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2~7/03, 12일의 말도 안되는 일정으로 네덜란드 여행을 계획한게 한 달 반 전이다. 그런데 왜 미리 티켓을 사지 않았죠? 동북아에서 땡처리 여행의 재미를 즐기며 살던 내가 생각하기에는, 티켓을 더 싸게 살 수 있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미리 구입하면 싸게 살 수 있을지 몰라도, 여기에는 땡처리 같은건 없다. 있을 수도 있지만, 내가 타는 구간은 인기가 많은 구간이라 그럴 일이 없다. 내가 타는 루트는 헝가리 - 오스트리아 - 독일 - 네덜란드를 가는 루트. 당연히 많은 사람들이 타는 구간이다. 


티켓이 없으니 다음으로 미뤄야하는건가... 다음으로 미루자니, 3주 후에 뮌헨 맥주순수령 500주년 기념 축제와 너무 가까워진다. 그렇게 가깝게 가면 바쁘단 말이지. 이 때가 아니면 네덜란드 여행을 8월로 미뤄야한다. 그럴 순 없다. 나는 매 달 한번씩 여행을 가자는 나와의 약속을 지키면서 한달 한달 열심히 잘 지낼 것이다. 이번 여행이 틀어지면 나는 기분이 언짢아질거고, 무리해서라도 가는 방법을 찾았다. 루트가 기니까, 반대로 생각하면, 중간에서 짤라서 가면 되잖아? 아주 가끔 머리를 쓰면서도 산다. 


중간까지 자를 것도 없이 프랑크푸르트로 굉장히 많은 버스들이 지나가기에 프랑크푸르트 환승을 찾아봤다. 오- 있다. 하지만 새벽에 다섯시간 시간이 공중에 뜬다. 휴.. 어쩔 수 없다. 게으른 내 탓이지.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24시간 맥도날드에서 와이파이로 쿠키런을 해야겠다. (슬프게도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의 맥도날드는 24시간이 아니었다......)




그렇게 정해진 나의 살벌한 일정


7/2 새벽 1시 만하임 출발 - 새벽 3시 프랑크푸르트 하차

(24시간 맥도날드에 있으려했지만, 문닫힌 맥도날드를 보고 충격과 공포. 노숙자들과 몇몇 여행자들과 함께 졸지에 짧은 노숙)

7/2 아침 8시 프랑크푸르트 출발 - 오후 4시 네덜란드 덴하그(헤이그) 도착

7/3 오전 10시 덴하그 출발 - 오전 11시 암스테르담 도착

7/3 밤 1130분 암스테르담 출발

7/4 아침 6시 프랑크푸르트 도착

7/4 아침 7시 프랑크푸르트 출발 - 아침 8시 만하임 도착

7/4 아침 9시 학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따가 욕할 거 없다. 나는 나에게만 욕할 수 있다... 마나포션이나 힐링포션을 비싼 값으로라도 지불하고 싶다. 음, 아니다. 마나포션 살 돈이면 그냥 돈 더 주고 비행기타면 되잖아... 돈아끼려고 저 법석을 하면서 버스여행을 하는건데 마나포션이라니. 내가 잘못했네. 어차피 구입할 수 없는거니까 그냥 말이라도 해보고 싶었달까-


게으르면 여행을 좋아하지 말던가, 여행을 좋아하면 부지런하던가, 게으른데 왜 여행은 좋아하는건지... 하나만 좀 하시라구요.



그렇게, 시작부터 체력을 아작내기로 작정한 나의 첫 네덜란드 여행!



글쓰는 지금은 네덜란드 다녀온 지 이틀 후인 2016/07/05 10:22pm, 네덜란드에 얼마나 빠졌냐면 네덜란드어를 막 배우고 싶어질 지경.

독일어 하나라도 좀 제대로 하시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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