뜬금없지만, 나는 지명들의 유래를 찾아보는 것을 굉장히 좋아한다. 이건 한국에서도 그랬다. 외국에 나와있고, 심지어 그 언어를 공부하는 내 입장에서 각종 지명들이야말로 굉장히 좋은 단어공부가 된다. 하이델베르크라는 지명은, 블루베리의 Heidelbeere와 산의 Berg가 합쳐진 단어이다. 사실 글 쓰는 현재(2016/06/19) 시점에서 어제 블루베리를 사면서, 이 단어가 뭔가 하이델베르크와 비슷하다고 생각해서 찾아봤다. 

"하이델베르크 = 블루베리 산" 원래도 좋아했던 하이델베르크가 더 귀엽고 친근하게 다가왔다. 



내가 사는 동네 만하임에서는 하이델베르크까지 동네 기차가 다닌다. 그 기차로 15분, 트람으로는 35분, 집에서 기차역까지 걸어가는데 거의 20분 걸리니까, 저렴한 트람을 타고 가기로 한다. 트람역은 집 바로 앞에 있으니까!



그리고 표를 사려고 하는데, 1회권은 2,5유로, 5회권은 11,70유로라고 한다. 나는 아무 생각없이 1회권 두 장 구입하려는데, 돌아오는 표도 필요하니까 5회권으로 사고 나중에 한 장 남은건 누나가 써~ 라고 한다. 동생은 그렇게 말만 했다. 결제는 또 내가 했다. 맨날 이런 식으로 삥뜯긴다. 혈육이란 이런걸까... 남동생 말고 오빠 갖고 싶다ㅠ




10분에 한 대씩 있는 5번 트람을 타면 하이델베르크까지 간다. 트람을 탔는데 동생이 앉지 않으려해서 구경하려면 내내 걸어야해서 다리 아플거니까 앉으라고 했더니, 역방향으로 앉으면 불편해서 싫어- 라고 한다. 뭔데.. 그게 차이가 나는거야? 난 가끔 KTX 탈 때도 역방향 할인해준대서 일부러 역방향으로 탔는데... 무튼 나는 다리가 아플 수도 있으니까 우선 앉는다, 그리고 또 깊은 숙면....



동생이 깨워서 일어났다^^.... 하이델베르크 중앙역에서 내려서 33번 버스를 타고 가려했는데(이 버스를 타면 하이델베르크 성 케이블카 탑승장소에서 내려준다), 이 트람 표로 여기 트람도 탈 수 있다고 한다. 프랑스는 그렇다는데, 여긴 독일이잖아... 혹시 몰라서 Tourist Informantion Center에 물어보니 그렇게 얘기를 한다. 물론 내 영어가 부족해서 잘못 이해한 걸 수도 있긴 하다. 그래서 트람을 탔다. 표를 새로 사지는 않고. 그리고 비스마르크 광장에 내려서 하이델베르크 시내 상점 거리를 20분쯤 걸었다. 그리고 하이델베르크 성 올라가는 길 도착!


하이델베르크 성은 올라가는 길이 다양하다. 굉장히 가파른 계단 길이 있고 (발이 빠르지 않고 운동부족인 내가 걸어도 15분이 걸리는 길이다), 빙빙 돌아가는 능선길도 있다. 그리고 케이블카도 있다. 케이블카는 당연히 돈을 내야하지만, 내려오는 케이블카는 하이델베르크 성 입장권이 있으면 무료로 탑승 가능하다. 나는 당연히 가파른 계단길을 선택해서 우다다 올라가자고 동생에게 권했고, 잘 모르는 동생은 그 제안을 받았지만, 계단 오르는 15분동안 동생이 얼마나 욕을 욕을 했는지... 


심지어 이 계단 길은 약간 사유지를 올라가는 느낌도 들어서, 여기 맞는거 맞지? 아니면 진짜... 이런 얘기를 자주 했다. 사실 예전에 왔을 때 밤에 올라온거라 잘 기억이 안나서 올라가는 내내 나도 조금 의구심이 들긴 했다.. 하지만 좀 올라가니 입구가 보여서 너무 기뻤다. 한 5분쯤 올라갔을 때, 그냥 케이블카 탈껄 괜히 누나 말 듣고 계단 올라간다고 꿍시렁대기도 했다. 너도 운동부족이라 그런거 같은데...



그리고는 하이델베르크 성에 들어갔다. 예전에 내가 비오는 날에 혼자 올라갔던 그 곳이 맞았다. 심지어, 내가 그 날 들어갔던 곳도 다 입장료를 지불해야 갈 수 있는 공간들이었다. 나는 그 날 무단침입을 한거지...; 무튼 비오는 날 갔었던 곳은 잠깐만 보고, 다른 곳들을 열심히 둘러봤다. 가장 인상 깊었던 부분은 여기!



무너진 부분 그 자체를 그대로 놔뒀고, 그게 세월이 지나면서 그냥 그대로 자리잡은 듯 했다.




같은 장소를 다른 각도에서 봤다. 파노라마 사진을 찍는게 꽤 좋다고 동생이 강추하길래 처음으로 찍어봤는데,

햇빛도 중요한거라 사진이 좀 기이해졌다. 이것도 뭐 나름대로 의미있다고 생각해서 같이 올린다-




좀 이상하게 들릴지 모르겠지만, 나는 독일 각 주의 주기(州旗, Federal flag, Bundesflagge)가 너무 좋다. 사진 속의 저 노란색과 검은색의 깃발이 내가 있는 주의 깃발이다. 중간에는 주장(州章, Federal Coat of Arms, Bundeswappen)도 같이 그려져있는데, 나는 그 문양들도 엄청 좋아한다. 언제 한번 Federal Coat of Arms에 대해서 쓸 날이 있을 것이다. 기사도(chivalry)와 함께 완전 확 꽂혀버린 Federal Coat of Arms. 한글로는 "주장"(독일)이 되고 유럽 전역으로는 "문장"이 되는데, 두 단어 다 공교롭게도 너무 많이 쓰이는 일상적인 단어들이라 이것에 대한 독일 단어를 찾는데 굉장히 애를 먹었다. 간단히 영어 위키에서 확인하면 됐을걸.. 굳이 한-독 사전을 찾는 망충함을..





어떤 창문에서 하이델베르크를 내려다봤다. 나무가 많이 가렸지만, 귀족들은 이 창문을 통해서 시내를 내려다봤겠지? 오래 전에 갔었던 일본 교토 가이드 투어에서 모든 건축물은 반드시 창문을 통해 밖을 한번을 봐야한다고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 후 일부러 창문에서 꼭 한번씩 보는데, 이런 장관들을 종종 볼 수 있어서 굉장히 기쁘다.




하이델베르크 성을 올라가는 다른 길.



이것도 또 창문에서 바라봤다-




이것도 창문! 여기서는 Old Brigde도 보인다. 생각해보니 저 다리를 못갔네..

저기서 원숭이 동상에서 돈 많이 생기게 해달라고 원숭이 손 만지고 왔어야하는데ㅠ




또 다른 길! 거의 성 전체를 돌면서 문이 있는 느낌이다 (확실치 않음)




구경 다 하고 내려갈 때는 무료 케이블카를 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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