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이 인접국가에서 공부중이라 내가 있는 도시에 놀러오기로 했다. 뭐 나도 오랜만에 관광객모드로 프랑크푸르트며 하이델베르크며 가볼 생각하니 그저 신났다. 하지만 850분에 도착한다는 버스는 오질 않고... 어떤 버스를 탔는지 제대로 물어봤어야하는데 물어보지 않아서, 9시부터 도착하는 모든 버스들 앞에서 어슬렁거렸다가 또 대기실로 가고를 반복했다. 


더 일찍 생각할 수 있었으면 좋았을텐데, 독일에서 출발하는 버스가 아니니까 도시가 독일어가 아닌 철자로 적힌 버스만 확인하면 되는거였다. 이걸 너무 늦게 알았지 뭐람... 한시간 넘게 서서 기다리느라 진이 다 빠져갈 때쯤, Francfort라고 쓰여진 버스가 터미널로 들어오고 있었다. 저 버스다!!!!!!! 그 나라에서는 프랑크푸르트를 저렇게 쓰는구나!!!!!!!!!!



오랜만에 봐서 반갑기도 했지만, 늙어있어서 조금 놀랬다. 몇 년만에 보는건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한 3년만인가, 공부하느라 많이 힘들었나.. 약간 오빠같기도 하고... 같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조금 슬퍼졌다. 무튼 그렇게 캐리어를 끌고 집으로 갔다. 오는 길에 Strasbourg를 관광하고 왔다고 했다. 도시 이름을 듣고 너무 당연히 독일 도시라고 생각했는데, 프랑스 도시라고. 전쟁하던 때에 독일 영토였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 이름. 그런데도 계속 저 이름을 쓰다니 프랑스 좀 대인배네? 했더니, 유명한 관광 도시 이름 바꾸면 손해니까- 라고 대답한다. 아 그런가?


무튼 그렇게 20분쯤 걸어서 집에 도착했다. 방을 보자마자 내가 오는데도 안치운거야? 라고 해서 나는 속상했다. 티가 안나나봐? 열심히 치운거란다. 많이 늦었지만, 나도 저녁 안먹었으니 같이 저녁을 먹어야한다. 오븐에 고기 구워줄까? 라고 물어보니까 이 시간에??? (10:00PM) 라고 되묻는다. 그러면 안먹게? 했더니 그건 또 아니래. 간단한 식사따위는 없어... 



어제 구입한 그 고기를 감자튀김과 함께 오븐에 구웠다. 그리고는 "다 말라빠진 수육을 먹는거 같다"는 신랄한 혹평을 들었다. 고기를 왜 소스도 없이 먹냐고 해서, 나는 그제서야 Ah... 안그래도 소스랑 같이 주려고 소스 사놨는데 까먹었네.... 무튼 고기만 그렇고 감자튀김은 멀쩡하다고 생각했는데, 감자튀김도 바삭하지 않고 물컹하다고 해서 나는 또 슬퍼졌다. 오븐새끼, 왜 오늘은 일 안해??? 나 엿먹이려고!!!! 여태 바삭하게 감자튀김 잘 만들어줬잖아ㅠㅠㅠㅠ



무튼 그렇게 손님 방문 1일차가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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