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 떠나는 베를린 여행! 급 가게되는거 치고는 꽤 저렴한 가격에 티켓을 구입했고, 무려 만하임 - 베를린 왕복을 19유로에 다녀올 수 있었다. 개이득. 시간도 겁나 이득이었다. 새벽 한시에 만하임에서 출발해서 베를린에 오전 9시에 도착하는 기차. 여태까지 모든 여행은 플릭스부스를 이용했는데, 뭔가 베를린은 기차로 오고 싶었다. 이유는 베를린을 가본 사람은 누구나 알 수 있다. 베를린 버스터미널은.. 강변터미널같은 느낌... 너무 구리고 구리고 구리다. 베를린 기차역은 삐까뻔쩍 서울역의 느낌 가득.


기차에서 내내 인스타와 인터넷과 인터넷을 했더니 배터리도 별로 없고 우선 어딜 가기 전에 앉아서 찌끔 쉬고 싶어서, 내 영혼의 고향, 와이파이가 짱짱한 스타벅스를 찾았다. 그런데 베를린 중앙역 스타벅스는 의자가 없다... 의자 주세요... 그리고 너무너무 정신없었다. 여길 갈 수는 없겠네, 다른 까페가 있겠지! 하고 한 층 더 내려가니, Einstein Kaffee!! 이미 프랑크푸르트에서 가본 곳이고, 와이파이 짱짱하고 콘센트도 있는 까페라 들어갔다. 그리고 새벽 내내 자다 깨다 자다 깨다 달려온 나를 위해 에스프레소 마끼아또 한 잔!



벽의 사진이 힙- 해서 소파 위에 에스프레소 잔을 올려두고 찍어봤다. 베를린에 왔으니 힙스터처럼!! ㅋㅋ




그리고 오자마자 구입한 베를린 엽서 다섯장과 가져온 우표들을 놔두고 사진을 찍었다.

이 엽서는 쓸 시간이 너무 없어서 두 장만 겨우 쓸 수 있었다는 슬픈 이야기...




베를린 힙스터들이 다 모인다는 유명한 브런치 까페! Distrikt Coffee

차이라떼를 주문했는데 컵 사이즈가.. 장난치는 것도 아니고.... 싸우고 싶었지만 옆테이블들에서 나오는 메뉴들보니 마음이 편안해졌다




메뉴 이름 뭔지 모르겠는데... 계란을 반숙으로 요래요래하고 아래에는 아보카도랑 토마토가 이케이케 들어가고




그리고 이건 핫케이크-



두 명씩 온 사람들 전부 다 이 조합으로 먹고 있었다. 역시 좋은 선택이었다며. 물론 너무 맛있기도 했다며.


Distrikt Coffee

Bergstrasse 68 Berlin, Germany 10115



그리고 저녁은 술도 살짝 곁들여야지! 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맥주를 마셨는데, 어머 맥주가 너무 맛있고 맥주 세 잔쯤 마시니까 칵테일을 마셔야할 것 같고 뭐 그런 술이 술을 부르는 이유로 계속계속 마시다보니, 1년간 독일에서 외식으로 쓴 돈 중 가장 많은 돈을 지불했다. 대략 9만원......... 아이고 미친년....... 싶었지만 즐거웠으니까 됐다....





동행과 내가 칵테일을 계속 물처럼 마시고 있으니 이런 20ml짜리 샷잔에 술을 또 서비스로 줬다.

왜??? 이거도 더 빨리 마시고 취해서 칵테일 더 시키라구?? 그러지 뭐 꿀꺽꿀꺽




그렇게 두 잔씩 더 얻어마시고 정말 장렬히 전사... 어떻게 대중교통을 탔는지 기억도 안난다. 띠로리..



Schnitzelei

Röntgenstraße 7, 10587 Berlin

부활절 휴일이 마침 딱 금요일과 월요일이라, 기쁜 마음으로 여행을 준비했다.

이번 여행지는, 독일 최남단의 프라이부르크! + 프랑스 알자스 지역의 꼴마.

만하임에서 열한시 반에 출발한 버스는, 오후 두시가 조금 넘어서 프라이부르크에 도착했다.

그리고 중앙역에서 첫 모먼트!




지인이 살고 있는 동네 도착!




바로 짐만 던져놓고, Schluchsee로 갔다.

티티제 호수(Titisee)가 훨신 더 유명하지만 동네 사람들은 다들 슐룩제로 간다고. 그렇다면 나는 너무 당연히 슐룩제를 선택! 




무슨 말이 더 필요하냐며-









그리고 슐룩제에서 쭉쭉 걷다보니, 내렸던 역이 아닌 한 정거장 앞 역에 도착했다.

신나게 한시간쯤 걸었더니 기차역 한 정거장을 걸은 셈. 신나게 운동했다. 역 이름도 어쩜 이렇게 예쁜지, Aha-




티티제 호수로 데려다줄 기차가 들어오고 있다.




티티제 호수가 있는 작은 도시. 평온하다.




보트들이 미관을 방해하지만 뭐 어쩔 수 없다.




4월에 생일인 두 지인에게 엽서를 쓰고 있다.




티티제 중앙역. 기차가 많지 않은 동네이기 때문에 돌아가는 기차 시간을 꼭 확인하고 다녀야한다.




타야할 기차가 저 멀리에서 보인다.




