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물가가 비싸다고 해서 엄청 걱정을 했다. 쪼개고 쪼개서 이렇게 여행을 온건데, 기본 식사가 사치가 될 수는 없으니까. 위치정보로 근처의 맛집을 추천해주는 앱을 켰더니, 덴하그 숙소에서 걸어서 15분 거리에 해산물 음식점이 있다고 한다. 심지어 그 음식점은 덴하그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드는 맛집이고 가격도 비싸지 않다는 말에, 이준열사기념관이 문닫아서 못갔지만 해산물을 먹을 생각에 엄청 씬났다.




내 눈앞에 펼쳐진 광경.




아.. 이 새우가 다 내꺼였으면...




샐러드+메인+탄산인 세트메뉴가 있길래, 그걸 시키기로 했다. 다른 사람들이 먹는거보니 특정 물고기를 정하면 그걸 메인으로 해서 메뉴가 나오는 모양. 나는 위 사진의 새우를 먹겠다고 했다. 어느 새우냐고 묻길래 반반!! 이라고 주문하고 싶었지만, 오른쪽 새우가 더 토실토실해서 오른쪽을 골랐다.



그리고 내가 받은 접시. 응? 내가 튀김을 골랐던가? 왜 새우를 튀겨서 주는거지...

고무를 튀겨도 맛있지! 새우를 튀기면 더 맛있지!!!


여러 탄산음료 중 콜라 사이다는 안땡겨서 오렌지 환타를 골랐는데, 마치 튀김들과 세트가 된 듯한 사진이 됐다.




좋은건 크게, 새우튀김에 찍어먹는 소스와 감자튀김용 소스가 따로 제공된다.

풀같은건 원래 잘 안먹는데, 여기 샐러드 소스 진짜 맛있었다.




네덜란드는 감자튀김을 케찹이 아닌 마요네즈에 찍어먹는다고 한다.

한국의 그 마요네즈와는 약간 달랐고, 느끼한 맛은 거의 없이 꼬소했다.




이 훌륭하고 훌륭한 식당의 이름은 Vishandel Hollands Spoor


다음에 갈 때는 네덜란드어!로 주문해보고 싶어서, 메뉴판도 찍어왔다.



여기는 세트메뉴 페이지




개별 메뉴 페이지




그리고 가게 앞에 세워져있던 입간판.

학생 세트가 싸고 좋다길래 메뉴판에서 학생세트를 찾았는데 없어서 일반세트 시켰는데...

입간판에 적혀있네, 큽...






그리고 이건 암스테르담에서의 한 끼.

네덜란드도 독일처럼 외식물가가 상당히 비싸서 로컬도 식당을 잘 모른다고 했다. 그냥 우리는 우리의 운에 맡기기로 하고 보이는 식당 중 한 곳에 들어갔다. 생각보다 괜찮게 잘 나와서 대만족-


감자튀김은 2인분이 한 접시에 같이 나왔다.




영어로 된 고기 부위를 잘 몰라서 그나마 아는 Sirloin을 주문했다.

네덜란드는 돼지고기보다 소고기가 싼, 아주 환상적인 나라라고 한다. 아무래도 네덜란드 근처의 북부 독일의 학교를 알아봐야겠다.





