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es, I am. I totally agree with you.


짧은 영어와 짧은 영어가 만나면 생각보다 말이 겁나 잘통한다. 거기서 느껴지는 내가 영어를 잘 할지도 모른다는 심각한 착각...





어제 괴테 생가를 보려했는데, 생가 바로 앞에 딱 도착했을 때 오후 6시. 문닫는 시간에 딱 도착해주는 뭐 그런... 그래요...


그래서 오늘은 어딘지 위치도 정확히 알았겠다! 괴테 생가를 향해 가는데 음 조금 규모가 큰 듯해보이는, 그리고 위치도 겁나게 좋은 (괴테 생가는 프랑크푸르트 시내에 있다) 우체국이 보였다. 이제 노란 간판만 보면 자동으로 반갑다





설레는 마음이 너무 커서 사진을 제대로 못찍었다. 실제로 보면 정말 크다. 정말이다.

그리고는 들어가서 다른 사람들처럼 줄을 섰다.

오늘도 또 해야하는 한마디 독일어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오늘은 꼭 해야지, 저번의 점빵처럼 버버거리지 말아야지. 다행히 줄이 겁나게 길어서 계속 연습하며 차례를 기다릴 수 있었다

내 차례가 됐고, 나는 외운 한 문장을 당당히 말했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그리고는 그 뒤의 말은 할 줄 모르니까 핸드폰 화면을 내밀었다.




Reinheitsgebot 500주년 기념 우표라고 한다. Reinheitsgebot는 독일맥주순수령ㅋㅋㅋㅋ

세계사 같은 시간에 누구나 들어봤을 그 맥주순수령이 올해가 딱 500주년이라니, 나의 기가막힌 타이밍이란....



사실 이 단어는 사고나서 찾아본거고, 그냥 딱 보면 Bier가 맥주일거고 그림도 맥주고 하니까





내 핸드폰 화면을 보고는 곤란한 표정을 지으시더니 반대편을 손짓하신다

세상에........ 반대편에.............. "Philatelie (특별우표판매처)"

그저 나는 너무 행복해서 아 이렇게 나에게 좋은 일들만 생겨도 되는지 행복하고 또 행복했다


그리고 줄을 섰고, 나는 저 문장을 또 외워야했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한 문장을 열번 이상 외우면 외워진다. 그 언어가 무슨 언어든간에, 된다. 확실하다.

난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도 할 줄 모르는데, '나는 우표를 사고 싶습니다'는 할 줄 안다.

(2016/07/12 유입키워드에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 이게 뜨길래, 이런걸 언제 썼지? 하고 클릭해보니 이 글이 떠서 엄청 웃었다. 독일어로 나는 배가 고픕니다는 Ich bin hungrig. Ich(I) bin(am) hungrig(hungry) 발음은 헝그리를 엄청 콩글리쉬처럼 발음하면 가장 비슷할 듯. 이히 빈 홍그리ㅎ 이정도?)


나의 어버버한 독어를 바로 알아들으시고는 영어로 응대해주셨다.

영어가 통하다니... 특별우표 창구라서 외국인들이 종종 오는건가...

그리고 꽤 영어가 능숙하셨다. 나의 짧은 영어보다 훨씬 더ㅠㅠㅠㅠㅠ




그리고는 그 앞에 펼쳐진 수많은 특별우표들을 보고 그저 또 행복...





이렇게 예쁜 우표들이 차고 넘치는데.... 여태까지 독일인들은 그렇게 꽃모양의 우표만 보내준거지...

그런거지.... 음.... 여러모로 밉구나....

계산이 잘 안되서 아주 조금만... 원래 사려던 것 중에 아주 조금만 샀다. 그 중 하나인 맥주 순수령 500주년 기념 우표




휴... 자태며 때깔이며 어찌나 고운지... 글구 뒤에 보이는 봉투는 우표를 구입하면 저기에 넣어주는데

저기 쓰인 독일어도 엄청 귀엽다 ㅋㅋㅋ "Meine neuen Briefmarken!" 직역하면 "내 새 우표!"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우체국에서 사진 찍다가 혼났으니까; 여기서는 물어봤다. (사실 이 분은 찍게 해주실 줄 알았다. 엄청 친절하고 외국인인 내가 이렇게 우표를 많이 사니까 엄청 신기해하셨다 ㅋㅋㅋ 말끝마다 엄청 잘한다고 막 칭찬도 해주시고 ㅎㅎ) 내가 요기만 딱 사진 찍어도 되냐고, 딴데는 안찍겠다고, 안된다면 안찍을테니까 괜찮다고. 그니까 음.. 원래는 안되는데 찍게 해줄께! 라고 하셨다. 고맙기도 하지ㅠ




우편물 발송창구와 따로 운영된다. 딱 내가 생각했던 전형적인 독일인. 커다란 느낌? ㅎㅎ

물론 독일에서 많은 독일인을 보니, 저기서 배가 짱 많이 나옴이 추가되야하긴 한다.