기차를 찍는건 언제나 시간과의 싸움이다. 생각보다 너무 빨리 들어와...




오랜만에 제대로 찍은 것 같다. 뿌듯-






날씨가 너무너무 좋은 주말, 하이델베르크로 피크닉을 가기로 했다. 출발 전, 동네 스벅에 당 충전하러 들렀다.




스벅 근처 도이체방크 앞의 꽃밭. 언제나 예쁘다.




하이델베르크로 가는 트람이 고장났는지 다 내리라고 했고 화나려고 했는데, 이 꽃나무를 보고 행복해졌다.




이런 상황에서는, 이 단어가 적힌 곳에서 대체되는 교통편을 이용한다.

Ersatzhaltestelle (교체 정류장)




드디어! 피크닉이다!!!!!!!!!!!!!!!!!!!!!!!!!!!! Frost!!!!!!!!!!!!!!!




드디어 궁디붙이고 앉았다! 참 다양한 종류의 먹을거리를 샀고, 너무나 옳은 선택이었음을 깨닫는다.




바게뜨에는 딸기쨈을 살짝 바르고, 치즈를 얹어먹는다. 천국이 별건가?




거짓말 같은 풍경, 거짓말 같은 시간.




+ 보정 2g




일부러 푸른 칵테일을 챙겨온 것도 아닌데, 파란 하늘과 깔맞춤-




오늘의 첫번째 모먼트




그리고 두번째 모먼트




피크닉 마치고 저녁 먹으러 가는 길에, 구름이 너무 예뻐서 한 컷-



다- 이루었다. 정도의 말 외에는 더 할 말이 없는, 오늘 하이델베르크의 피크닉-


책이라는 물건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서점도 필연적으로 좋아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프랑크푸르트는 국제도서전이 열리는 것으로도 유명한 도시. 그런 도시의 가장 큰 서점에도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작년에 프랑크푸르트 공항으로 들어와서 일주일을 프랑크푸르트에 있었는데, 왜 서점갈 생각을 안했는지는 모르겠다. 엽서 사러 갈 생각만 했지... 큽...


무튼, 찾아보니 시내에 있는 후겐두벨(Hugendubel)이라는 서점이 가장 크다길래 결정!



프랑크푸르트 후겐두벨 서점은 합바헤(Hauptwache) 역에서 내리면 가장 가깝다.




역의 벽 한켠.




후겐두벨 서점 입구.




직원 개개인의 추천작품들로 한쪽 벽이 꽉 채워져있었다.




이걸 자세히 보면 이렇게 일일히 다 손으로 쓴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직원마다 글씨체가 다 다르니까 이걸 보는 것도 또 다른 재미.




서점 지하에는 까페가 있다. 구매하지 않은 책도 까페에 들고 들어갈 수 있다는게 조금 신기했다.






그리고 너무 좋아하는 조지 오웰의 1984. 새 직관적인 표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독일의 문호,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굳이 이런 책까지 필요한가? 싶었던, 누텔라 레시피 요리책.




고교 시험 기출문제집. 레알슐레/합슐레 학생들 전용.




왼쪽의 아비투어는 한국의 수능과 같은 시험. 김나지움(한국의 인문계 고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만 아비투어를 볼 자격이 있고, 레알슐레나 합슐레에 다니는 학생은 아비투어를 보려면 한 해 학교를 더 다녀야한다. 김나지움은 13학년까지 있고, 레알슐레/합슐레는 12학년까지이기 때문.




일본만화만 따로 구역이 있어서 그 앞에서 한참을 이것저것 구경하다가...

음...? 제가 아는 그것이 맞나요....?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리터스포츠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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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많이 왔던 하이델베르크지만, 단 한번도 철학자의 길을 걸어본 적은 없었다. 그냥, 어쩌다보니 그랬다. 언어교환 모임에서 친해진 브라질 언니가 철학자의 길 같이 가보겠냐고 해서 나야 좋지! 싶어서 바로 콜했다. 그렇게 일요일 오전 11시, 하이델베르크 중앙역에서 만났다. 만나자 마자 묻기를, 점심 먹고 온거 아니지? 나를 뭘로 보고... 아침은 먹었지만, 늦은 아침이 아니라 아침 일찍 먹었어, 혹시 점심 이미 먹었어? 같이 점심 먹는거 아니야? 라고 되물었더니 같이 먹어야지 당연히!!!


앞으로는 그런 쓸데없는 질문 하지 말기로 해요... 오전 11시에 만났는데 점심을 같이 안먹는다는건 싸우자는거야 뭐야..



그런데, 독일은 일요일에 대부분의 상점이 다 문을 닫는다. 관광도시인 하이델베르크도 마찬가지. 그나마 하이델베르크는 관광도시라서 일요일 오후에는 문을 연다. 즉, 오전 11시에 이른 점심을 먹을 곳은 없다는 이야기. 예전에 포스트크로싱 밋업에서 왔었던 까페가 케익세트가 5유로였고 일요일에도 문을 열었던게 기억나서 거기로 가자고 했다. 그 때는 오후였던건지 잘 기억이 안나는데, 여기는 조식 뷔페가 있다. 조식 뷔페라고 하지만, 오후 두시까지니까 조식이라기보다는 브런치에 가까운 듯. 그리고 생각보다 퀄리티가 너무너무 좋았다. 다만, 주말/공휴일은 10.95유로, 평일은 8.95유로라서 온다면 평일에 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태까지 이 언니와 같이 식사를 여러번 했는데, 너무 잘 못먹어서 뷔페는 비효율적일 것 같았다. 이 얘기를 건넸더니, 이해해줘서 고맙다고 한다. 잘 못먹는 사람하고 같이 먹는건 내가 불편해서 그래요.... 