혹시 다른 여행자들에게 도움이 될까봐 적어보는 가게이름, 주소, 그리고 내가 먹은 메뉴 가격


덴하그 Vishandel Hollands Spoor

stationsweg 130 2515 BR Den Haag


암스테르담 Restaurant Bella Regina

Vijzelstraat 41, 1017 HE Amsterdam


덴하그 식당 세트메뉴 가격 7,95

암스테르담 식당 스테이크 17,5 + 맥주M 3,5 = 21,0



덴하그 식당은 네덜란드 간다는 사람이 있다면 모두에게 추천할 정도로 짱짱이었다. 하지만 암스테르담 식당은 굳이 찾아갈 필요까지는 없고, 저 식당이 다니는 길에 있으면 들러서 먹으면 괜찮을 정도. 무엇보다 아주 조금 기분 나빴던 것 하나는, 맥주의 종류가 총 세개였고 가격이 각각 2,5/3,5/4,5였는데, 독일처럼 네덜란드도 식사를 주문할 때 드링크를 같이 주문하는게 예의라고 한다. 그래서 그냥 맥주 작은거 하나 주문하려했는데, 작은건 주문할 수가 없다는거다. 그래서 왜냐고 물었더니 작은 컵이 없다는 황당한 대답을 들었다. 그 당시에는 그냥 착하게, 아.. 작은 컵이 없나보다.. 했는데, 나보다 늦게온 다른 테이블에 작은 잔으로 맥주 갖다주는거 보고 아, 우리를 호구로 본거구나? 싶었다. 하지만 스테이크도 맥주도 맛있어서 그냥 넘어갔다. 사실 그런거 얘기하는 것도 귀찮고..



무튼, 나의 주말 네덜란드 여행은 너무너무 아쉽고 아쉬움이 많이 남은 여행이었다. 다음 네덜란드 여행엔 하루종일 라익스 뮤지엄만 보고도 싶고, 하루종일 암스테르담 시립 도서관에서 책만 읽고 싶기도 하고, 공원에 누워서 구름만 보며 낮잠자다 깨다 하고 싶기도 하다.



중고 판매점이.



네덜란드까지 가서, 독일에서도 가지 않은 중고판매점을 찾아야한 이유는... 너무너무 추웠기 때문이다. 독일은 날씨가 오락가락할 뿐이지, 이런 매서운 바닷바람은 불지 않았다. 내가 지내는 곳이 남부독일이기도 하고. 춥지 않고 변덕스러운 날씨 중에서도 그나마 덜 변덕스러운 지역을 찾은 곳이 만하임이었기 때문이다. 네덜란드는 덥지 않고 시원하다는 말은 들었지만, 춥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하지만 추웠다. 덴하그는 걸어서도 바다를 갈 수 있는 도시이기에, 바닷바람으로 추운건 당연했다. 하지만 나는? 무계획 여행자. 독일에서 입던 옷 고대로 입고 왔다. 덴하그에 도착해서, 바쁘게 기념관 갈 때까지만 해도 추운줄 몰랐다. 그런데 저녁을 푸짐하게 먹고 나니... 갑자기 춥다. 배는 뜨뜻한데 왜 추운거지... 저녁을 천천히 푸짐하게 먹은 덕분에, 상점들이 문을 닫는 7시가 이미 지났다. 나는 이렇게 추위에 떨다 독일에 가야하는걸까... 중고 판매점 같은게 눈앞에 딱 나타나면 좋겠다...!! 라는 아무생각대잔치를 하면서 그냥 작은 길을 걷다가, 어...? 하는 간판이 보여서 놀래서 찍었다. 세상에... 중고 판매점이 눈 앞에 나타났어...!!!


기쁘기도 하고 너무 신기했다. 그리고 안에 들어갔더니, 놀랍게도!!! 입을 수 있는 외투가 있었다. 하지만 이건 네덜란드나 독일에서만 입을 수 있는 옷. 한국에서 이 옷을 입었다가는 노숙자 보호소로 인계될 수도 있다... 푸른빛의 깔깔이라고만 말해줄 수 있다. 그 녹색 깔깔이 말고 푸른... 심지어 내 품에 딱 맞아서, 괜히 신났다. 그리고 이 외투는 한 시간의 따스함을 내게 선물해주고, 다음날 하루 내내 나의 살벌한 짐이 되어줬다. 





다시,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부터 시작. 내가 타는 버스의 노선은 이정도로 살벌하다 4개국을 지나는 버스. 모든 루트가 다 초인기 코스다. 이런 버스를 예매도 안하고 기다리다니... 내가 잘못했지. 그래서 환승하면서 법석을 하잖아요....? 큽.