커다랗고 귀여운 분들이 짱이야....+_+




맥주 우표만 산게 아니고 이것저것 사면서 영어도 할 줄 아는 분이라 대화를 좀 하게 됐는데

내가 여길 찾아서 온게 아니라, 정말 괴테 생가를 찾다가 여길 보게된거면

You are LUCKY girl이라고, 이 곳은 독일 전역에 몇 개 안된다고.

그래서 난 또 대답했지. Yes, I am lucky. I totally agree with you. 

그리고 설레는 마음으로 숙소로 귀가. 받은 우표들을 꺼내서 또 확인하고 보고 하면서 어찌나 행복하던지...





행복하고 또 행복하고. 앞으로도 계속 행복할 예정이고 :)









이렇게 뜻밖에 특별우표 판매처를 만날 줄 알았으면,

오전에 숙소 근처의 일반 우체국에서 꽃우표를 붙여서 보내지 않는건데ㅠ 아쉽다...

숙소의 직원에게 가까운 우체국을 묻거나, 길에서 DHL man이나 경찰(둘 다 가장 최소한의 영어가 통한다는걸 체득했다)에게 물으면, 외국인인 네가 우체국을 왜??? 라는 표정으로 우선은 가려는데가 우체국이 맞는지 물어보고 알려준다.


여태 꽤 높은 확률로 점빵;일 확률이 있지만, 오늘 안내받은 곳은 정식? 우체국이라 다행이었다.


하지만 이 곳에도 물론 특별우표는 없었고, 오늘 꼭 보내고 싶은 우편물이 있어서 특별히 예쁘지는 않지만 그래도 독일 우표들을 여러장 보여주고 싶어서 독일의 보통우표인 꽃우표로 보내기로 했다. 엽서가 아닌 봉투에 넣은 우편물은 최소 우편요금이 1.50. 이 금액으로 몇 그람까지 보낼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없어서 엽서 여러장과 티백 몇 개를 넣었다.


굳이 티백을 보내는 이유는, 한국의 저렴한 티와 독일의 저렴한 티의 월등한 차이를 알려주고 싶어서... 비싼 티백이 아닌 가장 저렴한 카모마일티와 루이보스티를 마셨는데도 그 차이가 너무 커서 놀랍고 또 놀라웠다. 아마 곧 독일에서 마셔본 티에 대한 것들을 따로 포스팅할 예정인데 (밀린 일기가 많아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허브에서 약효를 뽑아내 약을 만드는 기술이 독일이 최고인데다, 심각하지 않은 병은 굳이 약을 쓰지 않고 차로 치료한다는 것도 신기하고 새삼 부러웠다. 



무튼, 티백 몇개와 독일 광고엽서 몇 장을 넣어서 물어보니 53g이라서 3g이 초과됐다고 한다. 음, 50g 이하인가보네... 광고엽서 몇 장을 빼고 다시 쟀더니 47g. Okay! 이렇게 보낸다. 하지만 다양한 우표를 붙이고 싶었던 나의 계획은... 융통성 없는 독일인 덕분에 빠이- 아니, 왜 1.50어치의 우표를 붙이는데, 다양한 우표가 필요하다고 하면 상식적으로 종류가 달라야하는거 아닌가... 왜 €0.75어치 두 세트를 주시는거죠...? 그렇게 한국으로 처음 보내게 된 우편.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공식 엽서의 난해함... 너희가 보여주고 싶은 프랑크푸르트는 저렇다는거 잘 알겠다. 하지만 전혀 저렇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나도 딱히 미적감각이 훌륭하진 않지만, 여러모로 독일인의 미적 감각은 곤란할 때가 많다는 생각이 든다.