케익 세트, 4.85유로.




나는 까페오레, 동행은 과일차.

(케익세트 음료는 다양한 커피와 티 중에서 선택 가능)



Cafe Extrablatt, Heidelberg

Hauptstraße 53, 69117 Heidelberg



잘 먹고 뭉갰으니 이제 철학자의 길로 올라가볼 차례-

철학자의 길은 이쪽이라고 알려주는 표지판




이런 경사의 계단을 오르면서 그 많은 철학자들이 상념에 빠졌다고? 음... 저는 전혀 동의할 수 없네요...




중간쯤에서 찍은 사진. 경치는 좋다. 좋은데, 이건 상념에 빠질 수 있는 길은 전혀 아니다.

동행과 나는, 계속 이건 철학자의 길이 아니라 운동하는 길인데...? 라고 서로 계속 말하고 계속 웃었다.

물론 둘 다 30대의 운동부족 인간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벚꽃은 아닌데, 이런 꽃을 독일에서 본게 처음이라 너무 신기해서 찍었다. 




그리고 이 꽃을 찍는 나를, 동행이 찍었다. 그 사진은 개인적이라 올릴 수가 없네.. 물론 빙구같이 나와서이기도 하다.

사실 그런 사진이 정말 내 모습 그대로인데, 너무 셀카 속의 나와만 친해서 그런지.. 누가 찍어준 내 사진을 보면 히익 한다.



올라갈 땐 너무 힘들었는데, 내려오는건 참 금방이다. 내려와서 네카어 강변을 따라 걸었다.

비 예보가 있어서 하늘에는 구름이 많지만, 아직 빗방울은 떨어지기 전이라 그저 좋다.




네카어 강변으로 튤립들이 곳곳에서 피어나고 있었다.

이걸 또 무릎 대고 유난떨며 찍고 있는데, 동행이 그러고 있는 나를 또 찍었다. 뭐가 그렇게 신나고 좋은지 입 벌리고 웃으면서 튤립을 찍고 있는 나의 모습을.




이제 배고프다!!! 밥먹자!!! 어딜 가야할지 모를 땐 가본데를 가는게 맞는거다. 식사도 예전 포스트크로싱 밋업에서 갔었던 거기로 갔다.

오늘 축구 경기가 많은 날이네-




저번에 독일 사람들하고 왔을 때는 영어메뉴 있냐고 묻지 않았는데..

누가봐도 독일어 못하게 생긴 아시아 여자랑 남미 여자가 같이 오니까 영어메뉴 필요하냐고 묻는다. 네!! 너무요!!!



안비싸서 더 좋다.




동행이 주문한 커리 부어스트.




내가 주문한 Baked Potatoes, Blue-Mohr!-Potato

가끔 파란 치즈를 먹고 싶을 때가 있다.




동행이 주문한 라들러(Radler), 내가 주문한 쾰쉬(Kölsch)




비스마르츠 플랏츠에서 중앙역으로 가려는데, 이런 버스도 있어서 신기해서 찍었다.

주말 공휴일에는 아예 운행을 안하는 버스라니, 여러모로 멋있다 진짜...




하이델베르크 중앙역의 저 부분을 정말 좋아한다. 뭔가 갱장히 황량한 느낌.

하이델베르크에 저런 느낌이 나는 곳은 중앙역의 저 곳 뿐이다. 모두 다 아기자기하고 귀엽기만 하다.




하이델베르크에서 만하임은 기차로 16분 걸린다. 기차 요금은 5.6유로.



별거 안했는데 철학자의 길 그거 좀 걸었다고 겁나게 피곤하다. 학원 숙제 해야하는데- 안하고 그냥 자고 아침에 하지 뭐!

이래서 나의 아침이 항상 바쁜 것이다. 아침 6시에 일어나는데 왜 맨날 830분에 시작하는 수업에 가는게 그토록 바쁜지.

아침에 숙제를 해야하니까 바쁘지... 미리 하고 그런거 나는 모른다... 저는 그런 삶을 살지 않았습니다...


뜬금없지만, 나는 지명들의 유래를 찾아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건 한국에서도 그랬다. 외국에 나와있고, 심지어 그 언어를 공부하는 내 입장에서 각종 지명들이야말로 굉장히 좋은 단어공부가 된다. 하이델베르크라는 지명은, 블루베리의 Heidelbeere와 산의 Berg가 합쳐진 단어이다. 사실 글 쓰는 현재(2016/06/19) 시점에서 어제 블루베리를 사면서, 이 단어가 뭔가 하이델베르크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찾아봤다. 

"하이델베르크 = 블루베리 산" 원래도 좋아했던 하이델베르크가 더 귀엽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내가 사는 동네 만하임에서는 하이델베르크까지 동네 기차가 다닌다. 그 기차로 15분, 트람으로는 35분, 집에서 기차역까지 걸어가는데 거의 20분 걸리니까, 저렴한 트람을 타고 가기로 한다. 트람역은 집 바로 앞에 있으니까!