덴하그 중앙역. 네덜란드어는 장음을 aa 이렇게 표기한다고 한다.

그니까, 센트라알 정도? ㅋㅋㅋ


프랑크푸르트에서 오전 8시에 출발한 버스는 오후 4시가 되어서 네덜란드 덴하그에 도착했다.

내 튼튼한 몸뚱이!!! 장하다!!!!




다리를 장시간 안썼더니 다리를 쓰는 방법을 까먹은 듯 해서 조금 걸었다. 어차피 숙소도 찾아가야하니까.

숙소 찾아가는 길에, 구름이 예뻐서 찍었다.




숙소 가는 길. 주택들 구경하는 것도 유럽여행의 큰 즐거움이다.




그냥 정처없이 걸었다고 하는게 더 맞을듯. 네덜란드니까, 이 곳에도 작은 운하가 있다

운하라기엔 너무 작고... 그냥 개울?




낮은 건물들 너무 좋다. 고층건물 질렸다.




횡단보도 기다리면서. 뭔가 횡단보도와 전봇대의 무늬가 재밌어서 찍었다.




길치여도 많이 헤메지 않고 찾았다! 오늘의 숙소. 덴하그 스타요카이.

스타요카이라고 해서 네덜란드어로 뭔가 특별한 뜻이 있는 단어인줄 알았는데, 그런거 없다

그냥 Stay Okay

깃발을 저렇게 걸어두면... 읽을 수가 없잖아요.......




오늘 나의 침대. 휴- 두달만에 또 이불보 씌우는 귀찮은 짓을 해야하는구만...

아참, 네덜란드의 모든 숙박업소는 관광세?를 내야한다. 숙박비의 1~2%

이미 숙박비에 포함된 줄 알았던 나는 체크인과 동시에 삥뜯긴 기분..




공용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어...? 여보세요? 왜 여기 계세요??

네덜란드어는 모르지만 대충 다 떼고 보면, 독재자의 밤? 네?? 네덜란드 분들.. 안녕하신거죠??



아래의 사이트를 찾아가보니 흥미로워서 같이 적어둔다.

"독재자의 밤"이라는 단어 그 자체로는 전혀 추측할 수 없긴 한데, 문화행사의 하나인듯.

그리고 그 페이지에는 이 제목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되어있었다.


독재자와 예술은 자주 함께 하지는 않는 두 단어입니다. 그러나 예술은 독재로 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일부 독재자가 특정 예술을 좋아했고, 또다른 특정 예술은 독재자에 의해서 금지되기도 했습니다. 예술은 독재를 선전하는 도구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또한 저항정신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뭔데 멋있냐...




이준열사기념관은 입장하지 못했지만, 겉에서라도 보고 그 근처인 차이나타운으로 걸었다.

전 세계 어딜가든 차이나타운은 항상 굉장히 좋은 위치에 있다. 시드니도 그랬고, 덴하그도 그렇다.

그러고보니 프랑크푸르트는 차이나타운이 어디있었지...?




구름이 예쁘다는 말을 하기도 지친다.




건물의 창문과 문같은 부분이 모두 예쁜 파란색으로 칠해져있던 예쁜 건물이었는데, 사진이 왜 이모양이지...




차이나타운 끝.




외국여행을 가면 마트에 반드시 들려야한다. 그냥, 즐거우니까.

독일과 디스플레이 자체가 다르다. 독일 마트는... 박스떼기로 넣어둔다. 당연히, 냉장고 안에도 박스통째로 들어가있다.




7시에 갔는데 벌써 할인스티커가 붙어있다. 신나서 몇 개 샀다.

그리고 나는 놀라운 것을 알게 됐다.

유로화를 사용은 하는데, 1,2센트짜리는 이제 네덜란드에서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내가 5,43유로만큼을 구매하면 나는 5,45유로를 내야한다.

신용카드는? 5,43유로로 계산된다. 아이고 억울해라... 내 2센트 돌려내라...




