이건 집 뒤의 옥외 광고판과, 광고용으로 제작된 엽서

엽서 공짜로 나눠주는 곳은 이제 직감적으로 딱 느낌이 온다.





어째서 이사가게 되는 딱 그 주에 이 축제가 시작되는건지 나는 알 수가 없네... 한 주만 더 빨리 시작됐으면 매일매일 국립극장 야외음악당에서 하는 공연볼텐데, 밤 열시에 시작되는 그 무료공연을 보고 10분 걸어서 집에 도착한다면 정말 좋을텐데. 새 집은 국립극장과 많이 멀다... 슬프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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