그리고 표를 사려고 하는데, 1회권은 2,5유로, 5회권은 11,70유로라고 한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1회권 두 장 구입하려는데, 돌아오는 표도 필요하니까 5회권으로 사고 나중에 한 장 남은건 누나가 써~ 라고 한다. 동생은 그렇게 말만 했다. 결제는 또 내가 했다. 맨날 이런 식으로 삥뜯긴다. 혈육이란 이런걸까... 남동생 말고 오빠 갖고 싶다ㅠ




10분에 한 대씩 있는 5번 트람을 타면 하이델베르크까지 간다. 트람을 탔는데 동생이 앉지 않으려해서 구경하려면 내내 걸어야해서 다리 아플거니까 앉으라고 했더니, 역방향으로 앉으면 불편해서 싫어- 라고 한다. 뭔데.. 그게 차이가 나는거야? 난 가끔 KTX 탈 때도 역방향 할인해준대서 일부러 역방향으로 탔는데... 무튼 나는 다리가 아플 수도 있으니까 우선 앉는다, 그리고 또 깊은 숙면....



동생이 깨워서 일어났다^^.... 하이델베르크 중앙역에서 내려서 33번 버스를 타고 가려했는데(이 버스를 타면 하이델베르크 성 케이블카 탑승장소에서 내려준다), 이 트람 표로 여기 트람도 탈 수 있다고 한다. 프랑스는 그렇다는데, 여긴 독일이잖아... 혹시 몰라서 Tourist Informantion Center에 물어보니 그렇게 얘기를 한다. 물론 내 영어가 부족해서 잘못 이해한 걸 수도 있긴 하다. 그래서 트람을 탔다. 표를 새로 사지는 않고. 그리고 비스마르크 광장에 내려서 하이델베르크 시내 상점 거리를 20분쯤 걸었다.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성 올라가는 길 도착!


하이델베르크 성은 올라가는 길이 다양하다. 굉장히 가파른 계단 길이 있고 (발이 빠르지 않고 운동부족인 내가 걸어도 15분이 걸리는 길이다), 빙빙 돌아가는 능선길도 있다. 그리고 케이블카도 있다. 케이블카는 당연히 돈을 내야하지만, 내려오는 케이블카는 하이델베르크 성 입장권이 있으면 무료로 탑승 가능하다. 나는 당연히 가파른 계단길을 선택해서 우다다 올라가자고 동생에게 권했고, 잘 모르는 동생은 그 제안을 받았지만, 계단 오르는 15분동안 동생이 얼마나 욕을 욕을 했는지... 


심지어 이 계단 길은 약간 사유지를 올라가는 느낌도 들어서, 여기 맞는거 맞지? 아니면 진짜... 이런 얘기를 자주 했다. 사실 예전에 왔을 때 밤에 올라온거라 잘 기억이 안나서 올라가는 내내 나도 조금 의구심이 들긴 했다.. 하지만 좀 올라가니 입구가 보여서 너무 기뻤다. 한 5분쯤 올라갔을 때, 그냥 케이블카 탈껄 괜히 누나 말 듣고 계단 올라간다고 꿍시렁대기도 했다. 너도 운동부족이라 그런거 같은데...



그리고는 하이델베르크 성에 들어갔다. 예전에 내가 비오는 날에 혼자 올라갔던 그 곳이 맞았다. 심지어, 내가 그 날 들어갔던 곳도 다 입장료를 지불해야 갈 수 있는 공간들이었다. 나는 그 날 무단침입을 한거지...; 무튼 비오는 날 갔었던 곳은 잠깐만 보고, 다른 곳들을 열심히 둘러봤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여기!



무너진 부분 그 자체를 그대로 놔뒀고, 그게 세월이 지나면서 그냥 그대로 자리잡은 듯 했다.




같은 장소를 다른 각도에서 봤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게 꽤 좋다고 동생이 강추하길래 처음으로 찍어봤는데,

햇빛도 중요한거라 사진이 좀 기이해졌다. 이것도 뭐 나름대로 의미있다고 생각해서 같이 올린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독일 각 주의 주기(州旗, Federal flag, Bundesflagge)가 너무 좋다. 사진 속의 저 노란색과 검은색의 깃발이 내가 있는 주의 깃발이다. 중간에는 주장(州章, Federal Coat of Arms, Bundeswappen)도 같이 그려져있는데, 나는 그 문양들도 엄청 좋아한다. 언제 한번 Federal Coat of Arms에 대해서 쓸 날이 있을 것이다. 기사도(chivalry)와 함께 완전 확 꽂혀버린 Federal Coat of Arms. 한글로는 "주장"(독일)이 되고 유럽 전역으로는 "문장"이 되는데, 두 단어 다 공교롭게도 너무 많이 쓰이는 일상적인 단어들이라 이것에 대한 독일 단어를 찾는데 굉장히 애를 먹었다. 간단히 영어 위키에서 확인하면 됐을걸.. 굳이 한-독 사전을 찾는 망충함을..





어떤 창문에서 하이델베르크를 내려다봤다. 나무가 많이 가렸지만, 귀족들은 이 창문을 통해서 시내를 내려다봤겠지? 오래 전에 갔었던 일본 교토 가이드 투어에서 모든 건축물은 반드시 창문을 통해 밖을 한번을 봐야한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 일부러 창문에서 꼭 한번씩 보는데, 이런 장관들을 종종 볼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




하이델베르크 성을 올라가는 다른 길.



