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댓개의 글을 사진첨부해야해서 글만 써두고 임시저장해놨는데, 이 글은 시의성이 필요해서 바로 올린다.)

평소에 제 블로그에 와주시는 분들께, 이 글을 먼저 보시게 되더라도 최근 제가 쓴 글을 모두 본게 아니니 다른 글들도 같이 봐주시라는 말을 글머리에 남겨둡니다.



브렉시트라는 단어를 처음 접한건 얼마 안됐었다. 영국이 항상 아이고 징징징 우리가 EU를 먹여살리고 있잖아 징징징 하던게 하루이틀도 아니고, 또 그렇게 징징거리고 EU는 영국을 어르고 달래면서 그래도 우리가 남이가~로 해왔던 여태까지처럼 진행될 줄 알았다. 그런데, 브렉시트 투표가 진행중인 현재, 찬성이 50%를 넘었다. BBC의 투표 방송은 굉장하다. 연령별로 찬반을 보여주고 있는데, 나이든 사람의 찬성이 압도적이다. 예전부터 영국과 한국의 묘한 동질감을 종종 느꼈는데, 노인새끼들이 병신같다는게 그 느낌의 이유였나보다. 


나이든 사람은 독재자의 딸을 투표로 선출한다. 어차피 당장의 내 집값만 떨어지지 않게 해주면 되는 5년짜리 대통령을 원하니까. 내 또래의 2~30대들은 (대부분) 절대적으로 독재자의 딸을 거부하고, 브렉시트를 반대한다. 브렉시트 투표 결과가 그것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물론 대통령 선거의 결과도 마찬가지였고. 


브렉시트의 투표가 이런식으로 진행될거라는건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그래서 지금 전세계 금융이 난리법석이다. 영국 아마존에서 그간 봐왔던 물건을 질러야할 시기라고 신나있는 사람들도 있다(폄하 아님). NHK는 너무너무 신나있는게 캡쳐로도 보인다. 9시간만에 엔화가 달러당 100원이나 올랐다. 파운드화/달러 환율은 31년만의 최저치라는 기사도 보인다. 1985년 영국 경제 침체기 수준이라고. 내가 태어난 후 처음 맞는 파운드화/달러 환율인 셈이다. 나도 영국 아마존에서 뭐라도 사야하나... 아니, 영국 여행을 당장 가야하나?


브렉시트는 EU의 실패를 뜻하는거라는 헤드라인들이 많이 보인다. 정말로 영국이 탈퇴를 하면, 잘사는 나라들은 다 탈퇴하고 싶겠지,잘사는 국가의 분담금으로 못사는 국가의 경제를 받쳐주고 있다는거 잘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그리스 경제위기때 스페인이 그거 같이 부담해주다가 나라가 휘청거렸다는건 다들 잊은 듯 하다. 그렇게 서로 도와주고 살면 안되는걸까. 꼭 내껀 절대 못뺏겨!!! 라는 이기적인 생각으로 살아야하는걸까.


섬나라는 정말 뭔가 특별한게 있는걸까? 왜 섬나라들은 그렇게 이기적일까. 브렉시트라니, 이기주의의 끝판왕을 보고 있다. 영국이 나갈게 아니라 못사는 나라들이 EU가 되지 못하게 규정을 빡빡하게 바꾸는게 순서라고 생각하는데, 같은 화폐를 쓰는 나라들 사이에서 물가 차이가 그렇게나 심하게 나니까 너무 당연하게 못사는 나라에 들어가는 돈이 많을 수 밖에. 이런저런 구질구질한 이유를 대고 있지만, 결국 독일이 주도하는 EU에 있기가 고까워서 같이 못해먹겠다!! 이게 브렉시트를 하겠다는 이유 아닌가. 이민자들이 들어오는게 싫다고? 그 이민자들이 영국 자국민들이 하기 싫어하는 일들 다 해주고 있는건데, 그것에 대한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건가.


2016년은 인류에게 시련의 한 해인걸까. 미국의 새 대통령이 트럼프가 될 지도 모르고, 영국은 부끄러움같은건 없는건지 자국 이기주의 끝판왕을 당당히 투표로 진행하고, 한국은.. 뭘 특정하기 어렵지만 이미 오래전부터 망하고 있었고... 영국 같은 나라는 망해야하는데, 망하지 않는다는거 아니까 더 열받는다. 다른 나라들은 유로화 다 같이 쓰는데 왜 너희만 그렇게 특별해서 계속 파운드화 썼는데? 그 때 국가적으로 엄청난 환차익본거 알고 있으니까, 지금 환차손 좀 난다고 우는 소리 말길. 북아일랜드는 아일랜드와 통합하고, 스코틀랜드는 다시 독립하겠다고 투표해서 다 독립해버리고 잉글랜드만 남아서 대영제국이 망하는걸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괜히 신나는걸...? 그러면 제발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에서도 쫓겨나길! 너네같은 나라가 왜 상임이사국이야? 하면서 ㅋㅋㅋ 꿀잼...



브렉시트 때문에 아무말대잔치 카테고리에 새 글을 썼다. 이 글에서만 보면 영국을 너무 싫어하는 사람 중 한 명이라고 생각하겠지만, 나는 영국을 많이 좋아한다. 좋아하는 나라가 병신같은 짓을 자꾸 해대니까 화가 나서 말을 보태지 않을 수가 없다. 어디 내가 잘 모르는 나라에서 어느 병신짓을 한다해도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 근데 나는 영국이 좋고, 영국의 닥터후 뮤지엄에 여행갈 날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왜 자꾸만 어디가서 영국 좋아한다는 말 하면 교양없는 사람 취급받을 짓을 하는건지... 영국인들이여, 부디 정신차리세요.




트위터 명절이 된 듯한 지금 이 시간의 내 타임라인, 전세계가 합심해서 영국을 놀리고 있다.






섬적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섬나라의 적은 섬나라다 ㅋㅋㅋㅋㅋㅋㅋ 아베노믹스네 뭐네 지랄해도 브렉시트 한방이면 끗




남들 망하는거 구경하는건 이렇게나 재밌구나. 외국에서 한국 구경할 때 이런기분이었겠지?




독일인들이여, 차라리 꺼지라고 중지를 내미는건 어떤가요...?

독일 언론 "영국 EU 남으면 1966년 월드컵 논란의 골 인정" (클릭시 새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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