여전히 내가 누군가에게 뭘 묻고, 그 사람이 내게 대답해주고 하는 것이 낯설기 때문에 우선은 구글 지도로 찾아본다. 그것이 특히 특정인만 알고 있을 경우에는 더더욱. 나는 독일 사람들이 PostCrossing을 많이 하길래, 대부분의 독일인이 우편에 호감을 갖고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이 근처 우체국 어딨는지 알아? 했을 때 음, 모르겠네... 라고 대답하는 독일인이 더 많다는걸 알고는 굳이 물어보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에겐 구글 지도가 있으니까! 


그렇게 구글지도가 안내해준 우체국을 찾아갔다. 길치에게 지도를 보고 길을 찾는 것은 역시나 어려운 일이다. 영어가 통하는 사람을 길에서 만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대부분 영어가 통하지 않는다. 어쩌면 당연하겠지만) 오늘은 어떤 중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중국계로 보이는 학생이 내가 딱 헤메고 있는 길 근처의 횡단보도를 기다리길래, Entshuldigung(=excuse me), can you speak English? 라고 물었는데, No, I speak Deutsh only. 라는 대답을 들었다. 참나 German도 아니고 Deutsch라니 부러워서 눈물이... 응 미안... 하고는 다시 누군가에게 물어야 길을 찾을 수 있을까 하던 차에, 독일 입국 후 처음 만나게 된 독일 사람인 (엄밀히 말하면 입국도 못한 상태긴 하지만ㅠ) 경찰을 보게 된다. 심지어 경찰차도 있는거 보니 혹시 저 사람이 영어를 못하면 그 안의 누군가가.... 할 수 있겠지... 제발요 감사합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경찰들은 모두 조금의 영어는 구사할 수 있다는 답을 했고, 그 조금은 내 영어보다 잘했으며... 예... 무튼 그렇게 바빠보이는 경찰들에게 길을 물었고ㅠ 그들은 내게 길안내를 해준 뒤 거의 바로 차를 돌려서 어디론가 갔다. 제가... 뭔가 잘못한건 아니죠? 괜찮죠???



한 번 봤다고 조금 친근해진 POLIZEI



경찰의 감사한 도움으로 쉽게 찾았다. 우체국!


이젠 멀리서 봐도 반가운 그 노란 표시! 야호!!!



음... 근데 우체국 아닌거 같은데...

저 노란 간판은 우체국이 맞긴 한데...

뭔가 좀 이상한 느낌적 느낌


이 날은 비가 추적추적 와서 유난히 사진이 더 아련터진다

비오는 날에 굳이 또 우표를 사러 가는 우리 존재.. 화이팅!!!



들어갔더니, 음, 점빵인데...?




혹시 우표를 살 수 있나요? 라고 물어보니

(너무 당황해서 어제 외운 독일어 문장을 쓴다는걸 까먹었다)

영어가 유창한 아랍계 직원이 살 수 있다고 나름 친절히 대답했다.

오? 영어가 통한다! 휴.. 다행이야...

우표 좀 볼 수 있을까요? 했더니


보여주는데 꽃꽃꽃꽃꽃!!!!!!!!

휴... 


혹시 다른건 없니...? 라고 물으니

있는데 이것도 네 맘에 들진 않을거야 ㅋㅋㅋ 라고

아이고... 그렇게 말하는데 어떻게 안사죠... 우표 두 장을 샀다

장사 잘하시네요....


나중에 이 곳을 다시 자세히 찾아보니 우체국은 맞는데 "filiale"라는게 붙어있었다. 뭐 별거겠어? 싶었는데, 저 단어가 붙은 곳들은 저렇게 점빵에서 우표도 팔고 우편도 대신 받아주는 그런 "지점"이라고 한다. 내가 생각한 지점은 동네 우체국들이 지점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직영 개념과 이런 개념은 또 다른가보다. 


독일 우체국을 한국어로 찾으면 항상 기사 검색에 "민영화"라는 키워드의 기사들이 뜬다. 시스템이 꽤 깔끔하길래 위키에서 찾아봤는데, 창립이 1995년부터라고 되어있어서 ??? 했었다. 민영화가 1995년에 된거구나, 한국과 20년 이상 차이나는구나 싶은 마음. 그래도 국제우편 기준으로 우편요금이 세 배나 비싼건 조금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국도 민영화되면 이렇게 되겠지, 부디 민영화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무튼 그렇게 우표를 구입하고, 비가 와서 보내지 않을까 몇 번이나 생각하다가, 독일의 우편 시스템을 믿어보기로 했다. 심지어 만년필로 쓴건디ㅠ 부디 번지지 않았으면...