이것도 또 창문에서 바라봤다-




이것도 창문! 여기서는 Old Brigde도 보인다. 생각해보니 저 다리를 못갔네..

저기서 원숭이 동상에서 돈 많이 생기게 해달라고 원숭이 손 만지고 왔어야하는데ㅠ




또 다른 길! 거의 성 전체를 돌면서 문이 있는 느낌이다 (확실치 않음)




구경 다 하고 내려갈 때는 무료 케이블카를 타고-




이 도시에 한달을 살면서도, 여기에 미술관이 있을거라고는 생각을 안했다. 있다해도 이 작은 도시에 있어봐야 뭐가 있겠나 싶어서 딱히 찾아보지도 않았고. 동생과 어제 중앙역에서 집으로 걸어오다가 Kunststrasse(Kunst=art, strasse=street)를 봤다. 이 근처에 미술관이 있나본데? 그리고는 일요일 아침, 비가 너무 많이 와주시는거지... 원래 오늘 하이델베르크 가는 일정이었는데, 일정을 바꿨다. 비가 오니까! 근처 미술관(실내)으로 가자! 동생이 만하임 미술관 사이트를 들어가보더니, 마침 보고 싶은 그림도 있다고 한다. 오, 그럼 잘됐네-


비가 많이 와서 하이델베르크는 내일로 일정을 바꾸자! 라고 하고 집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미술관으로 출발하려는데, 날씨가 개고 있다. 독일 날씨를 예측한다는건 거의 불가능하다는거 잘 알고는 있지만, 이렇게 금방 날이 개어버리면 너무하잖아... 미술관 가는 길에 있는 만하임 유일한 관광지, 급수탑. 급수탑은 스타벅스 쪽에서 보는건 뒤쪽이고 이렇게 보는게 올바른 방향이다. 분수며 잔디밭이며 너무 잘 되어있다.





입장료 얼마인지 찾아보니 1회 입장료 9유로, 연간 이용권 35유로라 안내되어 있었다. 네 번만 가도 연간이용권이 이득이니 연간이용권을 끊으려했는데 내년 1년간 미술관 리뉴얼로 닫아서 연간 이용권을 살 수가 없다고... 이렇게 또 내 돈을 아껴주시는거지, 암... 그렇게 나는 9유로, 동생은 학생 할인 받아서 6유로를 내고 입장했다. 



상설 전시만 생각하고 온건데, 운 좋게도 특별전시가 있었다. 나는 처음 들어본 작가지만, 작품을 전부 다 보고나서 인터넷에서도 찾아보니 엄청 유명한 작가였다. 독일 다다이즘의 대모이자 페미니즘 작가인 Hannah Höch. 베를린 다다운동에 참여한 유일한 여성작가라고 한다. 올해가 다다이즘 100년되는 해라 유럽쪽에서는 다다이즘 특별전시가 많은 듯 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유명한 작가의 전시회는 종종 갔었다. 하지만 전혀 모르던 작가의 초기 작품부터 그 시기를 구분짓게 되는 여러 작품들을 모아둔 것을 보니, 새삼 신기했다. 그림을 잘 모르는 내게도 가장 잘 와닿았던 것은, "엄마가 된 후"와, "전쟁 후". 아이가 사랑스럽게만 그려지지 않고 뭔가 짐같은 존재로 표현되어서 새로웠다. 이래서 페미니스트 작가라고 하는구나- 싶은 마음. 현재도 아이를 좋아하지 않는 여자는 여성 실격같은 존재로 여겨지는데, 100년 전에 이미 이런 사고를 보여줄 수 있었다니 새삼 세상을 빨리 살았구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또, 전쟁 후의 그림들은 공포와 상실감이 너무 크게 그려져서 그림을 보는 그 짧은 시간에 내가 다 힘들었다. 100년 전의 예민한 예술가의 마음을 아주 조금이나 공감했달까. 이렇게 짧은 시간만 보는 나도 힘든데, 이걸 그려낸 작가는 얼마나 괴로움의 시간들이었을지 상상도 할 수 없었다. 


콜라쥬 작품들이 많아서인지, 전시장 중 한 곳은 직접 콜라쥬를 해볼 수 있는 공간도 있었다. 직접 사진을 찍어볼 수 있게 작은 기기가 있었고, 원하는 사진을 직접 찍으라고 잡지들도 있었다. 나는 여기서 또 자의식을 뿜뿜하며, 셀카를 찍고 콜라쥬에 넣었다. 이걸 보던 동생이 어이없어했다. 그리고 이 콜라쥬로 거의 다 놀았을 즈음, 독일 할머니 두 분이 하고 싶어하시는 눈치여서, 내 셀카 위에 다른 그림을 얹은 후에 자리를 비켜줬다.






나중에 동생이, 이거 미술관 공식 웹사이트같은데 자동저장될 수도 있어- 확인해봐... 뭔데... 왜 미리 얘기해주지 않은거야?