독일 마트에서 Holland Gouda 치즈를 구입해서 먹고 있는데, 저 홀란드가 네덜란드인줄은 몰랐다. 당연히 폴란드인줄...




바람이 겁나 찼는데도, 다들 저렇게 밖에서 먹는다. 다들 안추운지 궁금...




그리고 이건 덴하그 시티에 있던 조형물. 옆에 똥도 있고 이게 뭐야 대체... 싶었는데, 다들 사진 찍길래 나도 한 장 찍어봤다.




그리고 앞만 본 사람들은 못보고 지나갔을 뒷모습.

참나... 네덜란드분들 이런 식으로 공공예술해도 되냐구요...




다음 글은 암스테르담! 사실 할 말도 쓸 말도 많지만, 또 티스토리가 밀렸다.

매일 꼬박꼬박 쓰고 싶었는데... 나는 그럴 수 없는 사람인가보다

(글 쓰는 현재, 독일시간 2016.07.07 5:30pm)



네덜란드에 온 두 번째 이유이자, 암스테르담이 아닌 덴하그에 먼저 온 이유. 바로 이 이준열사기념관에 가기 위해서다. 차이나타운 바로 근처라서 굉장히 찾기 쉬웠다. 하지만, 제대로 안알아보고 다닌 나는 또 큰 실수를 했다. 덴하그에 먼저 온 이유는 일요일에 이 기념관이 문을 닫기 때문인데, 토요일은 여는구나! 까지만 확인하고 너무 당연히 6시까지 열려있는 줄 알았다. 덴하그에 네 시에 도착한 나는 굉장히 바쁘게 기념관에 갔는데... 음? 문이 닫혀있네? 여보세요??? 안계세요???? 설마 문닫은건가... 제발 아니라고 해주세요.... 아니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증샷을 찍었다. 아니길 바랬지만 아닌게 아니었다. 토요일은 오후 네 시까지 연다. 일요일 휴관.




들어가고 싶다... 쿰척대고 싶다... 하지만 나는 들어갈 수 없었다.

명패는 좋았는데, 문에 붙어있는 안내문이 조금 낡아서 괜히 신경쓰였다.

내가 센스가 넘치는 사람이었다면, 대신 디자인 쨘! 해서 쨘!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이렇게 할텐데

내가 해서 드려봤자, 뭐야 얘는... 이라고 생각하실테니까ㅠㅠㅠㅠㅠㅠㅠ

근데 정말 바꿔드리고 싶었다. 돈 많이 벌게 해주세요... 저는 어차피 흥청망청 잘 못써요... 이런 곳에 돈 드리고 싶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또 돈이 생기면 누구보다 흥청망청 잘 쓸 수도 있을 것 같고? 음= _=



무튼 그렇게, 네덜란드 헤이그에 나를 오게 만든, 이 기념관을 못가게 됐다. 사실 이 기념관을 굳이 들어가지 않더라도, 100년전에 한국에서 이 네덜란드까지 대체 어떻게 왔을까 생각하니 그냥 마음이 뻐렁쳤다. 일본 개객기들의 만행을 알리려고 이 멀고 먼 곳까지 왔는데, 회의장에는 입장도 못하고 그렇게 돌아가야했던 백여년전의 특사들을 괜히 생각해본다. 


나는 모던뽀이-의 그 시기에 막연한 환상이 있다. 쏘-오련으로 자유를 찾아떠난 북한 지식인들과 고종때의 헤이그 특사들, 내가 굉장히 좋아하는 시기들과 인물들이다. 언젠가 그들에 대해서 더 자세히 잘 알게 될 날이 왔으면 좋겠다. 세상에 궁금한 것은 왜 이렇게나 많고, 공부할 것은 왜 이렇게 많은지. 즐겁고 행복하다가도 또 그 엄청난 것들에 압도당하기도 한다.



이준열사 기념관 공식홈페이지

Wagenstraat 124A, 2512 BA, Den Haag (The Hague), The Netherlan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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