공항에서 보낸 엽서들 말고도,

나는 심지어 보낼 사람을 아직 제대로 정하지도 못했지만,

혹은 언젠가 만나게될 사람을 위해서도,

엽서를 언제 어디서나 쓸 수 있는 상태인게 나의 심신안정에 도움이 된다.



두 번 째로 한국에 가게 되는 엽서는, 숙소에서 썼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도움받아야하는 나의 모습이 떠올랐고,

역안을 좀 알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지- 라는 생각을 했다



영어가 잘 안통하길래 공항에서 정말 간단한 단어로 간단한 독일어를 만들었다.

Deutsche Post, bitter (= Post office, please)

그렇게, 생각보다 쉽게 안내받은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내의 독일 우체국.



맥도날드 옆, 크레페 옆, 생각보다 찾기는 쉽다.






이 사진을 밖에서 찍고, 들어갔는데

우체국 안에 생각보다 사람들이 너무너무 많은거다....


이 많은 사람들이 편지봉투 하나 들고 서있는게 좀 의아하고 신기하기도 해서

사진을 한 장 찍었다.

그리고 인도인 직원이 아닌 독일인 직원은 공항 우체국임에도 불구하고 영어가 하나도 안통하던 것이 기억나서, 독일어 문장 하나를 두 번째로 작문했다. 


(첫 번째는 공항 입국심사때 쓰려고 외운 문장, 슈트트가르트가 집이라고 하던 호주 물건들로 온 몸을 도배를 한, 독일인이 작문해준 완벽한 독일어 한 문장. "Ich bin im Urlaub in Deutschland = I am for Holiday in Germany")



첫 번째와 달리 내가 찾아본거라 맞는지는 잘 모르지만... 한 문장을 만들었다

그러니, 첫 번째 문장은 독일인에세 작문을 부탁한거고,

이것이 바로 내가 만든 첫 번째 독일어 문장이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 I want to buy postal stamps



움라우트 발음 입에 안붙어서 몇번이나 연습하고

우표가 Briefmarken이라는 것도 또 몇 번이나 연습하고

역시 외국어는 반복이 짱이구나, 어떻게 다른 문장도 아니고 이걸 처음으로 어찌어찌 만들어서 외울 생각을 했을까...ㅋㅋㅋㅋ 우리 존재 화이팅!!!


덕질은 인간을 얼마나 이롭게 하는가?

좋아하는거 조금 더 잘해보겠다고, 타국까지 와서 단 한번도 배워보지 않은 타국의 언어를 그 타국인에게 물어가면서 공부하게끔 만드는가-




그리고는 줄을 서있는데, 우체국 직원이 돌아다니면서 사람들한테 뭔가 물어보고 있었다. 나한테도 뭔가 물어볼지 몰라, 근데 나 독일어 하나도 모르는데ㅠ 괜찮을까... 부디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었으면.... 그리고는 기다렸던대로 나한테 와서 독일어로 뭐라뭐라 한다.... "저 독일어를 잘 못해요" 이 문장부터 먼저 만들고 외웠어야하는거 아닌가.... 너 이새끼 화이팅.....


가만히 잘 듣고 있다가, 마치 그 말을 잘 듣고 (우체국에 처음 온 사람에게 묻게 될 것으로 간단하게 예상되는 질문 = 너 여기 왜 왔니? / 응! 나 우표 사러 왔어) 대답하였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말했다.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음... 뭔가 잘못됐나봐... 우체국 직원 표정이 좋지 않다... 찌밤... 내가 문장 하나 만들고, 숙소에 있는 독일인 한 명한테 문장 맞는지 확인하고 외울껄.... 에휴...