그리고 이건 전시회에서 설명된 부분을 찍은건데, 독일은 따옴표를 이렇게 바깥으로 쓰는건가? 아니면 특별히 강조하기 위해서 이렇게 쓴건가? 바깥으로 쓰니까 좀 더 귀여워보이는 느낌이 있다. 내가 자주 얘기하는, "덩치 큰 게르만 남자"가 귀염떠는 그 귀여움. 바깥으로 따옴표 써보고 싶었는데, 웹사이트에서는 자동으로 안쪽으로 설정되는 것 같다. 어떻게 써볼 수 있을까 ;_ ;




한나 회흐의 특별 전시를 다 보고 나오니 설치미술도 있었다. 작품의 제목은 "만하임 의자"

자세한 설명은 만하임 미술관 링크로 대체한다. 너무 당연히 독어지롱...

http://www.kunsthalle-mannheim.de/en/exhibition-current/michaela-melian


간단히 얘기하자면, 의자이면서 이 전체가 스피커다. 당연히 앉을 수 있고, 주변 배경은 옛 도서관이다. 이 의자 말고도 두 개의 의자가 더 있었고, 다들 앉아서 스피커에서 들리는 뉴스같은 것을 듣고 있었다. 나는 뭔소리하는지 못들었지만, 듣는 척하며 이렇게 사진을 하나 남겨봤다. 동생이 와서 딱 하나 마음에 든게 있다면, 이렇게 사진을 많이 찍을 수 있었다는 것. 물론 거의 수백장을 찍어서 이거 딱 하나 건진거지만, 하나라도 건진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표정이 아주 잘 잡혀서 엄청 뿌듯하다.




(부끄러우니까 사이즈는 작게! 하지만 얼굴을 모자이크하진 않겠다. 표정이 이 사진의 완성이니까! - 또 자의식 뿜뿜..)




그리고 상설전시로 이동! 



상설전시에는 정말 많은 그림들이 있었다. 동생이 보고 싶었다는 그림은 마네의 '막시밀리안의 처형'이었다. 미술관에서 보지 않으면, 대부분의 그림 사이즈가 어떤지 전혀 감을 못잡는데, 이 그림은 가로 세로가 거의 3미터쯤 되는 엄청나게 큰 작품이었다. 나도 알 정도의 유명한 작품이라, 이런 작은 도시의 미술관에 어떻게 이렇게 유명한 그림이 있는거지? 싶은 생각이 들었다. 



모르는 사람이 아니라 동생이니까, 이 앞에서 또 인증사진을 찍고 싶었다. 그림 크기가 너무 커서 어떻게 서도 제대로 안나오고 몸이 전체가 다 나오는 - 뚠뚠이라 그렇게 찍으면 큰일난다 - 구도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왕 몸 다 나와야하면 누나가 저 총맞는 사람처럼 연기해! 라는 동생의 신박한 조언에, 귀얇은 누나는 또 그걸 해봤다. 하지만... 사진을 올릴 수는 없다. 배나온거 자랑하는거처럼 나왔더라... 눙무리...ㅠㅠㅠㅠ 



그리고 고흐, 모네, 르누아르의 그림도 한 점씩 있어서 나는 입장료 9유로 내고 이렇게 엄청난 전시를 봐도 되는건가? 싶었다. 이미 한나 회흐의 전시에서 충분히 많은 것을 받았다고 생각했는데, 이 유명한 작가의 그림들도 있라니. 더 유명하고 큰 미술관은 얼마나 더 많은 유명 작품들이 있을지 기대가 더 커졌다. 루브르라던가 오르세라던가. 하지만 아쉬운 점은, 내가 그림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 그림들을 제대로 다 느끼지 못했을거라는게 가장 크다. 이런 것을 미술 전공하는 동생과 얘기했는데, 그냥 그림을 그대로 느끼면 되지 뭘 분석하고 싶어하냐고 했다. 물론 그림 그 자체에서 느껴지는 것도 있지만, 기본지식이 있으면 더 잘 느낄 수 있을거라고 생각한건데 동생이 듣기엔 그렇게 들리지 않았나보다. 나는 뭐든 조금은 공부하고(알고) 체험해야 더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는 흔한 책상형 인간이고, 동생은 책상에서 하는 것들을 딱히 즐기지는 않는 예술가형 인간이라 그러려나. 내가 요즘 다다이즘 공부하고 있는거 알면 동생은 또 식겁하겠지- 


인상주의 초현실주의 고전주의 이런 미술 사조들을 순서대로 차곡차곡 알아가고 싶을 뿐인데, 그걸 알면 아무래도 그림을 더 잘 알 수 있을 것 같아서. 하지만 동생은 저런 "쓸모없는" 지식들이 그림을 느끼는데에 방해가 되기도 한다고 했다. 역시 예술은 어려운거였어. 뭘 어떻게해야 더 잘 알 수 있을지 아직도 고민중이다. 날씨가 너무 반짝여서 조금은 속상했던, 2016612일 일요일의 만하임 미술관 나들이-



숙소에 도착해서는 거의 기절하듯 잠들었다.




조식시간이 되기 전부터 노트북으로 티스토리에 이것저것 쓰면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데

외국인 한 명이 내게 묻는다. Are you Canadian? 예??? 뭐라구요????

이젠 저정도는 농담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다, Are you kidding me?

뭐? 농담이 아니라구? 뭔소리야 그건 또... 

그나저나 그건 알겠네, 네가 캐나다인이라는건... 그랬더니 또 대답을 해준다. 맞다고, 자기 캐나다인이라고

캐나다 남자들은 대체로 샤이하던데, 여자는 이렇게 또 다른가 싶고...

왜 내가 캐나다인이라고 생각했어? 라고 물으니

내 노트북이랑 똑같아서! 란다... 뭐... 내 노트북은 중국산이야.....

