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전의 우표 카테고리까지 만들려던건 아니었는데... 에 이어서 만년필(Füllfederhalter) 카테고리까지 만들려던건 아니었다. 만년필을 독어로 발음할 수도 없는데... 움라우트 너무 어렵다ㅠ 그런데 만들지 않을 수 없었던 일이 생겨서 만들었다. 이미 한국에도 지워지는 펜이라는게 존재하는데, 그게 만년필도 가능하다는걸 알게 되서 나는 엄청 놀랐다. 만년필의 잉크가 지워지다니? 이게 무슨 소린지 대체... 특이하게도 파란색 잉크만 된다고 한다. 이건 분명 어딘가 사기가 있을거야... 하고 구글을 검색한다. 원리가 나왔다...!!! 화학이야... 나는 내 전공을 취미로서 너무 좋아한다. 요리에도 화학이 필요하고, 만년필의 잉크에도 화학이 필요하다. 그리고 일로서도 좋아했다. 매일 실험을 하면서 뭔가 조금씩 바꿔가면서 새로운 물질을 만들어내는건 굉장히 흥미로운 일이었다. 하지만 화학회사들은 나를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덕분에 이렇게 독일까지 와있지만. 감사합니다 ;)


영문 위키피디아에는 잉크지우개에 대한 항목이 있다. https://en.wikipedia.org/wiki/Ink_eraser 그 항목 중, 내가 필요한 부분. 그냥 잉크라고 하지 않는구나. Chemical ink!!! 내 전공에 대한 자부심이 또 쑥쑥 커진다. 화학 회사분들도 저를 좀 좋아해주셨으면... 독일에 화학회사 많으니까 어디 제 자리 하나만 좀...




세상에... 또 독일에서 제일 먼저 만든거라고? 이 나라를 어떻게 안좋아할 수 있을까. 직접 글씨쓰는걸 좋아하는 내게, 만년필과 잉크는 정말 좋은 친구가 되어주었다. 혼자 사각거리면서 만년필로 글씨를 쓰다보면 세상근심 다 잊고 혼자만의 시간을 잘 즐길 수 있었으니. 당연하게도, 잉크를 지우는게 아니다! 그럼 그렇지, 잉크를 어떻게 지운단 말인가? 이건 화학에 대한 모독이야!!! 라고 생각했었다. 아무렴, 지우는게 아니라 그냥 안보여지게 만들뿐이라고. 파란색만 작동되는건, 파란색을 나타내는 분자구조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놀랍게도, 잉크지우개를 통해서 지웠어도 다시 보이게도 할 수 있다고 ;) 이것이 화학입니다! 자부심 쩌는 내 전공. 마지막 줄에 파란색 잉크만 작동된다고 되어있다. 검은 잉크에 시도하면, 갈색이 살짝 남게 된다고. 휴- 파란색 분자 구조 확인하러 가야지, 유후- 이런게 나의 소소한 즐거움이다. 화학과 졸업해서 뭐해? 백수한다, 왜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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