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문 숙제를 좋아한다. 이건 영어공부할 때도 그랬다. 아무말대잔치를 외국어로 할 수 있다니! 넘나 좋은 것. 이번 작문 숙제는 친구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하는거다. 이런거 또 내가 잘하지, 없는 사람 가상의 인물 만들어내서 설명하기. 마치 있을 듯 하지만 실제로는 없는 사람을 만든다. 한국의 어느 도시에 살고, 우표 수집 동호회에서 처음 만나게 됐다. 남편도 있고 아이도 한 명 있다. 그리고 티 타임을 갖는걸 좋아하는데, 특별히 홍차를 좋아한다. 뭐 대충 이정도의 짧은 숙제였다. 이런 작문숙제는 매일 받아도 너무 기쁠 것 같아! 라며 기세등등하게 제출했는데,


나를 괴롭히는 형용사 명사 성별 일치가 "홍차"라는 단어에서 잡혔다. 홍차는 영어로 Black tea, 독일어로도 똑같다. 그래서 나는 당당하게 썼다. "schwarz Tee"라고. 그런데 틀렸다네. Tee는 남성 명사이고, 그에 맞춰서 "검은"을 뜻하는 형용사도 바꿔줘야한다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아 명사만 성별이 있는게 아니라 형용사도 바꿔줘야하는 이거 너무 개로와.... 그래서 독일어로 홍차는 "schwarzer Tee


그나저나 차는 또 왜 남자야, 차 마시는 남자는 바로 안떠오르는데!!! 라고 생각하다가, 다인(茶人)이 생각났다. 커다란 차 밭을 직접 일구는 튼튼한 남자. 참나, 상상 속의 남자들은 왜 다 젊고 커다란 남자인지. 내 상상 속의 남자들, 몹시 바람직하다. 그저 좋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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