그리고 영어를 잘하잖아! 아 거짓말하지마ㅠㅠㅠㅠㅠㅠ 내 영어 후진거 잘 알고 있다고ㅠㅠㅠ

대부분의 동양인들은 영어 잘 못하잖아, 라길래 좀 쏴주려다가 아 내 에너지... 됐다 그래... 하고는 말았다. 내 정도의 영어는 정말 많이들 할텐데, 당연하게도 나는 아직도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영어로 온전히 다 못한다. 한 40%정도는 말할 수 있으려나... 확실한건 50% 이하라는 점이다.




혹시 니 핸드폰이 삼성이면 넌 한국인이니... 하니까 어? 내 핸드폰 삼성인데! 이러고 있다. 음...



무튼 나는 한국인이란다, 이 노트북은 중국회사 제품이고, 내 핸드폰은 애플이란다

나는 Korean Chinese American일 수도 있겠어. 하니까 엄청 웃는다.

웃기지...? 네가 한 얘기가 그런거였어...



무튼 그 캐네디언과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이 숙소 위치 진짜 이상하지 않냐는 얘기를 했다. 내 두 번째 숙소인 United Hostel in FrankfurtFive elements Hostel처럼 홍등가에 있다. 어떤 노숙자가 나한테 S/EX!!!!!! 라고 말하면서 달려왔어!! 난 Hot하지도 않은데! 정말 이상한 곳이야...라길래, 나도 질 수 없지. 나 처음 Frankfurt 중앙역에 도착했을 때 어떤 노숙자가 나한테 손가락질하면서 꺼지라고 소리쳤다? 다른 사람이 나 그 노숙자 없는 곳까지 데려다줬었어. 했더니 너무 놀라서 뭐라구? 대체 왜?? 라고 묻길래 들은대로 얘기해줬다. 동양여자라고- 하니까 너 지금 나한테 농담하는거지? 라길래 No, I am serious.라고 했더니 어떻게 동양인이라고 싫어할 수 있어? 라면서 뜬금없이 빅뱅 팬이라고 한다 ㅋㅋㅋ 빅뱅팬이면서 지금 나한테 캐네디언이냐고 물은거니.... 



무튼 그렇게 거의 같이 아침을 먹으면서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보니 두 시간이 지나갔고... 다른 도시로 여행을 간다고 하면서 나한텐 어디로 가냐고 묻길래 Mannheim간다고 하니까, 혹시 독일어 배우러 가냐고 ㅋㅋㅋㅋ 아 대체 그 도시는 관광하러는 아무도 안가는거야... 그런거야...


그리고는 뜬금없이 또 나의 영어를 칭찬... 아 그거 매너 아니에요... 누구도 나한테 너 한국어 정말 잘하는구나! 는 하지 않잖아. 영어를 정말 잘 하는 사람한테 너 영어 정말 잘하는구나~ 이런 얘기는 아무도 안하는데, 누가봐도 내가 어버버하고 있으니까 그런 얘기를 하는거지... 저런 얘기 정말 듣고 싶지 않다ㅠ 근데 자꾸만 한다... 그거 무례하다고 얘기하려해도, 또 나의 짧은 영어가 그 무례하다는 말을 무례하게 전하게 될까봐 그냥 응 그렇게 말해줘서 고마워~ 더 잘하고 싶은데 잘 안되네~ 하고 만다.


어학원을 알아보러 가야한다

날씨 좋은 Mannheim이냐, 표준독일어의 Hannover

Frankfurt에서 한 시간 걸리는 Mannheim이냐, 세 시간 걸리는 Hannover

물론 Hannover도 독일 땅 크기를 생각하면 그렇게 멀기만 한 곳은 아니다

하지만 Shit Weather Line이 Hannover를 지난다잖아.... 1년에 한달 정도만 비가 안온다잖아...


Hannover에 마음이 많이 기울었었지만, 날씨 얘기에 약해져서 Mannheim으로 마음이 또 기울었다. 아아 나는 팔랑귀-







Frankfurt에서 Heidelberg까지는 이렇게 가기 때문에, 굳이 Frankfurt까지 다시 돌아갈 이유 없이 바로 Mannheim으로 가려고 생각하고 오늘 숙소를 급히 찾았다. Heidelberg는 저렴한 숙소가 많지 않아서 적당한 가격의 곳은 딱 한 곳밖에 찾을 수 없었다. 중앙역 근처의 숙소고 현장에서 직접 지불하면 된다고 적혀있어서 캐리어를 끌고 슬슬 걸어갔다. 날씨가 좋아서 그저 걸어도 된다고 생각했다. 숙소가 없을 줄은 몰랐으니까. 구글 지도를 보고 따라가고 있는데, 숙소 주소에 도착했는데도 숙소가 없었다. 근처의 다른 숙소에 물어보니, 요즘 그 숙소 찾는 사람 좀 있던데 그런 숙소 여기 없다고... 네??? 뭐라구요??? 그런데 나는 지금 너무 지쳤고, 혹시 너희 숙소에 남는 방 있니? 있대!!!! 야호!!! 근데 뭐라구... 얼마라구...? 음... 아니야... 좀 비싸서... 고마웠어 바이바이... 이 숙소 1박 가격은 91, 1인실이라고... 아니 나는 20인실이어도 괜찮은데... 비싸서... 여태 나는 대부분의 숙소를 1박 25으로 예약했었다. 내일 조금 편하자고 그 금액을 내느니, 내일 조금 더 걸려도 그냥 Frankfurt에서 Mannheim으로 가는게 싸겠다고 생각을 했다. 결정했으니 움직여야지, Heidelberg 버스 정류소로 간다! 미리 예약을 안해두고 버스 시간도 모르기때문에 버스 정류소 바로 앞이 맥도날드라는게 얼마나 감사한지 모른다.