그리고는 이내 no Deutsche? English? 라고 하길래 고개가 떨어져나갈듯이 끄덕끄덕 하면서 짱당당하게 English! I want to but postal stamps. 음 근데, 표정이 그러세요.... take picture가 어쩌고 어쩌고... 음... 당신의 영어... 좋지 않다... 나의 영어도... 좋지 않다... 우리 서로가 행복할 수 있게 노력하자.... 음... 아까 찍은 사진이 뭔가 문제가 있다는 것 같다. 우리의 영어는 서로가 힘든 상태기 때문에 손짓발짓이 동원되었다. 내 핸드폰을 보여주며, 우체국 안에서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Delete? 라고 하니까 맞단다. 휴... 소리나는 카메라도 아닌데, 누가 이른거지.... 내가 아시안이라 밉습니까? 아니면 왜 우체국 내부는 찍을 수 없는건지 알려주시라 이거에요.... 네? 알려주셨다고요? 너가 독일어를 하나도 못해서 못알아들었다고요? 네... 알겠습니다....


혹시 문제가 될까해서 위에 올린 밖에서 본 우체국 사진도 혹시 안되냐고 Outside? Okay? or Delete? 라고 바짝 엎드리니까, 밖은 괜찮단다. 아무렴 괜찮겠지.... 가만안둬....



무튼 그렇게 또 원치 않은 타이밍에 앞뒤 문맥을 1도 모르는 상태로 그냥 나 하고 싶은 말만 했기 때문에 이번 우체국도 실패다. 하지만 줄에 서서 보통 꽃우표가 아닌 다른 우표가 제발 있길 바래본다.


한번 더 써먹었다. 하지만 좀 꺼려지긴 했다. 틀린 문장이면 어떻게하지........

Ich möchte Briefmarken kaufen 를 말하면서 맥주 우표 보여주기....

Nein- 뭐 이제는 알아듣는 놉-


휴 여기도 없구나... 괜히 사진찍다 혼나기나 하고ㅠ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우체국에서 우표도 구입도 못하고 사진찍었다고 혼남


굳이 공항에서 우편물을 보내야했던 이유는,

특별소인이 있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는데

그 당시에 너무 정신없고 넋이 나가서 그냥 보내기만 했다....


28인치(32kg) + 20인치(12kg) + 면세품 + 쇼핑백 등등등

이만큼을 끌고 우체국을 찾아서 헤메는건 정말 빡센 일이었다


하지만 공항에서 꼭 보내고 싶었고,

시내에 우체국이 어느정도 있을지 모르니 있는 곳에서 보내는게 가장 나을 것 같았다



탑승동/입국장과는 다른 건물에 우체국이 있다는 안내를 받았고,

캐리어들 끌고 끌고 끌고 우체국을 찾아 헤멨다


공항인데도 영어가 이렇게도 안통하면,

밖은 대체 어떻다는건 조금 막막해졌다

뭐 대충 눈치로, 손짓발짓으로....



나는 1유로를 기꺼이 쓰고 카트에 담아서 끌고 다녔는데,

꽤 많은 중국인들은 그 1유로를 아끼려는건지 두세개의 캐리어를 묘기하듯 끌고 다니는걸 볼 수 있었다. 중국인이 보기에 내가 약간 중국인 같은건지, 자꾸만 내게 중국어로 뭔가를 물었다. "워쓰한궈런"을 이럴때 한 번 써먹어 본다...... 



이 카트가 없으면 나는 정말 몇발짝도 못움직이는데, 이런 안내장을 봤다.

에스컬레이터에 카트를 끌고 들어갈 수 있어????????

독일의 자신감이 느껴졌다.






애만 안태우면 된다는거지? 하면서 카트를 에스컬레이터에 실었는데, 생각보다 경사가 더 되서 좀 많이 불안했다. 그리고 그냥 얕은 경사의 평평한 에스컬레이터에서도 왜 끝부분에는 카트를 땡겨주는 사람이 있는지 알게 됐다.... 코스트코 너희들 정말... 똑똑하구나....


에스컬레이터 계단 끝에서, 카트가 헛돌고 에스컬레이터는 계속 돌고, 내 발은 곧 끼일 예정이고, 이런 상태가 되었다. 엄청 짧은 시간이었는데도, 비명 한 번 질러지지 않았고, 그냥 어어어어어어 라는 말만 입밖으로 나왔다. 너무 감사하게도, 남자들 여럿이 와서 내 카트를 바로 딱 땡겨줬고, 넋나간 나를 에스컬레이터에서 평지;로 데려다놨다. 그리고는 내가 땡큐를 하기도 전에 그냥 사라졌다. 누군가 곤란하거나 어려워하는 것을 보면 도와주는게 당연한 곳이구나. 그런 호의 거의 못받아봐서... 그냥 고마웠다. 심지어 사례나 그런걸 바라는 것도 아니고 감사인사도 하기 전에 다 사라졌어....