맥도날드, 스타벅스 = 무료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는 장소. 아직 핸드폰 개통을 하지 않고 따로 SIM도 구입하지 않은 내가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두 장소이다.


맥도날드에 들어가서 카라멜 아이스크림 하나를 1에 구입하고는 자리에 앉았다. 그 숙소 하나 찾겠다고 거의 두 시간을 혼자 헤멨다. 와.. 어쩜 가짜숙소라니.. 저한테 왜그러세요??? 그 와중에 아이스크림은 너무 달고 맛있었다ㅠㅋㅋ


그렇게 버스 시간을 보고 있는데, 버스 하나가 정차했다. 혹시 Frankfurt로 가는 버스일까 해서 우다다 뛰어나갔는데, 진짜 Frankfurt로 가는 버스라니...ㅋㅋ 혹시 자리 있어요? 라고 물으니 확인해본다고 한다. 그리고는 예약 안했냐고 재차 묻는다. 왜 자꾸 묻지... 혹시... 싶어서 예약했을 때랑 그냥 여기서 돈내는거랑 가격이 같아요? 라고 물으니 놉!!! 이라고 한다. 예...? 뭐 조금 차이는 날거라 생각했지만 저렇게 단호히 놉!! 하니까 음 좀 많이 차이나나 싶어서 얼마인지 물어보려했는데, 먼저 말해준다 13라고! 네???? 예매하면 €5인데??? 두 배 이상이 비싸다니... 난 1~2 차이나면 피곤하니까 그냥 타고 갈랬는데 €8나 차이 나는데 그냥 탈 수는 없었다. 다시 맥도날드로 터벅터벅... 가장 빠른 버스를 예매했다. 그리고는 와이파이를 즐겼다...!



와이파이 되는 환경에서는 시간이 금방 지나간다. 한 시간 이후에 있던 내 버스는 금방 도착했고, Flixbus안에서도 와이파이 짱짱하니 시간 금방 갔다. 그렇게 나는 다시 Frankfurt에 도착했고, 이번에는 새로운 숙소로 갔다. 같은 숙소에 6일이나 지냈는데, 계속 같은 숙소에 지낼 이유는 없으니까! 

많이 걸어서기도 하고, 배가 고플 시간도 지났고, 이래저래해서 나는 뭘 꼭 먹어야겠는데, 학생식당은 문을 다 닫는다고... 아니 그래도 어떻게 한 군데도 안열겠어??? 하면서 학교를 좀비처럼 돌아다녔다.




저기는 열었을 수도 있을 것 같아!!!!! 제발ㅠㅠㅠㅠㅠㅠㅠㅠ 




열었다!!!!!! 다행ㅠㅠㅠ

영어 메뉴 있나요? 했더니 있다길래 마음 편히 앉았는데,

스페셜 메뉴는 독어로만 써져있단 얘기는 왜 안해줬어요....?



콜라 커피 이런 메뉴들은 뒤에 다 영어로 되있고... 내가 봐야할 메뉴들은 다 독일어..

이건 독일어인데... 했더니 그건 독어로밖에 쓸 수 없는거라고 했다. 궁금한건 설명해준다고... 예... 대충 몇 개만 찝어서 이건 뭐에요? 이건 뭐에요? 하다가 토마토/모조가 들어간거 보니 대충 토마토랑 치즈랑 뭐가 들어갔나보다! 하고 그거로 결정.




그리고 나온 음식. 나오기 전까지 얼마나 걱정하면서 기다린 내가 무색하게도 너무나 친근한 메뉴가 나왔다. 미트볼이라고 써주면 덧납니까? ㅋㅋㅋㅋ 이게 왜 독어만 있는 단어죠??? 왕 큰 미트볼! 이렇게 쓰면 될 것 같은데...



음식이 맛있으니 그저 다 행벅.... 거의 다 먹어갈 때쯤 드는 생각. 혹시 여기도 팁을 줘야하는건가, 아니면 대학교안에 있는거니까 안줘도 될까. 영어로 물어보기에도 좀 애매한 상황... 그냥 앉아있기로 한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하는지 지켜보면서... 근데 뭐 다른 사람이 어떻게 계산하는지 봐도 내가 알 수 없는거였다... 그 사람이 팁을 주는지 아닌지까지는 판가름이 안되니까... 큽... 


계산하겠다고 손짓을 하니 계산서를 뽑아왔다. 오...? 팁은 안줘도 되는가보다! 역시 학교가 짱이야bbbb 그렇게 한끼에 또 만원어치를 혼자 잘 드셨다. 그래도 저번에 먹은 3만원짜리보단 낫다고 혼자 생각하기로 했다. (그건 포스팅을 안했다는걸 방금 알게 됐다...;; 나름 거의 다 쓴다고 썼는데 은근 구멍이 숭숭) 맛있게 잘 먹었으면 된거지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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