세 사람에게 더 물어봐서야, 우체국에 도착할 수 있었다. Post Office라는 말을 모를 수도 있는거구나... 싶어서 새삼 당황스러웠다. 그리고 독일어로도 우체국이 Post라는걸 알았을 때는, 그 때 그 사람은 뭐였지...? Office를 몰라서였던걸까....



무튼 공항 우체국에 도착을 했고, 인도사람이 직원이라 영어가 몹시 잘 통했다. 그리고 귀찮을 수도 있는 나의 이런저런 부탁을 다 들어줬다. 이 우체국 이후 세 군데의 우체국이 모두 영어가 단 하나도 통하지 않았기에, 지금 생각하면 새삼 이 직원에게 너무 고맙다.





PostCrossing을 하는 사람이면 누구든 독일에서 우편을 받아봤을 것이다. 그만큼 독일은 우취대국이고, 공과금이나 매달 배송되는 모든 우편물에도 아직 우표를 붙인다. 낭만적이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하지만 보통우표는 너무 많이 봐서 조금 지겹다. 물론 독일의 우표를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에게는 이 우표가 굉장히 예쁘게 느껴질 수도 있긴 한데, 나는 집에 이런게 수십 장이 있어요..........ㅋㅋㅋㅋ






독일의 보통우표. 금액별로 꽃의 색이 다 다르다. 적힌 숫자들은 센트를 나타내고, 5라고 적힌 보라색 꽃 우표는 5센트짜리 우표이다. 


외국으로 보내는 모든 엽서는 90센트,

외국으로 보내는 모든 항공서장(봉투에 담긴 우편물)은 50g 이하에 한해 1.50유로(=약1950원)이다.

우편보내는 가격이 내 예상보다 더 비싸서 충격과 공포... 동시에 한국은 얼마나 우편요금이 저렴한지 새삼 알게됐다.


한국에서 외국으로 보내는 엽서는 400원,

같은 조건을 독일에서 보내면 90센트(=약1170원)

무려 세 배나 된다. 세상에....



놀랍지만 별 수 있나ㅠ 이게 이 곳의 물가 차이라면 받아들여야지...

한국에서처럼 자주는 못 보낼 것 같다. 조금 슬프지만 뭐 어쩔 수 없지.



꽃우표 말고 혹시 다른 우표는 있냐고 물어보니

얼마짜리를 찾느냐고 묻는다

90센트짜리를 찾는다고 했더니 이런저런 우표들을 꺼내주다가

어 나 그거 할래!!!! 하고 딱 선택했다.





오른쪽에 보이는 우표를 먼저 보여줬는데, 총 일곱개를 사겠다고 하니까 왼쪽의 우표를 꺼내길래 이거 열 개로 사도 돼? 했더니 된다고 한다. 변지가 꽤 예쁜 우표였다. 오른쪽으로 있을 때보다 변지와 함께 있는 우표가 더 예뻤다. (우표는 아니지만, 우표 옆에 붙은 종이를 변지라고 한다. 보통 이 우표처럼 변지가 예쁠 때 변지를 자르지 말고 붙여서 보내면 괜히 더 서로가 즐거운 느낌에 변지가 있는 우표는 변지를 함께 보내는 편이다)



한국 우체국에서는 발행하지 않는 에어메일 스티커도 일곱개 얻었다. 이미 주소와 엽서를 다 적어둔 상태였기 때문에 변지가 위치할 자리가 없는 엽서는 어쩔 수 없이 변지를 조금 잘라내기도 해야했다. 그래도 기본적으로 워낙 예쁜 우표라 보내는 나의 입장에서는 그저 즐거웠다. 





이미 써둔 엽서에 변지의 공간을 맞춰보고 있다. 그리고 독일 에어메일 스티커, 특별한 것은 없지만 괜히 붙이고 싶다. 따로 돈드는 것도 아니니까 ;)



독일에서 한국은 우편도 빨리 가는 편이라, 길어야 보름이면 다 받을텐데 받는 사람들이 모두 다 즐거운 마음으로 받았으면 하는 마음뿐이다. 비록 우편요금이 비싸서 마냥 행복하기만은 할 수 없지만ㅠ




비행기에서 쓴 일곱 장의 엽서들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무사히 잘 보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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